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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JU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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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근친물 하나를 올립니다.

내용도 표현도 하드하지 못하여 폭발적인 관능 야설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큰 인기를
못 얻으리라 여겨집니다만, 소프트하면서도 애잔함과 가슴속 깊이서 올라오는 한이 묻
은 관능 글을 즐기시는 분들을 위하여 직접적 묘사를 극히 절제하면서 상황적 개연성
을 중시하여 글을 썼습니다.
이점 참고하신다면 끈기 있게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시리라 믿습니다.
아마도 한 20단락쯤 나오지 않을까 여깁니다.
그럼..

---------------------------------------------------------------------------

장난감 병정, 그리고 큰누나의 유토피아


-1-

그 시대가 대부분 그랬지만 나의 큰누나는 우리 집안의 기둥이었다.
산골 마을의 가난한 집이었던 우리들에게 학비는 물론 집안 생활비까지 매달 보내어
오는 그건 여간 귀한 것이 아니었다.
큰누나는 초등학교만 겨우 나온 뒤 돈벌이에 나섰지만 위로 두 누나들의 중학교 공부
는 순전히 큰누나의 힘에 의존하여 가능한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중학교로 진학할 즈음엔 두 누나(바로 위 누나는 중3이었다)들이 보태어
오는 돈으로 시골에서도 꾀나 살만한 집으로 통할 정도였다.
나는 우리 집안의 3대 독자로 대를 이을 귀한 아들이라는 이유로 거의 과보호되다시피
 커온 셈이었다.

그래서 바로 위 셋째누나가 다니고 있는 시골 중학교가 아닌 큰누나가 있는 도회지 중
학교를 다녀야 했다.
거기에다 한푼이라도 줄이려고 여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던 큰누나는 순전히 나를
위하여 내가 다니는 학교 근처의 셋방을 얻어 둘만의 자취생활이 시작되었다.

나와는 무려 여덟 살이나 차이가 났지만 위 두 누나들과는 달리 나를 무척이나 아껴하
던 누나였다.
두 누나는 내게 모든 사랑을 뺏기고 커온 것에 늘 불만이었다.
농촌 일이란 게 뻔한 데도 남자애들이 해야 할 일도 나는 항상 열외였고 두 누나들이
도맡아 해야 했으니까 당연하리라.

그래서 큰누나가 한번씩 다니러 오는 날 누나들이 일러바치거나 조잘거리면 되레 누나
들만 혼을 냈고 나에게 와선 머시마가 그런 것에 기죽으면 큰 사람이 안 된다고 다독
거려 주곤 했다.
그래서인지 촌에 있을 때도 나는 큰누나가 오는 날이면 그 품에 안겨 자곤 했다.
거의 말이 없으신 아버지, 그리고 두 누나만 닥달하던 엄마보다도 나에겐 큰누나가 더
 좋았던 게 사실이었다.

그러니 큰누나와 같이 생활하게 된 나의 마음이 얼마나 부풀었을지 가히 짐작이 갈 것
이다.
철이 들어가던 그 즈음 감히 행복이란 걸 느낄 듯 말 듯 나날이 설레는 하루였다.
건성으로 대충 옷을 씻어주고, 입혀주고, 챙겨주던 두 누나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호의
 속에 그저 안온하기만 한 나날이었다.

그 지긋지긋하던 두 누나의 질시의 눈길도 멀어졌고, 하루하루 내가 한 일을 일일이
챙겨 묻던 엄마의 사슬을 벗어난 것만도 행복 그 자체였다.
학교에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큰누나는 학부형 역할도 했다.
그 악착같은 성미에 그 일로 회사를 빼먹어야 함에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같이 생활한 지 두세 달이 지나자 나의 머리 속에 있던 누나의 모습이 조금씩 흐트러
지기 시작했다.
마치 천사처럼 예쁘고 인자하기만 한 모습였는데 회사를 마치고 온 모습은 말 걸기도
두려울 만큼 지쳐있는 모습이었고, 나를 챙기려 일어나는 모습도 초라하여 천사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 보였다.

누나는 3교대 근무를 했다.
야간근무일 때나 틈이 나는 시간을 이용하여 시간제 일거리를 찾아 나간다는 걸 후에
야 알았다.
몸도 가녀린 편이었는데 그런 악착스러움이 어디서 생기는지 알 수 없었다.
야간근무를 마치고 새벽에 들어와 잠깐 눈을 붙이다 나를 챙기러 일어나는 모습은 어
린 내가 보기에도 정말 힘겨운 모습이었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다 길거리에서 누나를 만났다.
그때가 아침근무였으니까 두 시쯤 파할 시간인데 모습이 누굴 만나고 오는 차림이었다
.

"오늘 일찍 오네?"
"매일 그 시간인데 뭘.. 누나는 어디 갔다 와?"
"응, 친구 만나고..."

나란히 걷는 누나의 옷에서 향수 냄새가 났다.

"어떤 친구?"
"회사.."

누나와 같이 생활하면서 전화 걸려온 친구나 찾아온 친구를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누나는 친구도 없어?" 하고 물었더니 "친구가 밥 먹여주니...!" 그렇게 대답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궁금하여 물은 건데 너무나 짤막하게 답했고 누나답지 않게 상투적인 대답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걸 갖고 누나의 기분을 상하고 싶지도 않아 그만두었다.

우린 집까지 오면서 더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
저녁을 챙기러 나간 누나가 벗어 걸어둔 옷을 보며 나는 누나에 대해서 모르는 게 너
무나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내가 아주 꼬맹이일 때 집을 나선 뒤 한 달에 한번쯤 볼까말까하던 사이였으니까
 그럴 만도 하다.

옷에서 나는 향수 냄새가 너무 좋아 가까이 가서 코를 대고 맡아보았다.
아카시아 향과 비슷한 정말 좋은 냄새였다.
그 향에 취하여 코를 컹컹대고 있는데 밥상을 들고 들어오던 누나가 그 모습을 보았다
.

"왜 그러니?"
"이 냄새 향수 맞지?"
"그런데..?"
"너무 좋다. 나도 이거 뿌리고 다닐까?"
"에게 이 놈이.. 그건 여자 향수야! 빨리 밥이나 먹자."

밥을 먹다 내 행동이 이상했던지 이렇게 물었다.

"너, 이 누나가 나쁜 짓하고 다닐까 그러니?"
"아, 아니.."
"너! 누나 감시하러 여기 온 거 아냐. 공부나 열심히 해! 누나가 반드시 너 대학까지
보내어줄 테니까..."

나는 괜한 짓을 한 거로구나 여기고 잠자코 밥만 먹었다.
꾸역꾸역 밥을 떠 넣으면서 나의 머리는 복잡했다.
순간 순간 늘 느끼던 거지만 또 누나에 대한 거리감만 확인한 꼴이었다.

그래서일까 매일처럼 나를 안고 자던 누나가 낯설어 보였다.
어릴 때의 동화처럼 이 여자는 백여우처럼 나의 큰누나가 아닌 다른 여자가 누나의 가
면을 뺏어 쓴 다른 사람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슬금슬금 누나의 품을 벗어나려 했으나 누나는 더욱 껴안아 왔다.

"왜, 잠 안 오니?"
"으....!"
"자장가 불러줄까?"
"....................."
"자장 자장 우리 아가....♪♬"

누나의 몸에서 아직도 향수 냄새가 났다.
늘 맡던 약간의 땀 냄새도 곁들여 풍겼으나 왠지 낯설었다.
어쩜 그 속에서 담배 냄새도 나는 듯 했다.

"누나 담배 피워?"

불쑥 뱉었다.
얼마나 크게 말했던지 말한 나도 놀랄 정도였다.

"얘는? 목소리 좀 낮춰! 누나 귀 안 멀었으니까.."
"누나 담배 피워 봤냐고?"

나는 미안하여 말꼬리를 돌렸다.

"아니, 왜? 혹시 너 담배 배우는 건 아니겠지?"
"담배는 무슨 담배.. 아부지처럼 고생할까봐 난 안 피울 거야!"
"암, 그래야지.. 내 새끼!!"

'내 새끼'라는 말은 엄마가 자주 쓰는 말이었다.
그리고 큰누나도 가끔씩..
그 말에 나는 나의 큰누나라는 걸 확인했다는 듯이 누나의 품에 파고들었다.

"너, 내년쯤이면 내가 이러고 싶어도 안 될 걸!"
"..................?"

나는 무슨 말이냐고 누나를 쳐다보았다.

"좀 컸다고 도망갈 거라고...! 얼마나 컸는지 한번 볼까?"

느닷없이 파고든 손이 나의 심벌을 거머쥐었다.
누나와 나 사이엔 종종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둘만 생활하게 되고부터는 처음이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뺐다.

누나는 그게 재밌다는 듯이 몸을 간질이며 장난을 걸어왔다.
누나는 모를 테지만 그때부터 이 장난이 짓궂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언제부터일까 사타구니에 털이 하나씩 생겨나면서 그걸 느끼고 있었다.

"누나! 이--씨..!"

내가 성질 난 목소리를 버럭 질렀을 때에야 누나는 장난을 그쳤다.
그리고 나를 껴안았던 팔도 풀고 저쯤 떨어져 누우며 말했다.

"그래! 그렇구나.. 너도 이제 코맹맹이 내 장난감 병정이 아니로구나...!"

그날 밤 그 누나의 목소리가 왜 그리도 처량해 보이는지 평생 잊혀지지 않을 가련한
목소리였다.


너무 소프트하지요? 그래도 이해해 주신다면.... <계속>


-2-

누나가 한 남자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안 건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누나 나이 스물 두 살, 객지 생활을 한 지 8년이 지났으니 당연 그럴 수 있을 테이지
만 나는 용납되지 않았다.
누나가 단신으로 객지에서 8년이란 세월 동안 혼자 삭였을 외로움 따위는 나로선 상상
도 이해도 안 되는 것일 뿐이었다.

하긴 당시 나는 외로움이 뭔지도 모를 나이였고, 식구들의 과보호 속에 갇혀 그런 것
과는 상면조차 못하고 커온 셈이었으니 그럴 수밖에.
같이 잠자다 들은 누나의 잠꼬대가 그 첫 단서였다.

".....씨! .....씨!!"

이름은 정확히 알아들을 수 없었다.
나는 악몽을 꾸는 줄 알고 누나를 흔들어 깨웠는데 눈을 멀뚱히 뜬 누나는 왜 깨웠냐
고 되레 화를 내는 것이었다.
전에 없던 짜증이었다.

황당해진 나는 홱 토라져 더 멀리 떨어져 누웠다.
그 황당한 사건은 좁은 방안에 각자의 이불이 따로 깔리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당시 나의 솔직한 심정은 아쉬움 반, 속시원함 반이었다.
아쉬움이란 다 알 것이지만 속시원함이란 그간 누나에게서 느껴온 거리감에 대한 철없
는 복수 같은 거였다.

어쨌든 그 일로 우리에겐 서로의 영역을 인정해야 했고, 소위 프라이버시라는 게 인지
되던 시점이기도 했다.
내가 자위라는 행위에 눈뜨기 시작한 것은 그 시점이었던 거 같다.
물론 불완전하게 점점 변해 가는 그 모습을 어루만지는 정도였지만...

어찌 보면 그건 내 영역이 생기면서부터 가능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품에 안기어 그 짓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 아니던가?
되도록 누나가 야근에 들어간 밤을 이용하여 이불 속을 바스락거리는 행위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대담하게(대담하다는 말까지 붙일 필요도 없을지 모른다. 왜냐하면 아직은 누나가 없
는 때를 이용했으므로..) 이불 위로 몸을 드러내고 행위에 몰두하게 되기까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정말 대담해진 건 누나가 옆에 자고 있음에도 몰래 그 장난을 하지 않고는 잠들 수 없
으면서부터였다.

누나는 모르는 채 넘어가 주는지, 아니면 정말 잠든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나는 이
불 속에서 바스락거리는 짜릿함을 만끽했다.
머리 속에 그리는 대상은 막연했다.
아니 없었다. 그저 황망한 핑크빛 정도였다.

날로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여름 어느 날,
너무 덥다며 부엌에서 누나가 등목을 하는 모습을 본 뒤부터 그 대상이 점점 착상하기
 시작했다.
등목이래야 치마는 그대로 입고 브라자까지 한 누나가 등에다 물을 껴 얹는 광경이 전
부였다.
나에게 물을 좀 껴얹어 달라는 청을 하지 않았던들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누나의 몸은 겉으로 보던 검게 탄 그 모습이 아니었다.
그간 감춰져 있던 누나의 속살은 마치 우유로 도포를 한 듯 뽀얗다.
정말 이제껏 봐온 엄마나 아래 두 누나의 시골 여자들의 살빛과는 판이했다.
어쩜 여자들의 모습을 속 깊이 못 보아온 탓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에겐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나는 감히 그 뽀얀 살결에 손도 제대로 못 대고 그냥 물만 냅다 뿌리다 일어서는 누나
의 앞모습에 얼굴을 돌려야 했다.
당시 나는 그만큼 순진했다고 보아야 하리라..

일어서서 수건으로 물을 훔치고 난 누나는 너도 등목을 하라며 웃옷을 벗겨 준 뒤 엎
드린 나에게 물을 뿌렸다.
생각컨데 그보다 찬물을 처음이었다.
그렇게 느껴졌다.

누나는 망설이지 않고 등과 배까지 비누칠을 하며 그 보드라운 손으로 이리저리 거품
을 일으킨 뒤 또 물을 뿌렸다.
비누거품과 물이 목을 타고 내려와 입 속으로 파고들어 푸푸 내뱉는 동안 누나는 바지
 속으로 물이 파고 들까봐 한 손으로 막고 있었다.
그럼에도 물이 가랑이 사이로 흘러내리는 게 느껴졌다.

"아예 벗고 샤워하는 게 어때?"
"뭐?"

우발적으로 나는 반항했다.

"부끄러우면 나는 들어가 있을 테니까... 호호호..!!"

이미 바지가 반쯤 젖어 있었다.
누나는 개꿎은 웃음을 흘리며 들어가 버렸다.
나는 망설이다 옷을 벗었다.
창피하게도 내 그것은 뭣 때문인지 발딱 서 있었다.

나는 정신없이 물을 껴얹은 뒤 옷을 입으려 했으나 이미 저기 대야 안의 물 속에 잠겨
 있었다.
앞을 가리고 누나를 부르자 새 옷을 내어 주었다.
누나의 얼굴에는 아직도 장난기 섞인 웃음이 흐르고 있었다.

"누나 앞인데도 그리도 부끄럽니?"
"에이 누나는...!"

누나는 억지로 웃음을 참으려 했으나 끝내 삐어져 나오는 웃음을 어쩔 수 없는지 안에
서 푸푸~! 거리고 있었다.
정말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만약 아래 두 누나 중 한 사람였다면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성질을 억누르며 안으로 들어서는 데 누나는 내 얼굴을 보자마자 떼굴떼굴 구르며 배
를 잡고 웃어대는 것이었다.

"왜 그랫! 누나?"
"아니, 아니, 호호호호....!!!"
"놀리지 마!"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내가 네 고추 다 보았고, 씻어주기도 했는데... 후후후"
"정말 누나 이러기야??"
"호호호.. 알았어, 알았어!"

눈물까지 흘리며 웃어대던 누나는 이부자리를 깔면서 정색을 하고서는 이렇게 묻는 것
이었다.

"우리 귀한 도련님! 이제 이 누나가 안아보고 싶어도 못 안겠다, 그지?"

안아보고 싶다는 말인지, 아니면 누나를 안아서는 안 된다는 말인지 짐작이 안 되어
혼란스러웠다.
밤은 깊었다.
잠든 듯 누나의 숨소리는 일정한 리듬을 타고 있었다.
나는 또 이불 속에서의 엄밀한 놀이를 시작했다.

그런데 방금 본 누나의 뽀얀 살결이 머리를 싸고돌았다.
한쪽에서는 이래선 안 된다는 자각의 생각이 끼어 들었지만 드센 불길을 막을 수는 없
었다.
급기야는 그 잔상이 누나의 예쁜 손으로 하여금 나의 불기둥을 거머쥐는 환상으로까지
 발전하자 등줄기부터 오싹케 하는 실로 소름끼치는 전율이 온몸을 휘어 싸는 것이었
다.

처음이었다. 그런 희열은..
하복부 전체가 경직되고 지글지글한 불덩이에 녹아 사지가 오그라들었다.
순간 손끝에 뭔가 울컥 솟구쳤다.

황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줌을 싸다니..
아니 똥이 앞으로 나온 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뜩했다.

누나가 눈치챌까봐 일어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일어난들 뭘 어쩌겠는가?
손끝에 묻은 얄궂은 배출물에 어찌할 바를 몰라 하다 곧이어 찾아온 나른함에 잠이 들
고 말았다.

다음날 눈을 떴을 때 누나는 새벽 근무를 들어간 뒤였다.
다행이었다.
고추 끝과 가랑이 사이에 뭔가 그대로 굳어 있는 걸 보니 누나가 눈치 못 챈 게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수건에 물을 묻혀 이불에 묻은 것도 닦아냈다.
그리고 수건으로 고추 끝을 닦으면서 또 야릇한 기분에 빠져 어젯밤과 같은 짓을 반복
했더니 얼마 후 또 뭔가 쏟아져 나오는 거였다.
무언지는 알 수 없지만 굉장히 재미롭고 짜릿한 놀이임엔 틀림이 없었다.

그 야릇한 기분을 가슴에 안고 등교를 서둘러야 했다.
채 식지 않은 아랫도리에 교복을 껴입으며 누나가 차려 놓고 간 밥상을 들치는데 조그
만 쪽지가 놓여 있었다.

'우리 집안의 대들보이자 나의 어린 장난감이 엔진을 담을 축하한다. -큰누나가-'

나는 그 뜻을 알 수 없어 한동안 들여다보다가 시계를 쳐다보고 깜짝 놀라 부랴부랴
밥을 떠 넣었다.
뭔가 의미가 있긴 한데 도무지 알 바 없었다.
저녁에 돌아 왔을 때 작은 파티가 마련되어 있었다.

고작 생계란 하나에 샴페인 하나였지만 그건 분명 파티였다.
누나는 생 계란을 그대로 깨어 마시라고 했다.
나는 시키는 대로 이빨로 깨어 그걸 후루룩 마시자 누나는 샴페인을 터트렸다.
어디선가 보기도 한 듯 하고 낯설기도 했다.

나는 멋모르고 생일을 맞은 듯이 기뻐하며, 한편으론 영문을 몰라 얼떨떨했다.
누나는 "너도 이제 어른이 될 주춧돌을 놓은 거야!"라 했지만 나는 여전히 알 바 없어
 되물었지만 웃기만 할뿐이었다.

그로부터 한참 후에야 난 그 의미를 깨닫고 낯을 붉혔고 당시 나의 일거수일투족이 모
두 누나에게 감지되고 있었음에 할 말을 잃었다.
다시 캐묻자 누나는 이런 소 파티는 도시에선 수시로 한다고 했다.
그래서 더 이상 묻지 못하고 누나가 따라 준 한 잔의 샴페인의 야릇한 맛에 취하고 말
았다.

그런데 어느 날 학교의 사정으로 반나절만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날 이상한 숨소리를
듣고 말았다.


<계속>

 


-3-

열린 대문을 거쳐 우리 방으로 들어가려는 데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누나가 아파 우는 듯한 이상한 숨소리였다.
부엌문을 열려다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함께 들려 멈춰 섰다.

짐짓 생각나는 게 '강도다!' 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그를 물리칠 방망이를 찾았으나 마땅한 게 없었다.
급한 마음으로 이리저리 헤매며 집 뒤 뒤안칸까지 휘젖다가 뒤쪽으로 난 창문으로 누
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대리님! 저 안 버릴 거죠?"

분명 그랬다.
나의 생각과는 달리 누나의 목소리는 전혀 다급하지 않았다.
뭔가 안에서 일은 벌어지는 데 누나의 목소리로 보아 분명 다급한 상황은 아닌 듯 했
다.
손에 거머쥐었던 나무토막에 힘을 빼고 창문 옆에 붙어 섰다.

집 뒤는 산이고 때가 여름이라 한참 우거진 숲에 내 모습이 보일 리 없었지만 나는 조
마조마하며 창안을 엿보았다.
안엔 웬 낯선 남자가 누나를 올라타고 있었다.
나는 시골에서도 그런 광경을 한 두 번 본 일이 있어서 무얼 하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

둘은 옷을 입은 상태였지만 하의는 벗겨진 상태였다.
나는 솔직히 고함을 질러 그 둘을 말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다만 나의 천사인 누나가 왜 저래야 하는가만 속 끓여 했다.
남자의 숨소리보다 누나의 숨소리가 더 거칠고 격정하는 것이 못마땅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내 가슴속에 고이 간직해온 누나의 이미지가 엉망으로 구겨지고 있었다.
천사는 저런 속된 지껄이는 하지 않는다는 식의 어린 감정은 이미 벗어나 있던 나였으
나, 적어도 내 큰누나는 저보다는 훨씬 고고한 모습이어야 한다는 감상에 찬물을 끼얹
는 광경일 수밖에 없었다.

잠시 잠잠하더니 남자가 나가는지 문소리가 드르륵 들렸다.
나는 누나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해가 기울기를 기다렸다.

여름 해는 왜 그리도 긴지.. 결국 나는 집 뒤 산으로 빠져 양쪽이 꽝 막힌 바위 밑에
서 울다가 허허 비웃다가 바지를 끌어내려 몇 번 경험해본 짜릿한 맛을 느껴도 보다가
 해가 산등성이를 넘어서는 걸 보고 내려와 모르는 채 방문을 열었다.
누나는 그 사이 잠이 든 모양으로 눈을 비비며 나를 맞았다.
정말 뻔뻔한 누나였다.

"학교 잘 다녀왔니?'
"응 누나는 뭐 했어?"
"친구 만나고 와서 방금 들어와 깜박 잠이 들었나봐.."

얼굴에다 침이라도 퇴! 뱉고 싶었으나 그르지는 못했다.
잠자리에 누워서 나는 넌지시 물었다.

"혹시 누나 애인 있어?"
"얘는..? 애인은 무슨 애인!"
"누나 이제 동생 걱정 그만 하고 시집갈 나이잖아?"
"그런 소리 마! 난 네 대학 졸업하는 거 보고 갈 거야!"
"그 때는 누나가 서른이 넘을 텐데?"
"그래도 내 장난감 병정, 우리 막둥이가 학교 끝나야 난 안심할 거야!"

나는 '저런 철면피가 내 누나였다니!' 하고 생각될 뿐이었다.
나는 이쯤 떨어져 누나에게 등을 돌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서운했던지 누나는 내 곁으로 이불을 당겨 붙이며
"오늘 우리 막둥이 한번 안아 보자!"고 했다.
나는 누나의 손을 뿌리치고 벽에 바짝 붙어버렸다.

"우리 도련님! 오늘은 무슨 일로 화가 났을까...?"

그러면서 다시 다가왔다.
"내버려 둬!" 했지만 누나는 막무가내로 내 허리를 끌고 품에다 안아 버렸다.
싫었지만(사실은 싫은지 좋은지 구분이 안 갔다) 그대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요즘 너 왜 그러니? 난 네가 이 누나를 무시하면 못 살아! 난 너 땜에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데... 넌 우리 집안의 희망이기도 하지만 내 희망이기도 해! 내가 겪은 가
난과 멸시를 우리 대에서 제발 끊어줬으면 해! 지긋지긋하지도 않니? .......하긴 넌
모를 지도 모르지. 넌 복 받고 태어났으니까... 나나 밑에 네 두 누나들이 멸시 당하
며 사는 걸 넌 알 턱이 없지..."

나는 할 말이 없었다.
그 말은 나의 하짢은 투정이 누나에게 비수로 꼽히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치
고 있었다.
갑자기 누나가 측은해졌다.
어느 정도 철든 증거이기도 했지만 우리 집안은 누나의 헌신적인 희생에 의하여 버티
고 있다는 걸 막 느낄 무렵이었다.

나는 "누나 미안해!"하며 누나의 품에 기꺼이 안겼다.
누나는 나의 진심을 알아차린 듯 나의 등을 토닥여 주며 나의 볼에 누나의 볼을 비볐
다.
그때에야 알았다.
누나가 울고 있음을...

눈물 방울이 내 볼에 흘렀다.
누나도 그걸 아는 듯 볼에 흐른 눈물을 누나의 볼을 비벼 없애고 있었다.
그 와중에 누나의 물컹한 가슴살이 나의 가슴에 닿여 있음을 느꼈다.
누나는 무슨 설움인지 펑펑 솟구치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서 나를 더욱 껴안았다.

주제 파악도 못한 내 아래 것이 벌떡 서 있었지만 누나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나는 나름대로 그걸 감추어 보려 엉덩이를 뒤로 뺐지만 누나가 미친 듯이 내 허리를
껴안자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신경을 다른 데로 돌리려 말을 꺼냈다.

"누나 왜? 그 남자가 누나를 싫어 해?"

나도 모르게 그냥 불쑥 튀어나온 말이었다.
그러나 이미 튀어나간 말이라 어찌 거두랴...

"어찌 알았어?"

나는 사실대로 말했다.

"오늘 일찍 마쳐서 집에 왔는데 누나가 치한에게 당하는 거 같아 몽둥이를 찾으려 뒤
로 갔다가 뒷 창문에서 들었어! 우연히..."
"뭐야? 다 봤다고?"
"미안해. 전혀 고의는 아니었어...!"

누나는 팔에 힘이 빠지는 모양이었다.

"그래. 이미 봤다니까 어쩌겠니! 그래도 남보다는 났지..."
"그렇지? 다른 사람은 못 봤을 거야. 안심해!"
"그래 너만 봤을 테니까..."
"........................."

한 동안 침묵이 흘렀다.

"너, 이 누나한테 실망이 컸지?"
"아, 아니..! 충분히 이해해!"
"누나에 대한 환상이 모조리 깨어졌겠구나..."
"아, 아니라니까! 맹세코..."
"그래, 그렇게 밖에 말 할 수 없겠지..."

나는 몇 번이나 아니라는 말을 했지만 누나는 믿는 기색이 아니었다.
누나의 말이 맞는지도 몰랐다.
사실이 또 그랬으니까.
그런데 불쑥 누나는 이런 말을 하는 거였다.

"너에게도 그 사람처럼 해줄까?"

나는 그 말뜻이 뭔지를 몰라 눈만 멀뚱이고 있었다.
누나의 손이 앞으로 파고들더니 내걸 움켜쥐며 말했다.

"너도 이제 남자이잖아!"
"아, 그거!"

물론 속으로 한 말이었다.
잠시 시들었던 것이 누나의 손이 닿자 다시 성을 내기 시작하는 모습에 나는 아연함을
 느꼈다.
그러나 누나의 손은 곧 거두어 갔다.

그리고 등을 돌리고 눕더니 "이대로 안아 줘! 그리고 자자!"고 했다.
나는 난처함과 돌연한 짜릿함에 몸을 어찌할 바 모르며 누나가 시키는 대로 그대로 안
고 잠이 들었다.

허나 잠이 올 리 없었다.
그대로 한 시간여가 지났을까 누나의 고른 숨소리를 확인하고 살며시 몸을 빼서 이불
을 들치고 예의 그 야릇한 엄밀 행위를 즐긴 후 겨우 잠이 들었다.


<계속>


-4-


학교에서는 꾀나 논다는 친구들이 어디서 구해왔는지 모를 음화가 돌아다녔다.
'시골샌님'이란 별명으로 통하던 내게도 그들 패거리로 끌어들이려고 그걸 일부로 던
져 주었지만 나는 보지 않았다.
사실은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그 부류들과 어울리고 싶지가 않아서였다.
학기초에 그 일로 보호자가 불려오기도 했고 어떤 친구는 정학까지 당했다.
만약 내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누나가 불려 올 것이고, 누나의 얼굴을 무슨 수로 볼까
하는 두려움이 컸다.

그런 속에 방학이 가까워 진 7월을 넘어서자 날은 무척 더워졌다.
자연히 누나의 옷차림도 얇아졌고 부엌에서 샤워하는 회수도 늘어났다.
일부러 마다한 그 음화에 대한 호기심과 성숙한 여자들의 모습은 어떨까하는 호기심이
 점점 커가고 있었다.

자세히 말하면 여자의 나신에 대한 호기심이라기보다 꽁꽁 감춰져 있는 여자의 국부에
 국한된 궁금증이라 해야 할 것이다.
나의 그 부분 모습이 날로 변해가듯 여자들도 어릴 때의 그 모습이 아니리라는 막연한
 궁금증이었다.
그렇다고 누나가 부엌에서 샤워하는 모습을 훔쳐보는 따위의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자위를 할 때면 그 모습을 내 나름대로 그려가며 행위를 치르곤 했다.

방학을 앞두고 기말시험 공부에 한참 몰두하던 어느 날 밤,
오후근무를 마치고 밤 11시가 넘어 들어온 누나가 샤워를 끝내고 먼저 잔다면서 눕자
마자 잠이 들었다.
얼마나 피곤했든지 코까지 드르릉드르릉 골았다.

