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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물(선생/선후배/여대생)
2017.06.19 10:44

고교 3년생의 사랑 2부

조회 수 8913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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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5

"네놈! 잘도 그따위로 지껄였겠다!! 뒷감당은 생각해 놨겠지!?"

순간 열받은 검은 셔츠의 청년이 민형을 향해 주먹을 날렸고 그 주먹에 가

격당한 민형은 주위에 의자들과 함께 땅바닥으로 나동그라졌다.

"꺄악 민형씨!"

유지영 선생님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지고 민형은 꿈틀거리며 자리에서 일

어나 한손으로 입술을 훔쳤다.

'피.....'

순간 손등에 묻어나온 피를 목격한 민형의 두눈이 번쩍였다.

"어디 또 까불어 보시지...."

비아냥 거리는 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형씨 괜찮아요?"

유지영 선생님이 황급히 무릅을 꿇고 손수건을 꺼내어 민형의 입술에 흐르

는 피를 닦아 주었다. 그때 민형이 그런 유지영 선생님을 밀쳐내며 자리에

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검은 셔츠의 불량배는 일어서는 민형을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덤벼볼테냐.......?"

"너 -------------!!!!!"

순간 민형이 큰소리로 외치며 매고 있던 책가방을 놈에게 집어 던졌다. 그

가 주춤하며 뒤로 물러나는 사이에 어느새 놈이 가슴안으로 파고든 민형의

무릅차기가 놈의 사타구니를 후려쳤다.

"우와악~!"

비명을 지르는 검은 셔츠의 사나이가 양다리를 움켜잡으며 몸을 웅크리자

민형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먹을 움켜쥐고 수그리는 놈의 턱을 그대로

맞받아쳤다.

"커억--------!!"

"민형씨!?"

거구의 몸집이 그대로 나동그라지고 성이차지 않은 민형은 그대로 나동그

라진 놈을 뒤  아가 구두발로 녀석의 얼굴을 내리 밟았다.

"우!! 우아!!"

비명소리가 들려오고 오락실 주인과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피 범벅이된

사나이가 두손으로 얼굴을 움켜잡은체 괴로운 듯이 신음했고 흥분한체 씩

씩 거리는 민형을 유지영 선생님이 잡아 끌었다.

"빨리 나가요!"

"헉헉..."

"어서요!"

숨을 몰아쉬는 민형의 팔목을 붙잡고 유지영 선생님은 급하게 오락실을 빠

져 나왔다. 민형은 유전히 헉헉 거리는 숨을 몰아쉬면서 어떨떨한 기분

으로 그런 유지영 선생님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 . . . .  .  .  .  .  

"하아...하아...."

골목 모퉁이를 돌아 학원 근처까지 뛰어온 두사람은 숨을 몰아쉬며 몸을

웅크렸다. 정신을 차린 민형이 옆에서 헉헉 거리며 긴머리를 쓸어올리는

유지영 선생님에게 입을 열었다.

"하아..선생님 잘 뛰시네요 그 높은 하이힐을 신고서...."

그러자 유지영 선생은 그런 민형에게 활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요 하하! 나 꽤 잘뛰는 편이죠"

즐거운듯이 웃으며 대답하는 유지영 선생님을 바라보며 민형은 자기도

모르게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싸움을 잘하시던데요? 운동했어요?"

한순간 이렇게 묻는 유지영 선생님의 말을들은 민형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

라졌다. 

"아....."

민형은 한순간 망설이며 말을 꺼내지 못했다. 불과 몇시간 전만 같았어도

난 깡패에다 불량배니까 상관하지 말아! 라고 외쳤을 것이다. 그러나 왠

지 지금에 와서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아..예 태권도를 조금..."

"와아..태권도 ..멋진 운동이죠"

두손을 앞으로 모으며 눈을 빛내는 유지영 선생님을 바라보며 민형은 멋적

은 쓴웃음과 함께 머리를 긁적 거렸다.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차

마 싸움경력 18년의 불량학생이라고 대답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사실 

민형은 태권도에 '태'자에 접근해 본적이 없는 문외한이었다.

"강한 남자는 멋지지요. 민형씨도 멋져요"

"아...네?"

한순간 이렇게 말하며 민형을 쳐다보는 유지영 선생님을 바라보며 민형은

갈팡질팡한 기분에 얼굴이 빨개졌다. 무슨 일일까 ..그런 선생님의 눈을

바라본 순간 온몸이 달아오르고 가슴이 터질듯이 북받쳐 오르기 시작했

다.

'강한 남자가 멋져요..'

자신이 선생님에게 멋지게 보이던 말든 상관없지만 지금 민형은 분명히 선

생님의 대사에 반응하고 있었다.

"나...내가 멋있다고요?"

"그래요 민형씨, 오늘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요..그나저나 학원시간 다 

 됐네요. 어머 늦었잖아? 빨리 올라가요!"

순간 손목 시계를 슬쩍 쳐다본 유지영 선생님이 놀란 듯이 펄쩍뛰며 황급

히 학원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앗..잠시만요...!"

민형도 그런 선생님의 뒤를 따라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그날 저녁 민형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민형씨도 멋져요...'

