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섹밤의 왕, 염전노예로 전락
‘섹밤’이라 불리는 커뮤니티가 존재한다.
그곳엔 한 남자가 있었다.
이름은 훈이.
나이 55세.
그는 그곳에서 ‘유명닉’이라 불리며,
한때, 누구보다 강한 존재감을 자랑했다.
모든 논쟁의 중심에는 훈이가 있었고,
그의 말 한마디면 자유게시판은 순식간에 술렁였다.
그러나 현실의 훈이는 달랐다.
가난했고, 외로웠으며, 입냄새로 인해 대화 상대도 드물었다.
온라인에서 “현피하자”를 외치며
마치 사무라이처럼 군림했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자하철 에티켓 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섹밤에서 ‘풍경’이라는 30대 유저와 격렬한 말싸움이 벌어졌다.
훈이는 언제나처럼 외쳤다.
“현피하자! 부천으로 튀어와라!”
풍경은 응했다
진짜로 훈이를 만났다.
부천역 광장 근처,
훈이는 플라스틱 지팡이를 들고 등장했다.
그리고 10분 뒤, 그는 맞고 있었다.
훈이는 유단자를 사칭한 좆밥이었다.
훈이는 그저 휘둘리고 쓰러졌다.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훈이의 말에 풍경은 조용히 전화기를 꺼내 한 통의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 그 아시죠? 신안 염전요. 인력 하나 추가요.”
며칠 뒤, 훈이는 신안 앞바다에 있었다.
그곳에서 그는 ‘유명닉’이 아닌 ‘노예 48호’로 불렸다.
섹밤의 큰형님은 이제 소금 자루를 들고 있었다.
처음엔 모두 꿈인 줄 알았다.
훈이는 염전의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왕 노예’라 자처하며 리더십을 발휘하려 했다.
“이 판은 내가 지배한다. 나한테 보고하고 움직여!”
그러나 여기엔 섹밤도, 밴 기능도, 닉값도 없었다.
단 하나 존재하는 것은 해가 뜨고 질 때까지 계속되는 노동뿐이었다.
그의 권위적인 말투는 이내 다른 노동자들의 조롱거리가 되었고, 아무도 그를 따르지 않았다.
리더십은 통하지 않았다.
존중 없이 행사한 권위는 뻘밭 속 소금처럼 흩어졌다.
그렇게 훈이는 말없이 삽을 들기 시작했다.
밤마다 그는 섹밤을 떠올렸다.
그곳에선 자신이 강자였고, 왕이었고, 모두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오로지 말로만 존재하는’ 세계였다는 걸 그는 깨달았다.
그가 세운 제국은 와이파이가 끊기면 사라지는, 가짜 왕국이었다.
그리고 이제, 그 가짜 왕국은 염분에 절어가고 있었다.
훈이는 염전 한가운데서 문득 자신이 외쳤던 말들을 떠올렸다.
“현피하자.”
그 말은 이제 그의 패배 선언처럼 들렸다.
섹밤에는 더 이상 ‘훈이’라는 닉네임이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는 그를 전설이라 기억했고,
누군가는 그를 비웃었고,
이중닉으로 그를 감싸던 한 후기닉은 그를 그리운사람으로 처음 생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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