누나가 코고는 모습은 그리 흔치 않던 모습이었다.
너무 더워서일 테이지만 이불도 덮지 않고 푹 쓰러져 잠든 모습이 무척 안쓰러웠다.
나는 내 쪽으로 돌려져 있던 선풍기를 누나의 다리 쪽으로 옮기고 빙글빙글 돌게 해
두고 다시 공부에 열중했다.

중학교에 입학한 이래 첫 성적표가 나오는 이번 시험을 망쳐 누나나 촌에 계신 부모님
께 심려를 끼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올해 중3인 바로 위 셋째누나와 곧바로 대비될 게 뻔했다.
그 누나는 참으로 공부를 잘했다.
비록 촌의 중학이긴 해도 전교에서 1,2등을 다툴 만큼 뛰어났다.

하지만 이제 반년 후 그곳을 졸업하면 둘째 누나처럼 돈벌이를 해야할 신세여서 나에
대한 시기심이 유독 강한 누나였다.
그런 마당에 내가 얼토당토 않는 성적으로 돌아간다면 나는 허울뿐인 집안의 기둥이고
 큰누나 또한 난처해질 것이다.
여기로 끌고 올라온 게 누나의 힘이었고 또한 장래를 맡겠다고 호언하던 누나였기에.

몇 시나 됐을까?
글씨가 가물가물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있었다.
그래서 부엌으로 나가 세수를 하고 정신을 가다듬으며 방으로 들어서는 데 누나의 발
아래 놓인 선풍기가 돌면서 누나의 치마를 훌렁 까집어 놓고 있는 거였다.

그 치마는 누나가 잠자리에 들 때마다 입는 잠옷용 치마였다.
비록 얇았지만 통이 너르고 짙은 감색 무늬라 안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 치마가 허벅지까지 까집혀 속살이 훤히 드러나 있는 거였다.

나는 그걸 바로 해주려 다가가다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누나는 아까 샤워를 하고선 팬티도 안 입고 그대로 누운 모양이었다.
뽀얀 속살의 중심에 거뭇한 삼각주의 아랫부분이 눈 아래 놓여 있었다.
나는 그 모습에 일순 감전된 기분이었다.

저런 모습이구나!
다 큰 여자는 저런 모습을 하고 있구나!
나의 큰누나도 저 모습을 감추고 있었구나!

그러나 곧 내가 어찌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해야 했다.
저 모습에서 눈을 떼고 못 본 채 덮어주어야 하나?
다른 사람도 아닌 나의 누나인데...
아냐, 좀 본다고 어떻냐?
내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저절로 벌어진 일인데...
더구나 내 모습을 지켜보는 눈도 없는데...??

점점 그냥 두자(덮어주지 말자)는 쪽으로 마음이 쏠리고 있었다.
그냥 두고선 한번만 보자는 쪽....
그랬다.
나의 눈을 그쪽으로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누나의 털은 내 거보다는 비교도 안될 만큼 길었다.
그리고 울창한 숲처럼 우거져 방금 샤워를 한 탓인지 아래로 쭈욱 누워 있었다.
한 올을 가려 만져보고도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는 없었다.
모두어진 허벅지 살 아래(속)는 보이지 않았다.

그것마저 보고 싶다는 욕망까진 일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의 가슴은 남의 물건을 훔치듯 콩콩 뛰어 어지럼증이 생길 정도였다.
나는 의자 위에 털썩 앉았다.
어느새 앞섶은 주체하기 어려울 만큼 발동해 있었다.

추리닝을 들어 그걸 해방시켜 놓았다.
정말 누나의 털과는 엄청 차이였다.
연신 마른침이 꼴깍꼴깍 넘어갔다.
나의 손은 자연스레 움직이고 있었다.
눈은 여전히 누나의 그곳에 꼼짝 못하고 박힌 채...

내 걸 저곳에 비비면 어떤 기분일까?
이대리란 그 놈은 저기에 비볐을 거야?
내가 보았잖아. 저 위에 올라타고 있는 모습을..
나쁜 자식!

뭉떵한 물줄기가 허공을 갈랐다.
방바닥과 추리닝 위에도, 또 한 두 방울은 누나의 치마 위에도 떨어졌다.
휴지를 뽑아 우선 누나의 치마에 떨어진 부분부터 닦았다.
숨소리가 가누어지고, 벌떡이던 그것도 차츰 줄고.. 나는 누나의 치마를 밑으로 내려
주었다.
그리고 다시 책머리에 앉았다.

약간 피곤기가 돌았으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그렇지만 글자들이 머릿속에서 안착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면서 마치 제 자리를 못
찾은 모자이크처럼 돌아 다녔다.
그 후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다.

다시 또 뜨거운 불덩이가 하복부에 요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걸 어쩌나....?
내일 시험을 제대로 보자면 그걸 빨리 삭여야 하는데...

나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아직도 아무 낌새도 못 챈 채 잠들어 있는 누나에게로 다가갔다.
정강이까지 내려가 있는 치마를 살짝 들었다.
누나의 표정을 살폈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양 온화했다.

살며시 위로 들어올렸다.
허연 허벅지가 드러나자 내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이윽고 검은 숲이 드러났다.

그 모습을 내려다보며 추리닝을 밑으로 벗어 내렸다.
마치 잡은 먹이를 앞둔 사자의 머리처럼 포악하게 꿈틀대고 있었다.
침을 꼴깍이며 그걸 손으로 몇 번 훑었다.
벌써 등줄기부터 경련이 이는 듯 했다.

아까는 그러지 못했지만 저곳에다 비벼보고 싶었다.
누나 옆으로 비스듬히 누웠다.
허벅지 옆 살에 살짝 대어 보았다.
아직도 누나는 별 반응이 없었다.

보들보들한 살 감촉이 고추 끝에 접촉대자 몸이 부들부들 떨려 왔다.
그러나 그걸로는 만족되지 않았다.
저 위에다... 저 털의 까칠한 감촉을 느끼고 싶었다.
당시 나의 지식으로는 남녀간의 그 행위가 그곳에 서로 비비는 정도라고 생각할 만큼
순진했다.

나는 누나의 몸에 대이지 않게 조심하면서 양 팔다리를 펴서 짚었다.
마치 100m 선수들의 출발선상의 모습처럼..
그리고 왼 팔에다 힘을 모은 뒤 오른 손으로 고추를 조정하여 누나의 털 무덤을 서서
히 비비기 시작했다.

고추 끝에 와 닿는 까칠까칠한 감촉에 온 몸이 경련 되면서 다리가 후들후들 떨릴 정
도로 짜릿했다.
그때 뜻하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밑에서 죽은 듯 누워 있던 누나가 꿈틀하는가 했더니 어렵게 버티고 있는 나를 와락
안아 버린 거였다.

나는 누나 위에 올라 탄 모습이 되고 말았다.
내 고추는 누나의 털을 파고든 기분이었다.
아, 이런 기분이구나!
이대리 그 놈도 이런 기분을 즐겼겠지..

"자, 살살 비벼 봐!"

누나의 음성이었다.
그건 누나도 원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나는 누나의 허리 밑으로 손을 넣어 누나를 끌어안으며 하복부를 비비기 시작했다.
누나도 엉덩이를 흔들며 나의 쾌감을 높였다.
그랬다.
이대리 그놈과도 그렇게 요동하던 누나였다.

"누나! 나와 이대리 중 누가 더 좋아?"
"그야 물론 너지!"
"그럼 앞으로 이대리 그놈 안 만나면 안 돼!"
"글쎄...?"
"누나가 그런다면 내가 이대리대신 해 줄 수 있을 텐데....?"
"후훗... 지금 좋으니?"
"으응!!"

누나는 말꼬리를 돌렸으나 나는 더 이상 보채는 걸 포기하고 몸을 비비기 시작했다.
나의 살 끝이 누나의 털 속을 파고들어 사정없이 휘저어댔다.
등줄을 타고 내리던 전율이 하복부에 급하게 몰려들고 있었다.
급해졌다.

"누나, 나 곧 쌀 거 같애?"
"그래, 싸! 싸!"
"누나 몸이 젖잖아?"
"괜찮아! 괜찮아!"
"나! 나! 나....!!!"

나는 누나 위에다 그대로 쌌다.
싸고 또 쌌다.
정신이 아뜩해질 정도로 쌌다.
질펀한 용출물이 가랑이를 적시는 게 느껴졌다.
나는 그대로 엎어져 아직도 꼬리를 물고 있는 희열감에 젖어 있었다.

얼마나 지난 걸까?
누나가 나를 흔들고 있었다.
어깨에 다가선 손이 따스했다.

"얘! 이러고 자면 어떡해?"

아직도 남아 있는 아련함과 나른해진 몸으로 눈까풀을 들었다.
눈앞에 책이 펴져 있고, 그 위에 침 덩이가 길게 꼬리를 물고 있었다.
그건 꿈이었던가 보다. 꿈이었다.

"자, 내려와서 이불 속에서 자!"

뭔가 아쉬움 속에 축축해 있는 하복부가 느껴졌다.
손을 넣어보지 않아도 그건 미끌대며 엉망으로 어질러져 있을 게 확실했다.
그렇다고 밖으로 나가 다 벗어 넣고 들어 올 수도 없었다.
그대로 누웠다.

그런 불편함 속에서도 눈썹 끝까지 내려온 잠에 몽롱해 하고 있는데 잠이 깨버린 누나
는 얘기를 하자며 다가 눕는 것이었다.

"너무 무리하게 공부하지 마라! 그러다 몸이라도 상하면 어쩌라고...?"
"괜찮아.."
"내일부터 시험이라지? 내가 뭐 도울 일이라도 없니?"
"없어.."
"자! 내가 재워줄 테니까..."

누나는 나의 머리 밑으로 팔을 밀어 넣어 팔베개를 해 주었다.
그리고 한 손으로 가슴을 토닥여주었다.
나는 그 손이 혹시라도 밑으로 내려 올까봐 조마조마했다.

나는 아직 누나의 키에는 한참이나 모자란 상태였다.
그래서 누나가 껴안으면 내 몸은 그 속으로 몽땅 다 들어가버릴 정도였다.
나는 누나 속에서 몇 번이나 뒤척였다.
그래서일까?

"너, 아까 잠꼬대하는 걸 들어보니 누나를 애타게 부르던데.. 누나에게 바랄 거라도
있니?"
"아. 아니..!"
"그럼 누나에게 불만이라도...?"
"없다니까..."

나의 짜증스런 대답에 더 이상 묻지는 않았다.

"그래! 내가 괜한 걸.. 빨리 자자!"

누나는 나의 히프를 끌어당기며 품에 안았다.
마치 어린아이를 껴안듯이 말이다.
몸이 대이자 앞이 더욱 축축해졌다.
그런 속에서 잠이 들었다.


<계속>

 


-5-


다음 날 뒤늦게 일어난 나는 정신없이 챙겨 학교로 달려야 했다.
4시간의 숨막히는 시험.
중학교 들어 처음의 시험이라 꾀나 긴장했지만 생각 이외로 시험은 잘 치른 것 같았다
.

내일 또 시험이 있기에 오후수업은 없었다.
이외의 시험에 의기양양해 하며 내일 시험공부를 위해 부리나케 집으로 왔다.
방에 들어서는데 쪽지 하나가 놓여 있었다.

"나의 귀여운 병정! 시험 잘 치렀니? 밥은 부엌에 차려 놨으니 챙겨 먹고 너무 무리하
게 공부는 마라! 누나가 퇴근할 때 맛난 거 사 갈게. 그럼 밤에 보자! -누나가-"

옷을 갈아입으려 추리닝을 찾는데 보이지 않았다.
그건 부엌에 걸려 있었다.
그때야 어젯밤의 일이 생각났다.

아차! 하고 바지를 내려보았을 때 나는 너무 놀라 뒤로 나자빠질 뻔했다.
어젯밤 그 팬티가 아닌 엉뚱한 팬티가 입혀져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네 것이었으면 그래도 덜 놀랐을 테인데 그건 분홍색 하트 무늬까지 새겨진 여
자의 것이었다.

그건 필시 누나의 것임이 분명했다.
그리고 누나가 그렇게 했음도 틀림없었다.
그거 말고도 내 것이 몇이나 더 있는데 왜 하필이면 누나의 팬티를 입혔을까?
나로선 도무지 누나의 의도를 알아차릴 수 없었다.
황당하다 못해 야릇한 허탈감마저 느끼게 했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 당장 내일 시험공부부터 해야 했다.
어제는 그 경황에도 일(?)이 벌어지기 전 대충 훑어 본 것이 대부분 적중하여 오늘 시
험에 한껏 자신감을 느끼고 있었다.
선풍기 바람이 책장을 넘기는 속에 오후 내내 책상머리에서 앉아 책과 싸움을 벌였다.

차려 놓고 간 밥상을 들여 저녁을 먹고 누나가 올 시간이 가까워지자 나는 또다시 혼
란해 지기 시작했다.
어찌된 영문인지도 그렇고, 왜 그랬는지도 궁금하고, 내가 잠든 새 일어났던 일도 창
피 수준을 넘어서서 좀은 누나와의 상면이 두렵기도 한 상황이었다.

기어코 시간은 흘러 드르륵~ 하고 누나가 부엌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몸이 경직되어 책상 앞에서 꼼짝할 수 없었다.

"나 왔어! 누나 왔다니까?"

그때에야 경직된 몸을 돌려 누나를 맞았다.
누나의 손에는 뭔가 들려 있었다.
탐스럽게 잘 익은 복숭아였다.

또 한 봉지에서 뭔가 꺼내더니 누나의 서랍 속에다 숨기고 있었다.
그게 뭘까 궁금해 할 마음도 못 되었다.
누나의 눈에 싱긋이 짖는 웃음의 의미를 난들 어찌 모르랴..

누나는 옷을 갈아입고 부엌으로 나가 복숭아를 씻어와선 나를 불러 내렸다.
나는 눈을 마주칠 수 없어서 고개를 딴 곳으로 돌리고 복숭아만 꾸역꾸역 씹었다.
참고 참든 누나의 웃음이 기어이 터졌다.

"호호호... 하하하... 후훗... 글쎄 집에 돌아오는데 조그만 강아지 한 마리가 졸졸
따라 오는 거 있지! 아마 내가 든 봉지 속에 걔의 먹이를 담은 걸로 착각하는 거였나
봐! 호호호..."

내가 우려하던 이야기가 아니어서 천만 다행이었다.

"우리가 키울 수만 있다면 그대로 데려 오고 싶었어! 하지만 남의 집에 셋방 사는 주
제에..."
"여기 도시에선 방안에다 개 키우는 사람이 많다면서 뭐?"
"하긴 그래.. 하지만 그 비용이 우리가 쓰는 생활비보다도 더 든대. 한 마디로 사치지
...!"

나중 내가 대학가서 누나 곁을 떠난다면 예쁜 강아지 한 마리를 선물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그 말을 할까말까 망설이는데 예견되었던 질문이 날아왔다.

"너 오늘 시험은 잘 치렀니?"
"그런대로..."
"아마 그럴 거야! 누나가 양밥을 해 놓았거든..."

그런 거였구나...

"이번이 효염이 있다면 계속 그렇게 하자, 응?"

아까와는 달리 누나의 태도가 워낙 진지하여 나는 영문도 모른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누나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화투판에선 돈을 따기 위하여 사람들 몰래 여자 팬티를 숨겨 간단다. 재수 좋아라고
그런다더구나.. 시험도 마찬가지 아니겠니? 미신이라고 생각하면 말할 필요도 없는 거
고.... 그리고 그리 어려운 게 아니잖아? 밑져봐야 본전 아니니? 그래서 네게 양해도
안 구하고 누나가 입던 팬티를 몰래 입혔던 거야! 그런데 새 팬티는 안 된대. 빨아 넣
어둔 팬티도 효염이 없대. 누나가 좀 얄궂어 졌지만 넌 충분히 이해해 주겠지?"

나는 고개를 또 끄덕였다.
그래서 오늘 시험이 잘 풀린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자 창피 따위가 감춰지는 느
낌이었다.
누나는 재차 확답을 받으려 또 다시 물었다.

"우리 그러자! 넌 이 누나 뜻에 따를 수 있지?"
"응!"
"아이고 착한 내 꼬마 병정! 암 그래야지..."

누나는 내일 내게 입힐 거라며 그 자리에서 치마 밑으로 팬티를 벗어내어 서랍 위에다
 얹어 두고 샤워하러 나가는 거였다.
여자들의 집념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야...
그리고 마음 한 구석에선 오후 내내 맘 조려 했던 두려움이 한 순간에 녹아 내리는 게
 느껴졌고 "어때 남도 아닌 나의 친누나인데..!"하는 자신감마저 드는 것이었다.

밖에서 우두둑! 하고 물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했지만 어제처럼 그런 호기심어린 야릇
한 생각이 들지 않는 게 또한 신기했다.
틀림없이 어젯밤 눈으로 확인한 그 검은 숲을 노출한 채 샤워를 하고 있을 텐데도 말
이다.
혹시나 하고 아래를 슬쩍 건드려 봐도 별 반응이 없었다.

그래, 저는 내 누나야!
날 끔찍이도 아끼는 나의 크나큰 누나라고.....!

샤워를 끝내고 머리를 수건으로 동여매고 들어선 누나는 책상 앞에 앉은 나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어제는 참으로 미안했어! 너무 피곤하여 그냥 자버렸는데 오늘은 네가 공부 마칠 때
까지 지켜주마!"

그러면서 잠시 뒤에서 나의 목을 끌어안았다.
향긋한 샴푸 내음이 전해져 왔다.
그리고 등 죽지에 대인 물컹한 것이 누나의 가슴살이란 걸 금방 알아차렸다.
그렇게 물러난 누나는 방바닥에다 배를 깔고 누워 책을 읽고 있었다.

눈에서 읽은 내용을 머리에 기억시키며 슬쩍 고개를 돌려 누나를 내려다보면 누나도
텔레파시가 통한 듯 읽던 책에서 눈을 떼고선 살짝 올려다보며 방긋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어린 동생에게 끝없이 베푸는 자애의 눈빛이었고, 내가 어떤 짓궂은 짓을 하더라도 모
두 수용해 주겠다는 포용의 눈빛이었다.

여자는 태어나면서부터 어머니로서의 품성을 갖고 태어난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당시 큰누나의 그런 일들은 누나로서라기보다 어머니에 가까운 모성
적 본능에 따라 나를 대했던 걸로 판단된다.
사실 촌에 계시는 엄마는 그런 면에서 내겐 아쉬웠다.
하기는 두 누나들의 질투의 눈들이 존재하는 현실이었으니 어쩔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

다음 날 아침 내 몸에는 약속한 대로 어제의 그 누나 팬티가 갈아 입혀져 있었고, 그
부적이 효염을 발휘한 건지 시험도 잘 치렀다.
나흘간 계속된 시험에서 마지막날 일부 시험을 빼곤 전반적으로 잘 치른 셈이었다.
생각컨데 내가 시험이란 걸 쳐본 이래 가장 자신만만하게 치른 시험이었던 걸로 생각
되었다.

시험이 모두 끝나던 날 누나는 근사한 저녁을 샀다.
회사까지 하루 휴가를 내고 종일을 나만 기다렸다고 했다.
전에 한번 본듯한 그 옷에 그 향수까지 뿌리고 나를 데리고 간 곳은 강가에 자리잡은
호젓한 까페식 음식점이었다.

거기 들어온 손님들 모두 젊은 쌍쌍들이고, 분위기가 아베크족들을 겨냥해 꾸며져 있
는 것 같았다.
내가 여기를 어떻게 알았냐고 묻자 누구와 같이 한번 와 봤는데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깔끔하더라고 했다.
혹시 같이 온 그가 그때의 그 '이대리'가 아니냐고 묻자 누나는 그렇다고 대답하면서
내게 뭔가 미안한 듯 고개를 떨구었다.

나는 누나의 기분만 상하게 하는 것 같아 얘기의 방향을 돌렸다.
곧 방학이 있을 텐데 나는 촌에 가질 않고 누나와 같이 지냈으면 좋겠다고 하니까 단
며칠이라도 다녀와야지 않겠느냐고 했다.
혹시 내가 있으면 누나가 불편해서가 아니냐는 내 당돌한 물음에 그런 건 생각하지 말
고 내가 좋은 대로 하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일 주일쯤 갔다 오겠다고 했다.

누나가 시킨 '꿩 사브사브'라는 요리가 나오고, 입에서 살살 놓는 그 맛에 한 마리를
거의 내가 먹었다.
누나는 내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말을 했다.
나로선 이해가 안 되는 그러한 누나의 행복.. 그 힘의 원천은 어디였을까?
그건 글을 쓰는 지금으로서도 이해하기가 어려운 일이다.

누나가 다음에 데려간 곳은 영화관이었다.
나는 영화라고 본 것은 시골의 유랑극장이나 학교에서 교육용으로 뵈어주던 그것이 전
부였다.
그때의 영화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십계', '쿼바디스' 같은 고전물였던 것
같다.
나는 도시의 영화관이라는 규모에 우선 감탄했고, 생생하고 큰 화면에 감복을 했다.

누나는 상영 시간 내내 내 손을 꼭 쥐고 있었고, 숨 조리는 광경이 나올 때면 손바닥
에서 난 땀이 내 손등을 적셨다.
그리고 한 바탕의 폭풍이 지나가고 평온한 화면이 이어질 때는 어린 내 어깨에 살포시
 기대어 오기도 했다.
그때의 누나는 나를 어린 연인 정도로 생각하지 않았나 유추되기도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쓰러지고 -the end- 라는 문구와 함께 자막이 올라갈 때 누
나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혀 있었다.
그때의 누나의 모습은 여지없이 가녀린 여자의 모습이었다.
나는 그걸 보면서 "정말 누나는 행복해야 할 텐데.." 하는 염원을 빌기도 했다.

누나가 다시 나를 데려간 곳은 이 도시에선 하나뿐이라는 청소년용 고고장(요즈음으로
 치면 콜라텍 정도)이었다.
누나는 그곳은 청소년용이라지만 성인인 보호자와 함께만 입장 가능하다는 말을 내게
해주었다.
물론 그 말은 너희들끼리 와 봤자 안 된다는 뜻은 아니었을 것이다.
나는 외동아들로 컸지만 막 나가는 망나니는 아니라고 누나도 인정하는 바였으니까.

안엔 나보다 두서넛은 더 되어 보이는 애들과 한쪽에는 그들 보호자 그룹인지 어른들
이 어울려 있었다.
자리에 앉자 웨이트가 주문을 받아가고 곧 콜라 두 병과 생맥주 한 컵(1000cc정도)이
날라져 왔다.
그리고 광주리에 담긴 감자 튀김이...

누나는 이미 술을 마셔본 듯 거품이 북적이는 컵을 단숨에 1/3이나 마셨다.
나도 덩달아 콜라 한 컵을 단숨에 비웠다.
누나는 나의 손을 끌고 나가자고 했다.

얼떨결에 딸려 나오긴 했지만 난 춤이라곤 추지도 보지도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누나는 시범 삼아 다리와 허리를 흔들어 보이는 게 예사롭지 않았다.
누나를 따라 해 보려고 했지만 나의 발과 몸은 따로 놀았다.
너무 서툴러서인지 다른 사람을 잘 보라고 하며 내 뒤에 와서 허리와 다리 동작을 손
으로 잡아 주었다.

내 운동신경이 워낙 둔해서 그렇게 해 줌에도 좀처럼 따라가질 못했다.
나보다 먼저 지쳐버린 누나는 도저히 안 되겠다며 자리로 돌아와 맥주와 콜라를 서로
마시며 한동안 앉아 있다가 돈이 아깝다며 누나 혼자 나갈 테니 잘 보라고 했다.
누나의 시선은 내게로 향한 채 허리와 다리, 엉덩이까지 현란하게 흔들어 보였다.
나는 콜라를 마시며 누나의 새로운 모습에 감복하고 있었다.

그때 이 모습을 지켜보던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형들이 하나둘 누나 곁으로 모여들
더니 나중엔 누나를 빙 둘러서서 춤빨을 한껏 뽐내고들 있었다.
나는 속으로 저러다 누나가 어찌되는 거 아니냐고 걱정이 되었지만 누나는 그 사이사
이로 나를 쳐다보며 춤에만 몰입했다.
음악이 바뀌자 우르르 흩어지는 속에 끼어 자리로 돌아온 누나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저 형들 나쁜 친구들 아냐?"
"여기엔 그런 애들 없어! 다들 개네들 부모나 형 누나들과 같이 온 건데 어찌 그럴 수
 있겠니?"

그럴 만했다.
뒤이어 그들 보호자 그룹인 나이든 이들이 짝짝이 나와 껴안고 춤을 추고 있었다.

"너가 성인만 되었으면 이 누나와 저렇게 부루스도 출 수 있을 텐데.."

나는 그 말에 당장 '이대리'란 놈이 생각났다.
아마 모르긴 해도 누나는 그와 몇 번은 이런 곳을 왔을 것이다.
나는 남은 콜라를 벌컥벌컥 비워버리고 이제 가자고 했다.
누나는 누나의 잔에 남아 있는 맥주를 가리키며 요 걸 마저 비우고 가야지 하는 시늉
을 했다.
나머지 잔을 비우면서도 누나의 시선은 앞쪽 홀에 가 있었다.
미련이 생기는지...


<계속>

 


-6-


누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슈퍼에 들러 참외 한 소쿠리와 맥주 세 병을 샀다.
거기서 마신 그걸로는 량이 안 찬다는 뜻일까?
방으로 들어온 누나는 참외를 깎아 놓고 그 옆에다 두 개의 컵을 얹어 놓았다.
나는 아직 술을 배우기 싶지 않다는 말을 했지만 막무가내로 반잔을 채워 내 앞으로
밀었다.

"사내가 말이야 술은 해야지 그치처럼 술도 못하는 샌님은 정말 싫어!"

'그치'는 이대리임이 틀림없었다.
누나는 내 앞에 놓인 잔에다 부딪히고는 단숨에 비우고 또 따랐다.
오늘처럼 누나가 흐트러지는 모습은 생전 처음이라 얼떨떨했다.
술이 술을 부른다고 하더니 누나도 그 증세일까?

"너 술을 안 마셔도 좋아! 그러나 누나가 잔을 부딪힐 때는 잔을 드는 게 예의야, 이
맹추야!"

나는 할 수 없이 술잔을 들어 누나의 잔과 부딪혔다.
잔을 입에 대자 비릿하고 씁쓰레한 맛에 그대로 잔을 내렸다.
전에 마셔본 샴페인과는 맛이 틀렸다.
누나도 또 단번에 비워버렸다. 나는 누나의 빈 잔을 채워주었다.
그것이 이유 모를 누나에 대한 위안이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잔마저 반쯤 비운 누나는 뭔가 잊은 것이 있다는 듯 불쑥 일어나더니 옷을 바꿔입
기 시작했다.
벌써 몸의 움직임이 반쯤은 취한 듯 했다.
그런데 평소처럼 치마 위에다 치마를 입은 후 밑에 걸 끌어내리지 않고 내가 빤히 보
고 있음에도 마치 남자가 바지를 벗듯이 치마를 훌렁 내리는 거였다.

민망하여 고개를 외시고 있자 "너는 옷을 안 갈아입을 거니?"하고 말했다.
나는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면서 누나 앞 옷걸이에 걸린 추리닝을 들고 이쪽 구석으로
 와서 주섬주섬 갈아입었다.

"여자들은 왜 이깟 것까지 걸치고 다녀야 할까?"

나는 그 소리가 무슨 소린가 하고 뒤돌아보았는데 누나는 가슴에 걸린 브라자를 벗어
땅바닥에다 팽개치고 있었다.
몸에는 달랑 팬티뿐이었다.
내 눈앞에서 누나 몸 만한 풍선이 펑하고 터진 듯한 기분이었다.

아찔했다.
누나의 농염한 몸매에 희롱 당했다기보다 "오늘 누나가 왜 저럴까?" 하는 의아함 때문
이었다.
낯선 누나의 모습이 보일 적마다 나는 아찔함마저 느껴야 했다.
그런 것들은 내가 누나에 대한 막연한 환상에서 하나씩 꺼풀을 벗어 가는 과정이었는
지도 모른다.

누나는 그 모습 그대로 부엌으로 나갔다.
곧이어 물 쏟아지는 소리..
샤워를 하는 모양이었다.

그 소리를 들으며 방 중앙에 놓여진 술상을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누나를 알려면 저 술을 먹여보면 알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래서 나는 거품이 다 없어진 술잔을 누나가 그랬듯이 한번에 들이켰다.
맛이 고약했지만 또 한잔을 그렇게 마셨다.
그때 밖에서 누나가 나를 불렀다.

"누나 왜?"
"여기 좀 와봐!"

바퀴벌레라도 나타난 거야? 궁금해하며 문을 열었다.
누나는 아까 입고 있던 팬티마저 벗어 내 발 앞에 둔 채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왜 그래, 누나?"
"등 좀 밀어줄래?"

내가 머뭇머뭇 망설이자 누나는 "등만..."이라는 말을 했다.
누나인데 뭘 어때! 하는 마음이 그땐 생각나지도 않았다.
머뭇머뭇 다가섰다.
누나의 몸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애써 밀어봤자 때는 나오지 않았다.
누나가 오늘 왜 이럴까? 하는 생각만 계속 머리를 싸고돌았다.
보들보들한 누나의 등 살결에 내 손은 삐거덕거리며 내 손바닥은 위아래를 쓸고 다녔
다.

