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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JUSO
근친물
2015.06.13 16:15

친구엄마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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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13305 추천 수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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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부













자주 언급하지만, 수경은 누구와도 불협화음을 일으키지 않는 성격이다.

어느 분위기에서든 장단을 잘 맞춰주고 눈치도 상당히 빠르고 민첩해서 흐름 주도를 잘 한다.

이 아이는... 경국지색이라고 불려도 좋을 정도로 빼어난 용모를 지님과 함께

하늘도 참 이래 불공평할 수 있단 말이오~? 라는 탄식과... 찬사를 동시에 느끼게해주는

요즘 표현을 빌려 말하여, ‘진정한 엄친딸’의 전형이요, 표본인 셈이다.







그렇게 두뇌도 명석하고 상황판단도 신속한데다,

맺고 끊는 면이 깔끔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유독 단 한가지 경우만은 예외였다.

다름 아닌 남자친구 지우와 함께할 때만 그렇다.

차분함과 이지적인 판단력을 바탕으로 냉철하게 처한 상황을 다스리는 아이인데...

사랑하는 남자와의 사이에서는, 이성의 힘으로 감정을 쉽사리 제어하기 너무 힘이 든다.

사실- 수경도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지우와 제대로 사귀면서부터, 자신의 또다른 면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이렇게 지우랑 같이만 있으면 절제가 어렵고... 분위기에 쉽게 말려드는 타입이구나.







풋- 웃음이 나온다.

명확한 자가진단을 하고 있으면서도, 그 느낌 또한 싫지 않다.

그동안... 자신을 여자로 봐주지 않는 지우를 혼자서 2-3개월간 쫓아다니며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끙끙 괴로운 기분으로 지냈던 걸 기억하면~

지금의 누리는 이 달콤함과 행복은 그에 대한 마땅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지우랑 있으면 그만 꼼짝없이 붙들려서...

사랑의 포로가 되버리는 자신의 모습도 그저 즐겁기만 하다.

중학교 시절 줄기차게 자신을 쫓아다니던 극성팬들과는 사뭇 다르게...

진심으로 소녀가 온 마음 다해 좋아하고, 오랜 시간 함께하고 싶은 최초의 남성인 것이다.

아직 지우에게... 이런 절절한 속마음까지 내어놓지는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기회도 오겠지 싶고, 부끄럽게 낯간지러운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기도 겸연쩍다...







그래도 마음의 위로가 되는 점은... 그 무뚝뚝하고 싸가지없게 굴던 지우도,

자기 스스로의 마음을 인정하고, 수경의 고백을 얻은 뒤로는 엄청나게 사람이 달라졌다는 부분이다.

생각할수록 신기하고 놀랍다.

전과 아예 다른 사람인 것 같아서... 너무나도 애가 긍정적으로 변해버렸다.

굉장히 수경을 아끼고 사랑해주며, 마음으로 위해주는 기운이 애틋할 정도로... 전해진다.







나는 지금 정말 행복해...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 있던 소녀가, 살포시 웃는다.

이런 수경의 옆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조심스럽게 생각의 늪에 빠진 그 눈치를 기웃거리는 이가 있다.

지연이다.

지연도 수경처럼, 큰 키와 환상적인 스타일에 비해서... 얼굴이 상당히 앳되다.

여러모로 이 두 미소녀의 차이점과 사소한 장단점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겠다.

물론 두 사람은 지극히 가까운 사이로서, 비교대상으로 다뤄지는 것조차 싫어하겠지만...







수경이 무척 동양적으로 선이 가늘고, 청순함이 두드러지는 상큼한 고전적 미모라고 한다면,

지연은 선이 굵고 또렷한 이목구비가 강렬한 인상을 주는 서구형 미모를 지녔다.

표현은 이렇게 했지만,

수경 역시 얼굴의 오밀조밀한 생김새가 생생하게 잘 자리잡은 모습이어서

객관적으로 볼 때 꽤 미인축에 속하는 지연도... 수경 앞에서는 다소 빛이 희미해진다.

비교의 대상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강하니까 그러할 법하다.







지연 스스로도, 자기 외모와 스타일에 어느 정도 이상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아이였는데...

이렇게 잘나고 쭉쭉빵빵 멋진 아이가 고교 입학후 같은 반의 수경을 보고는...

기가 움츠러들어서 깨갱~하고 귀엽게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그리고나서 그것을 열등감으로 전혀 인식을 안하고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매력적인 아름다움과 지성을 지닌 수경에게...

미모는 물론이며, 그 멋진 카리스마에 빠져 깊은 동경의식을 품게 되었다.

그래서 수경은 지연에게 손사레를 치며 극구 사양하곤 한다. 자신은 절대 그런 그릇이 아니라고...







이런 점을 미루어보면, 수경도 그렇고 지연도 그렇고...

자신들이 가진 큰 장점과 달란트들에 비해서 어째 신기할 정도로 가정교육을 잘 받았는지...

참으로 겸손하고 인성이 잘 다듬어져 있다.

수경도 이렇듯이 자신과 여러 면에서 동류라고 느껴지는 지연에게 친구 이상의 흐뭇한 감정을 가졌다.







수경은 당당하게 말한다. 이제 본인의 수려한 용모에 자신을 되찾았다고.

지우가 적극적으로 애정공세를 퍼부으며 사랑 표현에 솔직하게 임했던 덕분이다.

그런 소녀도, 처음 지연을 보았을 때는... 숨막히게 폼나는 스타일에 넋을 잃었었다.

지연이 수경을 처음 보았을 때 공감각적으로 여러 충격을 받았다면...

수경은 오히려 그 갑절로, 지연의 완벽에 가까운... 우월한 맵시를 보고 같은 여자로서 마음을 빼앗겼던 것이다.







재밌는 현상이다.

겸손함을 미덕으로 알고 익혀온... 온순한 심성의 두 미소녀...

보기 드물게 재색을 두루 겸비한 이 아이들은, 여러모로 친해지고 나서 보니, 상성(相性)이 잘 맞았다.

그리고... 이번에 뜻하지 않게 지우와 수경의 은밀한 사랑을 지연이 엿보고 나면서

그 훈훈한 교우관계가 어색해지긴 커녕~ 비온뒤에 땅이 굳어지듯 사이가 더 돈독해진다.

오히려 수경의 거침없는 애정표현을 보고... 지연은 심정적으로 몹시 부러움을 느꼈다.









어릴때부터 키가 컸고 몸매가 좋았지만, 외모는 다소 거무튀튀한 인상의 소녀가 있었다.

동남아 출신 같다, 혼혈인데 잘못 섞인게 아니냐, 얼굴이 촌스럽다, 피부가 여성스럽지 못하고 검다...

위와 같은 놀림과 조롱의 대상이 되어 자라오면서 많은 아픔이 있던 지연이다.

얼굴 자체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코 못나거나 딱히 흠결을 잡을 수 없는 외모인데...

제대로 봐주지도 않는 사람들로부터...

어린 아이때부터 걸핏하면, 피부결이 까무잡잡하다, 혹은 못생긴 얼굴이라고 빈축을 사곤 했다.

이것은 사춘기에 들어서기 전, 본래 감추어져 있던 아름다운 미모가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 드러나기 전이기 때문이었다.







조금 이야기를 더 전개해보자. 부연설명이 필요하다.

수경이 지연과 둘만 남게 된 그 자리에서,

이 아이의 지난 상처를 떠올리며, 그 아픔을 보듬어주고 싶어했다는 점을 여러분은 기억할 것이다.

그 말하기 굉장히 어렵고 난처한 속사정이 무엇일까......

지금부터 짧은 사연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연에게는 여섯 살 차이 나는 친오빠가 있었다.

어릴 때는 사이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집에 홀로 둘만 남겨지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지연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오빠가 여러 가지로 지연을 따듯하게 잘 이끌어주었다.

어린 소녀도 자상하고 남자다운 오빠를 많이 의지하고 매우 잘 따랐다.







사춘기가 일찍 찾아온 조숙한 소녀는 어느덧 160cm대 후반에 육박하는 큰 키로 훌쩍 자랐고

키뿐 아니라 전반적인 신체의 밸런스가 꽤 좋은 발육상태를 갖추게 되었다.

