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내의 허리가 활같이 휘더니 본능적으로 허벅지로 남자의 머리를 꽉 조여갔다.
아내의 조인 허벅지 사이로 들리는 질퍽한 입술과 혀 놀림 소리가 모텔 방안을 채워갈수록 아내의 반응은 더 크게 변해가기 시작한다.
침대 시트와 떨어진 휜 허리의 공간이 커질수록 아내의 고개도 뒤로 더 젖혀지며 시트를 움켜진 손에 힘이 실리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내의 사타구니에서 그칠줄 모르고 계속되던 빨아먹는.. 정말로 아내의 보지를 빨아먹는건 아닐지 걱정이 될 정도로 긴 시간동안 파묻혀 있던 남자가 침과 애액으로 범벅이 된 자신의 얼굴을 팔뚝으로 대충 훔치곤 상체를 일으켜 아내의 허벅지를 크게 벌리기 시작했다.
언뜻 보인 아내의 보지는 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렸고, 소파에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내게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큰 자지가 정말로 아내의 보지에 맞춰지기 시작했다.
숨 쉬는 것조차 잊은 채 만져보지 않아도 충분히 딴딴해 보이는 남자의 잔뜩 힘이 들어간 엉덩이가 아내의 사타구니 속으로 다가가는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급격히 꼴려오는 내 자지에 바지로 인해 느껴지는 압박감과 함께 괴리감이 함께 공존했다.
막상 눈앞에 펼쳐진 아내의 보지속으로 내가 아닌 다른 남자의 엄청난 자지가 삽입되어지는 모습을 보게 되자 복수심이란 단어보다는 숨막히는 흥분감이 먼저 내 몸을 떨리게 한다.
반신반의..라고 할 수도 있는 내 결정은 이미 돌이키기엔 너무도 많이 와버렸다.
“헉!..아!~~~여..”
아내와 남자가 완전히 결합이 된 듯 했다.
허벅지 사이로 깊숙이 들어간 남자의 엉덩이엔 더 강한 힘을 주며 꿈틀거렸고, 저 큰 것이 들어갈까..라는 내 걱정과는 달리 아내는 지금까지는 본적없는 반응으로 눈을 감은 채 남자의 목덜미를 깨물며 꽉 끌어안기 시작했다.
나와의 섹스에선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휘어진 발가락으로 남자의 허리를 감싼 채 팔과 함께 자신을 짖누른 남자의 몸을 조이는 아내의 다리까지,, 그리고 목을 깨물며 신음소리를 억누르던 아내는 남자의 작은 움직임을 크게 만들정도로 뇌쇄적이고 본능적인 탄성과 신음소리를 뱉어내기 시작했다.
“흑~.........”
“!..”
남자의 허리가 점점 더 격렬해졌을 때 그 움직임을 순간 멈추게 한 건 내가 아닌 아내였다.
경직된 남자의 몸에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발기력을 보여주며 침대옆으로 다가갔을 때..
난 살짝 실눈을 뜬 아내의 눈을 발견할 수 있었다. 조금씩 속도를 붙이던 남자도 그 시선에 흠칫 놀란 듯 멈춰선 듯 보였다.
그러나..
그것이 정신을 차린게 아니란 걸 나와 아내에게 삽입한 채로 굳어졌던 남자는 곧 알 수 있었다. 놀라 멈춘 남자에게 더 많은 걸 요구하 듯 허리를 두른 아내의 팔이 조금 더 내려가 남자의 단단한 엉덩이를 움켜쥐곤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고, 실눈을 뜬 상태로 이미 본능에 취해 남자의 거대한 자지가 움직여지만을 바라는 아내의 몸짓에 멈칫거렸던 남자가 힘을 얻은 듯 방금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르게 펌핑을 시작한다.
남자의 등을 가득 메우기 시작한 땀범벅은 아내에게도 전염된 듯 온몸을 적시기 시작했다.
술에 완전히 떡이 된 아내란 여잔 어느새 내 바로 앞에서 격렬한 오르가즘을 향해 허리를 스스로 흔들기 시작했고 얼마지나지 않아 루프시술을 받은 아내의 보지에 엄청난 양의 사정을 하는지 남자가 그대로 아내 위에 몸을 포개곤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기대라곤 하기 뭐하지만.. 내 예상보다 너무 빠른 사정을 해버린 남자였다.
“....”
“죄송해요.. 너무.. 자극적이어서..”
“..괜찮습니다.”
“진짜 잘하는데.. 형수님이.. ”
“.....”
“자지를 계속 씹어먹는 줄 알았어요. 안에서 꽉꽉 물어주는데 도저히 참을... 형님은 진짜 행복하시겠어요.”
정말로 부러운 듯 정액이 범벅이 된 자신의 자지를 쉽게 빼지 못하는 남자의 표정엔 분명 아쉬움이란 단어가 눈에 보일정도로 가득 담겨 있었다. 말을 하면서도 남잔 조금씩 자지를 움직여댔고 그 행동에 자지가 가득 메운 보지구멍틈사이로 허연 정액들이 거품을 그리며 아내의 엉덩이 골 아래로 흘러내려 시트를 적시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에 느껴지는 흥분보다 난 남자의 말에 묘한 자멸감과 함께 자괴감을 더 느끼게 된다.
뒤늦게 알게 된 아내의 과거로 받은 충격보다 더한 충격과 흥분을 동시에 받으며 자신에게 경멸이란 단어까지 떠올리며 다시 시작된 펌프질을 아무 저지 없이 소파에 앉아 쳐다보게 된다.
꿈속에서나 봤던 장면..
이건 꿈일지도 모른다. 내가 너무 아내를 의심해서 생긴...
실제상황이라고 하기엔 내가 이렇게 흥분할 리가 없었다. 아무리 복수심에 불탄 나였지만 이런 아내의 모습에 이렇게 크게 발기할 리가....
꿈 속 같은 아득한 몽얼거림의 기운속에 빠져있던 내 눈엔 한 번의 사정으로 조금은 느긋해진 남자의 행위는 아내의 보지 속을 가득 채운 자신의 정액으로 인한 미끈거림을 더 자세히 느끼려는지 천천히 펌핑을 시작하는 모습이 들어왔다. 끊어졌던 쾌감을 서서히 느끼기 시작한 아내의 탁한 숨소릴 듣게 된다.
허벅지를 벌린 채 흔들리는 아내의 다리를 보며 이 모든 행위의 시작이었던 한 장의 사진을 머릿속에 떠올리게 된다.
정확힌 소라가이드란 사이트의 전설이었던 여자들의 짜깁기 된 사진들을 메인 화면에 띄워둔 변태 회사 동료이자 친구인 이 놈을 욕하며 낄낄 거렸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여자라면 환장하는 친구 놈은 자신의 노트북에 일부러 메인화면에 이런 저질..스러운 사진을 띄워 같이 일하는 여자들을 성희롱하는 못된 버릇이 있었고, 그로인해 몇 번이나 경고까지 받은 전적에도 쉽게 고치질 않고 있었다.
자신의 취향이라며 존중해달라고 뻔뻔하게 말하지만 사실상 이런 사진에 넘어올 쉬운 여잘 찾고 있는게 분명해 보였다.
하여튼...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직접 중요부위엔 아주 약한 모자이크들 해놓은 수십장의 모자이크같은 사진들은 현대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너무도 쉽게 확대가 되었고, 그 날도 내게 자랑이라도 하 듯 확대해 점심식사 후 디저트라며 손수 손가락으로 옮겨주며 보여주기 시작했다.
도저히 회사라는 이 공간에선 볼 수 없을 거 같은 적나라한 사진들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띄게 되는데...
많이 보던 사진 한 장에 당황하며 친구 놈의 손을 멈추게 잡아챘다.
낄낄거리며 사진 속 주인공에 대해 설명까지 해준 놈의 내용은 그 당시 소라가이드란 사이트에서 퀸이라는 별명으로 활동하던 여자에 대한 것이었다. 처음엔 가벼운 노출부터 시작해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를 자랑이라도 하 듯 점점 더 벗어버렸고 친구 놈이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그 사진처럼 양손을 이용해 보지를 훤히 드러낸 뒤치기 자세까지 서슴없이 보여줬다고 했다.
노트북에 쌓인 수많은 섹시하고 착한 몸매의 여자 사진 중에 이 사진에 유독 내 시선이 멈춘 이윤 단 하나였다.
엉덩이 중앙.. 정확히 말하자면 항문주위에 보인 북두칠성모양의 점 때문이었다.
더 정확힌 5개의 점이었지만 형태 자체가 북두칠성의 위치와 거의 흡사한 흔하지 않은 모양의 점은 분명 로맨티스트라 칭하며 아내의 몸 구석구석을 결혼 1주년 이벤트로 닦아줬을 때 봤던 점이 분명해 보였다.
항문에 점이 있는 여자가 흔하디흔할 순 있었지만 그 형태가 문제였다.
농담처럼 우주가 이 구멍 주위에 자리잡고 있다는 내 말에 득달같이 화를 내던 아내의 모습은 창피함에 얼굴까지 벌겋게 변해 버렸었는데.. 사진속의 여자완 전혀 다른 아내의 지금 모습에 설마란 생각보다 정말 점까지 닮은 사람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먼저 했었다.
그만큼 아내와 사진속의 여자를 동질시키기엔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했었다.
내 아내는 명문은 아니지만 여대를 나와 화장품 회사에 외모와 능력을 인정받아 처음부터 전문 코디네이터란 직책으로 쭉 다녔기에 남자와는 좀 먼 거리에 놓여있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분명 아내는 내가 회사에게 알게 된 그 남자 이 후 두 번째 남자라며 솔직하게 얘길 해줬었으며 자신이 이렇게 소중한 사랑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자신의 과거가 존재했기에 지금이 있을 수 있었다는 말로 눈물까지 짓는,, 그런 아내에 대한 믿음은 더 굳건했었고 비록 처녀는 아니었지만 오랜시간 혼자였기에 내 크지 않은 자지에도 뻑뻑한 압박을 주며 날 힘겹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확인하며 프로포즈 결심을 확정하게 되었었는데....
아내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 언제나처럼 내 바로 옆에서 날 보필하는 천상 여자의 모습으로 사진속의 모습을 불신시키며 그 날 이후에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쉽사리 내 뇌리속에 남은 그 점의 모양이 잊혀지진 않았지만 난 전혀 매치되지 않는 사진속의 음란함을 굳이 아내에게서 찾으려 애를 쓰지 않았는데 역시나 친구 놈이 문제였다.
내가 흥미 있는 눈치를 보이자 동지라도 만난 듯 그 사진 속 주인공의 모든 사진들을 열거해 보여주기 시작한 친구 놈의 행동에 내 불신은 점점 의심으로 바뀌게 되었다.
너무도 눈에 익은 몸매의 사진 속 여잔 영락없는 아내의 모습이었다.
긴 생머리에 탐스런 유방과 함몰유두까지.. 그리고 그 점의 위치와 모양은 아무리 부정하려 노력해도 아내의 몸과 완벽히 일치했기에 난 떨리는 손으로 친구놈이 말했던 소라가이드란 사이트를 결국 찾아 들어가게 되었고 이젠 소라가이드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개설된 사이트 속에서 더 이상 아내로 의심되는 사진들을 찾을 순 없었다.
아내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분명 더 강했다.
하지만 한 번의 의심은 모든 것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했고 아이를 잘 보살피며 가정에 충실한 아내의 모습에도 자꾸 그 사진의 야한 장면과 겹쳐 보이는 내 자신에 불안해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쌀을 담기위해 허리를 숙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치켜세운 엉덩이만이 눈에 들어와 그 사진속과 겹쳐보였고, 아이와 물장구를 치며 목욕을 하는 평소대로의 모습에서도 양손으로 가슴을 잔뜩 끌어모아 오일을 뿌려놓은 자극적인 사진을 머릿속에 자꾸 떠올리게 된다.
난 결국 흥신소란 곳을 생애 처음으로 찾아 아내의 뒷조사를 시키게 되었다.
차마 아내의 사진까지는 보여줄 수 없었지만 이런 고민과 의심 속에선 더 이상 아내와 이전처럼 살 수 없을 거란 생각에 머뭇거리며 아내의 과거에 대해 조사를 의뢰하게 되었다.
그리고 약 이주일 후, 바로 오늘 한 후미진 다방에서 의뢰한 남자와 마주하게 되었다.
“....”
남자의 표정이 심각했기에 먼저 입술을 열 수가 없었다.
한참이 지난 거 같은데 주문한 커피 두 잔은 3분도 안 되서 나왔다는 걸 바로 옆자리에 앉는 종업원이 짓굳게 웃으며 뭐가 그리 심각하냐는 질문과 함께 알게 되었다.
남자가 종업원을 물리고 나서야 입을 겨우 열었다.
“이게 참....”
“뭐가 이상한가야?”
“허.. 이거 곤란하게..”
“괜찮습니다. 어차피 대충은...”
“..저도 궁금해서 현제 부인분의 상태를 조사해봤는데요. 절대로 그럴 여자가 아닌...”
“..”
시키지도 않은 조사까지 한 남자를 무의식적으로 노려보게 된다.
무슨 의도인지.. 아니면 조사해본 아내의 과거로 무슨 짓이라도 할 생각으로 아내를 만나본건지..
“죄송합니다. 제가 좀 오지랖이..”
“...”
“우선.. 이걸..”
남자가 큰 대봉투를 테이블위로 건넸다.
대봉투 속에는 역시나 내가 예상했던 적나라한 여자의 알몸 사진들이 가득했다.
“젊었을 때 아닙니까. 화려한 불장난도 하고 뭐..”
“...”
“지금은 정말 집과 아이밖에 모르시던데요. 제가 조사한게 정말 맞는건지 의심할만큼 가정에 충실한 현모양처가 분명했습니다. 과거는 과거고,,”
“됐습니다. 이게 다인가요? 제가 부탁했던 과거의 아내 남자들은..”
“아!~.. 한명이긴 한데...”
아내가 말한 그 한명이 전부라는 남자의 말에 아내의 사진보다 더 크게 놀라게 된다.
“한 명이 맞습니까?”
“그게 좀...”
“왜요?”
“사귄거라고 할 사람은 그 한명인데 말입니다. 그 한 명이 워낙 변태성이 다분한놈이었는지...”
“뜸들이지 말고 말 해주세요.”
“돌림빵이라고 아세요?”
“돌,,,”
“조사해보니까 그 사이트가 워낙 그런 곳이더군요. 초대하고 돌리고... 거긴 워낙 그런 곳이라서..”
“.....”
“거기서 활동하셨던 아내분이 인기가 많아서 댓글로..”
“댓글이라뇨?”
“아!.. 어렵게 그 화면들도 구해놨습니다. 거기 안쪽에 진짜 꼴릿한 사진...”
“...”
남자의 말에 내 가슴을 뭔가가 무겁게 짓누르기 시작했다.
설마..설마란 생각과 역시 그랬구나..란 생각이 교차하며 정말 만감이 머릿속을 헤집기 시작했었다.
과거가 있는 여자..
누구나 과거는 있을 수 있다. 아니 있어야 현제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고 지금의 아내가 존재하기 위해선 과거는 분명 중요했다.
그렇지만 이런 과거는....
사진을 들여다볼수록 아내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초반의 소프트한 사진에서 시작해 점점 더 대범해진 사진 속 장면들은 보기만 해도 자지를 벌떡이게 할 정도로 뇌쇄적이고 섹스러웠고 그런 여자의 사진은 얼굴 전체가 아닌 코 밑의 부분적인 이미지에도 아내임이 확실할 만큼 눈에 익었다.
그 사진속의 주인공이라고 하기엔 지금의 아내와 너무도 다른 모습이긴 했지만 부정하기엔 너무도 닮았고 같은 모습으로 음란함의 극을 보여주고 있었다.
일반적인 노출에서 시작된 아내의 사진은 점점 더 중요부위를 자극적으로 노출시키게 되었고, 흥신소 직원이 말했던 그 남자와의 섹스 신까지 순차적으로 보여줬으며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을 거라는 내 생각을 너무도 쉽게 깨버리 듯 패티쉬적인 성향으로 넘어가 음란한 속옷들과 스타킹을 신고 찍은 사진으로 이어졌었다.
그렇게 사진을 넘기던 난 내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장면의 사진에 넘기던 행동을 멈추게 된다.
첫 초대남....
오일을 잔뜩 뿌려놨는지 맨들거리는 아내의 엉덩이와 허벅지가 강조된 사진엔 이전까지 남자가 등장한 사진과는 다른 앵글로 찍혀 있었기에 남자가 하나가 아님을 말해주고 있었다.
제 3자의 시선에서 찍힌 아내와 낯선 남자의 사진은 그 자리에 내가 동행하고 있는 듯 한 착각을 일으켰고 그것은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아내란 여자의 사진이었기에 더하다는 걸 미처 인식할 수 없었다.
“식사해요.”
“....”
“뭘 그렇게 심각하게 봐요?”
“응?..아니야.”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 한 놀람에 황급히 사진을 엎어 내려놓고는 아내를 쳐다보게 된다.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틀어 올려 묶은 긴 생머리로 드러난 얇은 목덜미와 브이넥 티를 입고 있어 드러난 쇄골은 사진 속에서 남자에게 머리채를 잡힌 채 자지를 빨고 있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었고, 내 놀란 눈초리에 피식하고 웃는 아내의 도톰한 입술은 귀엽다는 느낌보다 섹시하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아이를 낳고 육아에 힘쓰면서도 예전에 코디네이터로서 일했을 때의 지인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꾸준히 배우고 있는 요가와 조깅으로 다져진 잘록한 허리와 골반의 모습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사진속의 주인공과 별반 다를 게 없을 정도였다.
“왜 그렇게 놀라요?”
“..내가?”
“이상한 거 봤죠?!”
“....”
“나이를 생각해요. 참나. 울 아이 보기 민망하게...”
“....”
“빨리 식사해요.”
“...그래.”
아이를 씻기고 마무리 화장을 하기 위해 앉은 뒷모습의 아내는 그 사진 속 여자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단아함과 순결함까지 담고 있었다.
아무리 아내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친족일지라도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 사진 속 여자와 아내를 동일시시키기엔 괴리감이 너무 컸다.
“자기야.”
“....?”
“고과장 알지?”
“예? 당신 친구?”
“응. 그 새끼 이번엔 큰일 날 거 같더라.”
“왜요?”
그제야 볼에 잔뜩 부풀어 올려 더 번들거리는 얼굴에 화장 솜으로 두드리며 몸을 돌려 놀란 듯 쳐다본다.
“그 친구 맨날 성희롱으로 말 많았잖아.”
“아직도 그래요? 저번에 혼났다면서요.”
“그러니까. 이번엔 이상한 사이트에서..뭐더라....”
“?”
“아! 소라콤? 넷??”
“...”
아내가 자신의 볼을 두드리던 손을 정말 놀란 듯 멈추곤 일부러 형광등으로 시선을 옮겨 골똘히 생각하는 척 하는 날 쳐다봤고 난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을 이어갔다.
“하여튼 그 소라란 사이트에 자기 야한 사진 올려놓고 켜놨다가 제대로 걸렸다는 거 아니냐.”
“.........”
“왜? 당신도 그 사이트 알아?”
“아..아니요.”
당황하는 자신의 모습을 숨기려는 지 아내는 몸을 돌려 화장대를 향한다.
자연스러움을 연기하려 최대한 노력하는 아내였지만 분명 화장 솜을 들고 있는 아내의 손이 떨리고 있었으며 화장대 거울에 비췬 아내의 시선이 날 살피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2시간 일찍 조퇴를 하고 시내의 호프집에서 난 낯설지만은 않은 남자와 마주하게 된다.
아니...
처음 보는 남자였지만 사진으로 음밀한 부위까지 적나라하게 봤던 아내의 남자였던 그 남자와 맥주를 두고 뻘쭘하게 마주하고 있다.
흥신소 직원의 대단한 정보력 덕분에 손에 넣게 된 남자의 핸드폰 번호로 처음 전화를 걸었을 땐 만반의 준비를 한 내용들이 순백처럼 날아가 버려서 꿀 먹은 벙어리처럼 한마디도 못 꺼냈던 기억이 난다.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그냥 과거로 묻어두면 될 일이긴 한데...”
“....”
조사대로라면 아내와 동갑에 이미 가정을 꾸려 두 아이의 아빠란 이 남자도 갑자기 걸려온 내 전화에 혹여나 자신의 가정에 해가 될 일이 발생하는 건 아닌지 눈치를 보며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제게 왜 연락을...”
“....”
“저기.. 저희는 그냥...”
“저희요?”
“네?..아니.. 그러니까.. 저랑 지인이는...”
“..”
“아니! 고지인씨랑 저는 그때 이후로 단 한 번도 연락한 적 없습니다.”
“....”
“그러니까.. 제 말은...”
“왜 그랬습니까?”
“...네?”
“서로 사랑하는 사이 아니었습니까? 아무리 젊었을 때라고 해도 서로 사랑해서 만났고 사귄 거 아닙니까?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이해가 안가는 게...”
“...”
“...”
입속에서 맴도는 말을 선뜻 밖으로 꺼낼 수가 없었다.
옛날 아내와 이 남자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말로 먼저 인정까지 해준 내 자신이 웃겨서가 아니었다. 본격적인 얘길 꺼내기 바로 전 당사자 중 한명인 이 남자에게 확인을 하기가 새삼 두려워졌기 때문이었다.
“왜 그랬죠? 사진까진... 그렇다 쳐도.. 다른 남자하고 같이 하고, 다른 남자한테 돌리고...”
“....”
“제 아내가 그냥 섹스 파트너였습니까? 단순히 즐기기 위한..”
“아..아닙니다!”
“그럼요?”
“...제가.. 작..습니다.”
“...?”
“그게.. 남들보다 작아서...”
“분명 사진엔...”
“아~....그건 발....”
“....네?”
“실....리콘 발기 콘돔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좋은 사진기도 아니었고.. 거의 지인이 몸만 클로즈업해서 찍었고 저랑 할 때엔 거울을 이용했던 경우가 태반..이라서...”
마주하고 있는 남자가 정말로 창피한 듯 목소리를 한 톤 낮게 얘길 한다.
“....”
“처음엔 장난 반 자랑 반으로 소라에 사진을 올렸는데.. 반응이 장난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찍다보니까...찝쩍대는 놈들이 너무 많아서 저랑 같이 있는 사진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제 물건이...”
“그럼 그 자...”
“네..가짜였습니다.”
“....”
“저도 사진이 그렇게 진짜처럼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초대했다는 남자들은요?”
“.....”
내 질문에 놀란 듯 남자가 말을 끊고는 한참을 날 쳐다봤다.
“어차피 쏟아진 물이라고,,,, 전 아내와 이혼할 생각 같은 건 없습니다. 아무리 지저분했던 과거라도 말이죠. 이제 와서 과거를 들먹일 만큼 제가 쪼잔 한 남자도 아니고, 결혼한 이후로 아내가 이전을 그리워하거나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니까요. 다만....”
“...”
“아내가 어떤 섹스를 했는지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혹시나 저로 인해 만족을 못하는 건 아닌지..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시나 저 하나로 만족하지 못하는 걸 숨기고 있는 건 아닌지 말입니다.”
“지인이는...지인씨는 그럴 여자 아니에요. 현제 어떻게 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알고 있는 지인이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거짓말 할 여자가 아니었습니다.”
“거짓말을 안 한다고요?”
이런 큰 과거를 숨긴 아내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 여자라고 말하는 남자의 말에 되묻게 된다.
이전이었다면.. 이 사실을 몰랐고 단지 아내의 동창이거나 회사 동료로서의 이 남자가 한 말이었다면 난 충분히 공감을 했고 동의 했을 것이다.
내가 알고 있던 아내란 여자도 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게 거짓말이었고, 사소한 것이라도 얼굴에 다 드러나는 그런 여자가 분명했었다.
“물론 지인이...씨가 과거를 말 안했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남편 분을 사랑해서였을 겁니다. 그때도 지인씨가 스스로 원한 게 아니고 제가 원해서...”
남잔 다시 한 번 말을 하며 내 눈치를 살핀다.
“처음엔 원하진 않았을지 모르겠지만 즐기지 않은 건 아니지 않습니까? 사진을 보니까.. 아내도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던데요.”
“그거야......”
“그건 됐고.. 그럼 초대한 남자들 앞에서도 그 콘돔이란 걸 끼고 했습니까? 거기 댓글들을 보니까, 그런 말은 하나도 없던데..”
“지인씨랑 한 번만으로 헤어지기가 싫었는지 그런 비밀은 잘 지켜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종의 우월감에서 나온 프라이드 같기도 했고요... 마지막에 그 놈만 아니었으면...”
“그 놈이라뇨?”
“형님.. 혹시 지인이랑도 이런 얘길 했었나요?”
대화가 이어지자 남잔 급기야 날 형님이라 칭했다.
구멍동기란 말도 존재했었지만 아내를 상대로 결코 이 남자에게서 듣고 싶지 않은 단어였기에 나온 내 표정을 숨길 수 없었는지 남자가 급하게 호칭을 변경해 사과를 한다.
“죄송합니다. 지인씨한테.. 괜히 폐가 될까봐 급하게 말을 하다 보니 말이 헛...”
“됐고요. 그 놈은 누굽니까?”
“사실 초대남이라고 해봐야 세 네 명이 다였는데요. 그 전의 남자들은 지인이 같은 미인에 글래머인 여잘 안아 본 것만으로도 좋아하고 또 초대해달라고 정중히 부탁하는 친구들이었는데 마지막 그 친구는 욕심이 과했어요. 별로 안 땡긴다고 그냥 놀러가자고 지인이가 말했는데.. 지방에 놀러가서 예전부터 그쪽에서 연락하던 형한테 가볍게 마사지만 받자고... 그런데 그 형이 마사지 후에도 애원을 하도 해서..”
“그래서요?”
“어쩔 수 없이 한 번만 대주자고 합의 봤는데.. 끝나고 제가 샤워하러 들어간 사이에 계속 집요하게 지인씨한테 연락처를 따려고 했더라고요. 그리고 약을 먹은 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 건지 싸고도 두 번이나 더 지인씨를 귀찮게 하면서.. 대놓고 저보다 더 실하고 섹스도 잘한다는 식으로 지인씨한테 속삭였다고...”
“아내가 넘어간 겁니까? 그래서 마지막 놈이 된 겁니까?”
“아니에요. 이런 사정을 다 알게 된 것도 계속 집요하게 구는 남자 때문에 지인이가 먼저 나가버렸고 나중에 듣게 된 얘기로 알게 된 거에요.”
“그런데 왜.. 마지막 남자가 된 거죠?”
“제 천성이... 거기서 멈췄어야 하는데, 갱뱅이란 걸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부탁에 도저히 안 되겠다고.. 지인씨가...”
“....”
목이 타들어갔다.
주먹에 힘이 들어가며 당장이라도 남자의 말을 하는 저 입을 향해 뻗고 싶다는 충동을 가까스로 억누르길 반복하게 된다. 아직은 더 물어야 할 게 있었기에 겨우 마음을 추스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네?”
“지금도 그렇게 사십니까?”
“...그게 무슨 말씀??”
“지금 살고 있는 와이프분과도 그런 생활을 하시냔 말입니다.”
“.......”
“천성이 그렇다고 하셨으니.. 그럼 저도 한 번 껴주십시오.”
“네!?”
“어차피 지금도 초대남이나 그런 거 부르고 즐기실 거 아닙니까? 어떤 기분인지... 한 번 경험해보고 싶군요.”
“........”
“왜요?”
“....”
“설마 지금 살고 있는 분하고는 그런 짓은 전혀 안하십니까?”
“..........네.”
“.....”
“그..땐 정말 어리고 철도 없어서...”