목만 내밀면 누나의 앞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고 싶은 마음은 전혀 생기지 않았다.
그 정도의 절제력을 발휘하고 있었다가 맞는 표현일지도 모른다.

"너도 샤워 해!"

느닷없는 누나의 명령조였다.
분명히 평소처럼 "너도 샤워 할래!"가 아니었다.
나는 어릴 때의 내 모습이 생각났다.
누나가 이곳으로 떠나오기 전의 일로 내가 예닐곱 시절이었다.

옛날 우리 집엔 삼(삼베용)을 삼기 위한 대형 솥이 있었는데 아마 그때의 내 키만큼
깊었던 걸로 생각된다.
우린 그곳에서 목욕을 하곤 했다.
나는 둘째, 셋째 누나와는 그 속에서 같이 목욕한 기억이 없지만 큰누나와는 숱하게
같이 한 기억이 있다.

그때면 팬티 하나만 걸치고 먼저 들어간 누나는 "빨랑 벗고 들어와ㅅ!" 그렇게 명령조
로 말했다.
아마도 그곳에 들어가길 싫어해서가 아닐까 싶다.
우린 그 속에서 한참이나 장난치며 놀다가 누나는 나를 먼저 씻겨 내 보내고 누나는
엄마가 때를 밀어 주었다.

누나는 지금 그때를 떠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돌아서서 주섬주섬 옷을 벗었다.

"얘가!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네 것 다 봤는데 뭘 그러니?"

그러나 나는 끝내 돌아서지 못하고 옷을 벗은 뒤 뒷걸음질로 내려서서 바닥에 다소곳
이 앉았다.
누나는 받아둔 물을 조금씩 부어 내렸다.
내가 추워할까봐하여의 배려였다.
이것이 누나다운 일이었다.

등에다 비누칠을 하는 누나의 손이 간지러워서 몸이 저절로 움찔움찔거렸다.
그 모습이 재밌든지 노골적으로 등을 간지러다가 그 위에다 물을 왈칵 부어버렸다.
나는 "아 추워!"하며 비명을 질렀다.

"야! 시끄러! 다 자는 이 밤에..."
"그렇게 찬물을 한꺼번에 부으니까 그러지!"
"야 이제 돌아서!"

나는 그 말에 엉거주춤 돌아서 앉았다.

"이러면 내가 어떻게 너를 씻어주겠니? 일어서야지!"

누나는 내가 일어서기도 전에 팔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나는 두 손으로 앞을 막고 엉거주춤하게 서 있었다.
누나도 그것까지는 봐주는 것 같았다.
누나의 출렁거리는 가슴과 거무스름한 비부의 모습도 눈 아래 보였다.

그러나 나는 고개를 반쯤 돌리고 벽만 응시하고 있었다.
비누와 함께 누나의 손이 가슴을 쓸 때 나도 모르게 등을 뒤로 빼고 있었다.
코앞까지 다가온 누나의 입에선 술내가 뱉어져 나왔다.
갑자기 비누를 들고 바닥에 쪼그리고 앉은 누나의 손이 다리에다 비누칠을 할 때 내
손아귀에 감춰진 그것이 일어서고 있는 게 느껴졌다.

혹시 그걸 누나가 눈치라도 챌까봐 가슴을 옹그리며 두 손으로 그걸 더욱 모두어 쌌다
.
누나의 손이 허벅지까지 올라와서 내 손을 툭툭 쳤다.
그 느낌도 어김없이 손바닥 안으로 전해져 왔다.
또 툭툭 쳤다.

왜 저러지?
그때 누나의 손이 내 손을 거머쥐었다.
그때에야 나는 누나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누나는 조그만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 손 치우라고! 그래야 씻겨줄 거 아냐?"

나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너 정말 이를래!"

그때의 그 모습은 어릴 때 그대로였다.
누나 속에서의 나는 그 시절 그대로 박제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그것이 성만 나 있지 않았다면 나는 손을 치워주었을 지도 모른다.
결국 누나도 그 부분은 포기하고 앞에다 물을 몇 번 쏟아 내린 뒤 먼저 방으로 들어갔
다.

나는 누나가 사라진 뒤 물을 껴 얹으며 그 부분을 겨우 잠재운 뒤 안으로 들어갔다.
누나는 잠자리용 치마와 브라우스를 갈아입고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내가 마주 앉자 누나는 푸념처럼 방금의 일을 토로했다.

"나는 너를 아직도 어릴 때의 너로 생각하고 있나봐! 네가 이만큼 컸다는 걸 대견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컸다고 하여 나의 손길을 어려워하는 게 서운해! 넌 예전이나 지
금이나 내 동생이 맞잖아? 넌 아직도 나의 장난감 병정이 맞지?"

나는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넌 끝까지 나의 장난감 병정이 되어 줄 수 있지?"
"응!"
"그럼 되었어! 우리 둘만이 있을 땐 너무 어렵게 살지 말자, 응?"
"응!"
"그래 넌 나의 장난감 병정이고, 이 누나는 너의 장난감 병정이야! 아니, 장난감 인형
.. 그래 장난감 인형으로 생각해 줘! 난 그래도 치마 입은 여자니까 인형이 어울리겠
다. 그지?"

나는 그 말뜻을 다 알 것 같지는 않았지만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끄덕여 주었다.
누나는 취해 있었고, 그 취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술주정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편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막둥아! 나의 귀여운 병정아! 난, 너의 장난감 인형이니까.. 너의 인형이니까 말이야
.. 네가 나를 필요로 할 때면 언제든지 얘기 해! 그러면 언제든지 너의 인형이 되어줄
게!"
"....................!"

나는 어느새 누나가 채워 놓은 술잔을 만지작거리며 멍하게 앉아 있었다.
속에선 아까 멋모르고 마신 술이 들어가 전쟁을 일으켰는지 부글부글 괴고 있는 듯 했
다.
누나의 얼굴을 쳐다봤을 때 누나도 비슷한 증상을 겪는지 배를 어루만지다 내 시선을
의식하고 또 주절주절 말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난 너의 인형이니까.. 언제든지 인형이 되어 줄 거야!"

방금 한 말의 반복이었다.
그런데 이어 내뱉은 말이 뼈있는 말 같아 가슴이 아렸다.

"넌 말이야 내 동생이니까.. 같은 핏줄을 타고났으니까.. 장난감이라도 날 노리개로
생각진 않을 거 아냐! 안 그래, 귀여운 병정아? 빌어먹을...."

누나는 울고 있었다.
떨군 눈물이 잡은 술잔에 뚝뚝 떨어졌다.
누나는 그걸 꾸역꾸역 마시는 거였다.

정말 누나는 취해 있었다.
누나 가슴에 박혀있는 어떤 서러움이 오늘 이렇게 취하게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으
나 어린 직감에도 이건 분명 이대리 그놈과 무관하지 않다는 예단을 내리고 있었다.
난 안 되겠다 싶어 우선 누나가 들고 있는 술잔부터 뺏었다.

누나는 그걸 안 뺏기려 안간힘을 쓰다가 결국 술잔을 놓고 옆으로 쓰러졌다.
나는 술상을 부엌으로 들어낸 뒤 걸레로 대충 흘린 술자국을 훔친 뒤 밑이불을 폈다.
이제 몸마저 제대로 못 가누는 누나를 들어 이불 위에 누이고 그 위에다 홋 이불을 덮
어 주었다.

"야! 병정아 나 좀 안아 줘! 내가 하던 것처럼 너도 나를 그렇게 재워달라고... 너는
나의 병정이잖아...! 그러니 오늘은 내가 너를 필요로 하니까... 내가 잠들 때까지 네
가 날 지켜 줘...."

나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 누나를 안아 주었다.
아직도 내가 누나를 안기는 힘겨운 상태였지만 지금 누나를 짓밟고 있는 슬픔에서 건
져줄 의무감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이런 모습이 가식을 벗어 던진 누나의 솔직한 모습일지도 몰랐다.

채 철도 들기 전에 냉혹한 산업전선에 뛰어들어 숱한 말못할 경험도 겪었을 테이고 그
 기나긴 세월동안 바람막이 하나 없이 홀로 버텨야 했을 외로움이 얼마나 컸을까?
그래도 고향에는 그런 기색 하나 없이 맑은 모습만 내 보였을 것이 뻔했다.
나는 지금 그 외로움 중 극히 일부분만 지켜보면서 그것도 낯설어 어찌할 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누나는 이불 안에서도 눈물을 흘리고 있는 듯 했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누나를 더욱 포근히 안아보려 했지만 아직 나의 체구로선 힘겨운
게 사실이었다.
누나도 그게 불편했던지 도리어 팔베개한 나의 팔을 빼내고 대신 누나의 팔을 베개 해
주며 나를 품에 끌어안았다.

"아직도 이게 훨씬 편해!"


<계속>

 


-7-


누나는 아직 정신이 있는 모양이었다.
누나는 나의 얼굴을 그녀의 가슴에 힘껏 끌어들이며 말했다.

"누나에게선 이 부분(젖가슴)이 내게 가장 포근하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들은 다 그래! 어릴 때의 기억이 평생 가는 게 남자이거든... 여자들의 이곳은
남자들에게 영원히 엄마의 그 품이니까..."

누나는 어그적어그적거리며 몸을 비틀더니 브라우스를 벗어 버렸다.
나는 또 한번 아찔함을 느꼈지만 누나의 마음을 상하고 싶지는 않았다.

"누나가 이렇게 해 주니까 더욱 포근하지...? 짐승은 다 그래... 범도 그렇고, 사자도
 그렇고.. 새도 다 그래... 부엉이도, 비둘기도, 꿩도, 작은 참새도... 모조리.......
....!"

누나의 가슴살이 볼에 문질러지고 있었다.
누나는 '짐승'이라 했다.
그 말속엔 뭔가 숨겨져 있었다.

흔히들 남자를 짐승이라 한다.
하지만 누나가 말하는 짐승은 그런 막연한 짐승이 아닐 것이다.
누나 나이 22, 성숙된 여인이 되어 가는 길목에서 한껏 뽐내고 다닐 나이건만 그런 한
 서린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데는 뭔가 감춰진 게 있을 것이다.

당시 나로선 도저히 상상이 안 되는 일들이지만 직감으로 그런 의아심을 가지기엔 충
분했다.
누나가 그 이대리란 놈과 한참 열애 중이라면 그 속에 분명히 털어놓지 못할 뭔가가
있는 게 분명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답답했다.
누나가 내게 몸을 비벼올수록 그 답답함은 배가되었다.
그러던 중 누나의 가슴 꼭지가 내 입술에 물려버렸다.
그렇다고 덥석 입안으로 집어넣고 빨 수는 없었다.

"빨아 보고 싶어? 예전처럼... 엄마의 젖꼭지처럼..."

누나는 손으로 그걸 내 입 속으로 집어넣었다.
그래도 나의 혀는 요동칠 수 없었다.
이미 오래 전이라 요동치는 법을 잊어버린 지도 모른다.
다만 아래 누나의 허벅지에 대인 그것이 멋모르고 일어서선 안 된다는 생각만 했다.

그 생각을 해서일까 그것이 조금씩 꿈틀대고 있었다.
허리를 조금씩 뒤로 뺏지만 그럴수록 그것은 더욱 뾰족해져 누나의 허벅지를 찌르는
꼴이 되어갈 뿐이었다.
차라리 눌린 채 기대어 있는 편이 낫다는 생각으로 다시 옆으로 끝을 돌리고 기대어
버렸다.

누나는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가슴속에 든 울분(그게 뭔지 알 길 없지만..)을 억
제치 못하고 나를 더욱 끌어안았다.
얼굴은 얼굴대로 누나의 가슴에 눌리고 내 아랫도리는 아랫도리대로 누나의 허벅지에
눌려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을 지경이었다.

아랫도리의 돌기물은 그래도 비스듬히 누여있어 자체의 강직함으로 버틸 수가 있었지
만 그 아래 두 구슬이 누나와의 사이에 찡겨 아려 왔다.
코로 누나의 체취와 땀이 버물러져 들어온 냄새가 결코 싫지는 않았지만 기억 저 밖으
로 멀어져 간 엄마의 그 냄새는 분명 아니었다.

입안에 물린 꼭지에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일까 누나는 스스로 그 꼭지를 거두어 가고
옆으로 편히 누웠다.
나는 몰래 "휴--!" 하고 한숨을 토했다.

밖에 달이 뜬 듯 창가에 노란 빛살이 드리운 모습이 보였다.
거기에 비친 나무 잎사귀들이 전혀 흔들리지 않는 걸 보니 밖에도 바람이라곤 없는 모
양이었다.
그제야 생각이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선풍기를 켜고 누나의 몸 전체를 식혀 줄 수 있
도록 회전 방향을 맞추었다.

누나는 잠잠했다.
아마도 잠나라의 경계선에서 오락가락 하리라...
나는 조용히 방문을 열고 부엌으로 나왔다.
먹다만 술잔과 고스란히 그대로 담겨진 참외 조각이 보였다.
나는 그걸 하나 집어들고 씹었다.

그 맛 속엔 방금 물려 있던 누나의 젖꼭지 맛이 함께 식도를 타고 넘어갔다.
또 하나를 씹었다.
이 야밤에 새삼 느끼는 허기, 그건 분명 누나는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것이었다.
문턱에 걸터앉아 꾸역꾸역 한 접시를 다 비웠지만 허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나는 상을 치워야겠다는 생각에 먹다만 술은 부어버리고 컵과 접시를 물에 담가두고
상을 접었다.
그런데 그 아래엔 벗어놓고 챙기지 않은 누나의 팬티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그걸 주우려다 그냥 두고 밖으로 나왔다.
이대론 도저히 잠이 올 것 같지 않아서였다.

옥상에 올라 왔을 때 휘영청 뜬 달은 벌써 중천까지 올라와 있었다.
뒤쪽 집 위의 숲은 우거져 무섭기까지 한데 앞쪽 도시의 풍경은 한가하기만 하였다.
아래로 듬성듬성 보이는 가로등 불빛이 달빛에 힘을 못 쓰고 한 뼘 정도의 둘레만 노
랗게 밝히고 있는 모습 너머로 길다랗게 늘어선 가로등을 훑으며 차들이 대낮처럼 질
주하고 있었다.

어디선지 컹컹 개 울음소리도 들렸다.
도시와 시골이 공전하는 듯한 이곳 비탈 동네의 풍경은 그래서 내가 쉬이 적응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개도 고양이도 쉽잖게 볼 수 있고, 어떤 집엔 닭까지 키우는 집도 있었다.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내가 다니는 학교 모습도 저기 보였다.
불 켜진 곳이라곤 정문 수위실과 교무실 앞뿐이었다.
저 학교에 첫발을 들였을 때 얼마나 마음 졸였던가?

아는 이라곤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시골에서 왔다고 원숭이 보듯 하던 얼굴들..
그러나 이번 시험이 내 뜻대로만 나온다면 그들에게 구경거리로서의 생명도 끝날 것이
다.
누나가 여기 없었던들 내가 여기로 올 이유는 없었으련만..
그럭저럭 5개월 째, 생전 처음 낯선 곳으로의 외출은 성공적으로 되어가고 있는 셈이
다.

옥상을 이리저리 거닐다가 저쪽 끝 난간으로 갔을 때 뜻밖의 광경이 눈에 들어 왔다.
그쪽은 물탱크가 놓여져 있는 곳으로 옥상에 쳐진 빨랫줄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안 걷
어간 빨랫감이 몇 걸려 있기도 했다.

우리 집보다 아랫집이라 그쪽 옥상은 우리 집보다 낮았다.
그 집 뒷방인 듯한 방의 창문이 반쯤 열려 있었고, 우리 방에는 없는 침대도 놓여 있
었다.
침대 위 미등이 켜져 있어서 방안의 풍경이 고스란히 보였다.

남녀의 벗은 모습..
그것만으로도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물론 조금 전만 해도 누나의 벗은 모습을 보지 못한 게 아니지만 그것과는 차원이 달
랐다.

남자가 여자의 몸을 빨고 있었다.
나는 빨래들 사이에 얼굴을 묻고 그 광경을 뚫어져라 내려다보았다.
이미 나의 아랫도리는 텐트를 쳤다.

남자의 얼굴이 여자의 가랑이 사이로 들어갔다.
망원경 따위가 있었다면 더 자세히 볼 수 있을 텐데..
여자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손가락을 입에 물고 있었다.
그러던 손이 내려가더니 남자의 배 밑으로 들어갔다.

그걸로 잡아끄는지 아니면 남자 스스로 그러는지 남자의 몸이 빙글 돌더니 두 다리로
여자의 얼굴을 가려 버렸다.
물론 나도 그들이 뭘 하는지 짐작은 갔지만 자세히 볼 수 없어서 궁금하기만 했다.
나의 손은 이미 아랫도리를 들어 바딱 선 돌기를 꺼내놓고 있었다.

얼마 후 남자는 몸을 돌리며 그녀 위로 올라갔다.
여자의 두 다리가 그의 허리를 감는 모습이 보이고 남자의 엉덩이가 출렁이기 시작했
다.
나의 손아귀에서 벌써 터지려 드는 그것을 꾹 눌러 쥐었다.
이대로 끝나기엔 너무나 아쉬운 일이었다.
그들도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둘은 몸을 돌려 이번엔 여자가 위로 올라왔다.
꼭 말타기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남자의 몸이 뒤집히긴 했지만..
출렁이는 여자의 젖가슴이 보였다.
누나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큰 것이 곧 떨어지기라도 하듯이 위아래로 출렁거리
고 있었다.

여자의 엉덩이는 남자의 뿌리를 뽑아낼 듯이 좌우로 요란하게 흔들며 허리를 비틀어댔
다.
또 위치가 바뀌는가 했더니 내가 있는 쪽으로 여자를 엎드려 구부리게 해 놓고는 그
뒤로 들어간 남자가 시커먼 걸 끼우고 있는 듯 했다.

어딜까?
오줌 구멍! 그래 그곳이겠지..
똥구멍은 아닐 테니까....

남자가 앞으로 밀 때마다 여자의 머리칼이 춤을 추었다.
얼굴을 아래로 보았다 위로 보았다 정신을 못 차리는 듯 했다.
멀어서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여자의 입에선 뭔 소리를 내는 듯도 했다.
정말 여자가 얼굴을 위로 들었을 때 여자의 입은 벌어져 있었다.

여자의 입이 거의 천장을 향할 정도로 꺾이더니 부르르 떠는 것 같았다.
뒤쪽의 남자가 떨어져 벌러덩 누워 버렸다.
여자도 그대로 엎어졌다.

저게 끝인가?
뭐가 그리 재미있어서 여자가 그렇게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발광하는 모습였을까?
나로선 이해되지 않는 광경이었다.
남자가 좋아하는 것은 이미 몇 번이나 경험한 그것이 있어서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엎어져 있던 여자가 흐느적거리며 일어섰다.
처진 두 가슴덩이와 까만 앞모습이 보였다.
조금 후 수건을 손에 들고 나타난 여자는 그걸로 남자의 물건을 닦아주고 있었다.
누나도 부엌에서 그걸 바라고 있었을까?

그러더니 여자는 얼굴을 구부려 그걸 입에 무는 것 같았다.
위로 보며 싱긋 웃었다.
그러나 금방 몸을 들어 올렸다.
침이 묻어 불빛에 반사된 그의 물건이 보였을 때 나는 손으로 눌러 쥔 손아귀에 힘을
뺐다.

우둑우둑 뻗어 나갔다.
아! 이 희열..
이 희열을 그는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서 맛보았을 것이다.
침대 위에 나란히 눕는 모습이 보이고 불이 꺼졌다.

나는 후둘 대는 다리를 끌고 밑으로 내려와 부엌문을 열었다.
거기엔 누나의 팬티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나는 그걸 주워 들고 방문을 열었다.
누나의 다리통이 이불을 걷어차고 올라와 있는 것 외 변한 것은 없었다.

선풍기는 혼자 빙글빙글 돌고 있었고 그 바람이 누나의 치마를 들었다 놨다 했다.
나는 손에 든 팬티를 힐끗 보며 누나 옆으로 갔다.
먼저 한쪽 다리통에 끼우고 나머지도 끼웠다.
내가 극히 조심할 필요가 없을 만큼 누나는 깊이 잠든 것 같았다.

정강이까지는 쉽게 올릴 수 있었으나 그 위로는 쉽지가 않았다.
아무래도 치마부터 걷어 올려야 할 것 같았다.
치마 자락을 살살 빼며 위로 올렸다.
뽀얀 허벅지가 드러나고 털이 뒤엉킨 삼각주까지 드러났다.

이제 팬티를 올려야 할텐데...
그건 있다가 하고 아까 그 남자의 것이 들어간 곳이 어딘지 확인하고 싶어졌다.
그러려면 누나의 허벅지를 적당히 벌려야 할 것 같아 팬티를 다시 종아리까지 내리고
한쪽 다리를 살살 벌렸다.

누나는 아직도 죽은 듯 별 미동이 없었다.
다리가 반쯤 벌어지자 물기가 조금 비치고 그 아래로 볼그레한 속살이 보이기 시작했
다.

저기 일거야!
저기가 오줌 구멍일거야...
저기로 그 남자의 그것이 들어갔을 거야...!

그때 다시 앞섶이 부풀어오르는 게 느껴졌다.
애고, 이놈은.. 하면서 꾹 누르고 이제 팬티를 올려야 할 텐데 하고 생각했다.
저 속으로 손가락을 한번 넣어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것만으로도 누나에게 많
은 죄를 지었다는 생각을 하며 팬티를 끌어 올렸다.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누나에게 덮어준 이불 속으로 기어들며 쓰러진 나무토막처럼 잠에 빠진 누나를 끌어안
았다.

이대로 잠 잘 거야....!

그러나 마음뿐이었다.
내 손은 어느새 맨살인 누나의 가슴에 가 있었고 그 손은 누나의 배를 타고 아래로 내
려가고 있었다.

이러면 안 돼!
이래선 안 되는 거야!
쉼 없이 멈추려 했지만 누나도 모를 거야! 하는 생각이 그 위를 덮으면서 아까 입혀준
 팬티 속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까칠하면서도 쉽게 미끄러지는 털 숲이 왠지 포근했다.
학교에서 배운 거로는 아기는 여자의 그곳으로 나온다고 했다.
배꼽에서 나온 다는 말이 거짓말임을 안 것만 해도 충격이었던 그 사실..

그렇다면 남자의 그것이 들어간 그곳으로 아기도 나오겠지...?
나도? 나도 이렇게 생긴 엄마의 그곳으로 나왔겠지...?
이것이 얼마나 커길래 아기까지 나온단 말이야...?
그 여선생은 아기가 나올 땐 이것이 벌어진다고 했다.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벌어져야....??

나도 모르게 나의 손가락은 누나의 속살을 벌려보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아는 순간 나는 후닥닥 손을 뺐다.
내가 점점 더 많은 죄를 짓는다는 생각을 하며 그 손가락을 입으로 훑었다.
누나에게 범한 죄를 없앤다는 뜻이었다.

혀끝에 와 닿는 비릿한 맛!
내 고추 끝에서 나던 그 맛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방금 그 남자가 여자의 다리 속에서 맛 본 것이 이 맛일까?
자꾸 그 남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시간이 되면 누나에게 망원경을 사 달라야겠다.
학교 숙제라면서....


<계속>

 


-8-


다음날 아침 밥상에서 누나가 물었다.

"누나가 어제 많이 취한 모습이지?"

나는 고개만 끄덕였다.
어제 일어난 일을 다 말 해줄 수는 없지 않던가?

"누나의 팬티를 네가 입힌 거니?"
"아니, 왜?"
"누나는 팬티를 하루 이상 입지 않거든.. 여자들은 다 그래!"
"........!"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누나가 너무 취해서겠지 뭐!" 그 말은 하려다 참았다.
그러다 문득 생각나 말했다.

"누나 망원경 사줘?"
"왜? 학교 숙제라도 있니?"

내가 할 말을 누나가 대신 했다.
그날 저녁 학교를 파하고 오자 문지방에 호주머니에 들어 갈만한 소형 망원경이 놓여
있었다.

"망원경도 사이즈가 있다는 데 그걸 몰라서 대충 샀다. 이걸로 안 되면 그대로 둬라.
내일 바꿔 주마!"

나는 그걸 들고 당장 옥상으로 올라갔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아 저쪽으로는 가지 못하고 눈 아래를 빙 둘러보며 학교가 있는 쪽
으로 방향을 돌리니 교무실에 앉은 선생의 얼굴까지 보였다.
그리고 저쪽에 있는 그 집 옥상을 옥상에 널린 옷가지의 무늬들까지 바로 눈앞에 펼쳐
져 있었다.

"이거면 됐어! 밤이야 빨리 와라!!"

시험이 끝나서인지 숙제도 내어주지 않았다.
친구들은 시험이 어땠니 저땠니 숭숭댔지만 나는 자신만만했다.
그 생각을 하자 누나의 팬티를 입고 시험 친 생각이 나서 피식 웃었다.
나는 후다닥 방으로 돌아 와서 누나의 서랍을 열었다.
그 중엔 이미 입어본 팬티를 비롯하여 누나의 브라자, 개봉도 안 된 스타킹 등이 주르
르 꼽혀 있었다.

나는 옷을 훌렁 벗고 그 팬티 중 입어 보지 않은 것을 골라 껴입고 브라자도 차 보았
다.
그러나 도무지 뒷끈이 끼워지지 않았다.
이걸 어떻게 낄까?
누나가 그걸 끼우는 모습을 몇 번이나 봤건만 주의 깊게 보지 않아 알 수가 없었다.

나는 그대로 거울 앞에 섰다.
흐늘해 보이는 가슴을 빼곤 봐 줄만 했다.
어떻게 시간을 보낸담...?
누나가 오자면 아직 대여섯 시간이나 남았다.

나는 브라자만 벗어 그 자리에 넣어 두고 추리닝을 걸치고 밖으로 나왔다.
물론 목에다 망원경을 건 채였다.
집을 돌아 산길을 올랐다.
아침이면 사람들이 약수 뜨러 간다고 숱하게 밟던 길이었다.

하지만 나는 초행길이었다.
어디쯤 약수터가 있는 지도 모른다.
무작정 산길을 밟았다.
위에서 내려오는 한 노인네를 보았을 뿐 사람이 거의 없었다.

얼마나 올랐을까.
해 그림자가 깔려 내려오는 중간쯤에서 두 갈래 길을 만났다.
한 쪽은 반질반질 했고 다른 한 쪽은 길만 터여 있었다.
망설이다가 길만 간신히 터인 쪽을 택했다.

어쩜 길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바로 집 뒷산인데.. 하는 생각에 용감히 수풀을 뒤집으며 걸었다.
얼마나 갔을까?
개울물이 졸졸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걸로 보아 어쩜 가재를 잡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는 생각을 했다.

촌에 있을 때는 자주 가재를 잡아와 된장을 넣고 보글보글 끓여 먹었다.
갑자기 군침이 돌았다.
그래서 개울물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나아가는 데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 반
사적으로 몸을 낮추었다.

어쩌면 불량배를 만나 망원경도 뺏기고 두들겨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망원경을 호주머니에 숨기고 땅에 앉아 동정을 살폈다.
여자의 음성이었다. 적어도 30대는 되어 보이는...
그리고 소년의 목소리도 들렸다.

혹시 나처럼 가재를 잡으러 온 건 아닐까?
나는 바짝 엎드려 음성이 들리는 쪽으로 살금살금 기어갔다.
그런데.. 그런데 나의 위치 보다 조금 아래쪽으로 계곡물가의 바위 틈새에서..
꼿꼿이 선 소년 앞에 여자가 쭈그리고 앉아 있는데 소년의 바지가 아래로 내려가 있었
다.

무슨 일을 할까?
나는 굵은 나무통 뒤에 숨어 풀 잎새 사이로 그들을 살폈다.
제법 멀어서 자세히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에야 품속에 든 망원경을 생각했다.

나의 가슴은 불판 위의 콩처럼 콩콩 뛰었다.
소년이 아니었다. 나보다는 두어 살 위쯤으로 보였다.
여자는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쯤 되어 보였다.
처녀는 아닌 것 같고 아기 한 둘쯤 있을 법한 아줌마 같았다.
어떤 사이일까.......?

여자가 얼굴을 들자 위쪽으로 바딱 선 녀석의 그것이 침에 반질거리고 있었다.
여자가 윗도리를 벗었다.
출렁 드러난 젖통을 녀석에게 내밀며 빨아달라는 것 같았다.
녀석은 시키는 대로 그걸 입안에 집어넣고 꿀꺽꿀꺽 빨았다.

여자는 그의 머리통을 당겨 붙이면서 그의 손을 잡고 가 그녀의 치마 밑으로 집어넣었
다.
나는 그 광경을 망원경 속에서 샅샅이 보면서 낙엽 소리만 들려도 벌떡 주저앉았다.
훔쳐보기의 매력은 그런 긴장감에 있는 것이 아니던가?

여자가 그를 떼어내고는 가슴을 출렁거리며 다시 한번 녀석의 그걸 입에다 넣고 줄줄
빨았다.
내게까지 쭉쭉! 하는 그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녀석은 그럴 때마다 그 모습과 하늘을 번갈아 보며 등을 휘었다.