그 한마디가 잠자리에서 내내 민형의 머리를 맴돌고 있는 것이다. 웃음짓

는 선생님의 얼굴과 환한 표정이 떠올랐다. 민형은 머리를 베게 속으로 파

묻으며 두눈을 질끈 감았다.

'뭐야..그런 이상한 여자따위....'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도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유지영 선생님의 얼굴..

긴머리의 하얀 피부 항상 웃고 있는 귀여운 얼굴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꽤 미인이야....후훗.....'

첫 인상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이유로 억한 심정을 품고 있던 민형은 지금

에 와서야 선생님의 좋은 점을 하나하나 끄집어 내기 시작했다.

'친절하고..순진한데가..또 귀엽잖아..게임도 잘하고..달리기도 잘하지..

 ...게다가 정말 예쁘구나..'

바보 같은 푼수에 항상 헤헤 거리고 애들처럼 시끄럽게 떠들어 댄다고만 

생각해왔던 유지영 선생님의 이미지가 한순간 뒤 바뀌고 성현은 침대위에

서 혼자 킥킥 거렸다.

'나를 멋지다고 말했어...후후...'

그 한마디가 민형에게는 그렇게도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또 그것은 어

느 정도의 자신감으로 자리잡아 갔다.

-------------------------------------------------------------------

유지영 선생님..그녀는 민형에게 매우 친절히 대해주었다. 물론 그녀는 다

른 학원 선들에게도 친절했으며 상냥했다. 다만 민형과의 개인적인 해프닝

때문이었는지 학원 생중에서 가장 어린 민형을 매우 아껴주는듯 했다.

언제 부터인가 두사람은 항상 같은 시간에 학원 앞 골목에서 만나 같이 

들어오게 되었다. 그것은 특별히 이렇다할 약속을 한것은 아니었지만 자연

스러운 만남이 되었다. 가끔 유지영 선생님이 일찍 와 있을때가 있기는 하

지만 민형은 언제나 학원에 들어가기전 1~2분간은 주위를 돌아보며 선생님

이 계시지 않을까 살피기도 했다. 그날은 운이 나쁘게도 선생님이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머리를 긁적거리며 학원 계단을 오르는 민형은 문을 열고

3층에 위한 자신의 교실을 찾아갔다.

".......?"

그리고 민형은 대기실 쇼파앞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두사람의 모습을

볼수 있었다. 유지영 선생님과...같은 크래스의 김정연씨. 나이는  24살

로서 민형보다 5살이 많았다. 물끄러미 대기실 유리밖에서 두사람을 바라

던 민형을 알아챈 유지영 선생님이 얼른 그에게 아는채를 했다. 민형은

한순간 무엇인가 안심이 되는 듯한 감정을 느꼈다.

"어머..민형씨..오늘은 좀 늦었네요...? 아까 학원 밖에서 살펴봤는데..

 혹시 민형씨가 오지 않을까 해서...."

이렇게 말하는 선생님의 눈빛은 저 남자한테서 나를 좀 데려가 줘요..이

런 소리로 들려왔다. 한순간 민형은 기운찬 얼굴로 대꾸했다.

"아 그러세요 선생님? 저도 좀 둘러봤는데 안 계시더군요. 내일은 만나도

 록 하죠."

민형은 이렇게 말하면서 의도적으로 하하하 웃었다. 그때 그런 두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김정연씨가 들고있던 커피를 훌쩍 마셔버린후 자

리에서 일어나 민형과 유지영 선생님의 사이에 끼어들었다. 

"선생님. 아직 제 물음에 답해 주시지 않으셨잖아요."

"아..네 김정연씨...하지만 모두에게 알려서 함께 가죠..6명뿐이니까.."

그녀는 민형이 아닌 다름 사람에게는 꼭 성을 붙혀 부르곤 했다. 

그때 뭔가 망설이는 듯한 선생님의 심정을 눈치챈 민형이 재빨리 물었

다.

"무슨 얘기예요 선생님?"

그러자 선생님은 얼른 민형을 돌아보며 살았다는 듯이 설명하기 시작했

다.

"아 민형씨. 사실은 김정연씨 아버님이 학원 앞에 건물에 도장을 개업하셨

 데요.. 오늘 개업식인데 함꼐 가자고 해서요. 이따가 모두 함께가요

 괜찮지요?"

"아..물론 선생님이 가신다면 저도 따라 가야지요"

민형이 하하하 웃으며 대답했고 유지영 선생님은 고개를 돌려 김정연을

바라보며 물었다.

"다 함께 가도 좋지요 김정연씨?"

그말에 김정연은 웃으며 대답했으나 민형은 느낄수 있었다. 녀석이 얼마

나 속이 타들어가고 있는지를..

"그럼요 선생님. 개업식은 사람이 많을수록 좋은 것이니까요. 이따 모두에

 게 알려서 갈수 있는 사람은 함께 가도록 하지요."

그러자 선생님은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이 얼른 민형의 팔을 붙잡으며 물었

다.

"같이갈꺼죠?"

"네."

