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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각색
2013.08.03 00:47

[퇴마] 마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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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 계 록 -

카쿠치 히데유키 저

정 xx 옮김

"BLUEWOLF" 살짝손봐올림 ^^:

 

 

제1권 복수편 -A


=============================================================================

 

 

프롤로그

정각 오전 6시에 로스앤젤레스 공항을 이룩했던 대한항공 KE 2-보잉 747F 제트
여객기의 기내에서 스튜어디스인 오 소영은 한 동양인 승객에게 마음이 몹시
끌렸다. 그녀뿐 만이 아니다. 여객자 탑승구에서 승객을 맞이한 동료 전원이
같은 인상을 받은것으로 보이는데, 통로를 지날 때마다 뜨거운 시선을 보낼
뿐만 아니라 기체 전반부 좌석에 앉은 그 남자를 보기 위해 어떤 이유를
대고서는 중앙의 기친까지 온다.

탑승시 건네받은 탑승권을 보고서, 남자를 자리에 안내하면서 오 소영은
허리에 열기를 느끼고 있다. 언뜻 보기엔 연령은35,6세로 보이고 명랑한데,
문득 그것을 의심케하는 침착함이 배어나와있다.

재빨리 읽은 탑승권의 성명에 의하면 일본인. 행선지도 동경이다.
약간 더러운 슈트 케이스 하나에 딱 들어맞는 짐과 차분한 터틀 스웨터에
트위드 쟈켓의 가벼운 차림으로 단순한 관광객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성실한 직업의 소유자도 아니었다.

여자들을 끌리게 만드는 것은 그의 온몸에서 떠돌고 있는 어떤 종류의
"향기" 였다.

소영을 제외한 여자들은 "숫컷" 의 향기에 사로잡혔으나 그녀만은 "피" 로
이해했다. 오 소영의 오빠는 서울 경찰. 살인 전담반 형사였다. 함께 걸으면
어쩐지 기분이 나쁜 것처럼 다시 뒤돌아보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오빠와 마찬가지로 "향기" 에 남자는 휘감겨있었다.

자리에 앉아 금새 눈을 감은채 1시간 후인 지금도 미동하나 하지 않는다.
자고있든 그렇지 않든간에 덮여진 눈썹 속에서 그가 바라고 보고 있는
것은 일본의 대도시에 기다리는 참혹한 죽음의 현장임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오 소영에게도 ,남자의 투쟁이 그녀의 상상을 훨씬 능가하는 참혹하고
괴아한 느낌으로 넘쳐있다는 것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금방 끝났다.

 

 

제1장 -주홍색 턱-


1

힐러리 브룩스 형사는 그 남자보다도 그의 몸에 감도는 안개같은 담배 연기가
마음에 걸렸다. 과거 수없이 늘 보아오던 광경이다. 계속 그곳에 서있는 것이
묘령의 미인이었던 경우도 있다. 쿨.커트의 고교생이었던 경우도 있다.
지팡이를 짚은 허리굽은 노인이었던 경우도 있다. 그들도 흰 연기에 휩싸여
고개를 숙이고 눈앞의 물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인상, 나이는 틀려도 그들이
형사에게 주는 인상은 각기 같은 것이었다.

허탈감.

이 방에서 브룩스 형사의 앞에 선 사람들은 어쩔 도리없이 커다란 존재를
몸전체로부터 상실하고 있었다. 연기는 그것이 빠져나갈때 이세계에 남아있는
잔재같은 것이었다.

다르다. 이 남자는 달랐다.

남자의 전신에 감도는 흰 드라이아이스 연기는 브룩스 형사에게 정면으로
바라볼 수 없는 처참한 것을 포함하고 있었다.갈색 트위드 상의와 색이 바랜
블루진에 감싼 체구가 와들와들 떨어 모공이란 모공이 발기하고 체모 모두가
거꾸러 서서 그 근원부터 흰 연기를 분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손을 닿은 것뿐인데 그곳을 부식하고 짓무르게 하지 않고는 둘 수 없는
독으로 가득찬 장기였다.

애석하다.

남자가 얼굴을 들어 물체를 사이에 두고 반대측에 선 계원에게 고개를 끄덕
였다.

벗겨진 모포가 다시 물체를 덮고, 그것은 베어링이 회전하는 소리를 내며
가짜 침상으로 돌아갔다.

로스앤젤레스 경찰(L.A.P.D), 사체 안치소의 한 구석, 마이너스 40도에 보존된
냉동고 안으로 남자가 왔다.

이상한 일 투성이라고 브룩스 형사는 등줄기에 오한을 느끼며 생각했다.

그 유체의 참상, 연락을 받고 온 남자의 태도 - 계원까지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지 않은가 - . 무엇보다도, 브룩스 자신이, 어쩐지 그 놈 곁으로 다가가지
않았다. 여늬 때라면 어깨 하나라도 두들기며 위안의 말을 걸켄데.
무서운 것이다. 시체 옆에 있는 것이, 그 놈이 자신을 죽이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되는 것처럼... 30년 형사 생활을 하는 동안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남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형사를 살인범의 동료라고 판단한 듯한 태도도
취하지 않았다. 동양인 특유의 가느다랗고 검은 눈으로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얼굴을 바라볼 뿐이다.

무뚝뚝한 골상과는 다른 단정한 미모에 피곤한 그늘이 배어있는 것을 보고 형사는
겨우 긴장이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어떻게-?"

아직 혀가 경직되지 않았다.

"아내와 자식이야"

사실을 인정했다- 그런 말투에 어울리는 낮은 소리였다. 슬픔도 노여움도 공허한
울림도 없다. 금속이 말을 하면 이런 소리를 냈을 것이다. 아름다운 영어는
네이티브한 것이다. 형사를 위협할 기색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참 딱하네" 라고 다소 진심어린 동정으로 브룩스 형사가 말했다.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하고 두,세가지 간단한 질문을 하겠네."

"사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남자가 조용히 물었다. 브룩스의 위부가 꽉 오므라들었다. 이방에서는 누구도
발설한 적이 없는 질문이었다. 이상한 기운이 아직 계속되고 있었다.

