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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JUSO
유부녀(미시/불륜)
2017.06.22 19:34

대안 1부

조회 수 25598 추천 수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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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따가운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부서져 내려 그물처럼 진녹색 잔디위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음... 이게 사람 사는 거지.' 
죠는 해수욕 수건안에서 기지개를 켜며 모습을 드러냈다.
수업도 없고, 숙제도 없고, 말다툼도 이젠 없다...단지 달콤하고 나른한 여름만이 있을 뿐이다.
따뜻하게 영원히.
그는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1:33분이었다.
오후가 가득하니 그의 앞에 펼쳐져 있었다.
죠는 배개를 편안하게 만들고는 깊숙이 누워, 6월의 태양이 벌거벗은 가슴팍을 덥히게 내버려두었다.
그는 헐렁한 여름 바지와 운동화만을 걸치고 있었다.
햇빛은 뒷뜰의 수영장 물 위로 찬란하게 부서져내렸다.

죠는 킬킬거리며 웃었다.
저 수영장은 아버지의 자랑이자 즐거움이었다.
차가 녹슬어가고, 집도 새로 칠을 해야할 형편이지만, 저 작은 수영장은 언제나 지나칠정도로 깨끗했다.
그는 선글라스를 쓰고서 뒷뜰을 느긋하게 둘러보았다.
엄마의 가늘고 긴 장미덤불이 벽을 따라서 잘 다듬어진채 자라나 있었다.
엄마는 장미에 해줘야 할 것들을 다 했지만 많은 꽃들을 피우기에는 큰 나무 그늘에 너무 그늘져 있었다.

죠는 칸막이문이 부서질듯 내는 꽝소리를 듣고서, 심장이 가라앉는 것 같았다.
잠시후 화난 여자 목소리가 긴장된 침묵을 갈랐다.
"아, 너 여기 있었구나! 내 널 여기서 찾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 드러누워서는 아무 일도 안하는 걸 말이야."

죠는 엄마가 냉차 한잔을 손에 들고서 그에게로 걸어오는 것을 올려다 보았다.
그녀는 깍지 않은 잔디밭을 지나서 그에게로 왔고, 죠는 나직히 저주했다.
말다툼할 시간이었다.
"죠, 세상에 맙소사, 넌 여름 내내 수영장가에 누워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니? 가을에 학교를 계속 다니고 싶다면 밖에 나가서 여름 일거리를 찾아보는게 좋을걸. 교육에는 돈이 들어가잖아, 너도 알다시피."

죠는 그녀를 올려다 보았다.
"엄마, 제발, 이제 그만 좀 해요. 난 그냥 여기 있고 싶어요."
그는 엄마를 선글라스를 통해 쭉 훑어보았다.
그녀는 평범한 격자 무늬 바지를 흰색 수영복 위에 입고서 하얀 테니스화를 신고 있었다.
그녀의 밝은 갈색 머리는 멋지게 뒤로 올려진채 핀을 꼽고 있었다.
'지독한 색녀같군.' 
그는 험악하게 생각했다.

죠의 엄마가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전에 십대에는 학교의 킹카로 불리웠고, 나아가서 미스 스테이트나 뭐 그런 걸로 뽑혀서는 삼년동안 활동을 했었으니까.
죠는 그녀의 외아들이었고, 그녀는 그동안 내내 몸매를 잘 유지해오고 있었다.
'엄마를 좀더 멋진 옷을 입힌다면...'
죠는 상상해보았다.
그녀는 정말 섹시한 여자가 될 것 같았다.
그는 은밀하게 웃었다.
마녀와 섹시한 여자.
'그게 엄마를, 가만있자....그렇지. 심술궂은 미녀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 같지 않나?'
'이게 소위 말하는 암여우가 아닐까?'
그때 엄마는 죠가 대학에서 아무것도 배운게 없다고 쏘아 붙였다.

그는 엄마에게서 다시 등을 돌렸다.
"...게으름 피우기만 고집하면서, 밖에 나가 일을 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집안일에 손가락이라도 대보는 걸 할 수 있잖아. 잔디깍는 일로 시작할 수 있어. 일주일동안 다듬지 않았다구! 그런 다음 이 민들레 들을 돌보는 거야."
하는 수 없이, 죠는 일어섰다.
"알았어요, 알았어요, 엄마 발작 좀 하지 말아요, 저 빌어먹을 잔디 깍으면 되잖아요."

"하나더, 다시는 나한테 그런 상스러운 말 하지마라, 죠. 난 네 엄마야. 네 뜨내기 여자친구들과는 전혀 달라. 내 집에 있는 동안은 저속한 혓바닥을 머리 속에 잘 간수하라구."