작은 구멍가게를 하던 지연의 가게에 찾아오던 손님들도, 다 큰 처녀가 캐셔를 보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였다.

피부 톤은 어릴적부터 조금 짙은 갈색을 띄었다.

다른 사람은 섹시하다고 추켜세워주며 부러워하는데, 본인은 이것도 굉장한 컴플렉스였다.







서구적인 미모의 이국적 마스크를 지닌 소녀...

오빠는 그런 지연에게 눈이 살짝 찌부려진 인도 여자같다고 놀리곤 했다.

수박같은 걸 먹고 씨를 이마에 붙이며, 이렇게 하면 인도 궁전의 공주라고 짖궂은 장난을 치곤 한다.

어머니는 가게를 보다가 일 없으면 종종 낮잠을 자는 편이고 그 빈자리를 어린 지연이 채운다.

아버지가 회사에 출근한 사이, 오빠도 하교후에 와서 가끔 둘이 카운터를 보곤 하는데...

사이가 아주 원만하던 남매에게, 지연이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에 사건이 일어났다.







오빠는 피부색이 지연보다 되려 하얗다.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고 희미한 정도.

이목구비도 훤칠하고 남자답게 생긴 늠름한 미남이라 인기도 괜찮은 편이다.

그런데, 자꾸만 최근들어 훌쩍 처녀의 페로몬을 풍기는 여동생을 보면... 은밀한 욕정이 차오른다.

‘이런 개같은 생각을 내가... 짐승만도 못한 개자식’ 이라고 생각하며 애써 잡념을 떨쳤다.

그 후에도 가끔씩 떠오르는 얄궂은 음심(淫心)은 끊임없이 오빠 지훈을 괴롭혔는데...

어느 더운 여름날, 목욕후 옷을 갈아입고 방에서 뒹굴고 있는 소녀에게 오빠가 찾아온 것이 사건의 계기였다.







오빠는 여느 때처럼 선풍기를 틀고 누워서 만화책을 보는 소녀의 긴 다리에 시선을 뺏긴다.

아름다운 동생의 모습은 흡사, 섹시하게 태닝한 ‘불란서 풍’의 유럽미녀같다...

꿀꺽, 언제나 뜨거운 침샘을 자극하는 매혹적인 자태다.

옆에 가만히 드러누워 동생의 만화책을 같이 보며 태연을 가장하고 있던 오빠는...

그날따라 굉장히 흥분했었고, 방에 들어올 때부터 발기해서 A-텐트가 이빠이 쳐진 상태였다.

결론만 말하면, 해서는 안될 몹쓸 짓을...

순진했던 여동생을- 이성을 상실한 오빠가 무참히 겁탈해버리고 말았다.







하아... 하아...

억눌리고 쌓여있던 욕정을 간신히 해결하고 나서, 즉시 크나큰 죄책감에 시달리는 지훈.

지연은 물론 괴로운 통증에 몸부림치며, 흐느끼는 눈물과 비통함으로 며칠간을 빠져 지냈다.

단 한번의 실수에서 그쳤으면 괜찮은데...

이미 한번의 선을 넘어버린 지훈의 풀린 고삐는 통제가 되지 않았다.

그 날 이후로- 싫다고 비명을 지르며 울부지는 동생을, 수차례에 걸쳐서 하루가 멀다하고 강간하였다.

강도질도 살인도 처음이 어렵지 반복되면 익숙해진다더니- 지훈에게도 죄의식이 점점 옅어져 갔다.







그렇게 인간미 넘치고 자상하게 동생을 예뻐해주고, 애정을 듬뿍 담아 보듬어주던 오빠였는데...

음욕의 화신으로 한번 탈바꿈하고 난 뒤에는...

동생이 아무리 몸서리를 치고 저항을 해도 막무가내였다.

지연은 오빠의 간간히 이어지는 폭행과 입막음 덕분에, 몇번이나 심란한 고민에 빠져

말해야지. 이대로 있으면 안되지? 하고 갈등만 할뿐... 끝끝내 부모님께 털어놓지 못했다.







부모님께는 감히 털어놓을 용기도 못내고, 인륜을 어긴 금단 관계를 이어오던 두 사람은

5개월 뒤, 지연의 임신으로 인해... 그 사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물론 지훈은 철저히 숨기려고 안간힘을 썼다만, 나날이 불러오는 배를 무슨 수로 감춘단 말인가?

결국 그 어린 여동생을 데리고 집근처 동네의 산부인과에서 애를 강제로 지우고 말았다.







문제는, 이것을 우연히 그 절묘한 타이밍에 스쳐지나가던 지연의 부친이 본 것이다...

엄청난 충격을 받은 그는... 설마 아니겠지... 작은 딸을 붙잡아 앉혀놓고 이실직고를 명하였다.

잡아뗄레야 뗄 수 없는 명백한 증거앞에, 소녀는 뜨거운 눈시울을 붉히며 사실을 털어놓았고

있을 수 없는 사건을 두고- 아버지는 끔찍히 고통스러운 정신적 쇼크를 입었다.

수차례 밧줄로 목을 매어 자살하려다, 차마 이대로 눈을 감을 수 없어서

스스로의 눈을 병신을 만드는 극단적인 짓을 지르고 말았다.







그래서 현재는 앞을 못본다.

지금은 지방의 작은 요양원에서 친척의 물질적 지원하에... 다행이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머니도 정신적 쇼크를 받아, 병원에 입원하여 세달간이나 신세를 지었고...

사건의 주범인 오빠 ‘홍지훈’은 몇날 며칠 몇주간을 심히 괴로워하다, 음독 자살을 시도했다.

그런데 정작 죽어마땅한 놈은 빨리 죽지도 못한다.

용케 살아나긴 했는데... 그 자살미수의 후유증으로 실어증을 앓게 된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가족을 제외한 가장 가까운 사촌인 작은 고모와 고모부가

이렇게 한 가정이 풍비박산 나는 꼴만은 막아야한다! 라는 판단에, 재빨리 지훈을 해외로 보내버렸다.

위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큰 시련이 닥치기 전에 오빠 지훈에게 벌어진 일이었다.

이렇게 엄마 아버지 오빠 모두가 순식간에 참변을 당하고 매우 안쓰러운 처지가 된 불쌍한 소녀...

지연은 그 한해동안 줄곧 깊은 시름과 번민 속에서 정신과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도, 상당히 정신력이 강한 소녀임에 틀림없다.

그래도 내 살길은 내가 개척해야지... 여기서 약해지면 아버지 어머니 모두에게 볼 낯이 없어져!

하고서 끈기 있는 의지력으로 떨치고 일어났다.

학비는 다행이 고모와 고모부께서 지원을 해주시고, 지금은 아예 엄마랑 함께 그 집에서 같이 살고 있다.

요즘 세상에 참으로 보기 드문 인심 좋은 사람들이다...

어떤 조건과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고 엄마와 지연의 안위만을 진심으로 위해주는... 참 의인들이 아닐 수 없다.







지연은 오빠와의 사건 사고 뒤로, 당연한 일이지만- 남성에 대한 끔찍한 혐오증과 불신이 생겼다.

이 트라우마는 잊혀질래야 잊힐 수가 없는 것이니...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이미 주변에서 그 미모 덕분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으나

철저하게 남성이 배제된 여자들만의 환경을 고집하고 살아왔다.

그런데, 어린 아이가 정신력이 강하긴 정말 대단하다.







그 틀 안에 갇혀 시름 시름 앓는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는데...

중학교 3학년 봄, 졸업을 앞둔 어느 날, 지연은 향후 진로를 결정하며 이런 생각을 하였다.

언제까지나 이런 ‘남성혐오증’을 안고 살아가면 나는...

앞으로 언제까지 지독하게 이어질지 모를, ‘총체적인 인간 불신’의 깊은 늪에 빠져 허우적 거릴지도 모른다.

나 스스로가 내 안의 벽을 깨고, 껍질을 뚫고 나가야해...







