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1. 첫경험. Part2.
[네 Question 입니다.]
[저기.. Slim님 예약 가능한가요?]
[네 그럼요. 혹시, 처음이신가요?]
[아..네. 요 옆에 마사지는 가봤는데 키스방은 처음..]
[아 네네. 괜찮습니다. 근처 오셔서 전화주세요!]
저질러 버렸다. 고추가 뇌를 지배한건 아니었지만..
무너진 내 자존감이, 외로운 내 마음이
어느새 저항할 수 없게 일을 벌이고 있었다.
더구나, 생각외로 까다롭지 않았고
쉽게 방문할 수 있었던 것도 컸던 것 같다.
그녀석한테 듣기론 분명 자기를 통하지 않으면
오피, 안마 이런데는 방문하기 어렵다고 했었는데...
후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Question이라는 가게는
오프 방문 영업도 겸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가게중 하나였다.
조금은 나중의 이야기지만, Question은
훗날 서울 최고의 키스방으로 거듭나게 되지만,
이 당시엔 앞서 말한대로 오프까지 겸해야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진 못하고 있었으니. . .
키스방 자체가 처음이라 DB가 백지였던
나도 충분히 예약을 할 수 있었다.
[오빠,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요.]
내 생애 첫 매니저였던 그녀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은 말이다.
그 당시엔 몰랐지만, 방문하기 3~4시간 전
예약이 가능한 매니저는, 그만큼
인기가 없다는 뜻이었고, 바로 Slim이가 그랬다.
소위 말하는 텅텅이.
사실 프로필 사이즈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당연히 조금은 과장이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어쨌든 160이 안되는 키에 40대 중반의 몸무게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단 A컵인 가슴만 빼고.
난 태어나서 A컵 여자친구를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을 정도로 그 부분의 취향은 확고했다.
그런데, 실제로 만난 Slim은 정말, 프로필 그대로
아니 오히려 더 여리하게 보였다.
내 기준이었지만 안쓰러울 정도로 마른 몸매에
가슴까지 오는 머리, 그리고 투피스형 홀복에
검은 스타킹을 신고 들어온 그녀의 첫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히 남아있다.
(이 스타킹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건 조금 먼 미래의 일이었다.)
어쩔줄 몰라하던 내 모습과,
그런 나를 무심하게 쳐다보던 그녀의 동공.
크게 기억에 남지 않을 사소한 대화 몇마디.
어색한 시간이 조금 길어지는 듯 하자
나즈막히 그녀가 한 마디를 던졌다.
[오빠, 나 허리가 좀 아픈데, 누울까요..?}
1-2.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