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으로 와이프가 내 곁을 떠나고 첫 제사날이 되었다 기다렸다는 듯 하늘은 맑고 어서 오란듯 신호도 푸른빛으로 가득 했다. 아이들에겐 아직 엄마가 떠났다는 사실을 실감 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혼자 도착한 묘는. 아플때 머리감겨 달라며 칭얼대던 와이프 처럼 조금 지저분 했다. 한시간. 두시간. 묘를 정리하고 힘이 조금 들어 털싹 앉아 바라본 풍경엔 맑은 하늘을 향해 공장 굴뚝이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굴뚝이 담배를 피는거 같네..' 그걸 보니 한창 담배 필때 와이프가 담배피지 말라며 귀여운 잔소리를 해댔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초강수랍시고 나한테 내놓은 대안은 '이제 당신 담배 살때 무조건 잔돈은 애들 용돈으로 저금한다! 이거 모아서 애들 장가보낼 자금으로 쓸꺼야!' 으름장 이랍시고 내놓은 대안에 나는 픽 웃으며 으이구 알겠다! 하고 점점 담배를 줄여갔다. 끊을때 쯤엔 살짝 시원섭섭해 하기도 했던 아내다. 이제 모을 돈이 없다며. 그래도 끊는게 맞다면서 마지막까지 잔소리 하던 기억이 나 풍경을 보며 피식 웃었다. '가볼까..' 제사를 지내고 느긋하게 차에 오른다. 집으로 가는길 잠깐 화장실을 들리는데 옆 편의점에 아들 또래의 학생이 편의점에 알바를 하는데 눈이 갔다. '집에 잘 있으려나..' 차에 올라 출발 하려던 찰나 무심코 아까 생각이나 문을 열고 편의점에 있는 학생을 부른다. '미안한데 담배하나만 부탁해도 되나요?' '그러세요' 내가 피던 담배를 가져다주고 나는 지갑에 있던 몇만원 중 5만원 짜리를 건냈다. '잔돈은 가져도 됩니다 미안해요 젊은 친구' 시동을 걸고 출발 한다. 이윽고 알바생이 가져다준 담배를 보며 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한다.. 내 담배 연기가 하늘에 닿으면 잔소리라도 들릴까.. 나는 5만원 짜리 담배를 샀다. 불도 못붙일 담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