"아내와 자식을 지저분하게 먹어댄 놈의 정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더 달아날 수 없었다. 입술이 약간 끈적거리고 있었다.

"...악어라고 한다."

"큰 놈인가?"

끊임없는 노여움이 브룩스의 가슴에 들끓었다.

"알고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

'한눈에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아이들의 배는 깨끗이 3분의 2나 먹어치웠다.
자그마한 악어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지. 자네의 처와 꼬마를 먹은 것은 큰
악어다. 몸길이가 3미터나 되는 엘리게이터야. 어째서 그런 질문을 하지?
노여움을 자극하기 위해서일까? 어쩌면 자네, 마누라와 자식이 잡아먹혀서
기뻐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

"모릅니다"

브룩스의 대답에 남자는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안도의 표정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브룩스 형사는 먼저 일어나서 문을
열었다. 엘리베이터로 3층에 올라가서 살인 전담반 제1형사 방으로 들어갔다.

전화를 걸고, 서류를 작성하고, 뜨거운 커피를 입으로 가져가는 잡다한 동작을
동작을 보이는 형사들을 벽의 한 면에 붙여진 로스앤젤레스의 대시가지도와
남향 창에서 내리쬐는 오후 3시의 햇빛이 바라보고 있다.

브룩스의 기분은 갑자기 가벼워졌다. 담배 연기가 서류 한장한장에 까지 배어든
듯한 이 방에는 황망하기까지 한 생기가 충만하고 있다. 솔직하게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피투성이 살인범을 두배의 체중을 가진 형사가 새삼스레
반살(半殺)하는 등은 일상 다반사이다. 오늘밤은 비교적 평화로운 하루를 보낼
것 같았다.

두 사람은 취조실로 들어갔다.

스틸데스크를 사이에 두고 자리에 앉았다.

"담배는 어때?"

쭈글쭈글해진 <말보로>를 꺼냈지만 남자는 머리를 흔들었다.

한대를 물고 지포의 오일 라일 라이터로 불을 붙인다. 아내는 폐암 예방을 위해
파이프를 사용하라고 했지만 그에 대한 반발도 있고, 힘껏 깊이 들이마셔서
연기를 폐에 채운다. 내뱉는 것도 천천히 한다. 라이타를 눈높이로들어 올리며

"이것은 부친의 기념품이야. 언제나 와이셔츠의 주머니에
넣은 채 가달카타르에서 상대국가의 병사와 서로 쏘았지-"

여기에서 주의가 미치자,

"일본인이군?"

"그렇소"

"음, 그러면"

브룩스는 뒷주머니에 꽂은 수색신청 용지 내용을 생각해내려고 눈을 가늘게
떴다. 이틀 전인 10월 2일, 남자가 중부 방면 본부의 센트럴 지구서에 제출한
것이다. 설마, 이만큼 신속하게 사용하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미스터... 나가노?"

"나구모요" 남자는 조용한 소리로 정정했다. 오십을 넘긴 형사의 뇌세포가
노쇠해가는 것을 책망할 마음은 아닌 것 같다.

"풀네임은 아키토 나구모. 연령은 35세. 리틀 도쿄에서 곷집을 하고 있소,
살해된 것은 안내 울스라 28세. 그리고 장남인 버드 6세요."

장남의 이름과 연령을 알릴 때의 약간의 간격이 브룩스 형사에게 비로소 인간을
상대로 하고 있음을 납득시켰다. 아빠답게 자식을 목말태운 적도 있을 것이다.
이 남자에게 있어서는 영겁이라고 해야 할 만큼 과거의 사건이지만.

브룩스는 뒷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손가락끝이 비앙카의 힙 홀스더에게 얻은
권총에 닿는다. 주머니에서 접힌 수색신청 용지를껴내어 펼쳤다. 신원불명의
사체가 발견되었고 그사체는 곧 실종자 신고 리스트 조사에 착수한지 단
5분만에 신원이 확인되었다. 나구모에게 연락을 하는 동안에 몇번이나 되풀이
하여 읽어서 내용은 거의 암기하고 있다. 나구모에게 묻고 싶은 것은 한 가지
밖에 없었다.

이틀 전인 10월 2일, 월요일.

나구모의 아내인 울스라와 장남 버드는 헐리우드 블루하드에 사는 울스라의
친구 토마스 하가디 집을 방문하기 위해 오전 10시 지나서 리틀 도쿄 내의
자택에서 나왔다. 차는 토요다 카롤라. 방문 목적은 하가디 부처의 열살난
장녀 생일 파티 참석이었다. 정각 12시, 하가디의 아내 미나로부터 전화가
걸려오고, 두 사람이 도착하지 않았음을 알렸다.

늦어도 울스라는 연락을 보내온다. 리틀 도쿄에서 헐리우드까지 차로 1시간
이면 충분한 거리이고, 더우기 1시간이 지났는데 전화 한통화 없다는 것은
두 가지 원인밖에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사고일까?- 유괴다.'

밤까지 기다렸다가 센트럴 지구 경찰서에 전화를 하여 교통사고와 그에 유사한
불행으로 두 사람이 휘말려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나구모는 곧
수색신청을 했다.

사람들이 모르는 재난을 당할 수도 있고, 유아 유괴는 더욱 격중하고 있다.
특히 후자의 경우 , 부형이 함께라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 정말 몇초 사이에
아버지가 차를 떠났을 틈에 7세 소녀가 차를 탄 채 끌려간 예도 있다.
아버지는 분명히 키를 뽑아두었다고 한다.

불과 이틀 사이에 나구모의 잔잔했던 심려가 표출 되었다. 최악의 결과로.

"신고한 후 나는 두 사람이 달릴 예정 코스를 생각해낼 수 있는 한 되풀이
해 보았소. 오늘 점심이 지날 때까지 연락이 되지 않았던 것은 그때문입니다."

브룩스의 입이 딱 벌어졌다. 나구모의 얘기는 그가 바로 지금 꺼내려 한 유
일한 질문의 답이었던 것이다.

"자네는 초능력자인가?"

