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16978 추천 0 댓글 0 작성 13.08.02

 

17장. 혼돈. 그리고 도피..

"하아.. 하아.. 아으으 으... 흐으윽..  아 아.. 아악..."

거친 신음과 함께 지현이가 눈을 뜨자 아침이었다.
"하아...  하 아..."
지현이가 아직도 꿈과 현실이 구분이 안 가는지 땀에 이마가 흠뻑 젖은 채로 가쁜 숨을 고
르고 있었다.
아니 이마뿐만 아니라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잠옷과 침대 시트들도 축축해져 있었다.
"아 아...  꾸 꿈이었구나... 하아..."
지현이가 아직 누운 채로 작게 중얼거렸다.
또 그 꿈이었다.
'꿈에 아빠가 나타나 그때처럼 내 몸을...'
'그럼 나는 너무나 황홀하고 숨이 막힐 것 같아져서 아빠를 받아들이고...'
"아...."
지현이는 자신이 꾼 꿈의 내용들을 기억해내고는 작게 몸서리를 쳤다.
"아.. 안돼..  왜 이렇지..?  왜 자꾸 이런 꿈을 꾸는 거지..?"
지현이는 아빠와의 그 일이 있었던 그 날 이후, 날마다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
꿈속에서는 항상 아빠가 자신을 범하고 있었고, 지현이 자신은 희열에 차서 그런 아빠의 몸
을 맞아들이고는 했다.
그리고는 그 날 아빠가 해준 것처럼, 지현이는 그 끝도 모를 듯한 절정을 다시 느끼고는 하
는 것이다.
"아 아..  싫어..."
지현이는 자꾸만 그 때가 생각이 나서는 어린 수치심에 고개를 도리질했지만, 도저히 잊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 때 여자아이로서는 난생 처음 경험하게 된 성의 쾌감.
그 첫 절정에 대한 느낌, 여운이 아직 지현이의 몸 속에 기억되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그 새로운 세계를 향해 열린 작은 첫 문은 어린 지현이로서는 큰 충격이었다.
그전까지는 어린 마음에 막연하게 생각했던 성의 세계.
그때까지는 알 수 없는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두근거리는 세계였던 그 곳은, 그러나 아
빠에 의해서 그 실체의 일부를 경험한 후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소녀에게 다가왔다.
그때에는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과 두근거리는 호기심도 약간 있었고, 그것
들을 당시의 일시적인 감정에 실어 몸을 맡긴 것이었지만, 그 결과는 매우 달랐다.
아직 어린 마음에 부끄러운 경험을 했다는 수치심과 아빠에 의해서 성에 눈을 뜨게 되었다
는 죄책감, 두려움이 그 후 여자아이의 마음을 괴롭히게 되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그 날 감미로웠던 아빠의 손길과 그로 인한 쾌락의 기억이 공존하며
어린 지현이를 애타게 하고도 있었다.
그리고 그 기억은 날마다 꿈속에서 지현이로 하여금 아빠를 기다리게 하고 있는 것이었다.
지현이는 자신의 내면 속에 존재하는 그 상반된 감정들이 혼란스러웠다.
"아... 하아..."
지현이는 아빠의 손길을 기억하자마자 다시 젖어오는 자신의 다리 사이를 느끼며, 어쩔 줄
몰라 작은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만약..  그 날 아빠가 멈추지 않으셨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랬다면 아마 지현이는 그 날 친아빠에게 순결을 잃었을 것이다.
그 날 지현이는 희열에 들뜨며 아빠를 받아들이고 있었으므로.. 아니 받아들이기를 원하고
있었으므로 말이다.
"아 아..."
지현이는 그 생각을 하자 아랫배가 더욱 아려 오는 것을 느꼈다.
문득 그때 지현이의 시선이 책상 위에 걸린 캘린더에 고정되었다.
9월 14일.
".......!"
오늘은 9월 14일이었다.
'오늘.. 아빠가 귀국하시는 날이구나..'
지현이는 오늘이 싱가포르에 출장을 가셨던 아빠가 돌아오시는 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갑자기 여자아이는 불안과 걱정에 휩싸이게 되었다.

며칠 전 그 날..
그 일이 있고 날이 밝자 지현이는 아빠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지 난감했다.
아니 '막막했다..'는 표현이 더 나을 것이다.
그것은 아빠도 마찬가지이신 것 같았다.
아빠도 아빠대로 이런 사태에 당황하신 것 같았다.
둘은 모두 자기 방에서 나올 엄두도 내지 못했고,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 서로 마주칠세라
눈치를 살펴야 하였다.
그때 지현이에게는 아빠와 눈이 마주친다는 것이 무엇보다 두렵고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어색한 상태로 두 사람은 있었고, 집안에는 무거운 기운이 감돌았다.
지현이는 그때 그 날이 일요일이라는 것이 그렇게나 원망스러울 수 없었다.
평일이었으면 서로 학교나 직장으로 도피를 할 수 있었을 텐데.. 하고 말이다.
그냥 외출을 하면 되었으련만, 몸도 마음도 탈진한 지현이는 그럴 엄두도 내지 못하였다.
지현이는 밤에 겪었던 그 충격적인 경험 이후 거의 잠을 잘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일요일인 것이 그나마 다행인지도 몰랐다.
그때 지현이의 심신은 학교에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므로..
그렇게 지현이의 마음과 몸을 괴롭힌 것은, 난생 처음으로 성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 여자아
의 충격이나 그것을 아빠에게서 경험했다는 현실에 대한 두려움도 컸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혹시 그때 아빠가 자신이 엄마가 아니라 딸이라는 것을 눈치채셨으면 어떡해하나 하
는 두려움이었다.
그 날, 그 이루 말할 수 없는 절정의 여운 속에서 지현이가 아직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갑자기 그 혼미했던 지현이의 심신을 큰 충격과 함께 바싹 얼어붙게 만든 것은 아빠의
단 한마디였다.

"너.. 지금.. 지현이니..?"

".....!"
그 순간 지현이는 마치 차가운 얼음장 밑으로 빠져버린 듯 정신이 번쩍 들며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지금까지처럼 자신을 아내라고 생각하며 건네주던 말투가 아닌, 마치 아빠가 딸에게
조심스레 건네는 말투였기 때문이었다.
지현이는 설마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순간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애써 당황하는 빛을 감추려하며 반문을 했다.
"그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러나 아빠의 이야기는 역사나 그 불안한 예감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지금 왠지 지현이의 영혼이 돌아온 것 같아..  그래서 방금 나를 보고 아빠라고 부른 것
같아.."
철렁.. 지현이의 가슴이 내려앉았다.
좀 전까지 지현이의 몸과 마음을 휘감고 있던 그 황홀하고 감미로운 절정의 여운은 이미 어
디론지 사라지고 없었다.
이제 어린 지현이의 몸에 남은 것은 등줄기로 차갑게 흐르는 한기와 쿵쾅 쿵쾅 크게 뛰기
시작하는 작은 심장뿐이었다.
'아...."
설마 이대로 들키는 것일까?
두려워진 지현이는 애써 변명을 생각하며 무마하려 했지만, 이미 당황해하는 것은 감출 수
는 없었다.
지현이는 그렇게 떨리는 마음으로 겨우겨우 아빠를 납득시키려 애를 썼다.
그러나 아빠는 왠지 석연치 않아 하시는 것 같았고, 그나마 납득을 하시면서도 묘한 여운을
남기셨다.
"그런가..?  하지만 왠지 느낌이...  아냐..  그래.. 그렇겠지..  아니 그래야 하겠지.."
그리고 아빠의 그 마지막 말은 지현이를 불안감의 싶은 수렁으로 빠뜨렸다.
이후, 아빠는 좀 어색한 태도로 몇 마디를 더 하고 머뭇거리시더니, 결국 중도에서 그만두
고 나가 버리셨다.
아마 아빠도 지금의 상황에 충격이 크셨을 지도 모른다.

아빠가 방을 나가고도 한참동안이나 지현이는 그저 망연자실하게 침대 위에 앉아있을 뿐이
었다.
아빠에게서 경험한 그 부끄러운 기억들이 새삼 되살아나 여자아이 앞에 두려운 현실로 다가
왔다.
그리고 아빠가 남긴 한마디가 아직도 귓가에 맴돌고 있었다.
" .........  그래.. 그렇겠지..  아니 그래야 하겠지.."
아빠는 사실 자신의 말을 믿지 않으신 것은 아닌지?
자신이 아내의 영혼이 아니라 딸이란 사실을 눈치챈 것은 아닌지?
그러나 너무나 그런 현실을 감당하기 어려워, 그저 애써 아닌 척 믿으려 하신 것은 아닌지?
혹시 그런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앞으로 어떡해야 할까?
이런 고민과 두려움들이 지현이의 마음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불안함 속에 지현이는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을 새우고 말았다.
그 날밤 지현이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경험한 현실은 14살짜리 어린 소녀가 감당하
기에는 너무나 벅찬 일들이었으므로 말이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이튿날 아빠는 미리 예정되었던 해외출장을 떠나셨다.
사실 아빠는 지금 이런 상태에 자신을 놔두고 며칠 간 출장을 간다는 것이 무척 걱정이 되
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빠가 직접 가야하는 중요한 일이었으므로 무척 고민을 하시는 것 같았다.
평소 같으면 지현이가 속옷가지나 다른 것들 챙겨드리며 짐 싸는 것을 도와드렸겠지만, 그
날은 당연히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그나마 배웅을 할 때도 서로의 눈을 마주 보지 못하고 어색하게 아빠를 보내드려야 했다.
"나...  다녀올게...  그 동안.. 문단속 조심하고.. "
"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그게 어제의 그 일 이후에 두 사람이 서로 마주보며 처음 나눈 대화였다.
"아...  그 그리고...   저...    .............   아 아냐..  다녀와서 이야기할게.."
아빠는 머뭇거리면서 무언가 이야기를 하시려다가 끝내 포기하고는 그렇게 집을 나가셨다.
지현이는 그렇게 이른 아침 집을 나서 걸어가시는 아빠의 뒷모습을 보며, 어떤 안도감과 함
께 왠지 모를 허전함을 같이 느끼고 있었다.

'아..  오늘 아빠가 돌아오신다..."
오늘밤 아빠가 같이 있게 된다는 사실은, 그 날 일을 가지고 다시 아빠와 마주해야 한다는
두려움으로 다가왔지만, 또한 반면에 지현이의 몸을 젖어들게 만들고도 있었다.
그것은 아빠가 남기고 가셨던 또 하나의 기억, 어린 지현이의 몸에 남겨진 그 쾌감의 기억
들이 되살아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빠를 생각하자 자신도 모르게 지현이의 작은 손이 어느새 축축해진 잠옷 속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자신의 몸 속에서 피어오르는 어떤 알 수 없는 열기를 참지 못해서였다.
"하 아...  이 이상해..."
지현이는 그 이상한 기분에 갑갑함을 느끼고, 점점 숨이 막힐 듯 피어오르는 열기를 어떻게
잠재워야 하는지 몰라 안타까웠다.
'아... 아빠가..   하아...  그 때.. 어떻게 하셨었지..?'
참다못한 지현이는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안타까운 마음에 애써 기억을 더듬으며 서투른 손
길로 움직여갔다.
한 손은 잠옷 위에서 자신의 보드라운 젖가슴을 쥐고 있었고, 다른 한 손은 애타는 듯 자신
의 다리 사이를 맴돌았다.
"하아.. 아..."
지현이의 손길 아래서 잠옷의 천이 함께 소녀의 젖가슴 속살에 부벼지며 야릇한 감각을 불
러일으키고 있었다.
그리고 잠옷 속으로 파고 들어간 그녀의 다른 손가락들은 이미 젖어있는 자신의 얇은 팬티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지현이의 그 가녀린 손가락들이 작게 떨면서 보들보들한 허벅지 안쪽 연약한 속살에 다가갔
다.
이미 지현이의 어린 보지는 뜨거웠고 촉촉하게 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
지현이는 자신의 은밀한 젖은 속살을 느끼고는 두 눈을 질끈 감으며 낮은 신음을 흘렸다.
여자아이는 지금 자신의 행위가 부끄러웠지만 참을 수가 없었다.
지현이의 작고 가는 손가락이 자신의 젖은 보지를 벌리고, 조심조심 그 속의 촉촉한 꽃잎들
을 살짝 건드리자 그녀는 순간 몸을 흠칫 떨었다.
"아으..."
그때의 감각이 조금 기억나는 것 같았다.
그 날 아빠가 자신에게 느끼게 해주었던 감각 중 이런 것이 있었다는 것을 지현이의 몸은
기억을 해냈다.
그러자 지현이는 마치 무엇에 홀린 듯이 서서히 손가락을 움직여 갔다.
그리고 그럴수록 소녀의 작은 손가락은 자신의 애액으로 흥건히 적셔져갔다.
"으응..  으으음...   으으...  하아..."
젖은 마찰음을 내며 자신의 어린 보지 속을 수줍게 방황하던 지현이의 손가락이 어느 순간
작은 새싹을 한번 톡 건드렸다.
"아 흑..."
순간 지현이의 몸이 팽팽히 휘어지며 침대 위에서 경련을 하였다.
그리고 그녀의 샘이 터지며 흘러 넘치는 물의 양이 급격히 많아졌다.
"하아.. 하 아..."
그래 이런 감각이었다.
'아 아..  이 이상해..  기분이...'
그 때의 감각이 완전히 기억이 난 지현이는 자기도 모르게 계속 젖은 손가락을 움직여갔다.
물론, 아직은 겁이 나기도 하고, 어린 소녀로서 부끄러웠는지, 자신의 젖은 보지 구멍 속에
는 차마 손가락을 집어넣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현이는 손가락으로 꽃잎들이 머금은 촉촉한 물기를 훑어나가기도 하고, 그 입구
주변을 문지르기도 하며 조금씩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마다 여자아이는 몸을 움찔 움찔 떨며 안타까운 신음들을 입에서 흘렸다.
"아 흐흑...  아 아...  아으으....  흐윽..."
그리고 지현이는 어느새 지금 아빠의 손길이 자신의 몸을 더듬고 있다는 상상이 들기 시작
했다.
아빠의 감미로운 손길이 그날처럼 지금 자신의 몸을..
그렇게 지현이는 머리 속에 아빠를 그리며 자위에 빠져들고 있었다.
"아 아.. 아으으응...  으으음...  아 아빠...  으응.. 하아..."
지현이의 침대 시트는 그녀가 흘린 애액과 분비물들로 젖어 들어갔고, 방안은 온통 그녀의
안타까운 신음들로 가득 찼다.
상상 속의 아빠는 그날처럼 축축한 혀로 자신의 그 작은 음핵을 희롱해주기 시작했다.
지현이도 그 상상 속 아빠의 움직임이 시키는 대로 젖은 손가락으로 작게 칭얼거리는 자신
의 음핵을 어루만져 주었다.
지현이의 음핵이 집중적으로 건드려지자 그녀의 몸은 크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아흐 흑..."
아빠의 손길이 닿는다고 상상할수록 몸 속에서 느껴지는 쾌감은 더욱 큰 것 같았다.
그렇게 지현이는 침대 위에 몸을 웅크리고 누워 작은 몸을 떨면서, 자신의 젖은 중심부 깊
은 샘을 끊임없이 퍼내고 있었다.
점점 시간이 갈수록 여자아이의 열에 들떠 허덕이는 숨결은 커져만 갔다.
"하아.. 하아.. 아으으응.. 어 엄마.. 나..  죽을 거 같아.. 흐흑..."
그리고 이윽고 어느 순간에 이르자, 웅크리고 있던 지현이의 등허리가 팽팽히 휘어지며 긴
장하더니 온 몸에 잔물결이 자르르 흘렀다.
"아아..  아읏..  아흐흐흑... 아아..  아 아아앙..."
순간, 여자아이의 하반신이 크게 수축을 하며 발끝이 쭈욱 펴지더니, 작은 발가락들이 꼼지
락거렸다.
지현이는 자신이 무언가 오줌 같은 것을 싸버렸다는 것을 느낀 순간, 정신이 아득해지며 거
센 절정의 폭풍에 휘말렸다.
그리고 자신의 온몸을 후두둑 때리며 전류처럼 훑고 지나가는 강한 쾌감의 물결들에 빠져
정신을 잃었다.
이미 축축하게 젖은 지현이의 잠옷 아랫부분은 그녀의 하체에 달라붙어 있었고, 그 아래에
는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소녀의 어린 보지가 아직 수축을 계속하며 물을 토하고 있었다.
지현이는 한동안 희미한 의식을 가다듬지 못하고 그저 가쁜 숨결만을 겨우 고르고 있었다.
침대 위에 비스듬히 누운 지현이의 작은 몸이 위아래로 조금씩 들썩이고 있었다.
"하 아...  하 아..."
'아... 세 세상에...   또 느꼈어...  이런 느낌을...'
지현이는 방금 전 자신의 몸을 몰아치며 지나간 그 감각들이 그날 아빠가 해주신 것과 비슷
하다는 걸 알았다.
그렇게 그녀는 한동안 자신의 몸에 남겨진 그 황홀한 감각의 여운을 음미하고 있었다.
"............."
그러나 조금 정신을 차릴 수 있게 되자, 여자아이는 어린 마음에 방금 전 자신이 한 일이
부끄러워지고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아...  나.. 나 미쳤나 봐..."
자신은 방금 그날 겪었던 아빠의 손길을 잊지 못하고, 스스로 아빠의 손길을 상상하며 자위
를 해버린 것이다.
"아..  아빠.. 나는 어떡하면 좋아요..."
젖어버린 침대 시트 위에서 두려운 듯 몸을 웅크린 지현이의 두 눈에 어느새 이슬이 맺히고
있었다.

그 날 이후 지현이는 자위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기내 방송이 비행기의 착륙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 주고 있었다.
'이제 거의 다 도착한 모양이군..."
진우는 서울에 다 왔음을 느끼고 옆자리에 같이 탄 부하직원을 돌아보았다.
피곤했는지 아직 자고 있었다.
진우는 그를 깨우려다가 그만두고는 자신도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 후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의 마음이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도착을 하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사실 진우는 싱가포르에 출장을 가 있는 동안 애써 지현이와의 일을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그는 당장 곤란한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또한 출장에서의 일이 너무 중요
한 업무라 차질이 있으면 안되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서의 일은 진우 회사의 큰 클라이언트 중 하나인 모 대기업이 현지 무역전시회에
설치하는 전시관에 관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날 밤의 일을 기억에서 격리시킬 수는 없는 일, 밤이고 낮이고 떠오르는 고민과
불안감 등으로 일손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었다.
하긴 어쩌면 그런 것이 당연했다.
그는 서울을 떠나올 때부터 지현이를 그런 상태에서 남겨두고 온다는 것이 너무나 불안했기
때문이었다.

그날 지현이의 방에서 나온 진우는 정신이 나간 듯 당황한 몸짓으로 안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방안으로 들어오자 그만 바닥에 털썩 주저 않고 말았다.
그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할 수 없었다.
"아..."
진우의 몸은 오한이 나는 것처럼 자기도 모르게 떨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두려움, 의혹, 혼란스러움의 표정들이 나타났다 사라져 갔다.
"어 어떻게 된 것이지..?"
진우는 그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직도 그의 눈가에는 지현이가 자신을 '아빠'라고 부를 때의 그 촉촉한 눈빛이 아른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앳된 목소리가 자신을 부를 때의 그 느낌도..
그것은 분명히 딸아이의 영혼이 담긴 것 같았다.
'하 하지만.. 아냐.. 그럴 리가 없잖아...'
진우는 애써 그런 느낌을 부정하듯 머리를 흔들었다.
'그래.. 아닐 거야..  그럴 리가 없잖아..  수진이도 아니라도 하고...'
'그 그리고.. 무엇보다..  그때.. 지현이의 영혼이.. 정말 돌아왔던 것이라면..  그런 태도
를.. 보여주었을 리가 없잖아.. .... 오랜만에 깨어났는데.. 만약 자기가 아빠와 그러고 있
었다면...'
'그리고.. 여전히 아내의 말투와.. 이야기였잖아...  그래..  내 어처구니없는 착각일 뿐이
야...'
진우는 그렇게 딸아이의 영혼이 되살아났다고 믿은 것은 자신의 순간적인 착각이라고 애써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 남은 석연치 않음은 어쩐지 지울 수가 없었다.
아니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좀 전의 그 경험은 그로 하여금 딸아이의 영혼이 돌아왔을 때
를 다시 강하게 의식하도록 만들었다.
만약에 정말 딸아이의 영혼이 되돌아와서 자신이 한 짓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물론, 지금까지 몇 년 동안 그가 애써 자제를 해왔던 이유도 이 때문이었으니, 그리 새삼스
러운 우려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 동안의 생각들은 그저 관념일 뿐이었다.
상식 선에서 나온 지극히 당연한 생각과 결론들.
하지만 이런 머리 속에서의 생각들은 좀 전의 경우와 같이 현실적인 욕망과 그 때의 상황에
의해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좀 전의 그 경험은 이전까지의 관념과는 전혀 차원이 틀린 피부에 와 닿는 현실에서
의 체험이었다.
실제로 딸의 영혼이 되돌아왔을 때 그가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당혹스러움.
그것은 좀 전에 자신이 경험한 그런 기분일 것이다.
진우는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을 느꼈다.
'내 내가 방금 전까지 무슨 짓을 한 거지..?'
'최근에 내가 너무 긴장이 풀어져 있었어...  그리고 감정적이었고..  어쩌면.. 지쳐있었는
지도 모르지...  그래서 자포자기하고 싶었는지도...'
그렇게 자신의 행동을 책망하던 진우는 문득 자신의 손끝에 남아있는 지현이의 감각을 기억
해내었다.
그가 오늘 경험한 지현이의 몸은 정말 감미로운 것이었고, 그것은 정말 그가 아니더라도 남
자라면 누구나 탐내고 싶은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그가 지현이의 몸을 탐하면서 더욱 황홀했던 이유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진우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사실 그 몸이 다른 여자도 아닌 바로 어린 딸아이의 몸이
라는 것 때문에 그는 더욱 흥분이 되었고, 손에 닿는 감각도 더욱 짜릿했던 것이다.
지현이의 몸이 감미롭고 매혹적일수록 그는 오히려 더욱 더 딸아이의 몸이라는 것을 의식하
고 있었던 것이다.
지현이의 입에서 흘러나오던 그 촉촉하고 숨가쁜 신음소리가 아내의 신음이 아닌 딸아이 목
소리의 앳된 신음이었기에, 더욱 그의 말초신경이 자극되었던 것은 아닐까?
자신은 아내라고 생각하며 지현이의 몸을 열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싶었지만, 사실은 이
몸이 딸의 몸이라는 현실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 아닌가.
그래서 그 동안 애써 욕망을 자제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그러면서도 이제 와서 이런 저런 핑계거리를 만들어 스스로를 속이려 하고, 애써 지현이의
몸을 범하는 것을 합리화시키려 한 것이 아닐까?
자신은 사실 아내를 원했던 것이 아니라 단지 딸아이의 어린 몸을 원했던 것일까?
단지 자신은 금기적인 욕망을 즐기려했던 것일 뿐일까?
그래서 아내의 영혼을 핑계로 딸아이의 몸을 그토록 갈구했던 파렴치한 놈인 것일까?
진우는 이런 생각들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순간 스스로가 역겹다고 생각되었다.
수치스러웠다.
만일 좀 전에 끝까지 갔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그 순간에 자신이 자각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남자로서의 욕망 때문에 딸아이의 어린 몸을
품었을 것이다.
아내가 아닌 딸아이 몸의 순결을 빼앗았을 것이다.
순간 등골이 서늘했다.
아니 이미 반은 범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애무로 지현이의 몸을 절정에 이르게 하였으니, 이미 아내는 잊고있던 성에 대한 감각을 되
찾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는 이제 이전처럼 자제하기 힘들어 질 것이다.
아니 그녀뿐 아니라 진우 자신도 그럴 것이다.
아직 진우의 손끝과 입술, 혀에는 지현이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몸에서 느껴지던 그 감미로
운 감각과 내음이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어린 딸아이의 깊은 몸 안에서 느껴지던 그 뜨겁던 촉촉함 역시 남아있었다.
아마 이 감각을 절대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밤마다 자신을 괴롭힐 것이다.
자신과 아내, 둘 다 이제 더욱 더 괴로울 것이다.

그렇게 진우는 거의 한 숨도 잘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날이 밝아서도 지현이의 얼굴을 마주 볼 수 없어 방안에서 두문불출했다.
지현이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아마 그녀도 어제의 일로 충격이 컸는지 몰랐다.
'뭐라 이야기를 해주어야 하는데...'
진우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도저히 용기가 나지를 않았다.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할 용기도 없었지만, 괜히 섣불리 이야기를 꺼냈다가 오히려 역효과
가 날까 그것도 두려웠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그 다음날로 예정된 싱가포르 출장이었다.
이런 상태에서 지현이를 혼자 두고 며칠이나 집을 비워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생길 것 같아 불안했다.
그러나 도저히 미룰 수 없는 출장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
어쩌면 진우의 마음 한 구석에는 눈앞의 현실로부터 당장 도피하고 싶은 마음 또한 있었는
지도 몰랐다.

진우는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에 시간이 늦었지만 일단 부하직원과 함께 회사로 돌아왔다.
그리고 집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며칠만에 듣는 지현이의 목소리였다.
"나야..."
".....!"
순간 수화기 건너편에서 동요하는 느낌이 전해졌다.
"나.. 좀 전에 서울에 도착했어..  회사에서 마저 일 처리를 하고 저녁 늦게나 들어갈 거
야..."
"아...  예.. ....  저.. 잘 다녀오셨어요..?"
"응... 집에는 별 일 없었어..?"
"예..  저.. 많이 피곤하실 텐데.. "
"괜찮아...  이제 그만 끊어...  이따가 보자..."

진우가 남은 업무를 처리하고 집에 돌아오자 시간은 10시가 넘고 있었다.
며칠만에 돌아온 그의 집은 아직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물론, 간단한 대화들.. 즉, 그 동안의 안부나 싱가포르에서의 일 이야기 등이 좀 오갔지만,
그럼에도 지현이는 아직 그를 제대로 마주보지 못했고, 진우도 역시 여전히 긴장이 되는 듯
약간 허둥대는 모습마저 보여주었다.
"저... 피곤하실 텐데..  그만 주무세요..."
이런 어색한 자리를 피하려는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지현이의 말에 문득 시계를 보니 벌써
12시가 넘고 있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머뭇거리다보니 벌써 이렇게 되었다.
"아.. 벌써 이렇게 되었네...  그래.. 피곤한데 그만 자야지..."
진우가 마지못해 소파에서 일어서다가,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다시 지현이에게 말을
걸려했다.
"저...  저기 말야..."
"예...!?"
순간 지현이가 흠칫 놀라 긴장을 하며 두려운 듯 몸을 움츠렸다.
".....!  ....아 아냐.   나중에 이야기하지.."
그 모습을 본 진우는 표정이 어두워지며 이야기하려던 것을 포기했다.
아직 지현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못한 것이다.
"아... 죄 죄송해요..  저는.. 그냥..."
지현이도 자신의 과민반응에 민망했는지 미안해하며 고개를 숙였다.
"아냐 괜찮아...  이제 그만 들어가서 자..  나는 좀 거실에서 생각할 것이 있어..."
"예... 그럼.. 저...  ......  안녕히 주무세요..."
인사를 한 지현이가 자기 방으로 들어간 뒤 잠시 후, 그녀의 방문이 잠기는 소리가 조그맣
게 들렸다.
찰칵...
진우는 그 소리를 들으며 씁쓸한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후 우...."
그는 담배를 한 대 피워 물었다.

진우가 그런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 것은 그 이후 열흘쯤 지났을 때였다.
여전히 계속되는 숨막힐 것 같은 어색함, 서로에 대한 긴장감은 그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속시원하게 서로 말을 못한 채 그저 암묵적으로 이해하는 수준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가 그런 결심을 하게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며칠 전 밤에 우연히 엿들었던 어떤
소리 때문이었다.
밤중에 이런저런 고민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던 진우가 베란다에서 바람을 쐬고 싶어서 거실
로 나왔을 때였다.
그때 지현이의 방에서 문틈사이로 가늘게 새어나오던 어떤 소리가 진우를 붙잡았다.
그리고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진우는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살며시 다가가 귀를 기울이자, 문틈으로 나는 소리는 역시나 뜨겁게 토
해지는 가쁜 신음소리였다.
"하아... 아으으음..  으으응...  흐응.. 아으으응..."
'......!'
지현이가 자위를 하는 소리가 분명했다.
그 애처롭고 가녀린 숨결이 토해지는 여자아이의 신음소리.
순간 진우는 아랫도리가 후끈 달아오르며 뻐근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
지현이의 신음소리는 촉촉하게 그의 이성을 휘감아오며 가두어진 그의 본능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그는 당장 방문을 열고 들어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문고리를 잡은 그의 손바닥에는 땀이 축축하게 배어 나오며, 진우는 몇 번이고 망설임을 거
듭했다.
결국, 그는 애써 자제를 하며 안방으로 힘든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또 다시는 안 돼...'
진우는 방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지만, 아직 귓전에 울리는 아까 그 지현이의 신음소리는 밤
새 그를 괴롭혔다.
아마 아내도 되살아난 성의 감각 때문에 괴로운 모양이었다.
그리고 아직 혼돈스러운 것 같았다.
진우도 이제 지현의 여체 깊숙이 손을 넣었던 경험 때문에 도저히 참을 수 있을 것 같지 않
다.
이런 상태라면 자신이나 그녀로서나 그 날밤과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는 것은 시간문제였
다.
'무언가 결단을 내려야 해...'
그렇게 그는 며칠동안 고민을 거듭한 끝에 결국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이 위태위태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어쩔 수 없는 결단이었다.
안 그러면 이런 숨이 막힐 것 같은 상황을 당장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방법이 없을 것 같았
다.

이윽고 진우는 지현이를 조용히 불렀다.
그녀는 진우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몰라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나 며칠 동안 고민을 했어..  그리고 나온 결론 끝에..  결심을 했어..  우리 둘을 위해
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야..."
진우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시 이었다.
"당신을 한동안 강릉으로 보내기로 했어..."
".......!"
지현이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단 몇 달간이라도 좋으니 서로가 안정이 될 때까지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진우는 지현이에
게 이런 자신의 뜻을 전달했다.
"솔직히..  이렇게..라도  하지 못하면...  나 당장 무슨 일을 저지를 것 같아.. 스스로가
두려워..."
"................."
지현이는 갑작스런 그의 제의에 당황스러운 눈빛을 보였지만, 그러나 얼마 후 스스로도 상
황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듯 했다.
"길어야 1년이야..  너무 길다 싶으면 한 학기라도 좋아..  서로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가
져 보자..."
진우의 말에 한동안 묵묵부답이던 지현이가 마침내 작게 입을 열었다.
"그래요..."
긴장하며 조심스레 이야기하던 진우는 지현이가 조용히 승낙을 하자 비로소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이해를 해주니 고마워..."
"어쩔 수.. 없잖아요..."
"당신을 강릉으로 전학시키는 구실은 내가 적당히 마련할게.."
"그렇게 하세요.."
"그런데...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닐텐데..  정말 괜찮겠어..?"
"....?  무슨 말씀이세요..? "
"장인 어른 말이야...  당신..  당신이 죽은 줄 아는 아버님 앞에서.. 계속 손녀 행세를 해
야 할텐데.. 괜찮겠어..?  그렇게 같이 살아야 하는데..."
"아..!  그렇..겠군요..."
"그렇겠지..."
".............."
지현이는 그 때문인지 한동안 침묵을 하고 있었다.
"정.. 힘들 것 같으면..  그만 두던지..  며칠 더 신중히 생각해보자.."
"아 아니예요..  그냥 그렇게 해요..  나.. 잘 할 수 있어요.."
"그래..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마워.. 당신을 위해서라도 이것이 차선책 정도는 된다고 생각
해.."
진우는 그렇게 말은 했지만, 미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녀에게는 너무나 힘든 생활을 강요하는 부탁이었기에..

처가에서는 당분간 지현이를 강릉에서 지내게 하겠다는 진우의 제의에 무척 의아해 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둘만 남은 가족이 헤어져 지내려하는 사정을 그들은 알 수 없었을 것
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우는 일단 처가에다가는 회사 일을 핑계로 대었다.
진우의 회사는 지난 번 프로젝트의 성공 이후, 비교적 일이 순탄하게 풀려서 새로운 해외순
회전시용 프로젝트를 땄다.
그런데 이번 겨울부터 들어가는 신규 프로젝트들은 해외에서의 촬영이 주를 이루고, 또한
해외전시에서도 업무를 진행해야 되기 때문에 이를 위해 외국 출장 일이 많아졌다.
그래서 처가에는 진우가 장기간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아지기 때문에, 지현이 혼자 지내게 하
기에는 걱정이 된다는 핑계를 대었다.
물론, 그렇게 많이 비우는 것이 아님에도 다소 과장을 섞은 것이었다.
또한, 겸사겸사 아직 딸 생각을 하는 장인어른에게 한 1년 손녀딸이 같이 있으면 위로가 될
것이라는 핑계도 대었다.
처가에서 곧 진우의 이런 이야기에 수긍을 했고, 오히려 사려가 깊은 사람이라고 칭찬을 했
다.
사실 처가에서는 지현이를 무척 애틋하게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반가워하는 부분도
있었다.
어쨌든 그들에게는 애처로운 피붙이인 것이다.
그래서 지현이는 3학년 가을까지는 강릉의 처가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 이후는 서울에서 고등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하여 어차피 올라와야 했고, 1년 정도의 기간
이면 서로 마음을 정리할 수 있으리라 진우는 생각했다.

이런 저런 수속을 거치고 지현이가 강릉에 간 것은 10월 하순이었다.
강릉에서 지현이와 헤어질 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을 굳게 닫고만 있었다.
"어이구.. 우리 지현이가 아빠와 헤어져 지내는 것이 무척 섭섭한 모양이구나.."
장인 어른은 그렇게 지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지만, 아마 그 머리 속의 감정은 다른
것일 거라고 진우는 짐작하였다.
차를 몰고 수 시간 동안 서울로 올라오면서도 진우의 머리 속은 착잡한 생각으로 복잡했다.
아직 진우의 눈앞에는 그가 떠나올 때 자신을 처연히 바라보던 지현이의 그 눈망울이 아른
거렸다.
그리고 진우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피곤한 듯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진우가 그 깊은 잠에서 깨어난 것은 시끄럽게 울리는 핸드폰 소리 때문이었다.
겨우 깨어난 그는 주섬주섬 전화기를 잡고 시계를 보다 깜짝 놀랐다.
벌써 오전 11시였다.
아니나 다를까 회사에서 온 전화였다.
오늘 오후 1시에 클라이언트와 중요한 회의가 있는데 아직까지 출근을 안 하자 온 확인전화
였다.
"우..."
진우는 겨우 일어나 욕실로 가기 위해 거실로 나왔다.
그때 그는 문득 멈추어서고 집안을 둘러보았다.
텅 빈 집안에서는 왠지 모를 쓸쓸함이 배어져 나왔다.
사람이 하나 없어졌다고 이렇게 적막할까?
진우는 텅 빈 거실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
진우는 조금씩 후회가 솟아오르는 자기 자신의 감정을 향해 이렇게 설득하려 하고 있었다.
"만약에 그대로 있었다면.. 나는 터지고 말았을 거야..  그리고.. 자제하지 못했을 거
야..."
그를 그렇게 생각하려 애를 쓰고 있었다.


