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킹 너머의 그녀 1
밤 11시, 사무실은 고요했다. 책상 위의 작은 스탠드 조명 하나만이 윤재와 정윤 두 사람의 모습을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윤재, 34세 유부남이자 스타트업 대표. 정윤, 세 살 연상에 돌싱인 공동창업자이자 그의 유일한 파트너였다.
어느덧 그녀를 만난 후 여러해가 지났지만 어느때부터인가 그녀의 사소한 손짓 하나, 웃음 하나에도 그의 심장은 흔들렸다. 그녀의 작은 습관, 커피를 마시면서 손가락 끝으로 컵을 두드리는 모습조차도 그에게는 매혹적이었다. 특히 그녀가 업무에 집중할 때 살짝 고개를 숙이고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는 순간이면, 그는 가슴속 깊은 곳에서 치솟는 욕망을 애써 눌러야만 했다. 그런 그녀가 이제는 그와 사무실의 한 공간을 함께하고 있다.
정윤 역시 윤재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욕망은 윤재와는 달랐다. 내밀하고 복잡한 감정 속에 숨겨진 그녀의 성욕은 오랜 시간 억눌려 있었고, 농밀한 욕망은 언제나 조용히 그녀의 이성을 잠식하고 있었다. 연상이라는 위치 때문에 더욱 숨길 수밖에 없었던 욕망은 때때로 그녀를 수동적인 유혹자로 만들었다. 그녀는 그가 자신에게 다가오도록, 작은 행동 하나하나로 그를 끌어당기고 있었던 것이다.
정윤은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고 천천히 일어났다. 부드러운 실크 블라우스가 그녀의 작지만 탐스러운 가슴을 은근하게 드러냈다. 그녀의 목선은 가늘고 우아하게 쇄골까지 내려갔으며, 턱선은 단아하게 그 윤곽을 그렸다.
그녀가 물을 마시러 걸어갈 때, 미디움 미니스커트 아래로 길고 가느다란 각선미가 팬티스타킹을 통해 드러났다. 스타킹의 미세한 광택이 그녀의 다리 곡선을 부드럽게 감쌌고, 특히 그녀의 발목은 섬세하고도 치명적인 유혹을 품고 있었다.

"물 마실래요?"
정윤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윤재는 잠시 망설인 후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손목은 가늘었고, 물컵을 내미는 손등과 손가락의 움직임은 우아했다. 손끝이 맞닿는 순간, 윤재의 심장은 급격히 뛰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늦었네요, 많이 피곤해요?"
그녀의 말투엔 다정함과 함께 묘한 긴장감이 섞여 있었다. 윤재는 그 감정을 피하지 않았다.
"아니요, 오히려…"
그가 말을 흐리자, 그녀는 미소 지으며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 허리를 살짝 숙이며 윤재의 넥타이를 고쳐주는 그녀의 얼굴이 가까웠다. 숨결이 닿을 듯한 거리에서 그녀의 작은 가슴의 윤곽이 또렷이 느껴졌다.
"그럼… 조금 더 남아서 같이 있을래요?"
그녀가 속삭이듯 말했다. 윤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천천히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정윤의 몸은 여리였고, 허리는 한 팔에 충분히 들어왔다. 그녀의 입술이 가까워지며, 두 사람의 숨결이 마침내 하나로 겹쳐졌다.
—
며칠 후, 그들은 회사 지원들의 눈을 피해 퇴근 후 조용한 아트하우스 극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평일 늦은 시간이라 관객은 몇 명 되지 않았고, 극장은 거의 텅 비어 있었다. 두 사람은 마지막 줄, 가장 어두운 구석 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정윤은 베이지색 트렌치코트 안에 짙은 남색 블라우스와 검정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팬티스타킹의 고운 질감이 좌석 불빛 아래 은은하게 비쳤고, 그녀의 각선미는 윤재의 시선을 쉬이 붙들었다.
영화가 시작되고 몇 분, 윤재의 손이 조심스레 그녀의 손등 위로 닿았다. 정윤은 움찔했지만 손을 거두지 않았다. 그녀는 스크린을 바라보는 척했지만, 옅은 숨을 토해내며 그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윤재는 손가락을 조금씩 움직여 그녀의 손을 잡았고, 정윤의 손가락은 조용히 그의 손을 감쌌다. 고요한 극장 안, 미세한 긴장감이 두 사람의 사이에 흐르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윤재의 손이 그녀의 허벅지 위로 옮겨갔다. 스타킹 위로 느껴지는 촉감은 부드럽고 매끄러웠다. 그녀는 눈을 감고, 가늘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의 손길이 점점 무릎에서 허벅지 안쪽으로 이동할수록 정윤의 가슴도 서서히 오르내렸다.