그래서 일부러 여고를 지망하지 않았다.

한번 결심을 굳힌뒤는, 가족들이 한사코 말려도 소용없었다.

‘일부러’ 남녀공학을 택했고...

그래 놓고 첫 입학한 후에는, 아직 후유증이 있어서 남학생들과의 접근을 심히 꺼렸지만

금방 남자들과의 대화도 부단히 노력하며... 서서히 말문을 트여갔던 전력이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진작부터 지연의 지난 과거를 익히 알고 있던 수경이

정신적 멘토 역할과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음은 물론이다.







그래서 지연이 그 누구보다도 가장 마음 편안해하고...

함께 있어도 몸에 이상 반응이 안 일어나고, 그나마 유쾌하게...

큰 거부감 없이 유대감을 가질 수 있는 이성이...... 바로 지우인 것이다.

늘 수경과 붙어 있다보니 지우와는 이야기할 기회도 많았다.







단지 이번의 제주도 호텔에서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했을 때는,

이전의 친오빠와 가졌던 그 아픈 기억이 불현듯 되살아나서...

단순히 이 두명에게 미안함의 감정보다도, 자신의 괴로운 기억 때문에 아파서 몸서리를 쳤다.

수경도 그걸 아니까... 일부러 지우를 내쫓고 몰래 잘 다독여준 것이리라.







수경과 처음 만났던 때를 기억한다.

지연은 ‘나 정도의 정신력과 생각의 깊이라면... 또래에 비해서도 한결 원숙미가 있는 사람이고

나는 저들보다 사고의 수준도 조금 더 위에 있어’ 라는 은연중의 우월의식이 없잖아 있었다.

본래 교만한 성품의 아이는 아니었으나... 그런 생각은 드러나지 않게 품고 있었다.







그런데, 나름 고고한 콧대의 이 아이가 수경과 만나서 소통하게 되면서...

놀라우리만큼 너무나 착하고, 올바르고... 사려깊은 마인드의 수경에게

인간적으로, 심정적으로, 그리고 그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다운 용모에 홀라당 빠져들어 버린다.

같은 여자인데... 깊고도 깊게 동경하는 이 마음은 어찌 된 일이지...?

한없이 수경을 볼때마다 그 마음 깊어져만 간다.







스스로 생각해도 의문이었다. 그동안 생각키는, 나 정도면 어디가서 결코 빠지지 않을 의식수준인데...

아차! 이것도 교만이구나. 세상은 넓고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은 꼭 있기 마련이지.

지극히 겸손하면서도 당찬 매력의 수경을 보고, 지연은 또다른 신세계를 접하게 되었다.

그 날 이후로- 어느 누구보다도 수경의 추종자가 되고...

[소울 메이트]와도 같은, 돈독한 우정 이상의 감정을 수경에게 가지게 된다.







수경도 지연이 자신에게 품어주는 사랑만큼은 아니어도, 지연을 굉장히 아끼고 좋아한다.

모두의 사랑을 받는 입장이기에 어느 한 사람에게만 애정을 몰입할 수 없는 소녀고...

그렇지만, 지금 가장 애정을 쏟는 1순위를 꼽아봐- 라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지우와 지연이 되리라.

단짝인 슬기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평탄한 인생을 살아온 슬기에 비해서

가슴 아픈 과거를 지닌 지연에게 수경은 정서적으로 깊게 깊게 빠져들었다...









지금은 지우랑 수경이 친구들 내버려두고 나몰라라~ 하고 둘만 데이트하러 가버리자,

내심 삐쳐서 묵묵히 모래사장만 헤집는 중이다.

호감이 있는 남학생들이 다가와 은근히 작업을 해도, 조금도 관심이 없다.

솔직하게 말해서 몹시 짜증나고 귀찮지만... 이미지상 차마 그런 티는 못내니까

사근 사근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주며, 혼자 생각할 것이 있다고 잘 둘러댄다.

으... 지우랑 수경이는 어디로 간거야! -.- 나랑도 같이 좀 놀지...







슬기, 다솜, 은지랑 같이 뭔가... 모랫덩어리로 되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괴상한 성을 짓고 있다.

성은 성인데 모양새가 거시기하다? ...

잘 짓다가 장난기가 돋친 다솜의 의도적인 실수로, 남자 성기 모양새로 짓고 있었다 (...)

그 정체를 알고 나서 얼굴이 빨개진 다른 아이들이었지만- 곧 킥킥 웃으며 가세한다.

누가 보면 무슨 허튼 소리하니!! 라고 정색하며 잡아떼면 그만이니까.









한편 지우와 수경은 비교적 인적이 드문 해안가를... 차분하게 따라 걷는 중이다.

높은 허공에서 아래로 하이앵글로 잡고 내려다보면, 참으로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같은 연인이다..

수경은 내내 지우의 손깍지를 꼬옥 끼우고 걷고 싶던 것을 참다가...

이제야 아쉬웠던 것이 해방되서 마음껏 깍지도 끼우고~ 팔짱을 끼며 지우와 정답게 걷는다.

그렇게 늘 붙어있으면서도... 어느 한순간도 지우에게서 떨어지기가 싫은가보다.

지우도 수경을 끔찍이 아끼는 만큼- 둘은 천상 서로 궁합이 잘 맞는 커플이다.







“아가야. 이따가 애들한테 돌아가면 그때는 이거 걸쳐야돼”

“알았엉~ 자꾸 잔소리하네. 히히- 그렇게 애기가 다른 남자들한테 알몸 보이는게 싫어?”

“당연하지 바보야. 넌 내껀데 누가 훔쳐보면 열받잖아 하하”

“칫...♡ 몰라...”







수경은 지우가 언젠가부터 자신을 종속시키는 느낌의 멘트를 남발해도, 싫기는 커녕 도리어 기분이 짜릿했다.

구속당하는 말을 들어도 어째서 기분이 아무렇지 않을까?

스스로 생각해도 의아하다. 나도 은근하게 무의식중에는 변녀 기질이 있나봐? 호호

지우한테는 어제의 첫날밤과 오늘 아침의 황홀했던 체험 이후로...

오늘 종일... 더더욱 뜨겁게 안기고 싶은 충동이 계속하여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걸 겉으로 티내지 않으려고 이성의 힘으로 버티는 중이다.







이게... 이렇게 신경을 써서 짓눌러야하고 떠오르지 않도록 억압해야하는 감정이라니...

나는 정말 이러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야한 색녀가 되어갈까?

다 이 나쁜 꼬맹이... 바보 꼬마신랑 때문이얏! 에잇....

자유롭게 생각을 떠올리며~ 소중한 남친에게는 그런 내색을 애써 숨긴다.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는 지우의 코만 꾸우욱~ 짖궂게 손끝으로 꼬집어보았다.







“아야! 아파! 야... 이거 무슨, 마 네가 꽃게냐! -.- 왜 꼬집어 갑자기?”

“킥킥 미안해. 너무 니가 이뻐서 갑자기 꼬집고 싶어졌어... 마니 아파?”

“씨잉. 아프지... 너도 한번 해줘? 아야야... 너 손톱 봐봐. 언제 깎았어?”

“손톱 없는데... 엄지랑 검지끝으로 눌렀거든 바부얏. 엄살은 디게 심해”

“참나. 지가 꼬집어놓고 당당하긴 하하... 일루와! 넌 벌좀 받아야돼”

“꺅-?! 어딜 다큰 처녀를 막 안앗... 야아~!”

“흐흐. 아무도 안와. 가만히 있어. 앙탈부리지 말고 있어봐좀”







소녀의 말랑 말랑한 하얀 히프를 지멋대로 막 주무르면서 신이 났다.

수경은 지우가 갑자기 껴안으면서 거침없이 만져대자 겁이 덜컥 난다.

애꿎은 몸부림을 펼치며 남친의 품에 안겨서 저항을 부리는데... 누가 올까봐 걱정이 돼서다.

지우도 수경이 토닥 토닥 자기 품을 때리고 저항해도, 어떤 느낌인지 이제는 잘 안다.

싫어서 저항하는지- 아님 싫진 않은데 마지못해 끌려오면서 귀엽게 반응하는 것인지를.