18장. 남자친구


"서지현.. 좀.. 할 말이 있어..."
주번이라 늦게까지 남았던 지현이는 웬 남학생이 복도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자, 약간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인데..? 그리고 너는 누구니..?"
"어.. 너는 3반 이경민 아니야..?"
같이 집에 가려고 기다려 준 친구 인영이가 그 남학생을 알아봤다.
"으응.. 그래.."
그 남학생이 인영이의 말에 대답을 했다.
"그런데.. 나한테 무슨 볼일인데..?"
"저.. 그건.. 이렇게 이야기하기는 좀 그렇고.. 다른 곳에 가서 이야기 좀 할래..?"
지현이는 잠시 그 경민이라는 남학생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또래에 비해서는 좀 큰 편인 키에 평범하지만 호감이 가는 인상을 가진 아이였다.
하지만 지현이는 딱 잘라 거절했다
"싫어.."
그리고는 약간 벙찐 표정의 경민을 나두고 재빨리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 지현아 같이 가.."
옆에서 바라보던 인영이도 지현이를 따라 사라지자, 경민은 약간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하
고 웃고 말았다.

"호 오...  이거 재미있는 걸.."
먼저 앞서가던 지현이를 쫓아온 인영이가 친구의 어깨를 감싸며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이야
기를 했다.
"응..?  뭐가..?"
지현이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물어보았다.
"이경민 말이야..  보니까 너한테 관심 있는 것 같던데.."
"에엑..! 설마.."
"기집애..  설마는 뭐가 설마야..  너도 대충 눈치를 챘으니 그렇게 딱 잘라 자리를 피한
거잖아..."
인영이가 지현이의 귓가에 짓궂게 속삭였다.
"............."
지현이가 뜨끔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못하고 걷기만 하자, 인영이가 "그럴 줄 알았다"는 표
정으로 싱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너 어떡할 거야..?"
"뭐가..?"
"경민이가 너한테 프로포즈라도 하면..."
"난.. 별로 생각 없어.."
"우와.. 뜸도 안 들이고 바로 잘라 말하네...  그래도 경민이 정도면 괜찮은 편인데..."
"그래..?  그 애 여자애들한테 인기 많니...?"
"뭐.. 그런 편이지.. 그렇다고 아주 잘생기거나.. 운동을 잘한다거나.. 그런 것 보다.. 성
격이 좋으니까 친구가 많아... 하긴 뭐.. 생긴 것도 호감은 가는 편이잖아..."
"흐응.. 그렇구나.."
지현이가 약간 수긍이 간다는 듯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나저나.. 너 혹시..?  서울에 남겨두고 온 남자라도 있냐..?"
"뭐..?  그게 무슨.."
인영이의 갑작스런 질문에 지현이가 깜짝 놀랐다.
"그런 게 아니면 너무 단호한 게 이상하잖아.. 이전에도 너 좋아하는 남자애들이 좀 있었잖
아.. 그런데 다 거절하고서는.."
"아 아냐..  그런 거.."
지현이는 '서울에 남겨두고 온 남자'라는 말을 듣자, 왠지 뜨끔하여 당황하였다.
순간 '아빠'가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그 그냥..  나 어쩌면 2학기 때 다시 서울로 돌아가야 할지도 몰라..  그런데 남자친구 사
귀어도 어차피 헤어져야 하잖아.."
지현이는 마치 아빠와의 관계를 인영이에게 들키기라도 하는 양 황급하게 둘러대었다.
"하긴.. 그렇겠다..."
인영이는 지나치게 당황해하는 지현이가 좀 이상하다 생각하면서도, 언젠가는 이 친구와 헤
어져야 한다는 것이 벌써부터 서운한지 고개를 끄덕였다.

지현이가 강릉에 온 지도 어느덧 6개월 가까이 되어갔다.
처음 작년 2학년 가을에 지현이가 이곳에 전학을 왔을 때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가 좀
힘들기도 했었다.
외가라고는 하지만 사실 명절 때나 오던 곳이었고, 지현이는 그 동안 서울을 떠나 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을 안정시키고자 강릉에 온 후 본격적으로 습작을 시작했다.
사실 지현이는 그 동안의 사정으로 마음먹고 글을 쓸 여유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어쨌든 그녀의 재능은 곧 국어선생님의 눈에 띄었고, 비슷한 취향의 아이들에게도 어느 정
도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어느 정도 강릉에도 익숙해졌고, 3학년에 올라온 뒤에는 친한 친구들도 생기
게 되었다.
인영이도 그 중의 하나인 여학생이었다.
지현이에게는 친한 여자아이들 뿐 아니라 관심을 가지는 남자아이들도 많았다.
전학생이라는 호기심에다 용모도 아름다운 지현이였으므로, 그 중에는 2학년 때부터 좋아한
다고 따라다닌 남학생들도 두어 명 있었다.
하지만 지현이는 그런 남자아이들의 관심을 또래 아이들다운 감정으로 그냥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다.
지현이는 자신의 현재 상황 때문에 그런 관심이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었고, 때문에 그
남학생들을 딱 잘라 거절했었다.
그리고 그들도 너무 단호한 그녀의 태도에 질렸는지 더 이상 따라다니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3학년 올라와서 경민이라는 남학생이 새로 나타난 것이다.

지현이가 경민이라는 남학생을 만난 그 며칠 뒤였다.
외숙모 심부름으로 동네 편의점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을 때였다.
어디선가 낮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지현이 아냐..  이런데서 만나네.."
"응..?  아...!"
놀란 지현이가 돌아다보니 이경민이었다.
"안녕..."
"으응.. 너도 잘 있었니.."
"그래..  참.. 지현이 너 이 근처 사나보지..?"
"응.. 그래..  그럼 너도..?"
"아 아냐.. 친구네 집에 놀러왔다가..."
경민이 옆에 있는 남학생 둘을 가리켰다.
"아.. 안녕.. 만나서 반갑다.."
그 남학생들은 좀 멋 적은 듯 지현이에게 인사를 하더니, 친구의 옆구리를 한번씩 쿡 찌르
고는 슬쩍 자리를 피해주었다.
"어.. 야 임마..  아...  지현아.. 저 녀석들 신경 쓰지마..  참.. 모처럼 만났는데.. 우
리... "
"아니 괜찮아.. 그럼 잘 가.."
그때 계산을 마친 지현이가 경민의 말을 끊으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편의점 문을 열고 나서려 했다.
"아.. 잠깐..  지현아.."
"왜..?"
"근처에서 이야기 좀 할래..?"
"난 할 말이 없어.."
지현이가 무시하고는 문을 열고 편의점을 나갔다.
"잠깐만.."
경민이 따라 나와서 지현이의 팔을 붙잡았다.
"어머..  왜 이러니..?"
지현이가 그의 손을 뿌리치며 쳐다보자, 경민이 내친 김에 이야기를 시작했다.
"널 좋아하니까.."
"뭐..?"
"제대로 못 들었어..?  그럼 다시 말할게..  좋아..아니 사랑해... 사실은 2학년 때부터였
어..."
경민은 지현이의 눈을 쳐다보면서 단호하게 고백을 하였다.
"............"
지현이는 갑작스런 경민의 고백에 당황하여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어설프게 고백을 한 다른 녀석들과는 틀릴 거야.."
"이..이야기 끝났니..?  그럼..  나 이만 갈게..."
지현이는 얼굴이 붉어진 채 더듬거리다가 휙 돌아서서 도망치듯이 그 자리를 빠져 나왔다.
등뒤에서는 경민이 소리치고 있었다.
"나는 좀 끈질긴 녀석이라고... 승낙을 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거야..."
집으로 돌아오며 지현이는 왠지 얼굴이 상기되는 것을 느꼈다.
이전과는 느낌이 다른 남학생이었다.
그 경민이라는 남자아이는..
이전의 좀 어설퍼서 귀찮다고까지 여겨졌던 남학생들과는 어딘지 다른 느낌의 아이였다.
그래서였을까?
이전처럼 그 자리에서 딱 잘라 "싫어.."라고 말해주지 못하고, 그 자리를 빠져 나오고 말았
다.

그 후에도 경민은 계속 지현이에게 프로포즈를 하였다.
물론, 그렇다고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지현이를 귀찮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좋아한다고 고백을 한 것은 그 때 한 번뿐이었다.
하지만, 경민은 이런저런 일로 지현이와 마주칠 때마다 그녀의 호감을 얻으려 진심으로 노
력을 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자연스럽게 지현이가 있는 곳에서 경민이 눈에 띄는 경우가 점점 많
아졌다.
그 때문인지 어느새 학교 안에서 아이들은 경민이 지현이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는 지나가던 선생님마저 "둘이 잘 어울리는데.." 하고 놀리실 정도였다.
물론, 이런 주변의 분위기는 경민이 평소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호감을 주는 학생이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남자친구라..?
지현이는 경민으로 인하여 새삼 이 단어를 떠올려 보았다.
왠지 지현이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아 보이던 그런 단어였다.
사춘기 여자아이들에게는 가장 민감한 그런 단어일 것이겠지만, 지현이에게는 왠지 거리가
느껴지는 단어였다.
서울에 있을 때도 좀 친한 남자아이들은 있었지만, 이성친구로서 여겨지지는 않았었다.
어쩌면 지현이에게는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르다.
그도 그럴 것이 사춘기에 접어들 나이부터 지금까지 지현이에게 남자는 오직 한사람, 아빠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평소 생활에서 엄마의 흉내를 내야 했으므로 항상 아빠를 의식해서 행동했고, 모든 생활이
아빠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그런 것이 어느덧 당연하게 생활로 자리잡았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하게도 또래의 남자아이들은 그저 미숙한 어린아이들일 뿐 남자라고 생각
되지는 않았었다.
평범하지 않은 그녀의 경험 때문에 많은 기준을 아빠에게 맞추다보니, 또래 남학생들은 그
저 유치할 뿐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강릉에 와서 자신에게 프로포즈를 했던 이전의 남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강릉에 오면서 아빠를 중심으로 돌던 그 생활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이 변화의 틈새로 경민이라는 남자아이가 여기에 침입자처럼 파고 들어왔다.
그것은 지현이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문제였다.
사실 지현이는 강릉에 와서도 자위를 계속하고 있었다.
물론, 처음에는 낮선 환경에 적응 못하여 엄두를 못 내었었지만, 조금씩 강릉이 익숙해지고
긴장이 풀리면서, 다시금 밤마다 몸 속 깊은 곳에서 스믈스믈 열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아빠는 여전히 꿈속에 나타나서 이제 막 성의 감각을 알기 시작한 어린 소녀의 몸과 마음을
흔들어놓고 있었다.
지현이는 점점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어루만져주시던 아빠의 손길이 그리워졌다.
그리고 어느새 외가식구들이 들을까 조심조심 소리를 죽여가면서도, 그 날의 아빠 손길을
기억하려 애를 쓰며 안타깝게 자신의 몸을 더듬게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또다시 한 두 차례의 폭풍이 여자아이의 몸을 흥건히 적신 채 지나가면, 지현이는
그 여운 속에 남은 욕망과 죄의식 사이에서 갈등을 하고는 했다.
지현이는 이러는 자신이 혼란스러웠다.
지현이의 아빠에 대한 감정은 처음에는 그저 어린아이다운 아빠에 대한 사랑일 뿐이었다.
그리고 거기에 어느 사이 이상적인 이성을 아빠에게서 찾게 되면서, 사춘기 소녀의 두근거
림과 순수한 사랑이 스며들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날의 성경험으로 말미암아, 여자아이는 어느새 아빠에게 성적인 갈증을
느끼게 되었다.
밤마다 지현이를 괴롭히는 아빠를 향한 성적인 갈등.
지현이는 지금 이런 자신의 감정이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제 지현이도 중3 이었다.
이전까지처럼 아직 모르는 것이 많던 어린 여자아이가 아니라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다.
그녀는 조금씩 내면적으로 성장을 하면서 자신의 앞날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고, 그 때
문에 지금의 자신이 무척이나 두려웠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모든 마음과 생활을 아빠를 의식하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조금씩 자기의 삶을
찾고 싶었다.
그리고 이때 다가선 '남자친구'라는 단어는, 따라서 지현이에게 새로운 감정을 불러 일으켰
다.
지현이는 자신의 마음속에서 아빠를 향해 느끼는 성적인 갈증과 함께, 이제는 사춘기 소녀
로서 평범한 이성교제에 대한 열망 또한 느끼고 있었다.
지현이도 이제 평범한 소녀처럼 그러고 싶었다.
솔직히 그녀로서는 이전까지 같은 또래 남자아이들에 대해 이런 감정이 없었으므로 당혹스
럽기도 했다.
자신에게 아빠말고는 처음으로 이성으로서 호감이 가는 존재가 나타난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경민에게 이성으로서 끌렸다고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주변에서 자주 보게 되고 익숙해지면서, 그의 친근하고도 호감 가는 웃음을 자주 보
게 되면서, 왠지 아빠말고 처음으로 마음을 기댈 수 있는 그런 존재를 느꼈다.
그것은 어쩌면 지금 그녀의 곁에 아빠가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그래도 아직 지현이는 아무런 확신이 서지 않고 있었다.
자신에게 불현듯 찾아온 이런 감정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를..

그리고 어느덧 5월이 왔다.
어린이날이라 학교에 가지 않은 지현이가 편안하게 쉬며 책을 보고 있을 때였다.
오후쯤에 밖에서 돌아온 외숙모가 지현이를 부르셨다.
"어.. 지현이 너.. 마침 집에 있었구나..."
"왜요..?  외숙모..."
"오늘 별로 할 일 없지..  그럼.. 나랑 같이 좀 나가자.."
"어디 가시는데요..?"
"응... 지금 단오제 하잖니.. 그래서 남대천 쪽에 장이 서는데.. 마침 이불거리나 좀 장만
하려고..."
"단오제요..?"
"응..  아... 너는 한번도 본 적이 없겠구나..  왜.. 그저께부터 크게 행사하는 거 있잖
니.."
"아..! 그거요..."
"잘 되었네..  그럼.. 외숙모랑 같이 가자..."
외숙모는 어린것이 아빠와 떨어져 지낸다고 안쓰러워서, 무슨 일이 있으실 때면 꼭 지현이
를 챙겨주곤 하셨다.
외숙모는 처녀 적부터 엄마와도 친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가끔 예전 엄마의 이야기를 해주시기도 했다.
"그럴까요..?"
"그러려무나.."
마침 오늘 집에 계시던 외할아버지도 신문을 보다가 말씀하셨다.
"네..  그럼.. 옷 갈아입고 나올게요.."
"아버님.. 그럼 지현이 데리고 좀 다녀올게요..."
"그래라.. 태영이는 내가 보고 있을 테니..  으차..  자.. 태영아.. 할애비하고 놀자.."
외할아버지는 이제 2살이 되는 사촌동생을 안으시며 말씀하셨다.

그렇게 모처럼 외숙모와 함께 외출을 한 지현이는 단오장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둘이서 즐
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이불거리를 사려는 외숙모를 따라 한 가게에 갔을 때였다.
문득 심심해서 이불거리를 고르고 있는 외숙모 곁을 벗어나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북적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흐음.. 오늘이 휴일이라서 그런가..? 사람이 꽤나 많네..."
그런데 그때 저쪽 멀리에서 낮 익은 얼굴이 하나 지현이의 눈에 들어왔다.
경민이었다.
아마도 가족들과 같이 나온 듯 짐꾼 노릇을 하고 있었다.
'윽.. 하필이면 여기서도 저 애를 만다나니.. 질기다.. 정말..'
지현이는 혹시나 저쪽에서 자기를 알아 볼까봐 슬쩍 몸을 숨기려 했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경민이 그녀를 발견하고는 반색을 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는 가족들한테 뭐라 이야기를 하더니, 결국 빠져 나와서 지현이 쪽으로 뛰어오는 것
이었다.
"에구구.. 저 녀석.. 휴일이라고 짐 좀 들라 시키려고 했더니만.. 그새 빠져나가네..."
경민의 등뒤에서 엄마인 듯 한 아주머니가 야단치는 것이 지현이에게까지 들렸다.
"풋..."
그 소리를 들은 지현이가 살포시 미소짓고 있는데, 그녀 앞으로 다가온 경민이 말을 걸어왔
다.
"안녕.."
"으응.. 안녕.."
"헤.. 이거 정말 우리 인연 아니냐.?  이런 곳에서도 만나게.."
"어머.. 누구니..?"
마침 가게에서 나오던 외숙모가 경민을 보고 놀라며 물으셨다.
"아.. 외숙모.  얘는요.. 그냥 학교에서..."
"안녕하세요.. 지현이 친구 경민이라고 합니다.."
경민이가 선수를 치며 인사를 하자 지현이가 그만 당황하였다.
"어머..! 얘..  친구라니..."
"어머.. 우리 지현이한테 남자친구가 있었니..?  몰랐네..."
외숙모가 무엇이 재미있는지 웃으면서 경민이를 반겨주셨다.
"어.. 아 아니에요.. 외숙모..."
"괜찮아..  우리 지현이도 이제 남자친구 사귈 때도 되었지 뭐... 이렇게 이쁜데..."
외숙모가 웃으면서 지현이 엉덩이를 톡톡 쳐주셨다.
"아.. 저 그게..."
지현이가 외숙모에게 무어라 변명을 하려는데 경민이가 갑자기 말을 했다.
"저.. 지현아..  딴 데서 우리 이야기 좀 할래..."
"어..? 안돼..  외숙모랑 같이 장봐야 한다고..  짐도 있고..."
"아냐 괜찮아.. 나 혼자 들 수 있으니... 지현이 너는 친구와 좀 놀다가 와.."
뭔가 오해를 하신 외숙모가 알아서 경민을 배려해 주며 자리를 피해주셨다.
"어..!  아 아니에요..."
"감사합니다..."
지현이가 당황하여 거절했지만, 넉살좋은 경민 덕분에 결국 그렇게 해서 둘만 남게 되었다.
"너..."
어처구니없어진 지현이가 화가 난 표정을 지었지만 경민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에이.. 화 풀어.. 지현아...  어차피 이렇게 된 것 그냥 재미있게 놀자..  여기 말고 다른
곳으로 나갈래..?"
"후 우..."
지현이는 좀 화가 났지만, 왠지 웃은 낮의 경민에게 화를 내기도 뭐해서 그냥 한숨을 쉬고
는 따라 나섰다.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은 본의 아니게 데이트 비슷한 것을 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마지못해
따라나섰던 지현이도 어느새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게 되었다.
그것은 경민이 지현이를 사소한 것까지 편하게 배려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이 아이는 참 편한 아이로구나..'
지현이는 문득 옆의 경민을 보며 생각했다.

그렇게 시간을 함께 보낸 두 사람이 돌아오던 길에서였다.
지현이가 극구 사양을 하였지만 시간이 좀 늦었기 때문에 진우가 집까지 바래다준다며 따라
왔다.
"너어.. 사실은 이 핑계로 우리 집 알려는 거지..?"
"앗..! 들켰냐..?"
"하여튼..."
그렇게 두 사람이 장난스런 이야기들을 하던 중에 경민이 갑자기 진지해지며 말을 꺼내었
다.
"저...."
"응..?  뭐..?"
지현이는 경민이 갑자기 무게를 잡자 왠지 불안해져서 되물었다.
"언제.. 대답을 들을 수 있니..?"
".....?"
"내 프로포즈..."
"아...!"
지현이의 표정도 같이 굳어졌다.
"다른 아이들처럼 분명한 거절을 당하지 않았으니.. 나는 아직 희망이 있겠지..?"
"............."
잠시동안의 침묵 후 지현이가 대답을 했다.
"이전에도 여러 차례 말했지만.. 나는 2학기 때 서울로 돌아가...  사귀어도 어차피 헤어져
야 한다고.."
"괜찮아..."
".............."
"지금.. 대답을 해줄래..?"
다시 한동안의 침묵이 흘렀다.
지현이는 어느새 이전과는 달리 망설이는 자신을 발견했다.
"저... 며칠 만.. 더 시간을 줄래...?"
순간 긴장되었던 경민의 표정이 좀 밝아졌다.
"그래... 기다릴게...  그나저나 다행이다... 거절이 아니어서... 그럼 며칠은 더 희망을
가질 수 있겠지.."
그렇게 두 사람은 헤어졌다.

"아으으... 아읏... 으으응... 으응... 아.. 하아..."
지현이는 뜨거운 숨결을 토하면서도 혹시나 그 소리가 새어나갈까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는
안타깝게 허덕이고 있었다.
이미 지현이의 작은 손가락은 자신의 중심에서 흘러나오는 애액으로 흥건히 적셔져 있었고,
그녀의 몸 전체도 땀으로 젖어 번들거리고 있었다.
계속되는 아빠의 꿈, 그리고 그 때문에 습관이 되어버린 자위.
그렇게 15살 먹은 소녀의 어린 보지는 촉촉하고 뜨겁게 젖은 숨결을 토하는 듯 했다.
지현이는 이렇게 점점 관능을 알아 가는 자신의 몸을, 아빠의 손길을 기억하고 잊지 못하는
자신의 몸을, 정말이지 어찌해야 좋을 지 몰랐다.
"아...  하아..  으으음..  으응..  흐으응..."
그러나 지현이의 손가락은 왠지 젖은 보지입구 언저리에서만 맴돌다가 음핵 사이를 헤매고
있을 뿐, 그 안쪽의 여린 보지 속살 속으로는 파고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의 어린 보지 입구가 옴찔 옴찔 물을 토하며 어서 넣어달라고 칭얼거리고 있었지만, 여
자아이의 작은 손가락은 차마 들어갈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물론, 지현이는 그 동안 자위를 해오면서 그 속으로 몇 번 손가락을 집어넣어 본 적이 있었
다.
그러나 왠지 그 때 느껴지던 감각은 아빠 때와는 다른 낮설음과 통증이었고, 어떻게 해야
좋을지 서투를 뿐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지현이는 자신의 보지구멍은 자기 것이 아니라, 주인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
저도 들었다.
그 작고 뜨거운 구멍을 마음대로 소유할 수 있는 주인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지현이의 작은 손가락은 주인 없는 방에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고 망설이는 수줍은
아이처럼 그렇게 그 언저리만 맴돌고 있었다.
하지만 촉촉이 젖은 보지입구 언저리와 두 장의 꽃잎들, 앙증맞은 작은 음핵, 그리고 저 밑
의 부끄러운 구멍 사이를 왕복하는 여행만으로도 여자아이는 충분히 끝까지 오를 수 있었
다.
"아.. 아아...  아으윽..  아 아빠...  으으응.. 으응..  아 아아앙..."
그렇게 아빠를 생각하며 끝내 절정에 오르고 만 지현이는 탈진한 듯 침대 위에 축 늘어져
가쁜 숨을 고르고 있었다.
"하아...  하 아..."
'아... 또 하고 말았어...  자꾸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참을 수가 없어..  아빠
를 생각하면...'
지현이는 문득 서글픈 마음이 들어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그러다 그녀는 문득 경민이 생각이 났다.
지금은 그에게 느끼는 호감이 사랑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친구 이상의 감정인 것만은 분명
했다.
'어쩌면.. 아빠를 향한 이런 비정상적인 마음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지도 몰라...'
지현이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빠를 향한 지현이의 마음과 그리움은 아직 순수한 것이지만, 그 사이로 고개를 쳐
드는 성적인 갈증은 소녀를 두렵게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현이는 그런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도피하고 싶었다.

지현이는 약속한 패스트푸드점 앞에서 그리 많이 두리번거릴 필요도 없었다.
저쪽에 좀 긴장된 표정의 경민이 쉽게 눈에 뜨였기 때문이다.
"많이 기다렸니..?"
"아 아니야..  좀 전에 왔어..  참.. 우선 뭐 하나 먹자..."
"응.."
"아.. 내가 살게.. 뭐 먹을래..?"
"어.. 고마워..  뭐 먹을까..?  그냥 치킨버거 세트로 할래.."
"그래..  조금만 기다려..."
"내가 먼저 자리를 잡아 놓을게.."
지현이는 자리를 잡고 앉아서 저쪽의 경민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직도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미안해.. 따로 만나자고 해서..  그냥 학교에서 이야기하면.. 아무래도 애들 눈에 띌 거
같아서.."
경민이 세트메뉴들을 들고 자리로 오자 지현이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아니야.. 나는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했는 걸.."
"응..?  왜..?"
"만약에 거절하는 거였다면 구태여 따로 만나자고 하지는 않았을 테니.."
경민이 조금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너.. 이거 아냐..?"
"뭐..?"
"네가 나한테 먼저 만나자고 한 것.. 이게 처음이라는 것 말야..'
"........!"
지현이는 왠지 편안해지는 마음이 들며 경민을 바라보았다.
"너..  너무 자신만만해 하는데.. 그러다가 내가 거절하면 어쩌려고 그러냐..?"
"윽..  그건..."
순간 경민의 표정이 어두워지며 조심스러워졌다.
"호 혹시..  거절하는 거니..?"
경민의 표정이 너무 굳어지자, 돌연 지현이가 참지 못하고 "픽.."하고 웃음을 보이고 말았
다.
"응..?  왜 웃어..?"
"걱정 마..  그런 건 아니니까.."
"어.. 그럼 승낙하는 거야..?"
경민이 순간 기뻐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려 했다.
"아 아냐..  아직은.."
"에..? 그럼.."
"조건부야.."
"조건부..?"
"응.. 아직 연인이나 그런 것은 부담스러워..."
지현이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경민의 눈을 응시하며 계속했다.
"하지만..  그냥 친구로 지내면서.. 내 감정을 확인할 시간을 좀 더 줘..."
"..........."
"그래 줄 수 있어..?"
경민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지현이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

그렇게 해서 지현이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


19장. 질투


여름방학이 며칠 앞으로 곧 다가오는 어느 날이었다.
저녁때쯤 지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니 외할아버지가 그녀를 보고 급히 부르셨다.
"여보게.. 마침 지현이 들어왔네..  바꿔줄 테니 받아보게..  얘.. 네 아빠 전화다.."
"아빠요..?"
오랜만의 아빠와의 통화였다.
아빠는 가끔 강릉으로 전화를 하시는 것 같았지만, 거의 지현이가 없을 때 전화를 하셔서
지현이가 받은 적은 거의 드물었다.
지현이는 약간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그 동안 몇 번 통화를 한 적이 있지만 그때마다 왠지 떨리곤 했었다.
수화기 너머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동안..  잘 있었어..?"
"예...  잘 계셨어요..?"
"응.. 나는..."
그렇게 수화기 너머로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아빠의 목소리가...

오늘은 여름방학에 들어가는 날이었다.
친구인 인영이와 경민이네 무리들까지 가세해서 방학 때 뭐할까 고민중인 것 같았지만, 사
실 지현이의 마음은 다른 곳에 가있었다.
'내일이면 아빠가 오신다..'
며칠 전 전화에서 아빠는 그렇게 말씀을 하셨다.
그 동안 지현이가 강릉에 내려온 후에 아빠는 한번도 강릉에 오지를 않으셨다.
아니 아빠뿐만 아니라 지현이도 겨울방학 때 서울에 올라가지 않았다.
아빠는 일을 핑계로 강릉에 오지 않았었고, 엄마의 기일 때나 설날에나 장기해외출장 중이
셨으니, 둘 다 모두 구실은 충분했다.
솔직히 지현이가 강릉에 내려온 이유도 표면적으로는 그 일 때문이었으니..
외가에서는 요즘 아빠 사업이 잘되는가보다고 말씀들은 하셨지만, 그래도 지현이가 안쓰러
워서인지 혀를 끌끌 차시고는 하셨다.
하지만 사실은 지현이나 아빠나 차마 서로의 얼굴을 보기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그때는 아직 그 날의 기억으로부터 쉽게 자유로울 수 없었으므로.
그렇다고 지금도 아주 괜찮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 동안 시간이 흐르면서 많이 안정이
된 것은 사실이었다.
그 동안 지현이도 글쓰기를 하면서 자신을 되돌아 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 기간, 거의 아홉 달 가까운 기간은 지현이 또래의 아이들에게는 신체적으로 뿐만 아니
라, 내면적으로도 많이 자랄 수 있는 기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 아홉 달이었다.
결코 짧다고는 할 수 없는 긴 시일이었다.
그리고 지현이가 태어나서 아빠와 이렇게 오래 헤어져 본 적이 없는 그런 기간이었다.
지현이는 문득 올해 새해를 맞던 때의 지난 일이 생각이 났다.
남들은 2000년이라고 서로 들뜬 분위기일 때도 두 사람은 서로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 2000년이 될 때.. 무엇을 할까요?"
작년 여름, 지현이가 진우의 등에 매달려 어리광을 부리며 했던 말이었다.
어제 TV에서 요즘 연인들이 밀레니엄이라며 새해맞이를 '추억만들기'로 계획한다는 이야기
를 본 것이 문득 생각나서였다.
"새해..?"
"예..."
"그런 걸 벌써부터 생각해..?"
"TV를 보니까.. 애인 있는 여자들은 벌써 밀레니엄이라며.. 추억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다나
봐요..  그래서요... 그냥 요.."
"왜..? 우리도 뭐 할까..?"
"글쎄요..  괜찮아요..  꼭 무리하실 필요는 없어요.."
"아니야.. 뭐 무리는 아니지 뭐...  돈 있는 사람들이야 해외로 나가겠지만..  보통 사람들
이야..  스키장이나 정동진 같은데 가서 해돋이 보는 정도겠지...  안 그래..?"
"그렇겠죠.."
"그럼 별로 어려운 것 아니잖아...  어차피 당신 집이 강릉이니까..  미리 가 있다가 정동
진에나 나가보지 뭐..."
"어머.. 그럴까요..?"
"그러자..  어차피 처가에서 금새인데..."
"헤에..  그래요 그럼..."
지현이는 그때 아빠와 둘만의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 무척 행복했었다.

그때는 그렇게 들떠 기대를 했던 새해였었지만, 결국 2000년이 되는 날 지현이는 혼자였다.
그런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2000년이 막 되어 시끌벅적하게 벌어지는 각종 행사들을 TV로 보던 지현이는 문득 외삼촌에
게 물었었다.
"저.. 외삼촌..."
"왜...?"
"지금..  이 시간에도 시내에서 정동진 가는 버스 다닐까요..?"
"정동진..?   아니 이 밤중에 왜..?"
"그냥요..."
"아하... 너도 거기서 해돋이보고 싶니..?  오늘 거기 사람 장난 아니게 많을 텐데.."
"아니요.. 뭐.. 꼭.. 해돋이 때문이라기보다..."
"에이.. 그래 좋다..  이따가 동트기 전에 삼촌이 차로 데려가 줄게..."
"괜찮아요..  그냥..."
"괜찮기는..  에구.. 우리 예쁜 공주님이 가고 싶으시다는데...  미숙아.. 이따가 같이 나
가자...  아버지는 어떠세요..?"
외삼촌이 지현이를 부둥켜않고 얼굴에 수염을 비벼대며 웃었다.
미숙은 외숙모의 이름이었다.
외삼촌은 외숙모를 늘 이름으로 부르고는 했다.
"에구.. 지현이 숨막히겠어요..  저는 뭐 좋아요..."
"한 밤중에 어디를 나간다고... 그만들 자지..  애 데리고 니네들끼리 다녀와라..."
외할아버지는 그만 주무시러 들어가셨다.
"그럼.. 태영이도 깨워서 데려갈까..?"
"아이 참..  곤히 자는 애를 왜 깨운다고 그래요..  날도 추운데 감기 걸리게..  그냥 우리
끼리 가요.."
그렇게 해서 지현이는 외삼촌 부부와 함께 정동진에 해돋이를 보러 갈 수 있었다.
동틀 녘에 삼촌 차로 도착한 정동진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에휴.. 여기도 예전 같지 못해...  전에는 한적하고 좋았는데..."
삼촌은 해돋이 관광객들로 북적대는 이 곳이 불만스러우신 지 작게 투덜거리셨다.
"지현아.. 춥지 않니..?"
"아니.. 괜찮아요..."
지현이는 걱정해주시는 외숙모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조용히 눈앞에 펼쳐진 차가운 바
다를 바라보았다.
"하 아..."
그 바다를 보면서 어린 지현이의 가슴 깊은 곳이 왠지 모르게 저려왔다.
지현이의 두 눈에 작게 이슬이 맺히는 것 같았다.
결국 지현이 혼자 보게 된 해돋이.
주변에는 외삼촌 부부가 있었고, 또한 많은 관광객들이 북적대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곳에
서 혼자였다.
지현이는 그곳에서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랬었다.
새해를 맞던 겨울의 바다에서..
그리고..
'아빠가 내일 오신다..'

'과연 아빠를 만나면 무슨 말부터 해야 할까..?'
'그 동안 어떻게 변하셨을까..?'
'내 모습도 아빠에게 많이 달라 보이 실까..?'

이렇게 상념에 잡혀 있는데 인영이가 등뒤에서 지현이를 탁 쳤다.
"얘.. 무슨 생각을 그리 하니..?"
깜짝 놀라 제정신이 든 지현이가 친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응..?  아 아무 것도 아니야.."
"혹시.. 경민이 생각이니..?"
"아니야.. 그런 것은..."
지현이가 당황하며 부인하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경민이나 윤식이는..?"
"어머 얘..  그 애들 아까 자기네 반으로 갔잖아..  아주 넋이 나갔던 모양이네.. 좀 있으
면 다시 올 거야..."
"으응.. 그랬구나..."
"그나저나 방학식도 끝이 났는데.. 우리 어디 갈까..?"
"............"
"얘..  어디 갈 거냐니까..?"
"저... 미안하지만..  나 급한 일이 생각났거든...  나 먼저 갈게.. 정말 미안해..  애들한
테 이야기 좀 잘 해줘..."
"어..?  야... 그럼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어.. 지현아..."
지현이는 갑자기 생각난 듯 친구에게 사과를 하고는 황급히 교실을 빠져나왔다.
아침부터 계속 아빠 생각만 나는 것이 왠지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다.
그래서 친구들한테는 미안하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혼자 있는 것이 나을 것 같았기 때문이
다.
"후 우..."
그렇게 나온 지현이는 터벅터벅 운동장을 걸어가면서 그냥 한숨이 나왔다.
'나 오늘.. 왜 이런지 몰라...'
그렇게 지현이가 교문을 막 나섰을 때였다.
".......!"
지현이가 갑자기 우뚝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학교 앞에 서울 번호판을 단 낮 익은 차가 한 대 서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 밖에는 한 사람이 서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오늘 하루종일 지현이의 머릿속에서 내내 떠나지 않았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한동안 멍하니 서있던 지현이의 입이 마침내 약간 젖은 목소리로 열렸다.
"아 아빠..?"

