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16472 추천 1 댓글 0 작성 17.06.21


나는 98년도 가을에 군 입대를 했다. 부대가 좀 엄한 곳이었던지라, 99년 하고도 늦봄이 되어서야 
겨우 첫 휴가를 나올 수가 있었다.
부대를 나서자마자, 나는 곧장 사촌인 다혜누나한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설레는 마음을 진정
코자 애쓰며 돌린 번호에서는, "없는 국번입니다." 소리만, 포장된 상냥함으로 거듭해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난감했다.
잠시 머엉하니 서 있었다. 그리고는,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나한테는 초등학교때부터의 친구인 주
현이녀석 번호를 누르게 되었다. 
전화속 녀석의 목소리는 쾌할하게 나를 반겼지만, 나는 왠지 서먹서먹한 느낌이 드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녀석도 속마음은 나와 같기에 이렇든 격앙된 목소리로 부러 반가운 티를 내고 있는 것
인지도 몰랐다.
"진작 전화를 했으면 야, 내가 부대쪽까지 마중나갔을텐데~!"
나는 그저 쓴웃음을 지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녀석도 호들갑스레 떠들 밑천이 대충 떨어진 것 같았다. 나는 이쯤에서 대충 
끊을까 하고 눈치를 보고 있었는데,
"......너, 다혜누나한테는 연락해 봤냐?"
뜻밖에, 녀석이 먼저 누나의 이름을 들먹이는 것이었다. 
"어...... 아니, 아직..."
"잘됐다. 실은 누나 전화번호가 바뀌었대거든. 혹시 너한테서 연락이 오면 꼭 전해달라 그러더
라."
녀석의 말투가, 아까와 딴판으로 조심스러웠다. 나역시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려 왔다. 
우리는 제각기, 작년 내가 입대하기 직전에 떠났던, 그 여름의 여행을 떠올리고 있는 것이었다. 
어쩌면 내 평생, 결코 잊혀지지 않을,


내가 다소 급작스레 군에 입대하게 된 건, 새로 시작한 대학생활에 내가 도통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1년간의 힘든 재수생활끝에 겨우 모 사립대에 입학했건만, 학교생활은 정말 실망스럽
기 짝이 없었다. 신입생들은 무슨 출석번호 비슷한 학번에 따라 몇개 반으로 무작위로 나뉘었고, 
곧장 전공을 선택하기 위한 학점 경쟁에 들어갔다. 새로 알게 된 아이들은 모두들 서로 서먹해 하
면서, 술자리에서나 술기운을 빌려 서로간의 과장된 우정을 흉내낼 뿐이었다. 모든 것이 1년간의 
괴로운 재수생활로 지칠대로 지친 나로서는 견디기 힘들었다. 
나는 결국 휴학원을 냈다. 고 3때부터 사귀었던 여자친구는 - 내가 재수를 하게 된 결정적인 원
인 제공자였는데, - 그 무렵 자기네 학교 선배와 눈이 맞아 버렸다. 참으로 암담한 시절이었다. 아
무런 희망도, 비젼도 찾아볼 수 없었던,
그때 유일하게 내 곁에 있어주고, 나를 다독거려 준 것이 바로 사촌누나 다혜였다. 그녀는 때로는 
위로해 주고, 때로는 꾸짖어도 주면서 벼랑 끝에 내몰린 듯했던 나를 지탱해 주었었다. 나보다 네
살이 많은 그녀는 당시, 돌연 일본으로 가 거기서 학업을 마치고는, 돌아와서 디자인 계통으로 취
직했지만, 마침 닥쳐온 불황으로 실직하고 집에서 놀던 참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소 "야릇한" 일도 
본의아니게(?) 생겨 버렸지만,
힘들던 때 누나는 내 엄마노릇을 해 주었는데, 내 진짜 엄마는 사내자식 꼬락서니가 한심하다며 
덜컥 군 입대 신청을 해 버렸다. 다혜누나는 그런 식으로 도망치듯 입대하는 게 아니라서 극구 말
렸지만, 어영부영하는 사이에 영장이 나와 버렸고, 나는 그걸 거부할 명분도 없었다.
그래서 떠나게 된 여행이었다. 나는 입대에 앞서 나 자신을 좀 정리하고 싶었고, 다혜누나는 전부
터 꼭 한번 울릉도에 가 보고 싶어서 자기 친구와 함께 계획을 세우고 있던 참이었다. 해서 내 불
알친구인 주현이까지 해서, 2박 3일잡고 횡하니 다녀오자는 데까지 이야기가 진행되었던 것이다.
"우리 둘이 가는 건... 좀 그렇지?"
누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고, 나또한 똑같이 어색한 웃음으로 답할 수 밖에 없었더랬다.

"미안, 미안해...... 나 많이 늦었지?"
"안녕하세요? 저는 정호 친구 주현이라고 합니다!"
"아 예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어요."
주현이녀석, 다혜누나는 보자마자 도통 눈을 떼지 못했다. 하기야, 정말로 수많은 남자들이 그래 
왔었다.
"......민정이누나는?"
"응... 실은 걔 기다리느라고 많이 늦었던 거거든. 걔가 오늘 갑자기 집안에 일이 있다 그러네? 오
늘은 도저히 같이 못 가겠다 그러더라구."
어......라, 이건 낭패였다. 모처럼 짝 맞춰 날잡은 여행이었는데... 남자 둘, 여자 하나로 떠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애매했다.
"어떡하지? 그냥 우리끼리 갈까? 아니면 나중에 다시 날 잡을까?"
내 굳은 표정을 살피며 누나가 덧붙였다. 뭐 나나 주현이야 상관없겠지만서두, 다혜누나 입장에서 
너무 불편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는데,
"어... 그냥 우리끼리 가죠! 얘 (나 말이다.) 군대갈 날짜도 얼마 안남았는데, 언제 또 시간 잡겠
어요? 그냥 지금 출발하죠."
주현이녀석이 얼른 말해버렸고, 다혜누나도 잠시 뭔가 생각하는 듯 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는 해도, 주현이녀석이 누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노골적으로 눈웃음 보이고 하는 건 좀 
보기에 그랬다. 누나가 그것때문에 불편해 하지나 않을지 많이 걱정이 되었다. 녀석은 화장실 가는 
길에 내 어깨를 치면서 음흉하게 이빨을 보이기도 했다.
"야... 디따 이쁜데~? 네살 많다 그러더니 너보다도 더 어려 보인다야~ 진짜 동안에다, 무지 귀엽
다......"

버스로 양양까지 가서, 다시 거기서 배를 타고 세시간을 가야 울릉도였다. 민정이누나가 펑크를 
낸 문제로 지체한 것 때문에라도 서둘러야 했다. 양양도 이것저것 볼꺼리가 많은 곳이었지만, 구경
할 새도 없이 곧장 배를 타야 했다. 뭐, 돌아오는 길에 천천히 구경하기로 했으니까,
컨디션이 안좋았던지 나는 뱃멀미를 좀 했다. 날씨가 안좋아선지 배가 좀 흔들렸던 것이다. 주현
이녀석이 등을 두들겨 주었고, 누나가 보드라운 손길로 이마에 땀을 훔쳐주었다. 가는 동안 우리는 
꽤 친해졌다.
울릉도의 숙소에 도착했을 땐 완전히 깜깜해 져 있었다. 나는 멀미도 하고 해서 꽤 피곤했지만 
주현이녀석은 쌩쌩해 보였다. 방을 잡는 문제로 잠깐 고민을 했지만, 그냥 방 하나를 같이 쓰기도 
했다. 좀 불편하기는 하겠지만, 욕실 겸 화장실이 딸려 있고 해서 별 문제는 없으리라 여겼다.
"동생들인데 뭘~"
누나는 별 걱정을 다한다는 듯 웃으며 아무렇잖게 넘겨버렸다.