이제 여자가 허리를 굽히고 치마를 훌러덩 까집으며 허옇게 드러난 엉덩이를 녀석 앞
으로 밀었다.
그는 손으로 그걸 잡고 그 엉덩이 골에다 제 걸 끼웠다.
"더..! 더..! 깊이.!. 깊이!!" 하는 여자의 음성이 내게까지 들렸다.
퍽퍽거리는 소리가 계곡을 울려도 그녀는 더욱 채근하고 있었다.

"안에다 싸면 안돼! 안돼??"

다급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곧바로 그녀의 엉덩이에서 물건을 꺼낸 그가 그녀의 등에다 희멀건 액체 덩이를 쏟아
놓았다.
여자는 그 자세로 한동안 엎드려 있었고 그는 바위에 등을 대고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의 물건은 아직도 끄떡거리며 조금씩 각도를 아래로 낮춰져 가는 모습이 망원경 안
에 잡혀 있었다.

여자는 치마 속을 뒤져 휴지를 그에게 밀었다.
그는 그걸 받아 쥐고 그녀의 등을 닦아냈다.
이윽고 일어선 그녀는 그를 끌고 물 있는 데로 가더니 손안에 물을 떠서 그의 물건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그걸 한참이나 물고 있었다.

저렇게 여자의 입에 물리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저 여자가 그와 어떤 관계인지는 몰라도 그가 부러웠다.
여자가 치마 속을 뒤져 돈을 그 녀석에게 건네는 모습을 보며 나는 그 자리에서 황급
히 빠져 나왔다.

나는 그 도시로 간 뒤 충격적인 장면을 연일 보고 있었다.
그 후 나는 그곳을 자주 찾아갔지만 다시는 그런 광경을 볼 수가 없었다.

나는 벌써 어둑어둑해지는 산을 내려오며 그들의 관계가 어찌 될까 몹시 궁금했다.
선생님과 학생? 내가 학생이니까...
이웃집 아줌마? 또는 세든 집의 주인 아줌마..?
길거리에서 만난 사이..?
아니면 서로 모르는 사이일까?

그러다가 근친 쪽으로도 생각하게도 되었다.

누나일까?
이모일까?
고모 또는 숙모쯤일까?
엄마라기엔 나이 차가 맞지 않았다.

그러나 역시 근친 쪽은 아닌 듯 했다.
집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 아니던가...

그 사건은 내게 누나를 다시 보게끔 한 계기가 되고 말았다.
어젯밤 정도의 사건이 발생한다면 누나와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맘만 먹으면...


<계속>


-9-


밤에 들어온 누나가 평소처럼 옷을 갈아입으며 서랍을 열었다.
나는 그때에야 아차 했다.
훔쳐 입은 누나의 팬티를 미쳐 못 넣어둔 사실이 생각났기 때문였다.
누나는 뭐가 이상한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
후둑후둑 물소리를 내며 샤워를 하던 누나가 이렇게 물었다.

"아직 시험 안 끝난 거 있어?"
"끝났지. 어제 다 끝났잖아..."
"아직 성적은 안 나왔겠지?"
"아마 방학 날이나 나눠 줄 거 같애...!"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들어온 누나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불쑥 말을 내 뱉었다.

"얌마! 내 팬티 내놔!!"

나는 고개를 흔들며 모른다는 흉내를 냈다.

"이 누나를 속이려고..? 존 말할 때 벗어!!"

그 말에 나는 아연했다.
날 훤히 꿰뚫고 있는 누나에게 손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알았을까?

방안을 휘 둘러보다 쌓아 놓은 이불 위에 아무렇게나 걸쳐진 내 팬티를 발견했다.
저걸 보고 알았구나.... 애고, 이 멍충이....!!
나는 누나에게 한번만 봐달라고 사정을 했다.

"누나, 다른 걸로 입어! 많잖아, 이거 말고도... 누나 팬티가 너무 편해서 그래...!"
"그런 소리 마! 남자들은 까끌까끌한 삼배 속옷을 일부로 입는 거야! 왠지 알아? 그걸
 단련시키기 위해서래... 뭘 알고 해야지... 빨리 벗어! 어섯!!"

반은 명령조로 반은 장난기로 내 추리닝을 끌어내리려 했다.
나는 결국 돌아서서 옷을 벗고 누나의 팬티를 벗어 주었다.
누나는 이불 위의 내 팬티를 건네주며 내 엉덩이를 찰싹! 소리가 날 정도로 후려졌다.

"에게게! 벌써 버렸잖아... 넌 오줌 싸고 털지도 않니?"

누나는 팬티를 까집어 보이며 핀잔을 줬다.
그건 오줌이 아니었다.
산에서 그 광경을 훔쳐보며 저절로 질질 흐른 그거임이 확실했다.

"그러니까 다른 걸 입으라고 했잖아!!"
"뭐 어때? 내 동생인데...!!"

누나는 내 미간을 찡그리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걸 치마 밑으로 넣어 끌어올리고 있었
다.
누나처럼 깔끔한 여자가 저럴 수도 있는지 의아해하며 또 다른 누나의 모습을 확인하
고 있었다.
겪을수록 점점 알 수 없는 여자라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었으며 여자는 아홉 개의
꼬리를 단 여우라는 말이 맞는가보다는 생각도 들었다.

누나의 그런 엉뚱한 이면을 확인할 때마다 누나와 난 특별한 관계가 될 수 있다는 예
감을 갖게 된 게 사실이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늘어가고 있었다.

방학을 하루 앞둔 밤,
그날은 누나가 야간근무에 들어가던 날이었다.
누나는 몸이 안 좋다며 일찍 오게 될 지도 모르겠다며 근무 길에 나섰다.
나는 내일이면 나올 성적표에 기대 반, 두려움 반의 심정으로 잠을 못 이루고 있었다.

방학을 하면 적어도 일 주일은 누나와 떨어져 있어야 되는 것이 또한 과제였다.
떠나온 이래 서너 번 가 보긴 했지만 반갑게 맞아주는 고향 가족들의 따스함보다는 갖
가지 기대를 안기는 모습이 나에게 부담감만 짊어지고 떠나오게 하는 길이곤 했다.
이번엔 다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누나와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건 여간 서운한 게 아니었다.

그런 잡념들로 뒤척이고 있는 데 밖에서 자물통에 열쇠를 끼우는 소리가 들렸다.
누나의 말대로 그냥 돌아오는 모양이었다.
방문이 열리고 방안에 불이 켜지는 걸 느끼며 나는 잠든 채하고 있었다.
누나는 옷을 갈아입고 부엌으로 나가더니 조심스럽게 물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로 보아 샤워를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다시 방안에 들어온 누나는 맨 밑 서랍에서 뭔가 꺼내는 거 같았다.
그 서랍은 열쇠로 채워져 있어서 나도 그 내용물을 확인해 보지 못했다.
나는 잠든 척 하고선 한쪽 눈까풀을 반쯤 들어 뭘 하는지 살폈다.

누나는 손에 든 흰 천을 들고서 거울 앞에 서서 치마를 걷어올린 후 그 천을 가랑이
사이에 끼우고 있었다.
당시엔 그것이 무언지 몰랐다.
팬티대신 속을 가리는 것도 아닌 기이한 행위였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로는 그 흰 천은 생리대였다.
그때는 요즘처럼 일회용 생리대가 없었고, 간단하게 부착식도 아니었다.
단지 어린아이의 면 기저귀와 같은 걸로 가랑이 사이에 차야 했던 것 같다.

나는 정말 궁금했다.
그렇게 끼우고선 빤간 팬티를 꺼내 입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옆자리에 눕는 걸 보고 잠든 척 꼼짝하지 못하는 있는 데 누나는 어디가 아픈
지 얕은 신음소리를 가끔씩 내 뱉으며 이리뒤척 저리뒤척 잠을 들지 못해 끙끙대고 있
었다.

도저히 안 되겠던지 일어난 누나는 부엌으로 나가 물소리도 들리고 이곳 저곳 부시럭
거리는 내더니 이윽고 들어오는 누나의 손에는 뭔가가 들려 있었다.
방안에 불은 꺼져 있었지만 창으로 들어오는 달빛에 뭘 하는 지 충분히 볼 수 있었다.
누나는 저쪽 창문 아래 바닥에다 크다란 수건을 깔았다.

그리고 치마를 벗는 것이었다.
방금 끼우던 흰 천이나 팬티는 없었다.
아마도 부엌에 벗어둔 모양이었다.

누나는 창문 벽에다 등을 기대고 앉았다.
그리고 다리를 벌렸다.
바로 창문 아래라 그림자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다.
이때는 그 망원경이 있어야...? 내 생각이었다.

누나는 그렇게 다리를 벌리고 부엌에서 들고 들어온 그걸 가랑이 사이에다 집어넣고
있었다.
그러면서 한 손으로 가슴을 주물렀다.
무슨 짓을 하는 걸까?
그건 여자들의 자위 모습이었다.

그걸 눈앞에서 적나라하게 보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그걸 즐기듯이 누나는 저렇게 즐기는구나.. 나도 그 정도의 생각은 미치고 있었
다.
누나의 손이 빨라질수록 숨소리도 거칠어졌다.
그 소리는 곧바로 나의 하복부에도 반응이 나타났다.

누나는 숨이 목까지 차 오르는지 제대로 숨도 못 쉬는 모습 같았다.
얼마나 긴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누나의 손은 멈추고 어깨를 축 내린 그 자세로 가만히 있었다.
누나의 가랑이 사이에 끼인 것이 시커멓게 보였다.

무얼까? 저게...?

그러고 있던 누나가 힘없이 일어섰다.
가랑이에서 빼낸 그걸 깔린 수건으로 말아 쥐곤 부엌으로 나갔다.
부엌에 불이 켜졌다.

이젠 무얼 할까?

나는 도저히 궁금하여 견딜 수 없었다.
나의 몸은 이불 속에서 빠져나가 엉금엉금 기어 문 앞으로 가고 있었다.
쬐끔 열려 있는 틈으로 누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누나는 대야를 걸터앉아선 가랑이 사이를 씻고 있었다.

누나의 그 부분을 그렇게 자세하게 보기는 처음이었다.
활짝 벌려진 속이 적나라하게 보였으니까.
누나는 그곳 입구는 물론 속에까지 손가락을 집어넣어 씻어내고 있었다.
이윽고 대야에서 일어섰을 때 대야의 물엔 피 빛이 돌았다.
그때도 그 이유를 몰랐다.

누나는 그 대야에다 뭔가를 담그더니 그걸 씻고 있었다.
그건 가지였다.
내 팔뚝보다는 작고 내 물건보다는 커 보였다.
저걸로 그 짓을 한 건가?

그것임이 분명했다. 그 끝에서도 피 빛이 묻어 나왔다.
누나의 그곳이 터진 모양이구나.
저만한 것이 들어갔으니 당연히 찢어졌겠지...
당시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저걸 왜 씻을까?
내일 아침에 저게 반찬이 되어 올라오는 건 아닐까?
아마 그럴 거야!
정말 이상한 여자야...!

그러나 내 추측은 빗나갔다.
씻겨진 그건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누나가 대야에 다시 물을 받아 엉덩이 밑에 받쳤던 수건을 물에 담그는 모습을 보고
나는 서둘러 잠자리로 돌아와 누나가 어떤 모습으로 들어올지를 기다렸다.

제법 한참이나 시간이 지난 뒤 부엌의 불은 꺼졌다.
내가 그때 그 피 빛이 여자의 생리 현상이며, 생리 중에 여자들이 더욱 성욕을 느낀다
는 사실을 미리 알았던들 그렇게 충격적으로 누나의 모습을 지켜보지 않았을 것이다.
누나가 들어와 자리에 눕고 새근새근 잠이 든 소리를 듣고서야 나도 잠이 들었다.

그 이후 나는 반찬으로 올라온 가지를 먹을 수 없었다.
누나의 행위 때문이 아니라 피 빛 어린 그 모습 때문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가지 반찬만을 찾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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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나는 자랑스런 성적표를 들고서 고향으로 향했다.
나는 비록 반에서 1등 자리는 놓쳤어도 생전 처음 2등이란 영광의 트로피를 들고 간
셈이었다.
집에선 난리가 났다.
그 잘나가던 셋째누나가 반에서 5등으로 떨어진 성적표가 그 영광을 더 빛나게 했다.

평소 말이 없으시던 아버지마저 그 소식을 동네에다 소문내고 다닐 정도였다.
어머니는 우리 집엔 키우지 않던 닭 한 마리를 사와선 솥에다 고고 있었다.
둘째누나는 그나마 대견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지만 셋째 누나는 "너 컨닝 했구
나! 너가 어찌 이곳 촌도 아니고 그 도시까지 가서 2등을 할 수 있느냐?"며 김을 팍팍
 뺐다.

그리고 그 말을 아버지 엄마 앞에서도 하는 거였다.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그 말에 혹시 그럴지도 모른다는 둘째누나와 엄마의 표정이 나를 더욱 못 견디게 했다
.
나는 셋째누나의 머리채를 잡고 뒹굴었다.

뜯어말리는 가족들 앞에 나는 울면서 큰누나에게 물어 보라며 악을 썼다.
나의 영광의 모습은 그렇게 허망하게 구겨진 모습이 된 뒤 사흘을 못 버티고 고향을
등지게 한 계기가 되고 말았다.
둘째누나를 제외한 가족들의 만류에도 도시에선 방학 중에도 수업이 있다는 거짓말을
남기고 가족들을 등졌다.

아직 야근이라 낮잠을 자고 있던 큰누나 앞에 내가 불쑥 나타나자 누나의 표정이 휘둥
그레졌다.
나는 고향에서 있었던 일을 받침 하나 안 빼고 낱낱이 고해 바쳤다.
내 생각대로 누나는 "이런 못된 년!!" 하며 당장 뛰어나갔다.
아마도 공중전화로 고향으로 전화를 걸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우린 그 자취방에도 고향집에도 전화가 없었다.
고향에선 단 한 대뿐인 이장댁 전화를 통하여 스피커를 통하여 알리면 아버지는 큰일
이라도 난 양 뛰어가 누나와 통화를 할 게 뻔했다.
그러자면 돈도 숱하게 나올 것이 뻔하지만 내가 개의할 일이 아니었다.

한참 후에야 헐레벌떡 뛰어오는 누나의 발소리가 들리자 나는 울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러고 있어야 할 거 같아서였다.
예상대로 누나는 누나가 혼찌검을 내주라 했으니 그만 울라고 나를 품고 달랬다.
내 눈물이 누나의 가슴으로 파고드는 게 느껴졌다.

그 즐겁지 못한 헤프닝은 그래서 일단락이 되었다.
나는 물론 2학기 시험도 그 정도의 성적을 내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안지 않을 수 없었
다.
그건 오기로 공부를 하게 만드는 긍정적 작용을 한 것도 사실이다.
다행히 학기말 시험에서도 2등이라는 자리를 지킴으로서 셋째누나의 콧대는 바다 밑까
지 꺾여 내리게 만들었다.

셋째누나가 그렇게도 고집해오던 고등학교로의 진학은 좌절로 끝났다.
우리들 몰래가서 시험을 본 거마저 낙방하고 만 것이었다.
이제 집안에서 나를 깐죽거릴 자는 아무도 없었다.
셋째누나마저 별 수 없이 공장에 다니게 되자 집안에서 나만 빼고 모두가 돈을 버는
사람들이 되었다.

당시 시골에선 아들은 장기 투자를 필요로 했고, 딸은 단기 투자로 고소득을 올리는
괜찮은 품목인 셈이었다.
물론 그 돈들은 시집을 갈 때 고스란히 고여 내어야 하긴 했지만...

나는 어느새 중3이 되어 있었다.
몸도 대나무 크듯 쑥쑥 자라 이미 큰누나의 키보다 커져 있었다.
그래서인지 누나가 나를 예전처럼 껴안는 행위는 극히 줄어들었고, 대신 내가 아양을
떨며 불쑥 껴안아야 겨우 내 어리광을 받아줄 정도였다.

나는 이미 누나의 비밀을 소상히 알 정도로 누나에게 익숙해져 있었고, 그 사실을 눈
치 챈 누나가 나를 멀리 하게 된 원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누나의 비밀을 속속들이 알게 된 건 순전히 누나의 잠긴 서랍에서 비밀 일기를
 발견함으로서였다.

누나가 객지생활을 시작하여 내가 오기 전까지의 기록이 모두 실려 있었는데...


<계속>

 


-10-


누나는 아주 어린 나이인 객지생활 첫해인 14살에 직장의 상사에게 성폭행 당한 걸로
나와 있었다.
당시의 누나의 심정이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는 구절이 거의 일년이나 계속되고 있었
는데 죽고싶다는 말이 구석구석 박혀 있었다.
그것도 성폭행한 상사가 심심하면 불러내어 계속하여 성행위를 요구하고 있었다.

그 일은 누나가 임신하여 그를 따라가 중절 수술을 받기 전까지 계속 되었다.
그는 유부남이라 적혀 있었다.
아마도 당시 누나만한 딸도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내가 와서 알게 된 이 대리는 누나의 네 번째 남자였다.
그는 누나가 진실로 사랑하게 된 사실상 첫 연인인 셈이었다.
누나는 그를 내가 오기 전 6개월 전쯤 알게 되어 정말로 사랑했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내가 오기 얼마 전 누나의 비밀이 누설되고 그를 전해듣게 되면서 그도 거쳐간
 다른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누나를 노리개로만 취급하게 되었던 모양이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남자에 대해선 자세한 내용이 안 남아 있어서 나도 잘 모른다.

결국 누나가 유일하게 사랑하게 된 이 대리란 그 친구도 필연의 절교를 선택한 모양이
었다.
그때는 내가 나타난 이후의 일로 누나는 내가 나타나자 일기 쓰는 일을 중단했으므로
누나의 심정을 자세히는 알 바 없다.
어쨌든 누나는 어린 나이에 홀홀 단신으로 객지에 나와 온갖 풍상을 다 겪으며 한참
꿈으로 부풀어야 할 나이를 눈물로 지새운 게 확실했다.

누나의 그 쓰라리고 처절한 고통을 밟고 우리 가족들은 살아온 것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누나에게 투정 부리는 일이 거의 없었고 고분고분 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누나가 나를 의심하게된 이유였는지도 모른다.
예전처럼 내 앞에서 훌훌 벗는 일은 다신 일어나지 않았고 속을 드러내는 일도 없었다
.
둘 사이가 냉랭해졌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지 몰라도 거의 상식적인 남매 관계의 선
을 벗어나지 않았다.

누나 나이 벌써 24,
당시의 풍습으로는 그 나이를 지나면 노처녀에 속하는 지라 고향에선 선을 보라는 독
촉이 이어졌지만 그때마다 누나는 나를 핑계 삼았다.

누나는 이미 시집간다는 걸 포기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릴 적부터 여러 남자들에게 당한 상처가 그렇게 만들고 말았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누나에게 왔을 때 나를 아들 삼아 키우며 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그 심정을 미리 읽었던들 또 다른 상황이 벌어졌을 지도 모를 일이다.

나의 학교 생활을 이야기하자면 나는 1학년 때뿐만 아니라 2, 3학년 때에도 우등생이
되어 지냈다.
중학교 첫 시험에서의 누나의 얄궂은 처방은 1학년 2학기 때에는 하지 않았다.
그때가 마침 누나가 이 대리와 갈등을 빚으며 몹시 방황하던 시기여서 나로선 말도 못
 끝내고 시험을 치렀다.
시험마저 잘 치르자 그게 얼마나 허무맹랑한 짓이었는가만 느끼고 있었다.

학년 내내 우등생이다 보니 일부러 친구를 사귀려 노력할 필요는 없었다.
저절로 친구가 몰려들었고, 나쁜 친구들은 근접하길 꺼려하여 자연 그런 방향에는 눈
을 소모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3학년에 들어서서 반장이란 직책을 맡게 되어 옆으로 새어 들어오는 소리도 들
어야 할 처지가 되었다.

주된 관심사는 이성에 대한 이야기로 꾀나 논다는 친구 하나가 내게 와서 "우리 반장
아자씨! 아직 동정이라면 내가 멋지게 동정 처리하는 델 데려가 주겠다!"란 제의를 했
다.
나는 그 뜻을 정확히 몰랐지만 아마도 나쁜 거 같아 "그 우정은 곱게 받겠네!'하며 정
중히 거절했다.
그 친구도 알았다고 빙긋 웃으며 사라지길래 별 말 아니라고 느꼈다.

그러나 난 '동정'이란 그 말뜻을 정말 몰랐다.
아직도 순진했던 것이다.
또 어떤 친구는 1학년 때와 비슷한 음화를 가져와 보라기에 슬쩍 보는 척하고 돌려주
었다.
보기 싫어서가 아니라 반장이라는 직책의 위엄 때문이었다.
물론 예의 그 망원경을 통하여 생생한 장면들을 본 탓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누나가 털실로 옷을 짜고 있는 옆에서 바닥에 엎드려 책을 읽고 있는데 그 '동정'이란
 말이 나왔다.

"누나!"
"왜?"
"동정이 무어야?"
"어디 나오니?"
"여기..!"

내가 읽던 책을 보여주자 그걸 읽으며 누나는 빙그레 웃고만 있었다.

"그게 뭔데?"
"좀 더 크면 알게 될 걸...!"

그러자 나는 더욱 궁금해졌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며(당시 나의 응석 떨든 방법) 재차 물었다.

"그럼 너! 포경이란 말도 모르겠네?"

한번 들어본 말인 듯도 했다.
나는 그걸 찾아내려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었다.
누나는 힌트를 준다면서 '고래'란 말을 했다.
그제야 생각났다.

"고래잡이!"
"그래 맞아! 그런데 그게 뭔대?"
"바다에서 고래 잡는 거지 뭐!"

너무나도 당당하게 말했지만 누나는 배꼽을 잡고 깔깔 웃었다.

"너 내 동생 맞아?"
".....?"
"그래도 네가 우등생이라니 신기하다, 야?"

비꼼이었다.
좀처럼 가르쳐주려 하지 않았다.
내가 누나의 뜨개실 뭉치를 뺏어들고 누나를 뒤에서 불끈 안아 꼼짝 못하게 해서야 겨
우 입을 열었다.

"'포경'이란 말이야 한자로 고래 잡는 포경 그거와 같아서 흔히 그렇게 부르는데 네가
 말하는 그 포경은 남자의 그것이 껍질을 벗지 못하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 거야. 너도
 포경이지? 깔깔깔...."
"아냐! 누나가 본 게 언젠데..?"
"그때 보니 싹이 노랗던데 뭘. 호호호.. 까르르...."

나는 창피하여 누나에게서 떨어졌다.
정말 나는 아직 반쯤 덮인 상태였다.

"그리고...?"
"동정?"
"응...?"
"처녀의 뜻은 알지?"
"처녀는 시집 안 간 여자를 말하잖아...?"
"너, 정말 이 누나의 동생 맞는지 의심스럽다. 하긴 내가 성교육을 제대로 못 시켰으
니.. 쯧쯧.."
"빨리 말해 쥐!"
"물론 그렇게 부르지. 하지만 엄밀한 의미로 말하면 남자 경험이 전혀 없는 여자를 그
렇게 말한단다. 알간? 얼뜨기 병정아!"

누나는 오랜만에 내게 '병정'이란 애칭을 불렀다.
물론 그때 쓰던 '장난감'이나 귀여운'라는 수식어가 '얼뜨기'란 걸로 바뀌었지만...
누나의 기분이 어느 정도 좋다는 증거로 믿었다.
그간 어떤 때는 살벌하기까지 할 때도 있었으니까.

"뭐야! 그건 '숫처녀'란 말이잖아?"
"숫처녀란 말을 아는 놈이 동정을 몰라? 남자의 그걸 동정이라 하잖아! 이 맹추 같은
병정놈앗!!"

누나의 손이 나의 허벅지를 내리쳤다.
물론 아플 정도는 아니었지만 일어나 있었다면 엉덩이를 두들겼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누나의 손이 엉덩이에 와 본적도 오래 전의 일인 듯 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이상한 제의를 했다.

"왜? 이 누나가 네 동정을 떼 줄까?"

처음 나는 그 친구놈과 똑 같은 제안을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 친구놈처럼 "몸 파는 여자에게 데려가 줄까?"로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곧 누나가 직접 떼 주겠다는 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얼굴이 붉어왔다.
그걸 눈치 챈 누나는 더욱 노골적으로 놀려오는 것이었다.

"왜 아깝니?"

그 말에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그러나 후자의 뜻은 아니리라는 확신으로..

"아깝긴...!"
"너 동정 맞기나 한 거니?"
"무슨 소리야?"
"2학년 때는 친구 만난다고 잘도 늦게 들어오더니...?"
"남자들 그건 뭘로 증명하는데..?"
"표정으로 알지... 암 알고 말고 깔깔깔..."

누나의 눈이 뜨개질에 가 있으면서도 그저 웃음이 터지는 모양이었다.

"그거 떼려 함부로 아무 데나 갔다간 혼쭐난다! 그런 여자들에겐 얼마나 무서운 병이
많은 줄 아니? 잘못하면 평생 고생하든지 죽을 수도 있단다!"

그런 이야기는 학교 수업시간에 선생님한테도 들은 것 같았다.
매독이니 임질이니...등등(당시엔 에이즈란 병은 모를 때였다)
누나는 뜨개질을 잠시 멈추고 정색을 하며 말했다.

"너는 나의 가장 아끼는 동생이니까 말하는 데.. 네가 정말 그걸 떼고 싶고 여자 경험
을 간절히 원한다면 이 누나에게 말해! 그런 것일수록 솔직해야 하는 거야! 누나 좋다
는 게 뭐니? 그런 청 하나 못 들어주겠니. 누나 주위엔 깨끗하고 참한 여자가 많으니
까 네 청이라면 기꺼이... 알겠지?"

워낙 정색을 하고 그것도 진심으로 말하는 거 같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 말이 있은 후 둘 사이엔 말을 잃어 버렸다.
나는 윗도리를 들며 잠시 바람 쇠고 오겠다며 나갔다.
그때까지도 나는 집에서 걸치는 윗도리 안주머니에 항상 망원경을 넣어 다니며 훔쳐보
기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좀처럼 볼만한 거리가 나타나지 않아 허탕만 치고 다녔다.
그날도 그런 기분이었다.
밤이 깊어 아래 야경은 조용했다.
하늘은 곧 비라도 뿌리려는 지 잔뜩 찌푸려 어제까지 휘영청 밝던 달빛은 보이지 않았
다.

옥상 난간을 빙 한바퀴 돌며 구경거리를 살폈다.
그러나 물탱크 주위에만 가면 간이 콩닥콩닥 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혹시나 하고.. 그런데 늘 닫혀 있던 창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이사를 갔는지 침대가 보이지 않고 우리 방의 옷장과 비슷한 옷장
 하나에 그 위에 조그마한 손거울이 놓여 있었다.

조금 있자 누나 나이 정도의 아가씨가 나타나더니 창문을 반쯤 닫는 것이었다.
저번에 그들의 모습을 볼 때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침대가 있었으면 더 잘 보일 텐데.
.
아까씨는 선풍기 앞에서 머리를 털고 있었다.
아마도 샤워를 했든지 머리를 감은 모양이었다.
모처럼 볼거리를 찾긴 찾았는데...

그 이후 아가씨가 창 밑에 앉아 버렸는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기다려도 기척이 없어 오늘도 허탕이구나 하고 망원경을 접으려는 순간이었다.
그 창 아래로 그림자 하나가 나타나더니 톡톡! 창을 두드리는 거였다.
아가씨의 얼굴이 나타나고 뭔 신호를 하더니 그림자는 뒤쪽으로 갔다.
아마 그 뒤쪽에 출입문이 있는 모양이었다.

드디어 그 그림자가 방안에 얼굴을 드러냈다.
우리들처럼 두 남매가 자취하는 걸까?
그런데 망원경 속에 비친 그 얼굴은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골목을 지나다니면서 벌써 오래 전부터 봐온 나와 비슷한 또래의 아마도 그 건물 주인
의 아들이리라 여겨진다.

그러면 아가씨는 누굴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그 집에 세 들어 사는 아가씨..
아마도 99% 그거일 것이다.
둘이 별 관계없이 그 놈이 사라진다면 다른 추측이 가능하지만 나의 기대대로 일이라
도 벌어진다면 내 추측이 거의 확실하리라...


<계속>

 


-11-

나의 손은 그들 모습을 가장 또렷이 볼 수 있도록 렌즈를 돌리며 맞췄다.
그런데 다시 나타난 녀석은 이미 상의를 벗고 있었다.
그리고 빌어먹을 놈이 커튼을 치는 거였다.
커튼의 천에 필터링이 되어 조금 흐릿했지만 움직임 정도는 볼 수 있었다.

그 미친 자슥이 방안에 불까지 꺼버렸다.
생긴 것도 얄궂게 생겨먹었더니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녀석이었다.
그런데 스탠드가 켜졌다.
그 바람에 전체적으로 빛은 줄었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는 내겐 더욱 또렷이 보이는 거
였다.
녀석, 진작 그럴 것이지...

이불 위에 이미 팬티 하나만 걸친 여자가 누워 있고 녀석이 서둘러 아랫도리를 벗었다
.
녀석이 여자 위로 올라가려 하자 손으로 저지하면서 가슴을 빨아달라는 거 같았다.
녀석은 그녀의 가슴을 빨면서 여자의 팬티를 벗겨 내렸다.
여자의 손이 그의 머리를 잡고 점점 밀어 내리자 그의 얼굴은 금방 그녀의 사타구니에
 처박혔다.