민형은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은 분명 개업식에 초대를 받고 

있었을 것이다. 그것도 개인적으로 대기실에 불러 얘기할 정도면 김정연 

저자식 애초에 우리를 데려갈 생각 따위는 없었던 거야. 민형은 은근히 부

아가 치밀고 한편으로는 그런 김정연의 유혹을 자신을 거쳐 아무렇지도 않

게 넘겨버린 유지영 선생님에게 흐믓함을 느꼈다. 이런 일이라면 얼마든지 

그녀의 발판이 되어 줄수 있는 민형이었다.

'너도 유지영 선생님을 좋아하나 본데.....자식....'

민형은 원망스러운 듯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김정연에게 슬쩍 미소지으

며 선생님과 함께 교실로 들어갔다. 

"김정연씨의 아버님은 태권도 사범이시래요. "

"아..그래요.....네!?"

한순간 그런 유지영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민형은 가슴이 철렁했다. 뭔지

..잘못한 일은 없지만...'태권도'라..불길한 예감이 드는것은 왜일까..

'이거..기분이 좋지 않은데....'

그리고 민형은 뛰따라오는 김정연의 싸늘한 시선을 미쳐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PART-6

학원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김정연씨의 도장은 꽤 커다란 규모

에 깨끗한 시설을 자랑하고 있었다. 샤워실과 핼스기기 게다가 동네 구석

구석에 많이도 자리 잡고 있는 태권도 학원 따위와는 차원이 틀린 높은 학

원비를 자랑하고 있었다. 아니..정확히 말하자면 이것은 김정연씨의 아버

지의 도장이지만..

"한국 태권도 연맹에 정식으로 등록된 곳입니다. 한국에서도 지금으로서

 는 3곳 뿐이지요.."

잘났다..내세우고 싶어서 근질근질 한 모양인데..선생님에게 잘보이려고

하는 건 민형에게는 왠지 불쾌한 심정을 느끼게 하는 요소가 되었다.

"어서오세요. 유지영 선생님 이시죠?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오늘 이자리

 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좋은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인사를 걸어오는 김정연 씨의 아버지 김권한 사범은 아들과는 다르

게 꽤 과묵한 표정의 믿음이 가는 타잎이었다. 유지영 선생님은 그런 김사

범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를 대신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 선생님.."

"하하 감사는요..정연이 녀석이 하도 선생님 얘기를 많이 하길래 어떤 분

 이신지 한번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뵈고 나니 녀석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것도 같군요."

순간 긴정연씨의 얼굴이 빨개지고 유지영 선생님도 얼굴을 붉혔다. 

제길..

"정말 크군요..이런 도장은 본적이 없어요"

민형은 그들의 화제를 다른곳으로 돌리기 위해 이렇게 말을 거내며 유지영

선생님에게 다가갔다.

"같은 학원생인 정민형입니다. 안녕하세요"

애써 예의 바른척하며 고개를 숙이는 민형에게 김사범은 빙긋이 웃어 주었

다.

"잘 부탁해요 이런일을 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재미없지는 않을테니..

 하하"

호탕하게 웃는 김사범을 바라보던 민형은 자기도 모르게 유쾌한 기분이 들

어 가만히 미소지었다.

"민형씨도 태권도를 했어요 김 선생님. 전 태권도가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멋진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윽..아뿔사..이런 싱글벙글 웃으며 자신을 지켜주는 유지영 선생님을 바라

보며 민형은 한순간 식은 땀을 흘렸다.역시 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길것

같았다니까..아니나 다를까 유지영 선생님의 말을 들은 김 사범님의 시선

이 민형을 향했다.

"그래..? 태권도를 했다고..? 얼마나 했지요?"

"아..그저 어렸을때 조금...대단한 실력은 못됩니다."

그때 쩔쩔매며 쓴웃음 짓는 민형을 막아서며 유지영 선생님이 쑥 앞으로

나서 김사범에게 입을 열었다.

"불량배를 눈깜짝 할사이에 때려 눕힐 정도로 민형씨는 강하다구요."

"아..실전응용 까지?"

감탄하며 맞장구 치는 김사범을 바라보며 민형은 어쩔줄 몰랐다. 뭐가 태

권도냐..도장 근처에는 가본적도 없단 말이다..민형은 점점 곤란해 지기 

시작했다. 그때 그들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만 있던 김정연이 민형의 앞으

로 뚜벅뚜벅 걸어와 의미심장한 미소를 남기며 말을 건넸다.

"민형씨 태권도를 했을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공인 2단입니다. 사실 그

 다지 잘하는 편은 되지 못하지만 언젠가 겨루기라도 한판 나누어 보도록

 하지요."

"아..네 하지만 전 그 정도의 실력은..."

사양하는 민형에게 유지영 선생님이 무슨 소리냐듯 듯이 다그쳐 물었다.

"아아~겸손 겸손! 민형씨 너무 빼지 말아요. 나는 잘 모르지만 태권도는 

 건전한 스포츠 라고 들었어요 그렇지요 김 선생님?"

그녀의 물음에 김사범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 태권도가 어떤건지 보고 싶어요. 저번에는 당황해서 제대로 보지 못했

 다구요. 민형씨 당신의 태권도를 나에게 보여 주실수 있으세요? 마침 이

 곳은 도장이니까요"

"오오..그거 좋은 생각이군. 시범 경기로 대련을 실시하는 것은 나쁘지 않

 은 생각이군요. 실전도를 보여주실수 있으시겠습니까 민형군?"

