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을 맞고 버스 타고 집을 돌아가는데, 너무 억울하더라고

물론 내가 잘못한건 맞아... 그런데 너무 억울했어

분명 나와 같이 뜨거워졌다고 생각했고, 같이 하나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철저하게 나의 오해였던거지

그런데 이 와중에 그 순간이 너무 잊혀지지 않는거야

계속 생각나고, 그럼 쥬니어가 또 눈치없이 벌떡벌떡 일어나고

다른 생각을 하려고 해도

같이 체온을 나눴던 그 과정이 계속 생각이 나더라고

그러다가 버스 내려야 할 곳을 놓쳐버린거야

그걸 깨닫고 재빨리 하차 버튼 누르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지

완전 처음 와본 동네에서 내렸음

내려야 할 곳에서 얼마나 더 온지도 모르겠고, 맞았던 뺨은 아프고

쥬니어는 눈치없이 혼자 벌떡 일어나있고

그래도 집에 가야하니까 반대편으로 가려고 횡단보도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지

그런데 존나 처량하게 갑자기 비가 오는거야 우산도 없는데

그래서 급하게 건물로 대피했음. 왠지 소나기 같아서 조금만 피했다가 가야지 했음

그러고 있는데 내 머리 위에서 그 이발소 도는거 그게 뺑뺑 돌고 있더라고

그래서 이런 건물에 이발소도 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글씨가 써있더라고

"안.마"

그 날! 술마시면서 또다른 형이 했던 이야기가 갑자기 떠오르더라고

"오늘 안마나 가서 빼야겠다~"

아?? 그 안마가 이 안마구나?!?!

그래서 난 비도 피할겸 안마방으로 발길을 옮겼어

키방 일기 시즌 0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