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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9 11:57

큰형님의 성인오락실 운영비법

조회 수 12484 추천 수 7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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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어느 뒷골목, 희미한 형광등 불빛 아래 작동하는 몇 대의 슬롯머신.

그 곁에 선 남자, 훈이는 성공할거란 확신으로 부모님과 전재산을 이곳에 투자했다.

기계의 전원을 점검하며 피곤한 눈을 비볐다.

낮에는 한적하고, 밤이면 종종 취한 사람들이 몰려오는

그 성인오락실은 그에게 삶의 일부이자, 은신처였다.

그러나 훈이에게 진짜 삶은 따로 있었다.

그는 ‘섹밤’에서 ‘유명닉’으로 불렸다.

그곳에선 그가 말하면 다른 이들은 따랐고,

그의 말 한 마디가 게시판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했다.

스스로 그는 ‘큰형님’이라 칭하며, 무언의 권위를 부여하려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훈이의 삶은 가난했고, 외로웠고, 냄새 났다.
그를 알아보는 이는 없었고, 인사조차 나눌 친구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괜찮았다. 오히려 ‘섹밤’이라는 세계 안에서

자신은 충분히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러던 어느 날, 훈이의 오락실로 한 노인이 들어섰다.

자신을 ‘최 사장’이라 부른 그는 처음엔 조심스러웠지만,

이틀, 사흘, 일주일을 거듭하며 어느덧 그곳의 풍경이 되었다.

훈이는 최 사장에게 밥을 사줬고,

늦은 밤이면 기계 옆 의자에서 잠들도록 배려했다.

"이 동네 오락실 중엔 여기가 제일 편해."

노인의 목소리는 건조했지만, 왠지 정이 느껴졌다.

그러나 정은 통화 한 통으로 무너졌다.

“내가 당신 가게에서 300을 잃었어. 차비라도 좀 줘.”

훈이는 당황했지만, 지친 표정의 노인을 외면하지 못하고 20만 원을 건넸다.

노인은 그날 오후 다시 전화했다. “다른 오락실 가서 그 돈도 날렸어. 더 줘.”

"사장님, 이기셨을 땐 그냥 집에 가셨잖아요. 이건 아니죠."

하지만 노인은 말을 듣지 않았다. 자신은 불쌍한 사람이고,

150만 원을 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훈이는 결국 또 지갑을 열었다.

이상했다. 그날 이후로 전화는 끊이지 않았다.

“내가 진짜 못살겠다. 300만 원만 주면 다신 안 그럴게.”

훈이는 울분을 삼키고, 결국 다시 돈을 내줬다.

하지만 그 대가는 컸다.

노인의 협박은 끊이지 않았고, 결국 의정부 파출소의 경찰이 가게를 찾았다.

“신고가 들어와서 확인하러 왔습니다.”

하루는 순경이, 하루는 형사가, 하루는 또 다른 민원이 들이닥쳤다.

훈이는 모든 걸 잃는 기분이었다.

‘섹밤’에선 여전히 리더였지만, 이 좁은 가게에선 아무 힘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철문이 벌컥 열렸다. 대여섯 명의 사복 입은 사람들이 후다닥 들어오고, 경찰이 뒤따랐다.

광수대였다.

“이 기계들, 불법 판결 났습니다. 오늘부로 압수합니다.”

그들은 30분도 지나지 않아, 기계를 모두 싣고 나갔다.

훈이는 망연히 그 뒷모습을 바라봤다. 뺨에 땀이 흘렀지만, 손을 들 수 없었다.

가게가 텅 비었다.

‘섹밤’에 접속했지만, 그곳조차 더는 안식처가 아니었다.

어느 순간, 그의 글에 달리는 댓글은 조롱으로 바뀌었고,

‘큰형님’이라는 호칭은 비웃음의 대상이 됐다.

“이 세계에서도 이제, 난 끝났구나.”

훈이는 모니터를 바라보며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세상과 단절된 채, 여전히 무언가를 지키려 애쓰고 있었지만,

그가 만든 세상은 무너졌고, 현실 속 터는 폐허가 되었다.

그날 밤, 훈이는 술에 취한 채 골목을 걷다 한 폐건물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나 훈이는 섹밤의 역사이자 큰형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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