진우는 예정보다 하루 일찍 강릉으로 왔다.
그렇다고 그냥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예정보다 진행 중이던 일이 하루 일찍 끝이 났기 때문이고, 왠지 지현이의 얼굴이 빨리 보
고 싶어서였다.
그 동안 몇 달 동안이나 얼굴 보는 것을 피해왔으면서, 새삼 무슨 변덕인지 모르겠다고 스
스로 생각을 하면서도 갑자기 지현이가 그리워졌던 것이다.
진우는 본래 여름방학에는 지현이를 만나야겠다고 이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너무 오래 지현이와 헤어져 있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했고, 이제는 자신의 마음도 안정을 찾
아 지현이를 만나도 동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차피 2학기에는 지현이를 다시 서울로 데려와야 하므로, 이 문제를 상의하느라 겸
사겸사 강릉으로 올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하루 먼저 도착을 한 강릉이었다.
진우는 처가에 전화로 도착을 알려주고는 그냥 지현이가 다닌다는 중학교 앞에 와서 기다리
기 시작했다.
오늘이 방학식 날이라니 학교는 일찍 파할 것이라 좀 서둘렀다.
'지현이는 그 동안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  키는 많이 컸을까..?'
진우는 교문 앞에서 기다리면서 왠지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마치 오래 전에 헤어진 그런 연인을 만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지현이가 그의 앞에 마주섰다.
낮 설은 교복을 입은 지현이의 모습.
지현이는 오랫동안 보지 못해서인지 더욱 성장이 눈에 띄는 것 같았다.
9개월 여 간의 헤어짐.
불과 그사이에 지현이는 훌쩍 커버렸다.
전에는 작다고 느껴졌던 지현이의 키가 어느새 그의 어깨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몸매도 이제 여성으로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이전까지의 아직 풋익은 과일 같은 여자아이의 몸에서, 이제 알맞게 솟아오른 젖가슴이나
몸 전체에 흐르는 여성의 곡선 등이 마치 알맞게 익어 가는 처녀아이의 몸을 향하고 있었
다.
또한 점점 더 아름다워지고 수진을 닮아 가는 얼굴.
그토록 그리웠던 얼굴이 그곳에 있었다.

"그 동안..  잘 있었어...?"
진우는 첫마디를 하면서 왠지 목이 메이는 것 같았다.
"예...  저.. 저도요...  잘 지내셨어요..?"
그것은 지현이의 목소리도 마찬가지였다.
"응.. 그럭저럭...  아.. 참..  나 나는.. 이제 괜찮은 것 같아..  앞으로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당신은..?"
"..... 저.. 저도요..."
지현이는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 ........  다행이네..."
진우가 미소를 지었다.

"일도 너무 좋지만.. 그간 너무 얼굴 보기가 힘들었어...  지현이도 지 아빠 무척이나 보고
싶었을 텐데.."
장인어른은 오랜만에 들른 사위와 술잔을 나누면서 그 동안의 소홀함을 나무라셨다.
그러나 사실은 간만에 진우의 얼굴을 봐서인지 기분이 무척 좋으신 듯 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자주 들르겠습니다.."
"아냐.. 됐어...  일이 바빠서 그런 것을 뭘...  참.. 그나저나 이제 지현이는 데려갈 건
가..?"
"예..  이제 2학기에는 데려가려고요..  어차피 서울에서 고등학교 진학시켜야 하고..."
"그래..!  그렇구만...  지현이 지 애비하고 떨어져 지내는 걸 보면서 그렇게 안쓰러웠는
데..  또 막상 데려간다니까 서운하기도 하네...  그 동안 우리 지현이 보는 재미로 살았는
데..."
"앞으로 자주 데리고 오겠습니다.. 장인어른..  너무 서운해하지 마세요.."
"에이 참.. 아버지도...  아.. 그런데 지현이는 언제 데려가실 겁니까..?  형님.."
옆에서 같이 술을 마시던 처남이 물었다.
"글쎄..?  2학기부터 서울에서 다니게 하려면 방학중에 전학을 시켜야겠지만...  여기에서
2학기 좀 더 다니게 할 수도 있고...  지현아... 네 생각은 어떠니..?"
진우가 지현이에게 의사를 묻자, 옆에 있던 그녀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대답을 했다.
"저는.. 그냥 여기서 1~2달 더 다녔으면 해요...  여기서 사귄 친구들도 있는데... 갑자기
방학 때 가기도 좀 그렇고..."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그나저나.. 자네..  오랜만에 지현이를 보니 어떤가..?  그 사이에 정말 많이 크지 않았
나..?"
장인어른이 대견한 듯 지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으시자, 진우는 빈 술잔을 따라드리며
대답했다.
"예.. 못 본 사이에 정말 많이 컸어요..."
그러자 미숙씨가 음식을 가지고 들어오며 옆에서 거들었다.
"지현이도 이제 다 컸지 뭐예요.. 시집 보내도 되겠어요..  애가 이쁘니까 지 좋다는 남자
애들도 있는 것 같아요..?"
"예..?"
"아..! 왜 얼마 전에 그 녀석 말야..?  키가 멀대 같이 큰 녀석..?  요즘에 지현이 쫓아다
니는 것 같던데..."
"맞아요..  얼마 전에 전화도 오더라구요.."
"......!   아.. 그 그래요..?  하 하핫..."
진우는 처남과 미숙씨의 그 말에 순간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얼굴이 굳어졌다.
물론, 얼굴이 굳어진 것은 옆에 앉아있던 지현이도 마찬가지였다.
"아 아니예요..!  외숙모.. 외삼촌..  그 애는 그냥 학교에서 아는 친구예요..."
지현이는 당황하여 정색을 하며 애써 변명하려 하였다.
"어머.. 얘는.. 이렇게 정색을 하니..?  지난번에 그 애 이야기 들어보니 네가 남자친구 되
는 것 허락했다는데...?"
"오호.. 그래...!  너도 그 녀석이 싫지는 않은 모양이구나..."
처남이 그 말에 재미있다는 듯 지현이를 놀리고 있었지만, 지현이는 더욱 당황한 표정이 되
어 진우의 눈치를 살폈다.
"아 아니에요... 그런 것...  그냥...  아 아빠.. 정말이에요..."
진우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색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
그런 진우의 표정을 보고 장인어른이 재미있다는 듯 툭 치며 말씀하셨다.
"하 핫...  자네 표정을 보니... 어디서 웬 놈이 딸아이를 채가려고 한다는 말에.. 긴장이
되는 모양이구만...  하 하..."
"아 아니..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아니긴...  나도 지금 자네 마음 다 알지...  그게 다 딸 가진 애비 마음인 걸...   하지
만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지...  나중에 지현이가 커서.. 정말 결혼하겠다고 사귀는 남
자 데려와 봐...  그때는 그 놈이 정말 도둑놈처럼 보이지...  하 하..."
"예...  하 핫..."
"아마.. 이제야 수진이가 자넬 처음 데려왔을 때.. 내 심정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
걸..."
"그 그렇군요...  역시 자식은 키워봐야지.. 부모 마음을 안다고... 하 핫.."
진우는 그렇게 어색한 웃음으로 얼버무렸지만 어쩐지 마음속은 개운치 않았다.

지현이는 정말 난감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어 그 자리를 빠져 나왔다.
"아이 참.. 외삼촌도 그렇고 외숙모도..  정말 짓궂으시기는..."
지현이는 남의 속도 모르고 그런 소리들을 한 두 분이 정말 야속했다.
"아.. 어쩌지..."
그녀는 아까 아빠의 굳은 얼굴이 생각나자 걱정이 되어 책상 위에 얼굴을 파묻었다.
'정말 오랜만에 아빠를 만난 날인데.. 이게 뭐람...'
그때였다.
똑 똑...
"누 누구세요..?"
"나야..."
"아...  들어오세요..."
아빠가 방에 들어왔지만, 지현이는 왠지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저기... 아까 그 이야기 말인데..."
"아... "
지현이는 순간 동요했다.
그리고는 서둘러 무마하듯이 아빠의 말문을 막았다.
"저 저... 그건요... 그리 신경 쓸 필요 없으세요..  그냥.. 두 분이 뭔가 오해를 한 거예
요.."
"그래...?!"
"예..  그 아이는 그냥 학교에서 아는 아이예요..  우리 학교 남녀공학이잖아요..  저.. 서
울에 있을 때도 학교에서 아는 남자애들 있었잖아요..  그냥 그런 거예요...  여자친구들이
랑 같이 어울리는..."
"그래..  그렇구나..."
아빠는 수긍하려는 듯 말을 이었다.
"미안해..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상한 오해를 한 것 같아서...  그렇다고 내가.. 의심한
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야...  그냥.. 처남이나 미숙씨가 하두 그러니까.. 어떤 남자아인
가 좀 궁금해서..."
"아 아니에요..."
"그럼..  나 좀 피곤해서 먼저 쉴게..."
그리고 아빠는 좀 멋 적은 듯 방을 나가셨다.
"후 우..."
지현이는 아빠가 별 문제를 삼지 않고 나가시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지현이는 아빠에게 거짓말을 하였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나.. 왜 이럴까..?'
지현이의 마음은 흔들리고 있었다.

진우는 회사일 때문에 강릉에 오래있지 못하고 이틀만에 서울로 돌아와야 했다.
하지만 왠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지현이가 일단 납득이 되도록 해명을 해주었지만, 그럼에도 왠지 그 지현이의 남자친구라는
존재가 그에게 목에 걸린 가시처럼 신경이 쓰였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지금쯤 지현이에게 남자친구가 생긴 것은 당연한 것일 수 있었다.
지현이는 이제 한참 싱그럽게 물이 오르며 더욱 아름다워졌고, 당연히 남자아이들의 눈에
띌 것이다.
또한, 지난 수개월 동안 자신과는 떨어져 지냈다.
당연히 그녀나 또래의 남학생들이나 서로에게 관심을 가질 조건과 이유가 충분했다.
물론, 지현이는 또래의 딸아이가 아닌 어른인 수진이의 영혼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녀는 지
금 중3의 아름다운 여학생인 것이다.
진우는 문득 예전에 지현이가 중학교에 입학할 때 느꼈었던 감정이 되살아났다.
그것은 어떤 서글픔에 관한 기억.
풋풋한 젊음을 시작하는 나이의 지현이와 이제 40대의 나이인 자신과의 현실적인 벽.
그 부러움마저 섞인 어떤 서글픔에 관한 기억이었다.
그러나 지현이를 좋아한다는 남자아이들에게는 그런 현실적인 벽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진우에게 있어서는 어떤 불안감으로 다가왔다.
이대로 진우는 진우대로 중년의 인생을 살아가고, 아내는 아내대로 새로운 어린 인생을 살
아가며, 영영 그녀를 잃게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이었다.
'아무래도.. 그냥.. 방학중에라도 데려와야 할까..?'
진우의 그 불안감은 이제 어떤 초조함마저 내비치고 있었다.
이대로 지현이를 자신이 없는 그곳에 놔두어도 될까 하는 불안감, 초조함이었다.

진우가 불안감 때문에 일손은 놓고, 다시 몇 시간이 걸려 강릉을 찾은 것은 그 다음 날 저
녁이었다.
그리고 처가 근처에서 지현이를 바래다주러 따라온 그 남학생을 처음 본 것도 그 날이었다.
진우가 그 장면을 본 것은 정말이지 우연이었다.
그는 강릉에 도착하여 처가 근처까지 오게되자 막상 다시 망설여졌었다.
며칠만에 뒤바뀐 자신의 이런 변덕을 처가 식구들이나 지현이가 어떻게 생각을 할까?
그래서 근처 길목에 차를 세우고는 한동안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때 길 뒤편에서 낮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지현이다..!'
지현이의 목소리를 듣고 일단 차 문을 열려던 진우는 순간 이어서 들리는 웬 남학생의 목소
리에 동작을 멈추고 말았다.
"........!"
백 미러로 두 사람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바로 그 남자친구로구나..!'
진우는 어떤 이유에선지 선뜻 나서지를 못하고, 오히려 그들이 볼까봐 차안에서 몸을 웅크
려 숨고 말았다.
다행인지 지현이는 그 남학생과 서로 이야기하느라 정신이 팔려 진우의 차를 눈치채지 못하
고 지나치고 말았다.
그리고는 저 앞 골목 입구에서 두 사람은 헤어지려는 듯 걸음을 멈추어 섰다.
진우는 살며시 고개를 들어 근처의 차안에서 그들을 지켜보았다.
그 남학생은 키가 큰 편에 무척 인상이 좋은 아이였다.
두 사람은 진우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대화는 진우의 차까지 조그맣
게 들려왔다.
"자...  이제 그만 돌아가...  집에 거의 다 왔잖아..."
"조금만 더 있다가 가면 안돼..?"
"안돼...  집에서 눈치 보인단 말야..  너 땜에 내가 전에 얼마나 곤란했는지 알아...?"
"왜..?  무슨 일이 있었어...?"
"아 아냐..  그건 알 것 없어..."
"뭐..?  칫..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어..!  기분 상했니..?  미안해..."
"냅 둬... "
"어.. 야아..  많이 화났니..?   남자애가 토라지기는...  그만 화 풀어..."
"그럼 화 풀 테니까 소원을 하나 들어줘.."
"뭔데...?"
그러자 그 남학생이 갑자기 진지해지며 지현이의 눈을 마주 바라보았다.
"나.. 지금.. 지현이 너에게.. 키스를 할 수 있게 허락해 줘..."
"......!"
지현이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그 남학생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깜짝 놀라기는 진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순간 뛰쳐나가려다 애써 자제하고는 지현이의 반응을 지켜보았다.
"나.. 다른 남자애들처럼 갑자기 도둑 키스를 할 수도 있어..  하지만.. 지현이 너와의 첫
키스를 그러고 싶지는 않아..  허락해 줘..."
"............"
그 남학생은 계속 말을 이었지만, 지현이는 갑작스런 그의 요구에 무척 당황한 듯 얼굴이
붉어진 채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더듬거리며 겨우 말문을 열었다.
"아 안돼..  아직은..   나.. 아직..."
"........."
"아직은..."
"후우...  나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니..?  그래도 나는 네 공식 남자친구 아니니..?"
".............."
"아냐.. 미안해...  갑자기 이런 소리해서 좀 놀랐지..?"
"아냐..  내가 미안해..."
그렇게 둘 사이에 어색한 분위기가 잠시 이어졌다.
그러자 그 남학생은 어색한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듯 장난스런 말투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다음에는 꼭 물러서지 않을 테니..  알아서 해..."
"..........!"
"응..?  알았지..?"
지현이는 남학생이 그렇게 분위기를 풀어주자 잠시 안도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가 계속 장난스런 미소로 재촉을 하자, 지현이도 곧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그를
쳐다보았다.
"..........  아이 참... "
그러나..
진우는 멀리서 지현이의 그 미소를 보는 순간, 망치로 뒷머리를 맞는 듯한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미소는 너무나 아름답고 수줍은 미소였다.
그리고 예전에 그녀가 자신만을 위해 지어주던 그런 그리운 미소였다.
진우는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그저 멍하니 있었다.
다만 그 와중에서도 그는 한가지 사실만은 직감할 수 있었다.
지난번에 지현이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었다는 것을..
저 남학생과의 일을 자신에게 숨기려 했다는 것을..
진우가 다시 앞을 바라보자 두 사람은 이미 이야기가 끝이 났는지 헤어지고 있었다.
그것을 본 그는 곧 차를 몰아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지현이에게 다가가고 있는 진우의 마음은 이미 두 가지 감정만이 지배하고 있을 뿐이었다.
'질투'라는 감정과 또 하나 '두려움'이라는 감정.
40이 넘은 불혹의 나이에 어린 남학생으로 인하여 이런 감정을 가진다는 것이 우스웠지만,
진우는 어쩔 수가 없었다.

지현이는 경민과 헤어지고는 아직도 빨갛게 상기된 볼을 어루만지며 걸어가고 있었다.
'아...  경민이도 참...  다음에도 그러면.. 나 어떡하지...?'
그때 좁은 길 뒤편에서 차 한 대가 미끄러져 오는 것이 느껴졌다.
지현이는 길을 비켜주기 위해 무심코 차 쪽을 바라보다가 순간 소스라치며 놀랐다.
"아앗...!"
그곳에는 지금 며칠 전 서울로 가셨던 아빠가 다시 돌아와 계신 것이다.
그는 차창을 내리고 지현이를 굳은 얼굴로 바라보았다.
"..........."
"어 어쩐 일이세요...?  여기..."
아빠는 대답 대신에 차 문을 열고는 말했다.
"타... 다른 곳에 가서 할 이야기가 있어..."
지현이는 그런 그를 보며 자신의 온몸이 작게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굳은 표정을 보고는 아빠가 방금 전 경민과 함께 있던 자신을 봤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키스를 요구하는 경민의 이야기도 들으셨을지 모른다.
'아..! 어떡하면 좋아...'
지현이는 아무런 변명도 못하고 그저 시키는 대로 차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아빠는 차를 운전하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을 굳게 다물고 계셨다.
그리고 차안을 무겁게 흐르는 침묵은 어린 지현이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다.
'어..어떻게...  아마.. 경민이의 말을 모두 들으셨나봐..'
'아빠가 뭐라고 하실까..?  지금 어디로 가는 거지..?'
지현이가 고개를 숙이고 그런 생각들을 하며 속으로 불안해하고 있을 때, 문득 차가 멈췄
다.
깜짝 놀라 창 밖을 바라보니 어느새 경포호 주변이었다.
"여기서 이야기 좀 하자..."
"네..."
"............."
아빠는 다시 잠시동안 무슨 고민을 하는 표정을 지으시더니, 마침내 결심을 하신 듯 말씀을
하셨다.
"나.. 생각이 바뀌었어..."
"무슨...?"
"방학중에 전학수속을 하자..  2학기부터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게..."
"예...?  갑자기 그게 무슨...?"
"그렇게 할 테니.. 방학중에 서울에 올라오게 준비를 해 둬..."
"하지만...  그건.. 이전과 이야기가 틀리잖아요..."
"이야기는 바뀔 수 있는 거야...  어차피 중3 때 서울로 돌아올 것..  1~2달 빨라지는 것
뿐이야..."
"그래도 저하고 상의도 없이 이렇게..."
"그럼.. 좀 더 여기에 있어야 할 이유가 있는 거야..?"
"그 그건..  그냥...  갑자기 친구들과 헤어질 준비도 안 되었고..."
"친구..?  그 남자친구 말이야...?"
".......!"
"그 남학생 때문에 서울로 돌아가기 싫은 거야..?"
"아 아니에요...  그런 건...  경민이 때문이 아니에요..."
"경민..인가 보지..?  그 남자친구 이름이..."
"저..  아까 보신 것 때문에 그러시는 거죠..?  아까 경민이가 나 바래다 준 거 보신 거
죠..?"
"응..."
"무슨 오해를 하셨는지 몰라도.. 그냥 바래다 준 것일 뿐이에요...  그냥 친구예요..."
"오해가 아냐..."
"오해예요..  학교 다니다보면 아는 아이들도 있는 것이고.. 친구도 사귈 수 있는 것이잖아
요...  그런데.. 그런 것을 가지고..."
"요즘에는 남자애들이 그냥 아는 여자애들 에게도 키스를 요구하니..?
"아....!"
'역시나..  들으셨던 거야..!   어 어쩌면 좋아...'
"하지만.. 그 키스 이야기 때문만이 아니야..."
"그럼...?"
"아까.. 그 미소..."
"......?"
"당신 자신은 못 느꼈는지 모르지만.. 당신이 그 남자애에게 보여주었던 그 미소..."
"......!"
"작고 사소한 것일지 모르지만..  그게 어떤 의미라는 것인지 나는 알아..."
".........."
"왜냐하면..  나도..  당신의 그 미소를 보아왔으니까..."
"그 그건..."
"그 아인..  이미 당신에게.. 단순한 학교친구가 아니었어..."
순간 지현이의 작은 어깨에서 동요가 느껴졌다.
"일단.. 당신은..  그 아이 일과 관련해서..  나에게 거짓말을 했던 거야..."
"............"
"물론, 내가 지금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지나 모르겠어...  이미 주희 일로 당신에게
큰 상처를 주었던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나 있는지는..."
"하 하지만..."
그때 지금까지 제대로 된 변명조차 못하고 아빠의 말을 듣고만 있던 지현이가 항변하는 표
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저.. 저에게도.. 사생활은 있는 거예요...  학교생활도.. 친구들도..  그 그런데... 이런
식으로 맘대로 하시면..  이곳에서의 제 사생활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이것만은 알아줘...  이건 궤변에 나의 자기합리화가 될 지도 모르지만..  나는 내가 한
행동에 결과를 책임을 질 수 있지만...  당신은 그럴 수가 없어..."
"그게 무슨...?"
"당신은 지현이가 아니야...  딸아이가 아니라고..   당신이 하는 행동은.. 비록 딸의 몸을
빌어서 하는 것이라도...  그것은 딸애의 인생이 아냐..  결국 당신이 원해서 하는 거잖
아..."
".............."
"만약에.. 지현이의 영혼이 돌아온다면... 당신이 한 행동의 결과는 모두 그 애가 뒤집어
써야 해..."
'아.. 아니예요... '
지현이는 마음속으로 아빠의 말을 부인하고 있었다.
"만약에.. 지현이의 영혼이 돌아와서.. 엄마가 자기의 몸을 가지고 마음대로 한 일들을 알
면 어쩌겠어...?"
'그런 것이.. 아니에요...'
"우리가 그 동안..  그토록.. 힘들어했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잖아..."
'나 나는 엄마가 아니에요...'
"물론.. 나는 지금 질투를 느끼고 있어..  우스운 일이지만.. 이 나이에 어린 남자애한
테...  하지만 단순히 질투 때문에 이러는 것만은 아냐..."
"............"
"이성교제나 그런 것.. 잘못하면 딸애의 장래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신중해 줘..."
'아니에요... 아빠...  제 제가 바로 지현이라구요..  이건 바로 제 인생이라구요...'
하지만 지현이의 입에서는 차마 이 말이 밖으로 나올 수가 없었다.
그저 두 눈에 안타까운 이슬이 맺히며 이렇게 항변할 뿐이었다.
"하지만..  너 너무하세요..."

결국, 그렇게 지현이는 방학중에 서울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어린 마음에 그 동안 그토록 그리워했던 아빠와의 재회였는데..
이렇게 다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우울한 재회가 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랬었다....


20장. 상처, 연민.. 그 끝에 남은 오해


지현이는 전에 서울에서 다니던 학교로 되돌아왔다.
방학중에 전학수속을 한 지현이는 2학기부터 차질 없이 다시 등교를 할 수 있었다.
낮 익은 교정, 낮 익은 선생님들, 그리고 친구들.. 거의 1년만에 다시 보는 반가운 모습들
이었고, 많이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사이 지현이는 달라져 있었다.
이제 조금 성숙해진 외모도 외모였지만 내면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아빠와 떨어져 혼자 지내던 그 기간 동안 지현이는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고,
때문에 더 이상 이제 아빠에게만 모든 마음을 의지하던 작은 여자아이가 아니었다.
지현이는 급히 자신을 서울로 전학시키려 한 진우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린 마음에 우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정말.. 이제는 내 마음대로 할 인생이란 없는 것일까..?'
그런 서글픈 생각이 지현이의 마음을 짓눌렀다.

진우는 초인종을 눌렀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그제서야 오늘 지현이가 늦는다는 것을 기억한 진우는 열쇠로 문을 따고 집으로 들어왔다.
지현이는 서울에 와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오늘 좀 늦는다고 했었다.
진우는 지현이가 무리 없이 서울에 다시 잘 적응하는 듯 해서 왠지 안심이 되었다.
솔직히 자신의 일방적인 처사는 스스로도 무리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바였다.
그때는 참을 수 없는 어떤 감정에 불안감까지 더해 그럴 수밖에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본다
면 지현이의 의사를 무시한 독단적인 행동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지현이는 마음이 무척 상해있었을 것이다.
아이들한테도 그렇게 하면 크게 마음이 상할 텐데, 하물며 그녀는 사실 어른이 아니었던가?
그리고 솔직히 남자친구라 하여도 자신이 바람을 피웠던 경우와는 비교할 바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서울로 다시 데려온 이후, 진우는 지현이의 기분을 맞추려 많이 애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지현이는 아직 많이 우울해 하던 것 같았는데, 이제 예전 친구들과 다시 어울리다
보면 좀 나아질지도 모른다.
진우가 그런 생각을 하며 혼자서 저녁을 먹고 있을 때였다.
집안에 전화벨이 울렸다.
"누구지..? ......  여보세요..?"
"저... 거기..  지현이네 집이지요..?"
낮선 남자아이의 목소리였다.
"그런데..  누구니...?  나는 지현이 아버지인데..."
그때였다.
지현이가 현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선 것은..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전화기를 통해 무척 반가운 듯 한 그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흘렀다.
"아..!  안녕하세요..  저는 지현이 강릉에 있을 때 친구인.. 경민이라고 합니다..."
".......!"
순간 진우는 긴장을 하며 현관으로 들어서고 있는 지현이와 시선이 맞았다.
"......?"
지현이는 평소와는 다른 그의 시선을 보자 잠시 멈칫했다.
"저..  지현이 지금 있나요..?"
전화기 건너편에서 다시 그 경민이라는 남학생의 말소리가 들렸다.
"저한테 온 전화예요..?"
지현이가 진우의 표정을 보고 짐작을 한 듯 거실로 들어오며 물었다.
순간 왜 그랬을까?
진우는 왠지 모를 다급한 감정에 휩싸여, 전화기에 대고 그만 이렇게 말해버리고 말았다.
"지현이.. 지금 집에 없다..  그리고 아버지로서 이야기하는데.. 다시는 지현이한테 전화하
지 말거라..."
그리고는 전화를 탁 끊어버리고 말았다.
"지금.. 무 무슨 짓을 하신 거예요..?  제 전화 맞죠..?"
놀란 지현이가 진우에게 뛰어와 말을 했다.
"알 거 없어..."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제 전화 맞잖아요..  어떻게 남의 전화를 그렇게 함부로 끊어
요..?  바꿔주지도 않고..."
"............."
"그런데..  누구였어요..?   ........!   호 혹시..!   경민이.. 경민이 맞지요..?"
진우는 대답을 회피하고 안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때 등위에서 지현이의 울먹이는 소리가 들렸다.
"정말.. 너무 하시는 것 아니에요..?  그냥 전학간 친구에게 거는 안부전화일수도 있잖아
요..  그런데 그런 식으로 끊어요..?   저.. 방학중에 전학을 시킨 일은.. 그래도.. 이해하
려고 했어요..  하 하지만.. 이런 건..."
진우도 자신이 왜 그런 유치한 행동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냥 어른답게 대범하게 행동하면 될 것을..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더욱 역효과가 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미안해.. 나도 왜 이런지 모르겠어...  그런 유치한 행동이나 하고..."
그 일이 있은 며칠 후, 아침식사를 끝내고 지현이가 식탁을 치우려는데 진우가 문득 이렇게
사과를 하였다.
"........!"
지현이가 놀라서 진우를 바라보니, 그는 애잔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이내 몸을 돌
려 주방 밖으로 나갔다.
지현이는 우두커니 서서 그런 아빠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아빠의 뒷모습에서 어떤 서글픔과 애수가 흐르는 것 같았다.
`아빠...'
지현이는 아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어떤 연민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요즘 아빠에게 왠지 모르는 반발심이 드는 것도 어쩔 수가 없었다.
그 이유가 아빠의 행동 때문 만인지, 아니면 사춘기 아이의 부모에 대한 반발심도 어느 정
도 작용했는지는 모르겠다.
전에는 아빠와 함께 있기만 해도 좋았는데, 이제는 이해는 하면서도 반발심이 먼저 앞섰다.
특히, 지난번 아빠의 처사는 아직도 너무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왜 이럴까?
서로 마음을 안정시키려고 떨어져 있던 지난 기간이 어느새 서로의 마음까지도 멀어지게 한
것일까?
그러나 동시에 아빠에게서 서글픔과 애수가 느껴지는 것은 지현이의 어떤 원죄의식 때문일
지도 몰랐다.
이 모든 일은 다 지현이 자신 때문이라는 원죄의식.
다 그 옛날의 거짓말 때문이라는 원죄의식.
그래서일까?
지현이의 마음은 어느새 아빠에 대한 안쓰러움으로 바뀌었다.
아빠의 그 계속된 불안감과 민감한 반응들.
`아빠는 두려우신 거야..  나를 잃을까봐...'
그리고 사실 지현이 자신도 두려웠다.
`예전에는 그저 아빠를 바라만 봐도 좋았는데.. 함께 있으면 행복했었는데...  그런데..
왜.. 요즘에는.. 알 수 없는 미움의 감정까지 생긴 것일까..?'
`나는 나쁜 아이 같아..  아빠가 누구보다도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 사실은 나도 두려워...  이러다가.. 이렇게 지내다가..  이대로 아빠를 잃게 될까
봐...'

서로 서툴렀다.
오랜만에 함께 살게 된 두 사람은..
서로 상대를 대하는 것이..
어찌된 것이 사람들이란 시간이 갈수록 타인을 대하는 것이 서툴러지는 것일까?
점점 진실을 말할 수 없는 부분이 커지기 때문일까?

"저.. 그럼 학교 다녀올게요..."
지현이가 인사를 하고는 급히 현관문을 나서고 있었다.
아직 꽃샘 추위가 남아있어 날씨가 쌀쌀했지만 어느새 봄이었다.
그리고 지현이는 여고에 진학했다.
진우는 베란다를 통해 길가로 나가는 지현이의 모습을 아련히 바라보았다.
16살의 지현이는 이제 싱그러운 성숙함을 빛내고 있었다.
얼굴은 아직 앳되어 보이지만, 어깨 밑으로 찰랑거리는 탐스러운 긴 머리와 그녀의 몸을 감
싸고 있는 짙은 감색의 교복은 지현이를 보다 성숙해 보이게 만들어주었다.
날씬함이 돋보이는 교복 상의의 허리 곡선이 주름진 교복 치마로 이어지며 여성스러움을 돋
보이게 해주었고, 그 밑의 날씬한 종아리와 가느다란 발목을 감싸고 있는 하얀 양발, 그리
고 예쁜 까만 구두는 여고생의 청순함을 한 것 빛내주고 있었다.
교복 밑에 숨어있는 16살 짜리 소녀의 육체는 이제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을 정도로 물이
올라 있었다.
진우는 문득 세월이 정말 빠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 사건이 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지현이는 벌써 여고생이 되다니... '
`이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는....  어느새 저렇게 컸구나...!'
`하긴.. 횟수 만으로만 따진다면 벌써 5년째인가...?'

"학교 생활은 어때...?"
진우가 거실에서 TV를 보다가 지현이가 옆에 앉자 궁금한 듯 물었다.
"그냥.. 괜찮아요...  솔직히.. 좀 걱정을 했는데...  고등학교는 어떨까 하고..."
지현이는 TV를 바라보며 그냥 무심코 대답을 하였다.
"응..?  당신.. 이미 한번은 고교를 나왔잖아..  그런데 뭐 새삼스럽게..."
"아...!  그 그러니까..   요즘에는 옛날과 많이 다르잖아요...  그래서..  아 그리고.. 이
제부터는 공부 부담도 크니까..."
지현이가 아차! 싶었는지 서둘러 무마했다.
"하긴..  옛날과는 다르겠지..."
진우는 그렇게 별 생각 없이 넘어갔지만, 왠지 개운치 않은 기분의 지현이가 화제를 돌렸
다.
"아 참..  저.. 이번에 독서서클에 가입하기로 했어요..."
"독서서클..?"
"예..  말은 독서서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글쓰는 아이들 모임이에요..."
"본격적으로 글을 쓰려고...?"
"예..  강릉에 있을 때도 조금씩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이 모임은 좀 오래되었고.. 선
배들이나.. 실력들도 있거든요...  그래서..."
"흠.. 그래..  어차피 글을 쓰려 했던 것이니..."
"그런데요..."
"응..?"
"아마 앞으로 서클 활동 때문에 좀 늦을 거예요..."
"아니.. 왜..?"
"우리 서클이 좀 성적되는 아이들 선에서 뽑는 모임이거든요..  그래서 선생님들이 좀 특별
히 관리를 하세요..  아마.. 저녁까지 부실에서 스터디 모임도 같이 할 것 같아요..."
"흐음.. 그래..!  어.. 생각보다 공부를 잘하는 모양이네...?"
"아니..! 그럼..  여태까지 제 성적도 모르셨어요...?"
"어차피 나는 성적표 검사 같은 거 안 하잖아...  아내 성적표를 뭐 하러 봐..."
"에.. 그래도..."
순간 지현이가 어이없다는 듯 "풋.."하고 미소짓고 말았다.
".......!"
진우는 그 미소를 보는 순간 작게 동요했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본 그녀의 편안한 미소였다.
`저런 미소를 전에 봤던 것이 과연 언제였었던가..?'
진우는 갑자기 그런 아련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미약하나마 혹시나 하는 기대가 마음속 저편으로부터 들었다.
혹시나 이제는 서서히 지현이의 마음이 풀릴 수 있을까? 하는..
물론, 지금까지도 지현이는 겉으로는 큰 무리 없이 지내주고 있었다.
밖에서 본다면 그냥 평범한 일상.
그러나 진우는 아직 지현이의 마음속에 가리어진 알 수 없는 장막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실체를 알 수는 없지만, 진우 자신 때문에 생긴 그 마음의 장막.
그랬는데..
이제 진우는 다시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져보게 되는 것이었다.
며칠 후, 그 일이 생기기 전까지는..