여자는 또 그의 다리를 당겨 올리며 그의 사타구니를 핥는 모양이었다.
얼마 동안 그러다가 여자는 녀석을 발랑 눕히고 그 위를 타고 올랐다.
현란한 몸의 움직임이 보였으나 표정까지는 볼 수 없었다.
그런 상태로 끝이 났다.

여태 내가 봐온 것 중에 제일 짧은 필름 같았다.
하긴 내 나이 또래 놈이 무슨...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여자가 수건으로 그놈의 걸 닦아주고 입과 손으로 주무르니 다시 일어 난 건지 그 위
를 또 여자가 올라가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몸을 바꾸며 녀석이 위로 올라가 엉덩이를 출렁거렸다.
제법 길게 갔다.
그러다 그 위에서 퍽 쓰러졌다.
여자는 밑에서 그런 녀석의 등과 엉덩이를 끔찍이도 쓸어 주었다.
녀석, 복도 많아....!

나는 무슨 꼴인가?
남의 것이나 구경하며 딸딸이나 치다니....!
정말 누나에게 솔직히 고백하고 정중히 상대를 데려다 달라고 청해야 할까 하는 생각
도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누나한테 그런 말을 어떻게 하나.....

녀석은 또 하고 있었다.
이번엔 여자를 뒤로 엎어놓고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다.
와! 굉장한 녀석이네.. 그렇게 안 봤는데...!

그때 우리 집 마당에 그림자가 보였다.
누나였다.
아마도 나를 찾으러 나온 모양이었다.
나는 망원경을 접어 안 호주머니에 넣고 엎드려 기다시피 하면서 옥상을 내려왔다.

방으로 돌아온 나는 누나가 어디 갔느냐고 물으면 뭐라 할까를 생각하며 기다렸다.
그러나 누나는 좀체 돌아오지 않았다.
시계는 벌써 자정을 넘어서고 있었다.
누나는 내일 아침 근무여서 다섯 시에는 집에서 나가야 한다.
혹시 강도나 깡패는 만나지 않았나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나는 뛰어 나갔다.
저 아래 골목까지 내려가 봤으나 누나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촌에서처럼 고함을 지르고 다닐 수는 없었다.
다시 뛰어 올라와 방을 봤지만 없었다.

어딜 간 걸까?
다시 밖으로 나왔을 때 비가 내리고 있었다.
소낙비였다.
나는 비를 맞으며 여기저기를 기웃대며 가볼 만한 곳은 다 돌아 다녔다.
그런데 나는 전혀 가본 적이 없는 골목에서 한 그림자가 흐느적거리며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누나가 맞았다.

"누나 어디 갔다 오는 거야?"
"너야말로... 난 널 잃어버린 줄 알았어?"
"나야말로 누나를 잃은 줄 알았다니까!"

누나의 몸은 흠뻑 젖어 있었다.
소낙비는 점점 굵어지고 바람마저 불자 누나는 오돌오돌 떨고 있었다.
그렇다고 다리에 힘이 다 빠진 듯이 보이는 누나를 데리고 뛰어 갈 수도 없었다.
나는 이미 다 젖었지만 윗도리를 벗어 누나에게 덮어주며 옆구리를 부축하여 걸었다.

그런데 누나는 한 쪽 발을 절고 있었다.
그거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저 앞에 걸어가는 모습이 나인 줄 알고 뛰어가다가 발을
삐었다고 했다.
결국 그는 남이었고 발만 삔 꼴이 되었다고 했다.
생각보다 많이 아픈 것 같았다.

나는 누나 앞에 등을 굽혔다.
누나도 어지간했으면 그냥 걸을 텐데 많이 아팠나 보았다.
짤막하게 미안하다며 등에 업혔다.
생각보다 누나는 가벼웠다.

금새 쏟아진 소나기임에도 경사진 골목은 수로가 되어 물이 철철 떠밀려 내려오고 있
었다.
비를 맞아 미끄러워진 누나의 몸이 자꾸 미끌려 내려가서 나는 몇 번이나 고쳐 업어야
 했다.
그때마다 나의 손은 누나의 엉덩이 깊숙이 집어넣는 꼴이 되었다.
누나는 누나대로 안 미끄러지려 내 목을 양 팔로 꼭 조이고 있었다.

얇은 옷차림의 누나의 몸이 나에게 밀착된 부위가 고스란히 전해져 왔지만 그걸 생각
할 겨를이 없었다.
겨우 집까지 무사히 업고 온 누나를 방안에 들이고 우선 옷부터 갈아입으라고 옷걸이
에 걸린 옷들을 뒤지며 어떤 옷을 입을 거냐고 물었다.
누나는 아무 거나 달라고 할만큼 지쳐 있었다.

내가 옷을 들고 지켜보는 가운데 누나는 거리낌없이 모든 젖은 것들을 벗어 부엌으로
내던졌다.
달랑 팬티만 남았을 때 나는 고개를 돌려주었다.
그런데 수건을 달라고 했다.
나는 부엌에 걸린 수건을 걷어 누나에게 내밀자 누나는 어색하게 엉덩이를 들며 그 밑
에 흐른 물기를 닦았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누나의 나신이었다.
고개만 내리면 누나의 까만 삼각주까지 모두 보이련만 나는 고개를 누나의 표정에다
고정시키고 기다렸다.
누나의 표정은 마치 병자처럼 몹시 지쳐있고 발목의 통증을 느끼는지 미간을 찌푸리기
도 했다.

누나가 내민 수건을 들고 누나의 등뒤에 섰다.
누나는 팬티를 껴입는 것조차 힘겨워 보여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눈앞에 드러낸 누나의 등은 그때보다도 많이 여위어 있어서 보기가 딱했다.
아마도 마지막 남자 이 대리를 잊는 게 그토록 힘들었던 것 같았다.

누나가 브라우스를 걸치는 모습을 보며 나는 부엌으로 나가 아무렇게나 던져진 누나의
 옷가지를 주워 대야에다 담고 나도 젖은 옷을 모두 벗었다.
그때에야 팬티라도 들고나올 걸 하고 생각했지만 누나더러 내 달랄 수는 더욱 없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합리화를 시킨 명분이 이미 누나도 다 보여 줬는데 난들 어떠랴.. 또
 하나의 명분은 맨몸으로 들어가야 나에게 알몸을 보인 누나가 덜 무안할 거라는 이유
를 정리했다.
그래서 용감하게 들어섰는데 내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누나가 한 마디 던지는 거
였다.

"얘 너 정말 포경 맞구나!"

그러나 웃을 힘이 없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피식 웃었다.
나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비를 맞아선 지 오늘따라 잔뜩 가죽을 덮어쓰고 쭈그러져 있었다.
창피했다. 보여서가 아니라 너무 작은 모습을 보여서였다.

"원래 내 모습은 이게 아니야!" 하고 당당히 세워 보이고 싶었다.
하긴 나의 진짜 선 모습은 한번도 보지 못했을 거다.
전에 팬티를 갈아 입히면서도 그놈은 지금처럼 쭈그러져 있었을 게 뻔했다.

나는 잠자리에 누운 누나의 다리를 살폈다.
복숭아뼈에 조그만 상처가 나 있긴 했으나 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난들 뭘 알겠냐마는 작년에 누나의 권유로 잠깐 다닌 태권도에선 삔 다리는 하룻밤 자
 보면 안다고 했다.
삐었다면 부어 있을 것이다.

나는 누나에게 너무 걱정 안 해도 되겠다고 위로한 뒤 자리에 누웠다.
누나는 한 동안 아무 말이 없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래 삔 게 아닐 거야! 잠깐 현기증이 돌아 쓰러졌어. 그리고 너를 보자 순간 온몸에
 힘이 빠지는 게 사람이 죽는 게 이런 거로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 앞으로도 내가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네가 대학 나와 그럴 듯한 직장도 얻고 장가가는 것도
 봐야 할텐데..."

누나는 정말 나약한 말을 하고 있었다.
이제 어지간히 지친 모양이었다.
내 누나를 누가 이렇게 만들었단 말인가?
그놈들이야... 사람 탈만 쓴 그 짐승들이야...!
나는 누나의 손을 포개어 쥐고 이를 악물었다.

어떤 방법으로든 복수하고 말 거야...!

"누나 그런 나약한 소리하지마! 누나는 옛날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우리 집안의 기둥이
야! 누나가 쓰러지면 우리 집안이 쓰러지는 거야! 나 잘 할게! 누나의 얼굴에 웃음꽃
이 늘 피어 있도록 좋은 일만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게! 나 그런 자신 있어, 있다고!
! 그거 못 믿어, 누나?"
"믿지! 넌 나의 영원한 병정이니까...!"
"그래, 누나는 나의 영원한 천사야!!"

나는 나름대로 "누나는 지금 따뜻한 위안이 필요 한 거야! 누나는 지금 나더러 포근히
 안아주기를 원하고 있어! 옛날에는 내 품이 작아서 못 안았지만 이제 이 만큼 커졌으
니 충분히 않을 수 있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누나의 머리 밑으로 팔을 밀어 넣자 내 생각대로 누나는 순순히 안겨 왔다.

누나는 내 품에 안긴 채 철없는 소녀처럼 내 턱에 난 수염을 어루만졌다.
그러다 그 손을 가슴으로 내려가는 했더니 곧바로 등으로 가서 아래위를 쓸고 다녔다.
누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떠나간 그 남자들을 차례대로 떠올리고 있을까?
아니면 고향에 계신 아버지, 엄마나 누이들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때 불쑥 가슴을 툭 치더니 이렇게 말하는 거였다.

"이번 방학 때 나와 병원에 가자!"

나는 순간적으로 누나가 무슨 병이라도 있는 게 아닌가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생각은 빗나갔다.

"그래서 수술 받자! 10분이면 끝나고 일주일만 고생하면 된대!"
"무슨 병인데..?"
"너의 포경 수술 말이야. 우리 집안에서 누가 널 데려가 주겠니 이 누나 말고..!"

그 말이었구나.

"안 해! 안 할 거야!"
"너 그렇게 두면 그 속에서 병균이 생겨 너도 고생이고, 나중 생길 올케도 고생할 거
야...?"
"한번 보여 줄까? 난 포경이 아니라고....??"

나는 이불 속에서 일부러 그걸 키웠다.

"자 봐! 만져 보라고??"

누나의 손을 끌어다 바지 속으로 쑥 집어넣어 손아귀에다 쥐어 주었다.
누나는 꼭 쥐지는 않고 손가락으로 끝을 훑어보며 말했다.

"성났을 때 이러면 뭣해? 평소가 문제지... 이게 종일 이렇게 성나 있을 수 있니??"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논리적의 누나의 생각이 맞는 게 확실한 이상...
누나는 손을 빼내지 않았다.
나도 이렇게 된 이상 내 스스로 그 손을 빼내고 싶진 않았다.

"이대로 자자! 오늘은 우리 병정의 장난감 붙들고 잠들어 볼까...."

누나가 늘 말하던 장난감이란 이거였던가.....?
묘한 감정이 휩싸이면서 그건 그것대로 불규칙한 반동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대로 잠든 다는 게 나는 사실 불편했지만 기분은 야릇하고 좋았다.
옥상의 물탱크 아래 그 창문 안처럼.. 뒷산 계곡의 그들처럼.. 나도 이제 나의 누나에
게 내 성난 모습을 만지게 했다는 점이 가슴 뿌듯하기도 했다.

누나는 잠들려 노력 중인지 몰라도 나는 전혀 그럴 수 없을 거 같았다.
나의 그런 심정을 알았을까?

"왜 불편해?"
"아, 아니!!"
"남자들은 이대로 잠들기가 힘들 거야. 한참 팔팔한 나이의 너니까....!"

그러면서 누나의 손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미 여러 남자를 거쳤으니 남자를 다루는 법이야 능숙하리라...
누나는 추리닝 바지를 밑으로 내렸다.
이불마저 걷어 버렸다.

밖에선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방안은 캄캄한 편이었으나 가끔씩 번갯불이 번쩍일 때 나의 그걸 쥔 누나의 하얀 손이
 보였다.
그걸 보는 순간 쾌감은 극도로 올랐지만 나는 엉덩이로 힘을 빼내며 참았다.
조금이라도 오래 이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였다.

누나는 정말 그 끝지점까지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듯 그걸 훑던 손을 멈추고 뒤
쪽 뿌리를 힘껏 움켜 쥔 뒤 머리 위에서 아까 방바닥의 물기를 닦았던 그 수건을 들고
 와 내 끝에다 대고 다시 빠르게 훑기 시작했다.
겨우 두어 번.. 그건 터져 나왔다.
누나는 터진 후에도 몇 번을 더 훑으며 속에 거까지 다 빼내었다.

그리고 한참이나 그걸 누르고 있었다.
그제야 상체를 세워 앉더니 속물이 쏟아진 수건을 한번 접어서 그걸로 내 걸 한 손으
로 쥔 채 구석구석 닦아냈다.
돌돌 말린 수건을 머리맡에 밀어 두고선 내 방울을 톡톡 치면서 말했다.

"시원하니?"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눈을 꼭 감았다.
그것이 대답이었다.
누나는 추리닝을 올려 주고선 다시 누웠다.

"이젠 이 팔베개에 내 머리쯤이야 누일 자격이 있겠지?"


<계속>

 


-12-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누나는 없었다.
그 몸으로 어떻게 출근을 했을까보다 어떻게 누나와 눈을 마주칠까가 더 고민이었던
게 사실이다.
어쨌든 다행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누나가 차려놓고 간 아침을 먹고 등교를 했다.

그런데 학교에서 그 친구를 만났다.
앞집의 어젯밤 그 녀석.
셔츠 깃에 달고 있는 뺏지를 보니 나와 같은 3학년인 모양이었다.
그도 나를 아는 채하며 먼저 말을 걸었다.

"야 너도 이 학교 같은 학년이구나?"
"글쎄 말이다. 바로 앞뒷집에 살면서도 여태 모르고 지냈다니..."

나는 나중에 너네 집에 놀러 가마고 하고선 헤어졌다.
그를 끌고 현장을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학교에선 본격적인 입시 준비로 거의 열 시가 넘어야 하교할 수 있었다.
대문을 들어서서 우리의 자취방으로 오는데 한약 냄새가 진동했다.
아니나 다를까 소나기로 말끔히 씻고 내려간 방 앞에 탕제가 올려진 화로가 놓여 있었
다.

"누나 저거 뭐야?"

문을 열며 물었다.

"네 따려 먹이려고...!"
"내가 무슨 환자니? 나보다 누나가 먹어야 할 걸?"
"모르는 소리 마! 중3이면 체력이 얼마나 딸리는데... 잔소리 말고 주는 데로 받아먹
어! 다 이 누나가 생각하여 큰 맘 먹고 지어온 거니까...."
"정 그러면 저거 촌에 올려 보내자? 아버지 드시게.."
"네가 그런 말 할 줄 알고 벌써 아버지 건 소포로 부쳐 보냈어."

옷을 갈아입고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데 누나는 달인 탕제를 사발에 담아 들고 들어 왔
다.
나는 시키는 대로 받아 마실 수밖에 없었다.
씁쓸한 맛이 감도는 입에 사탕 하나를 까 넣어 주었다.

"샤워 안 할 거니?"

그 물음에 나는 아직도 누나의 얼굴을 정면으로 쳐다볼 수 없었다.
내가 가만히 있자 "그럼 등목이라도 해! 내가 물 뿌려줄 게."하며 일으켜 세웠다.

"청결주의자!"
"그래도 누나는 다 너를 위해서란다. 사람에게 샤워가 얼마나 좋은데..? 나날이 땀과
노폐물이 숨구멍을 막고 있다고.. 너 숨 막고 살 수 있니?"
"졌다. 졌어!"

나는 윗도리를 훌렁 벗고 부엌에 나가 엎드렸다.
물이 뿌려져 입으로 파고들고 누나의 손에 쥐어진 미끌미끌한 비누가 등에 굴러다녔다
.
그리고 곧 누나의 간지러운 손이 등에서부터 가슴께까지 타고 내려와 나를 간지럽혔다
.
그 손은 엎드린 내 얼굴도 비누칠을 했다.
곧이어 물이 뿌려졌는데 그 물의 일부분이 등을 넘어서서 엉덩이의 골을 타고 안으로
파고 들었다.

"에이..!"
"미안, 미안.."

그러나 또 한번 뿌려진 물은 그 보다 더 많이 파고들어 가랭이 밑으로 주르르 흘러내
릴 정도였다.
그건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인 것인 듯 했다.
누나는 수건으로 등도 닦아주지 않고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해!" 하면서 안으로 들어
가 버렸다.

하는 수 없었다. 이미 팬티가 흥건히 젖고 말았으니...
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옷을 벗어 던지고 아랫도리를 씻어야 했다.
안에서 누나의 음성이 들려 왔다.

"남자든 여자든 거기가 깨끗해야 돼. 꼼꼼히 씻어! 비누칠 팍팍 하면서..."

거기가 어딘지는 분명했다.
그 일로 난 누나와 눈도 잘 못 맞추고 앞에만 서면 얼굴이 달아오르지 않던가.
평소도 그런 편이었지만 누나는 이후 저녁 잠들기 전 샤워를 않고는 방에도 못 들어오
게 했다.

"그리고 아껴! 마르지 않는 웅덩이는 없는 법이니까..."

가가 찼다.
누나의 말에 꼬박꼬박 순응하겠다며 다짐한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았건만 시시콜콜한(
그 보다 훨씬 심한 곳이지만) 데까지 조정하려 드는 누나를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문을 와락 제키면서 "누나-!!!"하고 외치는데..

"왜? 왜 그러니? 병정 도련님!!"

누나는 바로 문 앞에 우뚝 서 있었다.
이 여자가...! 이 여자가 내 누나가 맞던가?
눈에는 살기가 등등했다.

나는 썩은 박처럼 쭈그러질 수밖에 없었다.
하긴 산전수전 다 겪은 몸이 아니던가?
회사에서는 조장도 아닌 반장이 되어 휘하에 수 백 명의 여사원들을 호령한다지 않던
가?
그런 몸이 아직 순진한 촌뜨기에 불과한 나쯤이야....

나는 기죽은 모습으로 책상 앞에 앉아 공부를 하는 척했다.
그때 슬금슬금 다가온 여우같은 손이 어깨를 잡았다.
한 마디로 오싹했다.

"얘! 이 누나가 좀 그런다고 그만 일에 기죽으면 어떡하나? 사내 대장부가 칼을 뽑았
으면 썩은 무라도 베야 한다는 말도 못 들어 봤니??"

뭘 어쩌란 말인가?
날더러 어쩌란 말이야...?

"누나에게 반항도 좀 하고, 할 말이 있으면 떳떳이 하고, 감정도 좀 표현하고 그래!"

누나는 그 말을 남기고 자리에 누워 한동안 말이 없었다.
공부가 될 리 없었다.
어제처럼 옥상에나 올라갈까도 생각했으나 그도 싫었다.
펑펑 울고 싶었다.
책을 치우고 그 자리에 엎드렸다.
눈물 방울이 책상에 흘러 볼을 타고 스며드는 게 느껴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방안에 불이 꺼졌다.
누나가 다가옴을 느꼈다.
책상에 모둔 내 팔을 통째로 뒤에서 안아오는 누나의 몸이 느껴졌다.

"얘, 미안해!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이제 너 없이
 난 못 살아.. 이 누나가 사는 건 다 너 때문이야.. 다 떠나고 남은 건 너 하나 뿐이
라고.. 너 하나 뿐이야...!"

누나에게서 흐른 눈물이 머리칼을 파고들었다.
그 눈물이 뜨거웠다.
아니, 따가웠다.
가슴에 박히는 칼날처럼 쓰라린 눈물이었다.
나는 그 사이 누나를 너무 많이 알아버린 죄로 그 쓰라림을 느껴야 했다.

나는 책상에서 일어서며 누나를 왈칵 안았다.
누나의 설움을 내 몸으로 다 빨아들이려는 듯이 으스러지도록 끌어안았다.
누나는 숨을 제대로 못 쉬어 캑캑거리면서도 내 목에 매달려 왔다.
그리고 나는 누나가 흘리는 눈물을 빨아 마셨다.

그러다 누나는 나를 안고 뒤로 와락 쓰러졌다.
킁! 하며 누나의 머리와 내 머리가 부딪혔다.
나는 내 머리가 부딪힌 누나의 이마를 빨아 주었다.
그때 누나의 입술이 치고 올라오며 내 입술을 덮었다.

누나의 달콤한 혀가 순식간에 내 입안을 채우고 구석구석 핥아대기 시작했다.
나는 누나의 혀끝에 묻은 달콤한 체액을 연신 받아 넘겼다.
또한 누나는 내 혀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둘의 혀가 둘간의 어디쯤에서 서로 뒤엉키며 굴렀다.

내 손이 누나를 더듬기 시작한 건 그때였다.
내 손이 둘이 부둥켜안은 사이를 비집고 가슴으로 갔을 때 브라자가 만져졌다.
브라우스 밑으로 들어간 손이 브라자를 밀어 올리고 한 움큼 잡았다.
누나는 그 상태로 나를 더욱 조여 왔다.
내 손이 거길 벗어나 밑으로 내려가려 할 때 누나의 손이 그 손을 막았다.

"거긴 안돼!"

조용히 말했다.
누나의 손을 뿌리치려 몇 번을 시도했으나 누나는 완강했다.
너무나 완강했다.

"왜 안돼?"
"너에겐 안돼! 다른 사람 다 되어도 너에겐 안 돼!"
"왜? 왜 나에게 만이야?"
"널 너무 사랑하니까... 넌 내게 남은 마지막 남자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사랑하면서 안 된다니...? 친동생 이어서...??"
"그게 아니야! 그게 아니라고... 대신 다른 델 만져? 여기? 아니면 여기?"

누나가 손을 끌어다 준 곳은 젖가슴과 엉덩이였다.
나는 이미 흥분할 대로 흥분하여 물불 안 가릴 정도가 되어 있었다.
나는 거의 옷을 찢을 듯이 누나의 브라우스를 벗겨냈다.
브라자는 누나가 스스로 벗었다.

드러난 유방을 정신없이 빨았다.
누나는 아까완 달리 담담히 누워있기만 했다.
대신 나의 아랫도리를 벗고 그걸 누나 손에 쥐어주자 포근히 감싸쥐었다.
망원경 속의 광경들이 떠올랐다.

"빨..아..줘!"

누나는 잠시 망설이는 듯 했다.
그러다 결심한 듯 나를 반듯이 눕혔다.
위의 셔츠도 벗겨냈다.
그리고 목에서부터 핥아 내려가기 시작했다.
가슴의 꼭지를 오물오물 씹기도 하고 배를 빙글빙글 돌았다.
나는 누나의 쳐진 젖가슴을 번갈아 만졌다.

누나의 혀가 배꼽으로 내려가 혀끝이 배꼽 안을 파고들 때 등쭐이 오싹했다.
나의 손은 젖가슴에서 누나의 등을 돌아 히프로 옮아가야 했다.
누나의 몸이 반쯤 회전했기 때문이다.
캄캄한 밤이지만 아마도 나의 시선을 가리려는 몸짓 같았다.

누나의 치마 밑에는 팬티가 입혀져 있었다. 나는 그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엉덩이 곡
선을 만끽했자만 내 손이 잠시라도 밑으로 파고들려 하면 누나는 허벅지를 조이며 내
손을 막았다.
나의 허벅지 중앙에 뜨거운 입김이 와 닿았다.
그 입 속으로 내 혀를 끌어들여 갔듯이 그것도 그렇게 끌고 들어가 까칠한 혀로 감는
게 느껴졌다.
그 속으로 내 그 놈의 뿌리가 함몰되기가 무섭게 터지고 말았다.

순간 나는 누나의 엉덩이 살을 움켜잡으며 또 한번, 또...한...번... 또.......
누나는 한동안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사지에 힘이 빠지고 있었다.
천장에 별이 하나.. 둘.. 셋.. 셀 수 없이 나타났다 터지고.. 나타났다 터지고....

누나는 입에 든 걸 삼켜버렸는지 시들어 가는 나의 버릇없는 그 놈을 핥아 주고 있었
다.
마치 어미 개가 갓 태어난 강아지를 핥아주듯이...

"괜찮았어? 내 장난감 병정...?"

몸을 바로 한 누나가 이마에다 뽀뽀를 하고선 내 팔 위에 누우면서 말했다.
나는 누나를 살포시 당겨 안으면서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물가에서 돌 던지며 노는 아이들이 많지만 그걸 맞은 개구리는 죽고 말지... 넌 아무
 데나 돌을 던지는 그런 아이는 아니었음 해!"
".....................!"
"정 못 견디겠거든 언제든지 말해! 그러면 이 누나가 오늘처럼 너를 달래줄 테니까...
"
"......................!!"
"물론 불만이겠지.. 나도 그것이 마음 아파! 그러나 내 그곳으로 너를 더럽히고 싶지
가 않단다. 엄밀한 의미로 보면 난 이미 너의 동정을 뺏고 말았지만, 그래도 마지막
한 부분만이라도 소중히 간직했다가 네가 진짜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치려무나! 신선하
고 깨끗한 여자에게..."

기어코 나도 울분 섞인 말문을 열었다.

"누나가 어때서? 누나처럼 깨끗한 여자가 어디 있다고....?"
"아냐, 아냐! 누나에겐 안 돼!"
"누나는 자학하는 거야! 그런 모습 싫어!"
"알아, 알아! ........누나가 밉지?"
"또 그런다! 난 누나가 나를 받아줄 때까지 기다릴 거야! 십년이고 백년이고...."

누나는 한숨을 쉬었다,
물론 말을 듣지 않는 나 때문일 거다.
방금 한 십년이고 백년이고..의 책임을 질 수 있을 지 나도 모른다.
그러나 당시엔 그럴 자신을 했다.

그 일이 있은 후 우리의 관계는 급속히 발전했다.
발전했다는 자체를 성적으로 탐닉했다는 뜻은 아니다.
마치 철없던 어린 그 시절로 돌아간 듯이 서로의 숨김이 없어졌다는 거다.
서로의 사생활이든 性적 문제이든...


<계속>

 


-13-


어느 날 나는 앞 집 친구의 집에 놀러 갔다.
그 친구를 따라 거실로 갔을 때 벽에 걸린 가족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때 본 그 아가씨의 모습이 함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얘기를 나누던 중 은근히 캐물었다.

"저기 모두 너희 가족들이야?"
"그럼, 뒤에서부터 아빠, 엄마, 누나, 그리고 앞에는 나, 그리고 동생들..."
"저 누나 너와 나이 차가 많구나?"
"응...!"

뭔가 말하려다 말더니 제 방으로 들어가서 작은 소리로 얘기를 해 주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하면서..
그 놈은 생각보다 어리숙한 놈이었다.
내게 자기가 읽던 책까지 선물했으니까. 오죽 친구가 없었으면...

그 친구의 말인즉
그녀는 올해 26살로 아버지가 결혼 전 몰래 숨겨둔 딸이었는데 나중에 그녀 친 엄마가
 죽어버리자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데려와 시집까지 보냈다 한다.
그와는 이복 남매인 셈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얼마 안 되어 시집에서 쫓겨나 얼마 전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고 했다
.
그 이유가 뭔데 하고 물었더니 자기는 모른다고 했다.
그럼 누나는 어디서 자느냐 했더니 그 얼뜨기 놈 나를 끌고 그녀 방으로 안내까지 하
는 거였다.
그는 호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자랑스럽게 열었다.
그 열쇠는 누나와 자기밖에 안 가지고 있다면서..

방안은 생각보다 지저분했다.
그녀가 쫓겨난 까닭을 그것만 봐도 알 듯 했다.

"넌 여기 누나 방에 자주 오니?"
"그러엄! 누나를 누나라 부르는 이는 나밖에 없거든... 그래서 누나와 통하는 이는 우
리 집에선 나 뿐이야!"

대화를 나눌수록 그놈은 조금 모자라는 놈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그걸 이용하여 나의 궁금증을 풀려 교묘한 유도신문을 했다.

"너 이 방에서도 가끔 자니?"
"아니, 놀러만 와."
"놀러와서 뭣하고 노는데? 말하자면 게임이라든지.. 책을 읽는다든지...?"
"난 그런 거 안 좋아 해!"
"그럼 이 책은?"

내가 들고 있던 책을 가리켰다.

"그건 아빠가 사준 건데.. 읽기 싫어서 너 주는 거야!"
"그럼 네 아빠가 물으면...?"
"다 읽고 나서 친구 줬다고 하면 돼!"

참으로 한심하기도 한 친구였다.
말이 엇길로 샜다고 판단한 나는 말머리를 돌렸다.

"그럼 여기 와서 누나와 뭣하고 놀아?"
"그냥..."

그걸 감춰야 한다는 사실은 아는 모양이었다.
참으로 유치한 질문이 이어졌다.

"누나와 놀다 비가 오면 이 창문은 누가 닫니?"
"내가?"
"왜?"
"누나가 시키니까..."
"앞으론 시켜도 하지마!"
"그러면 누나도 나와 안 놀아 줄텐데...?"
"내가 놀아 줄게!"
"그래 알았어.........!!"