말을 꺼낼 부분에서 칼로 베듯이

"아내와 아이는 어디에서 어떻게 발견됐소?"

드디어 올것이 온것일까? 브룩스의 관자놀이 부근에서 피가 이상하게 높은
음을 내기 시작했다. 이 남자에게 그것만은 알리고 싶지않았다. 이윽고
그는 등골을 얼릴만한 확신을 가지고 일어나게 될 사태를 투시할 수 있었다.

"산타모니카 블루버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가느다란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자신의 소리였다.

전날 - 10월 3일 밤, 오후 10시 27분의 일이다. 웅장하고 해안선과 야자나무로
유명한 이 거리의 큰 도로에서, 푸리무스 세단이 접촉사고를 일으켰다. 상대는
하레 데이비슨을 운전하는 폭주족중 1대이고, 이 오토바이는 큰 부상도 없이
동료의 뒤를 쫓아서 달아났지만, 교차로에서 앞부분이 접촉했기 때문인지
세단쪽은 핸들을 잘못 꺽어, 모서리의 수도 펌프로 타올라서 옆으로 굴러
버렸다. 운전수는 핸들에 이마를 강타당해 실신. 통행인과 때마침 패트롤
중이었던 산타모니카 경찰서의 경관 2명이 급히 달려와서 구출했다.
남자는 노상에서 숨을 내쉬었지만 서서히 일어나서 자동차 쪽을 보고 곧
사태를 직감했는지 이상하게 평정한 태도로 경관과 통행인들에게 사과를 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너무나 작위적이므로 경관 중의 한 사람 에드워드 화라
순경이 수상쩍게 여겨서 자동차 안을 점검 하겠다고 얘기 했다.
여기에서 몇분간의 언쟁이 계속 되었지만 결말은 의외였다.
"개"때문이었다.
숫놈처럼 보이는 한 마리의 세퍼드가 어느 사이엔가 자동차에 다가가
운전석에서 낡은 빽을 ㅈㅂ어물고 노상에서 이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인간의 5천배를 자랑하는 취각이 그 안에 무엇을 집었던 것인가?
화라 순경이 걸어가서 경찰봉으로 개를 쫓으면서 지퍼를 열었다.
안에는 여자의 얼굴이었다.
그것은 왼쪽 절반 부분이 없었다. 그대신 정면에서 순경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혼탁한 죽은 물고기의 눈에, 백발이 하나 걸리고 그녀의 얼굴을
세로로 가르고 있었다. 절반의 얼굴을 차지해야 할 공간의 밑에 새하얀 작은
손이 보였다. 유아의 것임을 한 눈에 판별할 수 있었다.
피냄새가 뇌속까지 적셨던 것은 그 직후였다.
몇 초 동안 경직된 후, 화라 순경은 정중하게 덮개를 닫자 동료를 향하여
"그놈을 도망치게 해선 안돼" 하고 두번 외쳤다.

"자네의 아내와 자식의 유체는 곧 시경 본부로 운반되었지만 검시에서는
가해자의 정체를 단정할 수 없었다. 턱이라고 알게된 것은 오늘 아침 UCLA
(켈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 분교) 의 생물학자가 와주었기 때문이다.
수색을 부탁한 이마의 멍 부분이 남아 있었던 것은 시달렸기 때문이었다."

여기에서 크게 연기를 들어마시고 콧구멍으로 뿜어내면서

"그러나 모르는 수수께끼가 하나 있다. 수색요구서에 의하면 부인은 금발이
아닌가. - 그것이 어째서 새하얀...?"

남자는 대답하지 않고 되물었다.

"악어의 종류는?"

"엘리게이터야"

말하고 나서 이 남자는 다시 다른 것을 묻지 않는가 생각했다. 아내와 자식을
잃은 남자라면 사랑하는 사람을 먹어버린 괴물의 크기와 조유보다 달리 당연히
알고 싶은 것이 있을 것이다.

"운전수는 지금 취조중이네" 애써 참으며 말했다.

"계속 묵비권 상태지만 자동차의 소유주도 알고 있다. 범인 체포는 시간문제야"

"왜 자동차로 운반했을까?"

질문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해서 브룩스는 난감했다.

"남은것은 그 것뿐이다. 어떻게 처분하든 자동차로 운반하는 것은 발각의
위험이 따르지. 달리 얼마든지 방법은 있을텐데"

"잘게 부셔서 - 개에게라도 먹이라는 것인가?" 말하고 나서 혀를 깨물 생각으로
입을 열었다. "미안하네"

"질문한 것은 나요."

사나이- 나구모 아키토는 조용히 말했다.

"처음부터 이렇게 물었어야 했소. - 운전수의 고용주는 누굽니까?"

"카를로 빌리. 이름정도는 알고 있겠지?"

나구모는 고개를 끄덕였다.

로스앤젤레스의 마피아 중 최대의 거물이다. 시중에 떠돌고 있는 마약
의 약 6할은 이 남자를 경유하여 흘러나온 것이라고 하고 언제나 제조되는
사체의 절반 이상과 관계를 가진 것으로 되어있다. 당사자는 은행을 세개,
자동차 회사를 7개 경영하는 실업가가 표면상 내걸은 간판이며, 시행정과
경찰 관계에도 은연의 세력을 가진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워싱톤DC의 고급
관료와도 친분관계가 있고, 거슬러 올라가 시장의 목도 위협한다는 소문도
있다. 코믹잡지가 이와 비슷한 괴이한 이야기인 현실 세계에 있어서
그 생생함, 공포감을 재작년 2월 다운타운에 있는 이태리인 전용 아파트에서
대량학살 사건으로 시민의 가슴에 새겼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연결하는 마약 수송 루트의 중계인을 밀고한 남자가,
가족과 우연히 그 현장에 있던 손님들도 함께 전신에 22구경 탄환에 맞아서
"숙청" 된 것이다. 가족의 구성은 당자사외에 75세가 된 조모, 40세의 아내,
20세와 18세의 딸 둘 및 15세의 아들과 7개월 된 태아.