아아..젠장. 역시 이런거였어. 오는 것이 아니었는데. 민형은 당황하여 안

절부절 못하고 그런 민형의 표정을 차분히 관찰하고 있던 김정연이 앞으로 

나서며 민형에에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부족한 제가 상대가 되어 드려도 좋을지요. 가벼운 대련 정도로

 생각하시고 폼만 잡아주면 됩니다."

이렇게 말하며 자신에게 찡긋 윙크를 하는 김정연을 바라보며 민형은 속으

로  터무니 없는 김정연의 의도에 반박했다.

'이거 걸려버렸어.....'

민형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기대감의 부푼 유지영 선생과 김 사범의 앞

에서 차가운 미소를 흘리는 김정연의 모습이 있었다.

'본때를 보여주지....'

결코 폼만으로 끝내지 않으려는 김정연의 두 눈이 살기로 번뜩였다.

.................................................. . . . . . . . .

어느새 도장에 모인 사람들은 재미있는 구경꺼리 라도 만난듯 저마다 손

에음식 과 음료수를 들고 둘러 서기 시작했고 그 중앙에는 도복으로 갈아

입은 민형과 김정연이 마주 서있었다. 김사범은 둘의 심판을 보기위해 그

들의 사이를 막아서며 손님들에게 외쳤다.

"개업식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차린것은 없지만 함께해 주신 여러

 분께 감사드리며 김정연 부사범과 게스트로 초대된 정민형군의 태권도 시

 범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김사범의 설명이 끝나자 마자 사람들은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부원들은 정

숙한 자세로 주위에 삥 둘러 앉았다.

"민형씨 잘해요~!"

유지영 선생님의 응원이 들려왔고 민형은 머리속이 텅 빈것처럼 묵묵히 자

리에 서있을 뿐이었다. 폼 이라니..태권도는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국민

학교 체육 시간에 배웠던 태극 1장도 잊어버린지 오래인데..하물며 부사범

이라는 저 얄미운 김정연놈에게 상대할 실력이 될지 막막했다.

"자 그럼 준비 되셨으면 갑니다."

"예...예?!"

한순간 고개를 든 민형의 눈앞에서 김정연의 날카로운 올려차기가 날아들

었다.

'..이..이걸!?'

기습 ...비겁한놈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그러나 이런일 따위 민형이 몸

담고 있는 주먹세계에서는 허다한일, 민형은 재빨리 고개를 숙인체 김정

연에게 파고들어 그의 사타구니를 가격하려고 했다.

"......!!"

그러나 민형은 무방비 상태로 얻어맏고 말았다.

"크윽!"

복부를 가격당한 민형이 비명과 함께 자리에 쓰러지고 사람들의 놀란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제길...'

평소때 같았으며 벌서 상대방은 자리에 무릅을 꿇고 뒹굴고 있을텐데..

민형은 김정연의 공격을 받아들일수 밖에 없었다. 지금 자신의 폼은 태

권도의 폼이 아닌 그저 불량배의 싸움자세였던 것이다. 그런식으로 싸우다

가는 들통이 나고 말것이다. 유지영 선생님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들

키는 것은 민형에게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었던 것이다.

"아..좀 심했군요. 괜찮습니까?"

얄미운 김정연 자식...잘도 힘껏 후려 쳐겠다.

"아아..네 아직은.."

민형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며 구경석에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유지영 선생님을 쳐다보았다. 왠지 걱정스러운 듯

한 얼굴..민형은 안타까웠으나 어쩔수가 없었다.

"자 그럼 다시 갑니다"

"음..."

그리고 재빠른 김정연의 찌르기 민형은 엉성한 폼을세우면 간신히 그것을

막아 내었다. 순간 뒤따르는 김정연의 뒤돌쳐 차기

"으윽!?"

두손에 온힘을 가하여 막아내기는 했지만 충격이 대단했다. 비틀거리는 민

형을 바라보며 김정연은 가소롭다는 듯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역시 알겠어. 민형씨는 태권도를 해본적이 없지요. 그건 태권도의 자세가

 아니야.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내는 무식한 전법에다 맷집.."


 

'윽..저놈 눈치챘나..'

한순간 민형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너같은 놈에게 유지영 선생님이 관심을 같다니 믿을수가 없군."

뭐..뭐야 이자식!! 어따대고 반말이야! 한순간 태도가 돌변한 김정연을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며 민형은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민형을

비웃으며 김정연은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

"애초에 네놈이 마음에 안들었어. 나이도 어린주제에 선생님과 어울려 다

 니다니 주제 파악을 하시지..게다가 태권도라고? 넌 노란띠도 못딸거

 다!"

 

"이놈...이!!"

한순간 발끈한 민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사태를 파악하지 못한 사람

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김사범은 그런 두사람을 바라보며 침묵하고 있었

다.

"민형씨....."

순간 유지영 선생님의 조그마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당황한 민형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또한 짐짓 당혹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뒷골목 불량배 따위는 태권도를 상대할 자격이 없어!"