“방금 전에 천성 어쩌고 한 건 뭡니까? 천성이란건 원래 타고난 성격이라고 알고 있는데.. 쉽게 고쳐질 리도 만무하고 그걸 어떻게 참고 있었습니까? 혹시 와이프 분은 모르게 세컨이라도 만들었다는 말입니까?”
“...그건 아니고...”
“그럼요?”
“가끔... 뒷골목을 이용하는데요.”
“뒷골목이요?”
“.....네.”
“뒷골목이라뇨?”
“돈..주고....”
“사창가요?”
“...네.”
“그냥 사창가를 간다고요?”
“그냥은 아니고요...”
“그럼요?”
“예전부터 알고 지내는 형님하고,, 돈 더 주고 3인 플로..”
“와이프는 모르게?”
“...”
“대단하시네요....”
나도 모르게 비아냥거리게 된다.
한심해 보이기까지 한 이 남자에게 화까지 나기 시작했고, 이런 남자에게 빠져 남자의 요구대로 다른 남자들에게 가랑이를 벌렸을 아내가 상상이 되며 마찬가지로 한심하게 느껴졌다.
정확힌.. 아내란 여잘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사진처럼 너무도 거대한 물건일 줄 알았던 남자의 정체가 가짜였고. 거기에 이런 이기주의에 개인주의기도 한 이 남자가 뭐가 좋다고 아내가 그렇게 몸까지 바치며 사진이란 증거까지 남기게 된 건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내같이 예쁘고 몸매도 좋은 여자가 말이다....
“돈 더 준다고 플인지 뭔지.. 그런 걸 여자가 받아들여준다고요?”
“....네. 의외로 많다고 하던데요.”
“...”
“거..기라도 같이 가실래요? 제가 낼게요.”
“...?”
“정말 저희 집엔 아무 말 하지 말아주세요. 만약에 제 아내가 알게 된다면...”
난 아내의 전 남자친구를 따라 사창가가 아닌 오피스텔로 걸음을 옮겼다. 내 눈치를 살피며 전화를 걸던 남자의 모습에 거부반응조차 보이지 않고 생각에 잠겨 거절할 타이밍을 놓쳐버린 게 더 정확한 상황이었다.
그 후 몇 가지 확인을 하자는 생각에 남자가 안내하는 장소로 순순히 발걸음을 옮기게 됐는데...
붉은 불빛의 반라의 여자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평범한 주택단지로 향한 남자는 익숙한 듯 핸드폰을 꺼내 또 다시 전화를 걸었고 핸드폰 너머에서 알려준 이름의 오피스텔로 머뭇거림 없이 날 안내했다.
우릴 반긴 여자는 미모의 여대생이었다.
와이셔츠를 입은. 정확힌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색 얇은 스타킹만을 신은 그 여잔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나와 그 남자를 생활도 하는 듯 보이는 오피스텔안으로 안내했고, 익숙한 듯 맥주를 꺼내 우리에게 건네곤 침대에 걸터앉아 다리를 꼬아 자신의 각선미를 자랑하듯 뽐내기 시작했다.
팬티를 입지 않아 스타킹에 짓눌린 털들은 둔턱 밑으론 잘 정리를 했는지 대화하는 도중 쌩초보라는 남자의 말에 날 노골적으로 유혹을 하려는 듯 꼬았던 허벅지를 벌려 갈라진 틈을 그대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처음엔 다 그래요. 너무 긴장을 해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니까.. 걱정 마시고 또 같이 가요.”
“뭘 그렇게 쳐다봐요?”
“응?....아무것도 아니야.”
“싱겁긴... 거기 수건이나 좀 줘요.”
아내는 항상 속옷차림으로 아이를 씻긴다.
또래 아이들처럼 장난꾸러기인 아이는 씻는 것도 한가지의 놀이로 인식하는지 물장구를 치며 장난감들을 늘어놓고 온 사방을 물바다로 만드는 통에 애 엄마는 아예 속옷차림으로 아이와 전투를 벌이듯 샤워를 시키는 게 보통의 일상이었다.
단정하게 틀어 올린 머리도 아이의 발버둥엔 무용지물이었기에 샤워를 다 끝내고 나온 아내의 모습은 왠지 모를 섹시함을 담은 흐트러짐을 내게 보여줬다. 꼭 광란의 섹스를 방금 전 끝낸 여자처럼 밴드로 묶은 꽁지 머리카락들이 듬성듬성 삐져나온 나와 흘러내린 채 아이가 감기라도 걸리기라도 할까봐 신속하게 아이를 수건으로 두른 채 안방으로 안고 들어가는 모습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휴~~.. 이젠 안기도 버겁네...”
“재웠어?”
“..응. 근데 어쩔 거예요?”
“..?”
“아이 학교 말이에요!. 동학교로 그냥 보내요?”
“아.. 그러지 뭐..”
“...생각도 안 해봤죠?!”
“...”
“동학교보다 남학교가 훨씬 시설도 좋고 깨끗한데...”
“남학교로 가려면 주소이전인가 뭔가 해야 된다며?”
“그러니까 당신한테 몇 달 전부터 얘기한 거잖아요!”
“....”
“어머님 집으로 옮겨놓으면 남학교로 갈 수 있는 건데..”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동학교도 가깝고 좋던데..”
“이렇다니까.. 당신은 티비도 안 봐요?! 학군이 얼마나 중요한데. 다른 부모들은 번호표까지 뽑는 학교에 못 들여보내서 안달이구먼..”
겨우 잠옷으로 입는 반바지와 흰색티를 걸친 아내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내 반응이 못마땅한지 화장대에 돌아앉은 아내는 저녁화장을 시작했고 그 모습을 찬찬히 지켜보게 된 나였다. 그러고 보니 아내의 몸과 얼굴을 회피하듯 난 무의식적으로 아내를 피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사진속의 아내와 혹여나 그때의 잔상처럼 남은 모습을 발견할거같은 두려움에 행한 행동임을 모른 체 원기둥같이 생긴 화장대 의자에 앉아 살짝 눌린 엉덩이와 짧고 달라붙는 흰색 반팔 티셔츠로 드러난 아내의 모델 같은 뒤태를 찬찬히 지켜보며 나흘 전 있었던 그 남자와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떠올리기 싫던 기억에 난 이마를 손으로 감싸 쥐곤 그대로 침대에 누워버렸다.
“호호호호호. 진짜 안서요?”
“...”
“야! 넌 왜 쳐 웃고 지랄이야!”
“어머~ 오빠는..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란 걸 몰라!? 참나! 내가 얼마나 매력이 없으면 어떻게 꼴리지가 않냐고!”
“이년이...”
“진짜 흥분 안 돼요?”
이럴 리가 없는데...
단추를 위부터 네 개나 풀어 거의 벌어진 와이셔츠 사이로 보이는 여대생이라 칭하는 여자의 탱탱한 가슴은 노브래지어 상태였고 날 자극시키기 위해 이벤트라며 조금씩 씻기 시작한 얇은 검은색의 스타킹은 절묘하게 구멍이 뚫려 그녀의 보지와 엉덩이까지 훤히 드러낸 상태였다.
내가 넘볼 수 없는 어린 여자인 그녀는 일반 여성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섹시한 몸매와 얼굴로 텔레비전에서나 나올법한 인상으로 자극적이고 음란한 행동을 서슴없이 내 앞에서 했었다. 정확힌 그 남자가 내가 이런 곳에 처음 왔다는 말을 꺼낸 후로 시작된 그녀의 행동은 자신만의 영업방식인지 아니면 원래 끼가 많고 섹을 밝히는 여자인지 헷갈릴 정도로 내 시선을 어느 곳에 둬야 할지 모르정도로 행동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내 심리상태였다.
한 방안에서 낯선 여자와 단 둘이 있었다면 모를까, 막상 사진 속처럼 2대 1이란 어색한 상황 자체에 좀처럼 몸과 마음이 익숙해지질 않았고 섹시한 여대생의 몸짓에도 내 자지가 반응을 하지 않은 것이다.
“오빠! 집중 좀 해요!”
“에..네??”
“무슨 생각해요!?”
어느새 내 바지의 지퍼까지 다 내린 상태가 되어 내 물건을 쥐고 주물럭거리며 엎드린 여대생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와이셔츠가 중력의 힘으로 몸에 달라붙어 그대로 호리병 같은 뒤태와 끝자락에 살짝 보이는 검은색 스타킹의 동그란 엉덩이는 구멍사이로 흰 살결까지 보여주며 음란함을 말해주고 있었지만...
좀처럼 내 자지가 반응을 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머.. 진짜 아깝다.”
“....?”
“이런 훌륭한 물건이 제 기능을 못하고...”
“....”
“.....”
여대생의 말에 그제야 내 물건을 여대생과 마찬가지로 뚫어져라 쳐다보는 부러운 남자의 시선을 확인한다.
아내의 전 남친도 어느새 옷을 다 벗고 자신의 자지를 주무르고 있는데,, 아까 말했던 남자의 말대로 보기에도 작아 보이는 물건은 이미 발기한 상태임에도 아직 발기조차 하지 않은 내 물건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후읍~..쯥즙~~”
“자..잠깐만요.”
“후르룹~ 쯥즙”
다짜고짜 여대생이 내 자지의 뿌리를 잡고는 그대로 입속에 담아버린다.
아직 씻지도 않아 찌린내가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순간 들어 엉덩이를 빼려고 해봤지만 여대생의 테크닉을 놀라웠다. 한 손을 내 엉덩이에 두르곤 다른 손으로 불알과 밑동을 동시에 잡아 그대로 세워 입속에 담고는 눈을 감은 채 위아래로 머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볼록하게 들어간 양 볼이 보여주듯 엄청난 흡입력으로 내 커지지 않은 자지를 강제로 위아래로 훑기 시작한 여대생의 행동에 이미 쾌감을 느끼며 몸이 반응을 시작했어야 하는데...
“쫍~.. 오빠. 진짜 안 되는 거야?”
“...죄..송합니다.”
“아잉~ 긴장 좀 풀고..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물건인데 이러지 말고!! 응!~~”
“...”
커질 기미 없이 축 쳐져있는 내 물건을 잡은 여대생의 손은 멈추질 않았지만 역시나 반응조차 없었다.
“어머!”
그때 엎드려 있는 여대생의 뒤에서 남자가 참지 못하고 구멍 난 스타킹을 더 찢으며 자지를 보지에 디밀어 댔다.
“자기야! 콘돔 껴야지!!”
“미안. 오늘은 준비 못했다.”
“아이~~ 그럼 일반콘돔이라도 껴!”
“급해 이년아.”
“아씨!...”
“헉헉~헉헉~”
“아응~~ 아~~ 아~~”
내 자지를 잡고 있는 여자의 흔들림에 묘한 리듬이 생겨났다.
남자의 뒤치기가 더 강해질수록 내 자지를 잡고 있는 여자의 손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는데.. 그제야 내 몸에 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정확힌 목덜미를 타고 찌릿한 전기 같은 갈증에 마른 침을 삼키게 되었고 항문 주위부터 뜨거운 무엇인가가 스멀스멀 고환 쪽으로 밀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내 자신의 충동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겨우 물건이 발기하며 묘한 흥분감에 사로잡히기 막 시작했을 때..
갑자기 기미를 보이던 내 자지가 ‘푹’하고 죽어버린다.
여대생이 느낄 수 없는 찰나에 막 반응을 보이려던 내 물건은 뒤에서 격렬하게 움직이는 남자의 행동과 맞물려 흔들리는 여자의 가슴이 내 무릎에 닿아 고스란히 충격을 전달해주는 자극적인 모습과 함께 난 여자의 표정을 봐버린 것이다.
아내의 전 여친이 격렬하게 움직이며 땀을 빼고 있는 이 순간에 여자의 얼굴엔 아쉬움이란 단어가 엿보였고, 거기에 남자의 움직임에 맞춰 흘리는 신음소리엔 감쪽같은 연극이란 걸 눈치 챌 정도로 신음소리와 달리 표정엔 담담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담배 태우세요?”
“..끊었습니다.”
“이 좋은걸.. 휴~.. 오랜만에 힘을 뺏더니..”
“..그럼 전 먼저 일어나보겠습니다.”
“형님! 오늘은 정말 아쉬웠잖아요. 그러니까....”
“형님이란 호칭이 좀 거북하네요.”
“네??....네...”
“그럼 먼저 일어나볼게요.”
“아! 형...ㄴ..”
“네?”
“처음엔 다 그래요. 너무 긴장을 해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니까.. 너무 걱정 마시고 다음에 또 같이 가요.”
“글쎄요...”
“뭘 그렇게 생각해요?”
“응?...아니야.”
“여보. 저 머리 자를까?”
“...갑자기 머린카락은 왜?”
“너무 길지 않아요. 음식에도 머리카락 들어갔다고 아이가 얼마나 옹알 되던데..”
“...”
“참나.. 이해가 안가.. 왜 긴 머리에 그렇게 집착하는..”
“잘라.”
“...네?”
“자르고 싶다며.... 잘라.”
“......”
“왜?”
“당신 무슨 일 있어요?”
“..아니야.”
“..”
아내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화장품으로 인해 번들거리는 얼굴을 보여준다.
항상 긴 생머리를 고집하며 아내가 파마라도 할 낌새를 보이면 불같이 화를 내던 내 행동을 떠올리게 된다. 갸름한 얼굴에 긴 생머리인 아내의 모습은 정말 내 이상형과 일치했었기에 끈질기게 따라다녔었고 쟁취할 수 있었는데...
그러고보니 문득 내 프러포즈에 망설이던 아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얼마만큼 친해진 후 내 끈질긴 대시에 넘어와 연인처럼 지내길 몇 달 내 나이가 어린 것도 아니었기에 난 아내에게 최대한 결혼에 대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아내도 싫지 않은 눈치였다. 동영상들의 근사한 프러포즈는 아니었지만 한강 유람선에 올라 데이트를 하던 중 무릎까지 꿇고 멋지게 반지 케이스를 열어 아내에게 프러포즈를 했었고 당연히 아낸 눈물을 글썽이며 허락할 줄로만 알았었는데..
눈물을 글썽이며 미리 바닥에 깔아놓은 장미꽃밭에 서있는 아내의 모습은 내 시나리오대로였지만 아내는 잠시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대답으로 날 당황하게 만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무엇인가를 고뇌하듯 고개를 숙인 아내의 어두운 표정에 뭔가를 말하려고 했다는 걸 지금에서야 깨닫게 된다. 그 땐 시간과 돈을 투자해 이렇게 근사하게 프러포즈 한 내 자신을 무시한 아내가 무심하기만 했고, 화가 났었기에 짜증을 부리며 아내와 대판 싸웠던 기억이..
정확힌 싸웠다기보다 내 일방적인 윽박지름에 고개를 여전히 숙인 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아내였다고 해야겠지만 말이다.
“당신은 불륜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해?”
“...네?”
“불륜 말이야. 바람 피우느거.”
“갑자기 생뚱맞게 무슨 말이에요?”
“배우자가 있는데 다른 남자나 여자랑 관계를 갖는다는 걸 어떻게 생각 하냐고.”
“말도 안 되는 거죠! 그럼 왜 결혼을 했데요?”
“..?”
“언약식때 분명히 약속하잖아요! 서로만 바라보고 검은 머리가 흰머리로 변할 때까지 지켜준다고.”
“...그렇지.”
“갑자기 왜요?”
“...”
“여보! 당신 지금 바람 피워요! ?”
“뭐? 아니야.... 우리 한 과장..”
“한과장님이 왜요?”
아내의 의심스러운 눈초리에 엉뚱한 한 과장을 가져다 붙였다.
“한과장님이 바람났어요? 정말요?”
“.....”
“와~ 그 분 그렇게 안 봤는데.. 역시 남자는 젓가락 들 힘만 있으면 관리를 해야 한다고 하더니..”
“...그런가?”
“누구랑? 언제부터 바람났데요? 아니! 한 과장 와이프는?? 저번에 가족 동반 회식 때 보니까 한 과장 와이프 되시는 분도 알고 있데요? 참나..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올라가면 무섭다고 하더니 그렇게 안 봤는데...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한 가지씩 물어봐.. 정신 사나와..”
“피~~”
“당신은.. 어때?”
아내는 고개를 돌려 마저 화장을 하려다말고 무슨 질문이냐는 듯 날 빤히 쳐다봤다.
“내가 바람나면.. 당장 이혼인가?”
“.....음~~”
“당신같이 가정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면.. 더 그렇겠지?”
“모르죠,”
“...”
“참아야 될 거 같은데..”
“참아?”
“그렇잖아요. 지나가는 바람이라면..... 아이를 봐서도 그렇고.. 결정적으로 당신이 어디 그럴 사람인가!?”
“...”
“뭐야!? 진짜 당신 이상해요!”
“그럼...”
“..”
“당신이....... 바람나면?”
“제가요?”
“세상일은 모르는 거지. 혹시 알아.. 예전에 만났던 남자가 다시 연락이라도 할 수도 있는 거고...”
“....................”
“원래 그런다며.. 첫 사랑을 내보내도 여자는 고민을 한다며.. 지금 남편이 아닌 그 때 그 사람과 살았다면 더 행복한 건 아닌지...”
“말도 안 돼.. 그럴 일은 없거든욧!! 그리고 당신이 보기에 제가 지금 불행해 보여요?”
“응?”
“불쌍하거나 불행해 보이냐고요!?”
“그건...아닌데.”
“물론 박봉에 집안 일 하나도 안 도와주는 당신이지만... 음~~그러고보니 나도 이상하네... 하여튼 그런 것도 행복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거 있잖아요. 알콩달콩이란 단어는 아니어도 티격태격으로 잼나게 살아가는 평범함??”
“.......평범한 거?”
“군대에서 그런다면서요. 일등도 꼴등도 다 필요 없고 중간이 최고라고.”
“그런가? 의외네 당신이라면..”
“내가 왜요?”
말실수를 할 뻔 했다.
‘당신이라면 여러 남자랑 몸도 섞어봤으니까 좀 더 자극적인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아내의 진실함이 더 느껴질수록 가식처럼 보여 진 지금의 내게 혐오를 느끼게 된다. 과거에 어떤 생활을 했다고 해도 그건 과거일 뿐 현제의 내가 알고 있는 아내란 여자가 그럴 리가 없는데..
그런 말실수가 나올 뻔 한 건 사람이 그렇게 쉽게 변할 수 있느냐에 대한 내 생각과 함께 사진속의 인물처럼 한번 느꼈던 쾌감을 좀처럼 쉽게 잊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이런 진솔한 얘길 하는 아내가 감쪽같이 과거를 속인 것이 화가 난다기 보단 무섭다는 말이 솔직한 내 심정이었다....
“당..신은 어때? 그런 거 말고.. 혹시 잠자리에 불만이 많아?”
“또 뭔 주책 맞는 소리래..”
“한 과장... 그런 거 있잖아. 바람피우는 원인이 만족을 못해서....”
“난 만족하는데... 자긴 아니에요?”
“....”
“진짜!??”
“아니야.. 나도 만족해...”
“피~~ 저 영혼 없는 대답.. 진짜 화 날라 그러네.. 뭐야! 그럼 진짜 바람이라도 피우겠다는 거야! 나한테 만족을 못해서!!!!!!”
아내가 정말로 화를 내기 시작했다.
부부싸움으로 벌질 수 있는 상황임을 직감한 난 슬그머니 침실에서 나와 거실의 텔레비전을 켰다. 지금 싸워봐야 내게 이득 될게 하나도 없었고 자칫 감정적인 싸움에 진짜 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을 애당초 피하기 위해였다.
텔레비전을 보는건지 생각에 잠겨 있는 건지 모를 시간이 잠시 흐른 후 문득 아내의 전 남친이 헤어지며 했던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그리곤 슬그머니 안방으로 발소리를 죽여 걸어 들어갔다.
이미 아내는 화장을 다 끝내고 침대에 누워 책을 보고 있었다. 내 인기척에 한 번 눈을 흘기며 무시하기 작전으로 다시 책에 집중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내가 화를 푸는 방법 중 하나였다.
“뭐.. 읽어?”
“얘기하면 알아요?”
“...”
“...”
“무..뭐하는 거예요?”
“아이도 잠들었는데 뭐 어때..”
“문이라도 닫아요.”
“,,,”
“여..보.....흑~”
아내의 반바지는 정말 벗기기 쉬운 형상이다.
잠옷으로 입는 짧은 반바진 거의 팬티와 같은 크기였기에 단번에 팬티와 함께 벗겨 버렸고, 놀란 아내는 내 등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아이가 깨어 이상한 장면이라도 목격할까봐 아내는 항상 아이의 방과 안방의 문까지 다 닫고 안방은 아예 문까지 잠그고 거사(?)를 치루는 게 보통이었고 이런 내 얘기치 않은 행동에 아내가 당황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화장을 완전히 지워도 뚜렷한 눈썹과 긴 속눈썹이 얼굴의 이목구비를 더 예쁘게 보이는 아내의 몸은 은근히 털순이를 말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보인 아내의 보지엔 털이 다른 곳보다 적다는 걸 이제야 새삼 깨닫게 된다. 털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지만 꼭 제모라도 한 것처럼 얇은 보지 털들로 갈라진 틈이 훤히 보이는.. 아래에 있는 북두칠성 점까지도 내 손에 의해 벌려 드러났을 때 아내가 장난이 아니라는 듯 내 등을 후려치기 시작했다.
“문 닫아요!”
“...아파.”
“진짜!!”
아내는 소리죽인 큰 목소리로 날 밀어댔다.
난 무시하고 그대로 아내의 보지를 혀로 핥기 시작한다. 평소 보빨이나 자빨같은 걸 잘 안하는 우리 부부의 성격대로라면 결코 있을 수 없는 행위에 아내가 몸서리를 치며 더 깜짝 놀랐고 난 그런 아내의 반응을 살피며 혀를 아직 젖지도 않은 아내의 보지 속에 밀어 넣기 시작했다.
강하게 허벅지로 내 얼굴을 조이며 거부하는 아내의 행동에도 난 허리와 골반의 경계선을 손으로 잡고 그대로 충동적인 행위를 계속 이어가며 급기야 아내의 보지와 항문의 중간을 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러본다.
아내가 내 등을 내려치던 손을 머리카락을 움켜쥐는 행위로 바꿔 힘을 주기 시작했다.
아내의 전 남친이 했던 말대로 아내는 보짓물을 흘려 내 입속을 적시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창 펌핑의 절정으로 넘어갈 때나 보여주던 반응을 아내는 보빨을 시작한지 3분도 안돼서 보여줬다.
“여기 좋아?”
“흑~........”
몸을 일으켜 아내의 위에 위치한 난 나도 모르게 아내에게 확인하듯 물어보게 된다.....
“아직 이 재미를 모르셔서 그렇지 한 번 빠지면 빠져나올 수 가 없을 거예요,”
“...”
“정말이라니까요. 사람이란 동물이 한 번 각인 된 기억이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이유가 있다니까요. 마약에 한 번 빠진 사람들이 왜 헤어나오질 못하겠습니까?. 그 사람들이 덜 배우고 무식해서 그러겠어요? 그만큼 중독성 강한 쾌감에 빠질 수밖에 없고, 또 원하게 된다는 거죠.”
“그래도 제 취향은 아닌 거 같습니다.”
“형님이 아.. 죄송합니다.”
“....”
“하여튼 그 흥분감을 모르셔서 그런다니까요.”
끈질기게 날 설득하듯 얘길 하는 아내의 전 남친이었다.
생에 첫 쓰리섬이 끝난 후 내 표정이 시큰둥하자 전 남친은 뭘 증명이라도 하 듯 계속해서 내게 말을 걸었고, 먼저 집으로 향하려던 날 잡아 세우길 반복했었다.
“지인이는 못 잊었을걸요!”
막 일어나려던 내게 전 남친이 한 말이었다.
내 몸을 얼어붙게 만든 남자의 말에 난 입술을 꽉 깨물곤 다시 자리에 앉아 매섭게 그를 노려보게 되었고 그 남자도 자신이 뱉은 말과 내 표정에 흠칫 놀란 듯 내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었다.
“지..인씨가 아무리 변했다고 해도.. 몸에 각인 된 쾌감은 분명 잊지 못했을거란.. 말이에요.”
“그 말 책임질 수 있습니까?”
“...네?”
“제 아내가 옛날엔 아무리 막 놀았다고 해도 지금은 어엿한 아이의 엄마인데.. 당신이 한 말을 책임 질 수 있냐는 말입니다.”
“책임이라뇨..”
“당신 말은 언제든 제 아내가 옛날의 쾌감을 못 잊고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인데!....... 저희 부부가 갈라설 수도 있는 일에 당연히 당신이 책임져야 맞는다고 보는데...”
“.....”
“그게 아니면 저희 가정만 파탄내고 당신은 섹파와 즐길 거 즐기면서 가정은 무사히 지키며 살겠다고?”
“그..그게 아니고요.”
“....후~~”
난 4년 동안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되었다.
흐릿한 담배 연기를 길게 들이마셨다 뿜어내는데 핑 도는 현기증을 머리에 느끼며 잠시동안 그 진한 맛을 음미하게 된다. 이 남자의 말대로 일종의 잊었던 쾌감을 기억해 내듯 다시 입에 담배를 물고 길게 회색빛 연기를 뿜어냈다.
“....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
“....제 말은...”
“...”
내가 흥분을 겨우 가라앉히며 조금은 진정된 모습을 보이자 눈치를 보던 전 남친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지인..씨가 보빨을 무지 좋아하는 건 아시죠?”
“...?”
“모..르셨습니까?”
“뽀빨이면? 거길 빠는 걸 말하는 겁니까?”
“모르셨군요!?”
“...”
“지인이 진짜 좋아해요! 물론 박고 싸주는 걸 좋아하지만 그 전에 전위가 길면 길수록 더 달아 오른다는 거죠. 거기다가 그냥 보지를 빨아주는게 아니라 희한하게 똥고랑 보지 사이를 자극하면서 빨아주면 환장한다니까요. 아주 죽어요!”
“......”
나보다 아내의 성감대를 더 잘알고 있는 이 놈의 말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최소한 섹스란 행위에 대해서만은 이 남자가 나보다 훨씬 더 지인이란 내 아내에 대해서 잘 알 수밖에 없을거란 생각에 분노를 감추며 조용히 듣기만 하게 된다.
그런 내 심정은 전혀 모른다는 듯 전 남친은 더 신이나 흥분하며 얘길 이어갔다.
“거기다가 그렇게 잔뜩 흥분시켜 놓고 애간장을 태우면서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삽입을 하면 말이죠.”
“....”
“얼굴까지 벌겋게 닳아 올라서 엉덩이를 막 흔든다니까요. 일부러 그러는게 아니고 본능적으로 꽂아달라고 껴안으면서 엉덩이를 들이민다고 해야겠네요. 지인이는 자신이 그렇게 움직이는 지는 모르는거 같던데.. 그 반응이 남자를 환장하게 한다는 거죠.”
“환...장하게 한다고?”
“첫 초대남일때도 그렇게 해서 적셔놨다는 거 아닙니까. 싫다고 하는 거 술을 적당히 먹여놓고 그렇게 잔뜩 흥분시켜 놓으니까 나머지는 알아서 받아들이더라고요.”
“.....”
“진짜라니까요. 아무리 변했다고 해도 빨아주면서 거기 자극해주면 백퍼에요! 백퍼!!”
“.......”
“....”
신나게 얘기하던 전 남친이 그제야 내 얼굴 표정을 확인하게 된다.
거울을 보지 않아도 지금 내 표정이 어떤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안면 근육이 수축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됐고... 그래서 와이프.. 지인이를 다시 안고 싶다는 거요?”
“예??”
“지금 말하는 요지가 그렇게 잘 아는 여자니까 다시 섹스를 하고 싶다는 말 아니냐고!?”
