섹밤 공지사항
카마가 말한 그사람과 오는동안 추풍령 고개를 넘어 구마 고속도로를 타고 마산과 통영을 거쳐 거제도
끝, 해금강까지 오는 동안 정확하게 여덟 번 메모를 전달 받았다. 그곳 항구에서 보니까 어부한명이 기
다리고 있었다.
[이제 어디로 가는 겁니까?]
[어데기는요? 바다지요.]
그러면서 어부는 앞장 서 걷기 시작했다. 어부가 가는 길은 차를 타고 온 방향과는 반대였고, 그 길 끝
에는 정말 바다가 기다리 고 있었다. 해금강 유람선이 떠 있는 선착장이 시작되는 부분에서는 둥근 가로
등이 노란 불빛을 사력을 다해 뿜어내고 있었다. 그러나 어둠 을 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소형 어선의
뱃전에 부딪히는 파도 위에서는 불빛이 괴로워하며 부숴지고 있었다.
어부는 나를 비좁은 선실로 데려갔다. 어선은 파도를 따라 가볍게 흔들리고 있었다. 차선도 없고 가로등
도 없는 어두운 바다로 달려야 한다는 게 불안했다. 그런 내 심정을 읽기라도 한 듯 어부가 시동을 걸면
서 말했다.
[구름 밖으로 달이 나오모 괘안해질낍니더.]
그 말을 듣고 하늘을 보니 머리 위 하늘 두터운 구름의 윤곽을 달빛이 뿌옇게 만들어내고 있었다.
[아까 그 차에 타고 있던 사람은 누굽니까?]
요란한 엔진 소리를 내며 어선이 흔들렸다. 엔진 소리 때문에 내 말을 듣지 못한 건지, 듣고도 대답을
하지 않는 건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은 한 시간 가까이 찬 바닷 바람을 맞은 후
에도 듣지 못했다. 어선이 어둠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둥그런 섬에 가까워지자 섬의 끝자락에서 불이
켜졌다. 불빛이 만들어낸 풍경은 뜻밖이었 다. 뿌옇게 빛나는 여섯 개의 등이 목조 선창을 정물처럼 그
려내고 있었다. 거기에는 선체보다 긴 닻과 안테나가 달린 미끈한 요 트가 한 척 정박해 있었다.
[저 섬 이름이 뭡니까?]
어부는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대꾸했다.
[추도 아입니꺼?]
어선의 엔진 소리는 그르렁거리며 잦아 들고 있었다. 어선은 달려온 힘에 의지해 선창으로 미끄러져 갔
다. 정적, 그리고 불빛. 낮은 파도 소리. 그게 전부였다. 나를 선창에 내려준 어부는 내가 주위를 기웃
거리고 있는 동안 다시 시동을 걸었다.
[그냥 가면 어떻합니까?]
[그라모, 지보고 우짜라꼬요? 지 일은요, 선생을 요까지 모시다 주는 깁니다. 누가 나올낍니더.]
어부는 포말을 일으키며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누구도 나를 마중 나오지 않았다. 대신 선
창 끝으로부터 차례로 등이 꺼지기 시작했다. 나는 누구에게 쫓기기라도 하듯 빛이 남아 있는 쪽으로 걸
음을 옮겼다. 그럴 때마다 발 밑에서는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그 소리는 머리카락을 쭈뼛거리
게 했다. 마지막 남은 등 밑까지 쫓겨갔을 때 나는 구름을 뚫고 나온 달을 보았다. 휘영청 밝기도 한 그
달도 선창 끝에서 숲 사이로 난 계단 전부를 비춰주지는 못했다. 그 계단은 내게 남겨진 유일한 길이었
다.
나무로 만들어진 그 계단에 왼발을 올려놓자 계단 옆에서 등이 켜졌다. 그 등은 겨우 계단 한두개를 비
칠 정도로 작았다. 오른 발을 올리자 다른 등이 켜졌고, 왼발을 떼자 등 뒤의 등은 꺼졌다. 계단을 밟을
때마다 등이 켜져 길을 밝히게 되어 있었지만 계단의 끝을 보일만큼 밝지 않았다. 처음에는 가파르다는
느낌을 주던 계단이 어느 정도의 높이에 이르자 오른쪽으로 꺽이면서 완만해졌다. 그러다가 아래로 난
계 단과 만나게 되었는데, 그 계단을 밝히는 등은 아까 보다 밝아 앞의 너댓 계단까지 비출 정도였다.