“응... 흐응.... 아후, 야아~!! 하지 마... 누구 와 지우야아...”

“하아... 하아... 쮸웁, ?... 쮸줍... 쫍... 후흐... 괜찮아, 어서 이리와”

“너 진짜? ... 간댕이가 부었어! 내가 너 때문에 미쳐... 들킬 걱정도 안되니??”

“하하하. 알았어 알았어. 애기야. 우리 그럼 아주 으슥한 곳을 찾아보자. 알았지? 이리와봐”

“...... 진짜 하나부터 열까지 자기 멋대로야... 미워 죽겠어...”







입술 한쪽 끄트머리를 가볍게 샐쭉이면서, 마지못해 끌려가는 수경.

지우에게 잡힌 손이 힘있게 주르르 끌려간다.

몇분간을 최대한 인적이 드물 것 같은 주위 해변가를 찾고 찾던 커플.

수경은 점점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나아가다 보면, 사람이야 없지만...

지우랑 길 잃은 미아가 될 것 같아 불안해졌다.

여긴 점점 갈수록 모르는 장소인데......

그래서 남자친구의 팔과 어깨, 손을 잡은 손에 긴장과 두려움으로 힘이 들어간다.







“왜 이렇게... 너 자꾸 떨고 그래? 몸이 슬금 슬금 떨리는 거 같아?”

“그게, 불안해서... 지우야, 우리 이러다가 길 못 찾으면 어떡해,

이제 금방 어두워지는데, 자꾸 가다는 미아 되버려... 돌아가자, 응?”

“............”

“그치? 바부야. 흥분해서 막 쭉쭉 앞으로 나가기만 하고. 길 못찾고 헤메면서. 에잇~!”

“애기 너 말이 맞다 야... 클났네....

사실은 나도 여기가 어딘지 감이 안와...

그래, 일단 방향 돌리자. 잘 찾으면 돼. 다행이 아직 어둡지는 않으니까... 가자”







새삼스럽지만 수경의 새하얀 몸은 너무나 매력적이라서,

구석 구석 조금만 훑어보고 있어도 금방 욕정이 차오르는 소년 지우로 하여금

미칠듯한 음욕을 느끼고 발작하는 증상을 보이게 한다.

지우도 수경만 보면 이제 자신이 제어가 안되고 충동적으로 변하는 사실이 무섭다...

평소에는 비교적 냉정을 유지하는 편인데- 갖고 싶은 수경하고만 있으면 컨트롤이 정말 안된다.







그래도 지우의 장점중 하나는, 수경의 조언과 충고를 그 즉시 타당할 때는 수용하는 측면이다.

지금도 보니까 수경 말이 맞거든... 엉뚱한 곳으로 와 버린 감이 있다.

언제 여기까지 걸어왔지? -.-

여차해서 도저히 못 알아먹겠으면, 돌아가는 택시라도 타자.

그러면서 두려움에 다소 지친 여자친구를 토닥 토닥 어루만지며 달래주는 지우다.







수경은 무서운 가운데, 유일한 의지가 되는 남친의 옆구리에 바짝 붙어서 가만히 끌어안고 있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빠르게 지났지...

아까 두시반에서 세시쯤 해안가에 집결했을 때에서,

수경과 지우가 둘만의 알콩달콩한 데이트를 즐기며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보니

금새 오후 여섯시에 가까운 시간이 되버렸다.







아직 해는 밝지만, 조금씩 어둑해질 조짐이 보인다.

수경은 핸드폰도 친구 지연과 슬기에게 맡겨두고 왔다. 믿을 것은 남친의 폰 뿐이다.

남자친구의 전화기로 드문 드문 지연과 통화를 하면서, 장소가 어디인지를 파악한다.

다행스럽게도, 20분 정도를 낑낑대며 걷던 커플에게... 겨우 눈에 익숙한 장소가 눈에 드러났다.

안도감이 밀려오면서... 지우를 놓치지 않고 꽈악 붙들고 있던 수경도 그 몸에 힘이 축- 빠진다.







“봐, 다 왔지? 걱정할 것 없다니까 하하. 아까전에 지나왔던 기암괴석들이야.

여기를 오른쪽으로 끼고 돌면, 우리 처음 모였던 해변가가 바로 나온다구. 흐헤헤”

“흥... 미워욧. 벌써 다 깜깜해졌잖아요... 나쁜 주인님♡~ 홍홍!

히히... 그래도 너 길 잘 찾는다 얘... 나 놀랬어~ 척척 알아서 잘 찾아가네??”

“킥, 그래? 그렇지도 않은데... 나 맨날 방향감각없는 길치라서

우리 엄마가 놀리거든 -_-... 공공장소에서도 맨날 길 잃고 헤멘다구”







“푸하하. 아주머니가 그러셔? 걱정이 되니까 그러겠지...

항상 널 보면 칠칠맞고 어린 애기같아서 얼마나 불안하시겠니, 물가에 내놓은 어린 애기얏 쿠쿠”

“그렇게 말하니까, 지금 이 배경하고 딱 맞네? 물가에 나와 있는 우리 둘다 애기들이잖아”

“키득 키득, 그래. 말되네? 후후- 자아, 뭐해 얼른가 주인 씨... 가면서 얘기해”







수경은 지우의 따듯한 품에 사랑스럽게 안기며 쪽, 쪽 귀엽게 입술에 뽀뽀를 해주었다.

이러니 저러니 잡음도 일고 시끄러운 일이 잦아들 때가 없는 사고뭉치 커플이지만

남친이 좋아 죽겠는 그 마음만은 정말 감추기 어렵다.

지우도 귀여운 수경의 은근한 애무와 키스에 다시 하반신이 빳빳해지고 페니스에 힘이 들어간다.

꿀꺽... 안돼, 참자. 이제 다 왔어...







힘내라 이성! 욕정 따위에게 지지마... 젠장... 여기서 꼴리지 말라구 shit !

수경의 손목을 통째로 꼬옥 붙들고 가볍게 끄는 지우.

숙소에 언능 돌아가서 장기자랑 하기 전에 밥 묵고... 씻고 나면 또 수경이랑 즐섹 한번, 으흐흐...

조금만 참자 고지가 보여 이제~~







응? 땀에 흠뻑 젖은 두 소년 소녀 앞에, 갑자기 알 수 없는 그림자가 여럿 모습을 드러낸다.

자치회의 2학년 두 차장인 재윤과 석훈이다. 이들의 얼굴을 전혀 모르는 둘은 그저 의아하다.

시커먼 놈들 둘이서... 심상치 않은 눈길로 지우와 수경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수경의 매혹적인 여체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고정한다.







“무슨... 일인가요, 누구시죠?”

“흐흐, 겁 먹지 않아도 돼. 1학년 1반 윤지우, 차수경! 우린 너희들 선배니까”

“그래, 2학년 임원단 선배들이다. 나는 생활부 차장 문석훈이야. 하하”

“야, 이 등신아. 니 소개를 지금 뭣하러 해...”

“아야, 아퍼 임마...”

“생활부...? 그런 부서도 있어요? -.- 우리 학교 선배라는 건 어떻게 믿죠?”







재윤은 알아서 자신들의 정체를 까발리는, 좀 어수룩한 친구 석훈의 뒷통수를 갈겼다.

신분이야 밝혀도 되긴 한데... 지금은 뭔가 켕기는 구석이 있어서 찜찜하다.

지우의 의심스런 재촉에- 날카롭게 눈으로 째려보는 재윤.

품에서 학생증과 신분을 증명한 무언가를 꺼낸다.

수경과 지우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다가 선도부 차장이라는 작은 명함을

보고 나서야, 경계의 눈빛을 조금이나마 거두었다.







“그런데 왜... 저희들 길 잃다가 이제야 겨우 돌아온 건데요”

“흐흐, 알아. 아까부터 하는 행동 다 보고 있었거든. 한참 헤메는 것 같던데 말야?

계속 같은 장소에서 뺑뺑뺑 돌더라구. 우린 멀리서 보고 있었어”

“그... 그럼 좀 도와주고 그러시지...”