그들에게 사용된 탄환은 총 179발에 이르렀다. 4명의 손님몫은 빼고 말이다.
밀고자의 머리는 45구경과 38구경의 호로포인트로 단숨에 분쇄되어 있었다.

혈액을 분비하는 활유가 기는 듯한 줄기가 여기저기에 보이는 점에서, 암살자
들은 소구경탄을 맞아 죽는 것도 불가능하게, 도망가는 일가족을 유연하게
뒤쫓아 울분을 토하여 죽을 때까지 계속 표적으로 삼은 것 같았다.

순경제학적으로 보아서 이 일대 학살 지령을 내린 사람이 카를로 빌리 이외의
어떤 사람도 아니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나, 물적 증거가 전혀 없다는 점도
또한 같은 것이다.

평온한 시민 생활은 살육과 공포 위에 성립된 위약한 대지에 지나지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피냄새와 썩은 고기, 화약 연기가 괴이한 층을 형성하는
지반을 지배하는 한 사람이 카를로 빌리였다.

"빌리는 이 건에 관해서 뭐라고 증언하고 있소? 이미 사정을 들어보았소?"

나구모가 비로소 인간적인 질문을 했다.

"아무도 몰라. 원래의 고용인 중에 사람을 난도질 한 변질자가 있었다
라는둥 공포로 정신이 이상한 것 같다."

"원래?"

"운전자는 어쨌든, 손버릇이 나쁜 남자야. 바로 5일전에 해고 됐다고
하더군. 차도 그때 갖고 달아났다고 해. 도난 신고는 오늘 낼 작정
이었다더군."

"믿는겁니까?"

"달리 어쩔 도리가 없지 않는가. 그는 용의자도 뭐도 아니다."

"당연하군요."

고개를 끄덕이고 나구모는 일어섰다.

"기다려" 브룩스는 무심결에 제지했다. 그를 이대로 가게해서는 안되었다.
앞으로 펼쳐지게 될 참혹한 세계를 막는 것은 자신뿐이었다. 형사로서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브룩스는 실행에 옮겼다.

"범인은 우리가 체포한다."

그것이 전부였다.

말할 것도 없이 검은 눈동자가 브룩스를 응시하고 곧 자세를 바꾸었다.

문이 닫혔다.

아내와 아들을 참살당한, 하잘것 없는 꽃집의 주인이 가버린 것으로,
사건이 자신들의 손을 떠났다고 브룩스는 가슴아프게 생각했다.

책상이 흔들리고 있었다. 콘크리트 바닥면과 다리 밑이 부딪쳐
성가신 소리를 내었다. 온몸이 이상하게 차가왔다. 오한이었다. 벌벌떠는
그의 몸이 스틸제의 책상을 흔들리게 하고 있는 것이었다.


- 계속 됩니다 -


- 마 계 록 -


카쿠치 히데요키 저

BLUEWOLF 살짝 손봐 올림~

 

 

제1권 복수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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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구모 아키토는 시경 본부에서 곧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리틀도쿄까지 차로 10분
도 걸리지 않는다. 오후의 거리는 이미 일본인 관광객으로 가득 메우고 있었다.
고물 포드 무스탕을 가까운 주차장에 세우고 거리를 걸어나가자 관광객과 시민을
불문하고 스쳐지나가는 여자들은 반드시 뒤돌아보았다.

이스트 퍼스트 거리와 산페드로 거리의 교차점 근처에 있는 30평 정도의 2층 건물
이 '나구모 플라워 샵' 이다.

가게 앞에는 셔터가 내려있다. 표면에 JAPFUCKER 이라고 낙서되어 있었다. 시경
본부로 갈때에는 없었던 것이다. 어딘가의 똘마니가 낮부터 당당히 페인트 스프레
이를 구사해도 어느 누구도 말리지 않았던 것이다.

가게 2층이 주거로 되어있다. 조심하기 위해 옆문에는 4개의 자물쇠가
걸려있었다. 이쪽은 이상이 없다.

가게로 들어가자 칙칙한 냄새가 나구모를 감쌌다. 벽의 스위치를 켠다. 결코
크지 않은 가게 안을 엄청난 색채가 요란하게 메우고 있었다. 이틀 전 밤부터
물을 바꿔주지 않았지만 꽃들의 아름다움이 시든것은 볼 수 없었다.

좁은 가게였다. 7년 동안 남편과 아내와 자식이 그 속에서 살아온 것이다.

나구모는 잠시동안 가게 안을 바라보며 곧 안쪽의 계단을 올라갔다. 옷 밑
근육의 약동을 상기하고 싶어지는 듯한 보람있는 동작이다. 뒷모습에도
피로감 등은 추호도 없었다.

2층은 검소한 가구를 갖춘 응접실과 4개의 방으로 에워싼 목조였다.

남향문을 열었다. 10평 정도의 살풍경한 방이다. 융단도, 벽지도 아직
그대로이다.

나구모는 동쪽 구석으로 눈을 돌렸다. 5일 후에 침대가 들어올 예정이었다.
창쪽을 보았다.

가을 햇빛은 어린이용 학습 책상 위에 낡은 그림자와 빛의 그림을 짜낼
것이다. 반대측의 벽.

작은 비닐 로커에 작은 손이 소년 야구의 유니폼을 걸었을 것이다.

나구모는 곧 밖으로 나왔다 등뒤로 문을 살짝 닫는다. 더이상 뒤돌아보지
않았다. 5일 후엔 버드의 생일이었다.

거실을 가로질렀을때 캐비넷 위의 전화기가 울렸다. 귀에 대었다.

"유감스런 일을 했네"

남자의 소리였다. 내용에 어울리는 감정의 울림은 아무것도 없다. 쇳소리였다.
연령은 상상할 수 없고, 나구모도 대답하지 않는다.

"빌리는 우리들 쪽에서 책임을 지게하지. 부질없는 짓은 생각하지 말게"

"오래간만이군"

막상막하의 무기질적인 소리로 나구모는 대답했다. 결혼식 당일 멕시코 작은
마을의 교회에 걸려온 이래 7년만의 전화였다.

통화끊는 소리를 나구모는 수화기를 내려놓는 도중에 들었다.