그 일은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되었다.
띠리리리...
방에서 공부하고 있던 지현이는 거실에서 울리는 전화 벨소리를 들었다.
"나 지금.. 욕실에 있어..  전화 좀 받아..."
아빠의 목소리를 듣고 지현이가 나가 전화기를 들었다.
그랬는데 전화기 건너편에서 오랜만에 듣는 낮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거기..  지현이네 집이지요..?"
".......!"
순간 지현이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경민이었다.
작년 가을의 그 때 이후 처음 걸려온 전화였다.
그때 아빠가 그의 전화를 그렇게 끊은 이후, 경민은 다시 전화를 걸어오지 않았었고, 지현
이도 사과해야지 하면서도 차마 연락을 못하고 있었다.
"여보세요...  혹시..?  지현이니..?"
"으응..  나야..  오랜만이야..."
"지현이 맞는구나..  하..  저 정말 오랜만이야..."
경민은 지현이의 목소리를 듣자 약간 떨고 있었다.
지현이는 그 목소리를 듣자 왠지 작은 가슴이 아려오는 것 같았다.
그렇게 둘은 몇 달만에 서로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경민이 문득 이렇게 물었다.
"참..  지현이 너는 어느 학교 되었니..?"
"나.. 숙명여고...  너는..?"
"응..  나는 명륜고..."
"그 쪽으로 되었구나..."
"그래..  참.. 저..."
"왜..?"
"나.. 이번 주말에 서울에 가..."
".......!"
"엄마 심부름으로 둘째 삼촌댁에 다니러 가거든..  한 이틀.."
"그래...!  그럼 삼촌댁에서 묵을 거니..?"
"응.. 상계동이야..
"좀 멀구나..  우리집이랑..."
"으응.."
그리고 둘 사이에 약간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런데..."
경민이 그 잠시 동안의 침묵을 깨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우리...  좀 만날 수 있을까...?"
".......!"
순간 지현이의 작은 가슴이 조그맣게 뛰기 시작했다.
"지난여름에.. 방학중에.. 그렇게 갑작스레 네가 떠나서... 솔직히 무척 당황했어..."
"응..."
"그리고 더 당황했던 것은 네가 서울로 간 후 연락이 되지 않았다는 거야..."
"미안해..."
"아냐.. 사과할 필요까지는...  다만.. 지금이라도 듣고 싶어...  나에 대한 네 생각을... 
전화가 아니라.. 직접 만나서..."
".........."
"만나줄래..?"
지현이는 잠시 동안의 망설임 끝에 작게 대답했다.
"....... 그 그래..."
"다행이야..."
"저.. 하지만..  이번 주말에 시간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내일 다시 연락 줄래..?"
"그래..  그리고 혹시 모르니.. 내가 묵을 곳 연락처도 알려줄게..."
"응..."
지현이는 경민이 묵을 연락처를 받아 적고 인사를 했다.
"그럼.. 내일 연락 줘..  그래..  안녕.. 그만 끊을게..."
지현이는 전화를 끊고도 한참 그대로 앉아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든 지현이는 앞을 보고는 그만 깜짝 놀랐다.
아빠가 욕실 문 앞에서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 계셨던 것이다.
".........."
잠시 동안의 침묵 후 지현이가 말을 했다.
"다.. 들으셨어요...?"
"응..  필요한 내용들은...  미안해.. 엿들어서..."
"그렇군요..."
"만날 거야..?"
"친구를 오랜만에 보는 거예요..  그리고 먼 곳까지 오는 것이고..."
"나가지마.."
"왜요..?"
"몰라서 물어..?  나가면 그 녀석에게 대답을 해주어야 하잖아..  그 아이도 그것 때문에..
이 먼 곳까지 찾아온다는 것일 테고..."
"하지만..  어떻게 안 만나요..? 멀리서 오는 친구를..."
"............"
"그냥 나가서.. 거절만 하고 올게요..."
"그래도 나가지마.."
"너무.. 마음대로 하시려는 것 아니에요..?"
"나도 걱정이 되어서 그래.."
"..........."
지현이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아빠를 바라보았다.
지현이도 어렴풋이나마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 아빠의 마음을..
아빠는 지금 불안해하고 계시다.
지현이도 그렇게 아빠의 마음을 짐작은 하면서도, 그의 억압적인 태도에 갑갑함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약간의 반발심에 이렇게 말했다.
"싫어요.."
"나가지마.."
"저 만날 거예요..  제발.. 허락해 주세요..."
"만약에 당신이..  정말 나를 남편이라 생각해 준다면..  이번 일은 내 뜻대로 해줘..   부
탁이야..."
그러나 지현이는 그런 말까지 하는 아빠에게 정말 서운한 감정이 일었다.
"어떻게..  그런 식으로..."
"............"
"결국..  저를 못 믿으신다는 것 아니에요..?"
지현이의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 .........  정말이지.. 작년 여름과 하나도 변한 것이 없으시네요..."
그리고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아 버렸다.

왜 또 이렇게 된 것이지?
다시 잘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에 왜 또 이렇게 변하고 만 것이지?
왜 스스로도 무리인 줄 알면서 아내에게 그런 고집을 피운 것이지?
그냥 아내를 믿고 그녀가 알아서 처리하게 맡길 수도 있는 문제였다.
아니 그러는 것이 현명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녀를 내보내면 이대로 잃어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
그 왠지 모를 불안감이 진우의 눈을 순간 멀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왜 이렇게 일이 엉키고 마는 것이지?

지현이는 자기 방에 들어와서 침대 위에 쭈그리고 앉아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그녀의 하얀 볼 위로 두 줄기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정말.. 너무하셔..  아빠는..'
지현이는 무엇보다 자신을 못 믿어주시는 아빠에 대해 야속함이 느껴졌다.
지난 가을이후 그 동안 스스로 아빠를 이해하려 애를 쓰며 잘 지내려 하고 있었지만..
그리고 아빠도 나름대로 노력하신다는 것을 어린 마음에도 알고 있지만..
아빠는 어떤 불안감 때문인지? 자꾸 자신을 가두고 속박하려 하시고, 자신은 그런 아빠에
대해 어쩔 수 없이 반발심이 일었다.
여자아이는 어느새 자유롭고 싶어졌다.
`아빠의 마음은 알지만..  그러나 이런 것은 옳지 않아...'
그러다 지현이는 문득 경민에 대한 자신의 감정도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은 과연 그를 사랑했던 것일까?
그를 사랑함에도 아빠 때문에 의무적으로 헤어져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사실 사랑하지 않았던 것일까?
지현이는 한참 동안이나 곰곰이 자신의 마음을 정리해 보았다.
그리고 어느 정도 마음의 결론이 내려졌다.
하지만 어쨌든 경민과는 만나야 했다.
경민과의 일은 정리해야 할 부분이라 하더라도 만나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예의이고, 그
리고 아직 경민에 대한 조금의 감정이 남아있기도 했다.

다음 날 지현이는 학교에서 돌아온 후 경민의 전화를 기다리느라 초조했다.
전화가 올 때마다 화들짝 놀라고는 했다.
'아빠가 퇴근하시기 전에 전화가 와야 할 텐데...'
그렇게 전화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지현이는 망설이고 있었다.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지만..  경민이는 먼 곳에서 찾아오는 것인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또 전화가 한 통 왔다.
"안녕.. 나야..."
이번에는 경민이었다.
지현이는 경민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차마 거절의 말을 할 수 없었다.
"응.. 그래..."
"그래.. 일요일 점심 때..  그러니까 1시에.. "
"강남역 시티극장 앞에서 만나.."
지현이는 차분한 목소리로 그렇게 전화기에 대고 이야기들을 하고는 끊었다.
그녀의 손에는 약속 장소를 메모한 메모장이 하나 남겨져 있었다.

"어..! 마침 오는구나.."
금요일 방과후 독서부 부실에 내려가자, 문 앞에서 마주친 2학년 선배 언니 한 명이 지현이
를 보더니 말을 했다.
"무슨 일 있으세요..?  언니.."
그 선배 언니는 싱긋 웃더니 앞에 서서 이야기를 했다.
"너.. 이번 일요일에 시간 있니..?  오후에..."
"일요일이요..?"
"이번 일요일에 부장이 1학년들 데리고 신입생 환영회 한다고.. 자기 집으로 초대한 데.."
"신입생 환영회요..?  부장 언니 집에서요..?"
"왜 지난번에..  미술부 애들.. 학교에서 신입생 환영회 하다가 사고 쳤잖아...  그 때 선
생님들한테..  좆나 깨지는 바람에 다른 부들까지 피해를 봤잖아..."
"예..."
"그래서.. 그 때 신입생 환영회 못한 게.. 부장이 무척 아쉬웠나 봐..  원래 걔.. 노는 건
수 안 놓치는 애거든.."
"그런데 집에서 해도 되요..?"
"응.. 그날 부모님이 어디 가시나 봐..  그리고 쪼옴 살거든.. 부장네가...  뭐.. 여차하면
딴 데로 새지 뭐..  어쨌든지.. 너 시간 되는 거지..?   2시쯤인데..."
지현이는 선배 언니가 묻자 잠시 머뭇거렸다.
"저.. 그날 점심 때..  1시쯤에 선약이 있긴 한데요..."
"그러니..?  중요한 약속이야..?  웬만하면 다음으로 미루면 안돼..?"
"저어..  멀리서 오는 친구라서요..."
"그러니..?  이런.. 모두 모여야 하는데..."
"죄송해요..  언니.."
"할 수 없지.. 뭐..  그럼.. 그 친구하고 약속 끝난 뒤에라도.. 늦지 않았으면 일단 들
려..."
"예.."

지현이는 일요일에 약속이 겹쳐 버리고 좀 난감했다.
`어쩌지..?'
그러나 한편으로는 왠지 다행이라는 생각 또한 들었다.
사실 지현이는 경민과 약속을 한 뒤에도 계속 망설이고 있었다.
멀리서 오는 친구를 만난다는 핑계가 있었지만, 솔직히 자신을 못 믿어주시는 아빠의 태도
가 어린 마음에 서운한 나머지 약속을 했던 것도 부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현이는 아빠의 단호하셨던 태도가 끝내 마음에 걸렸다.
`아빠가 그렇게까지 말씀을 하셨는데..  이대로.. 경민이를 만나도 되는 것일까..?'
`사실.. 아빠가 반대하시는 이유를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  어쩌면 아빠 입장에서는 당연
한 것일지도 몰라..'
이런 생각들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독서부의 모임 약속도 겹쳐버린 것이다.
아빠의 말을 무시하고 경민을 만나기에도 왠지 마음에 걸렸고, 그렇다고 멀리서 온 경민을
안 만나기에도 망설여졌던 지현이는, 독서부의 약속으로 다른 구실이 생겨버리자 난감하면
서도 한편으론 안심이 되는 것이었다.
스스로의 마음을 속이는 부질없는 핑계라는 것을 알면서도..

일요일 아침. 결국 지현이는 이날 아침까지도 망설임을 거듭했다.
그러나 오전 11시가 가까워지자 그녀는 겨우 결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전화를 해주지 않고 늦어버리면 경민이 약속장소로 떠날지도 몰랐다.
`그래..  아빠 말씀을 따르는 것이 나을지 몰라...  어쩔 수가 없어...'
이렇게 스스로 핑계를 만들었지만, 사실은 지현이도 이제 와서 경민의 얼굴을 마주보기 두
려웠기 때문이기도 했다.
지현이는 경민을 직접 만났을 때, 과연 해야 할 말을 할 수 있을지 점점 자신이 없었다.
지현이는 메모장을 뒤져 전에 받아 적었던 경민의 연락처를 찾았다.
하지만 막상 전화를 하려하자 전화기를 쥔 손이 작게 떨려와 버튼을 누를 수가 없었다.
`어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하지..?'
`경민이의 목소리를.. 듣게 되어도.. 내가 약속을 취소할 수 있을까..?'
지현이가 겨우겨우 버튼을 누르자 신호음이 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전화기를 통해 처음 들려온 것은 낮선 젊은 남자의 목소리였다.
".........."
"여 보 세 요...?"
"저... 혹시..  경민이 있나요..?  오늘 만나기로 한 친구인데요.."
지현이의 가슴은 쿵쾅거리고 있었다.
경민이 전화를 건네 받기 전까지는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현이에게는 아득히 느껴졌
다.
그리고 전화기 건너편에서 경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경민인데요..."
순간 지현이는 떨리는 마음에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아.. 어떻게 말을 해야 하지..?'
"여보세요..?   지현이니..? 맞지..?"
"으응..  나.. 나야..."
그렇게 지현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조용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  미 미안해..  나 오늘 못나갈 것 같아..."
그러자 저쪽에서 들리는 경민의 목소리가 뭐라 소리치고 있었지만,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
다.
그저 지현이는 이렇게 전화기에 대고 이야기를 했을 뿐이었다.
"이제..  이제 나한테.. 연락하지 말아 줘..."
" .......  사정이 좀 있어..  .......  너한테 이야기할 수는 없는 거야..."
"너와.. 사귈 수가 없어..."
"사실은 널 좋아했던 것이 아닌 것 같아..  그저 네 친절한 마음에 감동했을 뿐.. 하지만
그것은 사랑과는 다른 거야...  언젠가 너에게 더 큰 상처를 입힐 것 같아..   지금 헤어
져..."
" .....  미 미안해..."
그렇게 지현이는 목이 메이는 소리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힘없이 전화를 끊은 지현이의 눈시울은 이미 붉어져 있었다.

그 다음날 월요일은 비가 주룩주룩 오던 날이었다.
그 비는 어제 일로 울적했던 지현이의 마음을 하루 종일 이어지게 만들었다.
"비가.. 하루종일 올 모양이네.."
방과후 복도에서 창 밖을 바라보고 있던 지현이가 문득 들리는 소리에 놀라 돌아보니 국어
선생님이 서 계셨다.
독서부 지도 선생님이셨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여자 선생님이셨다.
"오늘 좀 울적한 모양이구나..."
"예..  그냥요..."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기운 내..  그리고 부실에 내려가서.. 이따가 들린다고 전해
라.."
"예..."
지현이는 걱정해주시는 선생님에게 애써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부실로 내려왔다.
부실로 내려가 보니, 아이들이 어제 신입생 환영회 때 찍었던 폴라로이드 사진들을 돌려보
며 웃고 있었다.
"어..!  지현이 왔구나..  이리 와봐..  네 사진도 있어.."
"응..?  어제 못 보던 사진이네..."
"부장 언니가 몰래 찍은 스냅이래..."
"그렇구나.."
지현이는 그 사진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쓸쓸하면서도 애써 즐거운 표정을 꾸미던 있던 한 여자아이의 모습이 있었다.
"어.. 지현이 왔구나..  너 전에 이야기한 원고 써서 가져왔니..?"
그때 선배언니 한 명이 지현이를 보고 물어보았다.,
"예..?  아.. 그거요..  잠시만 요.."
지현이는 원고를 찾기 위해 책가방을 뒤져보기 시작했지만, 웬일인지 보이지 않았다.
"어..?"
"왜 그래.."
"어쩌면 좋아..  집에 놓고 왔나 봐요.."
"어..!  야 그러면 어떡해..  이따가 선생님 오시면 제출해야 하는데..."
"아.."
"그럼.. 빨리 집에 가서 가져와라...  한 40분 정도면 돼..?"
"예.. 그 정도면 다녀올 수 있어요.."
"그럼.. 내가 선생님한테 말씀드릴 테니..  빨리 다녀와..."
"예..."
지현이는 급하게 학교 건물을 나와 비가 오는 운동장을 우산을 쓰고 뛰어나갔다.

요즘 들어 일손이 잡히지 않던 진우는 좀 쉬고싶어 먼저 퇴근을 했다.
왠지 술을 좀 마시고도 싶었지만, 오후부터 벌써 마시기도 그렇고 그냥 집으로 들어왔다.
진우가 집에 들어서자 집안에는 정적이 감돌고 있었다.
"아직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았나..?"
그는 확인을 위해 무심코 지현이의 방문을 열어보았다.
'아직 오지 않은 모양이구나..'
그렇게 문을 닫고 나가려던 진우는 문득 다시 방안을 바라보았다.
언제부터인가 낮선 풍경이 된 그녀의 방.
그러자 왠지 알 수 없는 아릿한 감정이 밀려 들어왔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방으로 들어와 그 안을 둘러보았다.
이렇게 지현이의 방에 들어와 차분히 둘러본 적이 언제였던가?
아마 지현이가 중2 올라올 때 이후에는 처음인 것 같았다.
그 사이 방안의 풍경도 조금씩 변해 있었다.
이제 그녀의 방도 주인을 닮아서인지, 조금씩 성숙한 소녀의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고 있었
다.
진우는 지현이의 책상 앞으로 다가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책상 위를 손바닥으로 쓸어보았다.
그렇게 어떤 향수 어린 감정으로 지현이의 물건들을 바라보고 있던 그는 문득 덩그러니 놓
여있던 메모장에 시선이 갔다.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작은 메모장.
아마도 깜박 잊고 놓고 간 듯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작은 종이조각들.
순간 진우는 그 메모장에 호기심이 일었다.
저 작은 종이조각들 안에는 무슨 내용이 들어있을까?
아마 작고 사소하겠지만 지현이의 흔적들이 담겨있겠지?
그런 생각이 들자 진우는 자기도 모르게 손이 나아가 그 메모장을 펼치고 있었다.
사실 지현이의 비밀을 엿보려는 나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너무 오랫동안 지현이와의 관계가 서먹서먹했고, 점점 두 사람의 공감대가 적어진다는
안타까움에, 요즘 지현이가 지내는 모습의 흔적이나마 보고 싶을 따름이었다.
이런 말은 좀 우습지만, 그것이 사소해 보이는 메모장이 아니라 만약에 다이어리 정도만 되
었어도, 진우는 아마 그것을 볼 엄두를 못 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작은 메모장을 뒤적이던 진우는 어느 순간 동작을 멈추어야 했다.
그리고 그의 시선은 눈앞의 작은 종이 조각에 고정되어 있었다.
`경민이. 일요일 오후 1시. 시티극장 앞.'
이것이 메모장의 한 페이지에 적혀있던 내용이었다.
진우의 손은 작게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지현이의 방을 나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분명히..  내가 그렇게 이야기했었는데...'
더구나 어제의 경우, 외출하던 지현이에게 어딜 가냐고 물었던 것이 기억이 났다.
그때 지현이는 분명히 독서부 선배 집에 간다고 했었다.
`그럼.. 지현이가 나한테 거짓말을 한 것일까?  그리고 그 녀석을 만나러 간 것일까..?'
진우는 그런 생각이 들자 마음속에서 알 수 없는 분노가 이는 것을 느꼈다.
그는 그렇게 묵묵히 앉아있었다.

지현이가 현관문으로 들어선 것은 진우가 그렇게 30분이 넘도록 앉아만 있을 때였다.
"어.. 왠일이세요..?  벌써 집에 계셨네요..?"
"..............."
지현이가 들어오다가 뜻밖이라는 듯 물었지만, 진우는 굳은 얼굴로 앉아 묵묵부답이었다.
하지만 급했던 지현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더니만, 무얼 찾아서 다시 나
가려 했다.
"또 나가니..?"
그때서야 진우가 지현이에게 말을 걸었다.
"아...  깜박 잊고 갔던 독서부 과제가 있어서요..  급해요..."
"그 이야기는 정말이야..?"
"예..?"
현관에서 신발을 신으려던 지현이가 순간 멈칫하며, 무슨 소린가? 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
보았다.
"이번에는.. 거짓말이 아니고..  정말 독서부 일이냐고..?"
"그게 무슨..?  거짓말이라뇨..?"
"어제처럼 말이야..  당신 어제..  독서부 선배네 집에 간다고 나가고서..  사실은 그 경민
이란 녀석 만나러 간 것 아냐..?"
"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여기 메모장에 약속이 적혀있잖아..  어떻게 된 거야..?"
"아...!  서 설마.. 남의 책상을 뒤지신 거예요..?"
지현이가 깜짝 놀라서는 진우 앞으로 뛰어왔다.
"내가 그렇게 만나지 말라고 했잖아..."
"제 책상을 뒤지신 거냐구요..?"
"그런데도.. 다른 곳에 간다 거짓말까지 하고.. 그 녀석을 만나..?"
"아...  이 이제는..  제 책상까지..  함부로 뒤지시나 보죠..."
지현이의 숨결이 어느새 거칠어지며 눈가에는 이슬이 맺히고 있었다.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것은 진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
"..................."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며 작게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이윽고 진우가 다시 지현이를 뚫어지듯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정말로..  어제..   그 녀석을.. 만난 거야...?"
"그런 것..  남의 방.. 함부로 뒤지는 사람에게..  말하고 싶지 않아요..."
"일부러 뒤진 것이 아냐..."
"일부러 뒤진 것이 아닌데..  내방 책상 위에 있던 메모장을.. 왜 보신 거예요..?"
"어쨌든 당신은 나를 속인 거 아냐..?  이야기 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요..."
"이야기하라니까..."
진우의 언성이 높아졌다.
순간 지현이는 울컥하는 심정이 들었다.
"그래 나갔어요..  그냥.. 멀리서 온 친구 만나는 것인데..  그게 뭐 어때요..."
그녀는 아빠에 대한 반발심 때문에 그만 순간적으로 거짓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  여 역시..  그런.. 거야..?"
지현이의 확인을 받자 진우의 목소리는 어느새 떨리고 있었다.
`아...!'
순간 지현이의 얼굴에는 후회하는 빛이 미세하게 감돌았다.
이전에도 그랬었다.
울컥하는 마음에 괜한 반발심으로 말해놓고는 마음속으로 후회하는 것이다
"저..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해요..."
지현이는 얼굴이 붉어진 채 진우를 외면하며 현관문으로 나가려 했다.
"나가지 마..."
"잠깐 뭐 챙기러 들어왔단 말이에요.. 지금 가야 해요..."
"안 돼.. 이야기를 계속 해..."
"왜 이러세요.. 정말..."
"왜 이러는 지 몰라서 물어..?"
지현이는 자기 마음속의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더욱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나한테 그런 말 할 자격이 없으시잖아 요..."
"무슨 소리야..?"
"그 여자 이야기 말이에요..."
그때 지현이가 주희의 일을 거론하며 아빠에게 따졌다.
"갑자기 그 이야기는 왜 꺼내...? 지난 일을 가지고..  벌써 2년 전 일인데..."
"저야말로 지난 일인 줄 어떻게 믿어요..?"
"뭐...?"
"혹시.. 나 없었던 동안.. 만나고 있었을지도 모르잖아요.."
찰싹..
"아앗..."
"........!"
순간적으로 진우의 손이 나가버렸다.
그리고 뺨을 맞은 지현이나, 때린 진우나, 모두 지금의 사태에 놀라 아무 말도 못하고 서있
을 뿐이었다.
"이 이런..."
"아..."
지현이도 그 말을 하는 순간, 자신이 심한 소리를 했다는 것을 알고는 곧 후회가 되었었다.
그러나 아빠에게서 난생처음 뺨을 맞았다는 충격이 더 컸다.
잠시 넋이 나가있던 지현이가 곧 눈물을 흘리며 집밖으로 뛰쳐나갔다.
"흐 흐흑..."
지현이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바깥을 우산도 없이 뛰쳐나갔지만, 진우는 따라가 붙잡을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그저 자신의 손을 붙잡고 망연자실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
"내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진우도 자신이 지현이를 때렸다는데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내가 아내를 때리다니...'
`이 이런..  최악이다...'

사람이란 이렇게 약한 것일까?
불안해하고.. 두려워하고.. 서로 상처 입히고..


21장. 드러나는 비밀


진우는 스스로에 대해 자책하고 있었다.
왜 자꾸만 이럴까?
왜 이렇게 불안해하며 그녀를 상처 입히는 것일까?
이런 식으로 사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띠리리리...
그때 갑자기 울린 전화벨이 무겁게 가라 앉아있던 집안의 정적을 깨뜨렸다.
진우는 한참을 생각에 잠겨 있다가 그 전화벨 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저.. 지현이네 집이지요..?"
웬 여학생의 목소리였다.
"그런데요..."
"여기.. 학교인데요...  지현이 있나요..?"
"지현이는..  아까 나갔는데..."
"그래요..?   아직 도착을 안 했는데..."
"무슨 일인데요..?"
"지현이가 과제를 가지고 독서부로 오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도착을 안 해서요...  선생님
도 기다리시는데...   저.. 언제 나갔나요..?"
"......!"
그 소리에 진우가 시계를 바라보니 어느새 지현이가 나간 지 꽤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날도 조금씩 어두워지고 있었다.
"나간 지 오래 되었는데..  한 40~50분쯤..."
"어떻게 된 거지..?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
창 밖을 바라보니 비가 더욱 세차지는 것이 느껴졌다.
`아까.. 우산도 없이.. 그대로 뛰쳐나갔었는데...'
진우는 어떤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  그 그럼..   내가 나가서 찾아볼 테니...  혹시라도 지현이가 도착하면 연락 줄래
요..?  나는 지현이 아빠인데..  내 핸드폰 번호는... "
그렇게 연락처를 알려주고 급히 전화를 끊으려던 진우는 문득 알 수 없는 예감이 느껴졌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다시 물어보았다.
"저.. 혹시..?"
"예...?"
"학생이 지금 독서부라고 했지요..?  혹시.. 어제 무슨 모임 같은 거 했나요..?"
"모임이요..?  어제는.. 부장언니네 집에서 신입생 환영회를 했거든요..."
"그럼..  지현이도 갔었어요..?"
"예..  왔었어요..  원래 선약이 있다고 했는데...  취소하고 왔었어요...  왜요..?"
"......!"
진우는 순간 정신이 멍해져서 전화를 끊었다.
지현이는 그 남자친구를 만난 것이 아니었다.
자신을 속인 것도 더더욱 아니었다.
`그 그런데...  왜..?  나에게는 그런 소리를 한 것이지...?'
진우는 전화기를 손에 든 채 혼란스런 표정으로 그렇게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녀가 그런 태도를 보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자신의 경솔한 태도를 다시 후회했다.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사람을 믿지도 못하고.. 그런 오해나 하고..  그 그리
고..."
진우는 지현이를 찾기 위해 빗속으로 뛰쳐나갔다.

진우는 이 빗속에서 당장 지현이를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막막했다.
우선 버스 정류장부터 가봤지만 역시나 없었다.
`학교에 가려고 했으면 벌써 도착을 했을 텐데...'
그나마 우산이 없이 나갔으니 멀리 가지는 않았겠지 하는 희망으로, 진우는 근처를 모두 뒤
지고 다녔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 동안을 헤매던 그가 지현이를 발견한 곳은, 그녀가 다니던 중학교 근처
상가의 1층 레코드 가게 밖에서였다.
그곳은 지현이가 예전에 음반을 사러 자주 들리던 곳이었다.
아마도 언젠가 그가 지현이에게 생일선물로 받았던 음반도 이곳에서 샀던 것일 것이다.
지현이는 학교에 가지도 않고, 그 가게 바깥벽에 몸을 기대고 비를 피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현이는 이미 비에 흠뻑 젖어 있었고, 추운 듯 양어깨를 붙잡고 작게 떨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고 있었다.
진우는 조용히 지현이에게 다가가 앞에 마주 섰다.
그녀와 그 옆의 레코드 가게 스피커에서 들리는 노래 소리가 그렇게 슬플 수가 없었다.
진우는 그런 지현이의 모습에 가슴이 미어졌다.
"여기서..  계속.. 이러고 있었던 거야...?"
"............"
진우가 조용히 말을 걸었지만, 지현이는 그저 땅바닥만 쳐다보며 묵묵히 서 있었다.
"학교에서 전화가 왔었어..  걱정을 많이 하더라..."
"............."
"그리고..  이야기.. 다 들었어...   미안해..."
"......!"
"그만.. 들어가자...  감기 걸리겠어..  아직 날도 춥잖아..."
"싫어요..  저리 가세요..."
지현이가 어깨로 다가오던 진우의 팔을 뿌리쳤다.
그러나 갑자기 지현이의 가냘픈 몸이 순간 휘청하더니 그의 품안으로 쓰러졌다.
"앗..!  왜 그래..?"
혹시나 해서 이마에 손을 대보니 이마가 열로 펄펄 끓었다.
"........!"
"수진아..!"
진우는 의식을 잃고 품안으로 쓰러진 지현이를 부둥켜안았다.

진우는 지현이를 안고 빗속에서 근처 병원을 향해 뛰었다.
지현이는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아 다행히 위험한 상태까지는 가지 않았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집에서 밤새 누워 그의 간병을 받아야 했다.
밤이 되자 다소 나아졌던 지현이의 열이 다시 높아졌다.
"아... 하아..  어 엄마...  하 아..."
잠이 든 채 알 수 없는 신음을 흘려대는 지현이는 비에 맞아 오돌오돌 떨고있는 작은 새처
럼 가련하고 애처로워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침대 옆에 앉아 지현이를 간호하던 진우의 눈에서 눈물이 고였다.
"수 수진아... "
진우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었다.
그리고 가만히 지현이의 이마에 손을 짚어보던 진우는 문득 이런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이 너무 그녀를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면..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라면..
차라리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만약에 자신이 진정으로 그녀를 사랑한다면 그녀를 풀어주는 것이 옳지 않을까?
어차피 딸아이의 몸으로 새 인생을 살아야 한다면.. 그것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그녀를 아내라는 족쇄에서 풀어주는 것이 옳지 않을까?
그렇게 해서 이제 더 이상 본의 아니게 그녀를 상처 주는 일은 그만두는 것이 옳지 않을까?
자신이 진정으로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면..
진우는 슬픈 지현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렇게 결심을 하고 있었다.

무슨 꿈이었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았다.
아주 슬픈 꿈이었는데 아마도 몹시 아파서 그런 꿈을 꾼 것 같았다.
지현이는 아직 열에 온몸이 아팠지만 잠결에 아빠의 목소리를 듣고 겨우 눈을 떴다.
그러자 눈앞에는 아빠가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을 바라보고 계셨다.
`아빠..?'
"이 이제..  정신이 들었니..?"
진우는 새벽녘에 지현이가 정신을 차리자 애잔한 눈길로 지현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조용히 지현이를 부둥켜안더니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흐 흐흑...  미 미안해... 미안해... "
진우는 그렇게만 이야기 할 뿐 더 이상 목이 메어 말을 하지 못했다.
`아...!'
지현이의 눈에도 순간 눈물이 고였다.
`아빠...'
지현이는 가슴이 뭉클해지며 온몸에 아빠의 따뜻한 체온이 느껴졌다.
지현이는 문득 몇 년 전의 그 사고 이후, 자신을 간병하시던 아빠가 기억이 났다.
아내를 잃은 슬픔에 겨우 살아남은 어린 딸아이를 눈물로 간병하시던 아빠.
지금 아빠의 모습은 그때 그 모습과 다를 바가 없었다.
자신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랑하시고 아껴주시던 아빠.
지현이는 그 동안 아빠에게서 들었던 서운함, 야속함이 모두 눈 녹듯이 사라져 버렸다.
`그래..  아빠는 언제나 그때 그분이실 뿐이야...'
지금의 아빠는 그저 자신을 사랑해주시는 그 아빠인 것이다.
"아..  우 울지 마세요...  흐흑..."
지현이는 자신을 안고 우는 아빠를 향해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어느새 자신도 같이 울고
있었다.
지현이의 작은 가슴에 이제야 긴 겨울이 끝이 나고 다시 봄이 찾아왔다.

지현이는 아빠의 따뜻한 품에 안겨 마음이 안정되자 깊은 상념에 빠져들었다.
지금 아빠의 입장과 그 동안 아빠가 자신에게 주었던 사랑에 대해 생각을 했다.
또한 자신에게 보여주었던 아빠의 모습들.. 좋았던 모습, 나빴던 모습들을 곰곰이 다시 생
각해 보았다.
크게는 주희라는 여자 때문에 생겼던 일들과 경민이 때문에 생겼던 일들.
그로 인해 자신이 느꼈던 감정들도 되새겨보았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을 하던 지현이의 작은 가슴은 어느 순간 크게 동요했다.
지현이는 어느새 깨달은 것이다.
자신이 아빠를 아빠가 아닌 남자로서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아...!'
사실 소녀는 이전까지도 아빠에 대한 스스로의 감정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있었다.
다만 다른 이유를 대며 애써 그것을 부인하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저 딸로서의 아빠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자신만의 특별한 상황으로 인하여 비정상적으로
느껴지는 것일 뿐, 정말 아빠를 이성으로 사랑하는 것은 아니라고 부인을 해왔다.
그냥 아빠로서 좋아하는 것뿐이라고.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아빠를.. 이성으로 사랑했던 거야...'
`그 동안 아빠에게..  서운함을 느끼고.. 반발을 하고..  아빠의 말 한마디에.. 그토록 마
음이 흔들렸던 까닭은...'
지현이는 가만히 자신을 품에 안고있는 아빠의 얼굴을 애잔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이 분이.. 지금 이 분이..  내 아빠이시기 때문이 아니고..  사랑하는..  내가 사랑하는..
남자였기.. 때문이었어...'
지현이의 내면은 작게 떨고 있었다.
이제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현실, 자신의 마음.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따뜻하게 간호해주고 계신 아빠를 눈앞에 두고, 지현이는 이제 이 진
실을 부인할 수 없었다.
`아.. 아빠..'
지현이가 가냘프게 떨면서 아빠의 품속에 깊이 파고들었다.

진우는 그런 지현이를 보자 더욱 애처로워 보이면서도 더없이 사랑스러움을 느꼈다.
그는 이제 지현이가 자신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풀고 용서를 해주었다는 것을 느꼈다.
"고마워..."
진우가 지현이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그러자 품에 안은 그녀의 몸에서 작은 떨림이 느껴졌다.
진우는 지현이의 얼굴을 마주보며 그녀의 두 눈을 따뜻한 시선으로 응시했다.
`아...'
지현이는 잠시 아빠의 시선을 마주보다가 이내 수줍은 듯 고개를 숙였다.
진우는 그런 지현이의 턱을 잡고 고개를 들게 한 뒤에, 눈물을 흘리며 그녀의 작은 입술을
덮었다.
"읍..!"
그러자 지현이는 다소 놀라며 아빠의 입술을 피하려 했다.
"아 안돼요..  이러면 저한테 감기 옮으세요..."
그러자 진우는 살짝 웃으며 이야기를 했다.
"괜찮아..  그냥 우리.. 같이 앓아보지 뭐..."
풋..
순간 지현이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아이  참..."
진우는 이내 다시 지현이를 꼭 끌어안고 입술을 덮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지현이도 얌전히 아빠의 입술을 받아들였고, 둘은 곧 뜨거운 키스를 나누
기 시작했다.
지현이는 아빠의 입술을 느끼며, 예전에 아빠와 첫키스를 했을 때가 기억이 났다.
그때 여자아이가 난생 처음 느낀 두근거림.
작은 입술의 표면에서 온몸으로 퍼져나가던 감미롭고 짜릿한 감각들.
지금도 지현이의 작은 가슴은 쿵쿵 뛰며 두근거림이 멈추지를 않았다.
`하아..  아빠...'
아빠의 물컹한 혀가 지현이의 하얀 치아를 열고 소녀의 입안으로 들어와 그 뜨거운 열기를
전해주었다.
그녀는 점점 온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지만, 이것은 단순히 몸살로 인한 열 때문만은 아
니었다.
지현이는 아빠가 전해주시는 황홀한 감각에 몸을 맡긴 채 그저 얌전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나 진우는 지현이가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음에도 키스로만 만족하고, 잠시 후 입술을
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아직 지현이의 몸에 열이 높고 다 낮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자.. 이제 안정을 하고 그만 푹 자둬.. 그래야 아픈 게 낮지..."
진우는 그렇게 다정하게 말을 하며 지현이를 눕혀주었다.
"예..."
지현이는 왠지 어떤 아쉬움도 느껴졌지만, 아직 몸이 아팠고 피곤했기 때문에 다시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지현이가 일어난 것은 점심때가 좀 지났을 때였다.
지현이는 간병을 받고 푹 자고 나자 몸이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 다 나은 것은 아니었다.
진우는 오전에 지현이 학교에 전화를 걸어 아파서 결석을 한다고 알려주었다.
그는 지현이 때문에 아직 출근을 안 하고 있었지만, 오늘 회사에서 급한 업무가 있었기 때
문에 오후 늦게라도 출근해야 했다.
"자.. 그럼.. 일 빨리 마치고 돌아올 테니까..  얌전히 누워서 몸조리 잘하고 있어..."
"괜찮으세요..?  밤새 한숨도 못 주무셨잖아요..?"
"괜찮아..  새벽녘에 좀 눈을 붙였어...  그럼.. 다녀올게..."
진우는 지현이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어주고는 집을 나섰다.
아빠가 나가시고 지현이는 아빠의 말씀대로 다시 침대에 누웠다.
"하 아..."
지현이는 문득 지난밤의 일이 생각났다.
마음속의 진실을 자각한 자신과 아빠와의 뜨거운 키스.
순간 소녀의 두 뺨이 붉게 상기되었다.
`아 아...  나는 이제 어떡해야 좋지...?'
지현이는 스스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할 지라도 앞으로 어떡해야 좋을지 막막했다.
자신이 엄마 행세를 해오는 동안, 정말 자신이 아빠의 아내라는 기분이 들 때가 많았고, 사
춘기의 감수성을 거치면서 아빠를 이성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어쩌면 자신은 엄마의 대신이 아닌 스스로의 역할로 아내가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지현이는 갑자기 그런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아빠의 몸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현실 때문에, 이 마음을 인정하지
않고 도피하려 했는지도 몰랐다.
`그래..  어쩌면 사실 나는 그랬는지도 몰라...'
`그러나..  내 마음을 알았다 하더라도..  이제 어떡해야 하지...?'
`그냥..  내 감정에 충실해서..  아빠를 받아들이고..  정말 아빠의 아내가 되어버릴까..? 
세상의 윤리라는 것..  모두 무시하고...  비밀은 내 가슴속에 묻어버리고...?'
`하 하지만..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잖아...'
`무엇보다.. 그렇게 되면..  정말 나는 없어지는 거야...  지현이란 아이는 이제 없어지
고.. 엄마로서만 남는 거야...  그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그럼 나는 어떡해야 되는 거
야..?'
`아니..  아빠를 사랑하니까 그것을 감수한다 하여도...  하지만 세상에서 나는 여전히..
지현이로 살아야 하잖아...'
`결국.. 둘 다 제대로 될 수 없고...  무엇보다 영원히 아빠를 속이는 것이고...'
지현이는 복잡한 심정을 가누지 못하고 침대 위에서 몸을 뒤척였다.
`언제까지 이대로 이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이런 생활이 계속된다는 것은..  아빠나 나.. 두 사람에게 모두 불행이 아닐까..?'
`그리고 사실 나는..  내 자아를 찾고 싶어...  아빠에게.. 엄마의 대신이 아닌.. 나로서
사랑을 받고 싶단 말야...'
`하 하지만...  내가 내 자신으로 돌아가면...  나는 이제 더 이상.. 아빠를 사랑할 수 없
어...'
`그래..  나는 이미.. 내 자신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알고 있었어...  이미.. 처음 이 거짓
말을 시작할 때부터...'
`하지만 나는 할 수 없었던 거야..  그 동안.. 두렵고 무서웠을 때도..  영원히 도망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거야...  그러면.. 이제 아빠를 여자로서 사랑할 수 없기 때문
에...'
`사실..  나는.. 그랬던 거야...   하지만...    이제..   나는...  .......... '
갑자기 지현이의 두 눈에 이슬이 맺혔다.
그리고 그 이슬이 눈에서 한줄기 눈물로 흘러 베개를 적시기 시작했다.
"이제..  나는..  내 자신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는지도 몰라...  언제까지나.. 내 인
생을 엄마 대신으로.. 살아갈.. 수도 없는 거잖아...  이제.. 아빠를 사랑하는 내 마음을..
나한테 들켜 버렸으니..  이제 돌아갈 때가.. 되었는지도 몰라...   더.. 늦기 전에... "
지현이는 이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리더니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오열하기 시작했다.
"우 으윽...  으 흐흑...  흐 흐흑...   아 아빠..."