“아..아닙니다!.. 그런 게 아니고.. 그냥....”
“그냥 뭐?”
“....”
놈의 속셈이 뭔질 확실히 확인하게 되었다.
내가 이놈에게 처음 연락하며 전한 말에도 약속 장소에 나온 이유가 단순히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닌 예전에 재미를 봤던 지인이.. 내 아내를 다시 안을 수 있는건 아닌지 기대하며 나온 게 분명해 보였다. 그렇기에 날 자신이 이용하는 오피걸에게 손수 이끌어 쓰리섬에 대한 재미까지 느끼게 해주려는 생각까지 했을 것이다.
“좋습니다. 그럼....”
“네?? 정말요?”
“흑~~..여..여보....그..만해요. 애가 들으..면.... 흑~~..”
아내가 겨우 이성을 찾으며 활같이 뒤로 휘었던 허리를 굽히며 날 밀어내려 미력한 힘을 쓰기 시작했다.
아직 자극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에 혀를 빼어내곤 그 빈자리를 엄지로 채우며 손가락으로 자극하던 보지와 항문의 중간을 빼낸 혀를 이용해 자극을 준다.
내 예상대로 아내가 더 흥분을 하기 시작한다.
천천히 왼 손의 엄지손가락을 밀어 넣길 반복하며 엄지와 검지의 사이로 아내의 클리토리스를 지그시 누르기 시작했고, 혀를 길게 빼내 항문의 바로 위부터 보지의 입구까지 핥아대기 시작하자 아내가 굽히던 허리를 힘없이 침대에 기대며 이빨로 자신의 손을 깨물며 신음소리를 참으려 안간힘을 쓰기 시작했다.
내 머리카락을 쥔 다른 손아귀에 더 힘을 주며 아내는 분명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아직 삽입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흑~~..흡~.. ”
“쪼쯕~ 흐옵~~흡~~”
“윽~~읍읍~~”
내 입술과 턱이 아내의 애액과 내 침으로 범벅이 되었을 때 놀랍게도 아내가 먼저 요구하기 시작했다.
연극이었을지라도 아내는 단 한 번도 내게 섹스를 먼저 요구한 적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내는 자신의 과거를 숨기기 위해 그런 쪽으론 더 신경을 쓰며 정숙함을 보여주려 노력했을지도 모른다.
“여..보... 해..줘요.”
“쯥쪽~~응?”
“넣..어줘요. 그만...”
“쯔~~~읍~~”
“그..그만하고...”
아내가 내 머리카락을 쥔 손에 힘을 주며 자신의 위로 날 끌어올리려 한다. 평소였다면 아내의 요구대로 곧바로 삽입을 하기 위해 몸을 포갰겠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평소라면 빡빡하게 들어갈 아내의 보지에 엄지손가락을 검지와 중지 두 손가락으로 바꿔 밀어 넣기 시작했고 애액의 윤활작용으로 인해 빨려 들어가는 듯 한 느낌을 받으며 더 자극적인 펌핑을 시작하며 이젠 대놓고 아내의 항문까지 소리내며 핥기 시작했다.
“아흑~~~ 여보!!!”
아내가 애원하기 시작했다.
몸을 비틀며 더 많은 것을 원한다는 걸 비튼 몸으로 전부 보여주며 아내는 이젠 방 문 같은 건 잊은 듯 얼른 꽂아주길 말하기 시작했다.
“빨리.. 빨리 해줘요..”
“가만히 좀 있어봐..”
“흑~.. 그만 애태우고~~ 여보!!~~”
“쯥쪽~~~”
“아~~~~”
아내의 전 남친이 한 말이 맞았다는 충격보다 아내의 반응이 너무 자극적이고 섹스럽기에 나도 흥분을하며 더 적극적으로 아내의 보지와 항문을 소리 내며 빨기 시작했다. 확인하고자 했던 처음의 의도는 이젠 아무 상관없다는 듯 내 이성과는 달리 몸이 움직이며 아내의 반응에 묘한 쾌감을 느끼며 더 열중하게 된 것이다.
“제..제 발... 아흑~~.. 여보...”
“쩌업~~ 왜?”
“흑흑~~..제발.. 흑....해..줘요.”
난 마무리로 아내의 보지에 긴 입맞춤을 하곤 천천히 아내 위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흥분에 못 이겨 몸을 비틀던 아내도 내 움직임에 조금은 정신을 차렸는지 창피한 표정을 얼굴에 담은 채 가뿐 숨을 애써 참고 있었다.
그러나 분명 얼굴이 발그스레 홍조를 띠고 있다는 걸 뚜렷이 알 수 있었다.
아내의 보지는 이미 흥건히 젖어 있었다. 아니! 젖다 못해 넘쳐흐르고 있었다.
이렇게 자극을 받고 아내는 다른 남자들에게 보지를 벌렸을 것이다.
이렇게 흥분을 해서 아내는 어느 남자가 자지를 들이밀어도 거부조차 하지 못하고 본능대로 허리를 흔들며 쾌감에 정신을 못 차렸을 것이다.
이렇게 오르가즘에 도달하며...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 엄청난 자극과 흥분에 잊었던 아내의 과거가 머릿속에 떠오르자 생각지도 못한 크기로 발기했던 내 자지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아내는 흥분을 못 이기는 듯 살짝 풀린 두 눈으로 섹시하게 바라보며 날 끌어당겨 잔뜩 기대하는 몸짓을 그리고 있는데,, 그럴수록 내 자지가 줄어드는 속도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고 아내가 아내가 아닌 낯선 여자로 보였기 때문이다.
아내의 전 남자친구가 얘기 했던 한 마리의 음란한 암캐로 말이다.
[따르르릉~~~~ 따르르르릉~~~]
“헉!”
“....”
‘후다다닥’
거실에서 요란하게 핸드폰이 울린 시간은 저녁 11시가 넘어서였다.
죽어버리기 시작한 자지로 고민하며 다시 아내의 허벅지를 벌리고 머리를 아래로 가져가야 되는 건 아닌지 란 생각까지 했던 난 흥분한 상태에서도 아이가 깨 지금의 곤란한 모습을 들킬까봐 알몸인 채로 쏜살같이 발소리를 죽여 거실에 뛰어나간 아내를 보며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을 잠깐 하게 되었지만 이 시간에 전화를 걸 사람이 없다는 걸 깨닫고는 아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여..여보세요?..... 누구세요?...네???...........”
아이 때문에 소리를 최대한 죽여 핸드폰을 받은 아내는 약간은 짜증섞인 목소리로 첫 대화를 시작했다면 내가 있는 안방으로 들어오다 말고 놀란 목소리로 변해 발걸음을 멈춰섰다.
직감적으로 누구인질 알 수 있는 아내의 행동이었다.
방금전보다도 더 소리를 죽여 통화를 간단히 끝낸 아내였기에 무슨 내용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분명 서둘러 전화를 끊고 들어온 것으로 적자니 당황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듯 내 질문에 답을 했지만 말이다.
“이 시간에 누구야?”
“과..광고.. 스펨 전화에요.”
“스펨?? 이 시간에?”
“....”
“스펨 전화냐고!?”
“네?? 예... ”
“....”
“죄..송해요. 아이 깰 거 같아요.. 오늘은 그만 해요..”
“.......”
아내는 침대에 그대로 누워 눈을 감는다.
나도 같이 누워 눈을 감았지만 아내도 나도 고른 숨소리를 한참동안 내질 않은 채 적막감이 흐르는 긴 시간을 보낸다. 불을 꺼 어두운 안방안에서 한 침대에 누워있었지만 편안한 잠자리를 이루지 못하고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어색한 연극을 하고 있었다.
아내는 아내대로의 고민과 걱정을... 그런 아내를 바로 옆에 눕힌 채 난 아내의 눈치를 살피며 눈을 감은 채..
“진짜 오랜만이다.”
“갑자기 무슨 일이에요?”
“무슨 일이라니.. 우리 사이에 꼭 일이 있어야 연락을 하나?”
“....”
아내는 분명 잠을 한숨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늦게 잠이든 나보다 더 일찍 일어나 아침을 차렸고 평소처럼 아이와 날 준비시켜 내보냈다. 계획대로 난 회사에 병가를 내 아내가 전 남친과 지금 함께하고 있는 이 커피전문점에 먼저 들어와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그날..
아내의 전 남친과 오피스 걸이란 여잘 처음 만난 그 날 내기하듯 얘기한 약속 아닌 약속대로 전 남친은 아내를 이 커피 전문점으로 나오게 만들었다.
예상치 못한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남친은 늦은 밤에 아내에게 전화해 긴장감을 극대화 시켜 너무도 쉽게 약속을 잡아 예정된 시간, 예정된 장소에 아내를 끌어낸 것이다.
운 좋게도 아내와 전 남친은 모자를 깊게 눌러 쓴 내 바로 뒷자리에 자릴 잡고 앉았다. 양복차림으로 출근을 해 평소 즐겨입지 않는 청바지와 두꺼운 점퍼를 시장에서 구입해 전혀 나 답지 않은 차림으로 아내와 등지고 앉게 된건 정말로 운이 따른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바로 등 뒤에 있는 아내의 냉랭한 목소리가 또렷이 내 귀에 들어온다.
“정말 왜 연락했어요?”
“내가 연락한 게 하나도 반갑지 않은 모양이네..”
“그럼요? 제가 반가워해야 되나요?”
“허~~~..”
“...”
“너무하네~. 예전엔 나 없으면 못 산다고 했던 너 아니냐?”
“다 끝난 사이잖아요.”
“끝나? 누구 마음대로?”
“.....”
“일방적으로 그렇게 끝내면 끝날 사인가? 우리 사이가?”
“진짜 왜 이래요!? 당신이란 사람 좋은 기억까지 다 버리고 찢어버리고 싶어서 그래요?”
“전부 좋은 기억 아니었나? 진짜 너무하네~..”
“...더 이상.. 연락하지 마세요. 전 이제 유부녀고... 한 아이의 엄마에요.”
“이거 왜 이러시나...”
“다시는 연락하지 마세요.”
“왜? 신고라도 하시게?”
“진짜 왜....”
“신고 해!”
“뭐라고요?”
“잘 됐네. 나란 놈 잘 알잖아. 어차피 신고해도 잃을게 없는게 나란 놈이야. 그런 내가 신고한다고 눈하나 깜빡할 거 같나? 아니지.. 네가 말한대로 유부녀에 한 아이의 엄마라면 잃을게 많은 건 네 쪽이겠네... 아닌가?”
“......”
아내의 표정을 보지 않아도 내 바로 뒤에 앉아 있는 아내가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약간씩 떨리는 목소리와 잠시 동안 끊어진 대화로 머릿속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아내의 전 남자친구는 아내란 여잘 너무도 잘 알고 있었고 나와 대면할 때와는 전혀 다르게 처음부터 강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좋잖아~ 남편이 있고 아이가 있어서 행복한 가정까지 있는데 거기다가 몸까지 기억하는 쾌락을 다시 얻을 수 있는 기회까지 생기고.. 안그래?”
“기억해? 제가 뭘 기억한다는 말이죠!? 당신이 절 잘안다고 착각하시나 본데.. 제가 언제까지나 철부지 스무살 어린애인 줄 아세요!?”
“아니.”
“...”
“아니지..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는데 당연히 변했겠지.”
“아셨으면 더 이상 연락하지 마세..”
“더 농익었네..”
“....예?”
“더 농익었다고. 무슨 말인지 몰라? 예전엔 좀 말랐는데 지금은 끝내주게 잘 빠졌다고. 가슴도 더 커졌고... 운동은 계속 했나보지? 허리는 옛날보다 좀 두꺼워지긴 했지만 골반하고 굴곡이 잘 잡혀서 잡는 맛도 더 제대로 나겠는데 말이야. 옛날엔 골반도 작고 허리도 너무 얇아서 떡칠 때 좀 아픈 맛이 없지 않았거든.. 지금이 제대로 물올랐다고 해야 하나? 으~~ 생각만해도 지대로 꼴린다.. 우리 말 나온김에 회포나 좀..”
‘쏴~~철퍼덕~!!! 탁!!!’
시원한 물줄기 소리와 날카로운 유리 부딪히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얼굴을 돌리게 된다.
아내의 허리와 등이 내 바로 앞 시선에 보였고 언뜻 보인 아내의 전 남친이 생쥐꼴로 물에 젖은 얼굴을 언뜻 볼 수 있었다.
황급히 고개를 돌려 다시 의자에 기대는데 일순간 잔잔한 음악 소리 외엔 적막이 흘러 고요해진 커피전문점안의 모든 시선들이 아내와 남자를 향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푸~.. 이게 미쳤나....”
“옛날에....”
“뭐!!?”
“옛날 당신이란 남자를 사랑했던 내 자신이 정말 불쌍하게 느껴지네요....”
“...”
“당신이 원해서.. 그래요 당신이 좋아하니까 당신이 하자는 대로 다 했었어요. 당신이란 남자... 그 작은 물건에 절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쪽으로도 기쁘게 해준다는... 저도 기뻤다고.. 도저히 아닌 거 같다는 생각에도 당신이 원하니까...”
“그래서? 넌 하나도 안 좋았는데 단지 내가 시키니까 했다고?”
“아니요.”
“그럼 뭔데?”
“.....”
“지금 네가 말하는 거 변명으로 들린다. 좋아했잖아. 아니야? 졸라 좋아하면서 허리 흔들던 네가 고작 한다는 말이.. 그래! 내 물건 졸라 작아서 미안했다. 뭐!? 내 물건이 작아서 널 기쁘게 해주려고 그랬다고? 그럼 그 때 그렇게 허리를 흔들던게 전부 거짓말이었다고? 아니.. 연극이었냐?”
“...”
마지막에 울먹이며 얘기하던 아내는 남자의 계속된 비아냥거림에 크게 한 번 심호흡을 하곤 애써 울음섞인 목소리를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당신이란 사람.. 진짜 최악이군요.”
“어차피 끝판까지 갔던 사인데 혼자 도도한 척 구는 건 아니라고 보는데.”
“마음대로 해요.”
“뭘?”
“옛날 일로 협박을 하던... 계속 전화를 걸던지.. 마음대로 하라고요.”
“왜? 전화번호라도 바꾸게?”
“....”
“우리 이러지 말자...좋은 게 좋은 거라고 했잖아. 눈 딱 감고 남편한테 거짓말 한 번 하면 옛날로 돌아가기 쉽잖아. 남편은 절대 모를 거야. 나도 일이 한가해서 낮에도 시간이 많고 남편 출근하고 아이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낸 후에 옛날처럼 극상의 쾌감을 느끼면서 즐기잔 말이야. 우리 그 때 진짜 좋지 않았냐? 잘 기억해봐~. 그 때 당신이 어떤 모습으로 남자들 품에 안겼는지~ 지금같이 고리타분한 남편하고 섹스할때와는 차원이 다른 오르가즘이 그립지 않나? 그런데 너 섹스는 하...”
‘휘익~~ 텁..’
“이..이거 놔.”
갑작스럽게 내 의자에 충격을 주며 뭔가가 부딪혔다.
그리고 미약한 바람 가르는 소리와 함께 들려야 했을 경쾌한 살 부딪히는 소리가 없었다. 아무리 잽싸게 일어나 따귀를 날리려 했던 아내였겠지만 중간에 위치한 테이블의 넓이와 어중간한 자세로 인해 아내의 따귀는 전 남친의 손에 잡혀 불발로 끝난 게 분명했다.
“물벼락까진 참아주겠는데 이건 아니지. 너만 도도한 척 따귀까지 날리려고? 보는 시선도 많은데 그만하지.”
“더러운 새끼...”
“너무하네.. 참나.. 내가 더러워? 남편이 네 옛날 모습 알게 된다면... 그래도 이럴래? 누가 더러운지 따져볼까”
“.....”
“내가 이런 말까진 안하려고 했는데. 과연 네 남편이 네 과거 사진을 보고 그래도 사랑한다면서 지금처럼 살 수 있을 거 같아? 네 말대로 정숙한 아이 엄마이고 현모양처인 아내로서 말이야.”
“진짜.. 최악이군요.”
“내가 원래 최악이었냐고..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데.. 아!.. 이것까진 안 꺼내려고 했는데...”
‘툭....’
“이..건 뭐..........”
“나한테는 소중한 기억들이라서.. 차마 쉽게 지울수가 없더라고.”
“다.. 지운다고 했잖아요.....”
“그랬지.. 그런데 그걸 믿냐? 그때 말은 그렇게 했는데.. 그래도 난 최소한 유포나 공유는 안했다고.”
“.....”
“어쨌든 이 사진들을 보면 남편이 가만히 있을까?”
“...”
“말했잖아. 단순히 당신을 협박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고, 단지 옛날처럼 서로 좋은 게 좋은 거란 말대로 즐기면서 살자는데 그게 그렇게 용납이 안 되나? 우리가 위선이나 떨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남편한테 보내세요.”
“그렇...뭐?”
“이 사진들.. 다 남편한테 보내라고요..”
“진짜 미쳤구나.. 이걸 남편이 보면 넌 끝장이야. 이혼당한다고! 몰라서 그래?”
“네.. 그게 남편이 원하는거라면.. 그렇게 해야죠.”
“.......”
“그래도 최소한 남편은 당신처럼 이런 더러운 짓을 할 사람이 아니란 걸.. 전 알고 있어요.”
“......”
“사진을 보내든.. 마음대로 하세요... 그럼 용건은 끝난 거 같내요.. 아주 오래전이었지만.. 그래도 당신에 대한 좋은 기억까지 전부 뭉개줘서 고맙네요..”
“...........”
“...”
아내가 일어나는 소리와 함께 구두의 또각거리는 소리로 자리를 떠나고 있다는 걸 소리로 들려준다.
“야!!!!!”
“...”
“오냐오냐 했더니 아주 기고만장해서..”
“...”
“이제 머리가 좀 컸다 이거지!! 뭐!? 마음대로 하라고? 그래 동네방네 다 퍼트리면 어떻게 되는지 두고...”
소리를 지르는 남자의 목소리에 내기하듯 나눈 대화에 대한 기억들이 깡그리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이 남자란 놈이 얼마나 최저인지.. 최악인지.. 아내의 말대로 내가 상종했었다는 자체가 창피하게 느껴지며 이런 얘길 나눴다는 사실이 아내에게 들어갈까 걱정이 되는 순간이었다.
아니.. 그것보다 지금 아내에게 하는 놈의 행동에 아내의 과거에 대한 사진을 봤을 때 느꼈던 분노보다 더한 분노를 느끼게 된다..
당장이라도 일어나 남자놈의 멱살을 잡으려 엉덩이를 들려고 움직이는데..
아내의 조금씩 멀어지던 구두 소리가 다시 커지며 돌아오고 있다는 걸 알고는 겨우 엉덩이를 다시 의자에 붙이게 되었다.
그리곤 남자에게 속삭이 듯 작은 목소리로 말을 하는 아내의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마음대로 하라고요. 하지만 한 가지만 더 말할게요. 지금 남편의 물건은.. 당신이 노골적으로 말하던 그 대물이 지금 제 남편의 자지에요. 당신한테는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그 오르가즘이란 걸.. 난 매일 느끼고 살고 있다고.. 물건만큼 속도 작은 물건아!”
“무..뭐!!!!!”
내 귀를 의심하게 된다.
차분하다 못해 조근조근 얘기하길 좋아하는 아내가 남자에게 바짝 다가와 한 격양된 대화 내용에 하마터면 뒤를 돌아 볼 뻔 했다. 분명 오기가 담긴 아내의 얘기였고 떨리는 목소리에 유치할지도 모를 내용이었고 그 내용이 과거에 대한 증오와 분노가 일순간 사라졌다면 거짓이겠지만 내 아내에 대한 배신감이 훨씬 덜해졌다는 것과 결혼 후의 믿음에 대한 내 믿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에 어떤 행실로 살아왔을 진 모르지만 최소한 아낸 정말로 날 사랑하고 내 아이를 낳으며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는 믿음이 거짓말처럼 쉽게 믿어졌기 때문이다.
“그럼.. 다시는 연락하지 마세요.”
“잘난 체 하지 마! 네 남편은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
“내가 당신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겠어? 이것도 다 당신 남편하고 얘기 끝난 상황이라고! 이 걸레같은 년아.”
“무..뭐라....?”
[전화 왔시유~~전화 왔시유~~전화 왔시유~]
아내가 나가고 사람들의 시선이 따가웠는지 아내의 전 남친도 급하게 자리를 떠났다.
평일 오전의 한산한 커피 전문점 안을 채우게 된 몇 명중 한사람이 되어버린 난 많은 생각에 잠겨 그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었는데 십여 분도 지나지 않아 전화가 걸려온다.
아내였다.
“여..여보세요?”
[바빠요?]
“응? 좀...”
[.......]
“...”
[.................]
잠시 동안의 침묵이 나와 핸드폰 너머의 아내 사이에 흐른 후 아내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떨림을 숨기기 위해 숨죽인 긴 심호흡을 알아챌 수 있었고 아내는 최대한 평소처럼 얘기하려는 잔잔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오늘.. 시간 되요?]
“뭐?”
[....]
“집에서 보면 되지 갑자기 시간은 왜 찾아?”
[아뇨.. 지금요.]
“지금?”
[네.. 지금회사 앞인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많이 바빠요? 제가 올라갈까요?]
“나.. 외근 나왔는데..”
[외근? 당신 외근도 다녀요?]
“그러게.. 갑자기 한 과장이 일이 생겨서 땜빵으로 나왔어...”
[........네.]
“왜 그래? 급한 일이야?”
[....여보,]
“왜 그래? 무슨 일인데 그래?”
[.....]
우선 시치미를 때며 아내가 할 말을 막아버린다. 아내가 전 남친과 했던 대화 내용을 바로 뒤에서 직접 듣게 되었고 느끼게 된 감정으로 인한 본능에서 온 행동이었다.
[그럼.. 앞에 있는 커피전문점에서 기다릴게요.]
“나 늦게 들어 갈수도 있는데..”
[기다릴게요.]
“중요한 일이야? 아이 학교 문제라면 그냥 집에 가서 얘기 하지..”
[아니요.. 집에서 할 얘기가 아니에요. 아이가 있는 집에선...]
“......”
아내는 기어코 내게 고백을 할 예정인가 보다.
아마도 아내는 자신의 과거를 그 전 남친을 통해서가 아닌 직접 내게 가감 없이 얘기하기 위해 서둘러 날 찾아왔을 게 분명했고 그것이 아내의 성격 그대로였다.
“그럼 좀 기다려.. 일보고 거기로 갈 테니까.”
[얼마나.. 걸려요?]
“한..두 시간정도?”
[...네.]
그 커피 전문점에서 난 한동안 더 앉아 생각에 잠겼다.
아내란 여자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었다는 착각이 얼마나 큰 착오였는질 감안해 아내의 성격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생각해 아내의 행동을 예상하기 위해서였다.
아내도 여자란 걸 결혼생활 동안 잊었던 시간은 아니었는지 반성까지 하며 아내가 지금 내게 털어놓은 이후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생각에 잠겨 있던 난 제대로 된 예상조차 생각하지 못하고 벌써 시간이 두 시간이 지났다는 걸 깨닫고는 황급히 일어나 공용주차장으로 뛰어가 옷부터 갈아입곤 뒤늦게 회사쪽 도로로 차를 돌리게 된다.
“그냥 집으로...”
“왔어요? 저 때문에 일도 못보고 온 거 아니에요?”
“아..니야.”
아내의 복장이 두 시간 전과는 달라져있었다.
아이를 낳고 잘 입지 않던 짧은 치마에 처음 보는 긴 코트를 검은색 벨벳 목 폴라 위에 걸치고 커피를 식히고 있었다. 산 커피엔 한모금도 안 댔는지 그대로 식어 있었다.
“웬 치마야?”
“네?..아~.. 그냥요...”
“그냥?”
“......”
“왜? 나 바빠.”
“저 방금 전에 그... 사람 만나고 왔어요.”
“그 사람?”
가슴이 심하게 떨리기 시작한다.
역시나 아내는 만나자마자 돌 직구를 날리 듯 전 남친 얘기부터 꺼냈다, 순간 당황한 기색을 숨기기 위해 많이 노력하게 되었고, 다행히도 무사히 모른 척 말을 내뱉었다.
화를 낼까.. 치를 떨며 조롱이라도 할까..아니면 비아냥거리며 아내를 굴복시킬까..라는 온갖 수만 가지 생각들을 그 짧은 시간에 했었지만 결국 난 아무것도 모른 척 연기를 하게 된다. 아내가 날 사랑하고 과거는 과거일 뿐 현제가 중요하다는 결론에 우선 도달한 내 방어적 태도라는 생각도 하기 전 입이 먼저 움직였다.
“.........”
“그 사람이 누군데?”
“정..말 몰라요?”
“누군데??”
“....”
“참나... 바쁜 사람 불러서 뭐하자는 거야.”
“..”
“싱겁긴.. 아이 올 시간 다 됐잖아. 빨리 들어가서 아이 받아. 괜히 쓸데없이 바쁜 사람 붙잡고 헛소리하지 말고..”
“....고마워요.”
“...뭐?”
“당신.. 연기 참 못한다는 거 알고 있어요?.”
“...무..슨 연기? 이 사람이 낮 술 했나.. 빨리 들어가..”
‘부스럭...’
아내가 핸드백에서 구겨 접어 넣은 프린트들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열어보지 않아도 뭔지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난 선뜻 그 종이들에 손을 가져다 대지 못했고, 시계를 보며 늦었다는 연극을 계속 이어나가야만 했다.
“그럼 집에 가라고, 이러다가 또 강부장한테 한소리 듣..”
“이게 뭔지 알고 있죠?”
“.....”
“당신은 거짓말을 할 때 시선을 눈이 아닌 코에 마주한다는 거 모르죠?”
“....내가 언제?”
“항상 그랬어요. 친구들이랑 술 먹고 들어와서 장례식장 다녀왔다고 할 때도 그랬고,, 보너스가 왜 이렇게 적냐고 제가 투덜댈 때도 그랬고,,,노래방에서 남자들끼리만 노래 부른다고 거짓말 할 때도 그랬고..”
“....”
말문이 닫혀버렸다.
뛰어봐야 부천님 손바닥이란 말대로 난 내가 연기를 잘해 아내를 속인 것이 아닌 알면서도 속아준 아내란 걸 듣고 깨달아 입을 열수가 없었다.
“거..봐요.. 눈이 또 내 코를 보잖아..”
“....그게 뭐.”
“....네?”
“과거 없는 사람이 있나?”
“...”
“당신 말대로 나도 노래방에서 도우미 불러서 놀기도 하고.. 돈 꼬부쳐서 용돈도 좀 챙겼는데.. 당신하고 결혼 전에는 더 했으면 더 했지 덜하진 않았을 걸...”
“...”
“솔직히 당신 같은 미인이 한 남자만 사귄 것도 어불성설이잖아. 그리고 그게 뭐 문제야? 당신 혹시 결혼하고 나 몰래 바람 피웠나?”
“아뇨!..절대로.. 그런.... 일 없었어요.”
“그럼 뭐가 문제야. 당신이 나 만나기전에 그 뭔짓을 했던지 뭔 상관이냐고..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 사기를 친 것도 아닌데..”
“기억해요?”
“그게 뭐가 문제...뭐?”
아내가 그제야 식은 커피를 한 모금 넘기곤 내 말을 가로 막았다.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당신이 내게 물었었죠. 왜 남자친구가 없냐고..”
“그럼.. 일 배우기도 바빠서라고 당신이 대답했잖아.”
“그게 당신한테 한 첫 거짓말이었어요. 그러고 보니 항상... 당신한테는 거짓말만 했네요..”
“..”
