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리적인 사람들은 위의 결과들로 공식을 뽑아내려고 한다. 위의 결과들에 따르면 적혀 있는 수에서 하나를 뺀 수를 곱한 게 규칙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9가 72가 되려면 8을 곱해야 하고 8이 56이 되려면 7을 곱해야 하니까 결국 적힌 수에서 하나 뺀 수를 적힌 수에 곱하는 게 공식이라고 이해한다. 만약 위 글에 4=12까지 적혀 있었다면 완벽했을 것이다 4에서 1뺀 3을 곱해서 12가 나왔을테니 그런데 문제는 4=12가 없다 즉 위에서 세운 공식이 4에서도 성립한다는 보장이 없는 거다 이때 논리적 사고는 두 갈래로 나뉜다. 1번 유형(6이 답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4=12라는 결과가 없어도 자신이 세운 공식 n(n-1)이 3에도 통할 거라고 생각한다. 왜? 이 공식은 위의 사례들을 전부 해명한 공식이니까. 그러니까 3=?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버리는 거다. 따라서 여기에도 n(n-1)을 적용, 3*2=6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이다. 만들어낸 공식이 주어진 모든 사례를 만족시켰다 하여 그게 모든 경우에 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건 귀납논증의 한계이기도 하다. 어제까지 백전'백승'한 파이터는 오늘도 '반드시' 이길까? 이길 가능성은 높겠지만 반드시 이길 리 없다. 마찬가지다. n(n-1)이 9부터 5까지의 사례를 해명했다 하여 그게 3에도 적용된다는 보장은 없다! 어디까지나 가능성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 귀납논증의 한계(이는 연역논증의 한계이기도 하다)를 잘 아는 논리 고수는 혹시 n(n-1)보다 이 현상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법칙이 있나 다시 고민해본다. 감각을 넓혀서 다시 생각해보니, 첫 줄은 적힌 숫자에 8을 곱한 거다. 두 번째 줄은 8에서 하나 줄어든 7을 적힌 숫자에 곱했다. 세 번째 줄은 7에서 하나 줄어든 6을 적힌 숫자에 곱했다. 한 줄씩 내려가면서 하나씩 줄어드는 숫자를 적힌 숫자에 곱하고 있다. 그렇게 적힌 숫자에 곱하고 있는 숫자가 5, 4까지 내려왔다. 그 다음 숫자는? 3이다. 마침 적힌 숫자도 3이다. 그래서 둘을 곱해서 9가 나왔다. 이게 2번 유형, 9가 답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다. 2번 유형 또한 1번 유형과 마찬가지로 귀납/연역 논증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적힌 숫자에 곱하는 숫자가 8부터 1씩 줄어드는 법칙이 마지막 줄에도 적용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1번 유형과 2번 유형의 가장 큰 차이는 다음과 같다. 4가 없다는 시각정보(감각정보)를 무시하고 처음 만든 공식읃 그대로 밀여붙였는가, 아니면 4가 없다는 시각정보(감각정보)를 무시하지 않고 이 감각까지 고려해서 새로운 논리를 추출하려 시도하였는가. 감각적이다라는 말은 논리적이지 않다는 뜻이라기보다는 감각정보에 충실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위의 두 유형이 다 비논리적이라는 걸 생각해보면(둘 다 귀납/연역논증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6보다 9로 답한 사람이 더 감각정보에 충실한 사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