나는 집으로 돌아오며 마음이 찜찜했다.
내가 한 말을 그대로 그네 누나에게 그대로 말 할 게 뻔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다음날 당장 그 놈이 우리 집으로 놀러 왔다.
미리 예견한 일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누나가 이 사실을 안다면 방방 뛸 거다. 저런 얼뜨기를 사귄다고...
나는 그가 누나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캐묻고 싶었으나 참았다.
이미 다 아는 사실이고 그걸 캐물은 사실까지 여기저기 떠 벌일 게 자명하니까..

그는 내가 공부한다고 그날처럼 놀아주지 않자 한 동안 혼자 시부렁대다가 돌아갔다.
다음 날 또 왔길래 또 상대해 주지 않았더니 돌아가선 다신 오지 않았다.
그가 그날 내게 선물한 책은 초등학교 수준의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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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별 무리 없이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이제 대입을 준비하는 고3이 되어 있었다.
당시의 나의 철없는 행위는 스스로 자제력이 서서히 생기면서 그 이후 서로에게 난처
할 만한 일을 만들지는 않았다.
누나도 그런 나를 진정 바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지나자 둘만의 추억쯤으로
 묻힌 채 남매간의 돈독한 관계는 계속 이어졌다.

누나 나이 스물 일곱,
당시로 보면 노처녀 중의 노처녀에 속했건만 시집가기를 극구 반대했다.
답답해진 부모님이 몰래 내게 묻기도 했지만 난 모른다고 말할 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기다리다 못한 둘째 누나만 작년에 시집을 가서 조카까지 생겨 있었다.

그렇게도 날 미워하던 셋째 누나가 나를 맡겠다며 나섰어도 누나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그 고집에 이제 다들 포기한 상태였다.
또 한 가지 큰 사건은 큰누나가 그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모아둔 돈과 퇴직금으
로 조그만 옷가게를 차린 것이었다.

내 개인적으로 보면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었다.
교대 근무에 따른 불편함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내가 손수 밥을 챙겨 먹을 일이 없었고, 혼자 있음으로 생기는 잡생각이 사라졌기 때
문이었다.

고등학교에 들어 왔어도 우등 그룹에 속했던 나지만 서울에 있는 대학 쪽으로 방향을
정한 나로선 체력적 한계도 느껴졌고 코피를 쏟는 일도 잦았다.
그래서 누나가 달여 준 보약을 수시로 먹어야 했고, 어디 아프기라도 한 날은 밤새 나
를 간호하는 누나의 손길을 느껴야 했다.

참, 그때의 포경 수술 이야기는 누나의 청대로 그해 기어이 받아야 했다.
한 가지 더 말하자면 나는 아직도 동정이었다.
손이나 입으로 하는 걸 뺀다면 말이다.
그것마저도 누나에게만 있었을 뿐이었다.

대입 시험을 얼마 앞두고 그간 해온 공부를 정리하고 있던 밤이었다.
그간 공부에 몰두하느라 거의 잊고 지냈던 아랫도리가 어쩐지 허전하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 생각에 도무지 책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벌써 누나는 자리를 깔고 누웠다.
그러나 내가 눕기 전까지는 결코 깊은 잠에 빠지지 않던 누나라 지금 선잠을 자고 있
을 게 뻔했다.
살며시 문을 열고 나왔다.
아니나 다를까..

"바람 쇠러 나가니?"
"응! 금방 돌아 올 거야.."

나는 정말 오랜만에 옥상에 올랐다.
호주머니 속에 망원경은 들어있지 않았지만 내 발길은 물탱크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또 다른 이가 살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창문이 닫혀 있었지만 유리가 투명 유리로 바뀐 것 같았다.
커튼도 옆으로 젖혀져 있었다.
안엔 한 여자가 창가를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멀었지만 그 여자가 그때 그놈의 이복 누나임이 맞는 듯 했다.

누굴 기다리는 건가...?

혹시 그놈을 아직도 가지고 놀고 있을까?
그러다 내 쪽으로 올려다보는 것 같았다.
달이 밝았으므로 나를 볼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방안에 불이 꺼지고 스탠드 불이 켜지더니 그 앞에서 여자가 옷을 하나씩 벗는 것이었
다.
곧 실오라기하나 안 걸친 알몸으로 누웠다 엎어졌다 하더니 다리를 양쪽으로 벌리고
그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뺐다.. 그 손가락을 빨기도 했다.
그건 자위가 아니었다.

아마도 나를 올려다보고 유혹하고 있는 듯 했다.
그녀의 정체를 몰랐던들 더 지켜봤을 지 모르지만 그녀의 속내를 훤히 알고 있는 나로
선 구역질만 나는 행위였다.
나는 침을 툇 뱉고 옥상을 내려와 방으로 돌아왔다.
방에는 누워 있던 누나가 앉아 있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오길래...?"
"누나 먼저 자! 나는 아무래도 늦을 거 같애."
"너 다른 고민 있는 거지?"
"아, 아니!"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얼굴이 붉어졌다.
속으로는 귀신같은 여인이여... 하고 말했다.

"자, 오늘은 그만하고 그만 자자! 누나도 내일 일찍 나가봐야 하니..."

그 말에 나는 책을 접었다.
내가 안 자면 누나가 깊은 잠자기가 어려울 게 뻔해서다.
누나는 가게를 내긴 했지만 아직도 고전인 모양이었다.
어쩜 이때껏 벌어 몽땅 투자한 것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지도 모를 일이라는 얘길
언뜻 하기도 했다.
물론 내가 걱정할까봐 직접적인 표현으로 말한 건 아니지만 나는 그간 누나의 표정으
로 그걸 능히 알 수 있었다.

"요즘 유지비는 나오는 거니?"
"응!"
"요즘 경기가 아주 안 좋다던데...?"
"넌 그런 걱정 마! 걱정 안 하는 게 누나를 돕는 거야!"

그 말에 나는 말을 잃었다.
그때 누나가 다가 누우며 물었다.

"너 그거 하고싶어 그렇지?"
"아, 아니!"
"누나는 네 눈빛만 보아도 다 알아! 그건 너무 자주 해도 탈이지만 너무 억제해도 탈
이야. 누나가 뭐랬니?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누나가 해주겠다는 말인 듯 했다.
누나의 손은 이미 나의 물건의 동정을 살피고 옷을 벗기고 있었다.
거의 3년만의 일이었다.

"네 물건이 얼마나 컸는지도 한번 보고, 전에 수술한 것도 한번 보고..."

정말 짓궂기도 한 여자였다.
창으로는 한껏 떠오른 달빛이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늦가을의 낙엽 구르는 소리도 들렸다.
엉덩이의 맨살이 방바닥에 대이자 따끈함이 그대로 전해져 왔다.

누나가 이불을 젖혀버리자 쏟아져 들어온 달빛이 내 알몸으로 쏟아져 꽂히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자리에서 일어난 누나는 부엌으로 나가 연탄 아궁이 위에 올려진 물동이에서 물을 떠
내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조작조작 걸레를 빠는지 몸을 씻는지 얼마 후에야 들어온 누나의 손에는 물수
건이 쥐어져 있었다.

그걸 내 몸에 대자 따스한 물기가 느껴졌다.
누나는 그걸로 내 물건을 닦아주며 말했다.

"요즘도 매일 씻고 있니?"
"아니 바빠서..."
"그러면 안 되지! 수술을 했다지만 매일매일 씻어줘야지! 미지의 네 천사를 위하여 매
일매일 광을 낸다고 생각하고 하루 5분씩만 투자하면 되는 데 뭘... 이런 거마저 내가
 해주어야겠니?"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매일매일 그렇게 할게!"
"그래, 그래야지!"
"매일매일 씻고, 그리고 매일매일 광을 낼 게! 천사를 위하여..."
"그러면 너의 천사는 행복할 거야..."
"행복하겠지. 무척... 내겐 천사가 바로 누나니까!"
"빈말이라도 좋긴 한데...........!"

누나의 입술이 그걸 덮었다.


<계속>


-14-


포근하고 따스한 체온이 전해져 왔다.
그 감촉은 머리부분에 머무르며 혀끝이 감고 돌았다 깊숙한 뿌리까지 내려 와서 아마
도 누나의 목젖 가까이에 대인 듯 하다가 다시 위로 올라오고...
그러나 좀체 끝이 오지 않았다.

과중한 공부에 쌓인 스트레스 때문인가?
수술이 잘못 된 걸까?
아니면 누나의 말처럼 자주 빼지 않아서 탈이 난 걸까?
자주 씻어주지 않아서 병이 생긴 걸까?

별에 별 생각이 다 되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을 할수록 그건 점점 더 위축되는 느낌이었다.
누나도 그걸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왜, 안 되니?"
"미안해.......!"
"....................?"
".....................!"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나는 그대로 누워서 손으로 쥐고 스스로 해보려 위아래로 훑고 있었고.
누나는 옆에 앉은 채 그 모습을 멍하니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누나가 너를 망친 거 같애!"
"왜 그래! 곧 될 거야..."

나의 마음속에는 내가 빨리 끝내야 누나도 잘 거라는 생각이 들어 있었다.
또한 누나를 실망시켜선 안 된다는 강박관념도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 부담감들이 나를 위축시키는 요인들임을 그땐 어찌 몰랐을까나...

"한약 선생님이 탄약을 지어주면서 머리를 맑게 하는 대신 정력이 약해질지도 모르겠
다는 말을 왜 그때 흘려들었을까? 이 누나가 너를 망치게 한 겨....!!"
"자꾸 그런 말 마?"
"아녀, 아녀! 내 책임이여... 너의 청춘이 구만리인데... 으흐흑....!!"

정말 난처한 일이었다.
나는 그냥 바지를 끌어 올렸고, 누나는 앉은 채 무릎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그냥 누워 있을 수 없었다.
일어나 등뒤에서 누나를 끌어안았다.

"아무래도 내가 공부에 너무 시달린 탓일 거야! 설마 무슨 일이 생길라고.. 누나가 그
렇게도 걱정이 된다면 병원에라도 가 볼 게!"

그러자 와락 돌아앉더니 나의 목을 끌어 않고 더욱 목청을 높였다.
그 울음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갈까봐 두려웠다.
나는 누나를 억지로 떼어 바닥에다 눕히고 나도 누우면서 포근히 안아 주었다.
이불 안에서도 누나는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계속 울었다.

"난 누나의 병정이잖아! 천사를 지키는 병정이 그리 쉽게 무너지겠어? 더 강해지기 위
하여 지금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고 여겨? 오늘 안 되면 내일이면 될 거고, 내일
안 된다 해도 모레면 꼭 될 거야! 그러니 천사는 병정 걱정 말고 천사의 꿈이나 꾸어!
 응??"

나는 누나의 이마에 뽀뽀를 해주었다.
나오는 대로 주절거린 그 말이 누나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된 건지 울음소리는 줄어
들었다.
그러다 잠잠히 가슴에 기대어 있던 누나의 손이 느닷없이 내 바지를 비집고 들어와 아
직도 완전히 시든 채는 아닌 내 걸 쥐어 보더니 이렇게 말하는 거였다.

"누나의 그곳에다 하면 되겠어?"

나는 그 말뜻이 무얼 말하는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누나의 심정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거긴 어쩌면 누나의 마지막 자존심일지도 모르는
곳이 아니던가. 저번에도 그토록 거부했던 것처럼 그 까닭이 있질 않겠는가?
그런 마음 한 구석에는 그곳에서까지 안 되는 날엔 둘의 절망감이 얼마나 클까 하는
두려움도 자리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왜 자신 없어?"

누나의 물음은 도전이라기보다 간청 같았다.
꺼져 가는 불씨를 거머쥐고 혼신의 넋을 다 뽑아 호호 부는 그 간절한 입김 같았다.
누나는 벌써 자리에서 일어나 윗도리부터 벗기 시작하였다.
이제 누나의 고집을 꺾는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창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달빛이 떨고 있었다.
차가운 유리를 통과하며 부서진 달빛이 낱낱이 갈라져 연기처럼 흩어지고 있었다.
차츰 드러나는 누나의 속살에 그 빛의 낱알들이 스며들지 못하고 파리하게 떨어져 바
닥에 마구 뒹굴고 있었다.
달빛이 그렇게 슬퍼 보이긴 처음이었다.

누나의 뽀얀 알몸이 이불 속으로 파고들며 그 위로 나를 끄집어 올렸다.
누나의 몸은 차가웠다.
죽은 돌덩이처럼 차갑다고 느껴졌다.
다리를 벌린 누나는 그 못된 놈을 이끌고 어딘가로 안내했다.

거기가 심심 산중인지 아니면 망망대해의 심해바닥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태초의
 생명들이 아직도 살아있을 법한 외지고, 아무나 침입할 수 없는 신성의 구역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동굴은 깊었다.
그러나 몹시 메말라 있었다.

어디쯤에서 똑똑! 하고 이슬방울이라도 떨어질 법 한데... 냉큼 따가운 모래바람만 부
는 황량한 사막 같았다.
나는 그 속에서 샘이 있는 오아시스를 찾아야 했다.
허겁지겁 뛰어다녀야 했다.
뛰어도 뛰어도 오아시스가 있을 듯한 숲은 보이지 않고 풀 포기 하나 없는 모래 사막
뿐이었다.

얼마나 뛰었을까?
눈에 어른거리는 저것, 꼭대기만 보이는 숲의 나무 끝, 신기루인가?
그 끝에서 날개를 단 한 여인이 내려오고 있었다.
사뿐사뿐.. 아니, 성큼성큼..

여인의 손에는 박 바가지 하나가 쥐어져있었다.
그렇게도 기다리던 물이 들어있었다.
나는 그걸 뺏다시피 하여 벌컥벌컥 들이켰다.
움찔움찔 사지를 떨었다.

얼마나 지난 걸까?
나의 하복부에 따스한 물수건이 지나가는 걸 느꼈다.
그리고 그 위로 뉘어지는 얼굴..

행복해 하는 얼굴..
자랑스러워하는 얼굴..
나는 그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잘 했어! 넌 해낸 거야!!"

나는 그 얼굴의 배웅을 받으며 잠이 들었다.

 

-15-


진학할 대학을 결정(사실 난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해야 할 시점이 가까운 어느 날.
누나가 쓰러졌다.
가게에 손님하고 상담을 하다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에 가자 누나는 응급실에서
 혼수 상태였고, 보호자가 없어 수술을 못한다고 했다.

간호사의 말로는 보호자는 성인이어야 하나 다른 가족이 없을 때는 나라도 가능하다고
 했다.
너무 긴급한 상황이라 나와 단둘뿐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래서 수술 절차가 시작되었는데 의사의 말로는 아마도 자궁암 같다고 했다.
나는 그게 뭔지 몰랐다.

의사는 간단하게 하복부에 혹이 생긴 거라면서 일단 수술부터 해 보자고 했다.
나는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촌에 얘기하기 전에 근처에 와 사는 둘째누나에게 먼저 알렸다.
누나는 부리나케 달려왔다.

수술을 하는 동안 나와 둘째 누나는 발을 동동 굴리며 기다렸다.
이윽고 누나가 실려 나오고 둘이 의사를 찾아가자 자궁암이 맞으며 발생한 지 오래 된
 것 같으나 많이 전위된 게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그 종양 부위를 모두 들어
냈으니 좀더 지켜보자고 했다.

둘째 누나는 그 말에 펑펑 울었다.
그리고 의사는 쓰러진 게 그거 때문이 아니라 환자가 영양실조에다 과로로 쓰러진 거
같다고 했다.
나는 그 말에 그날 밤 여위어 보이던 누나의 모습이 떠올라 아차! 하고 뒤통수를 쳤다
.
펑펑 우는 둘째누나를 부축하여 큰누나가 있는 회복실 앞으로 왔다.

(*. 여기서 잠시 필자가 '자궁암'에 대한 고증이 없이 글을 썼음을 고백하오니 양해바
랍니다.)

아직도 큰누나는 깨어나지 않은 모양이었다.
나는 의사의 말이 궁금하여 물었다.

"들어냈다는 게 뭔대?"
"이 바보야 그것도 모르니, 언니는 이제 아기를 못 가져! 으흐흑...!!"

그렇다면...?
그래 자궁이 그곳이지..
아니, 그곳...? 내가 그런 거야! 내가........

누나가 깨어났다.
흐느끼고 있던 둘째 누나는 큰누나가 눈을 뜨자 또다시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 아니 그렇겠는가?
나는 아침에 병원에서 바로 학교로 향해야 했다.

누나는 그 후에도 4개월을 병원생활을 해야 했고, 누나의 가게는 둘째누나에 의하여
급히 처분되어 병원비로 충당되었다.
나는 서울로 가겠다는 계획을 바꾸어 그곳 지방대학에 진학했다.
다행히 장학생이 되어 입학비 일부가 면제되었다.

누나가 퇴원하여 올 즈음 가게를 처분한 돈은 거의 소진되고 없었다.
어린 나이로 이곳에 와서 무려 십 수년을 투자하여 누나가 쌓은 城은 그렇게 허망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누나는 몸도 마음도 초쾌한 모습으로 퇴원하여 왔다.

둘째누나가 가끔 둘러 치우긴 했지만 거의 나 혼자 지낸 방안은 어수선했다.
종일 이불을 깔아두고 연탄불이 꺼지더라도 개의치 않고 지내던 나였다.
거기에다 그때부터 내가 술을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했으므로 방안과 부엌에는 빈 술
병들이 여기저기 굴러다녔다.

"너 술 마시구나?"

누나로선 너무나 당연한 말이었다.
여러 가지로 누나에게 죄 지은 바가 많은 나로선 술로서 그 괴로움을 덮으며 살고 있
었다.
술이 취하면 옷을 홀딱 벗고 허리끈으로 엉덩이를 때리거나 죄 많은 그곳을 때리는 자
해를 일삼기 일쑤였다.

그런다고 누나에게 지은 죄가 씻기거나 이미 들어내어버린 누나의 아기주머니가 되살
아나는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내가 누나를 망쳤다는 생각이 들면 들수록 자신에 대한 혐오와 세상 살기가 싫어지기
고 했다.

누나는 아직도 환자였다.
수시로 병원에 나가 약을 타 먹으며 한번씩 상태도 점검 받아야 한다고 했다.
내가 아무리 괴롭더라도 누나만이야 하랴.. 그 마음은 누나 앞에선 그간의 모습은 보
여주지 말아야 한다는 자각이었다.

누나는 직장이 없었다.
아니, 당분간 병원이 직장처럼 되어야 했다.
그런 부자연스런 생활였지만 세월이 지나자 누나는 누나대로 나는 나대로 자리가 잡혀
갔다.
누나는 그해가 지나자 병원을 졸업했고 시내 번화가의 옷가게 점원으로 취업하여 새
삶을 꾸려나가고 있었다.

나는 나대로 누나의 마음이 잡히는 걸 보며 바깥으로 마음을 돌려 미팅이니 동아리 모
임이니 정신없이 쫓아다녔다.
나는 대학 2학년이 되었고, 누나는 별 무리 없이 그 옷가게에서 인정을 받아 제 2지점
을 내면서 그곳의 분점장이 되었다.

신학생으로 들어온 한 여학생 중에 고향의 후배가 하나 있었다.
우리와 같은 동네는 아니어서 잘 모르지만 같은 초등학교를 다니며 얼굴이 익은 혜미
라는 아이였다.
혜미는 대학에 들어오자마자 나를 찾아 왔다.
촌의 우리 동네에 사는 친구가 내가 여기 다닌다는 걸 귀뜸해 주었다고 했다.
키는 작았지만 참으로 귀여운 아이였다.

그 마음을 나는 충분히 알고도 남았다.
내가 이 도시에 첫발을 디뎠을 때 느끼던 두려움, 그리고 외로움 그걸 느끼고 있는 게
 분명했다.
어디에 사느냐고 물었더니 학교 가까운 곳에 방 하나를 얻어 자취한다고 했다.
그래서 얼마 후 그곳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 자취방으로 가기 전에 "오빠(걔는 나를 그렇게 불렀다. 당시 흔히 쓰던 형이란 말
을 쓰지 않았다)를 만난 기념으로 술이나 한잔 하자!"고 하여 대수롭지 않게 그러자고
 했다.
그런데 혜미는 맥주를 처음 먹어보는지 단 두 잔에 취하고 말았다.

난처한 일이었다.
인사불성이 된 그 애를 무작정 업고 나오긴 했지만 그 애의 집도 모르는데 어쩌겠는가
?
근처 공원의 벤치에다 눕혀두고 그 애가 술이 깨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밤은 점점 깊어가고 호주머니엔 집까지 갈 택시비밖에 없었다.
그 돈으론 그 애를 여관 등지에 하룻밤 재울 수도 없는 돈이었다.
난감했지만 그 애를 버리고 나만 도망칠 수는 더욱 말도 안 되는 말이었다.

나는 그 애를 지붕이라도 가린 벤치로 옮겨 무릎에다 누이고 이대로 걔가 깨거나 날이
 새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몇 해전에야 해제된 통금이 그대로 있었다면 진짜로 난감한 일을 당할 뻔한 상황이었
다.
다행히 혜미는 새벽 두 시경 깨어났다.
그녀도 깜짝 놀랐다.

"어쩌나? 어쩌나?"

발을 동동 구르며 그 말만 반복했다.

"어쩌긴.. 지금이라도 나가면 택시가 있을 거야! 그런데 돈 있으면 좀만 빌려줘! 아마
도 택시비가..."
"오빠가 맥주값도 다 냈겠구나! 미안해서 어쩌나... 오빠, 그러지 말고 비좁지만 우리
 집에서 밤 샐 때까지 얘기나 하며 보내자!"

나는 극구 말렸지만(이건 사실임) 기어이 혜미의 손에 이끌려 그녀 자취방으로 갔다.
혜미의 방은 아담한 게 풋내가 폴폴 났다.
우리 집 누나와는 무려 9살 정도의 차이이니 능히 그러리라...

둘이 밤새 얘기나 하자던 말은 쉽지 않았다.
나는 이쪽에, 걔는 저쪽에 앉아 얘기가 궁해지자 눈까풀이 무거워지더니 내가 먼저 잠
이 들고 말았다.
술 탓인지 목이 말라 눈을 떴는데 방에 불은 꺼져 있고, 내 위엔 이불이 덮어져 있고
혜미는 내 팔을 베고 잠들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나도 모르게 누나의 속을 그렇게 상하게 했던 그것이 벌떡 일어서는
게 느껴졌다.
꼴깍 하고 침도 넘어갔다.
그 애가 내 팔까지 베고 누웠다는 것은 뭘 뜻하는 지도 모를 내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정말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누나를 위해서...

그 애의 머리를 들어 살짝 옆에다 눕혀두고 혜미의 방을 빠져 나왔다.
밖은 이미 먼동이 터 새벽 출근길을 서두르는 모습들이 이따금씩 보였다.
한참을 걸어 내려와 택시를 탔다.
내 행동이 마땅한 건지 나도 머리가 복잡했다.

할증요금 시간이 지나서 택시비는 모자라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우리 집으로 향하는 비탈길을 올라오며 내 걸음은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누나를 보고 싶었다.
아니, 조금이라도 빨리 "돌아왔구나!"란 말이 듣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외박을 한 지가 없었으니까...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다.
눈을 비비며 문을 여는 누나를 와락 안아 버렸다.

"너, 미안하니까 그러지? 지금 몇 시야?"

나는 누나가 덥혀둔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 누웠다.
누나는 들어오지 않았다.
머리를 매만지며 아침 준비를 하려는 듯 했다.
부엌으로 나가는 누나의 다리를 잡고 일어섰다.

"너 왜 이러니? 철도 없이..."


<계속>

 


-16-


나의 성난 그것이 누나의 엉덩이를 비벼댔으나 누나는 끝내 부엌으로 나가 버렸다.
나는 포기하고 잠을 청했다.
그날 오전 수업은 포기해야 했다.
누나가 일 나가면서 나를 깨웠지만 나는 돌아누워 자버렸다.

그날 오후 학교에서 만난 혜미는 토라져 있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투였다.
아침에 같이 먹을 밥까지 지어 놓고 잤다는 거였다.

며칠 후 나는 장미꽃 하나를 사들고 누나의 가게로 갔다.
가게 유니폼을 입은 누나의 모습은 정말 예뻐 보였다.
무슨 꽃이냐기에 분점장이 되었어도 못 와봐서 늦게나마 축하한다고 말했다.
누나는 꽃향기를 맡아보며 좋아서 싱글벙글하면서 종업원들을 일일이 소개시켜 주었다
.

그리고 자랑스런 대학생 막내라며 어깨를 우쭐해 하기도 했다.
누나는 곧바로 다른 직원들에게 가게를 부탁하고 나를 끌고 나왔다.
뭘 먹고 싶냐고 했다.
나는 전의 그 집 꿩사브사브를 먹고 싶다고 했다.

강변으로 향하는 택시 속에서 누나는 내내 꽃향기를 맡고 있었다.
나는 누나의 손을 꼭 모두어 쥔 뒤 내 어깨에 기댄 누나의 머리 향을 맡고 있었다.
그 집은 그 때 그 분위기 그대로였다.
마침 그 자리가 비어 있어 그때 앉았던 창가의 그곳에 앉아 꿩사브사브를 시켰다.

누나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나 또한 그랬지만 간혹씩 혜미의 말들이 생각 나 그걸 떨치려 애썼다.
요리가 나오자 먼저 누나부터 먹으라고 고기를 익히는 일을 내가 했다.
저번에는 내가 다 먹었지만 이번에는 누나가 다 먹으라고 하니까 그런 게 어딨냐며 고
기 익히는 젓가락을 든 나의 입에다 넣어 주었다.

누가 먹든 행복했다,
어릴 때의 밥상처럼 먼저 먹겠다며 다투는 일이 없어진 것만도 행복이었다.
누나는 오늘 아침나절에 둘째누나가 다녀갔다면서 두 번째 태어난 조카가 너무 귀엽더
라는 말을 했다.

나는 "누나도 빨리 시집 가!"라는 말을 하려다 말았다.
시집간들 애를 낳을 수 없는 누나가 아니던가.
나는 말머리를 돌려 전에 갔던 그 고고장에도 한번 가보자고 했다.
누나는 너가 원한다면 그러자고 했다.

그 자리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셋째누나도 선을 봤다는 얘기, 날씨가 가물어 촌의 농사가 걱정이라는 얘기 등등...
우린 밤이 깊은 10시경 거기서 나와 그 고고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무슨 나이트로 간판이 바뀌어 있었다.

이미 관계없는 일이었다.
나도 이제 엄연한 성인이니까..
안의 홀 분위기도 완전히 바뀌었다.
성인 전용으로 입구에서부터 융단이 깔려 있고 웨이트도 훨씬 많아 보였다.

우린 자리를 잡은 뒤 맥주를 시켰다.
누나는 몸 때문에 잔만 받아 놓겠다고 했다.
내가 잔을 들자 부딪혀주며 입에 대었다 그냥 내렸다.
시끄러운 음악 속에 이야기란 불가능했다.
하긴 그곳에 얘기하러 간 게 아니지만...

술기운이 오르는 걸 느끼며 춤추러 나가자고 하니까 누나는 기꺼이 일어섰다.
나는 이런 날을 위하여 그간 친구들에게 춤을 배워 두었다.
그때 유행이든 디스코는 물론 브루스도 적당히 배워 두었던 것이다.
누나는 예전과 전혀 달라진 게 없이 춤을 잘 추었다.

내가 배운 디스코를 선뵈니까 금방 따라 했다.
시끄러운 음악이 끝나고 우르르 몰려들어가는 속에 나는 누나의 손을 잡았다.
음악에 맞춰 나름대로 배운 스텝을 밟자 누나는 귀엣말로 물었다.

"너 대학에선 춤도 가르쳐 주니?"
"아니!"
"그럼?"
"누나와 추려고 책보고 배웠지!"
"거짓말? 그 정도가 넘는데... 혹시?"
"맘대로 상상해,, 후훗!!"

누나의 키는 내 눈 밑에 있었다.
내가 누나의 귀에 대고 말을 하자면 고개를 약간 구부려야 했고 누나는 고개를 쳐들어
야 했다.
누나의 허리를 잡은 손에 땀이 나고 있었다.
내 어깨에 올린 누나의 손등에도 땀이 배어나오는 것 같았다.

음악이 끝나 돌아온 누나는 꼭 한잔만 하겠다며 잔을 들어 반쯤 마시고 조금 있다 마
저 마셨다.
한 잔 더 줄까고 물었지만 누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나도 일부러 따뤄주고 싶지는 않았다.
다음 부루스타임에 우린 또 나갔다.

누나는 마냥 즐거워하는 내 모습에 행복한 모양이었다.
나는 누나의 등에 드러나는 브라자의 끈을 잡아 찰싹 놓으며 장난을 쳤다.
그리고 엉덩이를 만지고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면 누나는 내 뒷목 살을 슬쩍 물거나 허벅지를 이용하여 내 중앙부를 툭 치며 대
꾸했다.
나의 그 부분이 벌떡 서있는 걸 확인하고는 귀에다 대고 이렇게 속삭였다.

"철 좀 들어라! 이 맹추야!!"