오는 길에 장을 좀 봐두었어야 했는데, 밤길에 숙소 찾고 어쩌고 하느라고 정신이 없어 미처 그
러지를 못했더랬다. 그래서 장을 보러 나가기로 했고, 외진 곳이라서 좀 멀리 다녀와야 할 것 같았
다.
"누난 여기 있어. 주현이랑 둘이서 다녀올게."
"어 그래... 그럼 키 가지고 가."
다혜누나를 방에 남겨두고 둘이서 민박을 나섰다. 일부러 외진 곳을 잡았덜지라 바깥은 거의 허
허벌판이었다. 그런데,
"야 정호야. 굳이 멀리 안나가도 되겠는데?"
민박집을 나서다 말고 주헌이녀석이 이러는 것이었다. 알고보니 민박내에 쬐그만 슈퍼가 하나 딸
려 있었던 거다. 작고, 물건들에 뽀얗게 먼지가 쌓여있고 그랬지만 술이니 안주꺼리, 반찬꺼리 부
탄개스를 사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다. (소규모나마 특산품들까지 팔고 있었다.) 바로 그랬기 때문
에, 우리는 예정보다 훨씬 빨리 (실은 거의 노타임으로) 방에 들어가게 되었던 것이다.
키로 문을 따고 들어가보니, 방에 누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의아해서, '응, 어디 간거지?' 하고 두리번거릴려니깐, 갑자기 주현이 녀석이 내 어깨를 꽉 틀어쥐
는 것이었다.
"응? 왜그래?"
"쉬이잇! 잠깐만!"
주현이가 입가에 손가락을 갖다대며 욕실쪽을 가리켰다.
방에 딸린 욕실 문의 반투명 유리창에, 뽀얀 사람그림자가 비치고 있었다.
"............"
주현이의 얼굴에 일순 긴장이 어리며, 무언가 마력에 홀린 것처럼 살금살금 그쪽을 향하고 있었
다. 나도 왠지 모르게, 그 뒤를 따라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욕실문의 반투명 유리창 한구석에 살
짝 이가 빠져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틈새가 있다는 걸, 우리가 미리 인식하고 있었던 건지 그
때에야 깨달았던 건지는 잘 모르겠다.

틈 사이로 보이는 욕실 안에서는, 다혜누나가 속옷차림으로 욕조에 목욕물을 받고 있었다. 물이 
욕조에 거의 차오르고 있는 걸로 보아, 우리가 나간지 얼마 안돼서 준비를 시작했던가 보다. 하기
야 날이 워낙 후덥지근했다.
준비가 다 된 듯, 다혜누나는 손을 등 뒤로 하여 호크를 끄르기 시작했다. 
나는 가슴이 두방망이질을 치면서, 아무래도 뭔가 죄를 짓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얼른 틈새에서 
물러났다. 그 자리를 주현이녀석이 번개같이 차지했다.
주현이녀석이 틈새쪽으로 얼굴을 들이댄 채 숨죽이고 있는 동안, 나는 다소 멍해져서 벽에 기대 
선채,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에 복잡하게 오고 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주현이를 말려야 하나? 어
떡해야 하나?
반투명 유리를 통해 누나의 뽀얀 실루엣이 비쳐 보였다. 그 실루엣은, 허리를 굽혀 아랫도리에 걸
친 무언가를 끌어내리고 있었다. 아까 본 다혜누나의 아랫도리에는 팬티 한장이 걸쳐져 있었을 뿐
이었다. 주현이녀석이 마른 침을 꼴깍 집어삼키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이제 녀석은, 저 틈새 
사이로, 누나의 몸 모두를 환히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었다. 실 한오라기 걸치지 않은 누나의 알몸
을! 나는 질투심과, 죄책감, 흥분이 어느쪽이 먼저랄 수 없이 마구 밀려들어와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 때, 주현이녀석이 뭔가에 화들짝 놀란 듯 틈새에서 눈을 떼고, 살금살금 종종걸음치기 시작했
다. 그리고는 나를 향해 손짓으로 빨리 나가자는 신호를 했다. 우리는 함께 종종걸음으로, 발소리
를 내지 않는 한도내에서의 최고 속도로 방에서 뛰쳐나왔다. 
"...거기 누구 있어요? 정호니?"
욕실속에서 내는 듯한 누나의 나직한 목소리가 내 뒷통수를 잡아채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놀라 가슴이 벌렁벌렁하는 가운데, 얼마전에 있었던 누나와의 "그 일"이 뇌리를 스쳤다.

나와 주현이는, 어매 뜨거라 하고 여관방에서 도망나온 후 차마 다시 들어가지 못하고 십여분을 
바깥에서 헤메야 했다. 주현이녀석의 말에 따르면, 위 아래 홀딱 벗은 누나 몸을 정신없이 감상하
고 있는데, 무언가 이마팍이 저려 오면서, 누나의 시선이 왠지 이쪽을 향하는 것같은 느낌이 들었
다는 것이었다.
나는 말없이 녀석의 들뜬 얼굴을 외면하며, 나온 김에 가게에서 울릉도 특산물인 호박엿 봉지를 
사서 챙겼다. 녀석은 그런 내 모습을 잠깐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자기도 역시 특산물인 오징어 말
린 것 한봉지를 사서 넣는 것이었다.
우리가 지금 막 온 것처럼 장 봐온 것들을 들고 (이번엔 아아주 점잖게 노크를 하고) 들어갔을 
때, 누나는 이미 옷을 다 챙겨 입고 머리를 말리며 앉아 있었다 갓 씻은 뽀송뽀송한 손발, 발그레 
홍조가 어린 얼굴이 너무나 예뻤다. 우리는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그렇게 보일려 무진 애를 쓰면
서) '누나 배고프지?' 운운하며 상을 차렸다. 오면서 저녁은 사 먹었지만 그새 꽤 출출해졌던 것이
다. 사 온 맥주도 벌려 놓았다.
그렇게 술상 비슷한 걸 벌려 놓으면서, 나는 조용히 아까 사 둔 호박엿 봉지를 내밀었다.
"이게 뭐니?'
"어 그냥...... 선... 물. 맛있어 보이길래..."
차마 나도 모르게 뭔가 잘못을 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서 사왔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다혜누나가 나를 빤히 쳐다보고, 분위기가 썰렁해질려 하는데, 주현이가 지 사온 걸 꺼내며 큰소
리로 말했다.
"누나, 이것도 받아주세요! 이건 제가 준비한 '그냥 서...언, 물'이에요~!"
녀석이 내 어눌한 말투를 고대로 흉내내자 누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덕분에 분위기가 화기애애해
졌다.
맥주가 찰랑거리는 종이컵 셋이 부딪쳤다. 기분이 좋았다. 이런 편한 사람들과, 이렇게 즐거운 분
위기속에서 계속 있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름을 되뇌이는 것만으로 사람 가슴을 스산하
게 만드는 "군대"란 곳에 끌려가는 일 없이,
그런데 그때, 누나가 문득 생각난 게 있다는 듯, 맥주를 단숨에 비우고는 여전히 발그레한 얼굴로 
말하는 것이었다.
"니네...... 인제보니 이 엿이다 오징어다... 아까 엿보고는 찔려서 사온 거구나?"
주현이녀석이 마시던 맥주를 푸! 하고 쏟아버렸다. 나역시, 너무 놀라 일순 현기증이 돌았다.
반면에, 그런 우리ㄴ를 보는 누나의 얼굴은 어디까지나 천연덕스러웠다.
"........."
"어... 어떻게... 아셨어요?"
"내가 분명히 방문을 걸어놓고 욕실에 들어갔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나와 보니까 문이 열려 
있잖아. 걸 보고 당장 '요녀석들이구나...!' 생각이 들었지. 요놈의 자식들~! (우리 각자한테 알밤을 
멕이며) 니들때문에 물 받아논 거 탕에도 못들어가고 얼른 씻고만 나왔잖아!"
"............미, 미안해 누나...."
"당연히 미안해야지, 요녀석아! 어딜 감히 몰래 엿보려고 들어? 쬐끄만 것들이말야~"
누나는 종종 자기가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두루 섭렵했다'고 말하곤 한다. 하기야 초등학교때부
터 집안에 크나큰 우환을 겪고, 중학교때는 전교조 문제로 선생님들을 구하자며 앞장섰으며, 고등
학교때는 벌써 대학 다니는 선배들한테 "이념으로 현실을 재단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일갈하던 
누나였다. 그러니 고등학교 졸업 후 단신 일본에 가서 디자인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는 것정도에야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아니겠는가. 
누나의 매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고교생마냥 앳된 얼굴과 아이같은 표정을 간직한 그 
순수성에 있다... 고 나는 아직껏 생각한다. 그런 순수함이 있었기에 모든 힘든 일들에 굴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고,
내가 아무소리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자, 누나는 풋, 웃음을 터뜨렸다.
"으이그...... 그렇게 울상지을것까진 없어 얘. 뭐 죽을 죄졌니? 자, 한잔 받어!"
"........."
"쭉 마셔, 벌주니까. 뭐... 혈기왕성한 나이에 그럴 수도 있는 거지. 그치만, 담부턴 그렇게 몰래 
엿보고 그러지 마. 나뿐 아니라 누구한테든 그러는 게 아냐. 주현이 너도 그렇고... 정 보고 싶거
나 궁금하면 누나한테 가르쳐 달라 그러던가,"
"정말요, 누나?"
주현이녀석이 기다렸다는 듯 큰소리로 말하자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나도 웃었다. 