“당신한테 프러포즈 받고 과연 제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인지 정말 많이 고민했고,, 몇 번이나 사실대로 말하고 당신의 결정을 따르자고... 당신이 역시 안 되겠다고 하면 그냥 그게 현실이구나..하고 살아가자고 몇 번이나 결심을 했는데...”
“...”
“무서웠나 봐요.. 당신이 정말 날 버릴까봐.. 당신한테 죄 짓고 사는 거 같아서 항상 조마조마 했었는데.. 아이가 생겼어요. 우리 아이..가... 하늘이 용서해 주는 줄 알았어요. 전부 잊고.. 지금 행복한 게 노력해서 얻은 거라고.. 당신한테 정말 잘하자고.. 당신만 사랑하고 절대로 이상한 후회하지 말자고... 그래서 아이를 정말 잘 키우자고.. 나 같이 실수 같은 걸로 평생 후회하면서 죄인처럼 살지 않게...”
“당신이 왜 죄인이야...”
“....고마워요.”
“자꾸 고맙다고 하지 마.. 이상하잖아. 됐으니까 빨리 집으로..”
“우리 이혼해요.”
순간 종소리 같은 게 내 머리를 휘갈겼다.
적반하장도 유분수?
뭐 낀 놈이 성낸다?
도둑이 제 발 저리다?
기쁠 때 들린다는 종소리가 아닌 말 그대로 머릿속에 있는 두개골을 후려갈길 때 나는 소리를 귀에 들리는 착각을 하며 웃기게도 이 와중에 맞는 속담 등이 먼저 떠올랐다. 그만큼 내가 멍 해졌다는 걸 알 수 있었고 그만큼 더 무겁게 입술이 달라붙어 버렸다.
“당신한텐.. 정말 미안하게 생각해요. 내가 해 줄 수 있는 거라곤.. 이게 다에요.”
“....이게 다라고?”
“죄송해요.”
“우리 애는?”
“.....”
“당신이란 여자가 아이를 버리고 살 수 있어? 내가 알고 있는 지인이란 여자는 절대로 자신이 낳아 놓은 자식을 버릴 여자가 아닌데.. 그것도 거짓이었냐고!”
“당신이라면.. 잘 키울 수 있을 거예요.”
“아이한테 네 엄마가 고작 지나간 과거 때문에 널 버렸다고 얘기하라고? 나보고?”
“그게 아니잖아요..”
“그게 아니면!? 왜 이혼하자고 하는데!”
나도 모르게 언성을 높이게 된다.
남의 이목 같은 건 상관할 처지도 아니었고, 내가 용서를 한다는데 왜 굳이 이혼이란 단어까지 먼저 꺼내며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려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기에 아내를 똑바로 쳐다보며 목소릴 높이게 된다.
“관계란.. 특히 믿음이 가장 중요한 부부 사이에.. 그 관계가 틀어지면 다시 붙이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괜찮다고 하잖아. 그리고 믿음이 왜 깨졌는데? 당신에 대한 내 믿음이 깨졌다고 누가 그래?”
“아니에요?”
“...날 몰라? 내가 여자 과거나 따지면서 의처증 환자처럼..”
“그런데 왜 그랬어요?”
“처럼 당신ㅇ..뭐?”
“왜 직접 저한테 확인부터 하지 않고 그 남자하고 절 시험했나요?
“누..누가 시험을 했다고 그래?”
“당신이 아무리 과거 따윈 상관없다고 말을 해도 절 쳐다보는 그 시선은 어쩔 수 없을 거예요. 날 안을 때도 그 생각들이 항상 따라다닐 테고, 괴로워 할 거예요.”
“내 시선?”
“네.. 요즘 절 쳐다봤던 시선이요. 결혼하고 처음이었어요. 당신의 그런 차가운 시선은....”
“....”
“제가 당신을 몰라요? 이혼하는 게 당신을 위한 일이란 걸 왜 몰라요..”
“....”
“전 친정에 가 있을게요. 아이는 걱정 마세요. 이혼할 때까지는 제가 데리고 있을게요..... 이..혼 하고... 너무 힘드시면.. 말씀하세요. 제가 키울게요.”
담담하게 얘길 하려 안간힘을 쓰는 아내였지만 그 모습은 숨길 수 없었다. 분명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억지로 휘게 만들면 부러질 아내의 고집...
그러고 보니 아내는 고집이 말 힘줄보다도 더 질긴 여자였다. 이미 결혼 전에 아내가 고집이 쎈 여자란 걸 짐작 할 수 있었고 그걸 확인 할 수 있었던 경험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술을 좋아하고 담배를 좋아했던 날 술도 줄이고 담배도 끊게 만들었던 내기의 시작은 평소처럼 내 몸을 걱정하며 잔소리를 늘어놓는 아내에게 짜증을 부리며 화까지 내던 내게 통보하듯 던 진 아내의 한 마디는 술이야 그렇다고 해도 담배를 끊을 때까지 자기도 물만 마시고 굶겠다는...
솔직히 아내가 쓰러지기 전까지 난 아내가 밖에서 나 몰래 밥을 먹고 시치미를 때는 줄 알았다. 장장 8일이란 시간동안 아내는 물외에 음식이라고는 전혀 입에도 대지 않았다는 걸 급성영양실조와 탈진이라는 의사에게 들었을 때 내 첫 말은 ‘독한 것..’이었다.
그만큼 아내는 자신이 정한 규칙과 고집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지키고 부릴 여자였다..
“무슨..생각해요?”
“....”
“알아들으신 걸로 알고.. 전 집에 들러서 아이 데리고 친정..”
“그게 최선이라고?”
“...예?”
“이혼이란 게 당신이 내게 통보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이냐고.”
“.....”
“웃기네...”
“...?”
“당신 말대로 당신을 내가 용서 못 할 거라고 헤어지자는 거잖아. 보통은 과거가 있는 당사자가 아닌 배우자가 통보해야 하는 거 아닌가?”
“...죄..송해요.”
“그렇잖아... 날 위해서 헤어진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사랑하니까 떠난다? 우리가 무슨 삼류영화 비련의 주인공이냐? 아니지.. 당신이 말하는 요지를 진짜 모르겠는데.. 헤어져서? 나보고 좋은 사람이라도 만나라는 얘기니? 네가 말하는 대로 넌 불결한 여자니까 순결한 여자를 만나라고?? 내 나이가 몇이냐.. 돈이 많아서 순결한 처녀를 살 수 있냐? 아니면 나이가 어려? 말이 안 되잖아. 어차피 재혼일 테고 그 여자는 당연히 결혼했던 여자잖아 그럼 아이도 있을 테고.. 당신하고 뭐가 달라!?”
“마..말이라고..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요?”
“그럼 당신은 지금 그걸 나한테 말이라고 하냐?”
“억지 부리지 마세요.. 당신은 절 계속 시험하려고 할 테고,, 자면서도 제 과거 때문에 괴로워 할 사람이란 거.. 제가 더 잘 알아요.”
“당신이 그렇게 날 잘 알아?”
“네!”
아내의 말투는 단호했다.
삼십 여 년 동안 날 키워준 부모도 속모를 놈이라고 하셨던 나였지만 아내는 그런 날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그런 아내의 단호한 말투에 나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반박할 말이 없었다.
“허당이잖아요. 당신.. 고집이 쎈 것처럼 얘기하지만 마음은 여리고.. 혼자 괴로워하면서 남자라고 아픈 척은 단 한 번도 한 적 없고.. 태권도 3단이라고 자랑하지만 이젠 나온 배 때문이라도 숨이 차서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복권은요? 한 주에 꼬박꼬박 만원씩 사는 거모를 줄 알아요? 나한텐 말도 안하고.. 대박나면 자기 혼자 다 챙기지도 못할 거면서...아니에요?”
“누..누가??”
“아니에요?”
“....”
“누구보다도 당신을 잘 아는 게 저에요.. 당신은 매일 나 때문에 고민하고 괴로워할게 분명해요. 그럴게 뻔 한데 제가 어떻게 계속 당신하고 살겠어요.. 누구보다도 믿음이 중요한 게 부부인데...”
“억울하네...”
“...네?”
“억울하다고.. 뭐? 믿음이 중요한 게 부부라고? 내가 그럴 거라고?”
“.....”
“겪어 보질 않고 모르는 거 아닌가?”
“...............”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확인이라도 해 보자고.”
“무..슨 말이에요?”
“왜? 어차피 이혼할 마당에 뭐가 문제야? 그리고 이대로는 절대 억울해서 못 헤어지겠네.”
“.......”
“당신은 해볼 거 다 해보고 후회한다는 거잖아. 아니야?”
“억지 부리지 말아요.”
억지를 부리고 있다.
아내의 말대로 난 억지를 부리며 정말로 아내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아내가 고집을 부리고 있다면 나도 오기를 부릴 수밖에 없었다. 그게 비록 앞뒤가 안 맞는 모순 덩어리의 억지라고 해도 말이다.
“내가 고통을 받을지 괴로워할지 보자고. 그리고 나서 헤어져야 내가 수궁이란 것도 할 수 있지 않겠어? 당신 말대로 당신이 더럽고 지저분한 과거를 갖고 날 속여 왔다는 게 정말로 내게 큰 충격을 주는 건지 말이야.”
“.....확실해요. 당신은..”
“그러니까!!! 보고 결정하자고!”
“.........”
“당신이란 사람 내가 모를 줄 알아? 당신 고집이 얼마나 센지도 충분히 알고 있고, 느끼고 있으니까 당신이 결정한 대로 이혼을 하다고 치자.. 왜? 내가 그럴 거니까? 당신을 의심하고 손찌검이라도 할까 봐?”
“그만해요.. 서로 고집 부려봐야 피곤하기만 해요.. 그리고 많이 늦었어요. 그만 회사에 들어가 봐요. 전 아이 데리러 가야겠어요.”
“...”
정신없이 도착하고 별 대화를 나누질 않은 거 같은데 벌써 시계가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렇게는 도저히 못 보내겠네. 당신 말대로 이대로 헤어지면 나 억울해서 혀 깨물고 죽어버릴랑께.. 알아서 해.. 아니.. 나 혼자 재혼해서 잘 살라고? 우리 아이는 어떻게 하고? 계모한테 무슨 구박을 당하면서 클지 걱정은 안 드냐?”
“.......그러니까. 제가 키울게요.”
“아~ 그러면 되겠네. 억울해서 못 사는 세상 같이 죽어버리면 되겠네! 그래! 그러면...”
“여봇!!!!!”
“....”
아내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날 불렀다.
내가 한 말이 도가 지나친 게 분명했지만 아내가 소리를 지르자 깜짝 놀라 말을 멈췄다가 다시 화를 내 듯 비아냥거리기 시작한다.
“왜? 이혼하자며! 이제 남남인데 상관 할 일이 아닌 거 같은데.. 내가 죽어버리든 아이랑 동반 자......”
차마 뒷 글자인 ‘살’이란 말까진 이어 하지 못한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막나가는게 아닌지 찔렸고 아내의 눈이 날 노려보는데 살기를 띠기 시작했기도 했기 때문이다.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아내가 날 빤히 쳐다보던 몇 분 동안 더 비아냥거릴 다른 주제를 찾으려 노력하게 되는데 아내가 갑자기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뭔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곤 천천히 일어나 갑자기 카운터 쪽으로 하이힐의 또각 거리는 구둣발 소리를 내며 걸어간다.
아내가 갈아입고 온 치마가 뒤쪽이 깊게 찢어져 허벅지의 안쪽이 걸을 때마다 언뜻언뜻 보인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고, 그 허벅지마저 검은색의 밴드 스타킹이란 섹시한 도구로 둘러싸여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스타킹의 밴드가 걸을 땐 보이지 않았는데도 아내가 신고 있는 게 밴드 스타킹임을 알게 된 건 아내가 카운터에서 얼음물을 한 잔 받아 오는 도중에 알게 된다. 다분히 의도적인 아내의 행동을 난 처음부터 주시했고 아내의 의도가 무엇인질 충분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일부러 재킷까지 벗어 몸에 달라붙는 벨벳 목 폴라에 굴곡진 허리와 골반을 평소보다 훨씬 섹시하지만 너무도 자연스럽게 흔들며 걸어오던 아내는 갑자기 핸드폰을 땅에 떨어트리는 연극을 했고 허리를 숙여 떨어진 핸드폰을 줍는 게 아닌, 그대로 두 무릎을 굽혀 치마속의 풍경을 내게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행동으로 날 자극했다.
그리고 그 자극이 날 향한 것이 아님을 뒤통수에서 전해진 따가운 시선을 느끼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흰 치마속에 얇아 살색이 비취는 듯 한 검정 스타킹은 굽힌 무릎 부위가 더 연하게 변해 섹시함을 그리며 언뜻 보인 밴드의 진한 색과 더 대비되는 흰 아내의 살결과 더 깊은 곳에 있는 아내의 검은색 팬티까지..
천천히 두 무릎을 꼬으듯 굽힌 아내의 흰 치마 속에 정신이 팔린 건 나만이 아닌 바로 내 뒤에 있는 다른 낯선 남자도 마찬가지란 걸 알게 된다. 연인으로 보이는 여자가 나와 등지고 앉아 있는데도 그 남자는 아내의 치마 속을 뚫어져라 훔쳐보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고, 고의적인 아내의 느긋한 행동에 그 커진 눈을 더 크게 벌리며 크게 위아래로 움직이는 목젖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난 그 따가운 시선이 불편해 나도 모르게 허리를 돌려 그 남자를 노려보게 되었고 그런 내 행동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아내를 훔쳐보는 남자의 모습에 내가 헛기침까지 하고 나서야 그 남자가 날 한 번 쳐다보곤 얼른 시선을 회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 새끼가...”
“.....거 봐요.”
“뭐? 뭘 보긴 뭘 봐! 누가 그런 옷........”
“당신은.. 절대 그런 부류가 아니에요.”
“.....”
“이제 알았죠.. 그럼..”
“나 지금 흥분했는데!”
“.....”
“진짜야!”
“.....”
“좋구만.. 이왕이면 더 짧은 치마를 입고 오지.”
“......”
“왜? 못 믿겠어? 그러니까 확인하자고!”
“...좋아요.”
에라.. 모르겠다.
과거에 집착하면 할수록 우리의 삶은 이상하게 뒤틀릴 것이다..
-딜라이 라마.
아내는 내가 과거에 집착해 자신을 망칠 것이라며 걱정해 이혼이란 초강수로 날 밀어내려 했다. 커피 전문점에서 아내가 핸드폰을 줍기 위해 앉았을 때 봤던 낯선 남자의 시선에 본능적으로 질투를 느껴 화를 냈으며 아낸 그런 내 모습에 그것보라는 식으로 얘길 했었다.
그런데 그게 왜?
당연한 게 아닌가 말이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사람의 눈요깃거리로 전락하는 모습에 화를 내는 게 당연한 남편의 본분이고 당연한 남자의 본능이 아니냔 말이다.
우선 아내와 난 집으로 돌아왔고 비록 아이와 한 방에서 잠을 자게 된 아내였지만 평소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일상적인 모습으로 저녁식사를 했으며 각자 잠을 청했다. 물론 아내도.. 나와 마찬가지로 잠이 오질 않는지 몇 번이나 물을 마시려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선지 거실과 주방을 들락거렸고 그 소릴 난 안방에 누워 조용히 듣고 있었다.
침대에 누워 미동조차 없이 곰곰이 생각에 잠긴 난 아내가 어떤 모습으로 날 밀어내려는 질 상상하기 시작했었다.
이미 아내의 과거는 넘치고도 남을 정도로 조사했고 확인했었다.
내가 이정도로 자세히 알고 있는지는 당연히 아내는 모를 것이고 아내의 성격대로라면 차츰차츰 내 앞에서 자극적인.. 아니.. 과거에 했던 일들을 보여주며 확인시켜 줄게 분명했다.
아내가 날 따라 집으로 돌아왔다는 건 그만큼 자신도 갈등하고 있으며 미련이 남아 있다는 걸 반증하고 있었다. 아내란 여자가 정말 나와 이혼할 생각을 굳혔다면 아낸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가듯 친정으로 먼저 가버렸을 것이다. 그게 내가 알고 있는 아내란 여자였다. 고집 세고 외통수를 넘은 자존심 센...
사실 아내가 싹싹 빌며 내게 용서를 빌 줄 알았던 그 순간에 오히려 이혼이란 단어를 꺼내며 내 뒤통수를 친 것에 괘씸함이 들긴 했지만...
오죽했으면 천태만상이란 사자성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게 여자란 동물이라 했고, 천제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이란 사람도 여자란 완전한 미스터리라고 할 정도로 어려운 것이 여자란 동물인데 단순하고 무신경한 대표적인 한국 남자라고 자부하는 내가 어찌 알겠냔 말이다... 우선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기로 하고 아내의 초강수는 넘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바로 앞에 벌어진 일에 급급해 하는 평범한 나라고 해도 우선 아내를 붙잡아 둔건 아무리 생각해도 잘 한 짓임엔 분명했다.
더 중요한 건 이혼이란 결말보다 우선 내 감정이었다.
아내의 말대로 정말 아내의 과거를 잊지 못하고 평생 괴롭히며 살아가는 삶을 살게 될 것인지.. 아무렇지 않게 예전처럼 아내를 사랑하며 살아 갈 수 있을지가 가장 크고 급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눈에 밟히는 아이의 존재에도 만약 전자의 삶을 살아간다면 아내 말대로 이혼이란 결정이 차라리 우리 세 식구에게 가장 좋은 선택일게 확실했기에 눈을 감고 프로젝트의 초안을 짜듯 앞으로의 변화 된 삶에 대한 그림을 그려본다.
당연히 잘 그려지지 않는 그림임을 알면서도 몇 번이나 그 상황을 그려보게 되지만...
“오빠 진짜 깬다~”
“....깨는 얘기야?”
“그럼? 아니야?”
“그런가...?”
“이상하다 했다.. 원래 원정 안 뛰는데 목소리가 진짜 진지해서 나왔는데 역시 오빠 변태지?.”
“...무..뭐?
“그렇잖아. 저녁도 아니고 벌건 대낮에 원정 뛰라고 하질 않나. 것두 딱 한 번 온 오빠가, 내 이 생활 1년 하고 7개월이나 했지만 저녁에 영화 보자면서 따로 만나자고 꼬시거나 비싼 스테이크 사준다고 하는 오빠는 봤어도 갑자기 물어볼게 있다고 만날 수 있냐는 오빠는 진짜 오빠가 처음이다.”
“그럼 나오지 말던가.. 변태 같은 놈은 왜 만나러 나왔냐?”
“...나 갈래.”
“...”
“진짜 안 잡아?”
아내와 결혼하고 모든 여자와의 소통이 끊긴 내게 여자의 과거에 대해 의논할 상대라곤 존재하지 않았다. 하물며 다른 누구도 아닌 아내에 대한 과거를 털어놓고 조언을 구할 상대란 말이다. 아내와 그렇게 타협 아닌 타협을 한 후 벌써 나흘이나 지난 토요일.. 난 엉뚱하게도 아내의 전 남친과 함께 만났던 오피걸과 시내의 커피숍에서 늦은 오후에 마주하고 앉아 있다.
삼일동안 아내와 난 대화 없이도 아이를 위해 별반 다를 것 없는 부부생활을 연극하듯 지냈고, 각자만의 시간을 보내듯 저녁식사 후엔 안방과 아이의 방이란 공간에서 별거와도 같은 시간을 지냈었다. 생각의 정리를 하기 위해 한 공간 안에서의 별거는 생각보다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결국 아내의 극단적인 이혼이란 단어를 이해하기엔 내 역량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기에 도움이 필요했었고, 날 보내며 너무도 아쉬워했던 그 오피걸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옷장에 걸려 있는 양복 안주머니에서 받은 명함을 찾아 아무 생각 없이 전화부터 걸었었다.
설마 나오겠냐는 내 생각과는 달리 오피걸은 너무도 쉽게 약속장소를 문자로 보내줬다.
“재미없어...”
“...”
“그러니까 묻고 싶은 게 정말 그거야? 이렇게 음탕?? 참나.. 말하기도 쪽팔려서...”
“...음란..”
“그래.. 음란하게 놀아나고 나중에 결혼은 어떻게 할 거냐고? 오빠 혹시 씹선비야?”
“씹선비??”
“졸라 아무것도 아닌데 진지모드로 달려드는 양반들말야.”
“....”
세대차이란 말은 많이 들었어도 이런 단어들로 인해 절감하게 된 건 난생처음이었다.
계속 이어지는 오피걸이 사용한 단어들의 뜻에 웃음만 나오게 된다.
“그렇잖아! 오빠가 날 먹여 살릴 것도 아닌데 그런 건 왜 묻는데? 혹시 나한테 아파트라도 하나 안겨주려고? 기방이라도 되 주려고?”
“기방?”
“아씨!!! 기둥서방 몰라!?”
“뭐?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웃기냐?”
“요즘은 다 그렇게 얘기하냐?”
“됐고? 내가 한 시간에 얼마짜리 몸인데...진짜 불러내서 이런 쓸데없는 얘기나 하려고?”
“그럼?”
“우리 모텔 갈까?”
“....모텔?”
“요즘 욕구 불만이 도가 넘었걸랑. 가자.”
“매일 손님 받는 거 아니냐?”
“그거랑 그게 똑같냐! 오빠는 와이프랑 매일 좋아서 하냐? 봉사할 때 많잖아.”
“아닌데...”
“...그짓말 하고 있네.”
“거짓말 아닌데..”
“아씨!! 그럼 왜 전화했는데? 진짜 선비냐? 혹시 사이비? 아님 개독교냐? 나 같은 년 전도해서 개종시키려고? 아님!!?? 진짜 뭔데!?”
“목소리 좀 낮춰라.. 그리고 개독교가 뭐냐.. 개독이..”
“허!~.. 나 지대로 똥 밟은 거네..와~~ 진짜 전도하려고 부른 거네...”
“아니라니까.. 야! 넌 쓰리섬인지 뭔지 하러 쫓아가는 목사도 봤냐!?”
“목사는 자지 안 달려나..”
“참나... 진짜 알고 싶어서 전화한 거야. 그냥 물어보려고..”
“아씨 담배도 없어.. 담배 하나 줘봐. 도저히 안 되겠다. 그거라도 빨면서 기분이라도 업 시켜야지.”
“....”
“후~~~”
“괜한 걸 물어봤나.. 됐다. 한 시간에 얼마라고? 그냥 돈 줄게 그거 받고 기분 풀고..”
“진짜로?”
“그래.”
“나 출장이면 30만인데?”
“30만? 무슨 바가지를..”
“오빠야.. 진짜 이 세계에 발 들이지 마라. 오빤 시세도 모르냐? 그것도 싸게 해 준건데..”
“참나...”
“크크~ 됐고.. 기분이다! 15만만 줘. 서비스로 오피에서 뛴 가격으로 해 줄게.”
“그래.. 고~~맙다.”
“.....근데 진짜 그게 물어보고 싶어서 나 부른 거야? 그때 못해서 아쉬워서가 아니고?”
“....응.”
“.....”
“진짜야... 궁금할 사정도 있고...”
마시던 카페 바닐라 라떼란 걸 홀짝이며 날 신기한 듯 쳐다보는 오피걸의 시선을 피한다.
우습게도 내가 이 여자한테 뭘 바라고 부른 건 질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혹시나 그때의 아쉬움에 다시 보고 싶어 본능적으로 전화를 한 건 아닌지...
내 바로 앞에서 파르페란 걸 먹고 있는 오피걸은 타이트한 스키니에 구스점퍼로 멋을 낸 신세대가 분명했고 외모도 직업만큼이나 빼어났으며 스타일도 괜찮았다. 너무 마른 듯 한 체형은 이미 거의 모든 걸 봤기에 나이스 바디임을 알 고 있었지만 이상하게 끌리질 않았다.
역시 내 자신에게 되물어봐도 그런 의도로 부른 게 아닌 건 확실했기에 다시 피식하고 웃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다 덮어야죠.”
“...응?”
“돈도 좋고 노는 것도 좋고,, 뭐 섹스도 나름 좋아하고.. 학비 좀 벌어볼까 해서 시작했는데 돈 버는 게 생각보다 많이 쉽더라고요. 그래서 아직도 하고 있는데 역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다 그만두려고요.”
“... 쉬워? 그건 아닌 거 같은데... 남자 상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거 같은데...하루에 한 명만 상대 하는 것도 아니잖아.. ”
“음~~ 많을 땐 다섯 명 정도?”
“.....”
“병만 안 걸리면 할 만해요. 물론 조심하기도 하고.”
“다섯 명이나?”
“그것도 컨디션 좋을 때지, 그리고 요즘은 불경기라서 하루에 두세 명도 안 와요.”
“...”
“제이 년처럼 지대로 홍보하고 부가서비스도 해주면 줄이 서겠지만,, 지금이 저한텐 딱이거든요.”
내 웃음에 진심이 묻어났는지 오피걸이 사뭇 다르게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제이?”
“제 옆 옆방에 있는 년 있어요. 뒤로까지 허락해주고 명함에 지 사진까지 박아서 돌린 년이에요. 뭐.. 남친도 있고 그 남친하고 내 후년에 결혼한다고 하는데, 그 남친도 불쌍하죠. 그 년이 제대로 속이고 있던데.”
“다...속이고 결혼을 한다고?”
“음~ 속이려면 그년처럼 확실히 속이는 게 덜 피곤하지 않겠어요?”
“확실히 라니?”
“그년이 졸라 비겁하긴 해도 어차피 과거 없는 여자 없잖아요. 요즘 첫 경험이 여중 때도 많이 있다는 거 아세요? 고삐리들이야 좀 놀아본 년 아니더라도 남친 없는 년이 없는 게 요즘 세상인데.. 남자들이 거의 고삐리 벗을 때 총각딱지도 벗는다면서요? 그럼 그 새끼들이 죄다 돈 주고 하나? 남녀 비율이 아무리 불균형이라고 해도 거의 1:1인데?”
“그러다가 나중에라도 남편이 알게 되면?”
“어떻게 알아요? 다 청산하고 새 출발하는데. 여차파면 이쁜이 수술도 받을 거고.”
“이쁜이 수술은 뭔데?”
“몰라요? 처녀막 제건 수술이라고 있어요.”
“그런 것도 가능해?”
“요즘은 무에서 유로 창조하는 시댄데. 그런 게 불가능하겠어요? 하다못해 여자가 남자로 바꿀 수 있는 기술.. 아! 의학이라고 해야겠네..”
“아무리 그래도 그건 범죄잖아... 그러다가 뒷조사라도 당해서 알려지면..”
“어머~ 싫다. 호호호호호.”
“...”
“뒷조사까지 하는 남자랑 어떻게 살아.”
“그럼.. 너랑 결혼할 남자가 옛날에 소문난 바람돌이였으면? 아니.. 호스트인가? 그런 남자라면 어쩔 건데?”
“그러니까 잘 골라야지! 바본가?”
“그게 골라진다고 골라지나...”
뒷 맛이 쓸씁한 느낌으로 말을 흐린다.
당연하다는 듯 말을 하는 오피걸의 얘기에 여자란 동물이 무섭다는 생각을 하며 아내도 이랬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역시나 아내와의 괴리감이 너무 큰 오피걸의 성격과 말투에 쉽게 겹쳐 볼 수가 없었다.
“그럼... 그렇게 속이고 살다가 들키면?”
“우선 싹싹 빌면서 울어야죠.”
“빌어?”
“당연하죠.”
“잘못했다고?”
“잘못? 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하긴 말론 잘못했다고 막 빌어야죠.”
“....”
진실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오피걸의 장난기 다분한 말에 조금씩 화가 치밀어 오르기까지 했다. 남자를 호구로 알고 있는 여자의 절정이라는 느낌에 내 아내가...
