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타이머, 1화 절망
타이머 종료 10분 전.
마침내 쫄반장의 거대한 실체가 눈앞에 드러났다
'...'
숨이 멎을 만큼 압도적인 크기였다
거절하겠다는 생각조차 사치였다
그의 존재 자체가 살아있는 공포였으니까
평소 스스로를 개그맨 황기순에 빗대던 너스레는 기만에 불과했다
내 앞에 선 것은 웃음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근육 머신, 황철순 그 자체였다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나는 젤을 듬뿍 짜내 그의 것을 조심스럽게 받아들였다
"으아악!" 온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
출산의 고통이 이럴까
끔찍한 아픔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속으로 울부짖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제발, 이 지옥 같은 10분만 빨리 지나가기를...
시간은 흐르는 감각조차 마비시켰다
멈춰버린 영원 속에서, 나는 그저 벽에 걸린 타이머의 숫자만 하염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삐삐삐빅~ 삐삐삐빅~
타이머의 종료음은 구원이었을까, 아니면 또 다른 지옥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을까
온몸의 감각이 멀어져 가는 와중에도 그 기계음만큼은 뇌리에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쫄반장은 아무 말 없이 그것을 뺐다
묵직한 압력이 사라진 자리에 찾아온 것은 해방감이 아니었다
그저 거대한 공허함과 함께, 뒤늦게 밀려오는 수치심과 자기혐오가 온몸을 잠식할 뿐이었다
"....."
그는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
땀으로 번들거리는 거대한 근육을 수건으로 닦아내는 소리, 그의 육중한 숨소리가 방 안의 공기를 무겁게 짓눌렀다
나는 차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볼 수 없었다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내 안에 남은 마지막 자존심마저 가루가 되어 흩어질 것만 같았다
"다음 주에도 시간 비워 놔"
명령이었다
거부권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일방적인 통보
그는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겉옷을 챙겨 입었다
문이 열리고, 복도의 희미한 불빛이 잠시 방 안을 비췄다가 육중한 실루엣과 함께 사라졌다
철컥. 문이 잠기는 소리와 함께 방 안에는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나는 망가진 인형처럼 한참을 그대로 누워있었다
몸을 일으킬 힘도, 눈물을 흘릴 기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시선은 다시 벽에 걸린 타이머로 향했다
모든 것이 끝났지만,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숫자는 멈춰버렸지만, 나의 지옥은 이제부터 영원히 반복될 것이다
다음 주, 비워 놔야 할 그 시간을 떠올리자, 멎었던 숨이 다시 가빠지기 시작했다
끝나지 않을 영원 속에서, 나는 다시 한번 속으로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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