지현이가 눈을 떠보니 어느새 한밤중이었다.
아직 몸이 다 낮지 않은 데다가 울다가 지쳐서 그만 잠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침대에 일어나 앉으니 아빠가 남긴 메모가 하나 있었다.
`너무 곤히 자서 깨우지 못했어.  밤까지 기다려도 안 일어나서 메모를 남기는 거야.  주방
에 죽 끓여놓았으니 일어나면 먹어.  그리고 열이 많이 내렸더라.  다행이야.'
지현이는 일어서서 거실로 나갔다.
몸이 이제 나았는지 한결 가벼웠다.
안방으로 들어가니 아빠가 피곤하신 지 깊게 잠들어 계셨다.
`아빠...'
지현이는 침대에 앉아 주무시는 아빠의 얼굴을 슬픈 눈길로 바라보았다.
`내가 사랑하는 분..  하지만 사랑해서는 안 되는 분..'
그렇게 한참을 곁에 앉아 아빠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던 지현이는 마침내 어떤 결심을 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지현이는 자기 방으로 돌아와서는 조용히 책상에 앉았다.
그리고 자기의 비밀 일기장을 꺼내서 그저께부터 있었던 일들과 자신의 마음을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지현이는 적어나가는 도중에 감정을 가누지 못하는 듯 잠시 멈추기도 했고, 일기장에는 눈
물이 한 두 방울 떨어져 얼룩지기도 했다.
그렇게 다 적고 나자 지현이는 다시 좀 전에 아빠를 보고 했던 결심을 생각했다.
`과연..  그렇게 해도..  좋은 걸까..?'
지현이는 다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자신의 결심을 되새겼다.
`그래..  그렇게 하는 거야...  이제..  나로 돌아가는 거야...'
`이제.. 더 이상..  서로 상처를 받을 수 없어...  이렇게 지내다가는.. 언젠가 또 다시..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될지도 몰라...'
`이젠 끝내고 싶어...'
이렇게 생각을 하자 지현이는 다시 감정에 복받치는 듯 울음이 나왔다.
`이 이제..  내 안에서 엄마는 사라지는 거야..  이제 엄마와 이별하는 거야...'
`이제..  아빠의 아내 역할도..  끝나는 거야...   .......  그러나... '
`그러나..  추억을.. 하나..  만들고 싶어...   아빠의 아내였던 추억..  그리고.. 아빠에
대한 내 사랑의 추억... '
`내 처음을 아빠에게 바치고 싶어...  내 처녀를..  순결을..   이 세상 누구도 아닌..  내
가 사랑하는 단 한사람..  그 분에게...'
`내.. 마음속에서..  진정으로.. 아빠의 아내로 남기 위하여...'
지현이는 이 마음도 지금까지처럼 자신의 비밀일기장 속에 숨겼다.

지현이는 밤새 밀려드는 상념에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녀는 지난밤에 자신의 인생에 있어 중대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어느새 동이 터 오자 지현이는 창문을 열고 아침 공기를 깊게 들이마셨다.
`오늘 당장 아빠의 얼굴을 보고 내 결심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몸이 나았기 때문에 주방으로 나가 아침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진우는 시간이 되어도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늘은 늦게 일어나시네..?  시간이 되었는데..."
이상한 생각이 든 지현이는 안방으로 들어가 아빠를 흔들어 깨웠다.
"일어나세요..  벌써 아침이에요..  그리고 아침은 제가 준비했어요..  저 이제 나았거든
요.."
"우응..  벌써 아침이구나...   몸이 나았다니.. 다행이다...   그나저나..  우으.. ."
"왜 그러세요..?"
지현이는 아빠가 자리에서 일어나시지를 못하자 걱정이 되어 물었다.
"응..  나도 갑자기.. 영 몸이 안 좋은데...  몸살 기운이 있는 것 같아...`
"어머..  키스 때문에 옮았나봐요..  어떡해..."
"괜찮아..  곧 났겠지 뭐..   이런.. 일어나서 출근 준비해야 하는데..."
"아니에요.. 이마에 열이 있으시잖아 요..."
"괜찮다는 데도.."
"무슨 말씀이세요..  오늘 하루 쉬세요..  저도 오늘까지 학교를 쉬기로 했으니.. 이제부터
제가 간호를 해드릴게요..."
"허 참..  이거 교대로 아프네..."
"약 먹고 푹 주무세요..  제가 먹던 약을 우선 가져올게요.."
진우는 좀 쑥스러워 하면서도 열이 점점 심해지는 것을 느끼며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는 약을 먹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지현이는 다시 주방으로 갔다.
"일어나시면 뭐 드셔야 할 텐데.."
하지만 지금 준비하던 아침 가지고는 안될 것 같았다.
냄비를 열어보니 아빠가 자신에게 끓여주신 전복 죽은 조금밖에 안 남아있었다.
`이번에는 내가 끓여들여야지...'
지현이는 그렇게 생각했으나 냉장고에는 이미 재료가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급히 시장을 보러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지현이는 깜박하고 일기장을 서랍에 넣고 미처 잠그지 않았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열 때문에 시달리던 진우는 악몽을 꾸고 있었다.
그것은 5년 전 그 사고 때의 꿈이었는데, 수진이와 지현이가 둘 다 자신에게서 멀리 떨어져
사라지는 꿈이었다.
"아 안돼..  가 가지마...   수진아..  지현아..   아 아아학..."
식은땀을 흘린 채 가위에 눌려 깨어난 진우는 거칠게 숨을 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꿈이었다는 것을 확인하자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그러나 너무 실감나던 꿈에 열도 있어 아직 정신이 몽롱했던 그는 현실을 확인하고 싶어서
였는지 지현이를 불러보았다.
그러나 대답이 없었다.
"......?"
몸이 아파 마음이 약해진 탓일까?
악몽 때문에 왠지 모르게 불안했던 그는 지현이를 찾아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나 지현이는 그녀의 방에도 없었다.
순간 당황한 진우는 화장실이며 주방이며 찾아보았지만 지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를 간 거지..?  잠시 뭐 사러 나갔나..?"
그러나 근처에 나간 것은 아닌 듯 지현이는 기다려도 금방 돌아오지 않았다.
꿈 때문인지 갑자기 진우의 뇌리에 불길한 생각이 스쳤다.
"호 혹시..?  나갔다가 무슨 사고라도..."
걱정이 된 진우는 급히 집밖으로 뛰쳐나가 보았지만, 이미 지현이가 보일 리도 만무했다.
"이 이런..."
진우는 불안했다.
왠지 지현이가 이대로 다시는 안 돌아올 것만 같았다.
`아니야.. 그냥 어디 멀리 나간 것이겠지..'
이렇게 애써 생각도 해보았지만 안심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지현이가 갈 만한 곳을 생각해 보았다.
우선 자신이 알고 있는 지현이의 친구들 이름을 기억해 내려 애를 썼다.
어차피 연락이 된다 하여도 아직 학교에 있을 아이들이었지만, 진우는 경황이 없었다.
이전부터 집에 드나들던 아이들은 한 2~3명이 되는 것 같았다.
"그 아이들 연락처가..."
그러나 그 아이들의 연락처를 알고 있을 리 없는 진우는 단서를 찾기 위하여 지현이의 방으
로 들어갔다.
지현이와 그런 일이 있었던 터라 주인도 없는 방을 뒤진다는 것은 좀 게름직한 일이었지만,
불안하고 다급한 진우로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혹시 다이어리 같은 거라도 없나 하고 책상 위에 있는 노트와 책들을 뒤적였다.
마땅하게 소득이 없게 되자, 가방이라도 뒤지려고 가방이 있는 책상 밑으로 고개를 숙인 진
우는 문득 시선을 멈추었다.
그가 시선을 멈춘 곳은 지현이 책상 맨 밑의 서랍이었다.
그곳은 진우가 알기에 항상 잠겨있는 그런 비밀서랍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 서랍은 잠기지 않은 채 약간 틈이 열려 있었다.
"꿀꺽..."
왜였을까..?
진우는 그곳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무슨 운명 같은 느낌이 들어서인지 그 안에 무언가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 서랍의 작게 열린 틈은 진우에게 거부할 수 없는 유혹으로 다가왔다.
마침내 진우가 약간 떨리는 손으로 그 서랍을 열자 그 안에는 여러 노트와 물건들 위에 급
하게 넣어진 듯 한 일기장이 하나 들어있었다.
지현이가 쓰는 열쇠 달린 비밀일기장이었다.
진우가 묘한 긴장감으로 일기장을 열어보려 하였지만 닫혀 있었다.
"이런..."
진우가 약간 실망한 눈빛으로 다른 노트들을 뒤적이는 데, 문득 눈에 들어온 낮선 일기장들
이 여러 개 있었다.
"응..?"
그것은 아내 수진의 이름으로 된 오래된 일기장들이었다.
"아니..? 이런 것들도 있었나..?"
진우가 약간 긴장을 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일기장들을 열어보자 다행이 열쇠가 열린
것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 그 일기장은 놀랍게도 아내가 예전에 쓰고있던 비밀일기장이었다.
"아 아니..!"
진우는 처음에는 그저 몰랐던 사실에 놀랍기만 했었다.
그러나 점차 일기장 안의 내용을 읽어나가면서 왠지 모를 불안감이 그를 짓누르기 시작했
다.
그것은 이전부터 어렴풋하게 진우의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어떤 석연치 않음이었다.
두근 두근..
그 일기장에는 자신과 수진의 은밀한 부분들까지 기록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일기장에서 낮 익은 어떤 단어를 발견하는 순간, 그 알 수 없던 불안감이 불현
듯 실체를 보이며 진우에게 엄습했다.
`작은 입술'
일기장을 든 진우의 손이 점점 떨리고 있었다.
`호 혹시..  아 아.. 아닐 거야... 하 하지만...'
진우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애써 부인하며 확신을 얻으려는 듯 책상 위에 있는 지
현이의 다른 노트들을 뒤적였다.
그리고 자신이 든 일기장과의 필체를 대조해 보았다.
두 필체는 판이했다.
왜 여태까지는 이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을까?
몸이 달라졌다 해도 필체 같은 습관은 그대로 남을 수 있는 것인데 말이다.
더구나 아내나 지현이처럼 글을 자주 쓰는 사람들은..
"하아.. 하아.."
점점 숨이 가빠오고 불안감에 빠져든 진우의 눈에 다시 처음에 보았던 지현이의 비밀일기장
이 들어왔다.
`이 이거야...!'
진우는 급한 마음에 그 일기장을 들고 억지로 열어보려고 하다가, 문득 지현이에게 증거를
남기면 안 된다는 생각에 그만 두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책상 주변이나 가방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제발.. 열쇠가 어딘가 있기를...'
한참을 뒤적이던 그가 마침내 열쇠를 발견한 것은 책상 맨 위 서랍 구석에서였다.
"하 아..."
진우가 떨리는 손으로 지현이의 비밀 일기장을 열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그 동안의 얄궂었던 운명의 실체를 마주하게 되었다.

지현이의 일기장에 씌어져 있는 놀라운 비밀들.
특히 지난밤에 지현이가 섰던 그 글들을 모두 읽은 진우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크나큰 충격에 깊은 수렁 속으로 몸이 빠져 들어가는 것을 느낄 뿐이었다.
방안에는 무거운 정적만이 흐르고 있었다.
"허...."
한참 뒤에야 겨우 진우의 입에서 나온 소리였다.
그는 곧 일기장을 다시 넣고 안방으로 돌아왔지만, 겨우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던 것은 일
기장을 읽고 난 후에도 거의 1시간 가까이 되었을 때였다.
`그래.. 처음부터 이랬던 거였어..  처음부터 말도 안돼는 거였어...'
`그런데.. 이렇게 단순히 시작한.. 아이의 거짓말...  그리고 자꾸 커지는 그 거짓말에..
나는 속아넘어간 거였어...'
`아니.. 속아넘어갔다고 할 수도 없겠지...'
`평소에 아무리 아이가 책을 많이 읽었고.. 상상력이 뛰어나서.. 그럴듯하게 이야기를 꾸며
내었다 할지라도..  어쩌면 거짓일지도 모른다는.. 어렴풋한 짐작도 사실 느꼈으면서..  나
는 그것을 부정하고 있었던 거야...'
`어쩌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도 믿으면서.. 수진이의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
던 거야...'
`내가 수진이에게 해주지 못한.. 그 많은 것들이.. 너무나 안타까운 나머지..  이런 식으로
라도.. 기회를 한 번만 더 주십사하고..  신에게 억지를 부렸던 것인지도 몰라...'
`이런 그 동안의 나의 행동은..  어떤 이유로도..  변명될 수 없어...'
`나는.. 아내 대신 엄연히 살아있는.. 내 딸.. 지현이의 존재를.. 세상에서 지워버리려 했
어..  나는 부모이면서도..  딸의 존재를 지우면서까지.. 아내에게 매달리려 했던 거야...'
`그럼 그 동안..  지현이는 어떤 마음으로..  이런.. 나를..  받아들였던 것일까..?'
`처음에는 어린 마음에 저지른 일이었다 할지라도..  크면서.. 아빠가 딸인 자신을.. 마음
속에서 지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느꼈을 텐데..  얼마나 슬펐을까..?'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나를.. 남자로서..  그 어린 몸에.. 받아들이려 했던 걸까..?'
`그것이.. 죄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
`일기장에 써있는 대로..  정말로 지현이는..  이 아빠를.. 남자로서 사랑을 한 것일까..?'
`그렇게 해서..  자신을.. 엄마 대신으로 살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일까..?'
`그럼 나는 그 동안..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 동안 딸아이에게..  무슨 몹쓸 짓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을까..?  그 어린것에게.. 그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고 있었던 것일까..?'
`특히..  그 날밤..   그.. 그..   오.. 이런.. 맙소사...'
`나는.. 도대체..  얼마나 나쁜 놈이었단 말인가..?'

진우는 다시 깊은 열병 속으로 빠져들었다.


22장. 그리고.. 슬픈 딸아이의 몸을 열다.


생각보다 장을 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지현이는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왔다.
"아.. 많이 늦었네..  그사이 아빠가 깨어나셨으면 시장하실 텐데.."
그러나 집안이 조용한 것을 보니 아직 주무시는 것 같았다.
그러나 지현이는 방해될까봐 안방을 들여다보지 않고 주방에서 조용히 죽을 끓였다.
그녀는 잠깐 자기 방에서 옷을 갈아입었지만, 자신의 책상 위가 나갈 때와는 약간 달라진
것을 미처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지현이가 전복죽을 가지고 안방 문을 열자 진우는 자는 듯 누워있었다.
"아직 주무시네.."
지현이는 침대 옆에 앉아 아빠의 이마에 손을 짚어 보았다.
열이 오히려 더 심해진 것 같았다.
"큰일이네..."
지현이는 아빠의 열이 더 심해지자 걱정되어, 애잔한 눈길로 아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빠...'
지현이는 그런 아빠를 보며 지난밤에 했던 자신의 마음을 굳히고 있었다.
하지만 진우는 사실 자고있지 않았다.
충격적인 현실에 망연 자실 생각에 잠겨있던 그는 방으로 들어오는 인기척이 느껴지자 재빨
리 누워 자는 척하고 있었다.
진우는 차마 딸아이의 얼굴을 마주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지현이가 아빠를 깨우지 못하고 방을 나가려 몸을 돌렸을 때, 뒤켠에서 애처로운 시선
으로 바라만 볼뿐이었다.
`아 아...  지현아... '
진우는 딸아이가 너무 가여워서 어느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지현이는 다음날 하루종일 복잡한 심정이었다.
자신의 일생에 있어서 중대한 결정을 어린 나이에 내려야 하기 때문이었다.
비록 결심을 하였다 해도, 그것은 쉽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소녀가 자신의 순결을 누구에게 바치려 한다는 것은..
더구나 그 상대가 자신의 친아빠라는 것은 더더욱..
`왜..?  나는.. 아빠를.. 사랑하게 되었을까..?'
지현이는 다시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그 동안 두 사람이 슬픔에 힘겨운 일들을 같이 겪어서일까?
`아니.. 어쩌면..  아빠에 대한 내 사랑은.. 엄마로부터 물려받은 것인지도 몰라...'
어릴 적부터 엄마의 무릎에서 들었던, 그리고 엄마의 일기장에서 훔쳐보았던 아빠와의 사
랑.
또한 자신이 직접 보아왔던 엄마에 대한 아빠의 사랑.
이런 것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느덧 여자아이의 가슴속에 동경으로 자리잡았는지도 몰
랐다.
`그래..  더 늦기 전에..  결심이 흔들리기 전에..  지금 하는 거야...'
지현이는 밤이 깊어지자 자신의 결심을 지키기 위하여 안방으로 떨리는 발걸음을 옮겼다.
자기 방을 나와 아빠가 계시는 안방에 이르기까지 그 멀지 않은 거리를 움직이는 동안, 소
녀의 작은 가슴은 끊임없이 방망이질을 치고 있었다.
그러나 안방 문 앞에 이르러서도 떨리는 손을 주체할 수 없어, 차마 문을 두드리지 못하고
망설이기를 30분이 넘도록 거듭했다.
망설이고 또 망설이고..
`아 아..  나 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
`하 하지만...'
그리고 마침내 지현이의 떨리는 작은 손이 방문을 조용히 두드렸다.
똑 똑..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향해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응..?  무슨 일이야..?"
이제 몸이 나은 진우는 밤늦게 안방에 들어온 지현이를 의아한 듯 바라보며 물었다.
"저...."
"응..?"
"저.. 오늘..  안방에서 자게 해주세요..."
".......!"
순간 진우는 지현이의 뜻을 알아챌 수 있었다.
이미 지현이의 일기장에 쓰였던 그녀의 마음을 읽었으므로..
딸아이는 지금 아빠인 자신에게 자기의 처녀를 바치려고 하는 것이다.
"오늘...   저 저를..  안아.. 주세요..."
지현이는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푹 숙이고, 힘겹게 더듬더듬 말을 이어나갔다.
"하 하지만..."
`아.. 안돼..  지현아...  너는..  내 딸이잖니...'
그러나 진우는 자신이 비밀을 알았음을 차마 딸에게 밝힐 수가 없었다.
만일 그 사실을 지현이가 알았다가는 그녀는 아마 수치심을 감당하지 못할지도 몰랐다.
잘못하면 더 큰 파국을 불러올 수도 있는 일이므로 신중해야 했다.
"하지만..  여태까지.. 우리..  애써.. 잠자리를 피해 온 이유가.. 있잖아...  그 그런
데..."
때문에 진우는 그저 위와 같은 궁색한 핑계만을 댈 수밖에 없었다.
"저..  하지만..."
지현이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무어라 말을 하려다가, 아직은 지금 자신의 처지가 여자아이로
서 부끄러웠기 때문인지 그만두었다.
"그럼.. 저..  그냥.. 품에 안겨..있게 만이라도 해주세요..."
"그렇지만..."
진우는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거절을 하려 했지만, 지현이의 젖은 두 눈을 보고는 그
만 말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나치게 거부하면 지현이가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몰랐다.
"그 그래..."
진우는 어쩔 수 없이 딸아이를 자신의 품안에 받아들였다.
지현이는 두근거리는 작은 가슴을 안고, 침대에 올라가 아빠의 따뜻한 품안으로 파고들었
다.
품안에 들어온 딸아이의 몸은 작고 보드라웠다.
그리고 애처롭게도 가녀리게 떨고 있었다.
`아..  지현아...   지금.. 이 아이는 무척이나.. 떨리고 두렵겠지...'
진우는 그런 생각이 들자 딸아이가 가여워서, 얌전히 품안에 안겨있는 지현이의 머리를 손
으로 쓰다듬어 주었다.
지현이는 그런 아빠의 손길을 느끼자 사르르 눈을 감으며 더욱 그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진우의 목덜미에 딸아이의 풋풋한 숨결이 느껴졌다.
그러자 그 숨결이 진우의 몸을 자극했는지 그의 물건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런...!'
진우는 이런 자기 몸의 반응에 당혹스러웠다.
사실 지금 진우도 무척이나 망설이고 있었다.
이미 이성으로는 대답이 딱 나와있음에도, 지금 진우는 지현이를 거부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전에 지현이가 아내의 영혼을 가진 줄 알 때에도, 몸이 딸아이의 몸이란 이유로 여러 차
례 고비를 넘기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제 사실 모두 딸아이였음을 알게 되었는데, 막상 거부하지 못하다니?
진우는 자기 몸의 반응뿐만 아니라 자신의 감정에도 당혹스러웠다.
`내가..  지 지금..  왜 이렇지..?'
왜 지금 자신은 지현이를 거부하지 못하는 것일까?
단순히 비밀을 알았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
`어 어쩌면..!  나는.. 정말..  내가 원했던 것은.. 단지 지현이의 몸이었던 것일까..?"
진우는 문득 자신의 내면에 일고있는 또 다른 감정에 소스라쳤다.
`지금..  이 욕망은 그 때문일까..?  지현이의 비밀을 알았기 때문에..?'
딸아이는 아빠인 진우를 남자로서 사랑하고 자신의 처녀를 바치려하고 있었다.
그 사실은 진우로 하여금 어느새 묘한 욕망과 흥분을 느끼게 해주고도 있었다.
지난 수년간 진우가 지현이를 바라보면서 느꼈던 수많은 감정들, 애증, 욕망들 중에는 아내
인 수진에 대한 감정이 아닌 지현이라는 소녀 자체에 대한 감정들도 알게 모르게 많았다.
아니 어쩌면 그런 감정들을 아내에 대한 감정들이라고 착각한 것들도 있었을지 몰랐다.
진우 스스로도 그런 비이성적인 감정들의 일부를 확인하고, 이미 고민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런 감정들은 지금껏 이루어질 수 없는 그런 것들로 치부해왔다.
그러나 이제 딸아이의 마음을 안 이상, 그리고 오늘 이렇게 딸아이가 자신의 품속으로 들어
온 이상, 이 감정들은 바로 현실의 문제였다.
`어떡해야 하지..?  나는...'
진우도 그 동안 알게 모르게 바라던 결과라고 해서 덜컥 욕망에 몸을 맡길 수는 없었다.
`그 그건..  죄악이야..   더구나..  이 불쌍한 아이를.. 내 딸아이를..  그럴 수는 없
어...'
그러나 순간 진우는 지난 수년간 보아왔던 지현이의 탐스러운 몸들이 기억이 났다.
특히 재작년 가을, 하마터면 끝까지 갈 뻔했던 그때의 황홀했던 감각들.
지금 자신의 품안에는 그 딸아이의 어린 몸이 안겨있는 것이다.
아빠인 자신에게 스스로 처녀를 바치기 위하여.
보들보들하고 탐스러운 어린 딸아이의 몸.
진우의 마음속에서는 욕망이 불길처럼 일며 이성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이미 자신의 물건은 팽창할 대로 팽창하여 단단하게 일어서 있었다.
지현이가 눈치챌까 일부러 엉덩이를 뒤로 빼고 있지만, 이미 눈치채었을지도 몰랐다.
`그냥 이대로..  모른 척하고 받아들일까..?  지현이를..  스스로 양심을 속이고..?'
그렇게 진우가 자기 마음속의 욕망과 맞서 갈등을 하고 있을 때였다.

"저...."
지금까지 진우의 품에 얼굴을 파묻고만 있던 지현이가 수줍은 듯 고개를 들었다.
"저.. 사랑하시는 것.. 맞지요..?"
".......!"
순간 진우는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이야기한 지현이는 이내 다시 고개를 숙여버렸다.
지현이는 막상 말을 해놓고는 쑥스러운 나머지 후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지현이는 무서웠던 것이다.
오랜 망설임과 고민 끝에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참으면서 겨우겨우 아빠의 품속으로 들어왔
는데, 아빠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그저 난감해하시는 것 같았다.
그러자 지현이는 덜컥 겁이 났다.
혹시 이제는 아빠가 마음이 없으신 것 아닌가?
사실 강릉에서 돌아온 이후에는 아빠는 전처럼 자신에게 욕망을 비추지는 않으셨다.
지금까지는 그것을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그간 둘이 서먹서먹했기 때문이라 여겼었다.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면?
그래서 지현이는 두려운 나머지 아빠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지금 어찌해야 하지..?'
그렇게 지현이가 걱정하고 있을 때, 여자아이의 귓가에 따뜻한 음성이 들렸다.
"그럼..  사랑하고 말고..."
"아...!"
지현이가 놀라 고개를 드니 아빠가 애틋한 눈길로 바라보고 계셨다.

진우는 지현이의 그 말을 듣는 순간 비로소 깨달았다.
자신이 지금 지현이를 거부하지 못했던 진짜 이유를..
물론, 비밀을 지키고자 하는 이유도 있었고, 지현이의 몸에 욕망을 느낀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가장 큰 중요한 이유는 다른 것이었다.
그것은 지금 지현이에 대한 자신의 애틋한 감정이 증명하는 것.
진우도 지현이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그녀를 사랑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자신도 어느새 지현이를 딸아이가 아닌 여자로서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현이를 아내로 알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렇다고 어린 몸에 대한 욕망도 넘어서, 지현이라
는 소녀 그 자체를 사랑하게 된 것이었다.
그 동안 어느새 지현이의 모두를 사랑하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그사이 수년동안 사랑으로 가슴 아파했고, 지금도 품안에 든 지현이를 딸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이성으로서 거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깨달은 진우는 순간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아...  세 세상에...    오...  하나님...    이 이런..  하 아...'
그리고 무언가 가슴이 벅차 오르는 것을 느끼며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되었다.
그러다가 문득 아내 수진이 생각이 났다.
`만약에.. 수진이가 이런 나를 본다면 무엇이라고 할까..?  딸아이를 여자로서 사랑하게 된
나를 본다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점점 그 수진과 닮아 가는 아름다운 딸아이를 바라보았다.

아빠의 품에 안겨있는 지현이는 얌전히 앞으로 다가올 일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자아이의 마음속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들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알 수 없는 설레임도 조
금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자신의 몸 구석구석 기억하고 있는 예전의 아빠의 손길 때문이었다.
아빠에 의해 자신이 겪었던 그 부끄럽지만 감미로웠던 감각들.
자신이 그 동안 남 몰래 자위를 할 때마다 안타깝게 그리워하던 그 아빠의 손길.
하지만 아빠의 품에 안긴 지금 이 순간에도 지현이의 마음속은 망설임으로 가득 찼다.
아무리 결심을 하였다 할지라도 지금의 상황은 역시 두려운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지현이는 문득 돌아가신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  엄마.. 죄송해요..  용서하세요..  하지만.. 저..  아빠를 사랑해요...'
진우는 조용히 손을 올려 그런 지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부드러운 딸아이의 머릿결이 만져졌다.
아빠의 손길에 놀란 듯 지현이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며 동요하는 것이 품안에서 느껴졌
다.
진우는 아직도 마음속으로 갈등을 겪고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내 마음을 확인했다 해도..  그렇더라도..  내 딸아이인데..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데...'
그렇게 고민을 하며 딸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진우는 흐트러진 지현이의 머리카락을
이마에서 쓸어 올려 주었다.
그리고 그 예쁜 이마에 살짝 입맞춤을 해주었다.
"아..."
지현이가 살짝 몸을 떨며 자신의 품속으로 파고 들어왔다.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그래서 진우는 지현이의 목덜미 쪽으로부터 손을 뻗어 볼을 살며시 쓰다듬어 보았다.
그러다가 살며시 더듬어 그녀의 귀여운 귓볼을 매만져 보았다.
반은 어여쁜 딸에 대한 아빠의 심정으로, 반은 사랑하는 소녀에 대한 남자의 마음으로.
지현이는 그런 아빠의 손길에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며 웅크렸다.
진우는 품에서 지현이의 얼굴을 뗀 뒤에 살며시 딸아이의 턱을 당겨 자신의 눈앞으로 돌렸
다.
`아.. 부끄러워..  가슴이 너무 떨려...'
지현이는 아빠가 자신의 턱을 만져주다가 목덜미 쪽으로 손을 미끄러뜨리자, 눈을 내리깔고
작게 떨고 있었다.
예전의 그때처럼 아빠는 자신의 얼굴에서 마술을 부리고 계셨다.
지현이의 몸은 아빠의 그 손길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빠의 손길이 지현이의 살결을 스쳐 지날 때마다, 그 피부 밑에서는 감미로운 감각들이 피
어올랐다.
그리고 지현이는 그런 아빠의 손길을 어찌하지 못한 채 얼굴만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진우는 딸아이의 목덜미를 더듬으며 점점 아래로 쓰다듬어 내려갔고, 지현이는 낮게 숨결을
토해내었다.
"하 아..."
진우는 그런 딸아이가 너무도 사랑스러운 나머지, 살짝 감은 채 파르르 떨고 있는 눈가에
자기도 모르게 입을 맞추어 주었다.
그리고 입술로 살짝 스치듯이 지현이의 콧등과 볼을 지나 귓가로 넘어가서, 그 속에 뜨거운
숨을 불어넣어 주었다.
"아 아..."
지현이가 낮게 신음을 흘리며 부르르 떨었다.
진우는 이제 참을 수가 없었다.
지현이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탐스러웠다.
가지고 싶었다.
드디어 그는 그 동안 붙잡고 있던 이성의 한 자락을 놓고 자신의 본능에 정직하기로 했다.