아내가 만약 내 앞에서 이 여자의 말처럼 무릎 꿇고 빌었다면... 고통스러운 배신감과 함께 가식적인 아내의 모습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런 큰 과거를 숨긴 여자가 과연 모든 걸 잊고 살고 있다고 믿을 수 있을까?
결혼 생활이란 긴 시간동안 날 감쪽같이 속인 여자가 정말 날 사랑했고 아이를 열심히 키웠을까...
“이혼하자고 남편이 말하면?”
“어쩔 수 없지 않나? 아이라도 있으면 몰라도 이혼하자는데 이혼해야지.”
“아이가 있으면?”
“호호호. 그럼 더 달라붙어야죠! 단! 남자가 능력도 있고 괜찮은 남자여야 달라붙을 맛이 나지.. 찌질하고 돈도 못 벌어오는 남자라면 당장 이혼이지! 큭큭.”
“괜찮은 남자라...”
“당연한 거 아니에요? 요즘 쓰리 키는 기본인데 그 기본에 키가 음~~ 180은 넘어야 되고,, 얼굴도 남들한테 꿀리지 않을 정도? 적당한 똥배는 괜찮은데.. 돼지처럼 뒤룩뒤룩 살 찐 남자는 경멸스럽더라고요.”
“.......”
“그 정도는 되야~~ 여자 과거 때문에 뭐라고 할 정도의 권리가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럼... 만약에 그렇지 않은 남자가 찌질하게 먼저 여자의 과거를 알게 돼서 말이야.. 그런...”
[전화 왔슈~~ 전화 왔슈~~~ ]
“잠깐만... 응?”
아내였다.
오늘 잔업 때문에 늦을 거라고 말까지 하고 나온 내게 성격상 전화를 걸 여자가 아니었는데...
“여보세요?”
[...]
“이 사람이 전화를 걸었으면 말을 해.”
[늦어요?]
“좀..”
[어디에요?]
“어디긴 어디야. 회사지.”
[.........]
“끝날 때 전화할 게.”
[....]
아내가 뭔가 할 얘기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앞에 앉아 있는 상대가 상대인 만큼 우선 전화를 끊었다. 이 오피걸이란 여자랑 만나고 있는 이 상황이 결코 잘하는 짓이라고 할 수도 없었고, 왜 이 여자를 만나는 질 나조차 잘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내에게 설명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었다.
사실 아내의 과거를 이유로 핑계를 대며 이 여잘 만나려던 건 아니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아내와는 다른 젊은 이 아가씨에게 혹시 내 자신도 모를 매력을 느끼며 섹스를 갈망하는 건 아닌지....
“누구세요?”
핸드폰을 내려다보며 멍하게 생각에 잠겨 있던 내 귀에 오피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그제야 우리의 테이블 바로 앞에 한 여자가 서 있다는 걸 알 게 된다. 아내였다. 생각지도 못한 아내의 등장에 눈이 휘둥그레져선 어버버거리며 말도 제대로 못하는 나였고 그런 내 모습에 오피걸이 직감적으로 이 여자가 누구인 질 알겠다는 듯 나와 같은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당..신이 어떻게 여길....”
“누구예요?”
“으..응?...이 여자는..”
“섹파?”
“무..뭐?”
아내의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망설임 없이 앉으며 하는 질문에 더 당황하게 된다.
“아저씨 이 분은 누구에요?”
내 아내임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을 텐데 아내의 복장과 말투에 좀처럼 확신을 못하고 있는 오피걸이었다. 나도 내 아내인지 헷갈릴 정도로 아내는 아내의 평소의 모습이 아닌 변신을 하고 우리 앞에 앉아 있었다.
똥머리로 바짝 묶어 올리거나 길게 생머리를 편하게 늘어트리던 모습이 아닌 웨이브를 준 한 쪽 헤어와는 달리 왼쪽 머리카락들은 머리에 바짝 붙여 간단하게 핀으로 고정해서 섹시하면서도 이지적인 모습을 함께 보여줬다. 또 한 아내의 복장 때문에 더 유부녀로 보이질 않았다.
앞이 깊게 파인 다크 분홍 V넥 스웨터의 길이가 길어 입고 있는 짧은 치마가 보이지도 않아 맨다리의 허벅지가 훤히 보이는 하의 실종 패션을 완성했고, 그 위에 입은 빨간색 코트의 길이조차 너무 짧아 도저히 유부녀가 입고 다닐게 아니었다.
아내가 동안에 여전히 몸매를 관리했기에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모습이었지만 평소에 익숙했고 친숙했던 아내의 모습을 찾아 볼 순 도저히 없었다.
“응??...... 내 와...”
“친구요.”
“네??”
“왜요?”
“.......”
“....”
아내가 내 음료를 뺏어 먹으며 말도 안 되는 얘길 꺼냈다.
자신을 내 여자 친구라며 말하는 아내의 행동에 안도하는 오피걸과 달리 난 더 당황하게 된다.
“아~~ 와!! 아저씨 진짜 능구렁이다. 순진한 척 다 하면서.. 뭐야!!”
“응?.... 그런데 여긴 어떻게 왔어?”
“왜요? 오면 안 돼?”
“.....”
“상관없잖아요. 어차피 이젠 나 버리려고 한 거 아니에요?”
“어머~.. 언니 진짜 쿨 하지 못하다. 질투해??”
“...네?”
“글찮아요. 언니도 딱 보니까 이 오빠 물건에 지대로 빠진 거 같은데. 즐길 땐 즐기고 헤어질 땐 쿨 하게 헤어져야죠. 남자가 질려요 언니.”
“...... 그럼 아가씨는 이 오빠 물건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는 얘기네?”
“응? 호호호호호호호. 뭐...”
낯설어 보이는 아내를 닮은 이 미모의 여자가 날 노려본다.
매섭게 노려보는 여자의 모습이 도저히 아내로 보이질 않았기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어머.. 언니 질투 지대로 한다.”
“누..누가 질투를 해요!?”
“진짜 오빠 능력 좋은가 봐.”
“으..응???”
아내가 발끈하며 오피걸의 질투란 단어에 얼굴이 붉어졌다.
“당신 지금 질투하는 거야?”
“누..누가요!? 아니거든요!”
“.......”
“왜요? 왜 그렇게 쳐다봐요? 뭐... 좋겠네.. 나랑 만나면서 저렇게 예쁜 아가씨 랑도 데이트도 하고.....”
“데이트?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묘한 쾌감이 날 크게 웃게 했다.
성적 흥분에서 오는 쾌감이 아닌.. 내가 웃는 이유에 대해선 정확한 설명할 순 없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크게 웃게 된다.
그리고 내 웃는 모습에 오피걸은 의아하다는 듯 쳐다봤고 아내는 더 매섭게 노려보며 반응을 보여준다.
오피걸이 내가 크게 웃는 모습에 맥이 빠진 듯 화장실을 다녀온다며 일어났고, 작은 손지갑을 꺼내 화장실로 향한다. 그녀의 손에는 라이터가 들려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참나....”
“왜?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왜요? 이젠 대놓고 바람을 피우기로 한 거예요? 제가 이혼하자고 했으니까? 당신 언제부터였어요? 저 년이랑 눈 맞은게 언제부터냐고요!?”
“눈이 맞아?”
“그럼요?”
“그런 거 아니니까. 여긴 어떻게 알고 왔냐고? 당신 내 뒷조사 시켰어? 나 미행한거야?”
“미행은... 핸드폰에 약속장소까지 띄워놓고.. 대놓고 보라고 화장대 위에 올려놓은 아닌가요? 이혼하는 마당에 뭐가 꿀릴게 있냐고 작정한거 잖아요.”
“작정?...허~~”
“아니에요? 아무리 내가 이혼 한다고 말을 먼저 꺼냈어도...”
“그래서? 이렇게 옷하고,, 당신 화장했네...”
“누..누가요.... 화장은 평소에도 매일 하는건데....”
“그게 무슨 평소에 하던 화장이냐? 아주 스타일에 목숨 걸었네.. 그 옷은 뭐야? 왜? 아예 벗고 다니지!?”
“.....”
아내가 내 말에 가슴을 여민다.
앉아 있는 아내의 몸을 서서 본다면 가슴골까지 훤히 보일정도로 깊게 파인 아내의 스웨터는 그게 스웨터겸 원피스란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내 핸드폰의 이름모를 여자를 발견하곤 급하게 구입한 시장표 원피스였지만 그것이 얼마나 야하게 보이는 지는 막상 입고 나와서야 알게 된 듯 하다.
“당신한테.. 정말 실망이네요.”
“실망?”
“제가... 과거엔 실수를 했어도...... 결혼하고는 단 한 번도 외도나 바람을 피운 적 없었어요. 다른 남자한텐 눈 한 번 돌린 적 없었고요!.. 그런데 당신이란 남자는... 말투를 보니까 오래된거 같던데.. 정말 이러기에요?”
“지금 화 내는거야?”
“....화.. 안내게 생겼어요?”
“왜? 이혼하자며? 그리고! 당신 그 김수연인가 김수완인가 하는 텔런트에 환장하잖아. 드라마 볼때마다 멋있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얘기하던게 누군데?”
“여봇!!!”
“깜짝이야...”
“....”
“그리고. 누군 바람을 피운 것처럼 얘기하네? 내가 저 아가씨랑 섹스라도 했다는 건가?”
“아니에요? 저 아가씨가 분명히 당신 물건이.....”
“저 아가씨를 소개시켜준게 누군데?”
“....예?”
“그런 거 아니니까. 그 놈이랑 똑같이 생각하지 말라고.”
“오빠. 어떻게 할 건데?”
“응? 뭘?”
담배 냄새를 풍기며 오피걸이 의자에 앉는다. 대뜸 나와 아내를 쳐다보며 담배를 태우며 생각해도 기가 찼는지 앉자마자 대뜸 물어보기 시작했다.
“내가 상관할건 아니지만, 기분 드럽네.. 그래서 이제부터 어쩔거냐고?”
“음~~~~... 이 여자가 날 이렇게 좋아하는 지 몰랐네.. 헤어지자고 먼저 말해놓고는 이렇게 미행까지 할 줄 알았냐?”
“뭐? 이 언니가?”
“응!”
황당하다는 듯 오피걸이 아내를 쳐다본다.
겉면만 봐선 아내의 지금 모습으로 누굴 쫓아다니며 목을 멜 여자가 아니라고 보였는지 오피걸은 놀란 듯 아내를 쳐다보곤 날 번갈아 쳐다본다.
그리곤 날 쳐다보는 오피걸의 시선이 내 얼굴이 아닌 중요 부위를 향해 잠시동안 머물기 시작했다는 걸 나도, 그리고 아내도 알 수 있었다.
“누가 목을 메요..참나...”
“아니야?”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허...”
“오빠.”
“응? 진짜 이 언니랑 무슨 사인데?”
“그게 중요해?”
“이해 불능이다. 오빠 돈 많아 보이지 않는데... 진짜 능력 좋네.”
“음... 돈은 별로 없긴 하다. 능력이라~~”
“...아씨! 뭐냐고! 진짜 끝내주게 잘해?”
“...하하하하하하하하하”
“....”
“기분 더럽네.. 나 갈래.”
“그래. 오늘 고마웠어.”
“뭐!!?”
“......왜?”
“.......”
이젠 날 어이없다는 듯 오피걸이 쳐다본다.
“진짜 가?”
“그럼?”
“........”
“왜?”
“오빠 뒤통수 조심해라...”
“뭐?”
“진짜 기분 드럽다.”
“......”
정말로 화를 내며 오피걸이 자리를 떠났다.
이유야 뻔했지만 아내가 바로 옆에 있었기에도 그랬고, 젊고 탱탱한 오피걸보다 지금은 야하고 섹시하게 차려입고 자신의 행동이 정말로 후회 된다는 듯 귀까지 붉어진 아내의 모습이 훨씬 재밌고, 흥미로웠기에 굳이 오피걸을 쫓아갈 필요성을 느끼질 못했다.
확실한 건 오피걸을 만나 아내에게 복수란 걸 해볼까 하는 생각이 잠재되어 있었다는 걸 아내의 표정과 상태를 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
“저..도 갈래요.”
“당신은 왜? 창피하나?”
“.....”
“그렇게 입고 나왔는데.. 당신이 말한 그 상황이란 것도 좀 보여주던가..”
“여보.. 놀리지 말아요.......”
“내가 뭐?”
“지금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으니까.. 자꾸 놀리.... 당신 혹시 일부러??????”
“내가?? 참나.. 내가 그럴 주변머리가 있나?”
“하긴.. 당신이.... 그럼 진짜 저 여자랑 무슨 사이에요?”
“말 했잖아. 당신 전 남자친구가 소개시켜 준 여자라고. 물론 아무일도 없었고...”
“......”
아내가 두 눈을 질끈 감고는 이제야 대충의 사태파악이 된 듯 미간을 잔뜩 찡그리기 시작했다.
아내의 의도치 않은 질투에 묘한 쾌감을 느끼며 아내의 복장을 찬찬히 내려보기 시작했다. 미시라고 하기에도 아까울게 없는 아내의 얼굴과 복장이 오피걸보다 훨씬 더 섹시하게 느껴지며 어떤 심정으로 저런 화장과 옷을 입었는지가 궁금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런 내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아내가 코트를 그제야 여미기 시작한다.
“남의 핸드폰을 왜 훔쳐보나?”
“.....”
“가자. 오랜만에 술 생각 나네.”
“지금요?”
“상관 있나?”
“....아이 찾으러 가야 되요. 급하게 엄마한테 맡겨놓고 왔어요.”
“잘 됐네. 장모님이야 아이 보는게 취미시잖아. 대놓고 맡기라고 하시던데.”
“....”
“가자고.”
마지못해 날 따라오는 아내의 발걸음에 승자가 같는 일종의 승리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날 쫓아온 행동엔 괘씸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꿀릴게 없는 난 이 상황 자체가 재미있게 느껴지고 있었다.
나와 아내는 현대식 포차로 자리를 옮겼다.
칸막이로 방처럼 만들어진 그곳은 좁다는 느낌과 함께 요즘 대학생들의 아지트일 거란 짐작을 하게 한다. 우리 세대가 즐겨 찾던 오픈 된 주막형태의 술집과는 전혀 다른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이 곳이 썩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아내의 의중을 떠보기엔 이만한 장소가 없을거라는 생각에 그냥 자리를 잡고 앉는다.
음악소리와 벽에 걸린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가수들의 모습에 아내는 고개를 돌리며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아내는 외출조차 잘 하질 않았었다. 사회 초년엔 그 전 남친이란 남잘 만나 아예 친구들과 연락을 끊었을게 분명했고, 혹여나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을 친구들을 만나기엔 너무 큰 모험일게 뻔했는지,, 아내는 나와 결혼 후 오로지 나와 처갓집, 그나마 일년에 한 두 번 만나는 고등학교 동창이 전부였다.
“촌티나게 뭘 두리번 거려?”
“...그냥 집에 가요.”
“목 말라서 그래. 달달한 것만 먹었더니 목도 타고.”
“...그래도.”
슬라이드 식 문이 열리고 알바생이 들어와 주문을 받는다.
얼큰한 불닭발과 노가리. 닭발엔 소주였지만 갈증을 달랠 수 있는 맥주를 시켰다.
술이 들어가며 아내와의 대화보다는 먼저 목을 축이는 데 열중하던 난 아내에게도 연신 잔을 권하고 있었다. 아내가 술이 약하다는 건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고, 진심을 듣기엔 약간의 음주가 도움이 될 거란 생각에 잔을 권하는데..
아내도 자신의 행동에 창피함을 많이 느끼고 있었는지 넙죽넙죽 받아먹으며 금세 눈이 풀리기 시작했다.
“내가 바람이라도 피운 거 같아?”
“...그만해요.”
“왜?”
“알았으니까... 그만해요.”
아내가 대화를 피한다.
피한다기 보단 이미 술이 많이 취한 듯 자꾸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너무 과하게 권한 게 문제였다. 아내의 주량이 소주 3잔이란 걸 알고 있었는데 맥주니까 괜찮겠지 하고 건넨게 내 실수였다. 이미 테이블엔 빈 맥주 병이 4개나 놓여있었다.
‘쿵~~’
“어...”
급기야 아내가 머리를 테이블에 찧으며 쓰러졌다.
피식 하고 웃으며 내가 지금 뭘 물어보려고 아내에게 술을 마신건지.......생각하게 된다.
아내의 정수리를 보며 그만 집으로 가자는 생각을 하곤 우선 계산을 하기 위해 계산서를 들고 카운터로 향했고, 카드로 결제를 한 후 바로 눈 앞에 보인 화장실을 향해 걸어가게 된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는지 이미 술집안은 거의 만석이었고, 그건 화장실도 마찬가지였다.
소변기 앞의 줄도 한 명이나 더 있었기에 난 좌변기 문을 열고 들어가 지퍼를 내린다. 역시 내 잔머린...
지퍼를 내리고 방광에 막 힘을 주려던 난 싸한 느낌을 받으며 곧바로 좌변기에 앉았다. 몇 개 먹지도 않은 불닭발이
위를 놀라게 했나보다.
시원하게 쏟아내고 손을 닦은 난 이젠 아내를 걱정하게 된다.
저 여잘 어떻게 집까지 데려갈 것인지.......
천천히 걸어가며 안고 갈것인지, 부축해 갈것인지 고민하며 내가 아내와 있던 문을 막 열려고 손을 뻗는 순간.
‘드르륵~~~’
“...”
“...아..안녕하세요.”
“뭐야?”
“네?.. 아니요. 다 가신 줄.. 알고 술을.. 아니 술잔.. 아니 테이블을 세팅.. 치우려고 했어요.”
말까지 더듬으며 많이 놀란 듯 얘길 한 사람은 맨 처음 우리의 주문을 받던 알바생이었다.
“계산은 했는데..”
“네?? 네! 그래서 가..신 줄 알았어요.”
“이제 갈 겁니다.”
“에?.. 아.. 네.. 고생하셨습니다... 아니.. 안녕히 가세요.”
“참나...”
문을 열고 이제 아내를 부축하며 힘겹게 일으켜 세운다.
맥주 세 잔에 이렇게 인사불성이 된 아내의 모습이 한심하게까지 느껴졌고 낑낑 되며 겨우 아내를 부축해 일어난다.
두른 아내의 허린 역시 그 라인이 살아 있다고 느낄 만큼 잘 잡혀있었고 내 옆구리에 닿는 아내의 가슴은 풍만함과 탄력이 고스란히 노출되어 더 달라붙는 듯 한 착각을 느끼게 된다.
브이넥의 목 쪽 트임이 크게 벌어져 보인 아내의 꼭지가 붉은 자주색의 색감으로 크게 부풀어 있었다..
황급히 아내의 스웨터를 바로 잡는다.
내 주량에 훨씬 미치지 않은 적은 양이었지만 아내의 노출 된 젖꼭지에 그 알딸딸함까지도 단번에 날아가 버렸다. 아내의 질투로 인해 기분 좋게 마신 술이 아내의 흐트러진 복장으로 인해 단번에 깨버리게 되었다.
아내의 옷을 정리하곤 다시 소파에 눕힌 후 난 발소리를 죽여 그 룸에서 나와 곧바로 카운터로 향했다.
“방금 여기 남직원.. 그 키 좀 크고 삐쩍 꼴아서...”
“네?”
“16번 방 치운 친구 말입니다! 삐쩍 꼴아서 짧은 머리한 새끼!!”
“...이군이요?”
“이군인지! 그 새끼 어디 있어요?”
“왜..그러세요? 이군이 실수한 거라도 있어요?”
“아씨ㅂ... 그 친구 어딨어요?”
“이군... 방금 퇴근했는데요.”
“예??”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다고.. 그렇지 않아도 바빠 죽겠는데 그냥 가버려서 지금 사장님도 난리도 아니신데요.”
“.....”
“무슨 일 있으셨어요? 혹시....”
“..?”
“이군이 손님 물건에 손이라도 댔나요?”
“....아닙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아구를 꽉 다문 내 뒤에서 나와 그 여직원을 번갈아보며 한 남자가 다가왔다. 여직원이 방금 말한 사장인 듯 무게를 잡고 점잖을 떨며 조금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걸어온 그 사람은 작은 키에 나이도 그리 많아 보이지 않은 평범한 남자였다..
“이군이 무슨 사고를 친 거 같아요.”
“이군이? 무슨 사고?”
“아닙니다.”
“이 새끼가.. 혹시 지갑에 손이라도 댔나요?”
“.....”
“야! 이군한테 전화해봐!”
“네? 네.”
“아니에요. 됐습니다.”
“아닙니다 손님. 그렇지 않아도 전에 있던 새끼가 취한 손님 지갑에 손을 대서 경찰서까지 갔다 왔는데.. 이 새끼들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나 봅니다. 이번에 아주 그냥..”
“사장님 전화 안 받는데요.”
“뭐?? 이 새끼가...”
“.... 됐고요. 아내가 많이 취해서 그러는데... 시원한 얼음물만 한 잔 주세요.”
“네??....정말 괜찮으세요?”
“예. 그냥 물 한잔만 주세요.”
“....”
손에 500cc 맥주 컵을 가득 메운 얼음물을 들고 아내가 있는 방에 들어와 내 자리를 찾아 앉아 테이블 아래로 보이질 않은 아내의 모습을 쫓아 잠시 숨을 고르게 된다. 아내는 여전히 술에 취해 떡실신이 되어 무슨 일을 당했는지도 모른 채 오랜만에 마신 술에 코가 막히는지 새근거리는 콧소리까지 내며 잠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놓인 맥주병들을 다시 쳐다본다.
분명 4병을 시켰는데.. 테이블 위에는 5병의 빈 맥주병이 놓여 있었다. 주머니에 아무렇게나 꾸겨 넣어놨던 카드 명세서를 다시 확인하는데.. 추가한 맥주 외에도 기본으로 시킨 노가리 세트에 맥주가 3병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걸 그제야 알아챘다. 그러니까 주문한 총 맥주의 수는 노가리 세트의 맥주 1병과 추가로 시킨 3병의 4병이 아닌 6병이 우리가 주문한 양이었다.
아마도 중간에 안주를 가져다주던 그 이군인가 하던 놈이 빈 맥주병을 치운 듯 했다.
곤히 잠에 빠진 아내의 숨소리를 들으며 주량이 맥주 한 병인 사람이 최소 2병이 상을 마셨을 거란 생각이 들자 이렇게 인사불성이 되어 버린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이군이란 놈이 분명 아내의 몸을 더듬거렸을 것이...
주먹을 꽉 쥔 채 다시 생각에 잠기게 된다.
아내의 말대로 난 아내가 다른 남자와 섹스를 하거나 사랑을 나눈다는 것 자체가 용납이 안 되는 남자인가 보다. 만약 그 이군이란 청년이 여전히 카운터 쪽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면 내가 어떤 행동을 했을까?
난 참지 못하고 그 놈의 멱살부터 잡았을 게 분명했고, 신고 대신 주먹을 날렸을 게 분명했다. 목격자가 많은 일반적인 폭행이라는,, 전적으로 내게 불리한 상황에서도 그런 건 전혀 무시한 채 그 놈의 얼굴을 묵사발을 냈을 것이다.
아내가 평소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며 놀리 듯 얘기했던 내 1대 3의 소실 적 전설대로 태권도 3단이었던 내 실력을 유감없이 뽐내며 그 놈을 반 죽여 놨을 게 분명했다.
차라리 그 이군이란 놈이 일찌감치 도망을 가 준 게 그나마 내가 이성이란 걸 찾는데 시간적 도움을 주고 있었다는 건 확신하며 아내를 깨우기 위해 가져온 얼음물을 벌컥거리며 단숨에 다 들이 킨 난 깊은 한 숨을 내쉬곤 아내를 깨우기 위해 일어났다.
가뜩이나 좁은 자리를 다시 게걸음으로 걸어 테이블을 돌아 아내가 누워 있는 소파로 향한다.
아내의 주량을 알기에 천상 업어서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에 어렵게 아내가 누운 곳까지 도달했을 때.,,,, 어처구니없게도 난 그 이군이란 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아니.. 충동이란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좁은 소파에 아무렇게나 옆으로 누운 아내의 자세는....
문을 열고 들어온 이군의 시선엔 테이블 위에 쓰러진 아내의 모습이 먼저 보였을 것이다.
평소대로 이군이란 알바생은 테이블을 정리하러 아무 생각 없이 이룸에 문을 열고 들어오다 아내를 발견하곤 아무 망설임 없이 다시 문을 닫고 나갔을 게 분명했었다. 아내가 평소의 복장 그대로였다면 말이다....
스웨터의 목 부위가 늘어나 아내의 가슴골이 훤히 드러나지만 않았다면...
그 스웨터의 길이가 치마를 대신할 만큼 길어 쓰러지듯 기댄 테이블 아래로 보인 아내의 허벅지를 좀 더 가릴 수만 있었다면....
지금처럼 맨다리로 훤히 보이는 허벅지가 평소처럼 즐겨 입는 레깅스나 청바지를 입고 있어 전부 가리고 있었다면 그 친구가 충동적으로 아내의 가슴을 노출시킬 리도 없었을 것이고, 주물렀을 리도 없었....
생각의 생각을 꼬리 잡듯 늘어놓던 난 좁은 소파 위에서 새우잠을 자며 굽힌 아내의 허벅지를 난 재빨리 벌려본다.
짧은 스웨터가 벌어진 허벅지로 인해 크게 올라가 아내의 팬티가 고스란히 내 시선에 노출되어 보여졌다.
아주 작은 분홍색 삼각팬티는 말 그대로 한 뼘만 한 크기로 아내의 많지 않은 둔턱의 털들을 겨우 가리고 있었고, 그 크기만큼이나 앙증맞게 달라붙어 아내의 보지의 도끼 자국까지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안도..,,,를 하며 아내의 꽉 잡고 있는 허벅지에서 손을 때곤 한숨을 내쉬게 된다.
다행이도 이군이란 알바생 놈은 아내의 풍만하고 탄력 있는 가슴만을 주무르다 내 인기척을 느끼곤 급하게 도망간 게 분명했다. 아내가 입고 있는 팬티가 그걸 말해줬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주저앉듯 아내의 바로 옆에 앉아 안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아내의 가슴만 주물렀다는 사실에 안도를 한 내 자신이 웃겼고, 이 순간에 아내의 팬티 검사를 한 내 자신이 어처구니없게 느껴졌다.
“욱!”
잡생각에 긴 담배 연기를 억지로 목구멍에 넘기며 혼자 고민하고 있는데..
아내가 다리 쪽에 앉아 있던 날 향해 잠꼬대를 하 듯 다리를 뻗다 내 물건을 하이힐로 강타하듯 내려쳤다.
내 허벅지 위에 발목이 놓인 꼴로 다릴 뻗은 아내였는데 아내의 검은색 하이힐이 그대로 내 중요부위를 때린 것이다.
문제는 내 물건이 발기 상태였다는 것이다.
왜 발기했는지도, 언제 발기했는지도 모르고 담배를 연거푸 빨아들이고 있었는데 그 큰 충격에 내 물건이 크게 발기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아내의 흐트러진 모습으로 인해서인지, 아니면 방금 전 상황 때문인지... 이유도 모른 채 난 아내의 다리를 감싸 안 듯 새우처럼 고통스럽게 끙끙거리며 몸을 잔뜩 움츠렸다 겨우 등받이에 등을 붙이게 된다.
아무것도 모른 채 아낸 한 쪽 다릴 펴 내 허벅지 위에 놓고는 이젠 입맛까지 다시고 있었기에 짜증이 밀려 올 법도
했는데 이상하게도 짜증보다 흥분이 더 상승하고 있었다. 나로 인해 더 흐트러진 아내의 차림은 옆라인이 거의 끈으로 이뤄져 굴곡에 선을 더 한 팬티를 훤히 드러냈었고, 그 아래로 곧게 뻗은 아내의 허벅지와 종아리의 라인이 매끄럽게 보기 좋은 그림을 그리며 그 끝의 하이힐이 내 자지를 지그시 누르고 있었기에 묘한 쾌감까지 더하고 있었다.