그날밤 우리는 맥주 여러병을 비워가면서, 꽤 많은 이야기들을 했다. 상당히 야하고 노골적인 이
야기들까지도 입에 올렸던 것 같다. 주현이녀석은 누난 애인 있느냐부터 시작해서, 어떻게든 다혜
누나 신상에 관한 이야기로 몰고 가고 싶어하는 분위기였다. 누나는 그저 애기처럼 밝게 웃으며,우
리들 나이에서 성이란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것은 남녀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서로를 
알 수 있는 가장 깊은 방법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서로 상대방을 상처입히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
다는... 뭐 그런 류의 이야기들을 해 주었다.
술이 상당히 돌아서는 옷벗기 고스톱도 쳤다. 소설같은 데 흔히 나오는 것 같은, 한커플 한커플 
벗겨질 때마다 서로간에 알 수 없는 전류같은 게 흐르고, 무지막지하게 흥분이 되어서, 결국은 모
두가 엉켜 뒹굴게 되고야 마는 그런 음험한 분위기는 없었다. 맨몸이 조금씩 드러날 때마다, "주현
이는 운동좀 했구나?" "정호는 몸매가 꼭 소녀같네~?" "누나 속옷이 애기속옷 같애요~" (누가 한 
소린지 뻔하지 않은가. -_-) 이런 소리를 떠드는 우리의 분위기는, 그저 해맑을 뿐이었다.
물론, 새로이 누나의 속살이 비칠 때마다 우리의 젊은 남근은 불뚝불뚝 고개를 치켜올렸다. 그것
만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리는 감히 다른 생각을 품지 못했다. 이미 누나의 알몸을 
훤히 들여다 본 적이 있어서였을까? 아니면 사촌누이내지 친구의 사촌누이라는 의식때문이었을
까? 
아니다. 그런 것과는 아무 상관없이, 그저 고추가 툭하면 불끈불끈 딱딱해질 뿐인 풋내기였던 우
리는, 누나한테서 무언가 범접못할 어떤 것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산전, 수전, 거기다 공중전까
지~"의 누나는, 그 쾌활함과 자연스러움, 그리고 애기같은 미소만으로 우리를 완전히 승복시켜, 함
부로 수컷의 치기를 부릴 수 없게 만든 것이었다. 그녀의 앞에서 우리는, 그저 순한 짐승일 뿐이었
다.
마지막 판에서, 브레지어와 팬티 차림의 다혜누나는, 팬티 한장만을 남긴 우리를 상대로 결국 끝
판을 이겼다. 주현이는 피박이었다.
정말 팬티까지 벗어야 하나? 자타가 공인하는 철면피 주현이도 여기에는 난감해 하는 듯 했다. 
누나는 여전히 가벼운 미소를 띈 채 말없이 주현이를 응시하고 있었다. 주현이는 어쩔 줄 몰라하
다가, 결국 결심한 듯 일어서서는, 그래도 쑥스러운지 돌아서서, 단숨에 팬티를 발목까지 끌어내려 
버렸다. 바로 그때,
"야, 됐다 됐어~! 내가 니네들꺼 구경해서 뭐하겠니? 그냥 처음 약속대로 주현이는 설겆이하고, 
정호는 낼 아침 밥해. 누나는 피곤해서 슬슬 자야겠다."
하면서 누나가 일어서서 옷을 걸치기 시작하니, 웃기게 된 건 발목까지 팬티를 내린 채 멍하니 
서 있는 주현이녀석이었다. 누나는 팬티 위로 츄리닝바지를 끌어올리고 웃옷을 꺼내 입으려다가 
문득, 주현이쪽으로 성큼 다가갔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주현이는 화들짝 움츠릴 수 밖에 없다. 
누나는 잠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무언가 살피는 시늉을 하더니,
"어머... 주현이 너, 포경이구나? 어떡하니, 군대 가서 고생하겠다 얘."
주현이녀석 얼굴이 저렇게 새빨개지는 걸 보기는 처음이었다. 나는 오랜만에, 정말로 배꼽이 뒤틀
리도록 웃어볼 수 있었다.
다혜누나역시, 말해놓고 나니 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발갛게 물들였다. 그리고는,
"어...... 그렇게 부끄러워하다니... 에그, 내가 좀 미안하네? ...좋아, 그럼 이 누나가, 오늘은 
특별히아가들을 위해~"
다음 순간 나는 화들짝 놀랐고, 주현이 녀석은 숫제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은 얼굴이었다.
누나가, 아마도 단숨에 팬티를 끌어내린 주현이의 무안함을 덮어 줄 셈이었겠지만, 역시 단숨에 
자기 브레지어 위로 봉긋한 젖가슴을 꺼내어 버린 것이다.
".................."
시간이 멈춰 버렸다. 우리는 숨을 죽였다. 누나도 이건 아무래도 부끄러운지 수줍게 보조개를 피
웠다. 
누나의 손이 우리의 한손씩을 잡아 가만히 자기 젖가슴위에 덮어 눌렀다. 내 오른손이 누나의 오
른쪽 유방에, 주현이의 왼손이 누나의 왼쪽 유방에,
이 세상에, 과연 이보다 더 보드랍고 따스한 것이 있을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숨을 죽인 채 
그 따스하고 포근한 것을 그저 가만히 쥐고 서 있었다. 이 상태에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모
르겠다.
"어머, 이게 뭐야? 머리를 디밀고 있잖아?"
황홀경에 잠긴 듯하던 나는 그때 누나가 짐짓 놀란 듯 외치는 소리에 감았던 눈을 떴다. 주현이
녀석의 음경이 어느새 부풀어 올라, 시뻘건 귀두가 표피를 걷어내고 이미 그 늠름한 위용을 과시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기야, 나또한 어느새 아랫도리가 한껏 묵직해져 있었다.
"에그~~~~~~! 이 햇병아리같은 것들이!"
돌연 우악스런 손길이 내 딱딱해진 것을 우악스레 쥐고 비틀었다. 나는 아픔과 쾌감이 섞인 묘한 
기분에 억 하며 누나의 가슴에서 손을 치우고 허리를 뒤로 뺐다. 주현이녀석 역시 마찬가지였다. 
누나가 단번에 양손으로 우리 둘의 음경을 틀어쥐고 비틀어 버린 것이다. 
"기분좋냐? 인제 대충 그만 치우고 잘 준비나 하셔! 내일은 또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돌아다녀야 
하니까."
누나가 쾌활하게 웃으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우리는 나란히 선 채, 볼성사납게 고개를 치켜든 소
로의 꼬추를 보고는 문득 허리를 꺾으며 웃어젖혔다. 누나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귓가에서 굴러다
니는 듯했다. 어떻게 저런 누나를, 우리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우리는 친오누이같아졌다. 아니, 나와 주현이 모두가 다혜누나를 마치 엄마마냥 대하게 되었다는 
게 정확할지 모르겠다. 
다음날은 참 하루가 짧았다. 일찌감치 일어나 울릉도를 한바퀴 도는 유람선을 타 보기도 하고, 바
닷가를 가 보고, 야트막한 산에 올라가 보기도 했다. 잡자마자 회쳐주는 오징어회를 맛보기도 했
다. 참으로 꿈결같은 시간이었다. 
그런데, 낮새도록 그렇게 쏘다니고 있자니까, 무겁게 가라앉아 있던 하늘에서 한두방울 차가운 게 
떨어져 내리더니, 어느새 비가 퍼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한두방울 찔끔거리는 거려니 (그 
전날 몇번씩 그러다 그치곤 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결국 민박집까지 달음박질을 
쳐야만 했다. 
아침일찍부터 그렇게 돌아다녔다. 그 전날도 꽤 피로한 일정이었고, 또 밤늦도록 술을 마시기도 
했었다. 따라서 당연한 귀결로,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어 뜨끈뜨끈한 방안에 들어와 앉아 있자니, 
우선 스르르 졸음이 몰려왔다.
주현이 녀석이 결국, 들어와 물에 젖은 바지를 벗고 앉은 지 몇분 되지 않아 그대로 누워 버렸다. 
젖은 옷 갈아입고 좀 씻은 다음에 누으라고 그렇게 얘기했건만, 건성으로 알았다 알았다 몇번 주
억거리더니 그대로 뻗어 버리는 것이었다. 드렁드렁 코까지 골면서 나가떨어진 녀석을 보고, 누나
가 고개를 절레절레하면서, 젖은 옷 벗기고 이불이나 씌워주렴.... 했다. 나는 녀석의 웃도리를 벗기
고는 장에서 이불을 꺼냈다. 
"팬티도 벗기렴. 감기들겠다."
다혜누나가 젖은 옷을 몸에서 떼어내며, 이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무심히 말했다. 나는 잠
시 주저하다가, 서로 볼 건 다 봐 버린 어젯밤을 생각하고, 뭐 어때~ 하며 물에 젖은 팬티를 벗겨 
버렸다.
헌데, 녀석의 팬티를 벗기는데 왜 내가 이렇게 묘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건지 몰랐다. 녀석의 꼬
추를 물에 젖어 축 쳐진 채 포경에 감싸여 잠들어 있었다. 다혜누나는 물에 젖은 겉옷을 벗어던졌
다. 흠뻑 젖은 속옷으로, 그 뽀얀 속살이, 젖가슴 한가운데에 돌출된 것과 아랫도리의 거뭇거뭇한 
것까지가 환히 비쳐보였다. 누나가 은근히, 주현이의 빨가벗겨진 아랫몸에 눈길을 주는 것 같아 보
였던 것은, 그저 내 착각이었을까?
뜨뜻한 방구들, 흠뻑 젖은 몸, 젖은 몸과 옷에서 모락모락 솟아오르는 열기...... 방안 분위기는 어
느덧 상당히 야릇해졌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리고, 내 아랫도리가 즉각 거기에 반응해 왔다. 
"뭐해? 감기들겠다 얘."
나는 왠지 후들후들 떨리는 손으로 웃옷을 벗었다. 물에 젖기는 했어도, 이렇게 따뜻한(아니, 더
운) 방안에서 왜 이리 온 몸이 주체할 수 없이 떨리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어디선지 모를 열기가 
치솟아 얼굴이 마구 화끈거렸다. 일찌기 겪어본 적 없는 그런 일이었다.
그 사이 누나는 젖가리개까지를 몸에서 떼 내어 살짝 물기를 짜낸 다음, 젖가슴을 드러낸 그 모
습이 좀 쑥스러웠는지 나를 돌아보며 멋적은 미소를 보낸 다음, 팬티 바람으로 목욕탕 문을 열었
다. 추위 때문이었을까? 왠지 젖꼭지가 유난히 돌출되어 나온 듯 보였다. 
젖어서 착 달라붙은 팬티 위에, 톡 튀어나온 복숭아 모양의 둔부 곡선이, 너무나도 뚜렷하게 내 
눈을 찔렀다.
현깃증이 치밀었다. 눈 앞이 뱅글뱅글 돌았다. 더 견딜 수가 없었다. 내가 나 자신을 추스릴 수가 
없었다.
나는 결국 자제력을 잃고, 그대로 그녀를 뒤로부터 끌어안아 버렸던 것이다. 끌어안은 한 손은 그
녀의 배에 닿았고, 나머지 한 손은 그녀의 한쪽 유방을 터져라고 쥐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이미 
나의 통제력을 완전히 넘어선 것이었다.