진우는 조용한 목소리로, 그러나 떨리는 목소리로 딸아이의 귓가에 속삭였다.
"사랑해..."
"아..."
지현이가 그의 품안에서 작게 동요했다.
진우는 지현이의 귀여운 턱을 손으로 살짝 잡고는 자신의 입술로 딸아이의 입술을 덮었다.
"흡..."
지현이의 짧은 호흡이 그의 입술 안으로 사라졌다.
첫키스였다.
진우가 딸아이와 한 키스로는..
이전에 지현이와 두어 번의 키스가 있었지만, 그것은 사실 아내 수진에게 하는 키스였다.
그러나 지금은 딸아이라는 것을 알고, 딸아이에게 하는 첫키스였다.
"하아..."
딸아이의 입술은 촉촉하고 달콤했다.
진우는 지현이의 작은 입술을 길게 빨아들여 주고는, 혀로 아직 열리지 않은 그 입술 사이
를 파고들었다.
그러자 지현이가 바르르 떨며 입술을 열어 얌전히 아빠의 혀를 받아들였다.
진우는 지현이의 입 속으로 뜨거운 자신의 혀를 넣어 딸아이의 혀를 물컹 사로잡았다.
"흐읍..  하 아..."
지현이는 아빠와의 키스 경험이 조금 있어서인지, 그가 자신의 혀를 붙잡아 깊게 빨아들이
자 자신도 조금씩 마주 빨아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녀는 아직 서툴렀다.
진우는 어린 딸아이의 감촉, 냄새. 그 달콤함을 느끼며 깊은 키스에 몰두했다.
"읍.."
지현이는 호흡이 곤란해지고 의식이 몽롱해지며,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빠의 가슴팍에 올려져있던 두 손이 어느새 아빠의 목 뒤로 감겨 있었다.
진우는 이제 본격적으로 손을 움직여 갔다.
그는 손으로 지현이의 잠옷 위에서 봉긋한 딸아이의 젖가슴을 더듬었다.
"아..."
아빠의 손길이 가슴 언저리에서 느껴지자 지현이는 살짝 몸을 떨며 반응을 했다.
진우는 부드러운 잠옷의 천 밑으로 이전보다 많이 자란 딸아이의 젖가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보다 자세히 느끼고 싶은 욕망에 손을 지현이의 등으로 옮겨 잠옷의 지퍼를 찾았다.
그리고 조용히 지퍼를 내렸다.
이어서 아빠의 손길이 딸아이의 잠옷 윗자락을 살짝 헤쳐 끌어내렸다.
`아 아...'
자신의 잠옷이 아빠에 의해 조금씩 벗겨지는 것을 느끼며, 지현이는 두 손을 꼭 쥐고 어쩔
줄을 몰라했다.
이윽고 열리는 옷섬 사이로 여자아이의 새하얀 어깨 속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빠에 의해 열리는 지현이의 옷섬이 더욱 끌어 내려져 브래지어까지 드러나자, 진우는 잠
시 손을 멈추었다.
그리고 키스도 멈춘 뒤 상체를 들고는 침대 위에 얌전히 누워 아빠의 손길을 받아들이고 있
는 딸아이를 바라보았다.
지현이는 다소 불안정한 호흡을 보이며 두 눈을 질끈 감고 아빠의 다음 손길을 기다리고 있
었다.
진우는 지현이의 열린 옷섬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브래지어 위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의 손바닥 아래에 따스한 천의 감촉이 느껴졌다.
자신의 젖가슴에서 아빠의 손길을 느낀 여자아이는 아직은 두려운지 작은 입술 틈 사이로
더운 숨결을 토해내고 있었다.
진우는 그 더운 숨결이 토해지는 딸아이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매만지다가 다시 자신의 입술
을 그 위로 덮었다.
잠깐의 키스 후, 그의 입술은 지현이의 가녀린 목선을 타고 옆으로 흘렀다.
그리고는 혀를 내어 딸아이의 귓가를 바깥에서 안쪽으로 차례로 핥아 들어갔다.
"아으...  아 아..."
지현이의 몸이 움찔거렸다.
"괜찮아..  긴장을 풀어..."
진우는 지현이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리고 딸아이의 긴 머리를 헤치고 목덜미로 손을 집어넣고는 부드럽게 눌러 애무를 해주었
다.
이와 함께 그의 입술이 귀밑에서 목선을 타고 흘러내리며 민감한 부분들을 건드리자, 지현
이는 달뜬 호흡을 연이어 뱉어내었다.
"하아.. 아 아..."
지현이는 조금씩 긴장이 풀리면서, 예전 아빠의 손길에 의해 경험했던 감각들이 다시 느껴
지기 시작했다.
`아 아...  아빠...'
진우가 잠시 입술을 멈춘 곳은 목덜미와 어깨 사이의 경계, 민감한 곳이었다.
그 입술 아래에는 소녀의 부드러운 우윳빛 살결이 수줍게 자리잡고 있었다.
진우는 곧 수줍게 드러난 지현이의 어깨 속살을 입술로 살짝 덮었다.
그리고 그 부드러운 대지에서 숨을 들이마셔 싱그러운 소녀의 내음을 음미하여 보았다.
그러자 그의 입술에 미세한 여자아이의 떨림이 느껴졌다.
"네 냄새가 좋아.."
진우가 그렇게 지현이에게 속삭였다.
"아.. 아이..."
지현이가 그 소리에 부끄러워 더욱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진우는 그런 딸아이가 사랑스러워 미소를 짓더니, 혀를 내어 어깨에서 가슴 언저리까지 핥
아 내려오기 시작했다.
아빠의 축축한 혀는 부드러운 딸아이의 살결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며 아래로 미끄러졌다.
"아.. 아으응...  으음... "
진우는 이윽고 브래지어의 끝자락까지 내려오자 지현이의 등뒤로 손을 돌려 호크를 풀었다.
그리고 양손을 브래지어 위에 올려놓고 살며시 위로 밀어 올렸다.
지현이의 브래지어는 힘없이 밀려 올라가고, 그 속에 숨어있던 탐스러운 젖가슴이 출렁이며
그 수줍은 모습을 드러내었다.
"아...!"
순간 진우는 감탄의 탄성을 흘렸다.
눈앞에 드러난 새하얀 우윳빛 젖가슴은 이제 더 이상 여자아이의 작은 젖가슴이 아니었다.
이젠 알맞게 물이 올라 싱그럽고 탄력 있는 성숙한 소녀의 젖가슴이었다.
이전에 맛을 보았던 14살 소녀의 젖가슴도 탐스러웠지만, 지금 알맞게 솟아올라 그 자태를
뽐내는 16살 소녀의 젖가슴은 너무나 탐스러워 보이는 과실이었다.
"꿀꺽..."
정말이지 당장 한 입에 베어 물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탐스러운 과실이었다.
이렇게 지현이의 몸은 14살 때보다 더욱 싱그러워지고 탐스러워져 있었다.
`언제 이렇게 컸을까..?'
진우는 순간 이렇게 아름답게 자라준 딸아이에 대해서 아빠로서의 뿌듯함마저 느끼는 것이
었다.
"정말.. 아름답구나..."
"아..  모 몰라요..."
지현이는 아빠가 자신의 젖가슴을 황홀한 듯 바라보고 있자, 부끄러운 듯 두 손으로 젖가슴
을 가렸다.
진우는 그런 딸아이의 두 손위에 자신의 손을 마주 올려 잡고 이렇게 조용히 속삭였다.
"언제..  이렇게.. 컸니..?"
진우가 이렇게 딸에게 애잔한 눈길로 말을 하자, 지현이는 순간 애틋한 감정이 들며 눈물이
핑 돌았다.
`아.. 아빠...'
지현이는 잠시 후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이면서 이렇게 대답을 했다.
"그 그럼요..  저는 이제.. 어린애가 아닌 걸요..."
지현이는 아빠에 대한 딸의 마음으로 이렇게 대답을 했지만, 아빠가 자신의 비밀을 알고있
으리란 생각은 미처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우는 지현이의 그 대답을 듣자 가슴이 뭉클했다.
지금 딸아이가 어떤 심정으로 그 대답을 했는지 잘 알고 있기에..
`가여운 것...  우리 딸...'
진우는 그런 딸아이에 대한 애잔한 마음으로 다시 지현이의 입술에 키스를 하였다.
그리고 살며시 젖가슴을 가린 지현이의 두 손을 잡아서 치웠다.
지현이는 아빠의 키스를 받으면서 힘없이 두 손을 풀었다.
진우는 이어서 양손으로 지현이의 양쪽 젖가슴을 살며시 쥐어보았다.
그의 손바닥 아래 부드러우면서도 탄력 있는 하얀 살결이 잡혔다.
"하 아..."
지현이가 젖가슴의 맨살에서 아빠의 손길을 느끼고는 낮게 숨을 토했다.
진우는 그런 딸아이의 젖가슴을 마치 다칠세라 조심조심 부드러운 손길로 쓰다듬어갔다.
그는 딸아이의 젖가슴을 만지고 있다는 생각에 긴장이 되고, 묘한 흥분이 온몸을 휘감았다.
딸아이의 젖가슴 살결에 맞닿은 진우의 손바닥에서는 어느새 땀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젖가슴 위에 앙증맞게 자리잡은 작은 젖꼭지는 아빠의 손바닥 아래 눌리며 비벼졌다.
"아 으음...  으응.."
지현이는 그럴 때마다 아빠의 손을 마주 잡고 몸을 흠칫흠칫 떨어갔다.
어느새 그 작은 열매들은 조금씩 단단해지며 고개를 들었다.
여자아이는 젖가슴에서 피어오르는 짜릿하면서도 감미로운 감각들에 현기증이 났다.
진우는 문득 그 사이 젖가슴이 얼마나 자랐나 더 느끼고 싶어, 그때처럼 손으로 딸아이의
젖가슴을 부드럽게 쓸어모아 쥐며 젖가슴의 질량을 측정해 보았다.
이전에는 손바닥 아래 아담하게 잡히던 딸아이의 젖가슴이 이제는 손에 꽉 차서 밖으로 넘
칠 정도로 자라있었다.
지현이는 아빠의 의도를 눈치채었는지 부끄러워하며 몸을 꿈틀거렸다.
`정말 많이 자랐구나..  우리 지현이...'
진우는 딸아이에게 애틋한 감정을 느끼며 손으로 부드럽게 젖무덤을 쓸어 내리다가, 손가락
으로 젖꼭지 주위를 살살 돌려가며 애무하기 시작했다.
"으음..  아 으응..  아으..  으 으..."
그러다가 손가락으로 이미 단단하게 일어선 지현이의 젖꼭지를 살짝 비벼보자, 지현이가 순
간 몸을 출렁이며 쾌감이 섞인 몸짓을 보여주었다.
"아읏..."
진우는 이어서 아직 지현이의 몸에 남아있는 브래지어를 마저 걷어내 버리고, 잠옷의 옷자
락도 좀 더 밑으로 끌어내렸다.
그러자 지현이는 아직 망설임이 남았는지, 잠시 아빠의 손을 잡고 안절부절 하는 눈빛을 보
여주는 것이었다.
진우는 그런 딸아이를 안심시키고자, 다시 지현이의 얼굴 여기저기에 부드러운 키스를 이어
나가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물어보았다.
"저.. 걱정되면..  그만..둘까...?"
"아 아니에요..."
지현이가 아빠의 팔을 잡은 손에서 힘을 빼고, 눈물을 글썽인 채 작게 도리질을 했다.
"정말 괜찮아..?"
`속으로는 아직 무척 두려울 텐데...  애써 참고 있구나...'
진우는 그런 딸아이의 볼을 살며시 쓰다듬어 주었다.
"그래..."
그리고는 자신도 마음을 완전히 굳히고, 일어서서 잠옷을 벗기 시작했다.
하지만 막상 딸아이라고 생각하니 아직 쑥스러워서인지 팬티까지 모두 벗지는 못했다.
옷을 벗은 진우는 고개를 숙이고 지현이의 젖가슴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는 살며시 딸아이의 작은 젖꼭지를 머금었다.
"아흑..."
지현이는 젖가슴에서 아빠의 뜨거운 숨결을 느끼고는, 다시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아빠의
입술을 피하려 했지만, 이내 아빠의 입술에 자신의 젖가슴을 잡히고 말았다.
이미 자신의 젖꼭지는 아빠의 입 속에 물려 버렸고, 여자아이는 짜르르한 감각에 눈을 질끈
감고, 아빠의 머리를 품에 안은 채 작은 몸을 부들부들 떨어갔다.

진우는 이제 조금씩 어린 딸아이의 몸을 열어가기 시작했다.
슬픈 딸아이의 몸을..


23장. 아빠가 딸의 몸에 자신을 푹 담그다.


방안은 조금씩 후끈한 열기로 달아올라가고 있었다.
지현이는 자신의 젖가슴을 아빠에게 물린 채 달뜬 호흡을 연신 내뱉었다.
"하아.. 하아..  아으음..."
아빠의 축축한 입술은 젖가슴으로부터 온몸으로 뜨거운 감각을 퍼뜨리고 있었다.
그 감각의 짜릿한 전율에 마비되었는지, 지현이의 입술은 반쯤 벌어져 바르르 떨었다.
`아 아..  기 기분이 이상해...'
지현이는 두 손을 어찌할 줄 모르고 아빠의 머리 위에서 방황하다가, 다시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작게 도리질을 하였다.
한편으로는 아빠에게 자신의 젖꼭지를 빨린다는 사실이 아직 부끄러웠지만, 지현이는 이제
자신의 몸이 아빠에게 열리고 있음을 느꼈다.
여자아이의 마음속에는 아직 두려움과 망설임이 남아있었지만, 그런 의식들은 몸 속에서 피
어오르는 감미로운 감각들에 의해 조금씩 침식을 당하고 있었다.

딸아이의 포근한 젖가슴, 신선한 향기가 은은히 배어 나오고 있었다.
진우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를 쓰며, 혀를 내어 입 속에 든 딸아이의 젖꼭지를 살
짝 터치해 보았다.
"아읏..."
지현이는 순간 젖가슴에서 전해지는 짜릿한 감각에 전율하였다.
그는 그런 지현이의 반응을 보면서 혀로 부드럽게 젖꼭지를 굴리며 핥아보았다.
혀끝에 도톰한 젖꼭지의 감촉이 느껴졌다.
`아...!'
진우는 곧 조심스럽게 딸아이의 젖꼭지를 빨아보기 시작했다.
"아 으으음..  으으응..."
지현이가 흠칫 흠칫 떨며 아빠의 어깨를 안타깝게 부여잡았다.
아이는 어느새 아빠의 입술이 자신의 젖가슴에서 일으키는 감각에 서서히 파묻히고 있었다.
진우는 아빠인 자신이 지금 어린 딸아이의 젖가슴을 빨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참을 수
없는 흥분에 몸이 떨리고 있었다.
사람이 금기를 범하고 싶은 욕망, 그것이 이렇게 큰 것이었을까?
자신의 입술 때문에 꿈틀대는 지현이의 몸을 붙잡고 있는 그의 손바닥은 이미 긴장된 땀으
로 번들거렸다.
점차 그런 흥분이 커져서인지 진우가 딸아이의 젖꼭지를 빠는 힘이 조금씩 세졌다.
그는 긴장이 되고 더 목이 타 갈증이 난 나머지, 딸아이의 젖가슴을 갈구하며 끊임없이 빨
아대고 있었다.
하지만 지현이는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그저 몸을 파드득거리기만 했다.
그리고 진우의 손은 어느새 남은 젖가슴을 주무르고 있었다.
부드러운 딸아이의 젖가슴을 손으로 쥐며 쓸어 내리다가, 작은 젖꼭지를 잡아 문질러 주기
도 했다.
그렇게 진우가 지현이의 젖가슴을 손에 쥐고 모아 주무를 때마다, 여자아이의 몸은 꿈틀대
며 아빠의 손길에 흐느꼈다.
그런 딸아이의 반응은 진우에게 더할 나위 없는 자극을 주었다.
젖가슴을 덮은 그의 손바닥 아래에는 이제 도톰히 일어선 젖꼭지의 감촉이 앙증맞게 느껴졌
다.
젖가슴도 이미 상당히 긴장한 듯 부풀어올라 있었다.
이미 한쪽 젖가슴을 침으로 흥건히 적신 진우는 곧 다른 젖가슴도 입술로 적시며 탐하기 시
작했다.
"아 으으음..  으응..  흐윽..."
지현이의 몸은 그저 아빠의 입술에 취하여 미열에 들뜬 채, 그저 가녀린 신음소리만을 내내
흘리고 있었다.
아이의 두 팔은 어느 때는 아빠의 어깨를 안타깝게 머물다가, 어느 때는 침대의 시트를 움
켜쥐며 애타는 듯 헤매었다.
지현이는 몸 속 깊은 곳으로부터 치밀어 올라오는 무언가 뜨거운 것을 느꼈다.
그 피어오른 뜨거운 열기는 지현이로 하여금 갈증에 허덕이게 만들었다.
여자아이의 샘터에서는 샘물이 조금씩 고이더니, 이내 물줄기를 이루어 흐르기 시작했다.
진우는 한참 딸아이의 가슴을 탐하다가, 다음 동작을 위해 상체를 들었다.
그가 지현이를 위에서 바라보니, 원피스로 된 잠옷이 허리까지 벗겨 내려진 채 상반신이 모
두 드러나 있었다.
이제 딸아이는 상반신이 모두 발가벗겨진 채 아빠의 손길을 기다리며 가냘프게 떨고있었다.
그렇게 일부분만 드러난 것이 진우로 하여금 오히려 남자로서의 욕정을 더욱 자극하였다.
그는 지현이의 잘록한 옆구리를 잡고 쓰다듬으면서 부드럽게 눌러 성감을 더듬어 갔다.
"으 으응..  음..  하아..."
아빠가 민감한 옆구리를 자극하자 지현이는 몸을 뒤틀며 신음을 내었다.
진우는 지현이가 얼마나 자랐는지 구석구석 확인하기 위하여, 서서히 딸아이의 몸을 탐험하
기 시작했다.
그의 입술은 지현이의 젖가슴에서 내려와 복부로 미끄러지며, 여자아이의 투명한 피부에 뜨
거운 호흡을 불어넣었다.
지현이에게 불어넣어진 그 숨결은 관능을 일깨우며 몸 속으로 퍼져나갔다.
이윽고 복부에 다다른 그의 혀는 배꼽의 옴폭한 곳을 한번 휘저어 보았다.
지현이는 지난번처럼 이곳에서 반응이 컸다.
`그래.. 수진이처럼 이 몸도 여기가 민감한 성감이었지...!'
문득 그 생각이 들자 진우는 정말 신비로웠다.
이전에 이 몸에 든 것이 수진이인 줄 알았을 때는, `같은 사람이라 그런가?' 하고 생각도
했었지만, 이제 딸인 줄 알게 되자 더욱 신비로웠다.
`정말 딸은 엄마로부터 성감도 물려받는 것일까?'
`혹시나 다른 곳도..?'
진우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자 지현이의 몸 구석구석을 어루만지면서, 아내의 성감이라
기억되는 부분들을 확인해 보았다.
이렇게 아빠의 호기심 어린 손길이 계속되자, 여자아이는 숨이 가빠오는지 아랫배가 작게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다.
"하 아..."
진우는 그런 딸아이의 아랫배를 쓰다듬어 주다가, 손을 아래로 내려 뽀얀 종아리 위에 얹었
다.
그리고는 잠옷을 밑에서 밀어 올리며 야들야들한 허벅지의 살결까지 더듬으며 올라왔다.
그러자 지현이의 두 다리는 아빠의 손길에 수줍은지 오므려지며 바르르 떨었다.
"으 으응..."
진우는 일단 그 손을 멈춘 채, 아직 지현이의 옆구리에 머물러있는 다른 손을 엉덩이로 미
끄러져 내렸다.
그리고 손바닥 아래 탄력 있게 잡히는 딸아이의 엉덩이를 물컹 쥐어보았다.
"아읏..."
아빠의 손길이 둔부를 애무하자, 딸아이의 중심부가 바깥쪽으로부터 자극을 받았는지 신음
을 토했다.
그러자 진우는 허벅지에 남은 손을 움직여 엉덩이와 허벅지를 타고 오르내리며 살결을 부드
럽게 어루만져주었다.
지현이의 오므려졌던 두 다리가 조금씩 풀어졌다.
그것을 느낀 진우는 상체를 일으켜 지현이의 발을 잡고는 발끝을 입에 물고 혀로 발가락들
을 핥아 주었다.
"으읏..  으으 음..."
`아 아빠.. 싫어요..  그런 것 하지 말아요...'
지현이는 아빠가 딸인 자신의 발가락을 핥아 애무해주자 당혹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발끝으로부터 퍼지는 묘한 감각에 여자아이는 거부하지 못하고 그저 자신의 몸을 맡
기고만 있었다.
발목을 타고 점점 위로 핥아 올라온 진우는 무릎 안쪽에 이르자 축축한 혀로 민감한 살결을
파고들었다.
그러자 지현이가 앓는 소리를 내며 무릎을 펴고는 온몸을 긴장했다.
"아 으으응..."
그의 혀는 다시 부드러운 살결을 타고 올라와 허벅지 안쪽으로 침범해 들어왔다.
그리고 딸아이의 하얀 허벅지를 빨아주었다.
"흐윽..."
지현이가 그 축축한 감촉에 다소 놀란 듯 허벅지를 긴장하며 다시 두 다리를 오므렸다.
진우는 딸아이의 두 다리를 풀고는 상체를 들었다.
상체를 일으킨 진우는 한 손은 지현이의 허벅지에 머물게 한 채, 고개를 딸아이의 얼굴 위
로 숙였다.
그리고 입술로 딸아이의 귓볼을 빨아주다가 이로 살짝 물어주고는, 귓속에 뜨거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아 흑..."
다물어졌던 지현이의 하얀 이가 열리며 더운 숨결이 새어나왔다.
지현이의 다리에서 힘이 빠지는 것이 허벅지에 남은 진우의 손에 느껴졌다.
그러자 진우의 손이 거침없이 딸아이의 허벅지 안쪽 깊숙이 쓰다듬으며 올라갔다.
손끝에 이미 촉촉하게 젖어있는 딸아이의 팬티가 닿았다.
그 젖은 천의 보드라운 감촉이 진우의 손끝에 느껴졌다.
"아.. 아으..."
아빠의 손가락이 이미 따뜻하게 젖은 팬티의 천을 누르며 여자아이의 은밀한 계곡을 건드리
자, 여자아이는 또 다시 몸을 움찔거리며 아빠의 목을 부둥켜안았다.
진우는 딸아이의 팬티에서 잠시 손을 떼고, 허리 아래 남아있는 잠옷치마를 배 위로 말아
올려 보았다.
그리고 상체를 들어 지현이의 하복부로 고개를 가져갔다.
잠옷이 들쳐 올려져 고스란히 드러난 지현이의 하체에는, 앙증맞게 보이는 작고 하얀 팬티
만이 외로이 덮여 있었다.
그리고 그 얇은 천은 흥건히 젖은 채 은밀한 살결과 함께 바르르 떨고 있었다.
"아..."
진우는 그것을 바라보며 낮은 탄성을 흘렸다.
그 밑에 숨은 딸아이의 촉촉한 보지는 비록 팬티에 가려져 있었지만, 젖은 천 밑에 비추어
보이는 것만 보아도 예전보다 훨씬 물이 올라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름답다...'
진우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딸아이의 젖은 팬티 위에 입을 맞추어 주었다.
"아흑.."
축축한 아빠의 입술과 뜨거운 숨결이 젖은 천을 누르며 여자아이의 부끄러운 곳에 닿자, 지
현이는 흠칫 놀라며 진저리를 쳤다.
그리고 아빠가 계속 팬티 위에서 입술로 빨아대자, 지현이는 입을 다물지도 못한 채 다리를
쭉 뻗어 바들거렸다.
"아 아아..  아으.. 아흐흑...  아 아..."
`이 곳을 좀 더 자세히 보고싶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한 진우는 고개를 들고, 왠지 떨리는 손으로 살며시 작은 팬티의 양쪽 끄
트머리를 잡았다.
그리고 딸아이의 팬티를 끌어내렸다.
"어맛...!"
아빠가 자신의 팬티를 끌어내리자, 여자아이는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아빠의 두 손을 붙
잡았다.
그러자 진우는 손을 멈추고 애잔한 눈길로 지현이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싫어..?"
"아..."
"싫으면..  두려우면..  이야기 해..  괜찮아..."
지현이는 아직 두려운지 주저하고 있었다.
`이 이것을.. 아빠에게 허락하면..  그 다음에는..  정말...'
"걱정 마..  지금 싫다고 해도 난 괜찮아...   난 널 사랑하잖아..."
"............."
"널.. 소중하게.. 다뤄주고 싶어..."
`아...!  아 아빠...'
지현이는 부끄러운지 고개를 돌린 채 눈을 내리깔고 망설이다가, 살며시 아빠의 팔을 붙잡
은 손에서 힘을 빼고 말았다.
`그래..  오늘 난 이미 결심했잖아...  아빠에게.. 내 순결을 바치기로... '
지현이가 허락하는 몸짓을 보여주자, 진우는 딸아이의 작은 팬티를 그녀의 가녀린 다리 사
이로 끌어내렸다.
지현이는 부끄러워 이내 두 손으로 자신의 다리 사이를 가렸지만, 아빠가 자신의 팬티를 벗
기도록 얌전히 몸을 맡기고 있었다.
그렇게 진우는 지현이의 팬티를 모두 벗겨내었다.
그러자 비록 작은 손으로 소중한 곳을 가리고 있다 하여도, 여자아이의 벌거벗겨진 하체는
고스란히 아빠의 눈앞에 드러나게 되었다.
"아 아아..."
아빠의 시선이 느껴지자 여자아이는 가녀린 몸을 움츠렸다.
진우는 그런 딸아이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자..  손을 치워봐... "
"아..."
"네 것을.. 자세히 보고 싶어..  어서..."
"하아..  아 아..."
여자아이는 아빠의 요구에 부끄러운지 쉽게 손을 치우지 못했다.
그러자 진우는 조심스럽게 딸아이의 손을 잡아 그곳에서 떼어내었다.
이미 지현이의 손에는 아무 힘도 없었다.
곧 부드러운 대지 위에 자라난 탐스러운 수풀들이 눈앞에 드러났다.
그 짙은 흑색의 수풀들은 촉촉하게 물기를 머금어 윤기가 흘렀다.
그리고 그 아래로 능선이 흐르며 소녀의 소중한 곳은 두 다리 사이에 갇혀 있었다.
진우는 이제 딸아이 다리 깊은 곳의 속살이 보고싶었다.
"자..  이제.. 두 다리도 벌려 봐..."
"하아..  아..."
지현이는 다시 망설여졌다.
그러나 이미 예전에 한번 경험한 일이었기에, 아빠의 요구에 따라 살며시 다리를 벌려주었
다.

드디어 진우의 눈앞에는 딸아이의 젖은 다리 사이가 그 수줍은 자태를 드러내었다.
지현이는 어쩔 줄을 모르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진우는 두 손으로 딸아이의 엉덩이를 쥐고는 얼굴을 다리 사이 깊은 곳에 가까이 가져갔다.
"아..."
진우는 다시 탄성을 자아내었다.
지현이가 수줍게 벌린 그곳에는 함초롬이 물기를 머금은 딸아이의 어린 보지가 자리하고 있
었다.
2년 전 처음 열어보았을 때보다 훨씬 자란 딸아이의 탐스러운 보지.
그 둔덕 위의 수풀들도 이제 풍성하게 우거져 한껏 싱그러움을 빛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 양쪽으로 갈라진 보지의 연한 살집도 이전보다 훨씬 여물어 있었다.
진우가 딸아이의 다리를 벌려 세우며 얼굴을 더욱 가까이하자, 촉촉한 보지의 싱그러움이
더욱 느껴졌다.
한번 숨을 들이마셔 보았다.
풋풋한 어린 보지의 내음이 전해졌다.
"아.. 하아..."
아빠의 숨결을 부끄러운 곳에서 느꼈는지 눈앞의 젖은 살결이 작게 떨고 있었다.
진우는 풋풋한 보지의 내음에 취한 듯 숨을 연신 들이마시다가, 손가락으로 수풀이 머금은
물기를 부드럽게 훔쳐냈다.
그리고 그 아래 촉촉하고 비옥한 대지에 갈라진 좁은 틈새를 살며시 벌려보았다.
여자아이는 자신의 몸이 조금 열리는 것을 느끼며 다시 하체를 바르르 떨었고, 흠뻑 젖어
물기 어린 연한 속살들이 진우의 눈에 들어왔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어쩌면 그 동안 그리워했던 딸아이의 은밀한 속살들이었다.
수줍은 듯 떨고있는 어린 꽃잎, 그 위쪽에 살짝 숨어있는 앙증맞은 작은 돌기, 그 밑의 조
그만 요도구가 그 붉으스름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오물오물 숨쉬는 딸아이의 작은 입구가 물을 조금씩 토하고 있었다.
딸아이의 보지는 처음 열었던 그때 보다 훨씬 풋풋하고 탐스럽게 영글어 있었다.
물론 그때 지현이의 보지도 탐스러웠지만, `과연 남자의 것을 제대로 받아낼 수 있을까?'
하고 솔직히 우려되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어리더라도 남자의 자지를 거뜬히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자라준 것 같
았다.
진우는 아빠로서 이렇게 탐스럽게 자라준 딸아이의 어린 보지가 정말 기특했다.
그래서 딸아이의 몸에, 아니 딸아이의 보지에 잘했다고 상을 주고 싶었다.
진우는 딸아이의 착한 보지에 상으로 자신의 혀를 내려주었다.
그 혀는 젖은 보지의 여린 속살들을 헤집기 시작했다.
진우는 먼저 보지의 바깥 입술과 그 안쪽 꽃잎 사이의 민감한 곳을 혀끝으로 핥아 가며 자
극하였다.
딸아이의 몸이 크게 술렁이는 것으로 보아 느낌이 큰 것 같았다.
그는 이어서 바르르 떨고있는 꽃잎들의 물기를 부드럽게 핥아준 뒤, 혀끝을 뾰족하게 세워
딸아이의 샘에 푹 담갔다.
"아 흐흑..."
순간 지현이의 허리가 물결쳤다.
그 은밀한 샘은 이미 흥건히 고인 꿀물들도 가득하여 밖으로 넘쳐나고 있었다.
진우는 혀를 내어 매우 갈증이 나는 듯 딸아이가 흘린 그 달콤한 물을 받아 마시기 시작했
다.
쭈웁.. 쭈웁..
"아 아아응..  흐윽..  아으으응..."
지현이가 아빠의 머리를 부여잡고는 가쁜 신음을 토하며 몸을 경련했다.
진우는 두 손으로 딸아이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받쳐 주무르며, 더욱 세게 딸아이의 샘을 빨
아 마셨다.
진우가 빨아들이는 힘이 세어질수록, 지현이가 양다리로 아빠의 머리를 조이는 힘도 점차
세어졌다.
`아 아.. 아빠..  아.. 나 난 몰라...'
자신의 은밀한 속살을 뜨겁고 물컹한 것이 헤집고 있었다.
그 동안 애타게 그리워했던 그 느낌.
지금 지현이의 몸 속에서 피어올라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이 감각은 예전에 아빠가 주셨던
바로 그 감각이었다.
그 동안 그토록 그리워했던 감각이기에 지현이가 느끼는 쾌감은 더욱 큰 것 같았다.
"아 으윽..."
그렇게 혀로 딸아이의 샘을 퍼내던 진우는 잠시 고개를 들어 지현이를 내려다보았다.
"하 아..."
지현이는 아빠의 혀가 자신의 입구에서 떨어지자 겨우 가쁜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진우가 손가락을 딸아이의 젖은 틈새 속으로 집어넣자, 지현이는 입
을 딱 벌린 채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흑..."
지현이는 자신의 몸 속으로 들어오는 아빠의 손가락을 느끼자, 예전의 그 짜릿한 경험이 생
각나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지현이의 작은 보지구멍은 그 때 이후에도 자신의 손가락조차 받아들인 경험이 거의 없는
애송이였다.
얇은 처녀막 사이로 난 구멍을 지나 진우의 손가락은 딸아이의 여린 속살 속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젖어서 미끌미끌하고 말랑말랑한 속살이 만져졌다.
그의 손가락은 지현이의 하반신으로, 다시 온몸으로 짜릿한 전율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아.. 아아..  아으윽..  하아..."
하지만 이미 젖어있다 해도 오랜만에 손님을 받아들이기에는 버거웠던지, 지현이는 미세한
통증도 같이 느꼈다.
그러나 진우는 반대로 딸아이의 보지속살이 손가락에 착 감겨오는 그 느낌을 즐기고 있었
다.
이 빠듯하게 조여오는 작은 구멍, 그리고 오물오물 조여주는 이 귀여운 어린 속살들.
딸아이의 보지 속살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감칠맛이 났다.
진우는 그 느낌을 음미하며 손가락을 조심조심 움직이기 시작했다.
딸아이의 하체는 아빠의 손가락이 움직이자 다시 움찔 움찔 놀라며 반응했다.
아빠의 손가락을 바싹 물고있던 어린 보지는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조금씩 그 안쪽의 여
린 살결들이 딸려 나왔다.
그리고 손가락을 물고있는 틈으로 함께 물을 토하고 있었다.
아빠의 손가락이 점점 빨리 움직일수록 지현이의 숨결도 같이 빨라졌다.
진우는 흘러내리는 꿀물들을 엄지에 묻히고는 꽃잎들의 끝에 자리잡은 딸아이의 새싹을 문
질러 보았다.
순간 딸아이는 살 맞은 고기처럼 등허리가 휘어지며 경련을 하더니, 이내 더운 숨을 토하며
머리를 도리질했다.
"아 흑..."
진우는 이때 갑자기 넘쳐흐른 물들로 흥건히 젖은 손가락을 위로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딸아이의 입술에 문지르며 애액을 발라주었다.
"하 아..."
지현이가 방금 전 자신의 몸을 훑고 지나간 감각에 여운을 느끼는지 작게 숨을 열었다.
그러자 진우는 살며시 그 작은 입술 사이에 손가락을 물려주었다.
"자.. 네가 흘린 꿀물들이야..."
"아..."
지현이는 순간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자신의 부끄러운 곳에서 흘린 물들, 그것이 지금 자신의 입안에서 느껴졌다.
그러나 지현이는 자기도 모르게 아빠의 손가락에 묻은 자신의 애액을 빨아먹고 있었다.
약간은 몽롱한 기분으로 아빠가 시키는 대로 그것을 빨아먹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자신의 애액이 달콤하다고 느껴졌다.
진우는 착한 아기처럼 얌전히 자신의 손가락을 빨고 있는 딸아이가 사랑스러운 듯 조용히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손가락을 지현이의 입에서 뺀 뒤에 다시 고개를 그녀의 두 다리 사이로 옮겼다.
두 다리를 벌리고 깊숙이 고개를 숙인 진우는 혀끝으로 톡톡 딸아이의 새싹을 건드려 주었
다.
"아 으응.."
앙증맞은 새싹을 혀와 입술로 빨며 밀착해 들어갈수록, 지현이의 반응은 점점 커졌다.
"아 아읏..  흐 흐읍..  미 미칠 것 같아요..  아 아으..."
지현이는 엉덩이를 들썩이며 손등을 입에 물고는 터져 나오는 신음을 애써 참으려 했지만
힘든 일이었다.
진우는 손가락을 다시 딸아이의 작은 입구 속으로 집어넣어 여린 속살들을 야금야금 파고
들어갔다.
어느새 질 벽 위쪽에 오돌토돌한 융기들이 느껴졌다.
진우는 연이어 딸아이의 몸 속 깊은 곳에서 크고 작은 미증유의 폭발들을 일으켜 갔다.
이렇게 몸 속에서 끊임없이 물결치는 짜릿한 쾌감들에 지현이는 정말 미칠 것 같았다.
여자아이의 하체는 이미 저 아래 엉덩이 틈새까지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 깔린 침대 시트 역시 지현이의 땀과 애액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아빠의 혀와 손길 하나하나는 지현이를 감당할 수 없는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진우는 딸아이의 연주자가 된 듯, 정성껏 이 탐스러운 악기를 다루고 있었다.
그의 손길이 갈 때마다 지현이의 몸에서는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것 같았다.
이제 지현이는 아빠의 작고 아름다운 악기였다.
아빠의 정성어린 연주에 딸아이의 몸은 녹아나고 있었다.
"하아... 아아..  아으응..  응.. 으음..  으으응..."
여자아이의 어린 보지는 이제 뜨거운 열기에 휩싸여서 마치 아이처럼 칭얼거렸고, 작은 새
싹은 한껏 물이 올라 도톰해졌다.
그리고 그 주변의 하체 근육들도 곧 터질 듯 팽팽히 긴장하고 있었다.
드디어 어느 순간에 이르러 애타는 듯 흘러나오던 지현이의 신음소리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아빠의 머리를 부여잡았던 여자아이의 손에 순간 힘이 들어갔다.
"아.. 으응..  아흑.. 쌀 거 같아요..  나아...  아 아아앙..."
그리고 지현이의 하체 근육들이 심하게 수축을 한다고 느꼈을 때, 여자아이의 등허리가 팽
팽하게 휘어졌다.
동시에 지현이의 요도구에서 애액이 뿜어져 나와 진우의 얼굴을 때렸다.
`아..! 느꼈구나...'
딸아이의 몸은 긴장하면서 자르르 경련을 하고 있었다.
지현이의 작은 입구는 끊임없이 수축을 거듭하며 물을 토해내었다.
"하아...  하아..."
지현이는 숨을 쉬기 곤란한 듯 허덕이며 작은 어깨를 들썩였다.