“크크 미안해.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거든 우리도”

“야... 수경이 너 듣던 대로다, 목소리 진짜 이쁘네~~ 얼굴만 이쁜 줄 알았더니 흐하”







“감사합니다... 저기, 저희들 어서 가보고 싶은데. 별일 아니면 좀 비켜주시겠어요?”

“어어~? 뭘 그렇게 허둥 지둥 서둘러. 선배들이 할 얘기가 있으니까 길을 막았겠지”

“헤헤- 그래 그래. 수경아 가슴 사이즈는 정확히 몇이야?? 꿀꺽...... 으악!”

“개소리 주접 좀 떨지마 --... 시간도 없는데”







아마도 둘의 역학관계가 선도부 차장인 김재윤이 석훈을 갈구어 대는 갑과 을의 사이 같다.

다소 냉혹해보이는 카리스마와 짙은 인상의 재윤은,

상대적으로 사람 좋아보이고 잘 웃는 석훈을 시시때때로 옆에서 견제하며 윽박지른다.

뭐하는 사람들이야? 덤 앤 더머도 아니고...?

수경과 지우는 자기들한테 볼일 있다면서, 금방 둘이 툭닥거리는 걸 보고 갸우뚱한다.







이 둘이 지우 수경을 찾아온 이유는 단순하다.

준기의 명령을 받은 것인데, 다름 아닌 수경을 붙잡아 데려가기 위함이다.

그러자면 지우를 멀찌감치 제거해야하는데... 일단 무력으로 행사라도 할 셈이었다.

석훈은 얄쌍한 체격에 키만 쭉쭉 큰 편이고, 재윤은 선도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제법 체격도 튼튼하고 어깨도 벌어진 다부진 몸이다.

어쩌자고 자기 둘만, 이 꼬꼬마들을 붙잡으러 보냈는지 잘 이해가 안가지만...

일단은 양심에 꺼림칙한 것은 접어두고 어떻게든 해 볼 수 밖에 없다.







흐흐흐흐....

심상치 않은 눈빛을 번뜩이며, 유도로 다져진 탄탄한 근육을 내밀며 근접해오는 재윤.

턱, 친구 석훈의 등을 짚고 앞으로 쑤욱~ 들이 민다.

얼떨결에 석훈은 어어어어... 넘어질 뻔하다가, 간신히 지우 옆의 수경 몸을 와락! 껴안았다.

꺄악??? 수경은 비명을 지르며 석훈의 품에 안겨서 얼굴이 새빨개지고

지우도 당황스러워서- 이게 뭐하는 짓이예요?!- 소리를 지르는데...







재윤은 그런 지우의 입을 턱, 틀어막으면서 가볍게 헤드락으로 머리를 조인다.

조용히 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주며- 겨드랑이에 붙잡힌 지우를 꼼짝 못하게 가두었다.

으 씨발... 이 개새끼들 뭐야, 암내는 지독해갖구! ...

확 붙잡히자마자 불길한 기분이 들었지만, 상대의 완력이 너무 강해서 풀기 어렵다.

지우는 재윤의 완력을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꿈쩍도 않는다.







수경은 힘없이 남자친구에게서 강제로 떨어져, 안돼, 안돼, 지우야...

울먹이는 목소리로 석훈의 품에 붙잡히며 슬슬슬... 옆으로 밀려난다.

석훈은 꿈에도 그리는 꽃같은 미소녀를 품안 가득 즐기며,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이때가 아니면 내가 언제 얘를 안아보냐? 크흐흐...

젖가슴을 몽실몽실♥ 은근하게 부비면서 수경을 터치하다가, 이제는 도저히 못 참고

풍만한 유방을 콰악-! 양 손으로 쥐고 마구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러자 이때까지 얌전히 그의 품에 잡혀있던 수경이 찌릿! 매섭게 석훈을 쳐다본다.

움찔- 그 차가운 시선에... 침을 질질 흘리며 좋아서 가슴을 문대던 석훈도 동작을 멈췄다.

수경은 다짜고짜 말도 없이 몸을 함부로 만지는 건방진 녀석을 가만 둘 수 없었다.

니까짓게 뭔데??

우리 지우밖에 만져보지 않은 내 몸을 함부로 건드려??







석훈이 수경을 아주 꽉 붙잡진 않고 약간 느슨하게 데리고 있던 터라,

수경이 오른 팔꿈치로 퍼억-! 뒤에서 끌어 안는 그의 복부를 때리자...

커헉...?!? 외마디 비명을 지르면서 눈알이 슬쩍 튀어나오려 했다.

생각지 못한 급습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소년, 금방 눈동자가 벌겋게 충혈된다.

이, 이 미친년이...??







조사가 미흡한 탓인지, 수경이 스트리트 파이터 기질이 있다는 것을 제대로 알아보고 왔어야 하는데...

멋도 모르고, 방금은 돌발적인 상황이었겠지? 하고서 성질나서 덤벼드는 석훈이다.

재윤과 지우도 그런 둘을 지켜보고 있는데...

오잉? 지금 뭘 한거야?







수경은 덤벼오는 석훈의 오른손 주먹을 풋- 웃으며 살짝 왼쪽으로 피하더니

그의 양 어깨를 덥썩, 손으로 잡았다. 어? 뭐지?

당황할 틈도 없었다. 곧바로 수경이 왼쪽 무릎으로 매서운 니킥을 “퍼억!!” 복부에 안긴다.

......?!?......

보고 있던 재윤은 경악했다. 잠깐, 이 계집애 뭐하는 년이야???







한방에 석훈은 나가떨어졌고, 쾌재를 부르는 지우와 달리 얼굴빛이 울그락 푸르락...

표정관리가 안되는 덩치의 재윤. 어쭈, 이것 봐라-?

크헉... 우에엑......

제법 수경의 힘있는 무릎차기가 강해서, 그 한방으로 석훈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바닥에 그대로 주저 앉으며, 가볍게 아까 점심때 먹었던 내용물을 확인한다.

이... 이 씨발... 이런 수모를 안겨주다니...







재윤의 얼굴이 험상궂게 찌그러진다.

선도부가 아니었으면 틀림없이 유도부에 들어갔을 것이다.

중학교 3년 내내 유도로 다져진 근육의 우람한 체구.

몸은 햇볕에 제법 그을려 태닝했는데도, 아직 구릿빛보다는 흰 색에 가깝다.

얼핏 보기에 그렇게 나쁜 인상은 아닌데... 화가 나기 시작하면 얼굴이 심각하게 일그러진다.

순간적인 그 무서운 표정 변화에, 간신히 품에서 벗어난 지우는 깜짝 놀란다.

서둘러 수경에게 가까이 다가오며 그의 앞을 막아서는데...







“넌 저리로 가 있어. 내가 어떻게 버텨볼테니까, 얼른 뛰어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너? 너야말로 저리 비켜...!”

“흐흐, 이것들이 둘이 그래도 드라마를 찍고 있네. 상황 파악이 안되냐?

니들은 지금 하늘같은 2학년, 것도 학생회 선배를 두들겨 팼어. 멀쩡히 보내줄 것 같아?”

“뭐가 어째? 씨발... 당신들이 우릴 먼저 공격했잖아??”







“꼬맹이 넌 닥쳐 병신아. 좁쌀만한게 어디서 껴들어?

나와. 너한테 용건없으니까. 야, 차수경 이 개년아. 너 이리와. 나랑도 맞짱 함 뜨자”

“개... 뭐??? 왜 갑자기 나를 욕하구 지럴이야? 뭐야 이 사람 진짜??”

“흐흐... 왜, 발정난 년더러 개뇬이라고 욕하는게 잘못됐나?? 으흐흐”

“...... 지우야. 일단 저리로 비켜있어. 다치니까. 부탁할게”







이 사람 진짜 저질이네. 처음 보는 여자한테 거리낌없이 욕설이나 퍼붓고...

매너 꽝인 남자는 아주 질색이다.

수경은 슥- 손을 뻗어 지우가 못 다가오도록 뿌리친다.