난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려 흐릿한 유리문 너머의 복도를 살피게 된다.
미친 짓인 줄 뻔히 알면서도 난 이 룸이 가장 구석진 곳으로 손님이나 알바생들의 이동 경로가 아님을 인지하며 천천히 아내의 발목을 잡고는 엉거주춤하게 소파에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더 이상의 생각을 접곤 아내의 발목을 잡은 채 바지 지퍼를 내렸고 이미 발기 할 수 있는 최고조를 그리고 있는 자지를 허리를 더 숙여 손을 바지 속에 집어넣어 약간의 고통을 느끼며 꺼내선 기어가듯 아내 위에 올라타게 된다.
장소가 장소인 만큼 좁은 소파 위에 옆으로 누운 아내를 바로 눕히기보단 그대로 아내의 허벅지를 들고 가위치기로 아내의 가랑이 사이에 자지를 밀어 넣기 시작했다.
“으음~~”
“,,,,”
아내의 팬티를 벗기는 것도 잊은 채 자지를 밀어 넣으려던 난 손으로 그 작은 팬티를 그냥 젖히곤 젖지도 않은 아내의 보지를 가르며 조금씩 밀어 넣으려다 고통스러운지 미간을 찡그리며 아파하는 아내의 모습에 멈추게 된다. 결정적으로 아내의 입에서 나온 쾌감을 느끼는 줄 알았던 탄성 같은 한마디가 내 행동을 멈췄다.
“아~......아...파요.”
“...”
아내의 보지는 너무 익숙한 구멍이었고, 아내의 가슴은 친숙한 아이의 밥통이기도 했었다. 아내는 여자이기보다 내 와이프였고, 아이의 엄마라는 생각이 더 강했었는데 지금 이 술집이란 낯선 실내에서 평소와는 전혀 다른 야한 차림으로 술에 취해 있는 아내의 모습에선 그런 모습은 찾아 볼 수조차 없었고 느낄 수도 없었다.
뉴스에서 봤던 ‘데이트 강간’이란 단어를 떠올리며 어느 때보다도 더 강한 쾌감과 흥분을 느끼며 난 평소엔 생각도 못했던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아내의 벌린 허벅지 사이에 아내가 마시다 만 맥주를 들이부어 작고 얇은 팬티를 완전히 적시자 훤히 보이는 아내의 보지의 윤각을 잠시 동안 내려다보곤 남은 맥주를 내 자지에 문지르곤 그대로 아내의 팬티를 잡아 젖히곤 허벅지를 다시 파고들기 시작했다.
“으음..”
아내가 다시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움찔 거린다.
취중에도 고통스러운지 허리를 빼려고 엉덩이를 뒤로 움직였지만 내 손에 잡힌 상태로 그대로 자지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방금 전보다는 훨씬 더 부드럽게 자지가 아내의 보지 속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여전히 아낸 미간을 찡그리고 있었다.
삽입을 완전히 했을 때 아내의 입에서 탁한 탄성을 작게 들을 수 있었다.
탄성이라기 보단 깊은 심호흡 같은 숨결이라고 표현해도 될 아내의 신음소리는 내 충동을 더 부채질 했으며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좁은 소파에서 아내의 오른쪽 허벅지에 올라탄 형태인 가위치기로 자세의 불편함에 천천히 허리를 흔드는 게 고작인 섹스인데.. 난 급격히 몰려오는 쾌감에 점점 더 보지 깊은 곳까지 자지를 밀어 넣으며 아내의 보지를 음미하듯 쾌감에 몸서리 칠 때...
“아~~..아~...하아~~”
“....”
“아~....누..누구야....”
“.....윽!”
아내의 한마디에 난 곧바로 사정을 해버렸다.
아내의 어처구니없는 물음에 화를 내야 마땅했는데.. 난 작은 움직임인 펌핑중에 참지 못하고 아내의 보지 속을 엄청난 양의 정액으로 가득 메꾸곤 엉덩이를 더 깊숙이 밀어 넣으며 허리를 움찔거리게 된다.
잠시 동안 그대로 아내의 보지속 움찔거림을 느끼며 마지막 한 방울까지다 짜내듯 싸고는 아내의 위에 쓰러져버렸다.
아내의 뜨거운 입김과 숨소리를 느끼며 겨우 가슴을 진정시키려 안간힘을 쓰는데 엉뚱하게도 아랫도리는 한 번의 사정에도 좀처럼 죽을 생각이 없는 듯 아내의 보지속에서 계속 벌떡이고 있었다. 불편한 자세로 정액으로 인해 미끈거리는 보지속의 희한한 감촉을 느끼며 조금 더 허리를 움직이게 된다.
“으음...흑~....음~~”
“쪽~”
“음~~.”
‘드르륵~’
“손...헉!!”
갑작스런 남자의 목소리에 난 놀라선 번개처럼 재빨리 일어나 지퍼부터 올렸다.
“억!!!!”
“소..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곤란합...어!!?”
낑겼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는 개뿔.. 눈앞이 새하얘지며 엄청난 고통이 하복부의 깊숙한 곳에서부터 말초신경의 끝자락까지 고스란히 전달 돼 단발마 같은 ‘억’소리가 전부인 비명소리를 끝으로 다시 아내의 위에 쓰러졌고, 그 와중에도 쪽팔린 마음에 다시 지퍼를 힘 줘 내리다말고 눈물이 핑 도는 고통을 느끼게 된다.
“쯧쯧.. 제대로 낑기셨네... 이렇게 되려면 팽창이 웬만큼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선 힘들 텐데..”
“..아악!!.. 아파요..”
“엄살 좀 그만 부리 세요. 아프긴..”
“악!!!”
“참나.. 이제 겨우 마취한지 10분도 안 지났거든요! 다 마취돼서 아무렇지도 않을 텐데 뭐가... 어! 이간호사!”
“으...”
갑자기 내 자지를 꿰매던 의사가 간호사를 부르곤 커튼 밖으로 나가 뭐라고 속삭이기 시작했다.
어떻게 병원으로 왔는지.. 그 와중에 난 아내를 챙겨야 한다는 생각에 피로 흥건한 바지에도 아내의 옷부터 내렸다는 것 외에는 잘 기억도 못한 채 아직도 인사불성인 아내와 함께 응급실로 실려 오게 됐다.
“죄송합니다. 마취가 아직 안됐네요.”
“...네?”
“마취하고.. 다시 시작하시죠.”
“이..이것 봐요..”
“하하하하하.. 죄송합니다.”
머쓱하게 웃는 의사의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당장이라도 의료사고로 신고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이 과정이 쪽팔려 입술을 꾹 깨물고는 의사를 노려보며 주먹을 불끈 쥐게 되는데..
“같이 오신 일행분도 큰일 날 수 있었어요. 급성알콜중독이 얼마나 위험한 건데... 아무리 작업을 걸어도 그렇지 어떻게 저렇게 마시게 합니까?”
“참나.. 누가 작업을 했다고 그럽니까? 그리고 급성알코올 중독이라뇨? 저사람 주량을 제가 훤히 아는데! 중독이라뇨?”
“.. 꼭 그렇다는 건 아니고 그럴 수 있다는 거죠.”
“이것 봐요!”
“하하하.. 예쁘게 꿰매드리면 되죠? 이제 마취 다 된 거 같은데..”
“....윽”
“좀 묵직하실 겁니다. 많이 아프시면 말씀하세요.”
“....”
“그런데 여자 분이 상당히 미인이시던데.. 애인이세요?”
“...?”
“역시 미인을 쟁취하려면 이정도 고통은 따라야 하는 거죠. 뭐 결과만 좋으면 이정도 고통은 저라도 감내하겠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
“참나...윽!”
“하하하하. 부러워서 그럽니다. 그런데.. 혹시 강....간.. 은 아니죠?”
“네!!???????”
“아니요.. 저희도 의무적으로 신고를 해야 돼서.. 혹시나 해서요.”
“진짜 듣자 듣자 하니까....”
“..네?”
“제 마누라를 제가 강간해요!? 참나... 의사면 환자 고칠 생각이나 하지 뭔 말이 그리 많습니까!”
“...죄..송합니다.”
“...윽!! 아파요 좀!!”
“...”
결국 참다못해 버럭 하게 된다.
바늘을 쥔 사람이 의사인 것도 잊고 도저히 못 참고 화를 내는데.. 분명 바늘의 끝에 힘이 더 실린 걸 느꼈고 한 번 더 버럭을 하려다 꾹 참게 된다.
“당신 미쳤죠!?”
“...뭐가.”
“뭐가??? 지금 뭐가라고 했어요? 진짜 미쳤어요!?”
“....”
“아무리 사람이 취했어도 그렇지.. 거기서 뭘 한 건데요?”
“아무것도 안했어...”
“아무것도 안 해!? 그런데 여긴 왜...”
아내가 자신의 하반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다 말곤 도저히 기가 막혀서 말을 못하겠다는 듯 날 매섭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내 분신들이 그대로 아내의 속을 채우고 있었을 테니 아내가 모를 리가 없는데...
“아프니까.. 나중에 얘기하자고..”
“내가 동네 창피해서..”
“,...누가 그런 옷을 입고 술에 취하랬니...”
“여봇!!”
“알았으니까!.. 그만 하자고..”
“...저 먼저 들어갈게요.”
“....”
내 큰 목소리에 아내가 병실에서 나가버렸다.
갑자기 밀려오는 짜증은 어쩔 수 없었다. 쾌감까진 좋았는데 그 이후의 대가로 얻은 쪽팔림과 고통은 내가 왜 참질 못했는지에 대해 몇 번이고 곱씹듯 다시 생각하게 했다.
홀로 남겨진 병실에선 생각 할 고요함이 충분했다.
동네 병원의 4인 병실이었지만 일요일 새벽이라 외박을 나갔는지 모든 침대가 비어있었기에 적막감마저 흐르는 병실 안에서 아내의 모습을 다시 떠올려 본다.
아내의 흐트러진 모습에 반응한 이군이란 알바생과 그 상황에 더 흥분해 말도 안 되는 장소에서 아내를 범한 내 모습까지.. 만약 내가 조금 더 늦게 그 룸에 돌아 왔다면.....
무엇보다 아내가 나인 줄 알고 흥분을 한건지가 정말 미칠 듯 궁금했다.
아내가 내가 아닌 다른 놈한테도 그렇게 자극적인 몸짓으로 보지속을 움찔거리며 받아들였을지 가 말이다.
만약 아내가 옛날의 쾌감을 정말 숨기고 억누르고 있는 것이라면....
난 내 물건에 대해 자부심까진 아니어도 나름 만족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크기도 남한테 꿀릴 정도로 작지 않았고, 아니.. 남들에 비해 훨씬 거대하다고 생각했고 느끼고 있었기에 대중목욕탕에서도 당당하게 허릴 피고 다녔었다. 그렇기에 아내와의 잠자리에서도 아내를 만족시키며 지금까지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만약 아내가 옛날의 경험을 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면...
한 명이 주는 쾌감엔 한계가 있을 것이 분명한 것이 아닐까? 더군다나 예전 같지 않은 나의 체력과 지속력이라면 옛날이 더 생각나는 게 아닌지 라는 생각이 들자 이상한 망상까지 하게 된다. 정말로 아내가 그런 쾌감을 느껴본 적이 없는 일반적인 여자였다면 이런 고민도 할 필요가 없을 텐데 란 짜증이 밀려오자 그냥 생각을 접고는 눈을 감게 된다.
아랫도리에 찾아온 묵직한 고통도 고통이었지만 내 머리까지 지끈거리기 시작했기에 더 이상의 생각을 접고는 억지로 잠을 청하게 된 것이다.
“여보. 일어나 봐요.”
“으음..”
“좀 괜찮아요?”
“응?.. 언제 왔어?”
“벌써 11시에요. 퇴원해도 된다니까 그만 일어나요.”
“...아직 아픈데.”
“당연히 아프겠죠... 그러니까 누가 그런 짓을 하래요!?”
“...”
“미쳤지.. 술집에서 그럴 생각이 들어요!? 짐승도 아니고 사람이 때와 장소를 가릴 줄도 모르고,,, 병원 의사선생님 보기 창피하지 않았냐고요. 들어오는데 인사하는 간호사들이 전부 그 얘기 하는 거 같아서 낮 뜨거워 혼났네..”
계속해서 아내가 날 나무라는 모습은 영락없는 아내의 모습이었다.
평소처럼 레깅스에 운동화를 신고 목까지 감싸는 두툼한 폴라 티에 가디건을 입고 온 아내의 모습은 아이 엄마의 모습으로 내게 잔소리부터 늘어놓기 시작한다.
“이제 그 쪽 동네는 창피해서 다갔네.. 사람이 생각이 없어도 유분수지..에휴...”
“좋다고 엉덩이를 흔들었으면서...”
“누..누가요!!”
속삭이는 내 혼잣말을 아내가 들었는지 버럭 화를 낸다.
“귀도 밝네.. 그게 들려?”
“,,,,,,,”
“아이는?”
“울 엄마가 아이 맡는 걸 좋아한다면서요? 당신이 그랬잖아요.”
“...”
“기가 막혀서..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요?”
“.....왜!?”
“네??”
“난 그런 말 하면 안 되나?”
“.....”
“옛날 당신은 그런 말 많이 들었을 거 아니야..... 그.. 남자들한테는 그런 말 들어도 괜찮았고 난 안 되냐고?”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린다.
내가 밤새 고민했던 아내의 과거나 내 행동보다 병원에 지금 누워있는 이 상황과 쪽팔림이 더 머릿속을 지배하기 시작했고 오자마자 어제의 일로 날 변태에 짐승 취급까지 하는 아내에게 오기가 생겨 해선 안 될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군요.”
“...뭐?”
“아니에요. 퇴원하고 준비해요...”
더 이상의 대화를 할 수 없었다.
묵묵히 내 옷들을 챙겨 침대에 올려놓은 아내는 옷을 갈아입는 내 옆에서 조용히 시트까지 정리하곤 수납을 하러 나갔고 그 사이 들어온 내 담당 의사에게 주의사항을 들은 후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아내는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도 내게 시선조차 주지 않아 부담스럽고 적막한 시간을 계속 이어갔다.
먼 산만 바라보는 사람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창문밖에 시선을 둔 아내의 옆모습을 쳐다보며 사람을 짐승 취급하며 잔소리를 늘어놓던 아까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정작 자신의 과거는 감쪽같이 묻어두곤 지금처럼 자긴 순진한 척 도도한 척 하는 모습에 갑자기 더 억울한 검정을 느끼며 아내 말대로 짐승 같던 지난밤의 내 모습을 정당화시키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아내의 마지막 말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먼저 과거 따윈 상관없다고 얘기 했던 나였는데.. 실수와 오기로 꺼낸 지금의 말이 정작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던 건 아닌지.... 숨기고 있었던 건 아닌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정말... 술기운에 그런 거예요?”
택시 안이란 좁은 공간에서 기사의 존재에도 아내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내겐 고개조차 돌리지도 않고 말이다.
“......”
“혹시 제 과거를 떠올리면서 그런 건 아니고요? 제 과거 때문에.. 전 아무대서나 남자라면 좋...하 할 거라고... 그래.. 넌 그렇고 그런 년이..”
“그런 거 아니라고!! 그 알바새끼가 당신..옷......”
“..예?”
“.....아니야.”
“알바라뇨? 알바생이 왜요?”
“아니라고...”
“여보!!”
그제야 내게 시선을 돌려 눈을 마주친 아내다.
아이라인을 그리지 않아도 너무 긴 속눈썹으로 인해 경계가 또렷해 더 커 보이는 쌍꺼풀이 진 반달형의 두 눈으로 날 똑바로 쳐다보며 아내가 내 말실수를 꼬집어 묻기 시작했다.
“어제 제가 취했을 때 무슨 일이 있었죠?”
“아니야.”
“혹시.. 당신이 시켰어요?”
“무..뭐??”
“술에 완전히 취한 절 보고... 그 알바생한테 무슨 짓이라도 하라고...”
“당신 미쳤어!?”
소리를 지르며 아차하고 난 기사를 쳐다보게 된다.
아내는 기사의 눈치 같은 건 지금 상황에 전혀 상관없다는 듯 얘길 이어갔지만 이런 대화 자체가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닌 내겐 기사의 눈치마저도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있었다.
“집에 가서 얘기하자..”
“정말 그런 거예요?”
“아니라니까!”
“그럼요? 왜 말을 못해요?”
“그 새끼가 너 취해서 쓰러져 있을 때 젖탱일 주물렀다! 됐냐!!”
내 속도 모르고 계속 닦달하는 아내에게 소리를 질렀고 내 큰 고함소리에 휘청거리며 택시가 일순간 차선을 이탈할 뻔 했다. 소리를 지르곤 흔들린 택시 안에서 두 눈을 질끈 감게 된다.
내 고함소리에 놀란 건지, 크게 휘청거린 택시에 놀란 건지 아내는 택시 문 위에 있는 손잡이를 꼭 쥐고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날 빤히 쳐다보길 몇 초 지속했고, 난 그 시선을 느끼며 힘이 실려서인지 다시 찾아온 고통을 느끼며 낭심을 손으로 감싸 쥐었다.
아내는 애써 진정하려는 듯 다시 창문 밖으로 시선을 옮긴 후 집에 도착할 때까지 다시 입을 꾹 다물곤 단 한마디도 하질 않았다.
“그런데 그 알바생을 가만히 뒀어요? 제 가. 당신이 말한 젖탱이를 주물렀다는 그 알바생을 보기만 했나요?”
저녁밥을 먹고 아이를 씻기고, 아이의 방에 잠을 자러 들어갈 때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던 아내가 세수를 하고 욕실에서 나온 내게 건넨 말이다. 언제 아이의 방에서 나왔는지 불 꺼진 어둑한 거실에 앉아 음소거로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텔레비전 앞에 앉아 변화하는 불빛을 멍하니 바라보며 아내는 무심한 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건넸다.
“그랬어요?”
“죽여 버리려고 했는데.. 벌써 도망간 후였어.. 그리고 그 새끼가 당신 가슴을 만진 걸 본 건 아니고..”
“그럼요?”
“계산하고 화장실을 잠깐 다녀왔는데.. 당신 옷매무새가...”
“...”
“...”
“다..른데는요...”
“...응?”
“다른..”
“...아~.. 아니야. 가슴만....”
“.......후~”
아내가 뭘 걱정하는 질 알았기에 사실대로 얘길 했고 아내는 그제야 한 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살짝 두 눈을 감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모습도 잠시..
다시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꼭 다물었던 입술을 열었다.
“그래서.. 절 강간했어요?”
“강간!????”
“네!”
“.....”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는 아무리 부부 사이에도 이혼 사유가 된다는 걸 모르세요?”
“이 사람이 진짜!! 말만 꺼내면 이혼 이혼!! 진짜 해보자는 거야!?”
다시 내 성질을 돋우려는 게 분명했다.
말끝마다 이혼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아내의 모습이 낯설었고 배신감까지 느끼게 된다. 아내의 과거를 알게 되었을 때도 이런 배신감은 느낄 수 없었는데 아내는 그런 내게 자꾸 그런 감정을 느끼게 만들었다.
정말로 이혼을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날 떠보려는 건지,, 이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려고 하는데..
“절 사랑해요?”
“뭐!!?”
“아직도 절 사랑 하냐고요.”
“......진짜 할 말이 없다. 말 같은 소릴 해라..”
“저한테 사랑한다는 말 해준지가 얼마나 오래 됐는지 아세요?”
“......”
“평소엔 말로 안 해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궁금해요. 당신이 날 사랑하긴 하는 건지.. 아니면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고..”
“사랑하지 않으면?”
“..,,”
“내가 당신을 사랑 안 하면 이런 개 같은 경우에도 계속 참겠냐고!!! 누군 성질 없는 줄 알아!! 내가 시발.... 에휴!~~ 말을 말자!! 다시 한 번만 더 이혼 얘기 꺼내 봐! 아주...”
“....”
“에휴....”
내 사랑에 대해 의심을 했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나빴다.
물론 이젠 연예초의 찌릿한 흥분과 감정들의 소용돌이가 몰아치는 열정적인 사랑을 느끼는 단계는 아닐지라도 난 분명히 아내를 사랑하고 있다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 최소한 가족이니까 정으로 살고 있다는 그런 차원의 흔한 감정들과 비슷한 시기에 도달한 우리 부부일지라도 그 전에 느꼈던 사랑과 끈질긴 구애를 통해 아내란 여잘 쟁취한 내 자신에 대해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었던 나였고, 그건 아내의 과거를 알게 되어 엄청난 충격을 받은 그 날에도 흔들리지 않았다면 거짓이겠지만 분명 이혼이란 단어를 떠올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아내는 날 자꾸 시험하려 한다.
아니.... 확인 받길 원한다는 게 내가 느낀 더 정확한 느낌이겠지만 그것마저 확인하려는 아내에게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었고 더 이상 참을 수도 없었다.
“어...쩔 건데요.. 때릴 거예요?”
“.......”
“무섭게 노려보면 어쩔 건데요...”
“그만..하자... 나 진짜 당신한테 실망하려고 한다...”
“실망...”
“왜? 또 말 꼬리 잡고 늘어지게?”
“실망했다는게 어떤 건데요?”
“또....”
“혹시 다른 남자가 제 가슴을 만졌는데도 아무것도 모르고 술에 취해있어서.. 실망했어요? 아니면.. 혹시 그 때... 당신이 제 위에서 흔들 때 막 좋....아하기라도 했나요? 그래서 실망했어요?”
“왜.......... 자학을 하니?”
“...네?”
“지금 당신.. 꼭 혼내달라고 조르는 여자 같다는 거 알아?”
“그...럼 어떻게 해요...”
“..”
“저도 그 과거란 게 당신한테 가장 미안하고.. 죄스러운데.. 당신은 괜찮다고만 말 하는데 내가 당신을 몰라요?.. 집단 강간을 한 남자들을 버러지 같다고.. 일부일처제 외에는 변태행위라고 못을 박으면서 혀를 찼던 게 당신이에요. 그런데 그런 당신 눈에 아무리 실수였다고,, 후회했고 지금은 아무리 헌신적으로 노력했다고 해도 전부 연극처럼 안 보였겠냐고요. 차라리 좋은 모습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이....”
“다시 그렇게 입어 봐..”
“혼을 해....네?”
“그제처럼 그렇게.. 섹시하게 입고 지금 나가자고.”
“...??”
“확인해보자고.. 정말로 내가 흥분을 했었던 게 맞는 건지..”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난 더 이상의 말 대신 일어나 안방의 장롱을 열어 옷가지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아내가 즐겨 있는 정작은 도저히 아니었고..
레깅스도 아니었고 잠옷처럼 입는 반바지나 티셔츠도 식상했다.
몸에 달라붙는 원피스... 그건 이미 한 번 경험해 봤다.
와이셔츠.....
“이거 입어.”
“....네?”
“아무것도 입지 말고! 이것만 입으라고!”
“....”
“내가 확인하고 싶으니까! 도와달라고!”
“알았어요.”
“다 벗고.. 이거하고.”
아내가 내 와이셔츠를 입다 말고 내 말에 천천히 반팔 티셔츠를 벗는다.
목이 좁은 티셔츠로 인해 묶었던 머리가 풀어져 그대로 긴 생머리를 늘어트린 채 내 요구대로 브래지어까지 벗게 된다.
내 손에 들려 있는 흰색 와이셔츠만을 받아 입자 두 개의 큰 찐빵이 도톰한 꼭지를 드러내며 탐스럽고 자연스러운 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아래도...”
“.....”
“팬티도 벗고...”
아내는 머뭇거리길 잠시..
내 의도대로 반바지와 팬티를 전부 벗고는 내가 건넨 커피색 스타킹만을 신게 되었다.
흰색 와이셔츠에 흐릿하게 유두의 분홍빛을 드러내며 그 바로 아래 커피색의 진한 원두빛깔로 감싸여진 아내의 보기 좋은 다리의 라인에 조금씩 내 물건이 반응을 하기 시작한다.
난 아내에게 반코트를 건네며 다시 한 번 요구라고 하기엔 좀 더 억지스런 명령을 한다.
“하이힐로 신고.. 나가자.”
“예..예!??”
곤히 자고 있는 아이를 확인하곤 의사의 발기도 조심하고, 섹스는 절대 안 된다는 말을 떠올리며 머뭇거리며 주저하는 아내와 집을 나서게 된다.
이미 자정이 넘은 새벽 1시의 골목길은 한산하다 못해 음산했고, 싸늘한 공기에 반코트로 인해 훤히 드러난 아내의 허벅지로 약간의 한기를 느끼는 듯 보이는 아내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난 번화가로 발걸음을 옮겨 걸었다.
싸늘한 날씨 때문에 아내가 떨고 있는 것인지,, 자신의 복장으로 인해 긴장을 한것인지 모를 떨림을 느끼며 난 골목과는 전혀 다른 밝고 분주한 도로가에 도착하게 되었고 골목의 끝자락에서 발걸음을 멈춘 아내의 다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여보.. 그..만 돌아가요.”
“아프다.”
“..네?”
꿈 속 같은 아득한 몽얼거림의 기운 속에 빠져있던 내 눈엔 한 번의 사정으로 조금은 느긋해진 남자의 행위는 아내의 보지 속을 가득 채운 자신의 정액으로 인한 미끈거림을 더 자세히 느끼려는지 천천히 펌핑을 시작하는 모습이 들어왔다. 끊어졌던 쾌감을 서서히 느끼기 시작한 아내의 탁한 숨소릴 듣게 된다. (1부의 도입부...)
아내는 본능적으로 남자의 몸을 원하는 여자처럼 몇 번이나 남자의 사정에 반응하며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상처로 인해 엄청난 발기력에도 제대로 된 삽입조차 할 수 없는 내 상태는 상처와 발기로 인한 이중의 고통도 잊은 채 아내의 모습을 보며 자지를 움켜쥐고 있었다.
오늘 바로 이럴 계획은 전혀 아니었다. 아니.. 계획이란 건 존재조차 하지 않았었고 단지 즉흥적인 상황에 내 고집으로 인해 여기까지 오게 된 상태라고 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나고 남게 된 공허함과 허탈감의 끝은 전혀 예상치 못한 감정이었다.
자괴감이나 자멸감이란 단어조차 생소했던 내게 그런 감정들을 처음으로 느끼게 해줬던 끝의 적막감은 뇌쇄적인 몸짓으로 침대에 세근거리며 잠을 자고 있는 아내의 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 아낸 조용히 옷을 주워 입는다.
숙취로 인한 두통에 머리를 감싸 쥔 아낸 욱신거린 자신의 하반신에 손을 집어넣어 확인하곤 아무 말도 없이 날 멍하니 바라본다. 옷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조촐한 흰색 와이셔츠 위에 코트를 걸치곤 날 남겨둔 채 천천히 걸어 나간다. 발걸음을 옮기던 아내가 멈추곤 날 쳐다보지도 않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제.. 만족해요?”
“.....”
불과 반나절 전만해도 난 후회란 단어는 생각할 수 없는 묘한 흥분과 쾌감에 무작정 더 큰 쾌락을 쫓아 여기까지 온 것이다.
흰색 와이셔츠만을 입은 아내의 자태는 모든 남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기에 충분했고 그런 시선들에 당연히 평소라면 화를 내며 짜증을 부렸을 나였는데.. 고개를 숙인 채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내게 바짝 달라붙는 아내의 모습까지 더해 느끼게 된 묘한 자부심을 쾌감으로 승격시키며 싸늘한 새벽의 도로가를 뜨겁게 달궈진 몸으로 걷게 된다.