"좋아요, 좋다구요. 제가 이미 미안하다고 했잖아요."
죠는 셔츠를 입기 위해 아래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그 밑에 감춰져 있던 맥주 깡통을 쓰러뜨렸다.
"씨발."
숨죽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는 맥주 깡통을 타올 밑에다가 감추려고 시도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이제보니 또 맥주 훔쳐마시고 있었구나! 내 이미 충분히 이짓거리에 대해 경고했잖아. 그 맥주는 네 아버지를 위한거니까 손대지 말라고! 넌 이집에 달갑지 않은 존재에 가까워 지고 있어, 죠."
죠는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지랄맞을, 엄마, 난 맥주 마셔도 될만큼 컷다구요! 합법이라니까요! 이렇게 크게 소동필 일이 아니라니까요! 술마시는 것을 가지고 꽥꽥 거리지 않아도 된다구요. 아빠는 매일 맥주를 마시는데, 왜 젠장 나만 안되죠?"

죠 어머니의 얼굴이 화가 나서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넌 마실수 없어. 왜냐하면 내가 안된다고 했으니까."
그녀는 쏘아 붙였고, 목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넌 여전히 내 아들이야. 난 네가 게으름뱅이처럼 여름 내내 누워서 술마시고 있게 내버려 둘 수 없어. 그리고 내가 말했지, 쌍소리 하지 말라고!"

죠의 화가 더욱 치밀어 오른 것은 바로 그때였다.
"잠깐만, 이 꽉막힌 년아, 항상 내게 이거해라 저거해라 하는 것좀 그만두라구. 엄청나게 쌍소리를 해줄거야, 만약...앗"
그녀는 그의 뺨을 거칠게 후려갈겼다.
죠는 멍한 상태로 굳어버렸다.
그의 어머니는 잡아먹을 듯한 눈으로 그를 노려보며 양손을 허리춤에 짚고 있었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는 나한테 그렇게 말하지 마라. 알았어? 절대로."

죠는 그저 말없이 그녀를 쳐다만 보았다.
그녀의 계란형 얼굴은 붉게 불들었고, 짙은 갈색 눈동자는 단단한 보석처럼 빛났다.
몇 가닥의 머리카락이 힘없이 그녀의 뺨 위로 흘러내렸다.
죠를 후려쳤을때, 수영복의 한쪽 끈이 어깨에서 미끄러졌다.
피가 부글거리는 분노의 한가운데서 죠는 자신이 수영복이 흐트러지면서 유혹적으로 반쯤 드러난 엄마의 유방을 정면으로 쳐다보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1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그의 바로 앞에 서 있었다.
화가 잔뜩 난채 숨을 헐떡이는 젖가슴의 움직임때문에 수영복의 컵이 숨쉴때 마다 약간씩 더 흘러 내렸다.
거대하지는 않았지만 그 선이 매혹적인 그녀의 유방은 자랑하듯이 앞으로 불룩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그는 젖꽃판의 꼭대기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만약 그 컵이 조금만 더 흘러내린다면...

갑자기 그녀는 죠가 어디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는지를 깨달았다.
그녀는 흐트러진 줄을 찾고는 급히 바로 잡았다.
"나가."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

죠는 어리둥절했다.
"뭐라고요?"
"이 집에서 나가. 당장. 어디로 가던 뭘 하던 내가 알바 아냐. 어서 꺼져. 빨리."
그녀의 목소리는 냉혹했다.

사과하기에는 분명히 너무 늦어버렸다.
슬픈 얼굴로, 죠는 셔츠를 집어서 입었다.
엄마를 지나쳐서 집안으로 들어가서는, 오랫동안 자신의 침실이었던 방의 서랍장 위에서 지갑을 챙기고는 정문으로 걸어나왔다.
그의 엄마는 그가 가버릴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죠는 고개를 수그린채 오랫동안 걸었다.
방향이나 목적지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는 번화가를 배회하면서, 주위의 사람들의 무리나 차량들을 무시한채 제대로 보는 것은 아니지만 상점의 진열대를 쳐다보면서 다녔다.
집에서 쫏겨난다는 건, 바로 이런 것이었다.
한때 여름 방학을 맞은 행복한 젊은 대학생이었지만, 이제는 거리의 부랑아인 셈이다.
항상 따지고 드는 엄마와의 싸움 한번에, 간단히 말해서, 충동적인 경솔한 행동으로, 그의 여름은 망가져 버린 것이다.
죠가 이런 황량한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목표없이 방황하던 그의 발길은 주 상업지구에서 약간 벗어난 중고품 시장에 와 있었다.
그는 골동품 및 수집품을 취급하는 구멍가게의 앞에 서있음을 깨달았다.
달리 할 일이 없기에, 그는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는 오래되고 기이했지만, 상품별로 잘 정리되어 있고, 골동품들로 가득 차 있었다.
가에에 있는 사람이라고는 작고, 늙은, 작게 머리를 묶은 남자밖에 없었다.
그 남자는 계산대 뒤에서 웃으며 그를 맞이했다.

죠는 거리에서 했던 것처럼 가게 안에서도 두리번 거리며, 상품들에 대해서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물건이 그의 눈길을 끌었다.
중국산 옥을 깍아 만든 상자의 뒤편에, 주인이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 같은 가죽끈에 달린 작은 금속 장식을 찾은 것이었다.
단순한 디자인으로, 조잡하게 생긴 동그라미와 그 동그라미의 중심을 뚫는 작은 화살이 그려져 있었다.
죠는 목걸이를 집어 들었다.
장식은 먼지가 잔뜩 앉아 있었다.
화살표는 움직일때마다 무작위로 흔들리게 설계되어 있었다.