"김정연..너!"

민형이 큰소리로 분노한듯 외치고 유지영 선생님은 한순간 한손을 입으로

가져간체 믿을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불량배...? 민형씨가..?"

사람들이 갑자기 험학해진 분위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민망한듯 웅성거리는

가운데서 흥분한 민형과 의기양양한 긴정연의 언성높은 외침이 들려왔다.

"그래요 유지영 선생님. 이강 실업 고등학교! 정민형! 주위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없더구만! 이강의 보스 정민형군이라고 말이야! 잘도 그런 몸

 으로 유지영 선생님을 노리고 있었다니 뻔뻔스럽군..!"

 

 "난 유지영 선생님과 아무런 관계도 아니야!! 이 비겁한 자식!!"

 

 민형은 홧김에 이렇게 외치고 말았다. 

 

 "아...."

 

 한순간 자신이 한 소리를 실감한 민형은 떨리는 눈으로 고개를 돌렸다.

 거기엔 발기된 얼굴에 커다래진 두눈을 둥그랗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유지영 선생님의 얼굴이 있었다.

 

 "선생님...."

 

 그리고 민형은 모든것이 끝낫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그런 표정의 선

 생님을 바라보며 그나마 미확실 했던 그녀의 심정과 자신의 심정을 가늠

 할수가 있었다. 

 

 "난......"

 

 그리고 민형은 힘없이 그녀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그래..그녀가 자기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은 자기만의 착각이었는지도 모르는 일이었는데..

 자신이 심한 착각에 빠져 있었다는 것이 느껴졌다.

 

 '제길......'

 

 그리고 알수없는 원통함과 분노가 가슴속에서 부터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

 다. 참을수 없는 원통함....이것을...

 

 "김정연!! 너의 태권도를 깨부셔 주마!!"

 

 이것이 민형이 외칠수 있는 유일한 발언 이었다.

 

 "좋아 와라...어린녀석..."

 

 그리고 두사람의 자존심을 건 대련이 시작 되었다.

 

PART-7

"불량배에게 질 나라고 생각하나!!"

"그럼 불량배의 주먹을 받아보시지! 형식 싸움이나 배운 주제에!!"

"뭐!? 태권도가 형식 싸움이라고!?"

분노한 김정연이 민형에게 차기를 날려왔다. 대단한 빠르기에 놀란 민형이

급히 고개를 숙이고 뒤이어 따라 들어올 주먹공격에 대비하여 두손으로 안

면을 가렸다.

"우욱!!"

그리고 한순간 민형은 뒤통수에서 강력한 충격을 느끼고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휘청거렸다. 어떻게 된거지 도대체 뭘로 찬거야? 발은 빗나갔고

주먹은 아직 눈앞에 있는데.....!?

"왜 그래!? 슬슬 겁이라도 나냐!?"

"너 이놈!"

그리고 민형이 이를 악물고 돌진하여 김정연에게 자신의 오른손을 날렸

다. 김정연은 바람을 가르며 뻗어나오는 민형의 주먹에 놀라 팔목을 휘둘

러 그것을 튕겨내었다. 그리고 곧바로 김정연의 앞차기가 민형의 얼굴을

향해 날카롭게 뻗었다.

"웃?!"

민형의 앞머리가 휘날리고 간신히 고개를 젖혀 피한 민형이 정면으로 시

선을 돌릴 때였다.

"크악!!"

꺽어차기... 올려쳐졌던 김정연의 오른발은 그대로 수직으로 낙하하여

발꿈치로 민형의 어깨를 강타했다. 고통과 아픔에 이기지 못한 민형이 큰

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 무릅을 꿇었다. 엄청난 다리 놀림이다...

어디서 닥쳐올지 모르는 변칙 공격에 민형은 당황했다. 이놈은 고수다.

"민형씨..."

그런 민형을 숨을 죽이며 바라보고 있던 유지영은 아직 어린 민형이 김

정연에 발공격에 무릅을 꿇는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두눈을 질끈 감았

다. 김정연씨도 너무하군... 아직 고등학생에게 저렇게 심한 공격을 하

다니... 유지영 선생님의 맞잡은 두손에는 긴장과 초조함에 의한 식은 땀

이 흥건했다. 민형씨를 도와주고 싶다. 도와주고 싶어..하지만 자신에게

아무런 힘이 없다는 것을 그녀는 잘알고 있었다.

"민형씨...난...."

머뭇거리는 입술이 달싹거리고 입안에서만 맴돌던 한마디가 계속해서

그안을 맴돌았다.

"크으윽!!"

계속되는 김정연에 공격에 바닥으로 나동그라지는 민형의 모습이 보였다.

유지영 선생님의 가슴이 계속해서 쿵쾅 거리며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마지막이다!!"

".....!!"

순간... 유지영선생의 눈앞에서 김정연이 뛰어 올랐다. 뛰어차기 이단공

격, 내지른 오른발과 함께 회전에 의해 가속이 붙은 강력한 발기술이 그

대로 민형의 얼굴을 가격했다. 그것은 순식간에 일이었다. 민형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반대쪽으로 나가 떨어졌다.

"꺄아아악!"