"신정호, 정신차려!"
눈에 불이 번쩍했다. 미친놈마냥 끙끙대며 누나의 육체로 내달리는 나를, 달래다 못해 누나는 냅
다 내 볼따귀를 갈겨 버린 것이었다. 
나는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어느새 이부자리위에 반쯤 누워서, '오늘
이 지나면 다시 누나와 이렇게 있을 수 없으니까..... 오늘이 지나면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르니
까......' 이 소리만 넋두리마냥 한없이 한없이 주워섬기고 있었다. (그 전에 '정호야, 이러지
않기로했었잖니?' 하고 누나가 질책하는 소리가 들렸던 것도 같다. 아마 거기에 대한 대답을, 나는 그런
식으로 주절주절 읖조리고 있었던 건가 보다.) 
"괜찮아...... 이젠 괜찮아......"
다혜누나가 그런 나를, 자신의 맨 젖가슴속에 품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보듬어 주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품에 안긴 채, 그녀의 젖꼭지에 볼을 부볐다. 어느새 나는 울고 있었다. 
"괜찮아 괜찮아...... 한 사람의 남자가 된다는 것도, 한 사람의 여자가 된다는 것도, 이 세상에서는 
너무도 힘들고 버거울 수밖에 없는 거야. 누구나 한번쯤 겪는 거고, 이 누나도 겪었었고, 지금도 
겪고 있단다. 정호는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정호는 잘 해낼 수 있어...."
"(끄이끄이 울면서) 나는 나쁜 놈이야 누나.... 나는 나쁜 놈이야......."
"괜찮아.... 피가 너무나도 뜨거워진 것 뿐이야. 피가 너무 뜨거워져서 주체할 수 없는 것 뿐이
야.... 다들 그렇게, 힘들게 어른이 되어 가는 거야......"
참말로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흘러나왔다. 
올려다보이는 다혜누나의 얼굴에서도, 한방울 이슬이 눈에 맺혀 반짝이다가, 이윽고 볼을 타고 흘
러내리는 것이었다. 누나의 손이 내 볼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닦아 주었다. 그리고,
누나의 얼굴이, 천천히 내게로 내려왔다. 촉촉한 입술이 느껴졌고, 그것이 내 눈으로 와 흐르고 
있던 내 눈물을 가져갔다. 무어라 형언키 힘든 기분이 몰려왔다. 그리고,
그 녀 의 입 술 과 나 의 입 술
그녀의 입이 내 입을 덮어버린 것이다. 그것은 가늘게 떨리며 내 입가로 다가왔고, 일순 놀라 움
찔했던 내 입술은 잠시 머뭇거리다가는, 이내 거칠게 그것을 탐했다. 정신없이 탐하고 또 탐했다. 
그 달콤한 것을. 이승에서 마지막 맛볼 수 있는 습기를 빨듯이,
조심스레 그녀의 입술을 건드린 내 혀 끝을, 그녀의 입술은 주저없이 빨아들여 깊숙히 받아들여 
주었다.