정윤은 천천히 몸을 그의 쪽으로 틀었다. 그녀의 얼굴은 불빛에 살짝 젖었고, 눈동자는 짙은 감정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녀가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계속… 괜찮아요."
윤재는 그녀의 귓불에 입을 맞추며 더 깊이 그녀의 허벅지를 쓸어내렸다. 그녀의 팬티스타킹 안쪽으로 손끝이 들어가자 정윤은 숨을 멈추듯 떨며 몸을 기대었다.
극장의 어둠 속, 스크린은 그들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의 촉각에만 집중하며, 침묵 속에서 금기를 넘는 쾌락을 공유하고 있었다.
영화가 끝날 무렵, 그녀는 윤재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그의 손은 여전히 그녀의 손을 꼭 쥐고 있었다.
밖으로 나와 밤공기를 마신 그들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엔 이미 다음 만남의 예감이 담겨 있었다.
—
며칠 후 비 오는 날의 오후,
그들은 업무 미팅이 끝난 뒤 근처의 오래된 사무용 빌딩 로비에 잠시 비를 피해 들어갔다.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그 건물은 텅 빈 복도와 낡은 계단이 오히려 은밀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정윤은 옅은 회색 니트 원피스 위에 검은 트렌치코트를 입고 있었고, 허벅지를 부드럽게 감싸는 짙은 커피색 팬티스타킹과 블랙 샌들 힐이 그녀의 각선미를 더욱 도드라지게 했다. 축축하게 젖은 머리칼은 그녀의 턱선을 따라 흘러내렸고, 목선과 쇄골은 눅눅한 공기 속에서도 투명하게 빛났다.
“여기… 잠깐만,” 윤재가 조용히 말했다.
계단참에 도착한 그는 정윤의 손목을 부드럽게 잡아세웠다. 주변은 조용했고, 희미한 형광등 불빛 아래 두 사람만이 숨을 죽인 채 서 있었다. 그 순간, 윤재는 정윤의 허리를 끌어당겨 입을 맞췄다. 그녀는 조금 놀란 듯했지만 곧 눈을 감고 그에게 몸을 기대었다.
비에 젖은 외투가 바닥에 떨어지고, 그녀의 니트 원피스 아래 윤재의 손이 들어갔다. 팬티스타킹 위로 느껴지는 따뜻한 살결은 얇은 천 하나로는 감출 수 없을 만큼 뜨거웠다. 그는 그녀의 다리를 쓰다듬으며 골반과 엉덩이를 미끄러지듯 안쪽 깊숙한 곳으로 손을 옮겼고, 그 순간 그는 미칠듯한 짜릿함에 몸을 떨었다. 그녀의 스타킹 아래에는 그녀의 맨살이 그를 맞이하듯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숨결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괜찮을까…?” 그녀가 낮게 속삭였다.
“지금은… 안 되면 더 미칠 것 같아.” 윤재는 그녀의 귓가에 입을 대고 답했다.
정윤은 그의 눈빛 속 절박함을 읽고, 부드럽게 자신의 다리를 벌렸다. 그녀는 계단 난간에 손을 짚고 몸을 앞으로 기댔고, 윤재는 그녀의 뒤로 다가가 허리선와 엉덩이를 따라 손을 움직였다. 스타킹에 감싸인 엉덩이 곡선은 더욱 아름답고 섹시해 보였다. 쓰다듬던 그의 손은 점점 과감해졌고, 그녀의 숨은 참기 어려울 만큼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허리 뒤에서 그녀를 조심스럽게 파고들었고, 그녀는 가늘게 신음을 내며 그 감각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계단의 차가운 금속과 그녀의 뜨거운 피부 사이에서, 쾌락은 더욱 짜릿하게 몸을 적셔갔다.
두 사람은 그 빌딩의 한 계단에서, 오직 서로의 욕망만으로 시간을 잊었다. 그녀의 손가락은 난간을 꽉 움켜쥐었고, 윤재의 손은 그녀의 허리와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그 순간을 깊이 새겨갔다. 숨죽인 정사는 마침내 두 사람의 신음을 억누르듯 터지는 떨림으로 끝이 났다.
그들은 그대로 계단에 앉아 한참 동안 아무 말 없이 숨만 고르며 서로를 바라봤다. 빗방울 소리만이 계단을 타고 조용히 흘러내렸다. 그리고 그 조용한 침묵 속에서, 두 사람은 이미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선을 넘어섰음을 깨달았다. 오랜 동안 기억에 남을 이 밤을 두 사람은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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