그리고 그 광경을 목격한 유지영 선생님이 비명을 질렀다. 구경하던 사람

들은 모두 어리둥절하여 놀란듯이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김관장은 침착한

표정으로 나가 떨어지는 민형과 땅에 착지한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고 있

었다. 그때 그런 김장관에게 유지영 선생님이 달려들어 외쳤다.

"저건 싸움이예요! 대련이 아니라구요! 김관장님 말려주세요!"

"......"

그러나 김관장은 그런 유지영 선생님에 외침을 무시한체 지긋한 표정

으로 민형과 김정연의 대련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말려 주세요 김관장님!"

그리고 안타까운 유지영 선생님의 커다란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김관장

은 그제서야 고개를 돌려 유지영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말려도 좋겠습니까 유선생님... 저 아이는 일어나려고 하는군요."

"예?"

순간 김관장에 말에 놀란 유지영 선생님이 황급히 고개를 돌려 쓰러져 있

던 민형을 바라보았다. 그 입술이 터지고 부어오른 얼굴이 지영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러나 민형은 어느새 비틀 거리는 두다리를 간신히 유지하

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저 아이는 단순히 대련을 하고 있는게 아닙니다. 그렇다면 벌써 겁을 먹

고 꽁무니를 뺐겠지요. 제가 보기엔 저것은 두사람의 나이와는 상관없는

어떠한 오기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대단하군요.. 저 소년의 집념은..."

"아..."

그리고 지영은 비틀거리며 눈앞에 김정연을 쏘아보고 있는 민형의 부어오

른 두눈을 바라 보았다. 왜일까... 두사람 사이에 무슨 대화가 오고갔던

것일까. 순간 지영은 두손을 꼭 쥐었다.

"민형씨---!!"

그리고 그녀는 민형을 향해 큰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 소리를 듣

고 고개를 돌린 민형을 향해 유지영 선생님은 두손을 꽉 쥔체로 있는

힘을 다하여 큰소리로 외쳤다.

"나 불량배라도 상관없어요--------!"

순간 외침과 함께 떨고 있던 민형의 몸이 정지했다. 그런 민형을 바라보고

있던 김정연의 두눈이 커다랗게 변모하며 꿈틀거렸다.

'불량배라도......'

민형의 두눈이 서서히 뜨이기 시작했다.

'상관없다고...!?'

그것은 천사의 음성... 민형에게는 온몸의 원기를 붇돋아줄 스테미너제나

다름없는 엄청난 것이었다. 그리고 이를 가는 김정연에 눈앞에서 민형의

몸이 불타올랐다.

"제길...유지영 선생님 무슨 소리를 하고 계신거야...어?"

그리고 불쾌한듯이 지껄이던 김정연이 한순간 소스라치게 놀라며 입을 

다물었다. 싸늘한... 지금까지 와는 다른 너무나 차가운 표정의 민형이 

자신의 눈앞에 서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 두눈이 웃고 있었다.

"너 깡패랑 싸워본적 있냐 태권도..."

"뭐...뭐라고?"

한순간 조그맣게 묻는 민형에 목소리에 찔끔한 김정연이 과민반응하며 언

성을 높혔다.

"네 놈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모양이구나! 어디 따끔한 맛좀봐라!!"

말을 마친 김정연이 분노한 표정으로 눈앞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민

형을 향해 달려들었다.

"감히 어른을 놀려!?"

- 빠아악

그리고 둔탁한 소리와 함께 비가 튀었다. 놀라는 사람들과 지영의 눈앞에

서 달려들던 김정연이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반대쪽으로 나가떨어지는 것

이 보였다. 그리고 그앞에는 섬뜩한 표정의 민형이 날카로운 눈빛을 빛내

며 쓰러지는 김정연의 몸을 따라 이동하고 있었다. 민형의 이마가 김정연

의 발을 피해 그대로 그의 안면을 강타한 것이다.

"이노옴!!!"

그리고 피가 흐르는 안면을 한손으로 움켜쥐며 김정연이 민형을 향해 주

먹을 날렸다. 

-쿠욱

민형에 복부에 깊숙히 꽂힌 주먹이 무겁게 번뜩이고 한순간 웃음짓는 김

정연의 머리위에서 무언가 엄청난 것이 내리 꽂혔다. 그것은 민형의 팔꿈

치였다. 복부를 가격당한 동시에 민형은 자신의 팔꿈치로 김정연의 등을

가겼했던 것이다.

"으윽!"

그리고 물러나는 김정연의 눈앞에서 한순간 미끈한것이 튀었다. 그것은 순

간이지만 김정연이 시야를 가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이..이건!?"

그것은 민형의 침이었다. 민형이 김정연을 향해 침을 뱉은것이다.

"크어억!?"


순간 주춤거리는 김정연의 복부를 깊숙히 강타하는 묵직한 주먹이 있었

으니... 민형이었다. 엄청난 충격에 김정연은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쳤

다. 토할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대로 쓰러질수는...

"캇!"

고개를 들려하는 정연의 눈앞에서 휘날리던 민형의 오른발이 그대로 저연

의 앞면을 후려 갈겼다. 충격에 밀린 정연이 비틀거리고 재빠르게 이동

한 민형은 정연의 머리를 붙잡았다.