다혜누나의 키스가 내 목덜미를 덮었고, 혀끝이 내 목젖을 ㅎ았다. 나는 신음을 흘리며 무아지경
으로 잠겨 버렸다. 
(우리는 도대체 무슨 깡으로, 옆에 엄연히 주현이가 잠들어 있는데, 아랑곳없이 이런 일에 몰두할 
수 있었던 걸까. 주현이는 또, 어쩌면 그렇게 이것저것 까맣게 모르고 잠에 빠져 있을 수 있었던 
건지, 지금 생각하면 참 알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종종, 그것을 '운명'이라는 아리송한 단
어로 설명하기도 했다.)
그녀의 손이 천천히 내 복부를 타고, 내 남근을 지그시 쥐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의 또 한손이 내 
손목을 잡고, 그녀의 몸 깊숙한 곳으로 인도해 가는 것도 느껴졌다. 그곳은 따스하고 미끌미끌했으
며, 어루만져 보아도 어루만져 보아도 그 실체를 잘 파악할 수 없는 신비스러운 곳이었다. 아아, 
정호야...... 그녀의 달콤한 비음이 내 귓가를 간지럽혔다.
그녀가 내 젖꼭지를 빨고, 혀로 간지럽혔다. 나는 몸을 뒤틀었다. 내 음경을 쥔 손에 힘이 더해졌
고, 내 손가락이 침입해 있는 그녀 몸의 한 부위가 촉촉히 젖어있듯, 내 그곳또한 방울방울 고이는 
이슬방울로, 이미 그녀의 손아귀 안에서 촉촉해져 있었다.
그 리 고, 몸을 일으킨 그녀가 천천히 내 위에 올라앉는 게 느껴졌다. 그녀의 손이 내 뜨거운 것
을 잡고 세워서는, 어딘가로 천천히 인도해 가는 것이었다. 그 따스한 것이 내 남성을 천천히 보듬
어 올 때의 그 느낌이란! 
언젠가 내가 처음으로 그녀의 몸 안에 들어갔을 때, 나는 뭐가 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고 설명
한다는 건 더더욱 불가능했더랬다. 아직 어려서일 꺼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모르겠다. 어쨋든 
내 말솜씨로는 백년을 고민하더라도 그 충만감의 백만분지 일인들 결코 만족하게 설명할 수 없을 
것이었다.
천 국 이 바 로 거 기 에 있 었 다.
내 위에 완전히 올라앉자, 그녀는 무언가를 음미하듯 고개를 뒤로 꺾으며 내 양손을 잡아 쥐고 
거기 그녀의 무게를 실었다. 꽉 쥔 그 손이 몹시 뜨거웠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그녀가 아랫도리를 
움직였다. 그녀의 안에서 내 것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나의 안에서 그녀의 것이 움직이고 있
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그리고 점차 빨라지면서, 결국은 급박한 호흡으로,
".........웃, 허... 허어어억!"
"아아......"
눈 앞이 온통 새하얘지는 충격이 왔다. 그녀또한 일순 몸을 굳히며 경련을 일으키는 내 남성을 
속으로부터 꽉 조여왔다.
내 몸에서 솟구쳐 오르는 것들이, 그녀한테로 전달되고 있었다. 내가 느끼는 걸 그녀가 느끼고, 
그녀가 느끼는 걸 내가 느낀다. "둘이 하나가 된다" 는 말의 의미를, 나는 이 때 비로소 알게 되었
다.

나는 그대로 축 늘어져 버렸고, 그런 나를 그녀가 올라타 안아주고 있었다. 얼마동안이나 그렇게 
하고 있었던 건지는 모른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일부러 여러가지 생각이 일
어나는 것을 막고, 그냥 그렇게 그 순간의 행복을 음미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 상태 그대로 스르르 잠이 들어 버렸다. 잠결에 그녀의 것인듯한 손이 티슈로 내 아랫도
리를 닦아주는 게 느껴졌고, 문 소리와, 샤워기를 튼 듯한 물소리가 나는 걸 들었을 뿐, 나는 그대
로 죽음처럼 깊은 곳으로 빠져 들어갔던 것이었다. 


나는 그렇게 빠져들어간 속에서, 다혜누나와 어딘가를 노니는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다. 왜냐하
면 그 꿈이 끝날 무렵, 다혜누나가 갑자기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이제 그만." 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제.... 그만... 앗... 아!"
그것은 분명한 다혜누나의 비음이었다.
나는 게슴츠레 눈을 떴다. 천장에 형광등 불빛이 부옇게 보였고, 바깥에서는 빗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빗소리와 뒤섞여 다시 한번 다혜누나의 콧소리가 들렸을 때, 나는 갑자기 현실감을 느끼며 정신
이 번뜩 들었다. 불이 켜져 있는 방 안, 다혜누나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아아.... 응... 그만해, 그만... 앗,"
".........!"
나는 일순 내 귀를, 그리고는 이어 내 눈을 의심했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바로 눈 앞에서 펼쳐
지고 있었다.
내가 누운 바로 옆자리에서, 다혜누나가 홀딱 벗은 채 엎드려서는, 누군가의 손에 온 몸을 맡긴 
채 달뜬 신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를 덮어누른 채 그녀의 몸 이곳저곳을 애무하며, 그녀의 엉덩이를 벌리고, 음부를 정
신없이 ㅎ고 있는 것은, 틀림없이 주현이녀석의 알몸이었던 것이다! 

나중에 주현이 녀석이 나한테 실토한 바에 따르면 이렇다.
"세상모르게 자다가 말야, 뭐가 어깨를 막 짓눌러서 잠이 깨지 않았겠냐. 그래서 눈을 떠 보니깐, 
그게 다혜누나 종아리더란 말야.
아프기도 하고, 잠도 대충 깨 버려서 비칠비칠 다혜누나 다리를 치웠지. 만약에 그때 불이 꺼져 
있었더라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고대로 도로 잤을지도 몰라.
헌데 형광등이 환하게 켜져 있었는데, 불빛 아래 보니까, 세상에, 다혜누나가 엎드려서 자고 있
는데말야, 그... 이불도 안덮고, 완전히 빨가벗고 있더란 말야!
다혜누나가 원래 잠버릇이 좀 나쁘다. (나는 그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알고 보니 누나는 
나와 그 일이 있고 나서 욕실에 가서 욕조에 물까지 받아놓고 목욕을 했는데, 끝나고 수건 한장 
감싸고 나와서는 나랑 주현이 이불 바로 잡아주고 앉아있다가, 역시 고대로 잠이 들어 버렸던 것
이다. 몸에 둘렀던 수건쪼가리야 잠결에 어느새 다 벗겨져 버렸던 거고,
"불빛도 환한데, 엎드려 있는 뒷모습이 진짜 백설같이 희더라구. 엉덩이는 동그랗고.... 나도 남자
다 보니깐 자연스레 눈이 고 사이로 내려가지 않았겠어? 그랬더니... 맙소사! 다리가 약간 벌려져 
있는데, 고 사이로 누나 거시기가 그냥 들여다 보이는 거야!
처음에는 그저, 한번 구경해 보고 싶었던 것 뿐야. 진짜라구! 그래서 얼굴을 들이대고 자세히 보
니까, 그, 볼그스레한 속살이말야, 그 문이 꼭 닫혀가지고는 그렇게 있는 모습이 어쩌면 그렇게 이
쁜지!
조금만 만져볼려고 했어~! 그냥 조금만. 그 문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어서 말야! 근데... 
손을 거기에다 대 보니까, 거기가 미끌미끌한 것이, 젖어있지 뭐야! 나도 모르게 손가락으로 조금
씩 헤집어 봤지. 그러니까 거기가 점점 촉촉해 지면서, 다혜누나가 으응~ 하고 소리를 내는 게 아
니겠어?"
다혜누나는 나와 관계를 맺고, 그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잠이 들었었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다.
"정말 내가 목숨걸고 맹세하는데, 만약에 그때 다혜누나가 싫다 그랬으면 난 정말 그만했을 꺼야! 
안그랬겠지? 바로 전날 들은 얘기도 있잖아.
근데... 그렇게 만지니까 누나는 싫다 그러기는 커녕, 밑으로는 물을 내고, 위로는 달콤한 소리를 
내지 않았겠어! 이러니 내가 어떻게 참을 수 있었겠니? 이것저것 따질 정신없이.... 사실 어제부터 
그런 유혹 많이 느꼈던 건 사실이니까......"
그래서 주현이는 곧장 누나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정신없이 그곳의 샘물을 탐했던 것이
다. 누나는 왠지 거기 몸을 맡긴 채 그렇게 달뜬 신음소리를 토하고 있었고,