울창한 소나무로 둘러싸인 그 계단의 끝에 다다르자 왼쪽으로 확 꺽여 자갈길이 나타났다. 무성한 등나
무로 둥그렇게 천정을 만 든 그 길의 끝에 희끄므레하게 건물의 윤곽이 보였다. 나는 걸음을 빨리했다.
그러자 나를 따라 가슴 높이의 등이 차례로 켜졌다. 20여미터에 이르는 등나무 길이 터널처럼 훤해졌다.
등나무 길을 빠져나왔을 때 나는 발을 멈추었다. 밑면이 넓은 직사각형으로 된 3층 대리석 건물이 내 앞
에 떡 버티고 서 있었다 . 2층 높이는 됨직한 육중한 현관문이 나를 압도했다. 고개를 젖혀 둘러보니 2
층에만 커다란 창이 8개가 있었다. 현관에 불이 켜지는 바람에 나는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현관문은 소
리도 없이 스르르 열었다. 그와 동시에 불빛이 쏟아져 나왔 다. 나는 눈이 부셔 손을 들어 눈을 가리면
서 실눈을 떴다.
[선착장이 섬 건너편에 있어서 오시느라 힘드셨을 겁니다.]
왠지 모르게 귀에 익은 목소리였다. 불빛을 받아 검게만 보이던 남자의 윤곽이 서서히 눈에 보이기 시작
했다. 크고 당당한 체격 에 턱시도를 차려 입은 말쑥한 남자였는데,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저...]
그러나 그 남자는 몸을 획 돌리며 말했다.
[벌써부터 기다리고들 계십니다.]
그러면서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남자의 뒤를 따랐다. 대리석이 깔린 넓은
홀이 나를 맞았다. 양쪽으로 주단이 깔린 계단이 2층으로 나 있었고, 비스듬하게 각진 천정은 유리로 마
감 되어 있어서 밤하늘이 그대로 보였다. 그러나 그 어디서도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어디로 가는 겁니까?]
남자는 대꾸도 하지 않고 홀 오른쪽으로 난 복도로 앞장 서 걸어갔다. 몇 개의 커다란 방문을 지나 복도
끝에 있는 문에 다다랐 다. 남자는 문을 밀고 들어갔다. 내가 문 안으로 발을 들여놓자 남자는 영어로
말했다.
[오셨습니다.]
푹신한 카페트의 느낌 때문에 놀라 고개를 푹 숙이던 나는 그 소리에 놀라 다시 고개를 번쩍 들었다. 둥
그렇게 놓인 기다란 베 이지색 소파에 앉아 있던 이브닝 드레스 차림의 늘씬한 여자들이 일제히 나를 쳐
다 보았다. 그 중에는 백인, 흑인도 있었다. 여자들은 환하게 웃으며 내게 다가왔다. 나도 모르게 뒷걸
음질이 쳐졌는데 어느새 문이 닫혀 있고, 나를 데려온 남자도 사라진 후였다. 지팡이 손잡이처럼 생긴
문고리를 움직여 보았지만 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검은 머리에 갈색 눈의 여자가 내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
[왜 그래요? 저 모르겠어요? 비니에요.]
그러고보니 뉴욕에서 나를 바닐라 클럽으로 데려갔던 여자, 비니였다.
[저기 낸시도 왔어요.]
[낸시라면?]
나는 비니의 코발트색 손톱이 가리키는 쪽으로 황급하게 시선을 옮겼다. 금발 둘 사이로 소파에 발을 꼬
고 앉아 허벅지가 드러 낸 동양 여자가 있었다.
[곽 재원!]
내 입 속에서 그 이름이 튀어 나옴과 동시에 내 다리에 힘이 쭉 빠졌다. 나는 여자들이 이끄는대로 터벅
터벅 곽 재원에게로 걸 어갔다. 치렁치렁한 퍼머 머리에 진하게 화장을 한 곽 재원은 우두커니 선 나를
올려다보며 씽긋 웃었다. 어떤 여자가 내 팔을 끄는 바람에 소파에 털썩 앉게 되었다. 그것도 바로 곽
재원의 옆이었다. 나는 곽 재원에게서 고개를 돌렸 다. 그러자 낯선 동양 여자의 얼굴이 내 코 앞에 나
타났다.
[안녕? 생각보다 귀엽게 생겼네...]
그 여자는 눈을 찡긋했다. 어디서 본 듯한 여자였다.
[아...]
바로 카마가 보내 준 비디오 속의 그 여자였다.
