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청부 살인사건 22-파이널-
“시나리오 제2안은요?”
“제2안이라뇨?”
마기룡의 눈이 커지면서 되물었다.
“김용국씨가 이제야 진실을 털어놓겠다면서 시나리오의 제2안은 회장부인을 물고 늘어지는 물귀신 작전이라고 했어요. 사실 회장부인은 미행만 시켰는데 마기룡씨와 김용국이 실수로 여대생을 죽였다면서요? 그 점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마기룡의 얼굴이 흉측할 정도로 일그러졌다.
“미친놈 정말 개새끼네.”
그가 거칠게 내뱉었다. 내가 계속했다.
“제3의 시나리오는 동원했던 건달에게 살인혐의를 뒤집어 씌우는 거라고 하던데요.”
“그런 제2안 제3안은 없었습니다.”
그의 얼굴에 묘한 비웃음이 일었다.
“변호사님 제가 한가지 만 말씀드릴까요?”
그가 이제야 뭔가 눈치 챘다는 듯 씩 웃으면서 나를 보았다.
“얼마 전 김용국이한테서 비밀쪽지가 왔습니다. 회장부인 변호사하고 엄변호사님이 우리를 구하려고 뭔가 새로이 일을 꾸미고 있으니까 식사나 잘 하고 있으라고 써 있더라구요.”
나는 비로소 김용국이 나를 다시 부른 이유를 알았다. 그는나를 이용하려고 장난했던 것이다.
“다시 물읍시다. 회장부인이 살인교사를 지시한 게 사실입니까? 아닙니까?”
내가 정색을 하고 다시 물었다. 그들의 교활성이 싫었다.
“사실입니다. 회장부인이 살인을 시켰어요. 그 여자 절대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살인 후 잔금을 달라고 해도 주지 않았어요. 해외에 도피해 있을 때 김용국이를 이용해서 나까지 죽이려고 했어요. 어떻게 한지 아세요? 용국이가 북한사람에게서 마약을 사고 나보고 거기 이틀만 있으라고 했어요. 마약이 진품인지 확인하는 동안 인질을 잡게 돼 있거든요. 거래가 뒤틀리면 인질은 바로 죽어요. 정말 난 그때 김용국에게 속아서 죽을 뻔 했죠. 그래도 난 중국에서 도망 다니면서 용국이를 보호했어요. 그런데 회장부인과 용국이는 나까지 죽여서 이 사건을 영원히 미궁에 빠뜨리려고 공작한 거예요. 난 칼 한자루 가지고 도망 나왔었어요. 그런 인간들하곤 더 이상 거래 안해요.”
마기룡이 협조안하면 그들의 계획은 실패다. 그가 덧붙였다.
“중국에 도망해 있을 때 같이 아파트에 있어보면 용국이 그 게으른 새끼는 하주종일 방안에 누워 뒹굴고 텔레비전만 보고 있었어요. 더러 조선족 계집애를 끼고 헬스클럽이나 다니구요. 그리고 무슨 일이나 저를 머슴같이 부렸어요. 난 담배 값도 없어서 헤매는데 말이죠. 이 사건에 대해 더 이상 감추어진 건 별로 없어요. 제 생각으로는 회장부인 측에서 뭔가 신호가 다시 온 거예요. 우리가 다 덤텡이를 쓰고 회장부인을 빼내자는 수작이겠지요. 변호사님이 왜 오셨는지 이제 알겠는데 사실대로 털어놓죠 뭐. 얼마 전 이송버스 안에서 김용국이가 나보고 어차피 이렇게 됐는데 돈이나 받아야 할 거 아니냐고 했어요. 전 싫다고 그랬습니다. 평생 감옥에서 살 텐데 돈이 있으면 뭘 합니까? 그리고 그 인간들한테 한번 더 속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한이 맺히겠어요?재판을 받을 때는 고모 조카간 서로 죽일 것 같이 으르렁대더니 지금 모습 보세요. 이제는 나만 살인범으로 몰고 자기네들은 다 빠져나가려고 하잖아요?”
양파껍질 같은 그들의 교활한 꾀는 어디가 진짜인지 알 수 없었다. 악마들의 블랙홀로 착하던 김용국의 처도 빨려들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남편이 진실하게 하려고 애썼다. 증인으로 나와 직접 50억원의 제의를 폭로했었다. 마기룡은 김용국보다 먼저 그녀를 알고 있던 사람이었다.
“김용국의 처는 어떤 사람입니까?”
내가 물었다.
“그 여자가 사무원으로 있을 때 제가 알고 지내다 용국이에게 소개했어요. 아주 착한 여자죠. 중국에 도망가 있을 때 도 용국이에게 자수해서 진실을 말하라고 호소했었어요.”
“지금의 그 여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죠?”
그는 망설이는 표정을 짓다가 이렇게 대답 했다.
“이제는 뭐라고 말 못하겠습니다.”
내가 이 사건에서 해야 할 역할은 다 끝난 것 같았다.
회색 구름이 구치소 담장까지 내려와 있었다. 내가 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타려고 할 때였다.
“변호사님”
누가 불렀다. 김용국의 처였다. 남편 김용국을 면회하러 왔다가 나를 본 것 같았다.
“남편이 다시 말을 바꾼 거 아시죠?”
내가 그녀에게 확인했다.
“대충은 알아요”
그녀의 얼굴에 묘한 우수가 스쳐지나갔다.
“사실입니까?”
난 속으로 그녀가 마지막까지 버텨줄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진실인 것 같아요”
그러나 그녀의 표정은 진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말투도 자신이 없었다. 안타까웠다.
“앞으로 재심 때 남편만 사형 당하는 모험을 다시 감행하시겠어요?세상이 모두 바보는 아닌데.”
“-----!!-----”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그러나 이미 결심한 표정이었다.
“회장 측에서 얼마나 주겠다고 하던가요?”
“아니 절대 그런 적 없어요.”
그녀가 과잉반응을 보이며 부인했다. 그게 끝이었다. 며칠 후 그녀는앞으로 이 사건에서 손을 떼 달라고 전화했다.
그리고 일년이 흐른 어느 날이었다. 죽은 여대생 아버지 정의택씨 한테서 전화가 왔다.
“저는 생명이 붙어있는 날까지 그 악마들과 싸울 겁니다.대법원에서 뇌물 주고 장난칠까봐 지켜봤죠. 또 교도관을 매수해서 형 집행정지로 나오려는 것도 감시하고 있어요. 참 제가 변호사님에게 한 가지 사과할 게 있어요. 제가 진실을 말하면 합의서를 써 주겠다고 약속한 걸 지키지 않아서 미안합니다. 왜 그랬는지 이제는 아시죠? 악마에게는 나도 뱀처럼 교활해 질 필요가 있더라구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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