- 콰악

무릅이 그대로 비틀거리는 정연의 안면을 가격했다. 비명을 지르는 정연

의 머리를 아직도 강하게 붙잡은체 민형은 연속하여 똑같은 공격을 두세

차례 계속했다. 정연은 이미 정신이 없었다. 얼굴에 피가 흥건하고 다리

가 후들거렸다.

"크앗!!"

또다시 내려쳐지는 민형에 팔꿈치가 김정연의 등을 가격하고 그 충격을 이

기지 못한 정연은 단발마의 비명과 함께 피를 뿌리며 자리에 털썩 무릅을

꿇었다.

PART-8

"싸움이 뭔지 알아------!?"

그리고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던 민형이 갑자기 큰 소리로 이렇게 외

치며 두눈을 번뜩였다. 비틀 거리던 김진영은 자신의 눈앞으로 성큼 다가

서는 민형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한순간 눈을 크게 뜨고 침을 꿀꺽 삼켰

다.

"장난이 아니란 말이야---!!!"

"우...우왓!?"

그리고 민형은 곁에 있는 의자를 집어들어 김진영을 향해 사정없이 내

려쳤다. 미처 피하지 못한 긴진영이 쇠로된 철판 의자에 정통으로 가격

당하고 비명을 지르며 나가 떨어졌다. 사람들이 모두 놀란듯이 인상을

찡그리며 탄성을 내지르고 지영은 조마조마한 가슴으로 두손을 꼭 쥐

었다. 그리고 쓰러진체 가뿐숨을 몰아쉬는 김진영의 앞으로 다가간 민

형이 헉헉대는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

"어때요... 내 태권도가"

그리고 빙그래 미소짓는 민형을 올려다보면 김진영은 어이없다는 듯이

계속해서 숨을 몰아쉴 뿐이었다.

"훗..."

그리고 이내 김진영도 자포자기 한듯시 웃고 말았다.

"내가 졌다."

김진영이 이렇게 입을 열었고 그런 두사람을 지금까지 쭈욱 지켜보고 있

던 지영의 얼굴이 안도에 느낌에 환하게 변모했다. 김관장도 쓰러져 있

는 진영과 민형의 모습을 쳐다보며 남들이 알아볼수 없을 정도로 조그맣

게 웃어 보였다. 그래 진영... 실전이란 그런 것일게다. 아들의 자만심

... 그것은 무서운 적이었다. 그러나 저소년이 진정으로 진영을 꺽어줄

줄은 몰랐기 때문에 김장관은 심히 놀라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정말 대단한 소년이야... 정말 강하군."

그리고 두사람을 바라보며 미소짓는 김장관에게 여러 사람들의 질문이

한꺼번에 들이 닥쳤다.

"김관장님 저게 태권도 입니까?"

"굉장히 박력 있군요...!"

그리고 흥분한듯이 이렇게 질문해 오는 사람들을 향해...김관장은 그저

쓴웃음을 지을밖에 다른 표현을 할수가 없었다.

------------------------------------------------------------------

"아얏!"

"앗. 미안해요"

민형의 부어오른 오른쪽볼에 약을 바르던 지영은 움찔하며 아픈 소리를 내

는 민형에게 놀라 황급히 약을 바르고 있던 손을 때었다. 지금 두 사람

은 도장 근처에 약국에 나와 있었다. 개업식이 끝나고 사람들이 모두 돌아

갈 즈음 두 사람도 인사를 하고 도장을 빠져 나왔던 것이다. 치료를 받고 

가라는 긴관장에 권유가 있었지만 민형은 괜찮다고 한사코 사양하며 도장

을 나오고 말았다. 사실 그 ㎖까지만 해도 그다지 아프것이 느껴지지 않

았는데...

"이렇게 부어 있을줄은 몰랐어요...쓰으..."

쓰린 볼을 살며시 어루만지며 민형이 신음 소리를 내고 지영은 그런 민형

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내려다 보며 이렇게 말했다.

"...아파요?"

"아프죠 물론"

싱거운 대사가 오고 가고 민형은 인상을 찡그리며 볼을 어루만졌다. 그리

고 잠시동안 그런 민형을 내려다 보고 있던 지영도 지쳤다는 듯이 그런 민

형의 옆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민형은 자신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는 

지영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 집에 안가세요?"

그리고 민형에 물음에 지영이 입을 열었다.

"가야죠, 난 이 앞에서 버스타면 끝이예요. 민형씨는...?"

"아 나도 여기서 타면 되거든요..."

잠시동안 어색한 대화가 오고가고 민형은 왠지 더이상 할말이 없어서 고

개를 돌리고 입을 다물었다. 유지영 선생님과 꽤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을 모두 들켜 버렸으니 이제 자신을 다른 눈으

로 쳐다볼 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인내심도 없이 그렇게 멋대로

싸우고 말았으니... 민형은 저절로 한숨이 새어 나왔다. 그때 그러 생각

에 잠기며 한숨을 내쉬는 민형에게 지영이 문득 이렇게 입을 열었다.

"아까 대단했어요. 나 그런 건 처음봤어요. 민형씨는 정말 강하군요. 태

권도 공인 2단이라는 김진영씨를 이기다니..."