아내는 연신 코트의 밑자락을 손으로 잡아 내리며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려 노력해보지만 그런 아내의 부자연스러운 행동에 오히려 남자들의 므흣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는 듯 했다.
도로가를 걷던 나와 아내는 7080이라 적힌 화려한 간판아래에 발걸음을 멈춰 섰었고 택시를 잡아 집으로 돌아가려는 듯 연신 지나가는 차만을 바라보는 아내와는 달리 내 시선은 그 화려한 네온사인의 간판을 향해 있었다.
멈춘 내 발걸음에 아내는 안도를 하며 이제 그만 들어가자고 말을 했었고 난 알았다며 나와 막 반대로 걸으려 한 아내의 발걸음을 돌려 추억이 향수처럼 묻어있는 그 7080이라 단어가 적힌 주점으로 향했었다.
듣던 대로 그 곳은 일반 주점과는 거리가 있는 나이트였다. 정확힌 예전에 내가 젊었을 때 가봤던,,
클럽이란 신문화가 발전한 지금 관광나이트나 호텔나이트란 단어로 중간에 낀 삼, 사십대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으며 오히려 추억을 겨냥해 차별화 전략으로 생긴 곳이 이런 주점이라고 들었던 기억대로 흘러나오는 음악부터 분위기가 딱 옛날 그대로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곳만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예전의 나이트와는 달리 엄청나게 많은 테이블대신에 스탠드 형식의 중앙 홀이 더 넓게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텔레비전에서 봤던 클럽과 나이트의 복합식인 듯 보였지만 역시나 옛 추억대로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게 있었다.
“형님!! 몇 분이세요? 두 분?”
“..네.”
“룸으로 모실까요?”
“아니요.”
시끄러운 홀 안에서도 용케 내 작은 목소리를 알아듣고는 웨이터가 날 홀의 가장자리에 있는 테이블로 안내했다. 요란한 음악소리에 맞춰 정신없이 지난 추억의 춤을 추는 사람들의 모습에 신기한 듯 바라보는 건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신기하다기 보단 옛 기억들이 다시 추억이 아닌 눈앞의 현실로 다가와 재밌다 는 표현으로 지금 서로의 형태도 잊은 채 마주보고 웃기를 잠시..
아내는 의자에 앉아 짧아진 코트로 훤히 드러난 진 커피색의 허벅지가 다시 신경이 쓰이는지 연신 엉덩이를 들썩이며 밑단을 잡고 잡아 내리길 반복했고, 난 기본 맥주와 안주가 나오기도 전에 아내를 데리고 홀의 가장자리로 이동했다.
테크노 음악에 맞춰 옛날처럼 몸을 흔드는 것도 잠시 자신의 모습에 계속 신경이 쓰이는 듯 엉거주춤한 행동을 하는 아내로 인해 다시 자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고 연신 집으로 돌아가자는 아내의 말에도 듣는 척도 하지 않고 사람들의 형태를 관찰하듯 둘러보기 시작했었다.
일행 중에 부킹이라는 걸 당하는 듯 웨이터의 손에 이끌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형태의 여자들도 간혹 보였지만 예전처럼 지나친 강요는 없는 게 요즘 신형 나이트의 특징인 듯 보여졌다. 하긴 나이가 들어 다른 이의 손에 끌려 다니긴 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며 피식 거릴 때 테이블에 강하게 잔을 내려놓은 탁한 소리가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 내 귀에 스며들었다.
그 소리의 근원진 아내였다.
자신의 말을 듣는 척도하지 않는 나로 인해 화가 난 듯 네 병 중 벌써 두병이나 원샷을 한 아내가 괴로운 듯 미간을 찡그린 모습 그대로 내려놓은 병을 쥔 손을 움직이질 않고 있었다.
사실상 하반신의 고통과 복용하는 약으로 술을 억제하고 있는 나 때문에 나온 네 병의 맥주엔 손도 대지 않았던 나였고 난 과거와 공존하는 이곳에서 아내의 모습이 어땠는지 상상이라도 하듯 혼자만의 망상 속에 빠져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고 아내가 맥주를 그렇게 많이 마셨는지도 몰랐었다.
“진짜 너무하네요..”
“뭐???”
“뭘 보고 싶은 거예요? 제가 어떻게 놀았는 질 확실히 보고 싶어요?”
실수라도 할까봐 평소 술을 꺼려하던 아내는 며칠 동안 거의 일 년 치를 몰아 마신 꼴로 고개를 더 들어 헝클어진 머리카락들을 뒤로 넘기며 이미 약간 풀린 눈으로 날 천천히 쳐다본다.
씁쓸하고 멋쩍은 미소를 날리며 속삭이듯 입을 열었다.
너무 시끄러운 환경 탓에 잘 듣진 못했지만 아내는 분명 내게 말을 했었다.
‘후회..하지 말아요..’ 라는 말이 분명했다.
술에 취한 것인지,, 정말로 내게 실망을 한 것인지 아내는 그 말을 남기곤 일어나 갑자기 꽁꽁 싸매듯 입고 있던 코트를 벗기 시작했고 조금이라도 숙인다면 엉덩이가 보일 와이셔츠만을 입고는 홀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많이는 취한 게 아닌지 아주 약간 비틀거릴 뿐 정확히 중앙으로 향해 걸어가기 시작해선 거의 홀의 정중앙에 다다르자 몸을 흐느적거리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내게 보여주려는 듯 일부러 남자들만이 있는 홀의 장소로 걸어 들어간 아내를 나도 사람들을 헤치며 쫓아갔고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아내를 둘러싼 삼십대 중후반의 남자들 틈에 끼게 된다.
시끄럽게 강한 비트로 가슴까지 울리며 나오는 댄스음악과는 좀 어울리지 않는 아내의 움직임은 묘하게 리듬을 타고 있었고, 곧 그 리듬의 흐느적거림이 섹시한 성행위를 묘사하듯 엉덩이를 움직이며 격하진 않았지만 분명 가슴을 출렁이듯 움직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남자와 서서 섹스를 하 듯 움직이는 아내의 모습에 나조차도 홀리듯 점점 더 다가가기 시작했는데..
그런 본능적인 행위는 나만이 아니었다.
공간을 형성하듯 아내의 주위에 쳐진 벽과 같은 빈 공간들이 아내의 춤에 점점 더 좁아지기 시작했고 어느새 아내를 중앙에 두고 서로의 눈치를 살필 정도의 가까운 거리만을 남겨둔 채 촉진제가 발생하기만을 기다리는 형태로 타이밍을 잡기 위한 눈짓까지 보내는 듯 내 눈에 비춰졌다.
“죽인다!!”
“그렇지!! 노브라야!”
“와~.. 진짜네..”
“분명히 여기 일하는 여자야. 저 년.”
“뭐?”
“여기 일하는 년이라고!. 원래 이런데 물 관리하잖아. 저기 옷 입은 거 봐라. 딱이네!!”
“뭐야.. 그럼 말로만 듣던 관상녀냐!?”
“하하하하하하. 씨발 도저히 안되겠다....어!... 아 젠장..”
음악소리보다 더 큰 목소리로 낄낄거리며 바로 내 앞에서 남의 이목조차 신경 쓰지 않고 시끄럽게 얘기하던 남자들 중 한명이 막 춤을 추고 있는 아내에게 다가가려 했을 때...
아내의 바로 뒤에서 바짝 붙어 부비부비란 걸 시작한 젊은 놈이 등장했다.
취한 와중에도 아내의 엉덩이와 등에 바짝 붙어 몸을 비벼대는 놈의 등장에 움찔거리며 춤추길 멈춘 아내는 혹시나 나일지 모른다는 기대를 했는지 고개를 돌려 확인부터 한다. 그리고 날 찾으려는 듯 고개를 다시 돌려 시선을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나와 마주친 시선에 난 아내의 그 시선이 아닌 아내의 가슴과 허벅지를 쫓기 바빴다.
아내의 시선에 날 향한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지도 모른 채 난 아내의 바로 등 뒤에 붙어 아내의 허벅지를 쓰다듬던 낯선 남자의 손이 어디로 움직여지는 대에만 온 신경을 집중시킨 채 마른 침을 삼키며 방관자처럼 지켜보고만 있었다.
“오~~~”
“와우~~~”
“나이스!!!”
환호성이 여기저기서 난발하기 시작했을 때에야 아내의 허벅지를 쓰다듬고 있던 손이 아닌 다른 손이 아내의 와이셔츠위로 가슴을 움켜쥐기 시작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움켜쥔 남자의 손에 밀착되어진 와이셔츠 아래로 더 또렷이 드러난 아내의 유방과 유두에 아내와 남자를 둘러싸고 있는 남자들의 원이 더 좁아져 날 밀어내기 시작했다.
아주 잠깐 아내의 모습을 놓치게 된다.
겨우 남자들의 어깨 사이로 고개를 길게 빼내어 다시 아내를 쳐다봤을 땐 아내의 와이셔츠 단추가 위부터 두 개나 뜯어져 있었고 그 사이로 보인 아내의 가슴골에 흥분한 남자들의 환호성과 몸짓은 더 격렬해졌다.
아내를 지키려는 욕망은 내가 아닌 아내의 뒤에서 아내를 몸을 탐하고 있는 남자가 더 강한 듯 점점 더 아내와 자신을 둘러싼 남자들의 범위가 좁혀지자 그 원을 깨버리듯 힘으로 밀쳐내며 남자들의 야유 속에도 아내를 이끌고 자신의 자리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여전히 아내의 허리에 손을 두른 팔은 배가 아닌 가슴을 받쳐 든 모양으로 잡고 있었다.
“어! 뭐야!?”
“그 여자 남편이다.”
“.....네?”
그제야 아내가 고개를 들어 날 올려다봤다.
원망서린 눈빛에도 난 여전히 아내의 가슴에 시선이 꽂혀 있었고, 그런 내 시선에 그 남자가 손을 옮겼다.
“남편이라고!”
“미친.. 네가 이 년 남편이면 난 오빠다 이 새끼야!”
“진짜라고.”
“그래! 알았으니까 꺼져!”
“....여보.”
날 그 자리에 있던 다른 남자들과 마찬가지인 패배자로 본 남자는 내 말을 믿을 생각조차 하질 않는지 콧방귀도 안 끼곤 그대로 자신의 테이블로 아내를 이끌고 가려 했었다. 아내의 혀 꼬인 부른 호칭만 아니었다면 그대로 아내를 이끌고 테이블이 아닌 모텔로 향할 생각이었던 게 분명했다.
“...”
“..”
“여기 알바생인 줄 알았어요...”
“괜찮습니다.”
“.....”
“술이라도 같이 한 잔 하죠.”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한 채 난 그를 우리가 앉았던 테이블로 이끌었다.
여전히 내가 아닌 젊은 남자의 건장한 품에 안긴 채 우리 테이블로 이동해 겨우 앉게 된 아내는 심한 갈증을 느끼는 듯 맥주를 또 한 병 벌컥 이며 마시기 시작했다.
“절... 왜???”
“어때요?”
“...네?”
“지인.. 이 여자 몸매가 어떻냐고요.”
“....s급..인데요. 그래서 전 돈 받고 일하는 여잔 줄 알았어요.”
“그래요?”
“얼굴도 미인이시고...”
“몇 살입니까?”
“...스물 여덟이요.”
“젊은데... 클럽이란 곳을 가지 여긴 왜...”
“거긴 애들 밖에 없어서요.”
“..”
“여기 오는 여자들이 화끈하게 잘 놀아요. 뒤끝도 없고..”
“그래도 이런 아줌마보다는 훨씬 더 좋지 않나?”
“재미가 없어서..... 그럼 전 제 자리로 가 볼게요.”
“....잠깐만..요.”
“...네?”
막 일어나려던 남자를 불러 붙잡는다.
의아하게 날 쳐다보는 남자의 시선을 느끼며 내게 기대어 이젠 거의 인사불성이 되어버린 아내를 한 번 쳐다봤다.
와이셔츠의 단추가 다 풀어져 내 시선에 보이는 아내의 가슴과 남자들을 헤치고 나오는 도중에 찢어진 건지 올이 몇 군데 나간 아내의 커피색 스타킹에 갈증과도 같은 찌릿함을 목덜미를 통해 느끼며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입을 열기 시작했다.
“생각 있으면 같이 나..갈래요?”
“....네? 그게 무슨...”
“...”
“꿀꺽..... 아저씨랑.. 저도 같이요? 이 여자랑..”
“..............................네.”
“그런 거..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싫어요?”
“아..아니요!! 금방 짐 좀 챙겨 올게요...”
남자의 표정에 가득 담긴 감정은 ‘이게 웬 떡이냐’ 였다.
잠시 동안 확인이라도 하 듯 나와 아내를 쳐다보던 남자는 내 마음이 변할까봐 황급히 뛰어 가버린 남자는 말 그대로 쏜살같이 달려가 재킷과 가방을 챙겨 우리가 있는 테이블로 돌아왔고, 그렇게 난 아내를 부축해 이 낯선 남자와 함께 가까운 모텔로 향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이젠 이 모텔 안에 홀로 남겨져 난 자신을 학대하듯 벽에 머리를 쥐어박고 있었다.
아내가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희열과 쾌감에 몸서리치는 모습이 정말로 흥분된 장면임은 확실했지만.. 그 바로 전에 몰아쳤던 쾌감과 쾌락의 오르가즘이 존재했다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끝난 후엔 그만큼 공허함은 더 커졌고 더 큰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 주점에서 ‘만약’ 이라는 단어로 아내를 유린하며 주인처럼 행세했던 그 남자의 입장에 내가 서게 된다면 어떤 쾌감을 느낄까란 생각해 봤을 뿐 난 그 후유증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더군다나 내 상처로 인해 완전히 뺏겨버린 듯 한 그 상황은 결코 쾌감만이 존재한 건 아니란 걸 뒤늦게 깨닫게 된다.
아내가 항상 말을 했던..
똥인지 된장인 지 꼭 찍어봐야 아는 사람처럼 굴지 말라는 말이 절실히 가슴에 와 닿았다.
진이 다 빠진 상태로 집에 돌아왔을 때 대낮인데도 어둑한 거실과 함께 아이와 아내의 인기척조차 찾아 볼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고 또 친정이라도 갔을 거란 생각에 그냥 침대에 눕게 된다.
그런 걸 신경 쓰기엔 내 육신이 너무 피곤했고 지쳐있었다. 어차피 돌아올 여자란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난 눕자마자 정신없이 잠에 빠져들었다.
몸을 뒤척이며 무거운 눈꺼풀을 겨우 올려 뜬다.
목이 타들어가는 갈증을 느꼈기에 물부터 찾아 부엌으로 향해 무거운 몸을 옮기는데..
시계가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정신이 번쩍 든 난 황급히 핸드폰을 들어 회사에 전화했고, 평소 지각이란 걸 해본 적 없던 나였기에 이전 날과 마찬가지로 손쉽게 병가를 받아낼 수 있었다.
우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아내부터 찾게 된다.
아이의 방에도 없었고, 화장실에도 아내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단축 번호 1번을 길게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예상대로 아내의 핸드폰은 꺼져있었다. 장모님 댁에 있을게 분명했지만 차마 처갓집엔 전화를 못 걸고 다시 침대에 눕게 된다. 정말 만사가 귀찮다는 말대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시체처럼 누워 눈을 감는다.
어제 모텔에서의 일이 꿈만 같았기에 정말 현실인지 찬찬이 생각해본다.
가만히 누워 오늘 저녁,, 늦어도 내일쯤이면 돌아올 아내의 얼굴을 어떤 표정으로 맏이 할 질 머릿속에 떠올려본다. 아니.. 아내를 맏이 할 내 표정을 생각해 봤다.
이전처럼 아무렇지 않게 아내를 볼 수가 없다는 걸 나 자신도 알고 있었고, 느낄 수 있었다. 아내는 이미 이런 나란 놈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런 말을 했었던 게 분명했다.
‘후회하지 말라고.. ’
그리고,
‘이제 만족했냐고.....’
“여.여보세요? 장모님 접니다..”
[그래. 어쩐 일인가?]
“네??..”
장모님의 목소리가 평소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아내가 처갓집으로 간지 벌써 나흘이나 지난 이 시점에서 날 나무라기부터 할 장모님의 목소리 치고는 너무 평온했고 평범했기에 정작 용기를 내 전화를 건 내가 말을 잇지 못하고 벙어리가 돼버렸다.
[혼자 집에 있으려니 힘들진 않고?]
“..네?..힘..들긴요.”
[그러게 무슨 어학연수를 알아본다고,, 굳이 직접 갈 필요까지가 있냐고.... 지인인 언제 돌아온다나?]
“글..쎄요..”
[응? 자네도 몰라?]
“네.. 저한테는 일정도 잘 설명을 안 하고 간 거라서..”
[그런데 정말 보낼 건가? 난 반댈세.. 아무리 아이 교육이 중요하지만 가족이 떨어져 산다는 게 말이 되냐고.. 극성도 이런 극성이 어디 있나.. 자네도 그렇지 지인일 말려야지.....에휴...]
“.....어..디로 갔죠?”
[어디긴 어디야! 호주로 간다면서 자넨 금세 그걸 잊...자네한테 얘기도 안하고 간 건가? 혹시 무슨 일 있는..]
“무슨 일은요.. 호주인지 미국인지 잠깐 헷갈렸습니다. 다... 음주 쯤이면 온다고 했던 게 이제 생각났네요.. 가..간다고 해서 보내긴 했는데.. 역시 아니겠죠? 아무리 그래도 가족인데...”
[그걸 말이라고 하나!! 난 기러기 아빠도 반대고! 외국에 떨어져 사는 것도 반댈세!!]
“네.. 제가 얘기 해 보겠습니다.”
[너무.. 막 말은 하지 말고.. 지인이 성격 잘 알잖아. 얘가 성격이 좀 지랄 같아야지....에고.. 내가 자네한테 무슨 말을... 밑반찬이라도 와서 가져갈래?]
“아닙니다. 일이 바빠서 집에선 밥도 잘 챙겨 먹지도 못해요. 아.. 저 회사라서요, 장모님 나중에 전화 드릴게요.”
놀랍고 당황스럽다.
생뚱맞게 나온 어학연수란 말에 좀처럼 일이 손에 안 잡혔고 어떻게 퇴근까지 시간을 보냈는지 기억조차 흐릿했다.
나사가 하나 빠진 놈처럼 귀소본능만이 존재하는 인간처럼 멍하니 운전을 해 집으로 향했다.
아내가 장모님에게 했던 말이 정말 사실인지 분간이 가질 않는다. 조기 유학, 200만 원짜리 영어 과외..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아이한테 죄를 짓는 거 같다는 말까지 했던 아내였기에 불안감이 현실성 있게 다가왔다.
그런 고민도 잠시 아내가 내겐 의논도 하지 않고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에 화가 나 한 번 아내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지만 역시나 꺼져있었기에 다급한 마음에 문자를 남긴다. 사과의 글을 남길까도 생각해봤지만 도저히 그럴 기분이 나질 않았기에 욕과 함께 당장 돌아오라는 강압적인 문자를 남발해 보내버렸다.
배신이란 단어보다 울화란 단어가 내 머릿속에 차올랐고 이젠 정말 막장이란 생각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기에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욕을 아내에게 오타가 남발 된 문자를 쏟아 부었다.
[전화 왔유~~ 전화 왔유~~~]
전화벨이 울린 건 새벽 1시가 가까워졌을 때였다.
소주를 세병이나 비우고도 잠에 들수가 없던 난 핸드폰에 찍혀 있는 아내의 전화번호를 확인하곤 침침한 눈을 몇 번이나 비비며 황급히 통화 버튼을 누른다.
“여보세요!”
[....저에요.]
“지금 어디야!”
[....]
“어디냐고!!!”
[친구..집이에요.]
“친구 누구!? 혜교씨? 상미씨?”
[아니요.]
“그럼 누군데!! 장모님한테 쳐들어가서 다 말하기 전에 빨리 어디 있는지 말해!”
[여보. 진정해.요..]
“여보!!? 여보고 저보고 당장 어디 있는지 말 안할래!!”
[승미네...]
승미라고 하면 아내에 중학교인지 초등학교인지의 동창으로 별로 친하지 않은 그냥 이름만 몇 번 들었던 여자였다.
그러니 친한 친구들이 아내의 행방을 몰랐지...
“그게 어딘데?”
[,,,,,]
“지금 당장 장모님한테 갈까!?”
[중화동..이요.]
“지금 당장 갈 테니까.. 주소 문자로 찍어서 보내.,,안 보내기만 해 봐..”
[...]
음주운전이 얼마나 무섭고 위험한 일인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나였지만 지금은 그런 걸 가릴 때가 아니었다. 알코올의 기운을 느끼면서도 난 무작정 운전대를 잡아 아내가 십여 분이나 망설이다 보낸 문자의 주소를 내비게이션에 찍고 엑셀을 밟기 시작한다.
과속과 차선 위반..
평소 너무 조용히 운전을 한다며 성격이 드러난다는 아내의 말과는 달리 난 사고만 내지 않았을 뿐 도로위에서의 불법이란 불법은 다 저지르며 아내가 찍은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미친 짓이었지만 욕 문자를 보내고 난 후로도 더 쌓인 화를 도저히 억누를 수가 없었다.
경적을 막 울리려던 내 시야에 회색 빛 추리닝 바지위에 긴 흰색 파커를 입고 있는 아내의 모습이 들어온다.
시동도 끄지 않고 난 그대로 차에서 내려 아내에게 걸어갔고 내 표정에 아내가 고개를 돌려 빌라 3층의 불 켜져 있는 베란다를 올려다본다.
아마도 저 3층이 승미란 여자의 집인 듯 보였고 눈치를 보니 나와의 전화 통화 내용을 듣고 가려진 커튼 뒤에서 그 승미란 여자가 훔쳐보고 있는 듯 보였다.
“여기가 호주냐!?”
“네?....아....니요.”
“그럼? 왜 장모님한테도 거짓말을 하고, 내 전화는 받지도 않았는데!!”
내 목소리가 커지자 아내가 다시 3층으로 시선을 돌린다.
“....”
“...악..아파요.”
난 아내의 팔목을 잡고는 강제로 잡아끌어 차로 데려간다.
가뜩이나 화가 난 상태에서 아내가 한눈까지 파는 모습을 보게 되자 다짜고짜 아내의 팔목을 강하게 잡고 이 장소부터 이동하자는 생각이 들었고 행동했다.
“어..어디가요. 아이 자고 있어요..”
“아이?? 이제 와서 가정을 생각하는 척을 해? 그런 사람이 아무 말도 없이 가출을 해?”
“여..보... 이러지 말고 이성적으로..”
“이성 같은 소리 하네!! 지금껏 당신한테 최대한 이성껏 생각하려고 노력했고 행동했거든! 넌 좀 맞자..”
“....네???!!!”
시동도 끄지 않은 상태였기에 그대로 난 아내를 태우고 운전을 시작했다.
분명 아내도 내 입과 몸에서 알코올의 냄새를 맡았을 게 분명했는데도 아내는 아무 말도 없이 내가 강한 힘으로 죄었던 팔목을 다른 손으로 부여잡고는 놀란 눈으로 날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난 무의식적으로 차를 번화가로 몰았다.
도로가에 아무렇게나 주차를 했고 다시 운전석에서 내려 조수석의 문을 열고 아내의 팔목을 잡아 조용한 곳을 찾아 두리번거리게 된다. 길 건너에 보이는 커피 전문점들의 간판이 보였지만 차를 주차한 이곳의 상가 쪽엔 술집과 노래방이 전부였다.
어쩔 수 없이 난 아내의 팔을 잡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노래방으로 들어간다.
늦은 시간인데도 제법 차 있는 룸들 중에선 사람들의 노랫소리가 새어나왔고 아무 상관없다는 듯 난 카운터에 삼만 원을 올려놓고는 빈방을 찾게 된다.
“아..아파요.”
음악이 없는 노래방 룸은 적막감과 고요함이 담겨있는 삭막한 폐쇄공간임을 처음으로 느끼게 된다. 아내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잔상을 그리며 마이크로 증폭이 되어 내 귀에 들려왔을 때에야 아내의 손을 놓게 되었다.
“뭐?”
“.....”
“후회하지 말라고?”
“...어차피 벌어진 일이에요. 이혼서류에 도장.. 악!!”
‘우당탕!~~ 탱탱~~’
난 소파에 앉아 있는 아내의 팔뚝을 잡아 그대로 테이블 위에 눕혔고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탬버린과 마이크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패딩식 파커는 단추로 되어있었기에 내 강한 손힘에 우두둑 소리를 내며 쉽게 벌어졌고, 그 승미란 여자의 것인지 아내에겐 작아 보이는 회색 추리닝을 드러낸 채 테이블 위에서 바동대는 아내의 위에서 제압에 들어간다.
“무..뭐하는 거예요!! 비..비켜요...”
“지금까진 당신 생각부터 했고, 위한다고 노력했는데. 다 필요 없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테니까 소리를 지르던지 신고를 하던지 마음대로 해.”
“ㅇ..여보..”
두 팔을 머리위로 교차해 내 한 손에 제압을 당한 아내는 다리를 꼬으며 반항을 시작했지만 내 생각에도 평소라면 낼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완력으로 아내를 꼼짝 못하게 옭매이며 동시에 아내의 추리닝 상의를 끌어 올린다.
불과 며칠 사이에 말랐는지 허리가 더 잘록해 진 아내는 하늘색 브래지어란 천 하나로 가려진 탐스러운 가슴을 드러낸다. 회색 추리닝 상의가 목까지 말려 올라가자 아내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노래방의 창밖을 확인하며 더 극렬히 저항을 시작했지만 내 한 손은 곧 아내의 굴곡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타이트한 추리닝 하의로 향했고 단번에 팬티와 함께 허벅지 아래로 끌어내려버린다.
원형의 작은 테이블 위에서 내 아내는 짓눌린 엉덩이를 드러낸 채 열심히 다리를 꼬으며 자신의 음밀한 사타구니 사이를 가리며 날 노려본다.
그런 아내의 시선에도 내 허리띠를 풀어 몸으로 저항을 하고 있는 아내의 팔목을 족쇄처럼 옭아매어 허리띠의 끝을 테이블 기둥에 묶어 버렸다. 내가 생각해도 기발하고 신속한 행동이었고 예상조차 못했던 아내는 속수무책으로 굽어진 팔꿈치를 위로 향한 채 두 팔목을 허리띠에 묶여 테이블 위에 눕게 되었다.
“뭐하는 거예요!! 이..이거 풀어요!! 진짜 신고해요!!?”
“맘대로 하라고.”
“여보!! 정신 차리.. 악!!...”
손이 자유로워진 난 추리닝으로 묶인 아내의 두 다리를 한 번에 크게 올려 보지를 드러냈고 얼굴을 파묻어 버린다. 먼저 아내가 놀랄 만큼 허벅지 안쪽을 꽉 깨물어 선명히 이빨자국을 남기는데.. 아내가 울먹이며 고통에 고함소리를 지른다.
“이혼? 누구 마음대로 이혼이야? 약속한 거 기억 안나나?”
“..하..지 말아요.”
“닥치고 들으라고! 평생 지켜주고 사랑하자고 약속했었지! 지금까지의 모든 과오도 보듬어주면서 다 감싸주자고 약속 한 거 기억 안나!?”
“......”
“이혼??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고 있네. 내가 안 된다는데 누구 마음대로 이혼이야!”
“여....여보...흑!!”
“쑤욱~~쯥!~쯔~~”
난 그대로 말라있는 아내의 보지 속에 혀리를 밀어 넣었다.