"아.. 드디어..."
드디어 때가 되었다.
드디어 딸아이의 몸 속으로 들어갈 때가 되었다.
`하지만...'
그러나 진우는 막상 이 결정적인 순간에 이르자 여기서 다시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선을 넘어가면 이제 자신과 지현이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게 된다.
인간사의 윤리를 깨뜨리는 터부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꿀꺽.."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이 삼켜지고,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는 것이 느껴졌다.
이런 긴장감 속에서 진우의 머릿속은 이성과 욕망이 갈등을 벌이고 있었다.
되돌아가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였다.
`어떻게 해야 하나..?  나는...'
하지만 그의 욕망은 여기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물건은 이미 성이 날 대로 나서 터질 듯이 팽창해 있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딸아이의 탐스러운 어린 보지, 흠뻑 젖은 채 아빠를 기다리는 이 풋풋한
딸의 보지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유혹이었다.
`그래..'
그는 마침내 마지막으로 결심을 굳혔다.
아마 세상에서 용서받지 못할 이 결심.
그러나 진우는 운명이라 생각하며 떨리는 몸짓으로 딸아이의 몸을 헤쳐갔다.
진우는 우선 지현이의 허리에 걸린 잠옷을 그녀의 몸에서 모두 벗겨내었다.
딸아이는 이제 아빠 앞에서 태어날 때의 모습 그대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드러났다.
진우는 그윽한 눈길로 그 딸아이의 알몸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지현이의 엉덩이를 쓰다듬어
올라와 두 다리를 벌려보았다.
그리고 그 다리 사이로 자신의 하체를 밀어 넣으려다, 문득 자신이 아직 팬티를 입은 그대
로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너무 긴장을 했었나보다.
진우는 약간 어이가 없어 혼자 미소짓고는 일어나 자신의 팬티를 벗었다.
그러자 오랫동안 갇혀있던 그의 자지가 힘차게 그 고개를 바깥으로 쳐들었다.
진우는 지현이의 몸 위로 자신의 몸을 덮은 뒤, 자신의 성난 물건으로 지현이의 젖은 다리
사이를 문질러 주었다.
"아앗..."
순간 지현이의 몸이 움찔했다.
아직 절정의 여운에서 가쁜 숨을 고르고 있던 지현이는, 자신의 젖은 그곳에서 무언가 단단
한 살덩어리의 감촉이 느껴지자, 놀라서 그만 몸을 흠칫 떨었다.
지현이는 어린 마음에 두려운 나머지 차마 내려다보지는 못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어렴풋
이 짐작할 수 있었다.
"아..."
지현이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며 가슴이 더욱 쿵쿵 뛰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사내의 자지가 자신의 맨 살결에 닿는 것이 난생 처음이었다.
특히나 민감하게 젖은 그 은밀한 곳에..
다른 이도 아닌 아빠의 단단한 자지가..
`아..!  드 드디어..'
진우는 가냘프게 떨고있는 딸아이의 귀에 속삭였다.
"이제 들어갈 거야..."
"........."
"정말 괜찮겠어..?"
여자아이는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지현이의 작은 어깨는 그저 그의 품안에 안겨있을 뿐이었다.
망설임. 두려움.
지현이의 머리 속은 두려움과 알 수 없는 혼돈이 뒤섞인 혼란스러운 감정으로 어지러웠다.
`아..  이제 그 순간이 온 거야...'
`아빠에게 내 순결을 드릴 때가...'
`하 하지만..  무서워...   과연..  이런 일을 해도 되는 걸까..?'
`하지만..  이미 결심했잖아...'
`나는 아빠를 사랑하잖아..  그래서 결심한 거잖아...'
`그래도...  처음에는 많이 아프다던데...'
`지 지금이라도 그만둘까..?'
`아.. 어떡해야 좋아...'
진우는 혼란스러워하는 딸아이의 표정을 보고서, 지금 이 아이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 지금 마음이 무척이나 복잡하고.. 혼돈스러울 것이다..'
`보통의 경우에도..  여자아이라면.. 첫경험의 이 순간이 두렵고 망설여질텐데..  하물며
아빠인 나에게 순결을 바치는 것임에야...'
아빠의 질문에도 한동안 망설임을 보이던 지현이가 겨우 말문을 열었다.
"무서워요..."
그리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진우는 두려워하는 딸아이를 다독거려 주었다.
"괜찮을 거야...  걱정마.. 안심해..."
`걱정마라.. 지현아...  이 아빠가.. 아프지 않게 살살해줄게..  우리 딸의 처음인데..  이
아빠가 잘 해줘야지...'
진우는 그런 마음으로 딸아이를 편안하게 안심시켜주며 다음 동작으로 나아갔다.

진우는 가늘게 떨고있는 지현이의 두 다리를 양쪽으로 활짝 벌리고 그 사이를 내려다보았
다.
그리고 이미 충분히 젖어 아빠를 맞을 준비가 된 듯한 딸아이의 중심을 향해, 자신의 단단
하게 일어선 자지를 가져가 위치를 잡았다.
진우는 자지를 촉촉하게 젖어 미끈거리는 딸아이의 틈새로 가져다 살짝 문질러 보았다.
그리고 꽃잎들을 헤치며 살며시 귀두를 들이밀어 보았다.
"으 음.."
귀두를 살짝 덮어오는 어린 보지살의 감촉이 그를 더욱 참을 수 없게 만들었는지, 진우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낮은 신음을 토했다.
"하아..  흑..   으 음..."
지현이도 너무 긴장이 되어 떨리는 한숨을 토했다.
`아..  이 이제..  드디어 들어오시는 거야..  아빠가...'
`나는 이제 처녀를 잃게되는 거야...'
`내 처녀를 아빠에게 드리게 되는 거야...'
`아.. 기분이 이상해..  거기가.. 느낌이 야릇해...'
`하아...  아빠의 그것이 뜨거워...  아읏...'
아빠의 자지를 처음 맞이하는 여자아이는 복잡한 심정과 하복부에서 전해지는 야릇한 감각
때문에 미열에 들떠 허덕이고 있었다.
지현이의 다리 사이 작은 입술도 작게 숨을 쉬며 두려운 듯 떨고 있었다.
딸아이의 너무나 탐스러운 그곳은 이미 충분한 사랑을 받고 샘물이 많이 흘러 촉촉했다.
"하아..  하 아..."
진우는 더운 숨을 토하는 지현이의 입술을 덮고 빨아주면서, 이제 위치를 잡은 자신의 물건
을 서서히 딸아이의 중심을 향해 밀어 넣기 시작했다.
"아윽..."
진우가 딸아이의 꽃잎을 헤치며 입구의 젖은 살결 사이로 귀두를 들이밀자, 지현이가 통증
을 호소하며 몸을 뒤틀었다.
그러자 그는 진입을 잠시 멈추고, 지현이의 통증을 덜어주기 위하여 손가락으로 딸아이의
요도구 주변과 새싹을 문지르며 자극해 주었다.
"아으음...  으 으으응..."
진우는 딸아이가 신음을 흘리며 애무에 반응하자, 귀두를 서서히 입구 언저리에 문질러 적
셔보았다.
그리고는 조심조심 다시 진입을 시도했다.
"아 흑..."
그의 자지가 아직 그 누구의 물건도 받아들인 적이 없는 딸아이의 깨끗한 보지 속으로 진입
해 들어가자, 빡빡한 보지입구 속살이 그의 끄트머리를 덮어왔다.
`우...  이 이거...'
진우는 자신의 자지 끝을 죄어오는 살결의 뜨거운 열기를 느꼈다.
조금씩 문지르는 식으로 서서히 진입하면서 조금씩 더 파고 들어가려 하자, 어린 보지 입구
안쪽에서 딸아이의 처녀막이 귀두 끝에 느껴졌다.
`아..! 처녀막이다..  내 딸아이의 처녀막...'
진우의 살 끝에 느껴지는 이 얇은 막은 그로 하여금 아빠로서의 감동과 묘한 흥분을 자아내
게 하였다.
`이 세상에 자기 딸의 처녀막을 뚫을 기회를 가지는 아빠는 몇이나 될까..?'
진우가 그런 생각을 하며 딸아이의 몸 속으로 들어가려 할 때, 지현이는 자신의 다리 사이
속살을 가르며 들어오려는 낮선 침입자를 느끼며 작은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아 아...  이상해..  아.. 아파..  아흐흑...'
자신의 몸 속으로 파고 들어오려는 묵직하고 단단한 살덩어리.
그것 때문에 점점 화끈거리는 하복부를 느끼며, 지현이는 입술을 덜덜 떨면서 도리질을 하
였다.
"아 아윽..  시 싫어.. 아파요..  아흑... 아 아파요..."
지현이는 아빠의 단단한 자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더욱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지현이로서는 사실 겁이 날 수 밖에 없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욕실에서 보았던 그 단단하고 무서운 것이 지금 자신의 다리 사이로 들
어오는 것이다.
"무 무서워요...  아악..  아 아파..."
지현이는 본능적으로 아빠의 가슴을 밀쳐내려 애를 쓰며, 허리를 뒤틀어 엉덩이를 뒤로 빼
려했다.
그 때문에 진우는 조금 전진하려다가 멈출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지금 마음이 급해도 딸아이의 첫경험인데, 아빠로서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딸의
첫 추억을 망칠 수는 없었다.
`아직 많이 아파하는구나..  그리고.. 어린 마음에 두렵기도 하겠지...'
그래서 일단 몸을 피하려고 버둥거리는 딸아이의 가냘픈 허리를 한 팔로 잡아 고정시켰다.
그리고 눈가에 눈물마저 글썽이며 떨고있는 사랑스런 딸아이를 다독거려 주었다.
조심조심 깨어질라 딸아이의 여린 몸을 소중하게 다루어갔다.
먼저 엉덩이를 뒤로 조금 빼었다가 다시 조금 살살 진입을 하여 보았다.
여전히 딸아이의 보지속살이 빠듯한 느낌을 주며 귀두를 조여왔다.
"아...  아파요..."
그러나 지현이가 다시 겁을 내며 통증을 호소하였고. 진우는 다시 멈추었다.
"하 아..."
지현이는 아빠가 다시 동작을 멈추자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아빠의 자지가 조금씩 움직이며 자신의 몸 속으로 파고들려 할 때는, 덜컥 겁도 나고 아프
기도 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 조금 안정이 되었으나, 지현이는 곧 닥칠 앞으로의 일에 마음이 불안했
다.
이제 지현이도 드디어 그 순간에 임박했음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이미 아빠의 단단한 물건은 자신의 소중한 처녀지를 압박하고 있고, 그것이 뚫리면 이제 자
신은 더 이상 처녀가 아닌 것이다.
아빠에게 순결을 바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막상 아빠의 자지를 몸에 맞아들일 순간이 되자, 지현이의 마음속에는 다시 최후의
망설임이 일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지금이라도...'
`하지만...'
지현이의 머릿속에는 그 동안 아빠와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아...'
그리고 무언가 결심한 듯한 표정을 지은 지현이가 조용히 아빠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진우는 지현이의 태도를 보고 딸아이의 의사를 알아챈 듯,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고는 이
내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라리 빨리 해버리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몰라..  시간을 끌수록.. 더 무서워만 할뿐이
지..'
그런 생각을 한 진우는 지금까지처럼 조금씩 움직이며 진입을 시도하다가, 어느 순간 하반
신에 탄력을 주어 푹 들이밀었다.
"아 아악..."
순간 지현이는 짧은 비명을 지르며 크게 자지러질 수밖에 없었다.
"아 아..  아파요..  아 아흑...  아 아악..."
뒤로 피하려 버둥거리던 지현이의 허리가 갑자기 팽팽히 긴장하며 아빠의 몸을 안타깝게 부
여잡았다.
지현이는 하체로 밀려드는 통증과 이질감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푸 욱...
딸아이의 처녀막을 뚫고 어린 보지 속으로 깊숙하게 아빠의 단단한 자지가 밀려들어갔다.
아빠의 자지가 딸의 몸 속에 사내가 들어갈 수 있게 처음으로 길을 내고 있었다.
자신의 손가락마저 받아들이기를 주저했던 딸아이의 어린 보지는 아빠의 굵은 자지를 주인
으로서 힘겹게 받아들였다.
천천히 밀려들어가는 그의 자지를 딸아이의 뜨거운 속살들은 빡빡하게 조여왔다.
"우...  지 지현아..."
자신의 물건에 착착 감겨드는 이 감촉을 무엇이라 표현해야 될까?
딸아이 보지 속살의 맛은 쫄깃쫄깃했다.
진우는 이렇게 딸아이의 처녀를 뚫었다는 것이 느껴지자, 순간 이루 말할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
`드디어 내가..  딸아이의..  우리 지현이의 첫 남자가 되었어...'
도대체 이것은 무슨 감정일까?
딸아이를 범하는 그런 일을 저질렀는데.. 세상의 윤리를 저버렸는데.. 희열이 느껴지다니?
딸을 범한 아빠의 심정이란 이런 것일까?
진우는 스스로도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자신이 지금 느끼고 있는 이 기쁨과 희열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것은 육체적으로 느껴지는 희열뿐만 아니라, 어떤 금기를 넘었다는 것에 대한 희열이기도
하였다.
진우는 자신이 이런 희열을 느끼게 될 줄은 미처 모르고 있었다.
문득, 16년전 지현이가 태어나던 날의 그 순간이 회상되었다.
아빠가 되는 기쁨, 첫 아이를 얻는 기쁨을 느꼈던 그 때.
그 때 자신은 과연 이런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줄 상상이나 하고 있었을까?
진우는 이 순간에 묘한 성취감마저 느끼고 있었다.
내가 낳은 딸을 여자로 만들었다는 아빠로서의 만족감.
사랑하는 소녀의 순결을 가졌다는 남자로서의 만족감.
`아 아..  지현아...'
진우가 그런 희열과 만족감을 느끼고 있을 때, 지현이는 통증을 호소하며 몸부림치고 있었
다.
지현이는 정신이 아득하여 지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지금 아빠의 몸이 그 뿌리까지 깊숙하게 자신의 몸에 박혀있는 것 같았다.
`아.. 하아...  주 죽을 것 같아..  어 엄마...'
사실 하반신을 뚫고 들어온 아빠의 단단한 자지는 이제 진입을 멈추고 딸아이의 보지 속에
꽉 들어차 있었다.
그러나 비록 멈추어 있다고는 하지만, 몸 속을 꽉 채운 듯한 저 단단한 물건이 주는 고통은
너무나 컸다.
그곳에서는 마치 면도날로 자신의 연약한 속살들을 베어버리는 듯한 통증이 일어났다.
그럴 때마다 여자아이는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입을 딱 벌린 채 가쁜 숨만 내쉬었다.
"아 아으..  하 아... 아흑..."
지현이의 알몸은 이미 땀이 비오듯하며 젖어 번들거리고 있었다.
진우는 동작을 멈춘 뒤, 통증에 어찌하지 못하고 버둥거리는 딸아이를 가만히 보듬어 안아
주었다.
그러면서 딸아이의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이슬 같은 땀방울들을 혀를 내어 부드럽게 핥아주
었다.
"하아..  아 아으...  하 아..."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그 통증의 와중에서도 지현이는 조금 정신을 가다듬게 되
었다.
"아...."
그리고 비로소 여자아이는 자신이 방금 아빠에게 순결을 잃었다는 현실을 맞이하게 되었다.
`아... 내가..  내가 지금...'
보통의 경우라면 믿을 수 없는 이런 일이 지금 자신에게는 현실인 것이었다.
`이제 나는.. 처녀가 아니야...'
지현이의 눈가에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다.
이미 통증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지만, 지금 이 눈물은 통증 때문이 아니었다.
왜 눈물이 나는 것일까?
순결을 잃었다는 여자아이로서의 상실감? 슬픔?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랑하는 남자에게 자신의 몸을 주었다는 기쁨의 눈물일수도 있었다.
그리고 아빠에게 몸을 허락했다는 현실로 인한 두려움의 눈물이기도 했다.
`아.. 나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여기에 아빠의 신체 일부가 지금 자신의 몸 속에서 하나가 되어있는 이상한 감각에 당혹스
럽기도 하였다.
아빠에게 자신의 몸을 준 딸아이의 심정은 이러했다.
진우는 그런 지현이의 얼굴을 잡고는 고개를 들게 하였다.
딸아이는 두 눈에 가득 눈물을 글썽이며 울먹이고 있었다.
"괜찮아..?  많이 아파..?"
진우가 다정하게 물었다.
지현이는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을 글썽인 채, 그저 고개를 끄덕 끄덕하기만 했다.
진우는 이런 딸아이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또한 자신의 물건을 오물오물 물어주는 어린 보지속살의 기막힌 느낌이 좋았다.
그래서 딸아이의 몸 깊숙하게 담가놓은 자신의 물건을 한번 꿈틀 움직여보았다.
"아 아흑..."
지현이는 하복부 깊숙한 곳에서 뭔가 꿈틀하는 것을 느끼자, 몸이 자지러지며 흐느꼈다.
진우가 조금이라도 보지 속의 자지를 움직이기라도 하면, 지현이는 통증에 흠칫 몸을 떨며
버둥거렸다.
"아.. 아파요..."
지현이는 힘겹게 말을 토하며 두 손으로 아빠의 어깨를 애처롭게 부여잡았다.
진우는 딸아이가 생각보다 너무 아파하자 아빠로서 좀 걱정이 되어, 통증을 덜어주기 위해
다독거려 주었다.
여자아이는 힘에 겨운 듯 겨우 몸을 버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진우는 애처로운 생각이 들었다.
`벌써 이런 경험을 하기에..  우리 지현이는.. 아직..  너무 어렸나 보다...'
`그리고.. 아직 어린 여자아이인데..  처녀를 잃은 상실감도 크겠지..  두렵기도 하고...'
진우는 혀를 내어서 눈물이 고여있는 지현이의 눈동자를 살며시 핥아주었다.
그리고는 속삭였다.
"사랑해..."
진우가 이렇게 다독거려주자, 지현이는 미간을 찌푸리면서도 아빠를 위해 통증을 참으려는
듯, 눈물이 글썽한 채 조용히 끄덕거렸다.
그는 이런 딸아이의 입술을 덮었다.
`우리 딸..'
지현이는 아빠의 따뜻한 키스를 받으며 점차 마음이 안정되어 갔다.
`아.. 아빠...'
진우는 이제 어느 정도 지현이의 떨림이 진정된 듯 하자, 조금씩 자신의 하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24장. 아빠가 딸의 몸에 꽃을 피우다.


진우는 이제 딸아이의 떨림이 진정되자, 조금씩 자신의 하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선 천천히 딸아이의 몸에서 자신의 물건을 빼내었다.
"아 으윽..."
자신의 몸 속에 빠듯하게 박혀있던 아빠의 자지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자, 지현이는 다
시 통증을 느끼는지 따라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 하아..  제발..."
제발 움직이지 말아달라는 듯 아빠의 어깨를 잡은 지현이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아빠의 단단한 자지를 꽉 물고있던 딸아이의 보지 속살들이 움직이는 자지를 따라 밀려나오
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
진우는 그 전율스런 감각을 느끼며, 어느 정도 뽑아낸 자신의 묵직한 물건을 다시 한번 조
금 빠르게 밀어 넣었다.
"아윽.."
지현이는 하체에 전해지는 또 한번의 충격에 머리를 뒤로 젖히며 짧은 비명을 질렀다.
진우는 아파하는 딸아이를 달래가면서 조심스럽게 움직여갔다.
그렇게 그는 조금씩 강약을 주면서 딸아이의 어린 보지 속을 자신의 자지로 헤쳐나갔다.
"아 흐흑..  으으  아파요..."
점점 자신의 하반신을 쑤시는 아빠의 자지에 지현이의 몸은 어찌할 줄 모르고 버둥거리고
있었다.
진우는 그런 딸아이의 엉덩이를 쓰다듬다가 바싹 끌어안으며 자신의 몸에 밀착시켜 나갔다.
지현이는 이제 눈을 질끈 감은 채, 아직 밀려오는 통증을 느끼며 그저 아빠의 목을 꼭 끌어
안고 바르르 떨고만 있었다.
"아으..  으으음..  흑..  아으으..."
진우는 한 손을 등위로 올려 지현이의 목덜미를 받치고는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하였다.
지현이는 통증으로부터 도피처를 찾으려는 듯 애타게 아빠의 키스를 받아들였다.
여자아이의 통증 어린 신음이 곧 아빠의 숨결에 삼켜져 버렸다.
진우는 조심스레 왕복운동을 해나가면서 딸아이의 통증을 덜어주기 위하여 여기저기를 더듬
기 시작했다.
젖가슴을 부드럽게 쥐어주며 젖꼭지 위에서 맴돌다가, 민감한 겨드랑이 밑으로 이동하여 그
곳에 난 검은 수풀들을 건드려주었다.
지현이는 그때마다 흠칫 흠칫 떨었지만 아직 통증은 더 큰 것 같았다.
그와는 반대로 진우는 몸을 움직일 때마다 자신의 뿌리 끝부터 쾌감이 마구 밀려드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자신의 자지에 빡빡하게 감겨드는 딸아이 보지 속살의 느낌 때문이었다.
진우는 그런 쾌감에 몸을 맡기며 조금씩 왕복운동을 반복하여 딸아이의 보지 속으로 깊이
밀어 넣어갔다.
"아 아..  아으으음..  으으응..."
자신의 애무 때문인지? 지현이의 통증이 좀 적어진 듯 싶었다.
그렇게 느껴지자 진우는 하체를 움직이는 힘에 더욱 강약을 주기 시작했다.
약하게 집어넣었다가 강하게 빼며 점차 허리에 탄력을 주었다.
푸욱.. 푸욱...
"아 아으흑..  아앗.. 아 아으..."
하지만 통증이 좀 줄어들었다 해도 여전히 지현이는 힘겨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여자아이는 오늘 난생 처음 사내의 단단한 물건이 자신의 몸을 쑤시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너무 성급했다 싶은 진우는 처음인 딸아이를 배려하여, 천천히 집어넣으며 질벽
과 자궁입구를 압박하여 주었다.
그리고 그 상태로 멈추면서 한동안 있다가, 다시 약하게 움직여주며 구석구석 찔러주었다.
이런 아빠의 사랑 어린 배려 덕분이지, 지현이의 몸 구석구석에서 조금씩 더운 열기가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아 아아...  내.. 내 몸 속에서..  아흐흑.. 이상하게 움직여..  아 아.. '
이제 여자아이의 깊은 샘에서도 다시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촉촉하게 스며 나온 이 딸아이의 샘물은 자신의 보지 속살 뿐 아니라, 그 안을 꽉 채운 아
빠의 자지도 적시어 주었다.
그리고 이렇게 다시 젖어들자, 지현이의 몸 속에는 조금씩 통증말고도 다른 감각들이 고개
를 들기 시작했다.
"아 으음..  으음.. 으으응..."
`아.. 이상해..  아 으음..  뜨거워...'
진우는 점차 물기 때문에 자지가 움직이기 수월해지자, 다시 조금씩 힘을 넣어 피스톤 운동
을 시작했다.
푸욱.. 푸욱..
진우의 단단한 자지는 뜨거운 애액 속을 미끄러져 헤치며 들어갔다.
아빠의 움직임에 그 밑에 깔린 가냘픈 딸아이의 몸이 밀려서 흔들렸다.
그런 지현이가 흘리는 신음소리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흐윽.. 응.. 으으응..  음.. 으응..  하아..  아으응.."
`다시 조금씩 느끼고 있구나..!'
진우는 알 수 있었다.
아빠의 몸을 붙잡았던 지현이의 팔은 어느새 침대 시트를 안타깝게 부여 쥐고 있었다.
지현이의 몸 속으로 다시 조금씩 잔잔한 쾌감의 물결들이 밀려들었다.
그 물결들은 여자아이의 몸 속에서 찰랑거리며 통증을 조금씩 씻어 내리고 있었다.
지금 자신의 몸 속에 이는 이것이 통증인지? 아니면 쾌감인지?
지금 정신이 혼미하여 알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몸이 변덕을 부리는 것인지?
지현이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진우의 단단한 자지는 젖은 속살을 헤치고 들어가, 딸아이의 자궁 입구를 다시 압박
하고 있었다.
그는 동시에 손을 뻗어 지현이의 젖가슴을 애무해주면서, 한 손으로는 숨어버린 새싹을 찾
아 만지면서 자극해주었다.

이제 딸아이가 아빠의 자지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고 생각한 그는 본격적으로 하체운동
을 하기 시작했다.
진우는 탄력을 주어 하체를 돌리면서 점차 딸아이의 연약한 속살들을 여러 방향으로 쑤셔주
었다.
그러자 두 사람의 젖은 털들이 서로 비벼지며 음란한 소리를 내었다.
"으응..  흐으.. 으으응...  이 이상해..  아..."
지현이는 자신의 몸 속을 여기저기 쑤셔 들어오는 아빠의 자지를 느끼며 다시 정신이 아득
해져 갔다.
"하아.. 하아..."
"아 으응..  으응..  응.. 응..  으으음...  흑...  아흑..."
안방은 이제 두 부녀의 살 부딪치는 질퍽한 소리와 그들의 가쁜 숨소리로 후끈 달아올라 있
었다.
어느새 통증은 사라지고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몸 속을 차지한 아빠의 자지가 주는 감각은 더욱 커졌다.
단단하고 묵직한 살덩어리가 자신의 몸 속 깊숙하게 헤집고 들어오는 이런 생소한 감각은
여자아이로서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다.
무어라 말할 수 없는 미묘한 기분.
진우의 단단한 자지는 딸아이의 은밀한 속살 뿐 아니라, 사춘기 소녀의 감수성도 같이 헤집
고 있었다.
`지금..  하아.. 아빠가..  내 몸 속에서...'
`아..  아빠의 그것이..  내.. 몸 속에서 팔딱 팔딱 뛰는 것 같아...'
지현이의 몸은 점점 적셔지고 있었다.
아빠의 자지는 딸아이의 샘을 터트렸고, 또한 잔잔한 감각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 물결들은 지현이의 온몸을 적시며 밀려들다가 서서히 파도로 변하였다.
"하아..  아으...   어 엄마..  으 응..."
아파하는 지현이를 달래주며 마주 껴안고 있던 진우는 이제 딸아이의 통증이 완전히 가라앉
자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그리고 지현이의 양다리를 위로 밀어 올리고는 좀 더 깊은 삽입운동을 시작했다.
진우는 자신의 자지를 딸아이의 자궁 안쪽까지 깊숙하게 담그고는, 그 안쪽에서 쿡쿡 찌르
면서 피스톤 운동을 하였다.
"아읏..  아아...   으으 응..  아읏..   하 아..."
지현이가 그렇게 움찔 움찔 반응을 할 때마다, 그녀의 보지 속살도 같이 아빠의 자지를 꽉
물고 늘어졌다.
지현이의 몸 속에서는 또 다른 감각의 물결이 합류를 하며, 잔잔했던 물결이 크게 일렁이기
시작했다.
저멀리 하복부에서 전해지는 아득한 쾌감의 물결.
그리고 지현이의 의식도 점점 그 물결에 빠져 휩쓸려 들어갔다.
지현이는 이렇게 아빠에게 몸을 맡긴 채 허물어져 갔다.
여자아이의 손들이 침대 시트 위에서 허우적거리며 안타깝게 헤매고 있었다.
진우는 딸아이의 허리를 꽉 붙잡고 자지를 박아대기 시작했다.
그의 허리 아래에는 벌거벗겨진 채 자신의 자지에 하반신이 꽂혀서 파드득거리는 딸아이의
작은 알몸이 있었다.
자신의 자지가 딸아이의 몸 속을 들락날락하는 것을 보자, 억제할 수 없는 흥분이 진우의
몸을 휘감았다.
지현이는 자신을 휩쓸고 있는 물결에서 붙잡아달라는 듯 아빠를 향해 안타깝게 팔을 허우적
거렸다.
지현이는 아빠가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같이 따라 밀리며 허덕이고 있었고, 어느덧 두 사람
의 알몸은 땀이 비오듯 흐르고 있었다.
이제 지현이도 조금씩 아빠의 움직임에 맞추어 하체를 움직여주기 시작했지만, 아직 미숙하
고 서투른 몸짓이었다.
진우는 그런 딸아이의 작은 움직임마저 마냥 사랑스러웠다.
다시 지현이의 몸 위로 엎드린 진우는 얕은 삽입으로 보지 속 여기저기를 찌르며 딸아이를
안타깝게 만들어 주었다.
"아흐...   아으..  제 제발...   아읏..  으으응..."
진우는 그런 딸아이의 반응을 보다가, 갑자기 깊숙하게 푸욱 자지를 박아 다시 자궁 안쪽까
지 들이밀었다.
"아흑..."
지현이는 아빠의 몸을 꽉 부여잡으며 신음을 흘렸다.
진우는 딸아이의 보지 깊숙이 밀어 넣은 자지로 여린 보지 속살들을 긁어내듯이 움직였다.
딸아이의 보지가 움찔거리며 더욱 자지를 조여왔다.
지현이의 아랫배에서부터 그녀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감각들이 급속히 퍼져오며 여자아이의
세포 하나 하나를 점령해 갔다.
그 감각들은 지현이의 몸 속 여기저기에 크고 작은 폭발들을 일으키며 그녀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육체로 만들고 있었다.
"하아..   아아..  어 엄마...   으응..  나.. 이상해...  흐윽.."
지현이는 아빠의 어깨를 부둥켜안으며 연신 신음을 토했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여자아이는 파드득거리며 반응을 했다.
진우는 다시 상체를 일으켰다.
자신의 하체운동에 따라 지현이의 몸이 파도를 타듯 흔들리고 있었고, 새하얀 딸아이의 젖
가슴도 찰랑거리듯 흔들렸다.
그는 그 사랑스런 젖가슴을 더듬어 손안에 쥐고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가냘픈 지현이의 허리가 또다시 물결쳤다.

지현이의 몸을 지배하는 주인은 이미 그녀가 아니었다.
아빠, 아니 아빠의 굵은 자지, 그의 입술, 손길이 소녀의 몸을 지배하는 주인이었다.
그들은 딸아이의 몸 구석구석에 감각의 폭발들을 일으켜 갔다.
"나.. 나..  아흑..  아아응...   나.. 주 죽어요...  아흐흑..."
진우는 이제 지현이가 절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알았다.
이런 딸아이의 반응을 느끼자, 그는 딸아이의 다리를 최대한 벌리고 마지막에 다가가기 위
하여 깊이 깊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아 흐흐흑...  아앙..."
아빠의 자지가 자신의 자궁입구까지 들썩이며 힘찬 풀무질로 피치를 올리자, 여자아이가 더
욱 자지러졌다.
그리고 그럴수록 아빠의 자지를 빠듯하게 꽉 물고있는 지현이의 보지 속살은 더욱 수축을
거듭했다.
지현이는 자신의 감각신경들을 세차게 후려갈기고 있는 아빠의 성난 자지 때문에 흐느끼면
서, 이미 무아지경으로 빠져들어 있었다.
"아읏..  엄마..   아으 응...  흐으..   나.. 아으윽...  흑..."
여자아이는 애처롭게 고개를 도리질하며 아무런 의미 없는 말들을 내뱉고 있었다.
두 부녀의 알몸은 땀으로 번들거렸다.
지현이의 허리가 점점 휘어지며 전신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지현이는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이제 끝에 다다르고 있음을 느꼈다.
아빠의 허리를 휘감은 지현이의 다리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 또 다시 거센 절정의 폭풍이 산처럼 몰려와 지현이를 삼켜버렸다.
"나.. 나..  아아응... 으으응..  나 나와요.. 아 아...   아아아앙..."
지현이의 중심으로부터 시작된 아득한 전율이 하반신 전체로 퍼져나가며 경련을 일으켰다.
두 다리를 공중에서 허우적거리며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던 지현이는 순간 자신이 무언가 싸
버렸다는 것을 느꼈다.
동시에 등허리가 활처럼 휘어지며 자지러지더니, 꼼지락거리던 발가락이 쭈욱 펴졌다.
지현이의 몸이 팽팽히 긴장하며 온몸에 잔물결이 자르르 흘렀다.
강한 전류가 중심부에서 척추를 타고 머리끝까지 올라오며 온몸 구석구석을 후두둑 때렸다.
지현이의 샘은 급격히 터져 많은 물의 홍수를 이루고 있었고, 머리 속이 하얗게 변하며 몸
과 마음이 붕 뜨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의 심장은 마구 뛰고 숨을 쉬기조차 곤란했다.
그렇게 지현이의 하반신에는 크고 작은 여진이 계속되며, 그녀의 구멍들은 수축을 계속했
다.
진우는 수축을 거듭하면서 자지를 짜내듯이 조여오는 딸아이의 보지 속살에 전율했다.
"우윽.."
정말 저 단단한 살덩어리가 주는 쾌감은 손가락이나 혀보다 크기 때문일까?
아니면 아빠와의 첫경험이라는 흥분감 때문이었을까?
여자아이의 몸 속으로 밀려들어온 거센 절정의 폭풍은 처음의 경험보다 더 굉장한 것이었
다.
머리 속이 새하얗게 탈색된 지현이는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는 채로 그저 가쁜 숨만 겨우
고르고 있었다.
진우도 사정이 임박했음을 알았다.
강하게 수축하는 딸아이의 보지 속살에 그도 더 이상 참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순간 그의 뇌리에는 갈등이 생겼다.
`딸아이의 몸에 사정을 해도 되나..?'
`지금 괜찮을 때일까..?  임신을 하면 어떡하지..?'
그러나 이런 갈등도 잠시 뿐이었다.
진우는 곧 딸아이의 어린 자궁 깊숙이 아빠인 자신의 정액을 내뿜고 싶다는 금기의 욕망에,
깊이 깊이 자신의 단단한 자지를 디밀어 대었다.
그리고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끼며, 딸아이의 어린 자궁 안을 향해 힘차게 정액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아..  내 작은 입술..."
진우는 절정에 이르는 때, 아내 수진에게 했던 말을 딸아이에게도 해주고 있었다.
지현이는 순간 자신의 몸 안에서 무언가가 세차게 자궁 속을 때리는 것을 느꼈다.
`하아..  아빠의 것이..  내.. 몸 속으로..?'
여자아이는 그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진우는 호흡을 겨우 고르며 딸아이의 몸 위에 엎어져 있었다.
그에게는 정말 만족스런 섹스였다.
아마도 딸아이의 첫 남자가 된다는 정신적인 만족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오늘 사내를 처음 맞아들이는 딸아이의 몸은 정말이지 황홀한 것이
었다.
그렇게 거센 폭풍이 두 부녀의 몸을 휘몰아치고 지나간 후, 그들은 한참 동안 그 자세 그대
로 숨을 고르고만 있었다.
"하 아...  하 아..."
오늘 난생처음 사내를 몸에 받아들인 지현이는 자신의 몸에 남아있는 절정의 여운을 조용히
느끼고 있었다.
이제 여자아이는 완전한 성의 세계로 그 떨리는 첫발을 디딘 것이다.
그것은 처음인 여자아이에게 쓰라리고 아픈 경험이었지만, 또한 신비롭고 황홀한 경험이었
다.
그리고 왠지 슬픈 경험이기도 했다.
마침내 아빠에게 자신의 처녀를 바친 지현이의 마음은 복잡하고 미묘했다.
`아...  ...... '
`아.. 드디어..   해버리고.. 말았어...'
`겪어버리고 말았어...'
`이제.. 아빠가..  내 첫 남자가 되셨어...  아빠가...'
그리고 좀 전까지 자신이 겪었던 그 거센 절정의 순간이 생각났다.
`아...  '
`이 이런.. 것이었구나...'
지현이는 아직도 좀 전까지 시달림을 당한 어린 보지가 얼얼했다.
그러자 지금도 자기 몸 속에 남겨져 있는 아빠의 자지가 생각났다.
`아...!'
여자아이는 갑자기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 아빠의 품에 꼬옥 안겼다.
아빠의 가슴에서 진한 사내의 체취가 느껴졌다.
진우는 아빠인 자신에게 처녀를 바치고, 자신의 품에 안겨 작은 어깨를 들썩이며 숨을 고르
고 있는 이 딸아이가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지현이를 조용히 품에 안고, 가녀린 딸아이의 몸을 다독거려주며 안정을 시켜 주었
다.
`우리 지현이..  나에게 처녀를 준 내 딸...'
`우리 아기..  아마.. 오늘은 평생 잊지 못하겠지...'
부디 딸아이가 오늘의 기억을 아름답게 간직해 주었으면..
진우는 지금 이런 소망이 들었다.
그것은 아빠로서의 소망이기도 했고, 남자로서의 욕심이기도 했다.
그렇게 지현이를 품에 안고 다독거려주던 진우는 문득 생각이 난 듯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
다.
그러자 딸아이의 보지 속을 채우고 있던 그의 자지가 그 속에서 빠져 나왔다.
"아..."
지현이는 자신의 하복부를 가득 채웠던 아빠의 몸이 빠져나가자 약간의 통증을 느끼는지 낮
은 신음을 토했다.
그리고 마치 분신이 몸 속에서 빠져나간 듯 왠지 모를 허전함마저 느끼는 것이었다.
그 동안 딸아이의 몸 속을 휘저었던 진우의 그 물건은 애액과 분비물들로 흥건히 젖어 미끄
러웠다.
또한, 진우의 자지와 함께 그의 정액과 지현이의 애액들이 함께 따라 흘러내렸다.
그것들은 지현이의 땀에 젖은 허벅지와 침대 시트 위로 흘러내렸다.
진우가 그곳을 바라보자 그곳에는 어린 처녀의 혈흔이 피어있었다.
진우는 그것을 보자 매우 만족스런 기분이 느껴지는 한편 복잡한 감정도 들었다.
그 작은 핏자국은 자신이 어린 딸아이의 처녀를 가졌다는 현실을 새삼 증명하는 증거물이었
다.
딸의 처녀를 가진다는 것은 이런 감정이었을까?
아빠로서의 감정과 남자로서의 감정이 교차하는 복잡하면서도 미묘한 감정.
진우는 이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하나 간직하게 되었다.