지우도 현명하게 뒤로 물러나서, 두 사람의 고조되는 긴장 분위기를 지켜보았다.







여전히 바닥에 널부러진 석훈은 으 슈밤... 이런 굴욕이... 여전히 비실대고 있다.

그러다가, 간신히 기운을 차리고 조금 떨리는 다리로 버티고 일어선다.

아직 지우는 수경-재윤의 기운이 압도되서, 석훈이 다가오는 걸 모르고 있다.

흐흐, 이 좆만한 새끼... 너부터 일단은...

팍! 지우의 뒷목을 수도로 내려친다.







........?????

강한 충격이 뒷목을 때리자 휘청- 앞으로 쓰러지는 지우다.

그런데 다행이 짧고 굵은 쇼크라서, 석훈의 바램과는 달리 빠르게- 후들거리는 다리로 일어섰다.

싸움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지우지만...

이 순간은 자신을 급습한 망할 선배라는 놈에게 화가 치밀어서 눈이 이글- 이글- 불타고 있었다.







“이... 이 자식 뭐야 너, 선배를 치겠다는 눈인데...”

“지랄. 선배가 선배다운 구석이 있냐? 더럽게 둘이서 후배들을 습격하다니!”

“뭐? 이게 말이면 다야, 어디서 함부로 주둥아리를 지껄여 건방지게?”

“덤벼 병신아. 너 정도는 나도 얼마든지 해치우겠다”

“이 좆만한 색히가...”







지우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 1순위가 키 갖고 놀리는 말인데...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금기를 깨뜨리면서 비아냥거리는 욕설을 퍼붓다니.

이놈들은 죽어 마땅했다.

분기탱천한 지우는 생전 누구한테 주먹을 써본 적도 없는 아이지만

꽈악- 움켜쥔 격노의 주먹이...

달려오는 석훈을 향해, 아래에서 위로 번쩍-!! 하고 어퍼컷을 선사한다.

........ 아아.... 이건 또 뭐야???.......... 크헉...........







수경한테 한방에 꼴 사납게 나가떨어지더니, 남자친구인 지우한테도 보기 좋게 얻어 터지는 석훈.

씨발... 그래도 운동 좀 한다고 요즘 노력했는데, 이렇게 내가 추하게 맞을 줄이야!

비틀, 비틀... 걸음을 제대로 못 가눈다. 그래도 용케 자빠지지는 않았다.

제기랄... 지우가 있는 힘껏 휘두른 주먹에, 아주 직빵으로 오른 뺨을 얻어맞은 모습이다.

그 한방으로 이미 석훈의 얼굴 한쪽은 시푸르 딩딩~~ 얼얼하게 색이 변해간다.







한편 재윤과 수경.

힘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재윤이 흐아압- 수경을 와락 안아 으스러뜨릴 기세로 덮치는데

순순히 안겨줄 수경이 아니다.

미꾸라지 빠지듯~ 흐느적~거리며 얼른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가볍게 휙~ 빠져나온다.

재윤은 눈앞의 껴안을 대상이 사라지자, 허공을 휘젓는 무안한 시츄에이션이 되었다.







수경은 가볍게 썩소를 흘리며, 재윤을 등지고 섰다가...

재빠르게 오른발 돌려차기로 시원스럽게 쭉- 뻗은 다리를 뽐내며

그의 척추 후관절과 흉추 사이를 퍽-! 걷어찼다.

귀여운 여름 슬리퍼 차림이라, 정확하게 뒷목 마음 먹은 부위를 차진 못했다.

그래도 상당한 데미지를 준 것 같은데... 어? 뭐야...?

나름 세게 찼고, 그 정도면 쓰러져야 정상인데...

재윤은 크악, 외마디 비명을 지르더니 금방 휙, 뒤돌아서며 노려본다.







햐! 맷집 좋네 이 사람... 쉽게 물러서지 않겠는걸... 끙...

아무렇지 않다는 얼굴로 다시 수경을 껴안으려고 덮쳐오는 재윤.

순순히 잡혀줄 소녀가 아니다. 이번에도 가볍게 안으려는 동작을 옆으로 비키면서

아까 석훈에게 했던 것과는 달리, 그의 어깨를 짚었다간 위험하므로

물러나는 동작과 함께 휘릭- 작은 원을 그리며, 다시 오른발로 재윤의 복부를 걷어찬다.







어, 씨발...??

체격이 큰 만큼 민첩하지 못해서, 재윤은 이번에도 아랫배를 얻어맞는다.

흐?... 허억... 짧은 스냅으로 간결하게 끊어 찼지만 그 통증은 상당한 모양이다.

얼굴이 구겨지며 역시 표정관리가 잘 안되는 재윤...

젖 같은 계집애한테 이런 굴욕을?......

배를 잠시 움켜쥐며 통증을 다스리는데, 그 틈을 수경이 놓칠 수 없다.







스슥, 척! 겁도 없이 이번엔 수경이 용기있게, 몸이 접혀진 그의 앞에 약간 떨어져 선다.

이런 기회를 놓치면 되나... 가볍게 호흡을 고른 후- 거침없이 하이킥!! 으로 그의 왼쪽 면상을 강타했다.

으흐억!! 외마디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재윤은 수경의 발등에 쥐어 터지며 얼굴이 일그러진다.

보기 좋게 찌부러진 돼지저금통 마냥, 한곳으로 얼굴이 몰리면서 추한 몰골로 변하고...

제대로 몇걸음 내딛기도 전에 자빠지기 일쑤다.

기다려~ 넘어지기 전에 한 대라도 더 맞아라.







휘청~ 거리며 다리에 가볍게 힘이 풀리는 거구의 사내를 향해...

탓, 재빨리 스텝을 딛으며 그의 양 어깨를 손으로 잡고, 아까의 석훈처럼 복부를 니킥으로-

새하얀 무릎을 곧추세우며 퍽-! 강하게 찍어 찼다.

어??? 순간 수경은 몹시 당황한다.

생각지 못하게 재윤이 금방 기운을 차리며 소녀의 왼쪽 무릎과 허벅지를 양손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흐으, 후우... 건방진 년이 봐주니까 겁도 없이 계속 날뛰네... 휴...

겨우 그 두 번 때려놓고 결정적 찬스를 잡은 줄 알았나? 크크, 이번엔 걸려들었네”

“... 뭐야, 너?? 그럼 일부러 날 유인하려고...”

“아니~ 그런 건 아니야. 나도 진짜로 맞았다고. 하하~”

“이... 이거 놔줘 어서, 내 다리 어서 놓아...”

“지럴허네 미친년이, 이제야 널 잡았는데 놔주겠냐. 이제 넌 내꺼다!”

“꺅-!!! 저, 저리갓...!?!......”







품안에 저절로 안겨들어온 먹잇감을 놓칠 리가 없다.

이번엔 방심 안하고, 빠르게 수경을 덥썩- 세게 껴안는 재윤.

수경은 바로 코앞에서 거구의 남자에게 붙잡히자 어떻게 힘을 쓸 도리가 없었다.

그야말로 꼼짝없이 덩치에게 잡혀버렸는데...

재윤은 수경을 휘릭- 뒤로 돌린 다음 뒤에서 다시 꽈아악-! 조이면서 힘껏 끌어안는다.

...... 아파... 배는 그렇게 조이지마......







“겨우 잡았다 이뇬... 흐으흐흐... 이렇게 팔딱 팔딱 날뛰는 버릇없는 년은 어떻게 혼쭐을 내주지?”

“너, 날 어쩌려고 이러는데? 강간이라도 할 거야??”

“강간이라도? 헐헐, 한두번 당해본게 아닌가보지? 대수롭지 않게 말하네? 큭큭-

이년이 남자 자지를 자주 맛보는 모양인데 흐흐... 걱정마라 맛있게 먹어 줄거다”

“...... 저질, 더러운 새끼. 여자한테 그런 말을 거리낌없이... 넌 최악의 인간이야”

“조용히 해 이년아. 니가 날 성질을 돋구지 않았으면 이런 말을 하겠어?”







“기가 차서... 우리가 너희들한테 뭘 어떻게 했는데? 첨부터 철저히 공격해온 건 너희들이잖아!”