다리를 내 손에 의해 들어 올려진 아내의 보지에 혀를 집어넣긴 식은 죽 먹기만큼 쉬웠고 바동대는 아내의 저항에도 내겐 너무나 미력해 보일정도로 내 힘 조절이 쉽지가 않음을 나도 느낄 수가 있을 정도로 강하게 아내를 강간하기 시작했다.
“...........”
서서히 아내가 입을 다문 채 반항을 멈추곤 조용히 고개를 돌린다.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가족을 지켰던 당신에 모습이 정말 가식이었다면 이혼해 줄 테니까 마음대로 하라고..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난 절대로 못 해...아니! 안 해! 과거?? 염병이나 지랄하라고 해! 그깟 과거가 어쩌고, 현제가 어떤데?”
“...당신,....도 그랬잖아요. 그 사람처럼..”
“그게 뭐!?”
“...”
“억울해서 해봤다! 됐냐!? 그 새낀 해도 되고 난 안 되냐!? 그리고 그 새끼가 돌리고 지랄했던 건 다 과거고!! 앞으론 내 마음이라고!!!!! 넌 내건데 안 되냐고!”
“...그런 억지가.. 어디 있어요.”
“억지는 누가 부리는데!!!!!”
“읍!!!!”
바지를 내리곤 침으로 범벅이 된 아내의 보지에 소리를 지르며 자지를 끼어 밀어 넣었다.
삐걱 거리는 테이블의 마찰음이 신경에 거슬릴 만큼 내 정신은 말짱했지만 아내의 추리닝에 묶인 다리를 가슴으로 짓누르며 자지에 느껴지는 압박감은 어떠한 쾌감보다 더한 전율을 전해주며 날 흥분하게 만들기 시작한다.
아내의 일그러진 미간과 찡그린 눈, 악다문 입술에 내 행동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고 테이블의 마찰음은 더 커지기 시작했다.
“손님!!!”
펌핑에 속도가 막 붙기 시작했을 때 갑자기 문이 열리곤 내게 돈을 받았던 종업원이 황당하고 놀란 표정으로 날 잡아끌기 시작한다. 아마도 날 진짜 강간범으로 본건지 억지로 날 아내에게서 떨어트리려 힘을 쓰기 시작했지만 아내에게 향한 내 힘은 정말로 놀랄 만큼이나 강하고 집요했다.
좀 웃긴 모습이었지만 테이블을 손으로 움켜쥔 채 아내 위에서 허리를 계속 흔들고 있었다.
“이.. 이 새끼가!!.”
“헉~..헉헉...신고를 하던지!”
“ㅁ.뭐라고?”
“부부끼리 와서 즐기는데 뭔 참견이냐고!! 안 나가!!”
“이..이 강간범 새끼가..안 떨..”
“흑!~~여..여보~~ 아~~~~ 더..더 요~”
순간 종업원이 놀란 듯 날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깨질 듯 한 두통에 이마를 감싸지고 상체를 일으키던 난 올라오는 헛구역질에 그 손을 입을 막는데 사용하게 된다.
모든 생각의 고리를 끊고 잠시 동안 정지화면처럼 멈춰 있던 내 귀에 너무도 낯익은 세근거리는 숨소리가 고개를 돌리게 한다.
피곤에 지쳐 곤히 잠이든 아내가 바로 내 옆에 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
찬찬히 어제 밤부터의 기억을 찾으려 안간힘을 써본다.
별로 마시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나가기 전 빈속에 먹은 알코올의 기운이 뒤늦게 올라와 어처구니없게 아내를 강간한 노래방 안에서의 단편적인 기억과 더 끊기는 그 이후의 상황..
노래방 안에서 난 아내를 강간하듯 범했고 만류하는 알바생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아내를 구속하고 몸을 흔들어댔었다.
날 받아드리는 아내의 모습에 더 광분한 미친놈처럼 아내를 범하던 난... 결국 경찰의 출동에 저지당해 경찰서까지 갔었고, 만취한 상태로도 애원하듯 경찰관과 노래방의 사장으로 보이는 남성에게 사정을 하던 아내의 기억이 뇌리에 꿈처럼 간간히 남아 있었기에 귀까지 벌게져 곤히 자고 있는 아내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게 된다.
심한 갈증에 비틀거림에도 혹여나 아내가 깰까봐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걸어 나가는 동안 아침에 날 거의 끌고 들어오다시피 한 아내의 사투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신발장부터 어지러이 놓인 구두와 아내의 운동화, 내가 들어오다가 토하기라도 한 건지 구역질이 다시 쏠리는 냄새가 진동하는 현관문과 거실의 복도. 그리고 그 거실부터 침대까지 허물 벗듯 벗어놓은 옷가지들이 하나씩 놓여 있었다.
아무리 술을 마셨다고는 해도 이렇게 만취하게 될 줄은 전혀 예상도 못했었고, 통화를 끝내고 아내를 만나기 바로 전까지도 생각하지도 못했던 몸의 상태였다.
급하게 마신 술이라곤 해도.. 잠깐의 휴식으로 어느 정도 풀렸다고 생각했던 나였는데 경찰서까지 끌려가서도 난 정신을 못 차리고 경찰관과 싸움까지 벌이려 했던 게 다시 머릿속에 떠오른다...
“일어..났어요?”
“..응?....응.”
“목마르죠. 우선 물 한 잔 마시고,, 해장국 끓여 드릴게요. 기다려요.”
“....”
아내가 싱크대 위 받침대에 손을 뻗으려다말고 멈칫거린다.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식기구들에 행동을 멈춘 아낸 한숨을 내쉬곤 조용히 찻장으로 몸을 옮겨 크리스털로 된 유리잔을 꺼내 물에 헹궈 정수기에서 따른 시원한 냉수를 내게 건넸고, 조금 더 기다려 달라며 설거지부터 시작한다.
“이제.. 어쩔 거예요?”
“.....”
“당신 말대로... 이혼은 안 된다면 이대로 살고 싶어요? 제 과거.. 어쩌면 그 사람이 절 계속해서 괴롭힐지도 모르는데요? 아니.. 다른 사람이라도 알게 되면.. 당신 직장의 그 남자라도 알게 되면 어쩔 거예요? 창피해서 다닐 수나 있겠어요? 나 때문에 당신 인생까지 망칠..”
“밥 좀 먹자. 속이 뒤집혀서 정신도 없구만.”
“...네.”
깨질 듯 한 머릿속과 어제의 그 창피했던 순간순간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지만.. 아내의 얼큰하다 못해 코까지 뻥 뚫리도록 만드는 아내표 특선 돼지고기김치찌개가 모든 것을 잊게 만들었다. 내가 과음을 하고 오면 콩나물해장국이 아닌 내 취향의 김치찌개를 아내는 끓여줬고 그만큼 아내는 나에 대해 많은 걸 꿰뚫고 있었다.
며칠 만에 먹어보는 제대로 된 식사인지도 모른 채 난 뒤집어지는 속을 달래며 허겁지겁 아내의 손맛에 감탄을 하게 된다.
“아이는?”
“친구한테 전화했어요. 낮에 데리러 간다고..”
“뭐라고 안 해?”
“...다 얘기했어요.”
“뭘?”
“전부..다요. 그 친구도 알고 있어서... 괜찮아요.”
“...그 누구야.. 그 친구도 알고 있다고? 별로 친하지도 않잖아.”
“승미랑 제일 친했어요. 그래서 더 만날 수 없었고요. 혹시나 실수라도 할까봐.. 그리고 잊고 싶은 기억인데 승미를 보면... 그래서 연락을 하지 않고 지냈던 거고요.”
“.......”
“미..안해요.”
“됐어... 이젠 더 이상 놀랄 거리도 없고.... 혹시 더 큰 폭탄이라도 있나?”
“......”
“왜?? 뭐야! 혹시 숨겨놓은 자식이라도 있는 거야!?.”
“아니에요!.....”
“그럼?”
“...저.. 사실 그거 좋...아......해요.”
“뭐??”
“그..그게 무조건 좋다는 게 아니고.. 당신하고,, 그러니까.. 어제 너..무 좋았어요.”
“허......”
기가 찼다.
아니.. 이제야 아내가 내게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얘기하는 모습 같아서 그동안의 아내 모습에 의구심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그럼.. 지금까진.. 나와 살았던 그 시간동안은 전부 숨기고..”
“아니라고요.”
“...그럼?”
“여자를 그렇게 몰라요?”
“여자?? 갑자기 여자 얘기는 무슨...”
“아무리 와이프고, 아이 엄마라도 여자이고 싶은 게, 그런 게 여자란 동물이라고요. 그리고.. 남자들처럼 첫사랑을 가슴에 묻어두고 평생을 살아가는 게 아니라.. 지우고, 잊고 살아가는 게 여자라고요. 지금이 행복한데 왜 그런 걸 숨기고, 감추고 살겠어요...”
“좋았다며.. 그거랑 지금 하는 말이 맞는다고 생각해?
“잘 모르겠어요.. 그냥 당신이 용서 못할 거 같아서.. 무조건 이혼하고.. 그러려고 그랬는데... 잘 모르겠어요.”
“이제 이혼할 생각은 안 들고?”
“항상 그랬지만.. 당신 결정을 따른다고요. 당신이 도저히 못 살겠다고 하면 언제든 이혼해드릴게요. 그 생각엔 변함
“....”이 없어요. 죄인은 저..니까요.”
“그럼? 내가 말을 따른다고 생각해도 되나?”
“...네.”
“어제 한 번의.. 그 걸로? 그렇게 마음이 바뀐다는 게 말이 돼?”
“사실...”
“..”
“정말 어제 그렇게 끝낼 줄 알았어요.”
“그런데?”
“경찰서에서... 내 마누라라고 그렇게 큰 소리 치는 당신 모습이...”
“내가!!?”
“..네.”
“어제 창피해서 혼났어요. 아무리 술에 취해도 그렇지 당신은...”
“내가...무슨..짓을 했는데?”
“하나도 기억 안나요?”
“....”
“하도 난리를 쳐서 안 들어가도 될 감옥소까지 들어갔었어요. 거기다가 그 감옥소 벽에다가 소변까지 ..”
“내..내가?? 오줌을 쌌다고?”
“...네!”
“미..미쳤냐! 사람이 아무리 정신이 없다고..”
“당신 팬티나 봐요.. 왜 새것으로 갈아입혔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
“택시 기사분이 얼마나 눈치를 주시던지...”
“됐고..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이냐고..”
“당신도 그렇게 흐트러질 수 있다는 걸 처음 봤어요... 주정도 별로 없고,, 잠만 자고... 불법하고는 전혀 멀었던 당신이라고,, 순진하고 깨끗한 것만 보여준다고 생각했는데...”
“그럼 지금 내가 더럽다는 거야?”
“누가 더럽데요!?...말이 그렇다는 거지..”
“그러다가.. 내가 진짜로 당신을 계속 괴롭히면..”
“솔직하게 괴롭히는 건 상관없어요.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당신이 더 괴롭다고요.”
“.....”
“어떻게 괜찮을 수가 있어요? 제가 옛날에 그렇게 살았다는데도.. 어떻게 괜찮을 수 있는...”
“괜찮을 리가 있냐? 그런데 어쩌라고..”
“네?”
“어차피 벌어진 일이고.. 실수였다며.. 아니.. 당신이 실수가 아니었다고 해도 내가 어쩔 건데.. 막말로 나 몰래 지금도 다른 놈을 만나는 것도 아니고, 옛날이 그리워서 다른 남자를 찾는 것도 아니잖아. 속이 뒤집어져도 단지 과거였으니까.. 난 솔직히 당신이 이혼하자고 한 것부터가 더 이해가 안 간다는 거야. 막말로 내가 당신을 때리기라도 해야 진실성을 보였다고 생각하는 거야?”
“....”
“나도 화가 나고 짜증이 나지만....”
“....”
“그래도 어쩌겠어.. 내 마누라고 내 아이엄만데... 말 그대로 바람이 난 것도 아니고...”
“그게 다에요?”
“.....그럼?”
“단지.. 결혼 했으니까.. 애 엄마니까 참고 산다고요?”
모든 여자들이 다 똑같진 않을 텐데, 아내는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데 엔 선수고 천재였다. 어차피 계속 된 말싸움은 나만 피곤해 질게 뻔했기에 난 아내의 말을 끊고 본다.
“그게 다라면? 또 이혼이라도 하게?”
“......”
“정말 나 화내는 모습 보고 싶지 않으면 여기까지 하자. 아무리 당신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말꼬릴 잡고 늘어져도 내 생각엔 변함 없을 테니까! 짜개나 더 줘!!”
“...”
그로부터 삼 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100일정도가 지난 시간동안 아내와 나 사이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정확히는 이전의 생활로 돌아갔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모든 과거를 알기 전 평화로웠던 우리 가정으로 돌아가 한 아이의 엄마로서, 한 남자의 아내로서 충실하고 헌신적인 모습으로 집안의 버팀목으로 돌아가 있었다.
아니..
아내는 날 만나고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항상 같은 모습으로 그 자릴 지키고 있었다고 말해야 정확할 것이다. 어쩌면 지금의 행동들이 내가 과거를 알게 된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아내의 이해될 수 없는 이기적이고 자기 도피성이 가득한 모습이 이해가 되는 행동들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과거에 대한 과오를 잊기 위해 나와 아이에게 더 노력하고 희생을 하는 모습이 왜 그런 행동들을 했는지에 대해 조심스럽게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물론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와.. 저 여자 죽이지 않냐?”
“너도 봤어?”
“말이라도 걸어볼까?”
“됐다. 저런 여자가 너한테 콧방귀라도 뀌겠냐?”
“그래도 한 번..”
“여보!~ 여기에요!”
“...”
바의 은은한 분홍 조명이 아내의 흰색 블라우스를 색스럽게 오염시키고 있었다.
무릎위로 살짝 말려 올라 간 검은색의 옆트임 스커트 아래로 살짝 보이는 커피색 스타킹에 둘러싸인 허벅지부터 곧게 뻗은 아내의 종아리와 잘록한 발목 아래로 그 라인을 살리는 무광의 벨벳 하이힐은 굵은 퍼머로 웨이브진 헤어스타일만큼이나 고풍스러우면서도 섹시함을 그리고 있었다.
불금이란 오늘 퇴근 후 한껏 멋을 내고 바에서 날 기다리는 아내의 모습에 이미 몇 명의 남자들이 흑심을 품은 모습들을 이곳에 들어오자마자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카운터 앞에 앉아 있는 아내에게 쏠려 있었고 입구 쪽에 앉아 있는 두 명의 양복 남자들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저 사람들이 당신한테 작업 걸려고 하는 거 같던데.. 너무 일찍 왔나?”
“풋~~.. 작업이요?”
“응.”
“...”
“저기 두 명.”
“에이~~ 이제 겨우 서른?? 서른도 안돼 보이는데 무슨!”
“당신 파마하고 난 후에 이렇게 꾸미면 이십대 중반으로 보인다는 거 모르나?”
“네? 하하하하하하하. 이 양반이!”
“이 양반이라니!”
“오늘은 또 얼마나 날 괴롭히려고 무섭게 초반부터 이래요.”
“누가 누굴 괴롭혀?”
“아니에요? 저번에도 그랬잖아요!”
“내가 언제? 참나.. 올라타서 다리까지 후달리 게 만든 게 누군데!”
“쉿!.. 옆에 다 듣겠어요.”
“들으라지! 당신 남이 보면 더 달아오르잖아.”
“어머!.. 그거야.. 에휴.. 또 놀려...”
“크크크크. 가자. 영화 시작하겠다.”
“영화요?”
“응. 자동차 극장에 예약해 놨어. 가자.”
“자동차 극장? 정말요!? 나 한 번도 못가 봤는데!”
“그러게.. 어떻게 결혼하고 한번을 안 가봤지..”
신나하는 아내의 모습은 유부녀라기 보단 천상 여자였고, 아이와 같은 순진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내와의 사건과 사고는 내게도 많은 변화를 일으켰고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아내의 모습 속에서 숨겨왔고 참아왔던 본능을 발견하게 된 계기였다.
담담하고 무던했던 아내의 일상 속 모습과 요부로 변하는 여자로서의 모습은 내게도 그리고 그런 아내의 모습에 군침을 삼키는 다른 낯선 남자들의 시선에서 즐거움의 유희를 찾을 수 있었으며 난 보다 황홀한 자극과 쾌감에 매주 금요일을 기다리게 된다.
벌써 행했던 한 번의 쓰리섬이란 기억이 결코 좋지만은 않은 나였기에 완벽한 선을 긋기부터 했고, 아내도 그런 내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많은 대화를 통해 일종의 경계를 두어 안전하고 보다 즐거운 유희의 시간을 기대하게 했다.
한 달에 단 이틀.
결코 믿음에 금이 가지 않을 정도의 선과 함께 어떠한 강요가 존재하면 안 된다는 아내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모든 것을 맞추게 된 나였고, 사실상 이런 노출이나 스릴에 대한 경험은 아내가 한수 위였기에 따르기만 하면 될 뿐이었다.
두 달의 시간을 보낸 후 첫 외출 때의 아내 복장에 가슴을 졸이며 다른 남자들의 시선을 즐겼던 난 새벽 1시를 넘기지 말자는 아내의 약속을 깨고 모텔에서 정렬적인.. 아내를 죽여줬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몇 번의 섹스와 사정을 반복했었고 조심스러운 집이 아닌 거릴 것 없는 모텔이란 공간에서의 아내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만족스러운 표현을 서슴지 않았었다.
지금까지의 섹스에서 뭔가 모를 억제하는 모습이 아내에게 남아있었다면 그날의 아내는 전혀 다른 얼굴로 두 번째 섹스부턴 내 몸을 탐하며 즐기기 시작했었다.
“여보..”
“..응?”
“....”
자동차 안에서 팝콘과 함께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키는 아내의 허벅지 위에 올린 내 손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자 아내가 곁눈질을 하며 날 흘겨본다.
매끄럽게 손을 미끄러트리는 아내의 스타킹에 감싸여 있는 허벅지 안쪽까지 치마 속으로 손을 넣자 내 손등을 맥주병으로 가볍게 찧는 행동을 한다.
“영화 좀 봐요!”
“누가 뭐래? 당신은 영화 보라고.”
“...어엉!!”
“크크크.”
“영화를 보게 해 주던가.. 자꾸... 음~~~”
아내의 치마는 어느새 스타킹에 감춰진 팬티를 훤히 드러낸 채 내 손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스타킹의 중심에 갈라진 그 틈을 손으로 지그시 누르며 움직이자 아내가 곧 반응을 시작한다. 삶과 아이에 자신을 억누르던 아내는 이렇게 잊었던 성감을 찾아가며 그런 모습을 내게 숨기려 하지 않았다.
원래가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던 아내였기에 처음엔 좀 낯설기도 했지만 거짓말처럼 바로 다음 날이면 이전의 아내로 돌아와 있는 모습만큼은 아니었다.
“자..꾸 이러면.. 선물 안 줘요..”
“뭔 선물?”
“....으음~.”
“선물까지 준비했나?”
“싫음 말고..”
“뭔데?”
“그럼 우선 영화 좀 보고요.”
“.....쳇.”
손을 빼고 다시 영화에 집중을 하게 되지만 머릿속엔 아내가 어떤 선물로 날 즐겁게 해 주려는지가 가득 차 있었기에 내용이 잘 들어오질 않는다. 목적의식이 확고한 아내의 행동에 결국 영화가 끝날 때까지 오로지 영화만 봤던 나였고 감동적인 그 영화가 끝난 후 아내는 너무 늦었다며 집 근처의 모텔로 운전을 하는 게 어쩠냐고 내게 동의를 구해왔다.
저번의 경험에서 후덜덜한 다리로 다시 집으로 운전하기가 얼마나 어려웠을 질 너무나 잘 알고 있던 나였기에 아내의 의견대로 집에서 가깝지만 그래도 시설 좋고 깨끗한 모텔을 찾아 조금 더 이동한다. 여자가 분위기와 장소에 얼마나 영향을 받는 질 알게 된 후 버릇처럼 흥분을 돋우기 위해 생긴 버릇이었다.
모텔 안으로 들어가 아내에게 키스를 퍼부으며 옷을 벗기에 바빴던 나와 달리 아내는 날 밀어내곤 침대에 걸터앉게 한다. 멀뚱히 앉아 아내를 바라보는데.. 잘 빠진 다리를 올려 치마속의 팬티를 보여주며 내 사타구니를 지그시 누르기 시작한 아내가 천천히 블라우스를 벗기 시작했다.
“자긴 왜.. 보는 것만 즐겨?”
“응?”
“솔직히 난 당신이 또 남자 부르자고 할 줄 알고.. 많이 걱정했는데.”
“부르고 싶어?”
“아니... 난 당신으로도 충분한데~”
“....”
블라우스를 다 벗자 골이 깊게 파인 브래지어가 힘겹게 아내의 커다란 가슴과 함께 드러났다.
스타킹의 끝에 가지런히 모인 발로 내 물건을 조금 더 누르듯 움직인 아내가 날 내려다보던 시선을 거두고 다리를 크게 벌려 침대에 무릎을 꿇으며 천천히 내 위에 그대로 올라탄다.
부드럽고 진한 키스를 이어가더니 바지 아래에 숨어 있는 내 자지를 사타구니의 중심으로 문지르며 자극하기 시작했고 금세 발기도의 최고력을 보여주게 된다. 자극적인 아내의 허리놀림에 벌써부터 삽입을 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며 허리를 들썩이게 된다.
내 위에 올라탄 아내를 놔두고 바지를 억지로 벗어 자지를 꺼내 놓고 아내를 들어 올려 옷을 벗기려 하는데..
아내가 거부하며 다시 내 위에 더 밀착해 올라탄다.
아랫배와 아내의 사타구니에 짓눌린 자지엔 색다른 자극이 다가온다.
부드러우면서 살결과는 다른 미끄러움으로 내 자극적인 쾌감을 선사하며 아내가 허리를 앞뒤로 능숙하게 흔들기 시작한다. 피가 그곳에 쏠린다는 느낌에 보지의 강한 조임을 당장 느끼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된다.
그런 날 희롱하듯 귓불을 깨물며 바람을 불어넣던 입을 옮겨 내 목덜미를 혀를 핥아대는 아내의 자극적이고 다분히 의도적인 행동에 그런 충동이 더 커지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싫어요?”
“....?”
“이렇게.. 야한 제가 싫어요?”
“...아니.”
“거..짓말.”
“...으..윽..”
더 강하게 자지를 사타구니로 짓누르며 아내가 내 대답을 부정한다.
“내가... 나중에 다른 남자랑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할래요?”
“......”
“왜.. 대답이 없어요.”
날 반쯤 눕히곤 내 젖꼭지를 빨며 아내가 물어본다.
허리를 크게 휜 아내가 날 희롱하며 두 곳을 동시에 공략하기 시작했고, 주객전도란 말대로 아내의 주도하에 몸을 맡기게 된 나였다.
“솔직히.. 말 해봐요.”
“으음~~.. 싫어...”
“남이.. 날.. 우리를 보는 건 괜찮고?”
“응.”
“그런 게 어디 있어..”
이제는 아내가 침대 아래에 무릎을 꿇고는 엉덩이를 반쯤 걸치고 앉은 꼴이 된 내 허벅지 사이에 아내가 위치하게 되었다.
이미 바지를 내린 나였기에 발기할 대로 발기한 내 자지가 퉁기듯 일어났고, 그런 내 자지를 아내가 장난치듯 손으로 잡고는 혀와 입으로 가져놀기 시작한다. 불알의 중심부터 길게 혀를 빼내어 귀두까지 훑어내듯 핥아대는 아내의 테크닉에 허벅지를 움찔거리길 반복하게 된다.
그런 내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아내는 더 자극적으로, 그리고 입술까지 더해 내 자지를 침 범벅으로 만들며 날 황홀하게 한다.
“음~.. 난 이게 제일 좋던데...”
귀루를 살짝 깨물 듯 물고는 그대로 말을 한다.
“뭐?”
“다른 사람 것보다.. 이게 저랑 제일 잘 맞는다고요. 쯥~~”
“흐윽~...”
“이런 말 하는 게 싫죠?”
“....아니야.”
“그리고....”
“..”
“억울하지 않아요?”
“..???”
내 자지를 잡고 흔들며 아내가 고개를 들곤 조금 더 진지하게 물어본다.
“뭐가.. 억울해?”
“과거 있는 여자..”
“자꾸 그런 얘길 할래!?”
“훗~.. 누가 삐돌이 아니랄까봐..”
“참나.. 어어!~~”
몸을 일으키려던 날 다시 아내가 눕히곤 목젖이 닿을 정도로 깊숙이 입속에 자지를 집어넣더니 황홀하게 입속에서 혀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내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했고, 고민을 했었다.
과거에 대해 모든 걸 용서 할 수 있을지가 가장 고민이었고, 그런 내 자신에 실망하기도 했었다. 지금의 세대에서 과거가 없는 여자를 만나기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당연히 나 이전의 남자가 존재 할 테고 그걸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게 결혼이라 생각한다. 물론 아내와 같이 특별한 케이스는 거의 없겠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었고 후회란 것도 소용없는 것이란 생각에 받아드리고 차라리 즐기잔 결론을 얻게 된 나였다.
여자에 대해 완벽한 파악이란 걸 할 수 없다면 즐기자..라는 생각에 아내의 분위기를 맞춰주고 나도 즐기는 이 시간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쾌감을 내게 선사하고 있었다라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
신혼 때보다도,, 아니! 결혼 전 아내와 처음 섹스를 나눴던 그때의 순수함과는 전혀 다른 극도의 쾌감을 선사하며 상상 속에 유희를 즐겼고 즐길 수 있도록 아내는 도와주고 있었다.
“으으~.. 그만 하고 좀 넣자.”
“피~.. 싫은데~~”
“이 사람이..”
“죽어도 싫은데!!.. 음~~ 선물은 선물이니까.”
“....?”
아내의 말에 잊고 있던 선물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지금의 아내보다 더 큰 선물이 어디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도 모르게 기대를 하게 된다.
“바람피우면 죽어요!!”
“..갑자기 무슨..”
‘띵동~~~’
“.......”
아내가 옷도 입지 않은 채 모텔방의 문으로 걸어 나가선 묻지도 않고 문을 열어준다.
자지를 훤히 드러낸 채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난 내 눈을 의심하게 된다.
아내만큼이나 아름다운 여자가. 이십대로 보이는 젊고 섹시한 여자가 걸어 들어와 자연스럽지만 천박하지 않은 미소를 보여주며 아무 말도 없이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한다.
“누..누구...”
“지금 뭐..하는 거야.”
“선물이라니까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나 화낸다!!”
“왜요? 싫어요?”
“싫지!! 난 당...흑!!!!”
방금 전까지 아내가 빨던 내 자지를 어느새 다가온 그 여자가 다시 빨기 시작한다.
휘둥그레진 눈으로 풍성한 여자의 머리카락을 내려다보는데.. 아내가 다가와 눈을 흘기며 뽀루퉁한 표정을 짓고는 날 내려다본다,
다가와 내 허벅지 사이를 파고드는 여자를 밀쳐 버리지 않은 내 행동에 ‘아차..’싶었고 곧 그 여자를 밀어내려 손을 뻗는데.. 의도와는 달리 그녀의 어깨를 잡고 쥐게 된다.
내게 다가온 아내가 내 입에 키스를 하며 혀를 밀어 넣었기 때문이다.
“딱!! 한 번이에요.”
“....”
다른 남자가 아내를 탐했을 때의 흥분과 함께 찾아온 불쾌감과 자멸감에 다시는 우리 사이에 어떠한 사람도 동참 못하게 한다는 내 각오가....
너무도 이기적인 게 남자라고 했던가.. 여자라고 했던가....
누가 보지는 다 똑같은 구멍이라고 했던가...
여자 둘에 남자 하나는 누가 사치라고 했던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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