이렇게 말하는 지영에게 민형은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피식 

웃었다.

"이기긴요, 제가 한건 모조리 반칙이예요. 김진영씨는 끝까지 룰을 지

켰고 저는 비겁한 수만 썼다고요. 제가 한건 태권도도 아니고...그냥 싸

움이니까요"

이 부분에서 민형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제길... 난 왜이럴까. 나도

무언가 남들처럼 공식적으로 잘하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싸움말고 다른

것을 유지영 선생님께 보여 드리고 싶은데. 싸움만 하는 불량배 라고 생각

할거야... 그리고 민형은 차마 유지영 선생님의 얼굴을 돌아 볼수가 없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두사람 사이에는 잠시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럼 안돼요?"

"예....?"

갑자기 영문 모를 말을 내뱉는 지영에게 민형이 당황하여 고개를 돌리고

지영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태권도든 싸움이든 어쨋든 격투기 잖아요. 이기는 사람이 강한거 아닌가

요?"

"그... 그거야 그렇긴 하지만... 룰이..."

갑자기 민형은 머리속이 혼란스러워져 주춤거리며 입을 열었다. 지영은 그

런 미형을 바라보며 활짝 웃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실전에서 룰 따위가 무슨 소용이겠어요. 이기면 그만이지 안그래요? 어쨋

든 민형씨가 김진영씨를 이긴 거잖아요. 그럼 된거지요 뭐"

한순간 이렇게 말하던 유지영 선생님은 얼굴이 빨개진체 황급히 고개를 돌

렸다. 그리고 민형은 그런 유지영 선생님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고 멋적

은듯이 머리를 긁적 거렸다. 하긴 이긴건 사실이지만 비겁하다고 싫어 할

줄 알았는데...

"민형씨가 이겨서 다행이예요..."

그리고 이렇게 입을 열며 수줍은 듯이 미소짓는 유지영 선생님의 미소는 

민형에게 한없이 포근한 느낌을 안겨 주었다. 적어도 그녀가 자신을 미워

하지 않는 다는것을 민형은 알아챌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갑자기 민형

의 얼굴에도 홍조가 띄며 웃음이 번졌다.

"아..하하 네 고맙습니다. 선생님"

어색하게 고개를 꾸벅 숙이는 민형을 쳐다보며 지영도 살며시 웃었고 어느

새 두사람은 버스 정류장 난간에 기대 앉은체 쑥스러운듯이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얼굴이 빨개진체 너털 웃음을 지어내기 시작했다.

"자, 이제 집으로 돌아 가셔야죠 선생님"

개운해진 기분... 민형은 가볍게 미소 지으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고 유

지영 선생님도 그런 민형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파도 내일 학원 빠지면 안돼요"

"물론이죠 선생님"

지영이 헤어지기 바로전 이렇게 입을 열자 민형은 오른손 엄지 손가락을

들어보이며 흔쾌히 대답했다.

"열심히 공부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두 사람은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 . . . . .

민형이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지 어느덧 넉달이란 시간이 흐르고 자신을 가

르치는 유지영 선생과는 어느새 부담없이 스스럼없는 사이가 되어 가고 있

었다. 그리고 민형도 그런 자신과 유지영 선생님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더 

진전 시키기 위해 하루하루를 애썼다. 그녀는 나이답지 않게 매우 순수했

고또 민형과 뜻이 잘 맞았기 때문에 두사람은 곧 선생과 학원생의 관계를 

떠나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다.

"그건 네 착각일 뿐이야. 성인 여성은 모성애를 허비할만한 남자를 찾게

되는 법이라고 넌 거기에 걸려들었을 뿐이야."

모처럼 휴일에 종로의 거리를 걸으며 유지영 선생님의 이야기를 민형에게

건네들은 성우가 말도 안된다는 듯이 이렇게 입을 열었고 민형은 가볍게

성우의 말에 반박했다.

"그렇지 않아. 유지영 선생님은 그렇게 심심풀이로 사람을 대할 여자가 아

니라고."

"그럼 넌 그 선생님이랑 어디까지 갔단 말이냐? 키스? 좋아한다고 고백이

라도 했니? 아니면 도장이라도 찍었어?"

단도직입 적으로 묻는 성우에게 민형은 아무 대답도 못하고 망설였고 성우

는 그것 보라는 듯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결국 자주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저녁도 먹고... 뭐 이 정도지? 하지만 

그런것은 다른 어떤 사람하고도 자연스럽게 할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지

그 여자가 바보냐? 자기보다 6살이나 어린 연하의 남자랑 사귀게."

"으... 바보 아니다."

왠지 모르게 성우의 페이스에 말려들어가며 성현은 자신의 유지영 선생

님을 나쁘게 말하는 성우를 불쾌한듯이 바라 보았다.

"선생님은 틀려. 그렇게 진실하지 못한 분이 아니야"

이렇게 입을 열며 민형은 내심 확신하고 있었다. 그렇다 그분은 좋은 분

이다. 결코 심심풀이로 상대를 대하고 있는 그런 성격의 여자가 아니야

성현은 그렇게 믿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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