7년 동안의 감시자에게 동요하는 기색도 없이 동쪽의 문을 열었다.

싸구려 스틸 책장이 벽을 메운 서재였다. 합성건재 지붕이 드러나고, 마루의
얇은 카페트만이 방에 들린 주인의 관심을 얘기하고 있었다. 창가의 책상과
의자도 슈퍼의 사무용품 코너에서 구입한 얼마되지 않는 물건이다.

책장 안엔 거의 식물과 조원 관계의 서적이지만 조금 전의 건강 붐을 반영했는지
생리학과 심리학 관계의 하드카바가 수십권이 있어 이채를 띄고 있었다.

나구모는 곧바로 방구석에 있는 라카로 갔다. 싸구려로 통일한 궁상맞은
방안에서 유일하게 값비싼 물건이었다. 쉽게 움직이지 않도록 벽과 마루에 장식
으로 고정되어 있다. 본격적인 다이얼과 자물쇠를 조작하여 문을 열었다.

건 오일의 향기가 공중에 가득찬다. 2열 3단의 책장에 늘어서 있는 것은
모두 무기 탄약이었다. 상단에는 미군제식 라이플 M16, 이스라엘 가릴 라이플,
벨기에제 FNC 79, 서독의 걸작 총 H & K/G3. 건 왕국 미국에서는 모두
수입, 시판되고 있는 자동 소총이다. 단, 나구모 앞에 파란 강철의 지면을
바래게 한 화약의 무리는 전품, 전자동사격이 가능한 위법품이었다. 트리거를
빼내면 탄창이 다할때까지 연사가능한 전자동 사격총은 미국에서도 대다수의
주(州)가 소지를 금하고 있다, 시판품은 반자동 사격 - 트리거를 한번 당길 때
마다 한발만 탄환이 나오는 사격 시스템 - 뿐이다. 소음기와 같은 호신을
일탈한 암살용 병기도 이것에 준하지만 이쪽은 톱밥이 들어간 유리병에서도
꽉차고, 역시 주에 따라서는 허가가 묵인되고 있는 경우도 때때로 있다.
전쟁터에서의 교전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무기가, 시가지에서의 전기능 발휘
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것은 문자 그대로
살인 병기였다.

박혀진 탄창에 실탄 장진이 끝난 것을 알고 있는 것은 나구모 이외에
울스라 밖에 없다.

이미 사용 상황을 다 고려했는지 나구모는 동요없이 H & K 의 C3를 고르고
책장의 중간으로 눈을 옮겼다. 자동 권총, 회전식 권총을 포함하여 30정의
권총이 클립을 앞으로 정연하게 늘어서있다. 라이플과 같이 강철의 표면에는
오일의 광택이 베어있고, 탄창은 한계 탄수깐지 포식하여 발사할 때 를
꿈꾸고 있었다.

숫자야 어쨌든, 권총의 종류는 의외로 적었다. 스틸과 스텐레스제의 콜트 45,
가버먼트 10정, 브로닝, 하이파워/9미리 13연발이 5정, 실전용 오토매틱의 최
고봉 체코의 CZ 75/9 미리 8연발이 2정.- 이상이 오토매틱이고, 비볼버는
S & W, M64 4인치 총신의 5연발, 칩스스페셜이 2정 - 그것 뿐이다. 어느 권총
에도 조정 사이드와 반동억제용의 컨펜세이더는 붙어있지 않다. 순간의 경우
홀스더와 옷에 걸릴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제거해버렸다. 다종류의 총기를 갖고
좋다고 하는 콜렉터가 아니다. 각종의 사격 경기마다 총을 조정하고, 정도에
구애되는 경기용 사수폼과는 다르다. 이 건 라카는 철저한 실전 체험을 경험한
'솔져' 의 소유물인 것이다.

나구모가 선택한 것은 CZ 75와 SW.M 66 이었다.

걱정 탓인지 CZ 75는 슬라이드를 빼고 초탄이 쳄버로 들어가있는지 어떤지를
확인을 한다. 매끄러움도 탄환의 피딩도 실로 완벽했다. 튀어나온 장탄을 마친
초탄을 왼손으로 받아들고 2열 탄창으로 되돌아넣다.

탄환은 9미리/ 하이드라 쇼크로 탄두부가 크게 파헤쳐지고, 표적의 체내 돌입
시, 그 충격이 안쪽의 축을 움직여서 작은 탄두가 2배 가까운 크기에 팽창한다
초속 420미터, 무게 20그램의 연괴가 생물의 위약한 체조직과 신경계에 모든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이다. 즉사까지는 가지 않아도 전투불능은 면할 수 없다.
인체에 주는 충격도에서 45구경에 버금간다는 9미리 고속탄의 결함을 극복해
만들어진 공포의 이단아인 것이다.

M 66도 99미리 - 38구경이지만, 이쪽은 일반탄보다도 화약양이 훨씬 많은
357 매그넘을 사용하기 때문에 살상 충격도에 있어서 하이드라 쇼크의 필요는
없으며, 반대로 관통력을 늘리려고 탄두에 강철을 사용하고 있다. 그 위력은
헤비급 프로레슬러의 배를 쏘더라도 한 사람을 관통하며, 다른 한 사람도
즉사 시킬 수 있다. 실전 경험이 풍부한 CHP(캘리포니아 하이웨이 패트롤)가
대인용으로는 너무 강력한 357 매그넘의 살상력을 극한까지 짜내는 작은
마수이다.

나구모는 무기 탄약과 함께 비안카제의 숄더 홀스더와 힙 홀스더를 책상에
놓았다. 어느 쪽이든 프론트 브레이크 타입으로 집은 권총은 스피링으로 홀
스더 안에 고정되어 날든 튀든 떨어지지 않지만 일정 이상의 힘을 가하면 스프
링이 튕겨져서 내리칠 수 있다. 숄더에 CZ 75, 힙에 M 66을 넣은 후에 등을
펴고, ㅈ벽의 한쪽을 향해 섰다. 양손은 자연스럽게 양겨드랑이에
내려져 있다.