나는 어떻게 해야 했을까? 소리쳐야 했을까? 말렸어야 했을까? 하지만 나는 그때 벌어지고 있던 
상황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둘다 벌거벗고 있었고, 다혜누나는 녀석의 손길에 완전히 
몸을 맡긴 채 분명히! 그것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잠이 덜 깬 듯 몽롱한 상태이기는 했지만, 아
무리 봐도 그것은 거부의 몸짓이 아니었다.
이윽고 녀석은 더 견딜 수 없었는지, 뒤로부터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제 곧추선 음경을 손에 쥔 
채 천천히 그녀의 엉덩이에 가까이 들이대고 있었다.
이것만은, 이것만은 어떻게든 막아야 하지 않을까, 이건 뭔가 분명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게 아닐
까.... 이런 생각은, 분명히 들었다! 그러나 누나가 분명히 녀석에게 스스로 몸을 맡기고 있다는 것
과, 내 우유부단함이 함께 내 행동을 막았다. 나는 결국, 그 자리에 꼼짝못하고 누운 채, 주현이가 
제 물건을 누나의 음문으로 그대로 밀어넣는 광경을, 그대로 지켜보고만 있었다.
'아아.....' 하고, 누나가 목소리를 높였다. 주현이의 호흡도 거칠어질대로 거칠어져 있었다. 주현이
의 길쭉한 음경이, 다혜누나의 엉덩이 사이로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다혜누나가 거친 신음소리
를 냈다.
주현이가 뒤에서 다혜누나를 끌어안은 채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사람의 몸이 사정없이 떨
렸고,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
주현이는 흥분으로 거의 제 정신이 아닌 듯 보였다. 몸 안으로 자기 것을 밀어넣자마자 마구 세
차게 움직여댔다. 다혜누나가 아픈 듯 이맛살을 찌뿌리는 것이 보였다. 주현이녀석의 엉덩이가, 그
야말로 정신없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허어억~~~! 거친 소리를 발하며 주현이녀석의 몸이 경련을 일으켰다. 다혜누나또한 몸을 떨며 바
닥에 이마를 부딪쳤다. 내 귀에는 주현이녀석이 토해 낸 정액이 누나의 자궁을 때리는 소리가 환
청으로 들리는 듯했다.
"아아~~~ 정호야.... 정호야....!"
"......!"
나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누나는 아랫도리를 주현이한테 맡기고 엎드린 채 포만감에 싸여, 다름
아닌 내 이름을 되뇌이고 있었던 것이다. 
놀란 것은 주현이도 마찬가지인 듯, 다혜누나의 어깨를 짚으며, 
"누, 누나......?"
그러자, 다혜누나는 무언가에 화들짝 놀란듯 몸을 움찔하며, 급박히 고개를 돌려 엉덩이 뒤의, 방
금 전 그녀를 범한 남자를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일순 낯빛이 새하얗게 질려 그 자리에 굳어버리
는 것이었다.
"주..... 주현이! 네, 네가 어... 떻게......"
".................."
순간, 나도 알았고, 주현이도, 다혜누나도 알았다.
누나는, 자기를 어루만지는 손길이 바로 내 것인줄 알고, 거기 몸을 맡기고 자기 몸을 주저없이 
열어주었던 것이었다. 잠결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주현이녀석의 충동적인 손길이 너무 거침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방금 전에 나와 뜨겁게 살을 섞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민박집의 형광
등 불빛아래 적나라하게 펼쳐져 있는 이 광경은, 세사람 모두에게 너무나도 충격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세사람 모두 그렇게 얼어붙어 있는 사이, 바깥의 빗소리만 무심허니 창문을 때리고 있었다.

...이번 꺼는 "이런 짓을 하다니~!" 하지들 않으십니까? 사촌누나를 건드리고, 거기에 혼숙까지 
해 대니 정말 "쓰레기"가 아닌가요? (웃음)

* * *


근 반년만에 나온 휴가에, 사실 전화조차도 거의 처음 나오는 것이었다. (우리 부대에서 이등병이 
전화를 걸 수 있는 건 부모님 정도였다.) 주현이는 내 초등학교때부터의 불알친구였다. 그런데도 
다혜누나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분위기가 이렇게 썰렁해 지는 것은, 비 내리던 그날 밤, 형광등아래 
펼쳐졌던 광경때문일 것이다. 그 이후에 어떠한 일들, 어떠한 모습들이 기억위에 덧칠되었다 해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그 때의 그 충격적인 광경을.
다혜누나가, 어찌됐든간에 본인이 원치 않는 상황에서, 뜻밖에 주현이한테 온몸의 치부를 유린당
하고, 아랫도리에 원치 않던 녀석의 씨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게 어느정도 내 탓이었다. 내가 
끝내 자제하지 못하고 누나와 몸을 섞었기 때문이고, 다혜누나가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상황에
서 주현이한테 범해지는 것을 내가 방치했기 때문이었다. 
주현이의 실수는, 말그대로 "운명의 장난"이라 할 수 있다 해도, 그걸 막지 못한 내 죄책감은 결
코 지워질 수 없는 것이었다. 
그렇게, 반년전의 그 여름 밤을 상기하며 멍하게 서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주현이녀석이 가르쳐 
준 다혜누나의 연락처 메모에 눈이 갔다.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주현이녀석은 어째서 누나의 연락처를 알고 있는 걸까, 내가 몰랐던? 그 
여름의 여행 이후에도 그들은 종종 둘이서 만나고 있다는 걸까? 내가 군대에 간 사이 서로간에...... 
외로움을 달래고 있었다는 걸까?
가슴속에 무럭무럭 피어오르려 하는 먹구름을 다잡고, 그것을 밀어내듯 하나하나 힘주어 공중전
화 다이얼을 눌렀다. 그리고, 기다렸다.
누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야..." 라 입을 떼는 내 목이 메였다. 고생스러웠던 그간의 군 생활이 
주마등처럼 되살아나서, 나는 하마터면 눈물을 그렁거릴뻔 했다.
"잘.... 있었지?"
조용히 웃는 그녀의 얼굴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나는 목이 메이고 가슴도 뛰어서 하고
픈 말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다. 그저 내일 낮에 모처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잡는 데 겨우 성공했을 
뿐이었다. 
"응... 아, 근데 정호야."
"응?"
"내일.... 주현이도 같이 만나도 되겠니?"
여기서 다시 그 녀석의 이름이 나오다니! 나는 애써 몰아냈던 질투의 먹구름이 다시 치밀어 오르
는 것을 느끼며, 아까와는 또다른 맥락으로 목이 메여왔다. 그 다음 말을 잇기가 무척 힘들었다.
"왜... 그랬으면 좋겠어?"
"응.... 아니, 그게 말야...."
그녀가 잠시 주저했다. 내 안의 시커먼 것이 점차 내 가슴을 온통 잠식해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
다.
그녀가 말을 이었다.
"실은 정호야, 너 가고 난 후에, 주현이가 몇번씩 전화 걸어서 한번 봤으면 좋겠다고 했었거든? 
뭔가 힘든 일이 있는 것 같았어... 그런데 내가, 계속 그러지 말자고 그랬거든. 나중에, 정호 휴가나
오면 같이 얼굴 보자고, 셋이 함께 보자고......"
내 마음속에서, 무언가 지피는 것이 있었다.
"우린, 셋이서 하나잖니? 그러기로 했었잖니?"
먹구름 사이로 무언가 한줄기 내비쳐 오는 것 같았다. 그래...... 그랬었다.
질투도 소유욕도 독점에의 집착도 완전히 몰아낼 수는 없었지만, 그 여름 울릉도의 그 자그만 여
관에서, 우리는 서로를 꽉 껴안은 채 그렇게 하기로 서로 약속을 했던 거였다. 