[이제 주인공이 왔으니까 시작해야지. 페트리카? 어서 주인공 분장시켜. 나머지 사람들은 다 분장실로
가.]
카랑카랑한 여자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들려왔다. 나는 소리가 나는 쪽 벽이 새까만 유리로 된 걸
보고 흠찔했다. 나는 유 리 너머를 볼 수 없지만 그쪽에 있는 누군가는 나를 볼 수 있는 그런 유리인 게
분명했다. 가슴이 거의 드러나는 흰 드레스를 입은 늘씬한 금발 여자가 내 앞으로 걸어왔다.
[나야, 페트리카. 네가 날 좋아한단 얘기 들었어.]
딱 벌어진 내 입에서 말이 새어 나왔다.
[페트리카 올슨?]
페트리카가 고개를 끄덕이지 않아도 나는 알 수 있었다. 크리스티 톰 이전에 인터넷에서 내가 제일 좋아
하던 누드 모델이었다. 이렇게 직접 만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나는 얼떨결에 자리에서 벌떡 일
어났다. 페트리카는 내 손을 꼬옥 잡았다.
[쇼 타임이야.]
나는 페트리카가 이끄는대로 따라갔다. 페트리카의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쟈스민 향이 나를 몽롱하게 만
들었다. 페트리카는 나를 소파 뒤 쪽에 있는 두 개의 방 중 왼쪽 방으로 데려갔다. 그 방은 삼면의 벽이
모두 유리로 되어 있었고, 나머 지 한쪽 벽의 반은 갖가지 의상으로 가득했고, 나머지 반은 티크장이 차
지하고 있었다. 바닥에는 남보라빛 카페트가 깔려 있었다 . 페트리카는 나를 티크장 앞에 세우더니 왼쪽
유리벽의 어느 부분을 누르며 말했다. 어디선가 낮은 기계음이 들려왔다.
[네 모든 환상이 실제로 이루어지게 될 거야. 오늘, 네가 하고 싶었던 모든 걸 할 수 있어. 넌, 선택된
거야.]
페트리카의 목소리는 에코를 가미한 듯 조금씩 떨렸다. 나는 거칠어지는 숨소리를 숨기려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가 조금씩 잘라 내뱉았다. 그러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것까지는 숨길 도리가 없었다.
페트리카는 어깨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는 드레스를 팔죽지로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드레스는 페
트리카의 풍만한 가슴에 걸려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분홍빛 유판이 반쯤 드러난 그대로 페트리카는
몸을 약간 앞으로 숙이며 말했다.
[난 네가 좋아하는 포즈를 다 알아.]
손을 어쩌지 못하고 있던 나는 팔짱을 끼어 버렸다. 그 순간, 내 눈 앞에 뭔가가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
이 들었다.
[놀랄 거 없어. 유리야. 너와 나를 갈라놓는 거지. 우린 언제나 이렇게 만났잖아?]
나는 손을 쭉 뻗어 보았다. 그러나 손끝에는 아무 것도 걸리는 게 없었다. 용기를 내어 한 발 더 앞으로
나가며 허공을 더듬어 보았다. 다시 한 발자욱을 더 옮겼을 때, 내 손을 완강하게 막는 무언가가 느껴졌
다. 내가 그것에서 손을 떼자 뿌옇게 손가락 자국이 남 았다.
[네 앞에서 벗고 있는 나를 원했잖니? 다른 뭘 원했어?]
내가 원한 건 그 정도가 아니었다. 그러나 입 밖으로 그 말을 내놓을 용기가 없었다. 나는 잔뜩 풀이 죽
은 얼굴로 뒤로 물러났 다. 페트리카는 오른쪽 젖가슴을 드러냈다. 파르라한 핏줄이 다 비칠 정도로 투
명한 피부였다. 페트리카는 드러난 젖가슴을 왼손으 로 쥐어짜듯 잡고는 고개를 뒤로 젖혀 목선을 완전
히 드러냈다. 내 이빨 사이로 신음 소리가 흘러 나와 어금니를 깨물었다. 내가 완벽한 젖가슴이라고 칭
찬해 마지 않던 바로 그 젖가슴이 이제 는 모두 드러났다. 페트리카는 두 손으로 가슴을 받쳐 들며 약간
고개를 비스듬히 한 채 눈을 깔았다. 페트리카는 마치 바디 빌더들처럼 움직였다. 한 포즈에서 다른 포
즈로 넘어갈 때는 천천히 움직이다가 표현하고자 하는 포즈에 이르러서는 사진의 한 장면처럼 꼼짝도 하
지 않았다. 그러나 페트리카의 새끼 손톱만한 젖꼭지가 바르르 떨리는 걸 나는 보았다.