어떤 예비 동작도 없이 오른 손이 사라지고 가슴 앞으로 나타난다.
-그렇다라고 밖에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스피드였다. 주먹에는 어느사이 흉기
가 쥐어져 있었다. 0.1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본래 트리거를 당기면 햄머가
올라가서 발화하는 더블 액션식 CZ 75 햄머는 코크되어 있었다. 시조야를 벗어
나는 소리도 날카로운 코크 소리도 뒤에서 났다. 허리를 굽히지 않고 비틀지도
않는다. 순수한 손의 동작이다.

권총은 그대로이고, 다시 오른 손이 사라졌다. 허공에 뜬 CZ 75는 그러나
마루에 떨어지지 않았다. 불과 몇 센치 낙하한 위치에서 왼쪽 허리의
힙 홀스더에서 빼낸 M 66이 지탱한 것이다. 거칠은 리볼버 위에 오토를 탁
태우고, 그것을 인간의 오른손이 유지한 광경은 절로 미소가 나올 정도인
것이었다. M 66햄머도 코크 되어 있었다. 서부극 영화에 등장하는 듯한
조사용 건벨트를 사용한다해도 어쨌든 엉거주춤한 밸트에 붙은 힙 홀스더로부터
의 발사는 심중을 의식한 경우, 0.5 초를 깨는 것도 곤란하다. 그것을 상의
밑의 솔더 홄더에서 엄지 손가락을 걸기는 더욱이 어려운것인데, 나구모의
스피드는 인간의 솜씨라고 할 수 없었다.

CZ 75를 왼손에 바꿔쥐고 두 세번 쥐는 상태를 시험한다. 분해도 하지않고
2정을 홀스더로 되돌린다. 어쨌든 4일 전 시가의 거칠은 땅에서 300발씩
마구 쏘아대고, 손질을 끝냈지만 나구모의 행위는 총기를 꽂고 관심을 갖지
않은 것 같았다.

H&K. G3를 포함해서 50발이 들은 종이 상자를 부수고 준비한 여벌 탄창에
탄환을 채워간다. 7,62미리 NATO 탄 20발을 쳄버로 보낸 G3의 매거진 스프링
은 강인하여 탄수가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장전이 어려워지지만 나구모는
태연하게 처리했다. 손끝에도 그다지 힘이 들어가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G3용 매거진 10개, 합계 200발, GZ 75용 5개 75발을 채우는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기계수준의 템포와 스피디이다.

라카로 돌아와서 가장 아래의 책장에서 듀랄루민의 대형 케이스를 잡아당긴다.
현금 수송 등에 사용되는 물건으로 일본에서도 대학 입학 시험 문제 운반에
이용되고 있다.

세개의 자물쇠를 나구모는 차례로 열고 있었다.

평범한 꽃집 주인과는 닮을래야 닮을 수 없는 물건이 나타났다.

어디까지나 태연한 표정으로 나구모는 꺼낸 것을 책상 위에 늘어놓고 있었다.

M203. 40mm유탄 발사기와 로켓트탄형 유탄, M26 A1 수류탄, 같은 모형의 네이팜
그레네드, 깡통에 손가락을 걸어 링을 붙인 듯한 최루가스탄과 연막탄. 달빛 정
도의 광량으로 작동하는 소집 장치, 어둔 밤의 표적으로 붉은 점을 띄워올리는
가스레이저 조준기 <비이마>

꽃집의 2층은 탄약고로 바뀌었다.

깨끗이 접은 그린과 검은 위장복 위에 글래스 화이버제 방탄조끼를 겹쳐 입었을
때 나구모의 눈이 비로소 감개에 젖었다.

오후의 햇빛이 색을 잃고, 백열하는데 나구모를 제외한 모든것이 빛에
녹아들어간다.

자동차의 경적과 엔진 소리가 총성을 대신했다.

소용돌이 바람이 정글의 열기와 화약 연기를 나르고, 나구모의 콧구멍에 피의
피막을 덮으며 회상에 젖게 한다.

1969년, 베트남.

나구모는 사이공의 뒷거리에 있는 싸구려 호텔 로비에 앉아있었다.
전화(戰火)에 태워진 농민들의 고통과 내핍을 무시하고 시내에는
남아도는 물자와 돈이 넘쳐서 되돌아왔다.

싸구려 호텔은 매춘을 겸하고 있었다. 가창이란 다른 고급 콜걸이 자신이
빌리고 있는 방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여서 일전을 벌이는 것이다. 고급
이라고 해도 원래 부근의 농촌에서 살고있던 여자들 뿐이다. 로비에는
에어콘도 없고 구식 선풍기가 미지근한 바람과 삐걱 거리는 모터 소리를
내보내왔다. 어딘가에 있는 균열을 은폐한 것인지 페인트 냄새가 지독하다.

열과 빛만이 가득하다. 공간의 끝은 좁은 계단과 옅은 어둠이 깔린 복도로
이어지고 있었다.

로비에는 나구모 이외에 두명의 손님이 있었다. 아이를 등에 업은 40세 정도의
중년여성과 삼베옷을 입은 백인이다. 여자는 일어선 채 아기를 흔들며 있고,
남자는 소파에 걸터있다. 두꺼운 화장과 나구모를 서로 보는 눈매로 보아
여자는 아이를 지닌 창부 같았다. 남자쪽은 50대 후반으로 보이며 브로커거나
뚜쟁이 일것이다. 고급스런 마복이지만 빈번한 세탁으로 인해 많이 닳아있음을
알수있다. 펼친 신문 밑의 배는 파란 셔츠의 단추가 튕겨져나올 것처럼
부풀어있다.

현관 문 맞은 편에 런닝과 마건 차림의 남자가 서있었다. 구리빛 나무 상자를
오른쪽 어깨의 전후에 걸치고 있다. 허리 벨트에 매단 종은 볼 것도 없이
아이스크림 장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햇빛에 그을린 피부 전체에 땀방울이 맺
혀있었다.

누런 이를 드러내고 호텔 카운터를 본다. 들어가도 좋은지 하는 애교있는 미소다.

대머리인 부친이 눈썹을 찌푸리며 머리를 흔들었다.