싫지는 않다는 말로 나는 이해했다.
그래서 나는 노골적으로 누나의 그 부분에다 내걸 밀어 붙였다.
누나도 억지로 피하는 거 같지는 않았지만 남의 눈을 의식하는 듯 뛰어난 춤 솜씨로
비켜 나갔다.
그런 실랑이 속에서 음악이 바뀌었다.

나는 자리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으나 누나에게 끌려 자리로 돌아왔다.
자리로 앉자 내 귀를 힘껏 땅겨다 누나 옆에다 앉히고 그 귀에다 대고 "너 죽고 싶어!
"라 했다.
나는 혀를 쏙 내밀었지만 누나의 손이 이번에는 허벅지 살을 힘껏 쥐고선 놓아주지 않
았다.

"너 언제 철 들래??"

나는 그 소리를 못 들은 척 했다.

"언제 철 들겠냐고??"
"뭐라고??"
"죽을래??"
"메롱!!"
"집에 가서 보자! 너??"

누나는 기어이 한잔을 더 부어 마셨다.
그러나 그건 내 돌발 행동 때문에 화풀이로 마시는 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
다.
단지 그렇게 해 보이려고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또 한잔을 마시려 잔을 채울 때 나는 막았다.

누나의 몸은 아직 그럴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누나가 먼저 앞으로 나가자고 나를 일으켰다.
누나는 끼를 발휘했다.
끝나지 않은 디스코 타임에 누나는 이마에 송골송골 맺힐 정도로 몸을 흔들어 댔다.

그리고 부루스 타임이 오자 나를 끌고 구석으로 가서 나를 안고 내 성감대마다 쫓아다
니며 리드미컬한 터치를 해댔다.
그리고 귀에다 대고 "너 좋니?" 하고 물었다.
누나가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오자 나의 몸은 되레 위축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속에서 누나는 어깨에 기대어 오며 "오늘 밤 너, 나의 병정이
되어 줄래?"하고 물었다.
나는 누나의 손을 잡아다 내 부풀은 앞섶에다 얹어주는 걸로 대답을 했다.
누나는 그걸 꼭 쥐고 왔다.
누나의 기분은 한껏 달떠 있었다.

택시에서 내려 집에까지 올라오는 비탈길을 오르며 우리는 오래된 연인처럼 꼭 부둥켜
안고 올라왔다.
누나는 그때까지도 꼭 쥐고 있던 장미 향기를 맡아보며 내게 고맙다는 표시를 여러 번
 했다.
마치 어린 애 같았다.
남자에게 사랑 받고픈 누나의 욕망이 아직도 살아 있음을 내보인 것이리라.

갑작스런 수술로 하루아침에 여자의 상징을 잃고 자신은 이제 끝났다고 느꼈을 것이다
.
어린 동생 앞에 나타내지 못했을 테지만 그간의 좌절과 방황이 얼마나 심했을까?
그런 좌절의 세월 속에 겨우 이제 그 마음을 추스리고 나라는 버팀목에 기대어 살아야
할 이유를 절감하며 직장도 가지고 한 남자의 사랑(변질된 것이긴 하지만..)도 느껴보
며 오늘 밤 그걸 실험해 보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자신이 살아 있음을..
자기 속에 女性이 남아 있음을..
그리고 계속 살아야 하는 이유를...

내 팔을 꼭 끼고 늬엇늬엇 발걸음을 옮기는 누나의 가슴속에는 잘못 하면 더 큰 절망
감만 맛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내 바램이 워낙 뜨거워서 그것에 편승한 자신은 어쩜 그 뜨거움의 작은 희생
물에 불과하다는 마음으로 모든 기대를 띄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집에 거의 다달았을 때 대문 앞에는 그림자 하나가 서성이고 있는 게 보였다.
우리는 반사적으로 몸을 떼었다.
분명히 우리 집인데 낯선 그림자였다.

그 그림자는 촌에서 모처럼 올라오신 엄마였다.
아침에 나섰으나 점심때가 가까워 둘째누나댁에 도착하여 거기서 기다리다 큰누나를
만나고 온다는 둘째를 만나 점심을 얻어먹고 큰누나를 만나러 갔더니 큰누나는 나와
저녁 먹으러 갔다기에 그 길로 여기에 와서 기다렸다는 것이다.
열쇠가 없어 방에도 못 들어가고 여태 저녁도 못 드시고 대문에서 서성였다니..

반가움에 앞서 죄스러움이 컸다.
누나가 그 야밤에 저녁을 챙기는 동안 엄마는 나를 당겨다 앉혀두고 누나의 마음이 어
떠냐고 물었다.
그 말은 누나가 지금이라도 시집갈 생각이 있는 것 같더냐는 물음이었다.
나는 모르겠다고 했다.

누나가 밥상을 들고 들어오자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엄마는 여기 온 용건부터 꺼냈
다.
시골 옆 마을에 얼마 전에 상처했으나 아기도 없고 살 집도 이미 마련된 아주 야무진
남자가 한 사람 있는데 어떠냐고 물었다.
누나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딴 일로 오셨으면 내일 당장 내려가시라고 박절하게 거
절했다.
엄마의 말에 나도 거들어 보았으나 누나는 냉정할 뿐이었다.

나는 안 거든만 못했다.
나를 꼬려보는 누나의 눈살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엄마와 난 한 이불 속에, 누나는 저쯤 떨어져 누웠다.
나는 이불 속에서 내가 한 말이 누나의 마음에 거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깨달으며
 그걸 복구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 지 겁이 났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는 오랜만에 귀한 아들을 한번 안아보려 꽁무니
를 빼는 내게 자꾸 붙어왔다.
누나는 아마도 나에 대한 배신감으로 밤새 잠을 못 이룰 게 뻔했다.

엄마는 등을 보이고 누운 내가 서운한지 계속 등을 어루만졌다.
하긴 내가 14살부터 집을 나온 뒤 엄마와 같은 이불 속에 누워보긴 처음이었다.
가끔씩 다니러 올라갈 때도 나 혼자 방을 쓰든지 아버지와 사랑방에서 자곤 했었다.
저녁에 마신 술기운이 잠을 독촉하는 지 아른아른 잠나라로 빠지려 할 때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엄마의 음성이 들려왔다.,

"그럼 아무래도 셋째부터 보내어야겠다!"

그 말에 울컥하고 누나의 댓말이 이어졌다.

"셋째를 재추로 보낸다고??"
"누가 거기래! 걘 애인을 만들어 갖고 벌써 두어 번 다녀갔어..."
"...............!"
"넌 어쩜 객지생활 십 수년 했으면서 그런 재주도 없었다냐?"

누나는 한숨만 푹 쉬며 대꾸도 않았다.
나는 자는 채하고 끼어 들지 않기로 했다.

"이제 이 녀석만 대학마치고 제짝 붙여 보내면... 그래도 그래도...!"

어머니는 말을 하려다 그만두었다.
누나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등돌려 눕는 듯한 바스락거림이 귀에 들려 왔다.
이 놈도 등 돌리고.. 저 놈도 등 돌리고... 아마 엄마는 그런 심정일 거다.
나는 몸부림치는 척 하며 몸을 바루어 엄마를 위안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순간 등뒤에서 엄마가 나를 껴안아 왔다.
엄마의 손이 나의 가슴을 꼈다.
이미 다 커버린 아들을 안아봤댔자 그 품안에 들어갈리 없었다.

그걸 아는 양 엄마의 손은 느슨했다.
그리고 옛날처럼 쓰다듬을 수도 없었다.
생각 같아서는 내가 엄마를 껴안아 드려야 하는 건데...
그런 속에서 나는 스르르 잠이 들고 말았다.


<계속>


-17-


어느 토요일,
우리 집에 놀러가겠다며 따라나선 혜미를 나는 애써 말리지 못했다.
그때 그녀의 삐짐은 얄미움이 아니라 그녀의 마음속에 거의 확신에 가까운 신뢰로 굳
어졌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가 인사불성이 된 두 번의 상황을 그녀 몸에 손 하나 대지 않고
지켜줬으니 그럴 만도 하리라.

버스에서 내려 슈퍼에 들러 휴지니 먹을 거며 잔뜩 산 혜미는 마냥 행복한 듯 오르막
길을 오르며 남들이 보건 말건 누나처럼 그렇게 내 팔을 꼭 끼고 걸었다.
단신으로 객지에 나온 고향 후배를 잘 대해주지 못했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던 나는
 그녀의 행동을 그저 애교정도로 여기고 눈감아 주었다.

"언니 참 깔끔하신 분인가봐!"

집에 도착하자 내가 누나와 같이 생활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혜미의 말이었다.
그런데 방안에 누나와 나란히 찍은 사진들이 든 액자를 보자 깜짝 놀랐다.

"오빠 누나 생각보다 나이 많은가봐?"
"그래! 내가 졸업할 때까지 시집 안 간다면서 저렇게 버티고 있단다."
"참 좋은 누난가봐? 나는 죽어도 그렇게 못할 거 같은데..."
"그래....!"

나는 대낮에 젊은 남녀 둘만 방에 있는 게 이상하여 뒷산에라도 놀러가자며 그녀를 끌
고 나왔다.
오늘은 기어코 약수터를 가 보리라...는 심정도 있었다.
그때도 그랬듯이 산은 한산했다.

우린 산에 오르면서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며 집안 이야기까지 많은 이야기를 했다.
하긴 내가 혜미의 이야기를 거의 듣는 편이었다.
혜미도 여느 여자아이나 마찬가지여서 잠시도 입을 다물고 있지 않았다.
그런 편에 비하면 우리 누나는 정말 말없는 여자에 속하는 편이다.

가도가도 끝이 없더니 아래도 내려 박히는 계곡에 길쭉한 대나무가 박혀 있는 그곳이
약수터임이 분명했다.
그러나 대나무 끝의 물은 흘러나오고 있지 않았다.
날이 가물어 농촌 들녘이 다 타들어 간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이곳까지 말랐을 줄이야.
그래서 사람의 그림자라곤 없었을 것이다.

낭패였다.
거기까지 올라온다고 흘린 땀에 목은 논바닥처럼 갈라진 기분이었다.
혜미도 마찬가지인지 옆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어떡하나?

도로 집에까지 내려가자면 능히 한 시간은 허비할 것이다.
그러다 그때 반대편 계곡의 졸졸 흐르던 물이 생각났다.
나는 혜미를 끌고 내려오다 용케도 그 갈림길을 찾아 그리로 끌고 내려갔다.
길을 뚫으며 기어이 계곡에 내려갔을 때 다행히 물은 있었다.

우린 돌 사이에서 흐르는 물을 풀 잎사귀로 떠서 서로 마셨다.
아직 여름이 멀었는데도 모기소리가 윙윙대었다.
나는 이제 가자고 했다.
혜미는 조금만 더 있다가 가자고 했다.

나는 바위덩이에 앉아 담배를 꺼내 물었다.
어릴 적부터 담배는 안 배우겠다 했는데 대학 들어오고 누나의 수술과 방황을 보며 술
과 더불어 한 대씩 피기 시작하던 중이었다.
혜미는 돌 틈에서 나오는 물이 신기한 듯 그걸 받아 손을 씻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고
장난을 쳐대기도 했다.

긴 담배 연기 속으로 스커트 앞자락을 모두고 앉은 혜미의 뒷모습이 참 예쁘다는 생각
이 들었다.
그리고 가는 허리 아래로 앙팡진 엉덩이 곡선이 참으로 앙증맞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뒤돌아 본 혜미가 뭘 훔쳐보느냐는 투로 눈을 흘겼다.
내가 막 담배를 껐을 때 혜미가 내 곁으로 와 앉았다.

"나 사실은 오빠한테 고백할 게 있는데...!"
"뭔데?"

그 말에 겁이 덜컹 났다.
아무도 없는 이 산중에서 그녀가 할 말이란 게 뻔하지 않은가?
그리고 이미 그녀의 눈빛에서 할 말을 읽지 않았던가?

"사실은... 사실은.. 저 오빠 사랑하고 있나봐!"

수줍어 제대로 얼굴도 못 들고 말하는 그녀였다.
나는 솔직히 도망치고 싶었다.
내가 아무 말이 없자 다시 말을 했다.

"나 오빠 사랑하고 있다고요! 단 하루도.. 단 1초도 오빠 생각 않고선 숨도 제대로 못
 쉬겠다고요?"

아까와는 달리 나를 똑바로 올라보며 톡 쏘듯 말했다.
그녀의 얼굴을 발개져 있었고 눈에는 이미 충혈된 채 이슬까지 맺혀 있었다.
어쩌란 말인가?
날더러 어쩌란 말인가?
나는 불쑥 내 뱉었다.

"나, 다른 여자 있어! 사랑하는 여자가 따로 있다고..."
"상관없어요! 그건 오빠의 마음이고 난 단지 내가 오빠를 사랑한다는 거만 중요해요!
내가 오빠를 사랑할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해요! 내 사랑의 고백을 버리건 말건 그건 오
빠 의지대로 하세요!"

혜미는 대들 듯이 말했다.
나는 앞이 캄캄해짐을 느꼈다.
무슨 말로 그녀를 달랠까 도무지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덜컥 안겨온 그녀는 인정사정 없이 키스를 해대는 거였다.
내 입 속으로 불쑥 들어온 혜미의 혀가 몸부림치고 있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입안 가득히 상큼하고 달콤함이 가득 고여 목젖을 타고 넘어갔
다.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였는지도 모른다.
나도 그녀도 서로 부둥켜안고 서로의 몸을 더듬었다.
탱글탱글한 혜미의 젖가슴이 내 손에 쥐어지고 스커트 아래로 들어간 손이 그녀의 팬
티를 내리고 그녀의 손도 대담하게 내 바지를 비집고 들어와 요동치는 그걸 움켜쥐고.
..

순식간에 일은 벌어지고 있었다.
반쯤 내려간 바지 앞으로 튀어나온 그것이 혜미의 속살을 파고들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내 머릿속에는 바로 이곳에서 벌이던 그 부인과 소년의 정사.. 옥상에서
훔쳐보았던 그들의 정사광경들.. 그리고 누나의 다리 사이로 파고들었던 내 모습까지
오버랩 되며 내 하체는 제 정신이 아니었다.

이를 악무는 한 소녀의 모습..
아픔을 참으려 내 가슴을 더욱 끌어안는 모습..
발버둥치다 퍽 쓰러지는 모습..
그 모습들은 모두 누나의 첫 모습이었다.
꼭꼭 숨겨진 빛 바랜 일기 속에서 본 그 모습 그대로였다.

"오빠, 그래도 고마워!"

그 말에야 나는 제 정신으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바지를 껴 올리려는 데 그 끝에 묻어있는 새빨간 피!
헤미의 아랫도리에서도 흘러내린 피가 다리로 내려가고 있었다.
너무나 놀랐다.

"너, 처음였구나?"
"마음 쓰지 마! 오빠에게 바친 게 얼마나 자랑스러운데...!"
"그래도..."
"아까도 말했지만 이랬다고 오빠에게 책임지라는둥 그런 유치한 짓은 안 할 거야! 나
는 내 마음을 전했으니 그걸로 만족해!"

우린 산을 내려오면서 아무 말도 없었다.
혜미도 아까처럼 팔을 끼는 등 그런 행동을 않았다.
혜미는 그 길로 바로 자기 집으로 갔다.
나도 말리지 않았다.

그 이후 나는 혜미도 누나처럼 만들 수는 없다는 생각을 했으나 좀처럼 마음이 잡히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사랑이 먼저냐 책임이 먼저냐는 딜레마에 혼동만 거듭할 뿐
이었다.
교정에서 혜미의 모습이 보이면 나도 모르게 등을 돌려 숨기에 바빴고, 혜미 또한 일
부러 나를 만나러 온다거나 하지를 않았다.

그런데 셋째누나의 결혼식이 있던 날,
그 자리(예식장)에 나타난 혜미를 보았다.
그날 모인 하객의 대부분인 동네 사람들 중 그네 또래와 같이였다.
같이 서있는 헤미의 친구는 나도 잘 아는 동네 아이였다.
고향의 바로 옆집 애였으니까..

혜미는 오빠 축하한다는 짧은 한 마디만 남기고 사라졌다.
집(촌)으로 돌아와 북적대는 손님들 뒷치닥거리를 하고 있는 혜미친구에게 넌지시 물
었다.

"혜미가 너 동기이지?"
"그럼 오빠도 잘 알텐데? 건넛마을 송부잣댁 딸이잖아. 그리고 오빠와 같은 대학 다닌
다면서...?"
"응! 학교에서 보았어. 몇 번..."
"뭘 그래? 혜미는 오빠를 너무 잘 알던데.. 그래서 일부러 오늘 나와 같이 가보자고
하던데...?"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그 애의 말로 혜미는 아직도 날 사랑하고 있음이 확실했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는 어쩔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의무감만 느껴질 뿐 사랑의
 감정은 생기지 않았다.

나는 2학년을 마치고 바로 군에 입대했다.
당시 나는 3대 독자였으므로 군에 안 갈 수도 있었다.
그러자 자원 입대하여 훈련소 생활이 끝난 뒤 강원도 어느 골짜기로 들어가 군 생활을
 하고 있었다.
아직 졸병 시절이라 나날이 서러웠다.
사서하는 고생이라지만 사실상 도피나 다름없이 고집하여 온 나인지라 후회되는 때도
많았다.

어느 날 저녁,
보초를 서고 있던 나에게 전령이 왔다.
가족이 면회를 왔으니 가보라는 거였다.
필시 큰누나일 거라는 상상에 뛰어내려갔는데 한사람이 아닌 두 사람이었다.

큰누나와 혜미..
반가움과 두려움이 한꺼번에 덮친 꼴이었다.
혜미가 어떻게 같이 왔을까?
어쨌든 혜미에게 귀찮다는 표현은 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그곳은 워낙 외진 곳이라 누가 면회를 오든 외박을 시켜주는 게 상례였다.
이미 끊겨 있는 외박증을 들고 부대에서 내어주는 중대장 짚차까지 타고 하룻밤 묵을
곳까지 내려오는 동안 우린 아무 말도 없었다.
나는 앞자리에 둘은 뒷자리에 앉았으니 말할 겨를도 없었다.

짚차에서 내리는 데 뒤의 둘은 마치 자매처럼 나란히 손을 잡고 내리는 모습이 심상치
 않았다.
혜미가 이미 모든 걸 말한 거 같아 보였다.
혜미가 그런 건 그럴 수 있다 치고 누나마저 거기에 동조한 느낌에 나는 적잖이 실망
하고 있었다.
짚차는 돌아가고 우린 방부터 잡았다.

방은 두 개였다.
치밀한 누나가 미리 예약해 놓고 갔다고 했다.

"같이 한 방만 써도 된다는데 자꾸 언니가 따로 하라 해서..."

혜미의 겸연쩍은 해명이었다.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음식점에 들러 식사 중에 누나가 말을 꺼냈다.

"네가 휴가 나오는 날 너희들 약혼식 올리기로 결정했다."

청천벽력이었다.
나는 기가 막혀 말도 나오지 않아 누나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양가에서 모두 흔쾌히 승낙한 일이니 따라라!"
"아니, 내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고서....!!"
"이 누나도 거기에 동의했다는 데도...?"

그건 강압이었다.
물론 누나의 동의라는 말에 혜미 앞에서 악을 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앞이 캄캄해졌다.
둘은 그 사이 무슨 도타운 정이 쌓였는지 호호거리며 마냥 행복한 얼굴이었다.

혜미는 이해가 갔으나 누나의 마음속에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도무지 감을 잡
을 수 없었다.
천년 묵은 여우야! 여태 나를 그녀 말처럼 장난감처럼 갖고 논 야시야......!
나는 술만 벌컥벌컥 마셔댔다.
보나마나 누나는 혜미와 나를 한 방에서 재우고 자긴 혼자서 우리들 소리를 들으려 할
 게 뻔해...!

차라리 술이 떡이 되어 자버릴 거야!
그네들이 무슨 수작을 부리든...

그때부터 내 필름은 끊겼다.
겨우 정신을 챙기고 눈을 떴을 때
나는 누나의 팔 베개에 뉘어져 있었고 혜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계속>

 


-18-


어찌 된 걸까?

머리 위에 놓인 물을 두 사발이나 마시며 기억해보려 했으나 기억 속엔 아무런 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나는 살짜기 누나를 흔들었다.
얼마나 피곤했던지 누나는 좀채 일어나지 않았다.
누나의 가슴을 물컹 쥐었을 때에야 눈이 똥그래 가지고 일어났다.

"누나 어찌 된 거여?"

누나는 내 입부터 막았다.
옆방에서 혜미가 듣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거였다.
귀에다 대고 소곤소곤 일러주기로는 내가 술이 취하여 혜미와 자라니까 싫다면서 누나
와 자겠다고 떼를 썼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셋이 한 방에 쓰자고 했더니 너무 좁은지라 혜미가 저 방에 가겠
다며 기어코 가버렸다고 했다.
누나는 내가 잠드는 걸 보며 저 방에 건너가 오해가 없도록 충분히 얘기해두고 왔으니
 걱정 말라는 거였다.

무슨 얘길 했느냐 하니까 넌 외동아들로 커왔고 조그만 할 때부터 누나하고만 살아온
지라 그러니 결혼하면 자연 없어질 거라 했다 한다.
혜미도 그런 것쯤이야 충분히 이해 간다면서 남자들은 다 어린애들 아니냐고 잘 다독
여 재워달라고까지 했다며 아무리 봐도 참으로 깜찍한 애라고 했다.

누나는 나를 잃는 게 싫지도 않는지 그 속을 알 수가 없었다.
내가 없는 누나를 누나 스스로도 어떻게 감당할 지 생각하고나 있는 것인지..? 이런
생각들이 나만의 생각인지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부분이었다.
나는 누나의 끈질긴 거부와 반항에도 기어이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고 내걸 끄집
어내어 누나 손에다 쥐어 주었다.

나의 흥분은 옆방에서 혜미가 귀를 곤두세우고 이 방의 동정을 엿듣고 있을 지도 모른
다는 생각으로 더욱 달아올랐고, 누나 또한 그런 두근거림이 더욱 달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우린 이불을 뒤집어쓰고 서로의 몸을 탐닉했다.
나의 옷을 모조리 벗긴 누나는 나의 사타구니는 물론 몸을 엎어두고 등과 항문까지도
서슴없이 빨아댔다.

누나의 혀가 내 항문에 닿이자 이때껏 전혀 느껴보지 못한 쾌감이 전신을 휘어 감았다
.
나도 누나의 그 부분을 핥아 주었다.
혀끝으로 누릿한 내음이 입 속을 파고들었지만 그건 흥분을 배가시키는 내음으로 작용
했다.
나는 누나의 귀에다 대고 오늘은 여기로 하고 싶다고 했다.

누나는 고개를 끄떡이고 베개를 배 밑에다 놓이고 엎어져 누웠다.
나는 침으로 번질대는 그 속으로 내걸 서서히 집어넣었다.
누나는 입에다 손바닥을 넣고 이를 악물고 있었다.
아픔을 참기보다 소리라도 새어 나갈까봐 였을 것이다.

나는 단 몇 번에 방출하고 말았다.
내가 끈적이는 풀을 문 그걸 그곳에서 빼내자 누나는 그 더러운 걸 입에 덥석 물고 낱
낱이 핥아먹는 거였다.
그러면서 "좋았니?"라고 물었다.
나는 나 혼자만 한 것이 미안하여 누나를 끌어안으며 누나의 거기에다 손가락을 넣어
자극해 주며 대답대신 이렇게 물었다.

"여기 이제 괜찮은 거 같애?"

수술 후 아프지 않았느냐는 말이기도 했고, 내걸 받아들여도 별 무리 없겠냐는 물음이
기도 했다.

"거긴 정말 더러운 곳이야! 그래서 너에겐 정말 접하고 싶지 않았어. 그러나 이젠 다
잊었어. 그러고 나니 훨씬 마음이 편해...."

나는 그 말에 다시 일어서고 있는 그걸 당장 그 속으로 집어넣었다.
누나도 순순히 받아들이며 입술로 내 입을 막아왔다.
나는 혹시라도 덧날까봐 천천히, 부드럽게.. 그리고 다치지 않게 조용조용 몸을 비볐
다.
이윽고 내 그것이 뜨거운 물줄기를 또 한번 쏘아대며 움찔거릴 때 누나의 다리는 내
허리를 감고 숨도 못 쉴 정도로 조여왔다.

얼마나 지났을까?
누나의 다리에 힘이 풀리고 답답함에 못 견딘 누나가 이불을 걷었을 때 나는 누나 위
에서 내려와 수건을 가져와 누나의 몸에 떨어진 욕망 덩어리와 땀을 닦아주었다.
누나는 흐느적거리며 옷을 챙겨 입었다.
벌써 창문 밖이 밝아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날이 완전히 밝아 우리 방으로 건너온 혜미에게 나는 "미안하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 누나가 씻으러 욕실로 들어간 사이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해주었다.
마음에서 우러나서라기보다 여기까지 찾아와 준 고마움과 미안함에서였다.
그리고 기꺼이 누나를 내 곁으로 보내준 마음에 대한 감사이기도 했다.

아무 일도 없었던 양 혜미의 손을 다정히 잡은 누나와 눈치챈 것 같지는 않는 혜미의
표정 속에서 나는 또 한번 혼란스러움을 느껴야 했다.
그리고 내가 과연 혜미와 결혼해야 되느냐는 의문에도 그 어떤 결론도 못 내리고 있었
다.
나는 그들을 배웅하고 곧 바로 군에 복귀했고 다시 서러운 졸병생활에 찌들려 그들을
잊어갔다.

드디어 휴가를 받아 나오던 날,
내 마음은 어지럼증 반, 설레임 반이었다.
설레임은 당연히 누나에 대한 것이었다.
미리 통보된 휴가 통지에 의하여 다음 날 당장 약혼식이 열렸고, 양가 어른들이 모인
가운데 우린 약혼반지를 교환하여 끼워줌으로 계약서에 서명한 꼴이 되었다.

다음 날은 혜미네 집에 들러 일가 몇 분에게 큰절을 올리고 종일을 그 댁에서 머물다
저녁에야 집으로 왔다.
집에는 약혼식 자리에서 미처 못 본 셋째 자형까지 와 있었다.
벌써 조카까지 생겨 조카들만 해도 다섯이나 되었다.
나는 내일 가게에 나가봐야 한다는 큰누나를 따라 다시 옛 집으로 왔다.
혼자 지내니 적적했던지 방안엔 강아지 한 마리가 집까지 마련된 채 놓여 있었다.

"얘 이름이 무어니?"
"뭐겠니, 한번 맞춰봐?"
"멍멍이, 개똥이, 삽살이 이런 건 아닐 테고.. 메리, 꾸꾸 뭐 그런 거..."
"땡!"
"으... 무얼까?" 아! 초롱이..?"

눈이 초롱초롱했다.

"아냐, 그딴 거... 병정, 장난감 병정이야!"

끙....!
뒤통수를 한 대 두들겨 맞은 기분이었다.
난 아직 누나의 마음을 다 들여다보고 있질 못했다.
그게 또한 미안하기도 했다.

나는 누나가 과일을 깎아 들여오는 동안 그 '병정'과 놀았다.
병정은 걸핏하면 어깨로 뛰어올라 혀로 아무 데나 핥아댔다.
그리 귀찮다고는 생각되지 않았지만 어쩐지 더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나가 과일상을 갖고 들어와서 "병정아 누나에게 뽀뽀!"하고 말하니 당장 달려가 입
에다 주둥이를 맞추었다.

과일상에는 술도 놓여 있었다.
빛이 새빨간 양주였다.
내가 휴가 나오면 줄 거라며 거액을 들여 샀다고 했다.
병정에게 "너 이제 가서 자야지!"하자 당장 집에 폴짝 뛰어들어갔다.

참으로 영리한 개였다.
나도 저렇게 영리했을까?
전혀 그렇지 못 했던 거 같다.
우린 잔을 부딪히며 둘만의 로맨스(?)를 즐겼다.

누나는 대담하게 불을 켜둔 채 옷을 모조리 벗더니 나도 그러라고 했다.
누나의 얼굴은 술기운에 볼그스름하게 달아 있었다.
내가 옷을 벗자 누나는 등을 빨간 등으로 바꾸고 춤을 추자고 했다.
누나의 온 몸은 빨간빛이었다.

누나는 내 몸을 붙들고 춤을 추며 이제야 서로에게 가릴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나도 그렇다고 대답했다.
누나는 그래도 혜미하고 결혼은 꼭 해야한다고 말했다.
재차 다그치는 말에 누나가 시킨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둘 다 나신으로 방안을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자 병정이 어느새 뛰어나와 졸랑졸랑 뛰
어 다녔다.
누나도 더는 말리지 않았다.

"저 병정 누나에게 잘 해줘?"
"그럼 너처럼..."

그 말에 나는 누나를 안아 바닥에다 눕혔다.
발갛게 익은 몸.
그건 한껏 나를 달아오르게 했다.
나는 누나의 몸을 구석구석 핥아 내렸다.
어느새 다가온 병정도 나처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말리지 않았다.
전혀 질투가 생기지 않았다.
내 끝이 누나를 파고들 때 누나는 혜미와 어땠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런 일 전혀 없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 누나가 저 병정과 교미를 가진다면...?"

나는 허허 웃었다.

"저 작은 것과...?"
"저래도 있을 건 다 있어!"
"한번 볼까?"