그날 밤, 그러니까 다혜누나와 나와의, 그리고 주현이와 누나와의 "그 일"이 있었던 때 말이다. 
울릉도에는 비가 많이 왔다. 파주, 철원이 거의 물에 잠겨버리다시피 한, 98년 여름의 장마가 바로 
그때 일이었다. 티브이에서는 수도권의 장마 상황, 피해 보고를 쉴새없이 속보라며 틀어주고 있었
다. 
울릉도는, 근해의 파랑이 3미터를 넘어서면 배가 다니지 못한다. 그럴 땐 관광객이든 섬 주민이든
간에 섬 바깥으로 한발작도 나가지 못한 채 날씨가 풀리기만을 그저 기다려야 한다.
세사람 모두한테 전혀, 너무나도 뜻밖이었던 "그 일"이 일어난 바로 그 시점에서, 울릉도는 당시 
전국에 몰아친 태풍으로 인해 모든 배편이 발 묶여 버렸다. 다시 말해, 우리는 뜻밖에 서로가 너무
나도 서먹해질 수 밖에 없던 바로 그 타이밍에 맞춰, 그 좁은 공간에 그대로 갇혀 버린 것이었다.

"모든 게 제 잘못이에요, 누나!"
주현이가 우리 앞에 무릎을 꿇었다. 무릎이 땅바닥에 부딪치는 소리가 쿵, 하고 울릴 지경이었다.
"난... 정말로 몰랐어요. 정호하고 다혜누나하고 그런 관계라는 건... 난 그저, 누나가 내가...... 그렇
게 해 주는 걸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녀석은 완전히 풀이 죽어 있었고, 거의 울먹이고 있었다.
"아니... 아니야. 주현아, 내 잘못이야."
다혜누나의 목소리또한 목이 메여 있었다.
"그리고 정호한테도... 내가, 너희들이 얼마나 성적으로 왕성할 때인지를 미처 깨닫지 못했어. 내
가 잘못했어. 내가 너희들을.... 상처주고 말았구나. 정말 미안해.
그렇게 너희들한테... 성은 서로를 이해하고, 상처주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 말해 놓고선......"
하고는 복받치는 감정에 그만 고개를 돌려 버렸다. 
나도 울고만 싶었다.

정상적인 수순이라면, 그렇게 우리는 그대로 헤어져 집으로 돌아가, 가급적인 한 서로를 다시 보
지 않으면서, 그렇게 서로 안에 상처를 키워가거나 혹은 묻어가면서 지내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그 귀가가 불가능했다. 어디 서로를 피해 가 있을만한 곳도 없었다. 비는 계속 내렸고, 배
는 언제가 되어야 다시 뜰 수 있을지 아무도 몰랐다. 
셋이서 민박집 방안에, 그저 멍안히 누워 있는 것 밖에는 달리 할 일이 없었다. 나가 돌아다닐려
고 해도, 비가 오고 있었을 뿐 아니라 그럴 기분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어두침침한 방안
에서 아침도 점심도 거른 채 그냥 말없이 누워 있었던 것이다. 서로간에 할 말도, 할 일도 아무것
도 없었다. 켜 놓은 티브이만이 전국 각지의 장마 피해를 되풀이해서 보여주고 있을 뿐이었다. 정
말로 가슴시리도록 우울하고, 또 우울한 날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땠을는지 몰라도, 나는 그 때, 정말로 진지하게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했었다.
그러고 있다가, 문득 다혜누나가 조용히 일어나 말없이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우리는 특별히 
무어라 하지도 관심을 두지도 않고 그냥 내버려 두었다. 한없는 우울의 무게가 다시금 우리를 덮
쳐눌렀다. 
그런데, 그렇게 밖으로 나간 다혜누나는 몇시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날이 점차 완전히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자, 우리는 그제서야 몹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문득 나는, 조금 아까 내
가 "죽음"에 대해 깊이깊이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누나도, 혹시.........
일단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나는 더 이상 그대로 누워있을 수가 없었다. 내가 벌떡 일어나 앉
아서 주현이를 바라보자, 주현이역시 심각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주현이역시 나와 같은 생
각을 하고 있었다는 걸 나는 눈빛으로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벌떡 일어나, 누나를 찾으러 나갈 태세를 갖췄다. 무언가 절박한 
것이 두사람 모두를 사로잡고 있었다. 그래서 급한 발걸음으로 현관으로 마악 뛰어나가려던 참이
었는데,
"......!"
우리의 손길이 닿기 전에 현관문이 먼저 열렸다. 그리고 만면에 화색을 띈 다혜누나가, 거의 우리
를 밀치다시피 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다혜누나는, 나갈 때와는 딴판으로 환히 웃고 있었다. 우리
는 다시금 머-엉 해져가지고, 다혜누나의 얼굴을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니들~ 여태 불도 안켜놓고!"
방안에 불이 환해졌다. 다혜누나는 바깥에서 비를 맞은 듯 온통 젖어 있었는데, 바알개진 얼굴에 
이상한 열기로 몸에서 김이 모락모락 베어나올 지경이었다. 누나가 손에 든 것을 우리한테 내밀었
다.
"니들 여태 아무것도 안먹었지? 자, 밖에서 카드로 돈 뽑는 김에 사 온 거야. 배가 끊기면 재료도 
안들어온다고 뭐 별 게 없긴 했지만,"
치킨, 햄버거, 콜라.... 뭐 이런 것들이었다. 우리는 갑자기 극심한 허기를 느꼈다. 언제 시체마냥 
누워있었냐 싶게 게걸스레 먹을 것을 씹어 삼키는 우리를 보고 누나는 빙긋 웃었다.
그리고선 누나는 젖은 옷을 벗어던졌다. 그리고는 몸에 착 늘러붙은 속옷 차림이 되어, 어제와 똑
같이 속살의 윤곽을 고대로 드러내 보이고는, 멍안히 그 광경을 쳐다보고 있는 우리를 향해 보란 
듯이 혀를 빼죽 내밀고는, 욕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배가 불러오자 기운이 솟았고, 기운이 솟자, 왠지 여태까지의 모든 우울, 고민이 죄다 바보같게만 
생각되었다.
그리고 거짓말같이, 가운뎃 다리에 불끈,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주현이와 나는 또다시 욕실 창에 난 틈새로 다혜누나가 목욕하는 것을 엿보았고, 다혜누나는 예
상하고 있었다는 듯 이번엔 욕실 문을 확짝 열어젖히고 우리한테 냅다 물을 뿌려대었다.
우리는 맥주잔을 기울이며 깔깔댔고, 거리낌없이 음담패설도 했다. 주현이는 자기 옛날 여자친구
와의 첫경험에서 "5초안에 끝나버린 일"을 털어놓으며 우리를 웃겼다. 다혜누나는, 고등학교때 있
었다는 자신의 첫경험 이야기를 너무나도 외설스럽게 털어놔서 우리를 놀라게 했다.
우리는 옷벗기 고스톱도 또 쳤다. 이번에도 결국 다혜누나가 최후의 승자로 남았지만, 그래도 이
번에는 우리의 자력으로(?) 다혜누나의 가슴사리개를 치우는 데까지는 성공을 했다. 주현이녀석이 
이번에는, 지가 피박을 쓰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팬티를 까내렸는데, 녀석의 꼬추는 처음 우리
앞에 나타났을 때는 분명 축 늘어진 채 포경안에 싸여 있었건만, 우리가 응시하자 어느덧 불끈불
끈 고개를 치켜드는 것이었다. 귀두가 움찔움찔거리면서 표피를 밀어내고 고개를 디미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서, 우리는 또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즐겁게 웃으면서도 우리는 알고 있었다. 우리의 관계는 세상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고, 따라서 영원하기 힘들다는 것을...... 더구나 다혜누나는 내 사촌누이였다. 우리가 이 순
간 아무리 즐겁다고 해도, 엄연히 존재하는 그러한 사실들은, 또 그것들대로 여전히 남아있게 마련이
다. 그러나 반면에, 아무리 그렇게 구구한 현실적인 문제가 가로놓여 있다고 해도, 지금 우리가 이
렇게 스스로 즐거워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누나가 말했다.
"아까 낮에, 갑자기 너무너무 허무해 져서 비를 막 맞으면서 바깥 바닷쪽 절벽에 서 있었어. 어쩌
면 그 때, 그냥 밑으로 뛰어내려 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 있었던 것 같애.
그런데 그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거야. '뭐야! 오늘이 벌써 8월 *일이잖아! 어머나, 정호 입
대날까지, 인제 채 열흘도 안남은 거네????'
그 생각이 들자마자 그렇게 궁상맞게 비맞고 서 있는 시간들이, 너무너무 아깝게 생각되는 거 
있지? 그래서 동네로 돌아왔어. 그것도 막 뛰어서! 숨이 차고 몸이 막 화끈화끈 그러더라? 그리고
는 곧장 식당에 가서 산채비빔밥을 시켜서는 깨끗이 비워버렸지. 여긴 산나물이 또 별미거든? 나
도 모를 힘이 막 솟드라. 그리고.... 너희들을 막 껴안아주고 싶어졌어."
누나는 또 이런 말도 했다.
"너희들 둘다를 나는 너무 사랑해. 언제까지나 이렇게 함께 있었으면 좋겠어."