여자가 뭔가 말하는 것 보다 빨리 마복을 입은 남자가 움직였다. 오른손을
올려서 아이스크림 장사를 부른다. 입술은 확실히 미소를 띄워, 일그러져 있는
런닝 차림은 문을 밀었다.

거의 동시에 계단을 양복차림의 남자가 내려왔다. 딱 벌어진 금발의 백인이다.
계단 도중에서 로비로 치닫는 눈은 매처럼 날카롭다. 같은 눈의 소유자라면
천천히 상의의 왼촉 라인을 무너뜨리고 있는 희미한 부풀림에 신경을 썼을지도
모른다.

계단을 다내려와 복도의 끝에도 시선을 던지더니 금발의 남자는 계단 위를
향해서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곧 장신의 남자가 나타났다. 50년배. 적갈색 머리카락 밑에서 선글라스가
양눈을 덮고 있다. 관록이 걷고 있는 것 같았다.

로비에서는 흔한 광경이 전개되고 있었다.

아이스크림 장사가 마복을 입은 남자의 요구에 따라서 한쪽의 나무 상자에서
드라이아이스 연기와 함께 비닐 컵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담고있고 여자는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고 있다.

카운터에서는 에로 잡지에 시선을 집중하는 부친인가의 머리위에 두마리의
파리가 나는데 아무리해도 날아가려고 하지 않는다.

몇 초 후, 계단에서 내려온 두 사람은 로비를 가로질러 걸어가고, 아이스크림
장사는 얼마간의 돈을 벌고 두 사람의 뒤를 쫓는다. 아이를 지닌 창부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본인에게 소득없는 교태의 시선을 보내며 허망하게
새로 들어오는 사람을 계속 기다릴 것이었다. - 누구라도 이렇게 상상할 수
밖에 없는 산문적인 정경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일행이 로비에 발을 디뎠을 때 미래는 대폭적인 변화를
보였다.

 

3

(현재)

카를로 빌리는 저택 수비에 자신을 가지고 있었다. 문과 현관, 소위 출입구는
말할 것도 없이 모든 복도, 헛간, 지하실에 이르는 모든 실내에 설치된 경보
장치가 전자망을 둘러치고, TV 카메라는 선명한 화면을 24시간 동안 가드룸의
모니터로 보낸다. 낯익은 들고양이 한마리를 발견해도 완전무장한 사복
가드맨이 한손에 자동소총을 들고 달려가는 것이다.

마약의 매매만으로도 연간 2억 달러에 가까운 거액을 거둬들이고, 전미
5만명의 수하를 손가락 하나로 움직이는 마피아의 보스는 실로 어쩔수 업는
소심자였다.

그가 생명을 맡긴 것은 젊은 시절 암살자로서 적대 조직의 구성원을 물리친
베렛터 M1951 브리가딜이 아닌 소위 옷 주머니에 잠긴 콜 머신이었다.
사용하고 버리는 라이타만큼의 본체에ㅓ 돌출된 단추를 누르면 어디에 있든
최대 5분 타임 랙으로 보디가드 일단이 도착한다.

저택 안이면 구보로, 로스앤젤레스 시내라면 차라든가 격지내의 비행장에서
날아든 무장 헬기, 전용 제트기로, 여행중인 경우에는 후원받은 미군 기지
파견의 초음속 전투기 F16으로 한다.

생사를 가르는 5분을 연장하기 위해 애용하는 롤스로이스 실버클라우드는
대통령 전용차에도 지지않는 중장갑, 화기 장비를 설치하고 있고, 20인승의
전용 제트, 보잉 E-3 센트리에는 전용기 수준의 고감도 레이더 스캐너를 설치
하고 있는 것이다. 연간 수입의 30%에 이르는 개인 방위비는 세계 VIP중에서도
다섯손가락 안에 들 것이다. 그래서 콜 머신에 손이 닿는 범위에 있는
그는 자신이 불사신인 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이제, 용서해줘요. 카를로......"

욕정으로 가득채운 엉덩이를 흔들면서 여자가 헐떡였다.

"부탁이예요. 어떻게 해줘요. 나를 미치게 해줘."

모순된 대사에도 신경쓰지 않고 시거니는 파란 매니큐를 칠한 손톱으로 두툼한
페르시아 융단을 파헤쳤다. 날카로운 손톱 끝이 살과의 경계면에서 뒤로 젖힌
통증에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보지에 처박은 자지의 충격이 쾌락으로 넘실거리고, 내장과 뇌세포를 발정기의
암캐의 그것으로 바꾸고 있었다. 한오라기도 걸치지 않은 나신이 기고 있는
것은 빌리 저택의 광대한 응접실이었다. 벽을 메운 초상화와 조각이 찌그러진
젖가슴과 떨리는 엉덩이를 응시하고 있다.

불빛이 켜진채 창에도 엷은 레이스의 커텐이 한장뿐이다. 밤하늘에 뜨는 달도
흥미진진했다.

이상한 상황이 여자를 미치게 하고 있었다.

보지에 자지가 들어온지 몇분이 지났다. 자지의 출입은 더욱 격렬해지고
보지구멍은 타서 눌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이미 몇번인가 보지는 절정을 맞이
하고 있었다.

그 때에 보다 맹렬한 자지의 움직임에 흥분이 고조되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빌리의 자지는 사정을 아직 하지 않았다.

"어때. 남자배우보다 좋았을걸"

높이 걸쳐진 엉덩이에 손가락을 넣은채 빌리가 물었다. 빌리도 알몸이다.
배의 늘어짐을 감추려고도 하지 않지만 원래 근육질인 몸은 10년 이전의
균형미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다.

아래를 봐도 툭 불거진 아랫배의 그늘에서 자지를 바라볼 수 있다.

"유령과 우주의 괴물보다 내 자지가 오래 갈거야. 그렇지 응?"

"그래요. 그래" 하고 시거니는 몽롱하게 머리를 흔들었다. 금발이
흐트러지고, 땀으로 범벅이 된 이마에 찰싹 달라 붙는다.

"당신 자지가 더 길어요. 당신 자지가 더 크고, 아~ 난 입으로도 느껴요."