나는 병정의 가랑이를 보았다.
벌써 손가락만한 빨간 게 돌출 되어 있었다.
학교 다닐 때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테이프로 본 그 광경이 떠올랐다.

"누나 너무 작잖아?"
"애고, 짓궂긴... 그건 엄연한 누나의 사생활이야!"
"군 제대하면 나 큰 개, 아니 큰 병정놈 선물 해 줄게!"
"그럼 날 따돌린다는 말이네....?"
"그건 아니야!!"

난 피치를 올리기 시작했다.
누나도 혜미의 옆방에서와는 달리 신음소리를 거침없이 토해냈다.
이윽고 나른하게 쓰러진 둘은 그렇게 잠이 들었다.
다음날은 입대를 서둘러야 했다.

"자주 면회가마!" 하는 누나의 말을 뒤로하고 나는 또다시 강원도 골짜기로 향해야 했
다.
누나는 두 달에 한번 꼴로 면회를 왔다.
어는 날은 혜미까지 데리고 왔는데 이번에도 혜미를 따돌릴 수는 없었다.
물론 누나도 그걸 생각하고 왔을 것이다.

나는 둘의 사이가 점점 더 돈독해진 모습에 다소 안심이 되었다.
누나도 혜미를 '올케'라 부르며 내 각시임을 기정사실화 했다.
그날은 그간 쌓인 정분을 누나대신 혜미에게 풀었다.
혜미는 그 동안의 서운함을 모두 벗은 듯 내 품에 안겨 마냥 행복한 표정이었다.
나는 혜미의 그 표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큰누나! 참으로 불쌍한 사람이야... 나 하나를 키우려 평생의 자기 인생을 버리
신 분이야!"
"저도 그 말은 들어 이미 알고 있어요!"
"우리가 결혼하여 살더라도 부모님은 못 모신다 해도 나는 큰누나는 내가 모시고 살고
 싶어!"
"그 심정도 이해해요!"
"그럼 네가 허락한 거로 알아도 되겠니?"
"자기가 좋다면야...."
"자기 집에서도 뭔 소리 않겠어?"
"울 아버지도 큰언니의 효성을 들어서 잘 알고 있기만 하던데 뭘! 그리고 나도 언니가
 너무 좋아! 자기 누나이기에 앞서....!"

나는 혜미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또 올라갔다.

"고마워! 고마워! 너무도 고마워.....!!"

다음 날 아침 혜미가 세수하러 들어간 사이에 누나에게 돌발 키스를 시도하다 하마터
면 혜미에게 들킬 뻔했다.
혜미의 얼굴은 한층 밝아져 있었다.
혜미는 아침 식사자리에서 이런 농담까지 던졌다.

"언니! 이이가 우리 신혼집에 언니를 데리고 살 제요?"
"그래서..?"
"난 당연히 안 된다고 했죠! 그래도 올케 시누이지간인데 그게 가당치나 한가요? 택도
 없지!!"
"잘했어! 저것이 아직도 저런 철부지라니까... 올케 제 데리고 살자면 속 꾀나 썩을
껄!!"

서로 맞장구를 치며 난리를 떨었다.
혜미로썬 자기식으로 밀어붙인 결혼에 이외로 순순히 응해준 나에 대한 보답의 뜻이었
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여자란 알 수 없는 동물이어서...


<계속>

 


-19-


나는 제대를 했고, 혜미도 학교를 졸업한 뒤라서 결혼에 큰 어려움은 없는 편이었다.
그 얼떨떨하던 결혼식도 끝나 신혼여행 중 말하자면 첫날 밤,
우린 다른 커플들처럼 설레임은 없었다. 혜미도 마찬가지였는지는 알 바 없지만..
이를테면 단 맛 쓴 맛 다 보고 결혼식의 의례에 따라 떠난 마당이 아니던가?
혜미는 한 가지만 묻겠다며 입을 열었다.

"전에 사랑하는 여자가 따로 있다 했는데 그게 누구이죠?"
"그건 왜? 새삼...."
"이젠 전 자기의 아내에요. 챙길 거는 챙겨야죠!"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자기 그 때 뭐라 했는지 알아? 자기는 내게 사랑을 바치는 걸로 만족한다고 했어! 쫀
쫀한 여자가 아니라면서..."
"그래서 지금 내가 쫀쫀해 보인단 말에요?"
"암튼 지나간 얘기잖아!"
"그래요, 지난 얘기는 안 꺼내요. 다 묻어준다고요. 하지만 제가 물은 건 그 여자 아
직도 사귀고 있나에요? 이제 결혼했으니 누구도 우리 사이를 끼어 들어선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우리 누나도 끼어 든다고 생각해?"
"큰언니 얘기는 왜 꺼내요? 그건 이미 같이 살기로 결정난 거 아녀요..."

나는 불쑥 누나 얘길 꺼내어 놓고 혹시 그 사랑과 결부시킬까봐 두려웠다.
천만 다행이었다.

"이미 오래 전에 끝났어! 너와 그런 일이 있은 후 바로... 자기가 처녀임을 확인 한
건 내게 충격였으니까...."
"그렇게 말하심 될 걸... 괜히 좋은 날 나만 달았잖아요. 헤헤 용서하세요. 그리고 우
리 잘 살아요. 자긴 아직도 2년을 더 학교를 다녀야 할 테니.. 그간 제가 벌께요! 사
랑해줘요. 여봉...!!"

그렇게 넘어가긴 했지만 누나와 같은 집에서 산다는 것이 내 어리석음였음을 느끼지
시작했다.
우리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학교와 누나의 가게 중간쯤에 세 칸짜리 방을 얻었다.
단독 주택의 독채인 셈이었다.
단지 뒷방에 세든 남학생 둘이 있는 방 하나만 빼고 전부 사용하는 곳이었다.

당시 신식 집으로 집안에 욕실과 화장실이 딸려 있고 거실도 넓었다.
그 집주인은 한참 들어서기 시작하는 아파트를 또 하나 사서 간지라 간섭도 거의 없었
다.
그 집을 얻는 데 우리는 하나도 보태지 않았다.
이때껏 밝히지 않았지만 나는 법학도였고, 혜미는 교육학과를 졸업하여 이미 학교까지
 배정 받아 있었다.

그래서일까 장인께선 소위 '사'자 사위를 얻는다고 결혼비용은 물론 집 얻는 데까지
일체를 부담했다.
그리고 졸업하면 차도 빼 주겠노라고 약속한 터였고 집을 통째로 사주지 못해 미안하
다고 할 정도였다.
어쨌든 그간 살던 집에서 빼온 돈은 누나의 통장에 들어갔다.
내 성미상 이런 것은 싫었지만 누나마저 너무 그러는 것도 어른에게 실례가 된다며 고
맙다고 생각하고 흔쾌히 받으라는 말에 수긍해야 했다.

우리 집엔 보온 시설도 잘 되어 당시에도 여름엔 에어컨이 돌았고 겨울에도 내의바람
으로 지내도 추운 줄 몰랐다.
다들 처음엔 옷차림에 신경 쓰며 지내더니 둘이 어떻게 합의를 했는지 서로 팬티바람
으로 돌아다니기가 예사였다.
나도 그런 모습에 안심하는 건 사실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누나가 시누이라는 굴레를 고집하지 않고 마치 그녀의 친언니처럼 친
정 엄마처럼 나무랄 데는 나무라고 보듬을 때는 보듬으며 서로 기대며 사는 모습에 더
욱 안심이 되었다.

누나와 나의 스킨십도 극히 줄어든 게 사실이었지만 아내가 없는 안전한 시간을 이용
하여 은밀하게 즐길 뿐이었다.
그렇다고 눈에 띄게 경계하지도 않아 아내가 저녁을 짓고 있는 모습을 쳐다보며 둘 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앉아 테레비를 보며 볼을 비비기도 했다.
그럴 때 혹시 혜미가 보면 누나는 그녀가 들어라고 큰 소리로 "예, 니 각시가 본다 야
!"하고 말했다.
그럴 때 혜미의 말도 걸작이다.

"언니! 남의 신랑 갖고 장난치면 언니 국에 소금을 잔뜩 넣어버릴 거야!"

아무튼 차차 익숙해지자 그 정도의 스킨십은 예사롭지 않게 되어버렸다.
반대로 누나가 욕실에서 씻고 나올 때 나는 일부러 혜미의 젖가슴에 손을 넣어 조물락
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게 예사이다 보니 혜미도 그걸 일부러 말리려 하지 않았고 누나도 "얘들아 눈에 쥐
나려한다!"면서 가벼운 농으로 넘겨주었다.
나의 행동이 의도적이란 걸 이미 아는 누나였기 때문이리라.

어느 날은 오전 수업이 없던 나와 출근을 늦추던 누나가 거실 소파에서 대담하게 일을
 벌이다 하마터면 혜미에게 들킬 뻔한 적도 있었다.
나는 소파에 아랫도리를 까발리고 길다랗게 누워 있고 그 위에 치마를 걷은 누나가 앉
아 한참 열을 내고 있는 데 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황급히 바지를 끌어올렸고 누나는 부리나케 욕실로 들어가 버렸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건 분명히 혜미였다.

"어! 자기 아직 등교 안 했어?"
"오늘 오전수업이 없잖아. 그런데 자긴...?"
"두고 간 게 있어서... 그런데 이거 뭐야?"
"어, 뭐?"

이런 난감한 일이..?
그건 미처 못 챙긴 누나의 팬티였다.
혜미는 거실 바닥에 떨어진 그걸 주워 들었다.
그때 욕실에서 물을 내리고 누나가 뛰어 나왔다.
어찌하려고...? 나는 눈앞이 캄캄했다.

"어, 올케? 그거 내 거야! 워낙 급해서... 그런데 너 아직 안 나가고 거기에 누워 있
었니?"
"호호호.. 언니도...! 어지간히 급했나 보네!"

혜미는 가지러온 걸 찾으러 방으로 들어갔다.
정말 귀신도 곡할 누나의 재치였다.
누나는 그걸 껴입고는 "올케 나 먼저 나가!"하면서 뛰어나갔다.
일촉즉발의 위기를 모면한 셈이었다.

나는 방으로 들어갔다.
혜미는 아직도 웃음을 못 참겠다는 듯 나를 보자 배꼽을 잡고 웃기 시작했다.

"나도 총알이 날아 들어오는 줄 알았다니까..."
"그랬겠어. 팬티를 저렇게 벗어 던지며 뛰어왔을 정도니까.. 호호호 언니도 어지간히
못 말리는 여자야... 후훗!"

나는 혜미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나 바쁜데..."라 했지만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나는 그대로 치마를 올리고 팬티를 내렸다.
아까 풀다만 욕정을 풀기 시작했다.

그런 자세로 처음 해서인지 혜미는 엉덩이를 비틀어대며 발광을 했다.
혜미는 내가 떨어져 나가자 시계를 들여다보며 깜짝 놀라며 욕정의 덩어리를 그대로
사타구니에 품은 채 팬티를 끌어올리고 뛰어나갔다.
누군가 아랫도리에 흘러내리는 그 모습을 보면 뭐라 말할까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나는 오후에 학교에 나가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누나는 스스로도 간이 콩알만해졌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집에서는 하지 말아야 하겠다고 말하자 숨어서 즐기는 맛이 얼마나 재밌냐고
 말했다.
누나가 집을 얻어 나가는 게 좋지 않느냐고 말하니까 벌써 실증이 난 거냐고 반문했다
.
속수무책의 누나였다.

4학년이 되어 나는 본격적인 사법고시 시험 준비에 몰입했다.
나는 내 방에서 밤을 새기 일쑤였고 학교의 어지간한 수업은 빼먹으며 그것에만 매달
렸다.
그러다 보니 내 방에의 출입은 제한되었고, 혜미가 내 방에 과일을 갖고 들어 올 때도
 꼭꼭 노크하여 내 의향을 묻고 열었다.

혜미는 여태 소식이 없다가 결혼 1년이 지난 이제 겨우 4개월 째의 임신 상태였다.
그것이 원인이 되어 나의 욕정은 거의 누나에게 풀고 있었다.
그날도 혜미가 잠자리에 누운 걸 확인하고 내 방으로 건너온 누나가 그날따라 나를 의
자에 앉히고 그 앞에 앉아 내걸 빨고 있었다.
그때 똑똑 소리가 났다.

"왜 그래?"
"잠이 안 와서.. 그리고 언니가 안 보여?"

벌써 문을 빼꼼히 열고 있었다.
누나는 책상 밑으로 들어갔고 나는 의자를 당겨 앉았다.

"아마 바람 쐬러 나갔겠지 뭐!"
"오늘 나 잠 좀 재워주고 공부하면 안돼?"

난감한 일이었다.
그 와중에도 누나는 그 속에서 내걸 입에 물고 조물딱거리고 있었다.

"그래 알았어. 먼저 가 있어!"
"고마워, 자기..."

혜미는 돌아갔다.

"이제 어쩌나?"
"어쩌긴 마누라가 오라면 가 봐야지!"

누나는 옷을 끌어올려 주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그 방 문 다 닫지 마!" 구경하겠다는 심보였다.
그것도 재미있는 놀이임이 분명했다.
문틈으로 구경하는 누나의 모습을 나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큰방으로 돌아오자 잠옷차림의 혜미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도 잠이 안 와?"
"아마 이놈이 잠자기가 싫나봐!"
"이제 겨우 네 달이라는데...?"
"좀 안아 줘!"

나는 침대 위에 불을 켜고 누웠다.
문을 조금 열어놨음은 두말 할 나위 없었다.
혜미의 옷을 벗겨내자 혜미도 내 옷을 모두 벗겨 버렸다.
나는 혜미의 사타구니부터 얼굴을 파묻고 혀로 침을 흥건히 묻혔다.

혜미도 내 다리를 끌어다 사타구니에다 혀를 날름거렸다.
아마도 누나의 침이 조금은 묻어 있을 법 했지만 혜미를 끈질기게 달라붙으며 핥아댔
다.
나는 누나가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바로 혜미 위로 올라갔다.
침대등이 켜진 채라서 인지 혜미는 눈을 꼭 감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슬쩍 들어 문 쪽으로 보았다.
컴컴한 그곳에 누나의 두 눈동자가 분명히 보였다.
나는 서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문틈으로 보이는 눈동자를 보며 나는 누나와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점점 거칠어지고
있었다.

내 행동이 과격해지자 혜미는 몸을 움츠리며 아기 떨어질지도 모르니 부드럽게 좀 해
달라고 나의 몸을 자꾸 잡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힘이 쭉 빠졌다.
나는 트릭을 쓰기로 했다.
마치 사정을 할 때의 모습처럼 몇 번 쑤셔 박다가 퍽 쓰러졌다.
아니나 다를까?

"자기 끝났어?"
"응!"
"고마워! 하지만 내가 잠 좀 자려다 애 떨어뜨리겠어!"
"그러니 병원에서 조심하랬다면서..."
"하도 잠이 안 와서... 자기 미안해..."
"자기는 고대로 자! 난 씻고 가서 다시 공부해야하니까!"
"그래.. 알았어.."

나는 그렇게 큰방을 벗어져 나왔다.
어느새 내 방으로 들어가 있던 누나는 나를 끌어넣고 문을 잠궜다.
내가 씻고 오겠다 했으나 누나는 그대로 바지를 끌어내리며 "올케의 맛을 한번 보자꾸
나!"며 게걸스럽게 빨기 시작했다.

나는 급하여 누나의 옷을 벗겨 내리자 또 하는 말이 "나 올케와 비교되는 건 싫어!"라
 했다.
무슨 말이냐고 묻자 "올케는 아직 구멍이 작아 처녀 같을 거 아냐?"라면서 뒤로 해달
라고 했다.
나는 벗겨진 누나의 엉덩이를 빨기 시작했다.
그것은 내 혀가 닿을 때마다 움찔움찔하며 뭐라 말하는 거 같았다.
나는 누나를 책상에다 엎어두고 뒤로 찔러 넣기 시작했다.

"아아! 혜미에게 넣을 때도 이런 기분였니?"
"누나 게 훨씬 좋아! 아아..!!"

혜미와 자꾸 비교하는 걸 보면 누나도 별 수 없는 여자임이 분명했다.
누나는 어느새 누나의 그곳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뒤로 들락대는 내걸 자극하기도 했
다.
아까 하다 말아서일까 꾀나 긴 시간이 흘렀다.
누나는 배속을 건드린다며 아찔한 신음을 흘리기도 했으나 나는 사정없이 쥐어박았다.
그 소리는 나를 더욱 흥분시켰으니까...


<계속>


-20-


그런 번잡스런 생활 속에서도 나는 사법고시에 다행히 패스하여 사법연수원에 입소했
다.
고시를 치르는 날 중학교 때 썼던 처방을 또 썼는데 그게 효력을 발휘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연수원의 기숙사에서 지냈기 때문에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밖에 집에 들를 수 없었다.
그 동안에 학교도 졸업했고, 혜미에게서 애도 태어났다.

딸이었다.
우리 집엔 여자들만 셋이 사는 꼴이었다.
연수원 졸업이 가까워져 갈 무렵 집으로 내려 왔을 때 집 앞에 웬 중후한 승용차 한
대가 대어져 있었다.
거실로 들어가자 낯선 개 한 마리도 보였다.

어찌된 건지 물었더니 밖에 세워둔 차는 장인어른께서 약속한 차를 뽑아주신 건데 먼
저 면허를 딴 혜미가 몰고 다닌다고 했다.
개는 어찌된 거냐니까 여자들만 사는 집이라 혹시 강도라도 들까봐 혜미가 사왔다고
했다.
그럼에도 개는 순해 보였고 키가 우리 예닐곱 어린애만 했다.

저리 큰 개를 집안에서 키우다니...
그 순간 누나의 병정 생각이 났다.
그 집에서 나오면서 옆집에다 주고 오며 눈물을 흘리던 누나.
여기 와서 내가 돈을 벌면 제일 먼저 선물하고자 했던 것.
혹시 밤마다 누나가 데리고 자는 건 아닐까?

거의 2년여의 연수원 생활을 마감하고 다행히 청원한 그 도시의 지방법원으로 배속되
었다.
내 나이 벌써 28세였고, 누나는 36세였다.
내가 20대 후반에 이른 만큼 누나도 중년의 나이에 들어 있었다.
첫째에 이어 2년 터울로 둘째(아들)가 태어나자 혜미더러 학교를 그만 두라 했더니 고
집 고집하여 집에다 보모 겸 가정부를 두자고 했다.
누나도 그래라는 통에 나는 말릴 수 없었다.

집안엔 개까지 모두 일곱이 사는 대 식구가 되었다.
마침 그때 그 집주인이 집을 내어놔야겠다는 소식에 우린 이사를 해야하나 마나 고민
하고 있는데 그 소식을 들은 장인이 당장 그 집을 사주었다.
우린 뒷방의 학생들을 내 보내고 가정부 아줌마를 기거시키려 했는데 누나가 그곳으로
 가고 누나 방을 아줌마가 쓰는 게 더 좋겠다고 했다.

그 말도 일리가 있었다.
왜냐하면 종일 학생들에게 시달리고 들어온 혜미가 애들에게까지 시달려 밤잠을 설치
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침저녁 밥하고 집안을 돌보자면 뒷방은 아무래도 마땅치가 않았다.
그렇다고 치더라도 나는 누나의 속셈을 모르는 바가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늘 피곤했다.
초보 검사라 미천한 경험으로 법전만 들여다보고 법 적용을 했다가 윗사람에게 꾸지람
을 듣는 게 다반사였고, 밀린 잡무로 법원에서 알밤 새우기도 예사였다.
그러다 보니 두 여자는커녕 한 여자도 챙길 겨를이 없었다.

혜미는 장인어른이 사주신 차를 내가 쓰자 소형차를 한 대 뽑아 아침저녁마다 시누이
인 누나를 태우고 다녔다.
다른 집에선 감히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 아닐까마는 그건 내게 혜미에 대한 신뢰와 편
안함을 주는 요소이기도 했다.

그날도 나는 집에다 못 들어간다 해놓고 잡무를 처리하다 너무 피곤하여 그냥 돌아온
날이었다.
밤 11시는 지났을 것이다.
방으로 들어서자 아줌마만 소파에서 TV를 보며 졸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

"다 자요?"
"네! 애들은 자고, 애 엄마는 과일 깎아들고 뒷방에 가더니 아직 안 오시네요.. 불러
드릴까요?"
"아뇨, 됐어요. 아줌마는 이제 들어가 주무세요!"
"네, 그럼..."

나는 뒤돌아 엉덩이를 실룩대며 방으로 들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서
있었다.
이렇게 피곤한 데 왜 그 생각이 날까?
나는 좀 이상했다.
누나에게서 조련된 몸이라서 그럴까 젊은것들에게는 못 느끼던 성욕이 나이든 여자만
보면 아랫도리가 울컥 솟구치는 건지?

저 아줌마는 아마도 40대 중반은 넘어섰을 것이다.
일찍이 남편을 잃고 자식 하나 키워오다 그 자식마저 교통사고로 잃었다 했다.
나는 그 감정을 삭이려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그러나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소파에 깊숙이 몸을 묻고 누웠으나 사그려들려지 않는 것이었다.
누나의 몸이 생각났다.
이럴 때 혜미는 거기 가서 무슨 수다를 떨고 있을까?
시누이올케 간에 무슨 깨소금 쏟아지는 얘기로 여태 돌아오지 않는 건가?

나는 현관문을 열고 살짝 빠져 나왔다.
그믐인지 하늘은 캄캄했다.
누나의 방에 가까웠는데 창문가로 옅은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누나의 음성이었다.
어디 아픈 건가?

"아아아...!!!"

이번엔 혜미의 음성이었다.
뭘 할까?
방에 불은 켜져 있는데.. 커튼에 가려 안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뒤쪽 쪽창으로 가 그걸 살짝 젖히고 안을 엿봤다.

아, 아니...!
둘은 모두 벌거숭이였다.

서로의 그곳을 입으로 빨고 손가락으로 쑤시고...
한 마디로 충격적인 광경이었다.
어찌 된 걸까?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 어안이 벙벙했다.

나는 발소리를 죽이며 되돌아와 다시 길다랗게 소파에 몸을 파묻고 생각에 잠겼다.
그간 내가 둘 모두에게 등한히 했던 건 사실이었다.
고시 공부한다고.. 떨어져 살았던 연수원 생활.. 그리고 걸핏하면 법원에서의 밤샘..
집에 와서도 누구 하나 챙기지 않았다.

그래서 둘이 그런 돌출구를 찾은 것일까?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고 들어선 혜미가 나를 보자 깜짝 놀랐다.

"어머! 당신 못 들어오신다더니...?"
"하도 피곤하여..."
"언제 왔어요?"
"방금 들어와 샤워하고..."
"그런 줄도 모르고 과일 들고 언니한테 갔다가 얘길 나눈다고..."
"이러다 내 누나 당신한테 뺏기는 거 아닌가 몰라!"
"그런다고 뺏기기까지야??"

나는 거실에 불을 끄고 방으로 들어왔다.
애들은 모두 아줌마 방에서 자기 때문에 둘 뿐이었다.
샤워를 하고 내 곁에와 누운 혜미를 슬며시 당겼다.

"피곤하시다면서요?"
"내 마누라 바람날까봐 의무방어전은 해야될 거 같아서..."

내 말속에는 가시가 박혀 있었다.
누나의 혀가 지나갔고 누나의 손가락이 들어간 모습이 어떨까 확인하고 싶기도 했다.
혜미는 자기도 학교 일로 몹시 피곤하다며 빨리 끝내자고 말했다.
나는 혜미를 넌지시 떠보기로 했다.

"여자들끼리 이 짓 하면 어떤 기분일까?"
"왜, 왜요?"

예상대로 반사적인 대답이 튀어나왔다.
나는 마음속으로 "이건 놀이야, 게임이라고! 따면 왕창 따고, 잃으면 몽땅 털리는 거
야!"라고 자기최면을 걸었다.

"어, 오늘 김 검사가 불법비디오 단속하여 하나 들고 왔는데.. 틀어보니 여자들끼리
하는 거두만.."
"짓궂긴 그런 걸 왜 내게 물어요?"
"같은 여자니까.. 나는 남자라 알 수 없잖아?"

혜미는 의도적으로 그녀 입술로 내 입을 막았다.
나는 금방 누나가 빨았을 그곳을 손으로 후볐다.
촉촉했다.
샤워하면서 씻어냈을 테지만 안엔 분비물인지, 아니면 누나의 침인지 가득 고여 있었
다.
나는 그곳에다 내걸 쑤셔 넣으며 말했다.

"내가 그때 좋아한다는 사람이 언니라면 넌 어떻게 생각해?"
"언니, 어느 언니?"
"아무튼...?"
"아, 애 큰고모 언니..?"
"누구든...?"
"그 언니라면... 그 언니라면 난 당신을 이해할 거야! 왜나면 언니만큼 예쁘고 마음씨
 좋은 사람이 없는 데도 너무 가련하게 된 모습이 너무나 마음이 아파요!"
"누나에 대해 아는 거라도...?"
"언니가 다 얘기해 줬어요. 어린 나이에 성폭행 당한 거부터 애기집을 떼어낸 것까지.
.."

다 알고 있었구나...
모르는 척 하더니 다 알고 있었어...
혹시 누나와 나와의 일도...?

"누나와 나..?"

그러나 혜미는 다시 내 입을 막았다.
알고 있다는 증거이리라.
나만 모르는 양 그렇게 여태 지냈구나...

아, 이 일을 어쩌나..
어쩌나.........!

되질 않았다.
되기는커녕 오히려 사그라들고 있었다.
나는 그걸 빼내고 옆으로 벌렁 누웠다.
혜미의 손이 다가와 그걸 쥐고 조물락조물락거렸다.
그러다 혜미는 더 충격적인 말을 던졌다.

"언니에게 갔다 오세요? 이대로 두면 당신 꺼 영영 못쓰게 될지 모른다고요...!"

이 일을 어쩌나..?
정말 이 일을 어째야 한단 말인가?
나는 혜미에게 떠밀려 현관으로 내쫓기고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 혜미는 나를 떠밀고 가서 누나의 방문을 열고 이렇게 말하는 거였다.

"언니 이이 좀 봐줘요! 장난감이 곧 고장날 거 같아요?"

누워 있던 누나는 야밤에 무슨 꼴이냐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혜미는 "잘 부탁해요, 언니!"하고 사라져 버렸다.

"네 몰골이 말이 아니구나! 그래도 이 나라 검사님이신데..."

나는 누나 품에서 펑펑 울었다.
그럴 수가 있냐며 악을 쓰며 울었다.
나만 모르게 둘만이 가진 비밀이 어디까지냐고 대들며 울었다.
나를 자리에 눕힌 누나는 옛날처럼 팔베개를 해주며 조용히 말문을 열었다.

"사실 너도 알다시피 너희들 결혼은 혜미와 나의 작품이었어. 서로가 너를 사랑하면서
도 어쩜 언제 훌훌 떠나버릴 지 모를 피앙새를 둘 다 키우고 있는 꼴이었지. 그래서
둘이서 밀약을 했어. 같이 공유하는 방법을 찾기로.."
"그렇다면 누나와 나 사이의 일도 모두 말했단 말이야??"

나는 떨고 있었다.
뭔가 큰 함정에 빠졌다는 생각도 들었다.

"육체란 영혼처럼 영리하지가 못하여 그저 우둔할 뿐이야. 남자는 거기에 너무 집착한
다는 거고, 여자는 집착하는 남자의 덫에서 못 벗어난다는 차이지. 벗어나면 아무 것
도 아닌데.. 그저 아무 것도 아닌데... 이 누나가 그 덫에 끼어 허덕대다 결국 아까운
 청춘만 날려버렸잖아. 너나 혜미는 그런 집착이나 덫으로 소모적인 낭비는 않았으면
하는 게 이 누나의 진심이란다."
"......................................."
"네게 숨긴 건 미안해! 꼭 그러고 싶어 그런 건 아냐. 나도 혜미도.. 모르면 모르는
대로 묘미가 있고, 또 알면 아는 대로 묘미가 생기는 거 아니겠어? 넌 마음 편히 가져
! 너도 여타 사람들처럼 꼭 같이 생각한다면 우리들만의 개성이 뭐가 있겠어? 우리들
만의 행복이란 게 뭐가 있겠냐고.. 어차피 우린 셋이서 같이 공유하고 같이 누려야할
운명공동체야. 그 중심이 네가 서 있어야 할 자리이고,  너의 천사가 너 속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어! 내말 알아듣겠니, 장난감 병정아??"

나는 이해할 듯 말 듯 했다.
어쨌든 천사라 함은 누나 스스로를 말함인 듯 하고, 내 마음속의 그 천사인 누나가 개
척한 땅에 내가 서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 개척지는 누나만이 개척 가능한 땅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누나만이 절실했던 땅에 나와 혜미가 이방인으로 끼여들어 이제 어쩔 수 없이
공동 경작을 하며 살아야 할 운명이 되어버린 건지도 모른다.

단련된 누나의 몸뚱이가 올라오고 그 몸뚱이가 내 살점을 덮자 다시 일어서는 그걸 나
는 우리가 일구는 열매의 한 자락이라 여기며 불을 지피고 있었다.
언젠간 혜미도 이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같이 희열 하리라는 그리 멀지 않을
 듯한 예감 속에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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