죠는 목걸이를 오랫동안 관찰했다.
평소 보석류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었던 그였다.
지갑을 꺼내보니 잔돈까지 전부 합해서 8.23달러 뿐이었다.
먹을 걸 사야할 돈이었다.

죠는 목걸이를 가지고 계산대로 갔다.
"이거 얼마예요?"
카운터에 있는 남자에게 물었다.

그 남자는 목걸이를 잠깐 살피고는 기이한 엑센트가 섞인 말로 답했다.
"9.95달러, 세금 포함해서."
죠는 지갑의 내용물을 카운터에다가 털어 놓으며 말했다.
"이게 제가 가진 것 전부예요."
그 늙은 남자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그 정도면 괜찮군."

한시간 약간 넘도록 지치게 걸은 후, 죠는 시립공원의 벤치에 앉아 앞으로 뭘 해야 되나를 생각하고 있었다.
엄마와의 사이는 항상 앙숙이었지만, 이젠 화가 나는 단계를 벗어 난 후였다.
그는 행복하게 집으로 돌아가서 좋아질 수만 있다면 용서를 빌고 싶었다.
심지어 잔디도 깍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가 보여준 표현중 대부분이 어떤 사과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만들었다.
그는 한번에 너무 많은 것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순간 최소한, 그는 '집없는 부랑아'였다.
어쩌면 그가 쉴만한 친구의 집을 찾을 수 있을 수도 있긴 했다.

"이런 식으로 되야만 하지는 않지."
낯선 목소리가 말했다.

죠는 팔짝 놀랐다.
"누구... 뭐라고? 누가 말했어?"
그는 말한 사람을 찾기 위해서 둘러 보았지만 허사였다.
그는 벤치에 혼자 앉아 있었다.
한참 떨어진 거리에서 한 통통한 여자가 개를 데리고 산책하고 있었다.

"상황을 있는 그대로 그저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거든."
그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깊고 남성적이지만 부드럽게 조절된 목소리였다.
마치 라디오 아나운서의 목소리처럼.
"선택의 여지가 있지, 대안들 말이야. 내가 도와 줄께, 원한다면."

죠는 여전히 사방을 둘러보며 목소리의 근원지를 찾고 있었다.
그는 숨겨진 초소형 스피커가 있나 싶어 잔디와 벤치 아래를 뒤졌다.
심지어 벤치 뒤에 있는 나무까지도 살폈지만, 아무도 없고 까마귀 하나만 앉았다가는 귀에 거슬리는 울음소리를 내며 날아가 버렸다.
죠는 뒷꼭지의 머리카락들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누...누구야 너는?"
그는 잔뜩 겁먹은채 물었다.

"이름은 상관없다."
목소리가 대답했다.
"나는 너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다. 넌 지금 나의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다."

다시 한번 깜짝 놀라며, 죠는 자기 목주위에 걸려 있는 목걸이를 움켜쥐었다.
화살표는 미친듯이 소용돌이 쳤다.
"당...당신은, 어쩌면... 그 안에 있어요?"
"네가 생각하고 있는 방식은 아니다. 하지만 이 목걸이가 우리가 이런 대화를 하도록 도와주고 있지.
네가 원하는 한, 이 목걸이는 네가 현재 존재하고 있는 곳과 나 사이에 놓인 다리와 같다.
네가 그걸 찾은 것은 내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죠는 차분한 설명을 들으며, 실체가 없는 목소리의 타이르는 평혼함에 빠져들었다.
대단히 논리적으로 들렸고, 상당히 그럴듯 했다.
마치 차원을 넘나드는 대화가 일상적인 일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내가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어떻게 알았죠?"
죠는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당연히 목걸이를 통해서지. 너를 돕기를 원한다면, 네가 겪는 고뇌의 이유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지."

죠는 목걸이를 오랫동안 자세히 살피며, 대화의 내용을 간파하려고 노력했다.
화살표는 이쪽 저쪽으로 휙휙 돌았다.

'정신 분열이 온게 아닐까? 어쩌면 마약복용 후 오래도록 지속되는 반응에서?'
그는 여러 달 동안 아무 짓도 한게 없었다.
에탄올만 빼고는.

"넌 정상이고 건강해, 죠."
밖으로 소리내서 말하지 않았음에도, 그 목소리는 다시 끼어들었다.
"하여간 너의 반응은 완벽하게 자연스러운 거다. 잠깐 앉아봐라. 네가 곤경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보여주마."

죠는 앉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은 뭘 할 수 있죠?"
"난 상황을 바꿀 수 있지. 너의 주변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어. 
네게 '대안'을 제공해 주마. 선택이지. 지금의 존재들은 결코 한가지의 상태가 아니다, 죠.
거기에는 수많은, 셀수 없는 다른 상태들이 병존한단다. 
네가 허락만 한다면, 난 네가 원하는 '대안'을 줄 수 있지."

죠는 다시 물었다.
"무슨 뜻이죠, 대안이라는거? 어떤 종류의 대안이죠?"

"보여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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