"곧 입으로도 보내주지. 내 좇물로 입안을 가득 채워줄께. 그 전에
이 보지좀 빌릴께."

겨우 돌아온 엉덩이를 단념하고, 끈적거리는 보지에 삽입시킨 빌리는
스크린에 등장한 시거니의 요염한 자태를 떠올렸다.

헐리우드의 신인 여배우이다.

수년 전 SF 붐이 있고, 우주선 내에서 날뛰는 외계인에게 놀림을 당하지만,
훌륭히 격퇴하는 여성대원 역으로 주목받았다. 그런 후 몇 년후 활동하지
않고 지냈지만 수개월 전에 공개된 코메디 호라의 히로인으로 발탁되어,
이 작품이 전미 굴지의 대히트를 기록하며 스타덤에 뛰어오른 것이다.
수많은 기적을 낳아온 헐리우드라고 해도 좀처럼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그만큼 타고난 소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8세의 성숙한 육체를
대담하게 노출한 것도 성공한 지대한 공헌을 했다.

빌리가 그려낸 것은 데뷰작의 한 장면이다.

모선에서 탈출한 고속선내에서, 두고 떠나야 했을 괴물의 존재를 깨달은
시거니가 우주복으로 갈아입는 장면이다. 낮게 잡은 카메라가 목면 팬티
한장에 의해 지켜진 시거니의 다리를 극명하게 촬영해낸다. 위쪽에 겁먹은
얼굴이 보일 뿐이며 우주복 하반신을 입을 때의 대퇴부의 동작은 상당히
외설적이었다. 앞으로도 다른 세계의 존재에 도전하는 여자의 육체가,
그것도 섹스 그것으로 환원되어, 관객의 발기 중추를 직격했다.
빌리는 이 작품의 35미리 필름을 구입하여 자택의 영사기에 걸고서는 자위에
빠졌다. 화면을 고정하고 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는 시거니의 다리 사이에
정액을 날린 적도 있다.

영화 산업에도 진출 중인 그의 뜻을 받은 프로듀서들이, 이 육감적인 신인여배우
를 설득하여 호화스런 더블 베드로 들여보내는데에는 1주일로 족했다. 그 기적의
부활에 , 시거니의 섹스 테크닉의 포로가 된 빌리가 개재된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빌리의 동작이 멈추었다. "안돼-어째서지요? 계속 해줘요."

목에 휘감긴 시거니의 외침도 무시하고, 무릎을 댄 채, 한손을 뻗어서 마루에
벗어둔 가운 주머니에서 길이 10센치 정도의 리모콘을 빼낸다. 스위치 하나로
저택 안의 전자기기를 모두 조작 할 수 있지만, 둘 이상의 메이커가 인접하고
있는 경우에는, 정확하게 센서를 겨누지 않으면, 술병을 가득채운 자동 카트가
달려오는 대신에, 마란츠의 앰프에서 낭랑하게 "산타루치아"가 흘러나올
위험이 있다.

"네~ 내 보지에 넣어주세요."

빌리의 체위에 맞춰서 모로누운 자세를 취한 시거니가 보다 깊은 자지의
삽입을 바라고 엉덩이를 흔들었다. 팬이 보면 한눈에 사정할것 같은 음탕함
이었다. 하룻밤 자유롭게 할 수 있다면 생명과 바꿔도 좋다는 남자도
많은 엉덩이였다.

"우선 이걸 보고나서"

빌리의 목소리보다 빨리 오른 손의 벽 한 모서리가 죄우로 벌어지고 거대한
스크린이 펼쳐져보였다.

"재미있는 비디오가 들어있지. 서로 흥분하게 되는 걸 보장한다."

"정말로?"

시거니의 목소리에는 기대감이 섞여있다. 간신히 보지의 탐욕을 멈춘다.
상류 계급 신사 숙녀를 초대한 비밀 파티에서, 몇번인가 "걸작"을 음미한
기억이, 파란 눈동자에 정욕의 불길을 이글거리게 했다. 어떠한 루트와
전술로 손에 입수한 것인지, 얼굴을 아는 중견 스타 끼리의 성교 테이프가
몇개 있었지만, 그녀가 흥분의 극에 이른 것은 자신과 빌리와의 교합을
찍은 것이었다.

"우리들을 더 타오르게 해준다고 달링?"

이라고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보증해. 그럴까. 패트로에게도 보여줄께."

순간 불만섞인 표정이 시거니의 미모를 스쳤지만 빌리의 얼굴이 굳은 것을 보고
곧 웃음띤 얼굴로 바꾸었다. 특히 성행위에 관한한 그의 뜻에 따르는 것이
철칙이라는 것이 몸에 배어있었다. 어금니 4개는 호되게 구타다안 후에 한
의치였다.

리모콘을 문으로 향하고 부속 마이크를 향해서 '빨리' 와 라고 큰소리 쳤다.

1초도 걸리지 않아 몸집이 큰 남자가 모습을 보였다. 신장은 2미터에 가깝다.
프로레슬러 수준의 체구는 약간 힘을 가하면 줄무늬 옷 3벌을 찢어버릴 것
같았다. 두사람의 몸을 바라본채로 계속 무표정하게 있는 것은 둔감한 탓이
아니라 언제나 냉정함이 요구되는 직업 때문이었다.

패트로 산체스 - 빌리가 가장 신뢰하는 보디가드이다. 동족의식이 극히 강한
시칠리아계 마피아는 신변 경호를 맡기는 상대로 반드시 시칠리아 태생을
고른다. 따라서 멕시코계인 패트로의 체용은 피로 맺은 인연 조차 능가하는
그의 실력을 여실하게 보이고 있는 것이었다.

"무슨일로?"

"별로. 그곳에서 비디오를 즐기라는거야. 우리들은 보면서 한다. 그쪽을 봐도
좋아."

패트로는 등뒤로 문을 닫고 벽에 서있었다.

"이봐"

빌리가 시거니의 손을 잡고 이끌었다. 늘어진 자지를 섹시한 여배우는 천천히
문지르기 시작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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