“...... 닥쳐, 누가 먼저 어쨌는지 그런건 필요없어.

씨발, 니가 앙탈을 부리고 싸가지 없게 덤벼든 사실을 생각해 이 개뇬아.

하늘같은 선배를 우습게 알고... 어딜... 씨발 진짜... 내가 너한테 맞은 걸 생각하면... 크윽”

“...... 헛소리 말고, 이... 이거나 어서 놔줘요 선배. 그러면, 선배대접 멀쩡히 해줄게요”







“크크... 이제 공손하군. 발버둥쳐봐, 아까처럼?

어디 힘으로 빠져나갈 수 있나 보게? 그냥은 못놔줘~”

“...... 이럴 꺼예요? 왜 가만히 있는 우리한테 접근한거죠?”

“몰라두 돼~ 꼬치꼬치 묻지마. 난 떼떼떼 거리는 여자가 젤 싫어. 이제 좀 다물어라”

“꺄악! 배... 배는 그렇게 꾸욱 조이지 마세요. 아파욧... 아...!”







얼마나 품에 안아보고 싶던 여자인가.

재윤과 석훈은 회장 준기의 명령을 받고 썩 내키지 않긴 했지만, 데이트중이던 둘을 습격한 것이다.

죄의식은 들지만 그래도 설던 것이, 예쁘기로 소문난 여자애를 한번이라도 맛볼 수 있다는

그 사실이 두 소년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던 것이다. 굉장히 기대감이 컸다.

지금 아마 준기는 성태와 함께 이 가까운 근방에서 둘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수경은 자신의 젖가슴을 마구 뒤에서 재윤이 주무르자, 벌레가 기어다니는 끔찍한 기분에

몸서리치며 몸을 뒤틀었다. 너무 싫고 기분이 더러운데... 안간힘을 쓰며 벗어나려해도,

얼마나 완력이 강한지- 어찌 된 것이 조금도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힘이 굉장하다.

이전에 때려눕혔던 강정태 같은 그냥 돼지 아저씨와는 당연하지만, 비교가 안된다.

점점 더 안기면서 공포에 빠져드는 소녀...







지우는... 지우는 어디에?? 어떻게 되었을까?

오로지 관심은 남자친구의 안위뿐이다. 자신이 이렇게 당하고 있는 걸 알면 가만히 볼 사람이 아닌데...

아니 그보다 걱정이 된다.

몹쓸 짓을 당하고 다쳐 있는 것은 아닐까?? 궁금해서 미칠 것 같다.

어디에 있지? 지우야. 얼굴 보고 싶어... 어서, 제발 달려와줘...!!







재윤은 재윤 나름대로, 수경이 무슨 생각을 하는 줄은 모르지만-

지금 당장 이 끝내주는 야한 몸을 거칠게 내동댕이치고, 마구 겁탈하고 싶어 환장하겠다...

울룩 불룩 시뻘겋게 곤두서는 페니스가, 자꾸 수경이 앙탈을 부리고 움직일수록 사타구니를

건드리고 자극하니... 오히려 점점 닿아서 자극적이었고 음란한 접촉이 찌릿- 찌릿하다.

이년이 나를 제대로 흥분시킬려고 이래 몸을 배배꼬고 지룰을 하네...







그래도 재윤은 뜨겁게 차오르는 숨을 내쉬며, 강한 이성의 힘으로 성욕을 제어하고 있었다.

지금 여기서 맛본다거나 물의를 일으키면 큰 일이다.

아직 사람들이 이쪽을 발견하고 다가올 가능성도 있고... 해가 완전히 지려면 멀었다.

지금은 일단 회장이 있는 곳으로 석훈과 함께 끌고 가야한다.







야 근데 이뇬 진짜 죽이는데...

눈에 보이는 것 못지않게 손에 만져지는 촉감이 정말 장난 아니다.

피부는 백옥처럼 새하얗고 미끌 미끌- 탄력이 넘치면서, 사내의 색욕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리는...

매우 근사하고 눈부시게 예쁜 몸을 갖고 있었다.

조금만 만지고 있는데도 기분이 꿀맛이다. 이렇게 부드럽고 향긋한 체취까지 나다니...

회장 준기도 이런 수경의 향기와 아찔한 피부의 탄력은 아직 모르겠지만,

그냥 순순이 갖다 바칠 생각을 하니, 너무 아쉽고 안타까운 기분까지 들었다.







그런데 수경의 불길한 걱정이 들어맞기라도 하듯-

지우는 그 타이밍에 훤칠한 키의 석훈과 맞서 싸우며 제법 선전하다가, 오히려 고전하고 있었다.

의외로 둘이 붙어서 오래 싸운다.

태어나서 정말 주먹을 처음 써보는데, 생각보다 자기 주먹이 꽤 맵다는 걸 깨닫자, 지우도 용기백배한다.

허우대만 멀쩡한 석훈을 가볍게 보고 싸우는 중인데

이미 초반에 구토까지 하는 굴욕을 맛본 석훈은...

더 이상의 방심은 없다-는 결연한 자세로 지우와 박빙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이쪽이 더 흥미롭다. 서로 치고 받고 싸우며... 1,2학년 선후배간에 둘다 피떡이 된 상태다.

파워는 지우쪽이 더 월등히 세고, 리치는 석훈쪽이 길다보니- 균형의 추가 한쪽으로 좀체 안 몰린다.

비등비등하게 싸우면서 사이 좋게 데미지를 안겨주고 있는 형국이었다.

자존심이 팍 구겨지는 쪽은 물론 석훈이다.

싸움이라면 썩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꼬맹이를 상대로는 쉽게 이길 줄 알았는데...

이렇게 고전하면서 체면을 구기다니 이게 왠 망신인가.







게다가 비리비리한 체격이 싫어서, 웨이트를 조금씩 학교 끝나고 요즘 틈틈이 해왔는데,

이 통통한 살집의 후배놈은 몸도 둔해보이는데 맷집이 여간 좋은게 아니었다.

서로 코가 터져서 피를 줄줄 흘리고... 석훈은 심지어 이마가 찢어지기까지 했다.

정말 짜증나네. 재윤이 놈은 아직인가? 나는 남자라고 쳐도, 계집애 하나를 어떻게 못해서야...

...... 아?

잠시 지우에게서 멀리 떨어져 안전거리를 확보한 후에 수경쪽을 힐끗 보는 석훈-

그 사이에 지우도 수경이 재윤에게 잡혀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수, 수경아...??? 괜찮아...!?......”

“지우야! 난 괜찮아. 너는 어때, 안 다쳤어??”

“흐흐, 이뇬이 아직도 소리를 꽤액 지르네. 누가 들으면 큰일 나려구. 목소리 낮춰, 응?

안그러면 아주 무섭게 혼내줄 테니까... 소리지르지마”

“...... 알았어요. 작게 말할게요... 저, 대신에 남자친구쪽으로 데려가주세요”

“캬캬 지랄하네. 지금도 이렇게 발버둥치는걸 겨우 잡았는데 뭘 움직여? 수작부리지마”







“후~ 재윤이 역시 너 대단하구나. 그 앙칼진 년을 잘 잡았네 흐흐”

“키키 그래봤자 여잔데. 너야말로 무슨 굴욕이여. 야, 꼬맹아! 니 여친 잡혀있는거 보이지!

허튼 짓거리 말고 순순히 이쪽으로 와라”

“...... 지우를 왜, 이쪽으로 오라고 불러요...?”

“멍청한 년아, 니가 좀전에 가까이 오게 해달라며. 흐하하-”

“그거는... 지우야! 도, 도망가! 이쪽으로 오면 안돼!”

“응? 무슨 소리야...”







지우는 수경의 급히 제지하는 말을 들어도, 이미 지척에 와 있었다.

아니, 다가오지 말라고 해서 안 오겠는가. 여친이 위기에 빠졌는데...

큰 체구의 재윤이 겁은 나지만, 석훈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우가 용기내어 다가온다.

어쩔 작정이야??? 수경은 겁이 나고 걱정된다.