지현이는 여운을 느끼며 한동안 누워 있다가, 아빠가 자신의 젖은 그곳을 바라보자 부끄러
운지 겨우 몸을 움츠렸다.
아빠가 그 모습에 미소를 짖자, 지현이는 얼굴을 붉히며 시트로 알몸을 가리며 일어나 앉으
려 했다.
하지만 곧 하복부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작은 비명을 지르며 몸을 웅크렸다.
"아윽.."
"왜 그래..?"
진우가 깜짝 놀라 물었다.
"아 아파요..  아직.."
아무래도 오늘 처음 몸에 남자를 맞아들여서인지 아직 통증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
지현이는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잠시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그리고 좀 나아지자 비로소 오늘 큰 일을 겪은 자신의 알몸을 여기저기 살펴보았다.
그러다가 자신의 허벅지와 침대 시트 위에 흐른 피를 보자 갑자기 두 눈에 눈물이 맺혔다.
혈흔을 보자 처녀를 잃었다는 사실이 새삼 실감이 나는 것 같았다.
`그래...  이제 나는 순결을 잃었어...'
`그것도.. 우리 아빠에게... '
`아..  난 이제..  더 이상 처녀가 아니야...'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아빠가 아까 사정을 하면서 `작은 입술'이라고 한 것이 기억났다.
`아...!'
지현이는 비로소 그 `작은 입술'이란 말의 뜻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랬었구나...'
지현이는 그 속뜻에 부끄러우면서도 왠지 모를 뭉클한 감정이 드는 것이었다.
이 말은 아빠가 엄마와 사랑을 나누시고 엄마에게 해주시던 말이었을 것이다.
그것을 딸인 자신이 아빠와 사랑을 나누고 들었다.
`나는 아빠에게 아내로 인정받은 것일까..?'
지현이는 이런 상념들이 들자, 왠지 복잡한 마음에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시트로 알몸을
가리며 돌아누웠다.
진우는 그런 딸아이가 측은한지 가만히 품에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 부드럽게 키스를 해주고는 속삭였다.
"많이 아팠어..?"
".............."
지현이는 아무 말 없이 고개만 작게 끄덕였다.
진우는 아직 눈물을 글썽이는 딸아이를 부드럽게 위로해 주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아픈 일이 없을 거야..."
"이제.. 더 이상..  너를 아프게 하지 않을게..."
지현이는 그저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아빠의 품속에 묻고있었다.
그런 지현이를 애틋한 눈길로 지켜보던 진우는 문득, 딸아이의 몸 속에 그대로 사정한 것이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딸아이를 안게 된지라 당연히 콘돔 같은 것은 준비할 수도 없었고, 그래서 일단
임신을 우려하여 아이의 몸 밖에 사정을 하려 했었다.
그러나 절정에 오르면서 자기도 모르게 딸아이의 어린 자궁 속을 자신의 정액으로 가득 채
우고 싶은 욕망이 생겼던 것이다.
`이런...!'
하지만 진우는 딸아이가 불안해할까 우려하여 내색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현이도 곧 그 생각이 났는지 불안한 눈빛으로 아빠를 바라보았다.
"저..."
진우는 그런 딸아이의 마음을 알아채고 손가락으로 지현이의 입술을 막았다.
"쉿..  괜찮아..."
"............"
"만약에 문제가 생긴다 해도 내가 다 책임을 질 거야..  그러니 안심해..."
진우는 그렇게 딸아이를 안심시켜 주었다.
지현이도 아빠가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자 왠지 안심이 되었다.

진우는 잠시 그렇게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하며 지현이가 몸을 가리고 있던 시트를 들춰내었다.
"자..  땀을 흘렸으니.. 이제 몸을 씻어야지..."
"어맛...!"
지현이가 갑자기 드러나는 알몸에 부끄러운지 몸을 웅크렸다.
땀과 분비물에 흠뻑 젖어 있는 딸아이의 가녀린 알몸은 정말 매혹적이었다.
"이제 와서.. 뭘 부끄러워하고 그래..."
진우는 그런 딸아이의 모습을 보고 웃으며 두 팔에 번쩍 안아들었다.
"아앗..."
지현이가 놀라며 자기도 모르게 두 팔로 아빠의 목을 부둥켜안았다.
딸아이의 작은 몸은 가벼웠다.
`아직 작구나...'
진우는 그런 생각을 하며 지현이를 안고 욕실로 갔다.
"부끄러워요..  그냥 제가 혼자 씻을게요.."
지현이는 아빠에게 안긴 채 얼굴을 붉히며 말을 했지만 진우는 들어주지 않았다.
"아냐..  오늘은 내 손으로 씻겨주고 싶어서 그래.."
"하지만..."
"그렇게 하게 해줘..."
".........."
"왠지 오늘 네 모습을 모두 내 머리 속에 기억해두고 싶어..."
"아...!"
지현이는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를 아빠의 품에 묻었다.
진우는 욕실에 딸아이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부끄러운 듯 주춤 서있는 딸아이의 젖은 알몸을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지난 16년 동안 탐스럽게 익어온 내 딸의 아름다운 몸.
갸름하고 하얀 얼굴, 그리고 이슬을 머금은 채 슬픈 눈빛으로 바라보는 눈동자.
가녀린 목선에 흐르는 촉촉하게 젖은 긴 머릿결.
그리고 그 밑의 작은 어깨와 봉긋하게 솟아있는 젖가슴의 투명한 피부.
잘록한 허리 밑에 부드럽게 흐르는 곡선을 따라 자리한 도톰한 엉덩이.
그 밑으로 곧게 뻗은 싱그러운 허벅지와 뽀얀 종아리, 귀여운 발목.
그리고 두 다리의 사이, 흠뻑 젖어 윤기 흐르는 수풀 밑에 자리잡은 풋풋한 어린 보지.
`아름답다..  지현아..  내 딸...'
너무 아름답기에 왠지 지금 서글프다고 진우는 생각했다.
`아...'
지현이는 아빠의 뜨거운 시선을 느끼며 여리게 떨고 있었다.
그리고 눈앞에는 아빠의 알몸이 마주 서 있었다.
특히, 자신의 몸 속을 헤집었던 아빠의 그 물건은 딸아이의 알몸 앞에서 다시 고개를 쳐들
고 있는 것이다.
지현이는 그것을 차마 마주보지 못하고 시선을 돌려 외면했다.
진우는 샤워기를 틀어 그렇게 탐스러운 딸아이의 알몸에 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시원한 물줄기가 소녀의 따뜻한 알몸을 타고 흘러내렸다.
"하 아..."
지현이는 자신도 모르게 떨리는 숨결을 토했다.
진우는 손에 비누거품을 묻혀서 땀과 분비물로 젖은 딸아이의 몸을 부드럽게 문질러 주었
다.
목선을 타고 어깨로, 다시 허리로, 그리고 가슴에서 등허리와 엉덩이, 다리 사이 은밀한 곳
까지 손으로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사랑하는 딸아이의 성장을 몸 구석구석 닦아주며 확인하고 싶은 아빠의 마음으로..
사랑하는 소녀의 몸을 구석구석 만져주고 싶은 남자의 욕정으로..
아빠의 손길이 미끄럽게 스쳐지나갈 때마다 여자아이의 몸은 흠칫 흠칫 떨었다.
특히, 진우가 지현이의 여린 보지 부근을 어루만져 줄 때는, 아직 통증이 남아 있는지 몸을
뒤틀며 반응을 했다.
"아읏..."
그러나 아빠의 손길이 계속되자, 이내 다시 열이 오르는 듯 낮은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지현이는 어느덧 자기의 몸 속에서 다시 뜨거운 열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하 아...  아으으.. 으으음..."
그래서 자신을 닦아주는 아빠의 몸을 붙잡고 바들바들 떨어갔다.
진우도 그런 딸아이의 반응을 느끼자 다시 욕정이 치밀어 올랐다.
자신의 물건은 이미 아까부터 다시 단단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진우는 일단 그런 자신의 몸을 식히기 위하여, 자신의 몸에도 차가운 물을 뿌려 몸을 닦았
다.
그리고 딸아이의 몸에 묻은 비누거품도 물로 닦아주었다.
물기에 젖어 빛나는 아름다운 딸아이의 몸.
그것을 보는 아빠의 눈에는 묘한 감동과 왠지 모를 안타까움으로 눈물이 맺혔다.
그리고 가만히 지현이의 몸을 안아주었다.
"아..."
지현이는 아빠의 뜨거운 몸을 느끼고는 작게 신음을 토했지만, 미열에 들뜬 채 얌전히 안겨
들었다.
이제 진우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현이의 귓가에 속삭였다.
"너를 다시 가지고 싶어..."
여자아이는 얼굴을 붉힌 채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그러자 진우는 딸아이의 작은 알몸을 물기도 닦지 않은 채 번쩍 들고는 안방으로 왔다.
그리고 지현이를 침대에 엎어놓고는 다시 뒤에서 딸아이의 촉촉한 몸을 품었다.
"하아.. 하아.."
지현이는 아빠의 다음 행동을 기다리며 가쁜 숨만 고르고 있었다.
이윽고 진우가 다시 뜨거운 딸아이의 샘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렇게 진우는 감미로운 딸아이의 몸 속으로 다시 빠져 들어갔다.
지현이도 어떤 안타까운 감정을 느끼며 아빠의 몸을 다시 맞아들였다.
그 후에도 두 사람은 밤새 몇 차례나 폭풍과 같은 절정을 경험해야 했다.
마치 이 밤이 지나면 다시 서로를 만날 수 없는 것처럼, 어떤 애절한 감정에 휩싸여 끊임없
이 서로의 몸을 갈구했다.
진우는 자꾸 딸아이의 몸을 가지면 가질수록 왠지 모르게 슬퍼졌다.
이것이 마지막일 것 같은..  그런...

이 밤은 그저 꿈만 같았다.
이대로 멈춰버리고 싶었다.


25장. 에필로그 - 이별.


그 날 이후 2주가 지났다.
이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두 사람은 정말 행복이란 것을 맛볼 수 있었다.
서로 소중한 이에게서 사랑을 확인한 기쁨.
그것도 그 동안의 차가웠던 기간과 상처를 지나 얻은 이 사랑의 확인은 정말 행복한 것이었
다.
그러나 그 후에 두 사람이 서로의 몸을 가질 기회는 없었다.
이미 서로 마음을 열고 몸을 받아들인 터라, 둘 중 누군가가 먼저 원하기만 했다면 아주 쉽
게 다음으로 이어질 수 있었음에도, 그러나 둘은 이후에 끝까지 선을 넘는 경우는 없었다.
그것은 두 사람 다 각자 다른 이유에서였지만..

지현이는 아직도 그 날밤만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리고 몸이 작게 떨려왔다.
지금 생각하면 스스로도 놀라웠다.
도대체 내가 무슨 마음으로 그런 결심을 했을까?
아무리 그때, 아빠에 대한 사랑을 깨달아서 감정적으로 고조되어 있었다 할지라도..
그리고 많은 일들을 겪어서 정신적으로 약해졌었으며, 육체적으로도 아프고 민감했었다 할
지라도..
무슨 마음으로 여자아이가 아빠에게 순결을 바치겠다는 대담한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것을 실천에 옮길 용기를 얻을 수 있었을까?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았다.
그것은.. 그 날의 결심, 그리고 행동은 지난 5년 간의 자신의 삶의 의미를 확인하는 것이었
고, 그리고 아빠에 대한 사랑의 결실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앞으로는 다시 얻을 수 없는 그런..
`그래.. 이제는.. 다시 얻을 수 없는...'
지현이는 혼자 방안에 앉아 그렇게 생각했다.

꿈결같았던 그 첫경험은 지현이에게 오랫동안 여운을 남기고 있었다.
그 날, 아침에 깨자.. 창가로 스며든 따스한 햇살이 지현이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스러운 듯 내려다보고 계시는 아빠의 시선.
아빠는 지현이의 흐트러진 머리카락들을 이마에서 쓸어 올려주시며 이렇게 속삭였다.
"이제.. 깨어났니..."
`아...'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순결을 주었다는 것이 이런 기분일까?
무언가 사랑이 충만한 듯한 이 행복한 기분.
지현이는 그렇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는 아빠의 손길을 느끼며 이대로 영원히 멈추고 싶었
다.

그러나 이대로 지속될 수는 없었다.
지현이는 그 날 아빠에게 순결을 바치기 전에 이미 결심을 하고 있었었다.
아빠에 대한 사랑의 추억으로 자신의 처녀를 아빠에게 드리고, 이제 지현이로 돌아가기로..
그렇게 결심을 하고 있었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했다.
하지만 지현이는 지금 다시 망설여지고 있었다.
엄마의 역할에서 벗어나 지현이로 되돌아가는 것이..
애초에 그렇게 결심을 했었건만..
"내가.. 과연..  아빠의 사랑을 잊을 수 있을까..?"
"아빠에 대한 사랑을 포기할 수 있을까..?"
"매일 아침..  아빠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잊을 수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지현이는 방안에 우두커니 앉아 그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여자아이의 마음은 다시 흔들리고 있었다.
물론 지현이가 이렇게 흔들리는 이유 중에는, 그 날 이후 여자아이의 몸에 서서히 관능이
자라고 있기 때문도 있었다.
이것은 중2 때부터 해오던 자위와는 또 다른 차원의 것이었다.
`그 날 이후..  나는..  여자가 되었어...'
`아빠가..  나를..  여자로 만들어 주셨어...'
이제 어느덧 성숙해져 가는 16살의 소녀.
아빠에 의해 남자를 알게 된 소녀.
지현이는 밤마다 아빠의 몸이 그리워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 동안 몇 번이나 아빠의 방문을 두드리려 망설인 적이 있었다.
만약에 언제라도 아빠가 손을 내밀면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안길 것 같았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었다.
`그럼.. 서로..  불행해지는 길이야...'
`그 날밤 일은.. 이제 추억으로 가슴 깊이 간직하고.. 이제.. 지현이로 돌아가야 해...'
지금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영원히 엄마의 역할을 하면서 아빠에게 사랑하는 여자로 남고
싶었다.
하지만 세상의 현실은 허락하지 않았다.
앞으로의 자신의 인생. 사실 그런 것은 사랑을 위해 포기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의 윤리, 시선, 그리고 친구들, 친척들, 그들과의 관계, 이 모든 것으로부터 벗
어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빠를 영원히 속여야 한다.
그 때문에 언제 또 서로에게 상처를 줄지도 모른다.
어쩌면 언제까지나 속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아빠도 사실을 알게되실 지 모른다.
만약에 그렇게 되었을 때는..
`결국..  모두.. 불행해질 거야...'
처음 거짓말을 시작했을 때는 어린 마음에 철이 없었다고 하지만, 이제는 모두를 위해 결단
을 내려야 했다.
그래서 지현이는 그 후에도 아빠에게 안기고 싶었지만..
아빠의 품이, 아빠의 체온이, 아빠의 손길이 그리웠지만..
결심이 흔들릴까봐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나는.. 되돌아가야 해...  결심했던 것처럼...'
`아빠와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사랑하기 때문에.. 아빠의 사랑으로부터 떠나야 해...'
`우리 두 사람이..  불행해지기 전에...'
`그리고.. 아빠에 대한 내 사랑을.. 고이 간직하기 위해...'

"하지만..   정말.. 내가..  그것을..  견딜 수 있을까..?"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지현이의 두 눈에 이슬이 맺혔다.

진우는 그 날밤의 황홀했던 경험을 잊을 수가 없었다.
아마 지금까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그러나 또한 슬프기까지 했던 정사였을 것이다.
`지현아...'
진우는 그렇게 마음속으로 사랑하는 딸아이의 이름을.. 소녀의 이름을 불러 보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후회가 되기도 하였다.
`내가.. 딸아이의 몸을 범하다니...'
`아무리.. 상황이 그랬었다 할 지라도...'
`그 날밤.. 내 정신이 어떻게 되었던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 날 자신이 깨달았고, 자신이 했던 행동은 바로 자기 내면의 진실이었다.
지현이를 여자로서 사랑하는 자신의 감정.
그것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제 자신은 딸아이의 첫 남자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수시로 딸아이의 그 탐스러운 몸이 눈에 선하며 욕정이 솟고는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막상 딸아이의 몸에 욕구를 느껴도.. 말을 할 수 없었다.
아무리 그 날의 일이 있었다 할지라도, 사람이 그 동안의 관념을 저버리고 쉽게 다시 딸아
이의 몸을 찾을 수는 없었다.
또한, 아직 딸아이에게 직접 요구를 하기에는 쑥스러움에 망설여지고는 했다.
더구나 이미 지현이의 거짓말을 알았지만, 아직 그 사실을 밝힐 수가 없었기에 더욱 주저하
게 되는 것이었다.
언제까지나 이 사실을 모른 척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혹시라도 딸아이가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딸인 줄 알면서도 자신을 품은 아빠
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걱정도 드는 것이었다.
비록, 그 날밤에는 서로의 감정이 주체못할 상태였다는 구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후에
자신이 계속 딸아이의 몸을 요구한다면 지현이는 이 아빠를 어떻게 생각할까?
딸인 줄 알면서도 딸아이의 몸에 욕정을 느껴 일부러 모른 척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진우는 지현이를 사랑하고 있었기에 이런 파렴치한으로 오해받는 것은 두렵고 싫었다.
그래서 스스로의 욕구를 억제하면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냥.. 눈 딱 감고.. 모른 척 할까..?  그래서 영원히 지현이를 아내로 데리고 있을까..?'
`하지만 그것은.. 잘못하면 딸아이의 인생을 망칠 수 있어..  현실 상 그렇게 살아가는 것
은 불가능하니까...'
`그렇다면.. 사실대로 말을 해버릴까..?  네 비밀을 알고 있다고..?'
`그러나.. 그러면 지현이가 수치스러워하며 큰 충격을 받게될지도 몰라...'
`그리고 지현이가 딸아이로 돌아간다면..  나는.. 영원히 사랑하는 그 아이를 잃게 될지
도...'
`이제.. 어떡해야 좋지..?'

그런 생각을 하던 진우는 문득 전에 보았던 지현이 일기장의 내용이 기억이 났다.
그때 일기장에는 지현이의 비밀과 함께 그녀의 결심도 적혀져 있었다.
자신의 처녀를 아빠인 자신에게 바치겠다고..
그리고 이제 지현이로 되돌아가겠다고..
사실 그때 진우는 놀라운 비밀을 안 충격 때문에 그것에까지는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 그 날밤 지현이가 자신의 침대로 들어오고 나서야 그 결심이 다시 상기되었었다.
그랬는데..
`지현이는 대체.. 어떤 결심으로 나에게 순결을 준 것일까..?'
`그 때 일기장에는 지현이로 돌아가겠다고 했었다..'
`그럼.. 혹시..?'
진우는 어렴풋이 어떤 짐작을 할 수 있었지만, 차마 지현이에게 확인을 할 용기는 내지 못
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망설임과 고민 속에 그 날밤 이후 2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그 망설임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 다시 며칠 뒤에 두 사람에게 불현듯 찾아왔다.
예고도 없이 그렇게 갑자기 찾아왔다.
두 사람이 이제 어떤 결심을 해야하는 순간이...

띠리리리...
처음 사무실에 그 전화벨이 울렸을 때도 진우는 그 전화 한 통이 자신의 또 다른 운명을 결
정지을지는 몰랐다.
"사장님.. 전화 왔습니다.."
경리 여직원이 키폰으로 바꿔주는 전화를 진우가 받았다.
"네.. 전화 바꿨습니다.."
"저.. 지현이 아버님 되십니까..?"
"예.. 그런데요..?"
"아.. 안녕하세요.  여기 지현이 학교입니다.  저는 지현이 담임이구요.."
"아..! 안녕하십니까..  우리 애 선생님이시군요.  이거 자주 찾아 뵙지도 못하고..."
"아니.. 괜찮습니다.  저.. 그나저나..."
"예.. 무슨 일로..?"
"저..  지현이가 수업 도중에 쓰러졌습니다.  졸도를 한 것 같아요.."
"예...!"
진우가 놀라 벌떡 일어섰다.
"아니.. 우리 애가 왜..?"
"아.. 걱정 마세요...  괜찮다고 하니까요..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아..  예..."
"그런데 요즘에 지현이 무슨 일이 있나요..?  빈혈이라는데요..."
"빈혈이요..?"
"예..  친구들 말로도.. 그 동안 무슨 걱정이 그리 많은지.. 우울해하고.. 식욕도 별로 없
었다고 하더군요..."
"............"
"요즘에는 좀 나아진 것 같지만..  그래도 고민은 많은 것 같더라고..."
"아..  그 그렇군요.."
"아마.. 지현이..  어머님도 안 계셔서..  그맘때 고민 나누기도 힘들 테니..  아버님께서
신경을 좀 써주세요.."
"예..  이거..  제 불찰입니다..."
"저.. 그런데 혹시.. 학교로 데리러 와줄 수 있으세요..?  아무래도 그냥 조퇴를 시키려고
하는데요.."
"아.. 그렇습니까..  그러죠..  제가 데리러 가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알겠습니다..  그럼 나중에 뵙죠.."
"예.. 예...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은 진우는 한동안 조용히 의자에 앉아있었다.
이미 그의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다.
`가여운 것..  그동안.. 이 나쁜 아빠 때문에..  그동안 어린것이 얼마나...'
어서 빨리 학교에 가야지 하면서도 진우는 자리에서 쉽게 일어날 수 없었다.

의식이 든 지현이는 잠시 어리둥절했다.
체육 수업 때 오래달리기를 하다가 갑자기 기억이 안 나는 것이었다.
"이제.. 정신이 들었니..?  여기 양호실이야..."
"양호실이요...?"
"그래..  너.. 체육시간에 졸도를 했어..."
"졸도요..?"
"그래.. 빈혈이야...  아.. 일어나지 말고..  그대로 누워있어..."
"예..."
지현이는 이제야 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기왕에 온 것이니.. 좀 푹 쉬어..  그리고 너희 담임 선생님이 조퇴시켜 주실 테니.. 오늘
은 그냥 들어가..."
"아니에요...  저.. 괜찮은데..."
"괜찮기는..  보니까..  몸이 많이 축났더라...  무슨 걱정이 그리 많은 지는 모르겠지만..
먹을 것도 제때 먹고 다녀라..  너희 때는 그저 잘먹어야 해..."
"예..."
사실 스스로 생각해도 그 동안 너무 걱정이 많았나 보다.
지현이는 편안한 기분으로 다시 눈을 감았다.
조용한 양호실 안에서 모처럼 안정을 할 수 있었다.
그때였다.
"참.. 그리고..  이따가 너희 아버님이 너 데리러 올 거야..."
"아빠가요...?"
지현이가 놀라서 눈을 떴다.
"응..  너희 담임선생님이 연락하셨나봐.. 데리러 오시라고..  너 혼자 보내기는 좀 그래
서..."
"아...!  예..."
"그래.. 그러니까 그때까지는 얌전히 누워있어라..."
"............."
지현이는 아빠에게 걱정을 시켜 드린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많이 놀라셨을 텐데...'
그때까지는 그저 그런 생각뿐이었다.
그러다가 잠시 잠이 들었던 것 같았다.

꿈에서 본 것은 어떤 영화였다.
아주 오래 전에 한밤중에 TV에서 보았던 영화.
꿈속에서는 그때처럼 엄마와 함께 어린 지현이가 영화를 보고 있었다.
어린아이가 보기 좀 어려운 것 같았지만, 잠자라는 엄마의 말씀도 듣지 않고 거실에서 엄마
의 품에 안겨 같이 보고 있었다.
어렴풋이 기억하기로는 아마 영국영화였을 것이다.
그 영화는 실종이 된 어린 딸을 찾는 부모의 이야기였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사랑하는 딸.
타고 가던 자전거만 교통사고를 당해 거리에 나뒹굴 뿐, 딸아이는 사라진 것이었다.
부모들은 그 아이를 찾느라고 몇 년을 눈물로 보내야 했다.
지현이도 어린 마음에 어서 저 사람들이 딸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지현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기대와는 달랐던 전혀 뜻밖의 결말이었다.
그 부모의 딸은 납치나 사고로 실종되었던 것이 아니었다.
사실은 그 아이 스스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던 것이었다.
딸을 찾은 부모들이 너무나 기가 막힌 나머지 그 딸에게 왜 사라졌었느냐고 물었다.
" `바로 지금이야..' 하고 깨달았어요.."
"그리고.. 그래야만 해야 할 것 같았어요..."
딸의 대답은 아마 지현이가 기억하기에 이런 비슷한 것이었을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했던 그 딸이 순간 깨달았던 것.
바로 지금이야말로 세상에서.. 자기를 알던 세상에서.. 어느날 갑자기 사라질 수 있는 기회
라는 것.
그 어떤 미지의 기회에 대한 유혹이 그 사춘기 소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그리고 딸의 그 뜻밖의 대답은 당시 어린 지현이의 마음 속에 깊은 인상을 남겼었다.
아마도 어렸지만 예민했던 작은 소녀의 감수성에 그 대사의 파장이 맞았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때는 그저 이런 이야기를 나중에 글로 써야지 하고는 그동안 잊고 있었다.
그런데..  왜였을까?
지금 꿈속에서 이 유년시절 기억의 파편 하나가 문득 되살아난 것은 왜였을까?

지현이는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지현이의 두 눈에서는 어느새 눈물이 줄기가 되어 옆으로 흐르고 있었다.
양호실에는 양호선생님도 어딘가 나가신 듯 안 계셨다.
지현이 혼자 누워있는 양호실에는 정적이 감돌고 있었다.
멀리 운동장의 아이들 소리도 아련히 들려 올 뿐이었다.
이런 조용한 공간에 지현이 혼자 누워있었고,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어쩌면 아마도 깨달을 수 없었을 것이다.
만약에 아빠가 자신을 데리러 온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않았어도..
하지만.. 지현이는 이제 알고 있었다.
그 꿈을 꾸면서 이미 깨어나기 전부터 깨달을 수 있었다.
바로 지금이라는 것..
자신이 되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바로 지금이라는 것..
더 늦으면 더욱 되돌아가기 힘들어 질 것이라는 것..
그러면 자신의 마음이 약해질 것이라는 것..
그래서 지현이는 결심을 해야했다..
그리고...

진우는 학교에 도착을 하자 주차를 하고, 우선 담임선생님을 뵈러 교무실로 갔다.
그리고 잠시 인사와 이야기를 나눈 후 지현이를 보러 양호실로 내려왔다.
"제가 내려갔을 때는 의식이 없었는데, 지금쯤 아마 돌아왔을 거예요.."
담임선생님은 그렇게 이야기했지만, 곧 수업에 들어가느라 진우 혼자 양호실로 가야 했다.
걸어가면서 그는 학교 안을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지현이 입학식 이후에는 처음 와보는 딸아이의 학교였다.
`내가 그동안.. 많이 무심했지..  부모라고는 나 하나뿐인데...'
그런 생각을 하며 양호실에 도착하자 우선 조용히 노크를 했다.
그러나 아무 대답이 들리지 않자 살며시 문을 열었다.
"저..."
양호실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양호선생님이 없는 것을 안 진우가 잠시 양호실 안을 두리번거렸다.
그때 구석의 침대에 누워있던 지현이가 보였다.
"아..  여기 있었구나..  지현이.."
그러나 아직 의식이 없는 것인지, 잠이 든 것인지 눈을 감고 있었다.
진우는 손을 뻗어 지현이의 뺨을 어루만져 주며 애잔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지현아...'
그리고 옆에 앉아 딸아이가 깨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잠시 시간이 흘렀을 때..
"으 으응.."
지현이가 잠시 뒤척이더니 의식이 드는 것 같았다.
"이제 정신이 드니..?"
"으 으...  음.."
지현이가 조용히 눈을 떴다.
그러나 눈을 뜬 지현이는 혼란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
"왜 그러니..?"
"아..  아빠..?"
"으 응.."
"여기..  어디예요..?  여기..?"
처음에는 그저 이제 막 의식이 돌아와 그런 줄 알았다.
"여기 너희 학교 양호실이야...  수업하다 쓰러졌데..."
"양호실..?  엄마는요..?"
"어 엄마..라니..?"
"엄마..  옆에 같이 있었는데...?"
".............."
순간 진우의 표정이 굳어졌다.
"..............."
지현이도 안타까운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진우의 입에서 낮은 신음이 흘렀다.
`그 그렇구나...!'
순간 진우는 알 수 있었다.
지금 지현이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진우의 심장은 지금 마구 뛰며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래..  지현이로.. 되돌아가겠다고 했었지..  역시나...'
"아 아빠...?"
자신을 바라보는 지현이의 안타까운 눈빛은 마치 `제발 믿어주세요..' 하고 간절히 애원하
는 것 같았다.
지현이는 지금 아마도 졸도 할 때의 쇼크로 자신의 영혼이 되돌아 온 것처럼 연기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  사실 이런 것이 아니면..  영혼이 되돌아온다는 적당한 구실을 찾기는 힘들 테
지...'
지현이는 자아를 찾기 위해.. 딸아이로 되돌아가기 위해.. 이 아빠한테 안타까운 거짓말을
또 하나 하려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결심을 하기까지 저 어린 마음에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그리고 저런 안타까운 눈빛을 하고 있는 것이겠지?
진우는 지현이가 이런 결심을 하게 된 그 마음과 고민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 딸아이가 안쓰럽고 슬퍼 보였다.
`내 딸..  사랑하는 내 딸...'
`이제.. 나는.. 지현이에게 어떻게 해야 하나...?'
`나는 이미.. 모든 사실을 알았으니..  모든 것을...'
`이미 나는 지현이를.. 내 딸아이의 몸을 가진 것을...  그리고 이 아이의 사랑을 알아 버
린 것을...'
그렇다고 알면서 모르는 척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그런 것이 통할까?
이 아이도 언젠가는 눈치를 챌 것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진우는 지금 자신이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기로에 서 있음을 알았다.
지금 자신의 결정이 앞으로의 운명을 가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 나는..  지현이에게 속아주는 척 해야 할까..?'
`그래서.. 지현이가 안심하고.. 딸아이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할까..?'
`하지만... '
`하지만.. 내가 과연 견딜 수 있을까..?'
`날마다 지현이를 바라보면서.. 날마다 내가 사랑하는 이 아이를 바라보면서.. 한집에 같이
살고.. 숨을 쉬고.. 내음을 맡고.. 하면서 과연 내가 견딜 수 있을까..?'
`그저.. 지현이에 대한 사랑을.. 아빠로서의 사랑으로만 만족하고..  그럴 수 있을까..?'
`그리고..  언젠가는..  다른 남자에게로.. 사랑하는 이 아이를 떠나보낼 수 있을까..?'
`하지만 그래야만 하겠지...'
`내 딸의 인생..  내가 사랑하는 이 아이의 인생을 생각한다면...'
`내가 진정으로.. 지현이를 사랑한다면..  이 아이를 위해서..  그래야 하겠지...'
진우는 마침내 결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겨우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지.. 지현이..?   너.. 지금 지현이니...?"

그는 그렇게 그녀를 보내주었다.

`아...!'
지현이는 순간 가슴이 뭉클하며 눈물이 핑 돌았다.
`아빠가...  .......... '
`아빠..  안녕...     내가 사랑한...    아 안녕...'
그리고는 눈물을 감추려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런 지현이의 마음을 눈치챈 진우는 자신도 감정을 억제하기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약간 상기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지 지현아..  아빠.. 잠깐 전화 좀 하고 들어올게..  돌아와서 다 이야기 해줄 테니.. 누
워서 안정하고 있어라..."
진우는 그렇게 말하고는 떨리는 발걸음으로 겨우 양호실 문을 나섰다.
문을 나서기 직전 문 옆에 걸린 거울에, 지현이가 작은 어깨를 들썩이며 소리 죽여 우는 모
습이 보였다.
`아...!'
진우는 복도에 나와 벽에 기대어 섰다.
뜨겁게 흐르려는 눈물을 감추려 손으로 눈가를 가렸다.
창 밖으로 운동장에서 해맑게 재잘거리는 여고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곳은 밝고 환한 세계처럼 보였다.
`그래..  이제 지현이를.. 저 세계로 되돌려 보내주어야 한다...'

그는 그렇게 딸의 몸 속에 있던 아내를 보내주었다.
지난 5년 동안의 그녀는 비록 거짓이었다 할지라도, 진우에게는 정말 소중한 아내였었다.
지현이는 정말로 지난 5년 동안 죽은 수진이를 대신하여 그를 지켜준 아내였었다.
아니 거짓도 아니었다.
지현이는 엄마의 대역으로서가 아니라, 그 스스로 너무나 소중했던 진짜 아내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세상에서 그들 둘만이 가졌고, 그 둘만이 영원히 간직할 비밀이었다.

`안녕...'
`나의 사랑하는 아내여...  안녕...'

그의 마음 속 깊이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비밀 - 내 딸의 몸, 그 속의 아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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