나는 용기를 내어 한발짝 앞으로 다가가 페트리카의 젖꼭지에 손을 갖다댔다. 물론 유리 위였다. 컴퓨터
모니터에서는 페트리카의 젖꼭지에 손가락을 댈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젖꼭지가 얼마간 떨어져 있다는
게 틀렸다. 페트리카는 몸을 일으켜 엉덩이 중간까지 드레스를 내리고 약간 몸을 틀었다. 그리고 가슴을
앞으로 쭉 내밀면서 엉덩이를 뒤로 쭉 뺐다. 공처럼 탄력이 있어 아래로 늘어지는 법이 없었던 그 젖가
슴 그대로였다. 나는 유리 위에서나마 손가락으로 페트리카의 윤곽을 따라갔다. 그것만으로도 내가 직접
페트리카의 몸을 만지고 있는 듯 했다. 꿈꾸는 듯 눈을 감고 있는 페트리카의 입 속에서 신음 소리가 흘
러나오는 착각마저 들었다. 내가 페트리카의 윤곽을 다 그리자 페트리카는 기다렸다는 듯이 팔을 뻗어
드레스를 허벅지 아래로 밀어 내렸다. 감탄해마지 않 을 동그란 엉덩이. 그리고 빛나는 금발의 음모. 나
는 페트리카의 음모를 자세히 보기 위해 고개를 기울이다가 삼면이 유리로 되어 있다는 걸 깨닫고는 멈
칫했다. 내 욕망은 음 모보다 페트리카의 음부가 비치는 유리 쪽으로 향했다. 페트리카가 음부를 드러낸
사진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걸 눈치챘는지 페트리카는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활처럼 등을 뒤로
젖혔다. 음부는 완벽하게 가려져 버렸다. 머리카락을 잔뜩 부풀려 올리면서 페트리카가 말했다.
[내가 싫어진 거니? 날 볼 때마다 네가 하던 일, 그건 어떻게 됐지?]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날 사진으로 생각해. 그리고 여긴 우리 둘밖에 없잖아. 나도 날 사랑하는 네 모습을 보고 싶었어. 정말
이야.]
나는 곁눈질로 주위를 둘러 보았다.
[아무도 여기에 들어오지 못해. 확인해 봐.] 페트리카는 눈짓으로 문고리를 가리켰다. 나는 주춤거리다
가 문으로 다가가 문고리를 붙잡았다. 손에 난 땀 때문에 문고리가 차 갑게 느껴졌다. 문고리는 움직이
지 않았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면서 페트리카에게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조그맣게 말했다.
[정말 보고 싶어?]
페트리카는 우아하게 고개짓을 했다. 나는 다시 주위를 둘러 보았다. 페트리카의 사진을 보며 자위 행위
를 할 때 의자에서 하는 게 버릇이 되어 있었다. 페트리카는 그런 내 마음을 읽었다.
[그냥 서서 해. 내가 도와줄게.]
[어떻게?]
[미리 말하면 재미 없잖아?]
나는 뒤로 돌아서서 혁대를 풀었다.
[아냐. 내가 볼 수 없잖아.]
침을 꿀꺽 삼키며 뒤로 돌아서서 지퍼를 내렸다. 혹시 카마와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에 허벅지
가 다 드러나는 삼각 팬 티를 입고 나온 터였다. 그런 마음이 꼭 들켜 버리는 것 같아 바지를 벗기가 망
설여졌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야.]
내 팬티는 짙푸른 남색에 아주 작은 노란 별이 듬성듬성 박힌 거였다. 나는 용기를 내어 바지를 주욱 내
렸다. 이미 발기할대로 발기해 있던 내 성기의 귀두 부분은 팬티의 윗부분으로 튀어 나와 있었다. 귀두
끝에는 반짝이는 이슬이 맺혀 있었다. 페트리카는 내게 말을 거는 대신 카페트에 쪼그리고 앉았다. 나도
페트리카를 따라 쪼그리고 앉았다. [넌 서서 팬티를 벗어.]