지우를 불러 놓고, 재윤은 능글맞게 웃으며... 석훈도 가까이 오도록 호출하더니

갑자기 지친 지우를 때리기 시작하는데...

수경이 보는 눈 앞에서, 둘이 함께 무참하게 짓밟기 시작했다.







퍽, 퍼벅... 처퍽, 퍼벅...

쏟아지는 주먹과 발길질 세례를 받으며, 금방 바닥에 풀썩- 주저앉는 지우...

수경은 깜짝 놀라서, 꺄아아아... 비명을 마구 지르고 싶었는데, 지를 수가 없다.

그럴까봐 미리 재윤이 수경의 입에, 어디서 가져온 큰 헝겊을 돌돌 말아서 우겨넣었기 때문이다.

떠들지 못하게 콱 입을 틀어막아놔서... 지금 수경은 우읍, 우읍! 말을 할 수가 없다.

그저 꼼짝없이 가슴이 찢어지는... 광경을 바라보며

속절없이 고통스러운 눈물을 몸부림치며 흘릴 뿐이었다.







실컷 지우를 둘이서 가지고 놀다가 후드려패놓고, 재윤에 이어서 분이 풀린 석훈도 발을 거둔다.

후으... 후으... 때리는 것도 지칠 일이다.

지우는 꿋꿋하게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도...

두 놈이 때리는 와중에서도 오직 수경이 걱정되어 그녀의 얼굴만을 살폈다.

수경도 흠뻑 젖은 눈으로, 너무 무섭고 떨리지만 그런 지우와 애타게 눈빛만 교환하며-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서로를 갈구하는 모습으로 어쩔줄 모르고 바라보기만 한다...







어찌 되었든 상황은 이제 종료다...

불굴의 의지로, 내 여자는 반드시 내가 지킨다...는 정신력도 한계에 이른 지우.

너무 얻어터져서 이제 몸을 가눌 수가 없다. 풀썩- 힘없이 옆으로 추욱 쓰러진다.

수경은 너무 속상하고 마음이 괴로워서, 피눈물을 흘리며 남친을 바라본다...

실실 웃으며 지우가 나자빠지는 걸 보고 석훈과 재윤은 퉤엣- 가래침을 얼굴에 뱉었다.

침까지 뱉을 필요는......

지우의 얼굴이 짖뭉개지는 모습을 보니 수경의 가슴이 찢어진다.







“됐어, 시간을 너무 끌었다. 이제 얼른 데리고 가자”

“응. 이년 이거, 어떻게 끌고 갈건데? 들쳐메고 갈거야? 아니면...”

“밧줄 가져온거 어디 갔어?”

“아~~ 맞아! 잊고 있었네. 있어봐. 내가 가져올게”

“......... 우웁, 으?...!!......”







수경은 ‘밧줄’이라는 말을 듣자 얼굴이 아연실색했다.

밧줄이라니, 날 묶어서 대체 무슨 나쁜 짓을 하려고... 어디로 데려갈 셈인데??

머릿속이 공포와 걱정으로 하얗게 물드는 가운데, 실실 웃는 석훈이 하얀 로프를 가져온다.

아, 안돼. 저거에 묶이면 속절없이 이제 잡혀가는 거야...

겁에 완전 질린 수경. 다리가 오들 오들... 엄청 후들거린다.

드라마 같은 곳에서만 보던 다급한 상황. 이대로 잡혀가기 싫어...







그때였다. 수경의 놀라운 집념이 빛을 발한 것은-

아직 재윤의 완력과 강압에 꼼짝없이 잡혀있을 뿐이지, 몸에 입은 상처 하나 없이 무사했던 소녀는...

밧줄로 자신을 묶으려고 약간, 그의 팔 힘이 느슨해지는 것을 느끼자마자

재빠르게 몸을 살짝 틀어- 그의 품 안에 등을 기대며 뒤로 약간 몸을 젖혔다.

그러니 재윤은 이년이 뭘...? 당황하면서 그 짧은 찰나에 다시 안으려 팔을 두르지만...







그 순간, 민첩한 수경의 왼쪽 허벅지가 휘휙- 들리는가 싶더니

엇??? 이 무슨...?

자신의 유연함을 증명이라도 하듯, 수경은 재윤을 등지고 안긴 자세에서

그대로 다리를 찢으며 발등으로- 재윤의 앞 얼굴을 “퍼억-!!” 찍어 차버렸다.







크헉......

부자연스러운 자세에서 행동의 제약이 있었지만,

뒤에서 잡아준 덕택(?)에 오히려 있는 힘껏 발등에 온 힘을 집중한 수경.

그 한방으로 재윤은 코가 깨지면서 피를 줄줄줄... 흘린다.

재윤과 석훈이 깜짝 놀라서 당황하는 사이, 얼른 수경은 몸을 굽혀...

느슨해진 그의 몸을 빠르게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어어??? 이... 이년! 휙- 허공을 가르며 수경을 잡으려던 석훈을 가볍게 제치고

뒤돌아서서 다시 멋지게 돌려차기 작렬~!

재윤과 다르게 석훈 쯤은 우습다.

타점 높은 시원한 킥을 한 대 맞자, 깨갱! 하고 그냥 나가 떨어진다.

이어서 재윤을 보니 얻어터진 코를 움켜잡고, 당혹스러워 피를 철철 흘린다.

개잡놈 쓰레기자식...

수경은 분노의 발차기로, 그때까지 정신이 혼미하던 재윤을 강하게 응징하기 시작했다.







퍼벅, 퍼벅! 퍽퍽퍽!

아까랑은 기세가 다르다. 수경이 재윤에게 붙잡히기 전에도 재윤은 몇 대 쥐어터졌던 상태라

몸이 사실 욱씬거렸다... 그래도 잡았으니 다행이었는데, 이제 고삐 풀린 수경은 몸도 무사하고

거칠 것이 없었다. 주먹과 발이 빠르게 휙휙- 그냥 날아다닌다.

이건 흡사 여전사 안젤리나 졸리와 다를게 뭔가...?

열 제대로 받은 수경, 포효하는 기세를 펼치며-

거구의 소년을 그야말로 개패듯이 흠씬 두드려 잡고 있었다.







에잇, 에잇. 어디 너도 한번 엿되봐라. 감히 나를 강간하려고, 잡으려 들어!?? 죽엇...

때리는 건 무식하게 패면서, 은근히 귀엽게 속으로 중얼거린다.

석훈에 비해서 재윤은 맷집이 있는지라... 적당히 때려서는 분도 안풀리고 불안불안했다.

작살나게 때려잡지 않고서는 안심이 안된다. 수경은 몹시 지쳐서 하아... 하아...

가쁜 숨을 토할때까지, 재윤을 무릎 꿇려놓고 마음껏 두들겨 팼다.







그래놓고 지우와 석훈을 번갈아 살핀다. 이미 둘 다 아예 기절해 뻗어있다.

석훈을 보니 눈이 쌍심지가 돼서 분노로 가볍게 떨린다.

병신... 이건 뭐야? 비쩍 말라갖고... 이런 놈이 감히 내 남친을 두들겨 팼단 말이야? -_-

그 생각을 하는 사이 재윤이 또 덮쳐올까봐, 얼른 기절한 지우를 잡고 일으켜세운다.

일단 여기를 피하자- 엉거주첨한 자세로 지우를 끌어안고 한발 한발 힘들게 옮긴다.

몇걸음 옮기기도 힘들다. 게가 옆으로 움직이듯...

아주 어렵게, 그렇게 재윤과 석훈에게서 수 미터를 떨어지고 나서야

바위 투성이의 해변 바닥에 지우를 안다치도록 조심스럽게 눕힌다.









“지우야, 지우야! 정신차려 괜찮아?? 얘, 괜찮니?? 말좀해봐”

“....... 으응... 수경이구나.... 헤헤... 너 무사한 거야...? 흐헷... 나는 괜찮아...”

“너 어쩜... 이렇게... 흑흑... 이 꼴이 이게 뭐니...”

“울지마.... 헤헤. 그 이쁜 얼굴 망가진다 야, 다친 곳은 없어?”

“지금 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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