술자리를 정리하고, 주현이와 내가 욕실에서, 오늘의 우울증까지를 말끔하게 씻은 그대로 나오자, 
다혜누나는 이부자리를 펴놓은 위에, 발가벗고 서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누나의 알몸, 특히 허벅지 사이 보일락말락, 소다스럽게 우거진 누나
의 수풀이 더없이 아름다웠다. 누나는, 나란히 서 있는 우리의 남근이 또한 똑같이 나란히, 북극점
을 가리키듯 꽂꽂이 곧추 서 있는 것을 보고 꺄르르 웃었다.
다혜누나가 우리 둘 모두를 안았다. 우리는 사이좋게, 누나의 유방을 한쪽씩 차지하고 어루만졌
다.
누나가 양 손에 우리의 음경을 쥐고 어루만져 주었다. 우리가 신음을 발하며 즐거워하자, 누나는 
곧장 자세를 낮추더니 우리 사이에서, 그러니까 무릎을 꿇은 채 우리의 남근을 하나씩 쪽쪽 빨아 
주는 것이었다. 
"......이래도, 괜찮아요?"
다혜누나의 입술이 마악 주현이의 귀두에 닿으려 할 때, 주현이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다혜누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볼성사납게 튀어나온 주현이의 거북이대가리에 입을 맞
추고, 그 줄기를 혀로 ㅎ았을 뿐이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주현이는 깊은 곳으로 새어나오는 뜨거운 숨결로 화답했다. 누나
가 말한 성에 있어서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떤 건지 이젠 좀 알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자세같다... 생각이 든 순간, 다혜누나는 쪽 소리를 내며 주현이의 
성기에서 입을 떼더니,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불평하는 것이었다.
"에이, 어디서 줏어본대로 해볼려 그랬더니... 역시 프로들은 다른가봐. 에이... 안되겠다. 얘들아~ 
누워바라~!"

큰대자로 "나잡아잡수" 자세로 누워버린 주현이, 고 다리사이에 엎드려서 녀석의 음경을 정성스
레 입으로 애무해 주는 다혜누나, 그리고 고 뒤에서 다혜누나의 비부를 열심히 탐험해 가는 나,
다혜누나의 아랫입에는 물이 가득 차 내 손을 적셨고, 주현이는 신음소리와 함께 폭발하여 누나
의 입안에 제 것을 잔뜩 분출해 놓았다. 다혜누나가 그것을 그대로 꼴깍 삼키자, 주현이 녀석은 놀
라 물었다. "......맛있어요?"
누나가 대답했다.
"글세... 쫌 이따가 정호꺼도 함 맛봐 보고, 비교 검토 후에 알려줄게."
내가 다혜누나의 위에서 무아지경에 빠진 채 피스톤운동을 했다. 다혜누나가 달떠서 정신없이 내 
이름을 외치는 걸 듣자, 나는 이대로 죽어도 좋다고 생각될만치 기분이 좋았다. 그러는 동안 주현
이는 누나의 어깨를 끌어안고 젖가슴을 주무르며, 마치 제가 뿌려놓은 걸 거두워 가기라도 하겠다
는 듯 열심으로 누나한테 입맞추고 있었고,
처음에는 어린아이 응석을 받아주듯 포근하게 우리의 욕정을 받아주던 다혜누나도, 행위가 거듭
될수록 점차 정신없이 달아올라갔고, 큰 소리를 내 가며 우리한테 매달려 왔다.
누나 엉덩이 아래에 허리베게까지 해 놓은 채로 열심히 허리를 흔들어 대던 주현이가 끄응하는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두번째의 사정을 하고, 그 위에서 누나 입안에 내 것을 담가놓고 있던 
내가 더 견디지 못하고 주현이를 밀쳐내다시피, 주현이의 것으로 미끌거리는 그 곳에 개 것을 쑤
욱 밀어넣었을 때는, 누나역시 무아지경으로, 내 등짝에 황홀한 손톱자욱을 남겨 놓았다.
주현이는 두번 사정으로 대충 쫑이었고, 누나역시 서너번의 삽입으로 이젠 충분하다고 나가떨어
졌지만, 내것은 두번 분출로는 어림도 없다는 듯 죽을 줄 몰라 했다.
그래서 세번째 분출은 누나의 입에 하게 됐다. 세번째라서인지 좀처럼 끝나지를 않아서, 그래서 
피로한 누나가 힘들까봐 그만 됐다고 하기도 했지만, 누나는 막무가내로 결국 내 것을 입안에 받
고야 말았다. 나는 그 사정의 쾌감보다도, 끝까지 정성스레 나를 품어주고, 내가 뿌려댄 것까지 주
저없이 꿀꺽 삼켜주는 누나의 마음에 가슴이 시리도록 감동을 했다.
"누나, 인제 둘 다 맛봤죠? 어때요, 비교 검토 결과는?"
셋 다 기진해서 누운 채 숨을 고르는데, 주현이녀석이 이런 익살로 우리를 웃겼다.


휴가 둘쨋날, 사복으로 말끔히 갈아입은 나는, 작년 여름에 셋이서 나누었던 그 느낌을 곰씹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다혜누나와의 약속장소를 향했다.
둘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어쩌면 내가 없는 사이, 여러가지 
상황이 이미, 더 이상 우리를 그 전처럼 함께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나는 반년여 군 생활의 고통을 정말로 겨우겨우 이겨내었고, 두사람역시, 그간 그들을 둘러싼 현
실에 나름대로 열심히 싸워 왔겠지만, 우리 관계의 여러가지 난제들은, 사실 그 새 하나도 변한 게 
없다.
하지만 뭐~ 나는 그렇게 셋이서 하나가 된 이후에도 태풍에 이틀을 더 묶여 있으면서 겪었던 여
러가지 일들을 떠올렸다.
울릉도 구경은 그걸로 끝이었다. 우리한텐 울릉도보다 더 탐구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던 것이다. 
굳이 서로의 몸을 탐하지 않더라도, 셋이서 서로 욕탕에서 등을 밀어줘도 좋았고, 둘이 나란히 - 
각기 누나의 젖가슴 하나씩을 차지하고선 - 누나의 팔을 베고 잠드는 것도 좋았다. 누나 안으로 
내가 들어오고 다시 그 안으로 주현이가 들어오고... 우리가 모두 한 데 섞이고... 둘이서 동시에 누
나의 몸속에서 폭발했을 때의 그 쾌감......
우리는 정말로 셋이서 하나였던 것이다. 
그 추억만으로도 충분하지 아니한가.

약속장소에 이미 두사람이 나와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 게 멀찌감치 눈에 띄였다.
'놀다가 갈 데 없으면 내 자취방에 가서 놀지 뭐~' 설레이는 가슴은, 문득 어제 통화에서 다혜누
나가 지나치듯 던진 한마디를 떠올리면서, 나도 모르게 다시금 내 가운데가 묵직하게 고개를 치켜
들어 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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