나는 황급히 일어섰다. 그러나 팬티는 앞부분부터 천천히 내렸다. 그동안 페트리카는 엉덩이를 카페트에
대고 다리를 모으면서 두 팔로 몸을 지탱한 채 몸을 가슴을 완전히 뒤로 젖혔다. 깔끔하게 역삼각형으로
깍은 음모가 허벅지 사이에서 눈부셨다. 페트리카가 천정을 향해 눈을 감고 있는 틈을 타서 나는 서둘러
팬티와 바지를 한쪽에 벗어 던졌다. 그리고는 성기를 두 손으로 감쌌다. 페트리카의 몸을 뜯어 보며 귀
두 쪽을 잡고 있던 오른손을 천천히 움직였다. 페트리카는 아주 조금씩 다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내 손놀림도 빨라졌다.
[넌 날 사랑하니?]
그 말에 내 손은 멈춰졌다. 페트리카가 고개를 들고 내 성기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아... 훌륭
해.]
그러면서 페트리카는 무릎을 일으켜 세웠다. 페트리카의 음부가 그대로 드러나는 자세였다. 그러나 허벅
지가 만드는 그림자 때 문에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나는 대담하게도 오른손을 움직이면서 앞으로 걸어
갔다. 페트리카는 내게 보란 듯이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그러자 털이 하나도 없는 질구가 내 눈으로 와
박혔다. 조금 열린 페트리카 의 연분홍빛 질는 은은하게 빛났다. 내가 상상하던 그대로였다. 그 누구도
들어가 본 적이 없어 보이는 맑은 질구. 내 성기는 이미 거기에 박혀 있는 느낌이었다. 더 깊숙히 페트
리카의 질구로 들어가기 위해 나는 입술을 핥으며 오른손을 더욱 재게 움직였다. 페트리카는 몸을 뒤집
어 엉덩이를 내 쪽으로 보이면서 몸을 숙였다. 그러면서 고개를 들어 유리에 비친 내 성기를 보며 말했
다.
[네 성기가 너무 커서 내 안으로 들어올 수 없을지도 몰라.]
그 말은 나를 더 흥분시켰다. 나는 두 손으로 성기를 터져라 움켜쥐고 다리에 힘을 주었다. 오금에서 짜
릿함이 느껴졌다. 페트리카의 질구는 조금씩 더 열리면서 색깔도 짙어져 갔다. 나는 거친 숨을 몰아 쉬
면서 다시 손을 움직였다.
[네가 사정할 땐 내 입에 다 해 줘.] 그 말에 나는 왼손을 주먹 쥐어 허공에 휘둘렀다. 둘을 가로막고
있는 유리를 박살내고 싶었다. 아니 그럴 수 있을 정도로 힘이 넘쳤다. 첫 번째 주먹질은 헛탕이었다.
한 걸음 앞으로 나가며 왼 주먹을 휘둘렀다. 그 사이에도 오른손은 멈출 줄을 몰랐다. 왼 주먹도 헛탕이
었다. 그쯤이면 분명히 유리가 있어야 했다. 나는 왼팔을 내밀고 더듬거리며 앞으로 걸어갔다. 페트리카
와는 점점 가까워졌고 유리는 없어졌다. 유리가 걷히는 걸 흥분해서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나, 여기 있어.]
나는 발정기의 사자처럼 페트리카에게로 달려 들었다. 오래된 삽입에 대한 내 악몽이나 거부 반응도 어
디 갔는지 사라지고 없 었다. 페트리카의 따뜻한 엉덩이가 손에 닿았다. 꿈이 아니었다. 나는 눈깜짝할
사이에 페트리카의 엉덩이 사이로 내 성기를 들이 밀 었다. 페트리카는 머리를 쳐들며 머리카락이 한꺼
번에 일어설 정도로 크고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아악!]
[컷!]
어디선가 앙칼진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바람에 나는 멈칫했다. 동시에 내 눈 앞에 있던 유리가 갑자기
눈부시게 빛났다. 곧 정체모를 그 빛은 사라졌다. 그런데 믿지 못할 광경이 유리 너머에 펼쳐졌다. 아까
본 여자들이 일렬로 서서 나를 향해 박수를 치고 있는 것이었다. 그 속에 곽 재원의 얼굴도 끼어 있었
다. 나는 너무 놀라 온 몸이 꼿꼿이 굳어 버렸다. 페트리카는 뱀처럼 유연하게 내 다리 사이에서 빠져
나가며 윙크를 했다. [네 성기처럼 딱딱하면서 큰 건 처음이야. 나중에 단 둘이서만 만날 수 있지?]
그 말만 남기고 페트리카는 내 앞에서 사라졌다. 나는 귀신에 홀린 느낌이었다. 여자들의 시선이 내 성
기에 쏠린 걸 눈치채기까 지는 그러고도 얼마가 더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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