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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을 사찰하다 현장에서 들킨 국가정보원 직원이 자신을 붙잡아 경찰에 넘긴 이들을 특수폭행치상·특수감금 등의 혐의로 고소했지만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선 폭행이나 감금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을 보면 국정원 직원은 자신이 몰래 촬영하던 민간인에 의해 적발되자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면서 휴대전화를 순순히 넘겨줬다. 1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월 국정원 직원 이모씨로부터 몰래 촬영을 당했던 시민 주지은씨(45)는 지난 9일 관련 영상을 서울 수서경찰서에 제출했다. 주씨는 지난달 30일 이씨자 자신을 고소한 사건으로 피의자 조사도 받았다. 이씨는 지난 3월22일 오전 10시쯤 서울 강남구의 한 편의점에서 길 건너편에 있는 주씨를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하다 들켰다. 이씨의 휴대전화에는 주씨를 비롯해 주씨의 남편과 딸, 지인 등의 행적이 기록돼 있었다. 이씨는 자신을 “민간인”이라고 했다가 “헌병”이라 둘러댔지만 이후 국정원 직원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경찰에 스토킹 혐의로 입건돼 조사받던 지난 6월 말 주씨 일행을 특수폭행치상·특수감금·특수강요, 정보통신망법상 비밀누설·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주씨가 경찰에 제출한 3월22일 촬영 영상은 이씨의 주장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이 영상은 주씨가 일하는 식당의 주인이 촬영한 것으로, 이씨가 주씨의 남편 A씨 등과의 대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향신문이 확인한 영상을 보면 주씨 측은 이씨의 신원과 사찰 목적이 무엇인지 캐물었고, 이씨는 가게 한쪽에 앉아 고개를 숙이면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씨는 주씨 측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이씨는 주씨 측이 그의 휴대전화를 확인하자 “남의 휴대전화를 마음대로 봐도 되냐?”면서 항의를 했지만, 주씨 측이 “그럼 남을 함부로 찍어도 되냐?”고 반박하자 말대꾸를 하지 못했다. 양측의 충돌이 있었음을 나타내는 정황이 없는 것은 아니다. A씨가 “선생님 (제가) 반말했던 것은 죄송한데 (선생님이) 저를 치시니 저도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하면서 “폭행하시면 안 되죠?”라고 하자 이씨는 “네”라고 답했다. A씨가 “제가 욕설하고 거칠게 한 건 죄송하다”고 하자 이씨 또한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쌍방이 옥신각신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영상 내용은 ‘다수의 위력에 의한 감금’이 있었다는 이씨의 주장과도 거리가 있다. 양측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식당에 손님이 들어왔으나 이씨는 도움을 청하거나 도망치려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주씨 측이 건넨 음료도 순순히 받아 마셨다. A씨가 “저희가 (사찰한) 자료는 다 확인하고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경찰에 인계할 것”이라며 “일단 자료는 확인할 것이다. 이해해달라”고 말하자 이씨는 고개를 두 차례 끄덕였다. 주씨는 폭행과 감금을 당했다는 이씨의 주장에 대해 “몰카범을 잡기 위해 옥신각신하던 것을 폭행이라고 하고 현행범을 경찰에 인계하기 위해 데리고 있던 것을 감금이라고 한다”며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고소장에서 “관련 법령과 통신제한조치 허가서 등을 토대로 국정원의 정당한 업무 수행 중이었다”며 “적법한 공무 수행 중이었는데 상해까지 입었다”고 밝혔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314212?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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